2024/12/29
2024/12/28
Philo Kalia - John Boswell Cobb Jr
Philo Kalia - John Boswell Cobb Jr
Philo Kalia
etpSorosdni5tm46a5f2f307c81g6g42g24hit1t2c5ma539f541imt0660i ·
미국 Greensboro College Professor인 나의 제자 양희준 박사의 페북에서 과정 신학자 존 캅(John Boswell Cobb Jr)의 사망 소식을 처음 접했다. 슬프지 않을 수 없다. 2024년 12월 27일, 어제 귀천하셨다. 1925년 생이시니 100세를 사신 것이다.
나는 신학교 2년 그를 종로 5가 NCC회관 강의에서 처음 본 것 같다. 그는 독일의 위르겐 몰트만과 함께 한국을 자주 방문한 신학자로 기억한다. 그의 강연과 모습이 그렇게 인상적으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난 당시 신학자로선 폴 틸리히와 루돌프 불트만, 그리고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를 읽고 있었다. 70년대 중후반 나의 관심은 ‘역사’와 ‘실존’이었지 ‘자연’과 ‘우주’는 아니었다.
그에 대한 나의 관심은 종교간의 대화에 관한 그의 사상이었다. 그는 일본 선교사였던 아버지로 인해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고 15세까지 일본에서 자랐다. 과정신학과 불교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일찍이 생태신학에 관심을 가졌다. 생태신학을 알게 된 것은 그를 통해서이다. Is it Too Late?_A Theology of Ecology를 1971년에 출간했으니, 경제개발과 성장에 총력을 쏟았던 당시 우리 한국 감각으로는 정말 너무 빠른 시기였다. 캅은 성장지향적 경제에도 비판적이다. For the Common Good의 공동저서가 대표적이다. 그는 생물학자 Charles Birch와 함께 『생명의 해방』이란 책도 냈다. 이 책은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그의 신학에서 받은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의 신관이다.
화이트헤드의 사상을 신학적으로 수용한 캅과 그리핀은 『과정신학』의 서문에서 지배자의 교회의 하느님 상과 다른 성서적 하느님 상을 5가지로 제시하면서 시작한다.
①하느님은 우주적 도덕가가 아니다(God as cosmic Moralist)
②하느님은 변화하지도 않고 열정도 갖지 않는 절대자가 아니다(God as the unchanging and passionless Absolute)
③하느님은 통제하는 힘을 발휘하시는 분이 아니다(God as controlling Power)
④하느님은 현상의 유지자가 아니다(God as sanctioner of Status Quo)
⑤하느님은 가부장적 남성이 아니다(God as Male)
양희준 박사는 개인적으로 만난 존 캅을 정말 자상하고 인자한 분으로 이렇게 기억한다.
“I remember John Cobb not only as my teachers' teacher at Claremont but also as a gentleman. When I visited Claremont Methodist Church for few weeks, nobody cared my presence or asked my name. One day, an old man was sitting behind me and said hello and asked my name for the first time. And I thought the gentleman looked so old to attend the church regularly but he was so serious. And he looked so familiar to me. And I shouted out to him: "Oh, you are John Cobb!" He was the one who invited me to his Bible study group at the church and asked about my new settled life at Claremont for the first time in Claremont...”
캅이 쓴 책의 목록을 봤다. 그는 2023년 그러니까 98세까지 책을 냈다. 경이로운 일이다. 그가 지은 책은 38권이며 편집한 책은 14권이다. 모두 놀라운 업적이다. 나는 과정신학, 생태신학 그리고 신학과 경제학의 대화에서, 무엇보다 종교간 대화의 신학에서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Bibliography:
1. Books written
2.Books edited
All reactions:50You, Jeong-Woo Lee and 48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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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감사합니다!
Philo Kalia
etpSorosdni5tm46a5f2f307c81g6g42g24hit1t2c5ma539f541imt0660i ·
미국 Greensboro College Professor인 나의 제자 양희준 박사의 페북에서 과정 신학자 존 캅(John Boswell Cobb Jr)의 사망 소식을 처음 접했다. 슬프지 않을 수 없다. 2024년 12월 27일, 어제 귀천하셨다. 1925년 생이시니 100세를 사신 것이다.
나는 신학교 2년 그를 종로 5가 NCC회관 강의에서 처음 본 것 같다. 그는 독일의 위르겐 몰트만과 함께 한국을 자주 방문한 신학자로 기억한다. 그의 강연과 모습이 그렇게 인상적으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난 당시 신학자로선 폴 틸리히와 루돌프 불트만, 그리고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를 읽고 있었다. 70년대 중후반 나의 관심은 ‘역사’와 ‘실존’이었지 ‘자연’과 ‘우주’는 아니었다.
그에 대한 나의 관심은 종교간의 대화에 관한 그의 사상이었다. 그는 일본 선교사였던 아버지로 인해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고 15세까지 일본에서 자랐다. 과정신학과 불교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일찍이 생태신학에 관심을 가졌다. 생태신학을 알게 된 것은 그를 통해서이다. Is it Too Late?_A Theology of Ecology를 1971년에 출간했으니, 경제개발과 성장에 총력을 쏟았던 당시 우리 한국 감각으로는 정말 너무 빠른 시기였다. 캅은 성장지향적 경제에도 비판적이다. For the Common Good의 공동저서가 대표적이다. 그는 생물학자 Charles Birch와 함께 『생명의 해방』이란 책도 냈다. 이 책은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그의 신학에서 받은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의 신관이다.
화이트헤드의 사상을 신학적으로 수용한 캅과 그리핀은 『과정신학』의 서문에서 지배자의 교회의 하느님 상과 다른 성서적 하느님 상을 5가지로 제시하면서 시작한다.
①하느님은 우주적 도덕가가 아니다(God as cosmic Moralist)
②하느님은 변화하지도 않고 열정도 갖지 않는 절대자가 아니다(God as the unchanging and passionless Absolute)
③하느님은 통제하는 힘을 발휘하시는 분이 아니다(God as controlling Power)
④하느님은 현상의 유지자가 아니다(God as sanctioner of Status Quo)
⑤하느님은 가부장적 남성이 아니다(God as Male)
양희준 박사는 개인적으로 만난 존 캅을 정말 자상하고 인자한 분으로 이렇게 기억한다.
“I remember John Cobb not only as my teachers' teacher at Claremont but also as a gentleman. When I visited Claremont Methodist Church for few weeks, nobody cared my presence or asked my name. One day, an old man was sitting behind me and said hello and asked my name for the first time. And I thought the gentleman looked so old to attend the church regularly but he was so serious. And he looked so familiar to me. And I shouted out to him: "Oh, you are John Cobb!" He was the one who invited me to his Bible study group at the church and asked about my new settled life at Claremont for the first time in Claremont...”
캅이 쓴 책의 목록을 봤다. 그는 2023년 그러니까 98세까지 책을 냈다. 경이로운 일이다. 그가 지은 책은 38권이며 편집한 책은 14권이다. 모두 놀라운 업적이다. 나는 과정신학, 생태신학 그리고 신학과 경제학의 대화에서, 무엇보다 종교간 대화의 신학에서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Bibliography:
1. Books written
- Varieties of Protestantism, 1960
- Living Options in Protestant Theology, 1962 (online edition)
- A Christian Natural Theology, 1965 (online edition)
- The Structure of Christian Existence, 1967 (online edition)
- God and the World, 1969
- Is It Too Late? A Theology of Ecology, 1971 (revised edition, 1995)
- Liberal Christianity at the Crossroads, 1973 (online edition)
- Christ in a Pluralistic Age, 1975
- with David Ray Griffin, Process Theology: An Introductory Exposition, 1976, ISBN 0-664-24743-1
- Theology and Pastoral Care, 1977
- with Charles Birch, The Liberation of Life: from the Cell to the Community, 1981
- Process Theology as Political Theology, 1982 (online edition)
- Beyond Dialogue: Toward a Mutual Transformation of Christianity and Buddhism, 1982
- with David Tracy, Talking About God, 1983 (online edition)
- Praying for Jennifer, 1985
- with Joseph Hough, Christian Identity and Theological Education, 1985
- with Beardslee, Lull, Pregeant, Weeden, and Woodbridge, Biblical Preaching on the Death of Jesus, 1989
- with Herman Daly, For the Common Good: Redirecting the Economy Toward Community, Environment, and a Sustainable Future, 1989 (revised edition, 1994) which won the 1992 University of Louisville Grawemeyer Award for Ideas Improving World Order.[87]
- Doubting Thomas, 1990, ISBN 0-8245-1033-X (online edition)
- with Leonard Swidler, Paul Knitter, and Monika Helwig, Death or Dialogue, 1990
- Matters of Life and Death, 1991
- Can Christ Become Good News Again?, 1991
- Sustainability, 1992
- Becoming a Thinking Christian, 1993
- Lay Theology, 1994, ISBN 0-8272-2122-3
- Sustaining the Common Good, 1994, ISBN 0-8298-1010-2
- Grace and Responsibility, 1995
- Reclaiming the Church, 1997, ISBN 0-664-25720-8
- The Earthist Challenge to Economism: A Theological Critique of the World Bank, 1999, ISBN 0-312-21838-9
- Transforming Christianity and the World: A Way Beyond Absolutism and Relativism, 1999, ISBN 1-57075-271-0
- Postmodernism and Public Policy: Reframing Religion, Culture, Education, Sexuality, Class, Race, Politics, and the Economy, 2002, ISBN 0-7914-5166-6
- The Process Perspective: Frequently Asked Questions About Process Theology (edited by Jeanyne B. Slettom), 2003, ISBN 0-8272-2999-2
- Romans (with David J. Lull), 2005
- with Bruce Epperly and Paul Nancarrow, The Call of the Spirit: Process Spirituality in a Relational World, 2005
- A Christian Natural Theology, Second Edition, 2007
- Whitehead Word Book: A Glossary with Alphabetical Index to Technical Terms in Process and Reality, 2008 ISBN 978-0-9742459-6-6
- Spiritual Bankruptcy: A Prophetic Call to Action, 2010
- The Process Perspective II (edited by Jeanyne B. Slettom), 2011
- Theological Reminiscences, 2014
- Jesus' Abba – The God Who Has Not Failed, 2015
- China and Ecological Civilization: John B. Cobb, Jr. in conversation with Andre Vltchek, 2019, ISBN 978-6025095450
- Confessions, John B. Cobb, Jr. 2023
2.Books edited
- with James Robinson, The Later Heidegger and Theology, 1963
- with James Robinson, The New Hermeneutic, 1964
- with James Robinson, Theology as History, 1967
- The Theology of Altizer: Critique and Response, 1971
- with David Ray Griffin, Mind in Nature, 1977 (online edition)
- with Widick Schroeder, Process Philosophy and Social Thought, 1981
- with Franklin Gamwell, Existence and Actuality: Conversations with Charles Hartshorne, 1984 (online edition)
- Christian Faith and Religious Diversity: Mobilization for the Human Family, 2002, ISBN 0-8006-3483-7
- with Christopher Ives, The Emptying God: A Buddhist-Jewish-Christian Conversation, Wipf & Stock Publishers, 2005, ISBN 1-59752-421-2
- with Kevin Barrett and Sandra Lubarsky, 9/11 & American Empire: Christians, Jews, and Muslims Speak Out, 2006, ISBN 1-56656-660-6
- Resistance: The New Role of Progressive Christians. Louisville, Kentucky: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08. ISBN 978-0-664-23287-0
- Back to Darwin, 2008
- Dialogue Comes of Age, 2010
- Religions in the Making: Whitehead and the Wisdom Traditions of the World, 2012
- with Ignacio Castuera, For Our Common Home: Process-Relational Responses to Laudato Si', 2015
- with Wm. Andrew Schwartz, Putting Philosophy to Work: Toward an Ecological Civilizatio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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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감사합니다!
2024/12/27
Philo Kalia - For the Beauty of the faithful Life 어느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할... |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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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nSoerop2551ci3mf7u1f0ihcfht5335g498t4a21651lim1mgm59au6i0 ·
For the Beauty of the faithful Life
어느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신앙의 아름다움(美)’이라는 말이 화살처럼 나의 심장에 꽂혔다. 그것은 ‘신앙의 진리’나 ‘신앙의 행위’보다 더욱 어마어마하고 불가사의한 힘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나를 압도하면서 부추겼다.
그때 오랫동안 지속되는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견디기, 그 원인의 절반은 밖에 있다는 불만과 저항, 좋은 길이 없어도 끝까지 가보자는 의지나 고집 같은 것. 나의 자존감은 陰으로 음산하고 음침하고 음울하게만 밑바닥을 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른 선택의 지혜가 떠오르지 않는 참 무모한 생활이었다. 어차피 이 세계는 생의 실험장(Experimentum Mindi) 아닌가.
어느 날(1997년 경) 피곤에 쩌든 몸을 뒤척이다가 우연히 처음 만난 아름다움(美), “하느님의 아름다움”(Schönheit Gottes)은 일단 새롭게 무한한 위로를 주었다. 신선한 산소 같았다. 높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 푸른 하늘을 손에 만지는 듯한 강렬한 마음의 감동이었다. 그렇지만 그때 만난, 아니 찾아온 아름다움은 현실의 질곡을 피해 달아나고 싶은 도피처였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삶을 껴안으면서 문득 도달한 그런 높은 경지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후 신앙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작업이 설레고 즐거운 일이었다. 그래서 중세 신학자 안셀름의 명제 “지성을 찾는 신앙”(fides quaerens intellectum, faith seeking understanding)을 “아름다움을 찾는 신앙”(fides quaerens pulchrum, faith seeking Beauty)으로 바꿀 것을 스스로에게 명령했다. 안셀름의 명제가 지난 1,000년 동안 교회와 신학의 방향을 지배해 왔다면, 앞으로 천년은 “아름다움을 찾는 신앙”이 그러한 지위를 얻기를 바랬다. 그 후 나는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움』(2003), 『예술신학』(2011), 『기독교 미학의 향연』(2018)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의 미학』(2021), 『초월자의 감각』 (2022)등을 통해 이 작업을 모색했다. 두 권 분량 쓴 글은 책으로 내지 않고 접었다. 그 전까지 하고 싶고, 내고 싶고, 알리고 싶었는데, 그런 열정이 서서히 식더니만 흐물흐물해진 것 같다.
사이 사이 좋은 책들을 만났다. 오래된 강력한 지원군은 의외로 1992년에 나온 방대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였다. 머리말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우선 시대의 오류를 단죄하기보다는, 신앙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드러내고자 노력했습니다”는 문구로 시작했다.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이란 말! 교리에 힘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는 말, 모두 교리를 비판하고, 교리를 몹쓸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현대 지성인들에게 교리의 아름다움이라니.... 나는 교리학자가 아니었던가. 생각을 멈추고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았다. 그 문장을 떠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묵상했다. “신앙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 교리는 인간의 신앙과 삶을 얽어매는 족쇄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이라니. 진짜 그럴까? 나는 교의학도로서 이 말에 매우 크게 고무되었다. 교리를 얼마나 씹고 밟고 녹여야 아름다움의 문이 열릴까.
그런데 이번에 안셀름 그륀의 『종교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더욱 고무되었다. 이 책은 교회에서 세례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70개의 기본 교리를 아주 쉽게 풀이한 책인데 그륀은 여는 글에서 “신앙의 빛나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신앙의 아름다움”, 누가 이 말 쓰는 사람 없나, 그동안 참 외로웠는데 드디어 동지를 만난 것이다. 그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신앙은 수백 년 동안 지어진 집과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신앙의 집으로 가는 통로가 막혀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에서 작은 위안조차 받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편견 없이 살펴본다면 신앙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륀은 신앙의 아름다움과 신앙의 삶이 엮어내는 예술의 아름다움에 새롭게 매료되기를 바란다.
그륀은 닫는 글에서 “하느님의 감미로움을 맛보는 시간”이라고 쓴다. 그륀은 이 책에서 신앙의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드러나길 바란 것이다. “신앙은 모든 충격에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우리의 눈을 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든 아름다운 것 안에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를 치유하고 해방시키며, 영혼에 이롭습니다.” 그륀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감각적이며 가시적으로 표현한 예술과 익숙해지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그륀은 신앙이란 “매 식사에서 ‘하느님의 감미로움’(dulcis Dominus; 벧전 2:3)을 맛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먹고 마시고, 듣고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것들은 신앙을 통해서 다른 차원으로 고양됩니다. ”하느님을 찾는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감미로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아주 게으르겠지만, 하느님의 감미로움 느끼는 사람은 기쁨 속에서 하느님을 찾게 될 것입니다.“(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그리고 이제 또 한 권의 책, 『한국의 미학』은 한국인의 미적 경험을 범주로, 개념으로 포착하려는 시도다. 더 나아가 하느님 경험을 표현하려는 궁리다. 한국인의 미적 경험은 얼마나 다르고 고유하면서 다른 것들과 공명하고 소통 가능한가? 신앙의 아름다움을 한국인의 미적 경험을 통해 다시 표현할 수 있을까?
최광진의 『한국의 미학』은 이 길을 성공적으로 달성한다.
미학책 치고 어렵지 않게 읽힌다.
한국인의 미의식을 서양, 중국, 일본과 다름을 비교하면서 찾아나간다. 비교미학이다.
비교를 통해 서로 다름을 파악할 수 있는 4가지의 실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설득력이 있다.
[한국사상-기독교 스터디]는 당분간 미학 공부를 하기로 했다.
2024년 마지막 시간
12월 30일(月, 128회) 10.00~12.00시
[주제] “한국의 미학”(1)
+ZOOM(ID: 380-389-5679); 충무로 사랑방(퇴계로 30길 29, 407호. 한국영성예술협회)
+교재: 최광진, 『한국의 미학』_서양, 중국, 일본과의 다름을 논하다.(4~77쪽)
서문: 비교미학을 위하여
1장: 서양은 분화의 미학이다
2장: 중국은 동화의 미학이다.
For the Beauty of the faithful Life
어느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신앙의 아름다움(美)’이라는 말이 화살처럼 나의 심장에 꽂혔다. 그것은 ‘신앙의 진리’나 ‘신앙의 행위’보다 더욱 어마어마하고 불가사의한 힘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나를 압도하면서 부추겼다.
그때 오랫동안 지속되는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견디기, 그 원인의 절반은 밖에 있다는 불만과 저항, 좋은 길이 없어도 끝까지 가보자는 의지나 고집 같은 것. 나의 자존감은 陰으로 음산하고 음침하고 음울하게만 밑바닥을 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른 선택의 지혜가 떠오르지 않는 참 무모한 생활이었다. 어차피 이 세계는 생의 실험장(Experimentum Mindi) 아닌가.
어느 날(1997년 경) 피곤에 쩌든 몸을 뒤척이다가 우연히 처음 만난 아름다움(美), “하느님의 아름다움”(Schönheit Gottes)은 일단 새롭게 무한한 위로를 주었다. 신선한 산소 같았다. 높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 푸른 하늘을 손에 만지는 듯한 강렬한 마음의 감동이었다. 그렇지만 그때 만난, 아니 찾아온 아름다움은 현실의 질곡을 피해 달아나고 싶은 도피처였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삶을 껴안으면서 문득 도달한 그런 높은 경지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후 신앙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작업이 설레고 즐거운 일이었다. 그래서 중세 신학자 안셀름의 명제 “지성을 찾는 신앙”(fides quaerens intellectum, faith seeking understanding)을 “아름다움을 찾는 신앙”(fides quaerens pulchrum, faith seeking Beauty)으로 바꿀 것을 스스로에게 명령했다. 안셀름의 명제가 지난 1,000년 동안 교회와 신학의 방향을 지배해 왔다면, 앞으로 천년은 “아름다움을 찾는 신앙”이 그러한 지위를 얻기를 바랬다. 그 후 나는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움』(2003), 『예술신학』(2011), 『기독교 미학의 향연』(2018)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의 미학』(2021), 『초월자의 감각』 (2022)등을 통해 이 작업을 모색했다. 두 권 분량 쓴 글은 책으로 내지 않고 접었다. 그 전까지 하고 싶고, 내고 싶고, 알리고 싶었는데, 그런 열정이 서서히 식더니만 흐물흐물해진 것 같다.
사이 사이 좋은 책들을 만났다. 오래된 강력한 지원군은 의외로 1992년에 나온 방대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였다. 머리말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우선 시대의 오류를 단죄하기보다는, 신앙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드러내고자 노력했습니다”는 문구로 시작했다.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이란 말! 교리에 힘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는 말, 모두 교리를 비판하고, 교리를 몹쓸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현대 지성인들에게 교리의 아름다움이라니.... 나는 교리학자가 아니었던가. 생각을 멈추고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았다. 그 문장을 떠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묵상했다. “신앙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 교리는 인간의 신앙과 삶을 얽어매는 족쇄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이라니. 진짜 그럴까? 나는 교의학도로서 이 말에 매우 크게 고무되었다. 교리를 얼마나 씹고 밟고 녹여야 아름다움의 문이 열릴까.
그런데 이번에 안셀름 그륀의 『종교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더욱 고무되었다. 이 책은 교회에서 세례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70개의 기본 교리를 아주 쉽게 풀이한 책인데 그륀은 여는 글에서 “신앙의 빛나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신앙의 아름다움”, 누가 이 말 쓰는 사람 없나, 그동안 참 외로웠는데 드디어 동지를 만난 것이다. 그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신앙은 수백 년 동안 지어진 집과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신앙의 집으로 가는 통로가 막혀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에서 작은 위안조차 받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편견 없이 살펴본다면 신앙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륀은 신앙의 아름다움과 신앙의 삶이 엮어내는 예술의 아름다움에 새롭게 매료되기를 바란다.
그륀은 닫는 글에서 “하느님의 감미로움을 맛보는 시간”이라고 쓴다. 그륀은 이 책에서 신앙의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드러나길 바란 것이다. “신앙은 모든 충격에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우리의 눈을 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든 아름다운 것 안에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를 치유하고 해방시키며, 영혼에 이롭습니다.” 그륀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감각적이며 가시적으로 표현한 예술과 익숙해지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그륀은 신앙이란 “매 식사에서 ‘하느님의 감미로움’(dulcis Dominus; 벧전 2:3)을 맛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먹고 마시고, 듣고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것들은 신앙을 통해서 다른 차원으로 고양됩니다. ”하느님을 찾는 모든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감미로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아주 게으르겠지만, 하느님의 감미로움 느끼는 사람은 기쁨 속에서 하느님을 찾게 될 것입니다.“(마이스터 에크하르트)
그리고 이제 또 한 권의 책, 『한국의 미학』은 한국인의 미적 경험을 범주로, 개념으로 포착하려는 시도다. 더 나아가 하느님 경험을 표현하려는 궁리다. 한국인의 미적 경험은 얼마나 다르고 고유하면서 다른 것들과 공명하고 소통 가능한가? 신앙의 아름다움을 한국인의 미적 경험을 통해 다시 표현할 수 있을까?
최광진의 『한국의 미학』은 이 길을 성공적으로 달성한다.
미학책 치고 어렵지 않게 읽힌다.
한국인의 미의식을 서양, 중국, 일본과 다름을 비교하면서 찾아나간다. 비교미학이다.
비교를 통해 서로 다름을 파악할 수 있는 4가지의 실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설득력이 있다.
[한국사상-기독교 스터디]는 당분간 미학 공부를 하기로 했다.
2024년 마지막 시간
12월 30일(月, 128회) 10.00~12.00시
[주제] “한국의 미학”(1)
+ZOOM(ID: 380-389-5679); 충무로 사랑방(퇴계로 30길 29, 407호. 한국영성예술협회)
+교재: 최광진, 『한국의 미학』_서양, 중국, 일본과의 다름을 논하다.(4~77쪽)
서문: 비교미학을 위하여
1장: 서양은 분화의 미학이다
2장: 중국은 동화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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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
4 hours ago
Philo Kalia
박창현 탈 영어, 탈 서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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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jun Yang
수업 준비하면서 가끔씩 교수님 수업 때 받아 쓴 노트보면 아직도 종종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교수님 미학적 신학이 한국 신학계에 숨은 보물이라는 걸 계속해서 깨닫거든요. 남들보다 한 발 앞선 훌륭한 교의학적 통찰을 아직도 종종 되새깁니다. 참 훌륭한 수업을 들었던게 지금껏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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