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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와드 기따 - 박경숙이 싼스끄리뜨 원어에서 옮기고 역사적·비평적 주해로 길을 잡음
박경숙 (옮긴이)새물결2022-05-06
다음
248쪽
책소개
근대 이전에는 한문을 통해 우회적으로, 근대 이후에는 주로 서양어를 통하거나 철학적 측면에서 많이 왜곡되거나 편협한 형태로 이해되어온 ‘인도의 바이블’을 싼스끄리뜨 원어에서 옮기고, 아뜨만, 박띠, 요가 등 수많은 핵심 개념어에 대해 상세한 비평적․역사적 주해로 길을 잡았다.
요가수뜨라와 함께 ‘요가’에 관한 인도의 2대 기본 경전. 몸과 마음 즉 영육, 그리고 우주의 관계에 대해 기존의 서양과 중국문명 중심의 이해방식을 완전히 초월해 ‘범아일여’ 등 새로운 우주관을 통해 달랑 ‘나’와 ‘주체’만 남은 현대인의 삶에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목차
옮긴이 서문: 그처럼 다양하나 판단은 결국 듣는 자와 읽는 자의 몫
『마하바라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비슈마의 죽음을 알리는 산자야
바가와드 기따
01 아르주나 위샤다_아르주나의 실의
02 상키야 요가_헤아림의 요가
03 까르마 요가_행위의 요가
04 즈냐나 까르마 산야사 요가_앎의 요가
05 까르마 산야사 요가_놓음의 요가
06 드야나 요가_선정의 요가
07 즈냐나-위즈냐나 요가_지와 분별지의 요가
08 악샤라-브라흐마 요가_불멸의 브라흐마 요가
09 라자위드야-라자구히야 요가_왕과 같은 지식, 왕과 같은 비밀의 요가
10 위부띠 요가_존재를 넘어선 요가
11 위쉬와루빠 다르샤나_우주적 형상을 펼쳐 보이는 장
12 박띠 요가
13 크쉐뜨라-크쉐뜨라즈냐 요가_밭과 밭을 아는 자의 요가
14 구나뜨라야위바가 요가_세 기질을 구별하는 요가
15 뿌루샤 웃따마 요가_위없는 정신의 요가
16 다이와수라 삼빠드위바가 요가 _신적인 것과 아수라적인 것의 양상을 구별하는 요가
17 쉬랃다뜨라야위바가 요가_세 가지 신념을 구별하는 요가
18 목샤-산야사 요가_해탈과 버림의 요가
『마하바라따』로 이어지는 이야기
유디슈티라, 어른들께 축원을 청하다
접기
추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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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22년 5월 20일 출판 새책
저자 및 역자소개
박경숙 (옮긴이)
바가와드 기따 - 박경숙이 싼스끄리뜨 원어에서 옮기고 역사적·비평적 주해로 길을 잡음
박경숙 (옮긴이)새물결2022-05-06
다음
248쪽
책소개
근대 이전에는 한문을 통해 우회적으로, 근대 이후에는 주로 서양어를 통하거나 철학적 측면에서 많이 왜곡되거나 편협한 형태로 이해되어온 ‘인도의 바이블’을 싼스끄리뜨 원어에서 옮기고, 아뜨만, 박띠, 요가 등 수많은 핵심 개념어에 대해 상세한 비평적․역사적 주해로 길을 잡았다.
요가수뜨라와 함께 ‘요가’에 관한 인도의 2대 기본 경전. 몸과 마음 즉 영육, 그리고 우주의 관계에 대해 기존의 서양과 중국문명 중심의 이해방식을 완전히 초월해 ‘범아일여’ 등 새로운 우주관을 통해 달랑 ‘나’와 ‘주체’만 남은 현대인의 삶에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목차
옮긴이 서문: 그처럼 다양하나 판단은 결국 듣는 자와 읽는 자의 몫
『마하바라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비슈마의 죽음을 알리는 산자야
바가와드 기따
01 아르주나 위샤다_아르주나의 실의
02 상키야 요가_헤아림의 요가
03 까르마 요가_행위의 요가
04 즈냐나 까르마 산야사 요가_앎의 요가
05 까르마 산야사 요가_놓음의 요가
06 드야나 요가_선정의 요가
07 즈냐나-위즈냐나 요가_지와 분별지의 요가
08 악샤라-브라흐마 요가_불멸의 브라흐마 요가
09 라자위드야-라자구히야 요가_왕과 같은 지식, 왕과 같은 비밀의 요가
10 위부띠 요가_존재를 넘어선 요가
11 위쉬와루빠 다르샤나_우주적 형상을 펼쳐 보이는 장
12 박띠 요가
13 크쉐뜨라-크쉐뜨라즈냐 요가_밭과 밭을 아는 자의 요가
14 구나뜨라야위바가 요가_세 기질을 구별하는 요가
15 뿌루샤 웃따마 요가_위없는 정신의 요가
16 다이와수라 삼빠드위바가 요가 _신적인 것과 아수라적인 것의 양상을 구별하는 요가
17 쉬랃다뜨라야위바가 요가_세 가지 신념을 구별하는 요가
18 목샤-산야사 요가_해탈과 버림의 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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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신문 2022년 5월 20일 출판 새책
저자 및 역자소개
박경숙 (옮긴이)
근대 이전에는 한문을 통해 우회적으로, 근대 이후에는 주로 서양어를 통하거나 철학적 측면에서 많이 왜곡되거나 편협한 형태로 이해되어온 ‘인도의 바이블’을
싼스끄리뜨 원어에서 옮기고, 아뜨만, 박띠, 요가 등 수많은 핵심 개념어에 대해 상세한 비평적․역사적 주해로 길을 잡다.
요가수뜨라와 함께 ‘요가’에 관한 인도의 2대 기본 경전. 몸과 마음 즉 영육, 그리고 우주의 관계에 대해 기존의 서양과 중국문명 중심의 이해방식을 완전히 초월해 ‘범아일여’ 등 새로운 우주관을 통해 달랑 ‘나’와 ‘주체’만 남은 현대인의 삶에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제시하다.
새 술은 새 푸대에! ‘자아 너머의 자아’, ‘감각 너머의 감각’ 등 새로운 번역어와 유려한 시적 번역을 통해 새로운 개념=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다.
가령 감성, 오성, 이성의 3중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서양 철학의 기본 틀에서 감성은 ‘지양’과 ‘극복’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그리고 우주와 세계는 ‘물 자체’로 ‘불가지’화거나 ‘대상’화될 뿐이다. 자아상실과 세계상실로 상징되는 현대문명의 병폐의 뿌리이다. 21세기의 새로운 정신혁명은 새로운 나, 새로운 우주를 찾아야 하며, 그것은 새로운 개념의 창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삶의 확신을 잃고, ‘실의’에 빠진 현대인에게 건네는 ‘의심 없는 지혜’의 보고寶庫! 망설임과 두려움만 쌓여가는 우리 삶,
감각적 확신과 자본에의 욕망 말고는 형해화되어 가는 우리 존재,
감각 너머의 감각, 존재 너머의 존재,
자아 너머의 자아를 꿰뚫어보는
인류 최고의 가르침!
힌두교의 3대 주요 경전 중 하나이자 인도인들의 일상의 삶의 지침서이자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서
한국에서는 일찍이 ‘간디가 조석으로 읽은 고전’ 또는 이 책을 처음 한국에 본격 소개한 ‘함석헌의 책’으로 널리 알려진 바가와드 기따는 지금까지 10여 종이 넘게 번역되는 등 한국인들에게서도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이 책은 ‘인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 ‘인도인의 바이블’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점에서 이 책은 동시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인도 고전’이기도 한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대부분 영어에서 중역되고, 또 이 ‘성스러운 노래’가 속한 본래의 마하바라따와는 동떨어져(본서에서는 바가와드 기따 앞뒤로 마하바라따를 각각 한 장씩 넣었다), 그리고 인도 철학의 발전사의 맥락과 분리되어 번역되는 바람에 여전히 난해한 책으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인도인에게는 경전인 동시에 삶의 일상적 수행서인 이 책이, 우리 삶과 곡진하게 관련되는 대신 ‘신비한’ 책 정도로 수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앞의 세 가지 단점을 극복하며 국내 최초로 ‘본격 번역’했다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또한 유려한 한국어로 인도 철학의 주체적 수용을 시도하고 있다.
가령 니체의 Übermensch의 경우 그것을 ‘초인’으로 번역하면 아예 ‘인간을 벗어난 초능력자’를 연상시켜 그의 철학을 즉각 왜곡시키며(그것은 심지어는 나치의 ‘지도자’까지!로 번진다) 그의 사유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로막아 왔다. 게다가 ‘포월적 인간’ 말고는 그에 대한 마땅한 대안 또한 존재하지 않아 니체가 구상한 ‘∼너머의 철학’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역자는 ‘자아 너머의 자아’, ‘감각 너머의 감각’이라는 새로운 조어를 통해 서양과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인도 고유의 주체 또는 나, 자아 개념을 오롯이 담아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가령 서양 철학의 경우 자아 너머의 자아는 ‘신의 영역’이거나 불가지의 영역이고, 감각 너머의 세계는 오성과 이성 등의 세계여야 하지만 범아일여를 기본으로 하는 인도의 힌두 사상에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사유의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하나의 개념어의 새로운 창조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의 창조라는 말이 있는데, 본서의 번역이 바로 그것의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다. ‘새 술을 새 푸대에’인 셈이다.
서양 철학에서 인간의 인식은 감성, 오성, 이성의 3중 구조를 기본으로 해서 이루어진다. 이 기본 틀에서 감성은 ‘지양’과 ‘극복’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그리고 우주와 세계는 ‘물 자체’로 불가지화거나 ‘대상’화될 뿐이다. 자아상실과 세계상실로 상징되는 현대문명의 병폐의 뿌리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의 극복을 자임했으나 21세기는 테러와 전쟁 그리고 팬데믹으로 ‘이성’의 완전한 패배를 증언한다. 다른 한편, 인공지능의 본격 등장은 ‘인간의 종말’을 예언하고 있다.
새로운 정신혁명이 필요한 소이이다. 새로운 자아, 새로운 우주를 찾아야 하며, 그것은 새로운 개념의 창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바가와드 기따가 21세기, 우리시대의 경전과 삶의 수행서가 되어야 할 소이이다.
‘요가’의 경전, 불교 교리와의 치열한 논쟁부터 카스트제도를 옹호하는 ‘악서’까지, 인도 정신과 문명의 모든 것!
인도하면 우리는 전통적으로는 불교를 연상해왔으며, 현대적 삶으로 들어오면 ‘요가’가 ‘카래’만큼이나 우리의 일상적 삶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리고 ‘요가’는 주로 몸과 관련된 ‘실천’ 영역으로 이해되고 있다. 물론 그것이 보다 추상적인 철학적 원리나 일종의 우주관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제법 이해되고 있으나 둘 간의 구체적 연관성은 체계적으로 파악되고 있지 못한 듯하다. 이 점에서 ‘샹키야 요가’부터 ‘위부띠 요가’까지 9개의 ‘요가’에 대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요가수뜨라와 함께 인도 ‘요가’의 2대 경전 중의 하나로 꼽히는 만큼, 그에 관한 진상을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서양철학의 경우 가령 칸트에게서 ‘순수이성’과 ‘실천이성’ 그리고 ‘판단력’은 체계적으로 구분되지만 인도의 경우 셋은 하나이자 셋이기 때문에 ‘요가’는 이론인 동시에 실천이다. 그리고 이 책이 힌두교의 기본 경전인 동시에 삶의 수행서인 이유 또한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다소 ‘실천’ 쪽으로 기운 듯한 요가수뜨라와 함께 본서를 읽는 것은 일종의 종합적인 ‘요가’론을 통해 우리 삶, 구체적으로는 몸과 마음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동시에 인도 문명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독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범아일여’를 핵심으로 우주론과 일종의 주체론 그리고 둘 간의 관계에 대한 힌두교의 생각을 가장 추상적인 수준에서 그리고 가장 구체적인 수준에서 펼쳐 보이는데, 본서에 담긴 힌두인들의 생각의 대척점에는 당연히 불교가 서 있다. 가령 두 종교 간의 가장 핵심적인 대립 지점인 ‘유아론’(?) 대 무아론(제행무상)의 대립을 떠올리면서 ‘자아 너머의 자아’를 읽어보는 것은 불교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서로 ‘상대방’(‘적’이 아니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이 ‘고등종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만 하는 것은 독아론獨我論이자 동어반복일 뿐이다. 인도에서 발원한 기독교가 현대에 와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정도로 사라진 ‘신비’를 해명하고픈 사람에게도 불교의 반대 거울인 이 텍스트는 흥미진진한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전통의 거대한 뿌리를 이루며 현대 인도의 고질적 질병으로 남아 있는 것은 단연코 카스트 제도일 것이다. 그것은 아직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전통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논쟁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 또한 ‘성스러운 노래’를 들려주는 본서이기도 하다. 즉 간디에게 이 책은 조석으로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야 할 영혼의 책이지만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천민의 불교개종운동을 주도한 유명한 개혁 운동가 암베드까르에게 본서는 카스트도제도를 옹호하는 ‘악서’이다.
또한 본래의 마하바라따의 맥락으로 돌아가면, 아르주나의 ‘실의’는 할아버지를 비롯해 왕권을 놓고 동족과 ‘상잔’을 벌여야 하는 자의 고뇌이기도 하다. ‘성스러운 노래’를 둘러싼 여러 상황은 마치 연꽃을 둘러싼 진흙 형국이다.
본서에서는 일견 ‘연꽃’으로만 추앙되어온 기왕의 일방적 해석을 모두 벗어던지고 그것을 둘러싸 진흙도 다 함께,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또 간디 생각은 간디 생각대로, 암베드까르의 항의는 그것대로 경청하려고 했다. 다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힌두교 경전으로서의 위상은 그것대로, 또 실천의 현장에서의 요가로서의 모습도 온전히 보려주려고 했다. 모든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선택의 몫일 터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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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수뜨라와 함께 ‘요가’에 관한 인도의 2대 기본 경전. 몸과 마음 즉 영육, 그리고 우주의 관계에 대해 기존의 서양과 중국문명 중심의 이해방식을 완전히 초월해 ‘범아일여’ 등 새로운 우주관을 통해 달랑 ‘나’와 ‘주체’만 남은 현대인의 삶에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제시하다.
새 술은 새 푸대에! ‘자아 너머의 자아’, ‘감각 너머의 감각’ 등 새로운 번역어와 유려한 시적 번역을 통해 새로운 개념=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다.
가령 감성, 오성, 이성의 3중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서양 철학의 기본 틀에서 감성은 ‘지양’과 ‘극복’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그리고 우주와 세계는 ‘물 자체’로 ‘불가지’화거나 ‘대상’화될 뿐이다. 자아상실과 세계상실로 상징되는 현대문명의 병폐의 뿌리이다. 21세기의 새로운 정신혁명은 새로운 나, 새로운 우주를 찾아야 하며, 그것은 새로운 개념의 창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삶의 확신을 잃고, ‘실의’에 빠진 현대인에게 건네는 ‘의심 없는 지혜’의 보고寶庫! 망설임과 두려움만 쌓여가는 우리 삶,
감각적 확신과 자본에의 욕망 말고는 형해화되어 가는 우리 존재,
감각 너머의 감각, 존재 너머의 존재,
자아 너머의 자아를 꿰뚫어보는
인류 최고의 가르침!
힌두교의 3대 주요 경전 중 하나이자 인도인들의 일상의 삶의 지침서이자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서
한국에서는 일찍이 ‘간디가 조석으로 읽은 고전’ 또는 이 책을 처음 한국에 본격 소개한 ‘함석헌의 책’으로 널리 알려진 바가와드 기따는 지금까지 10여 종이 넘게 번역되는 등 한국인들에게서도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이 책은 ‘인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 ‘인도인의 바이블’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점에서 이 책은 동시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인도 고전’이기도 한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대부분 영어에서 중역되고, 또 이 ‘성스러운 노래’가 속한 본래의 마하바라따와는 동떨어져(본서에서는 바가와드 기따 앞뒤로 마하바라따를 각각 한 장씩 넣었다), 그리고 인도 철학의 발전사의 맥락과 분리되어 번역되는 바람에 여전히 난해한 책으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인도인에게는 경전인 동시에 삶의 일상적 수행서인 이 책이, 우리 삶과 곡진하게 관련되는 대신 ‘신비한’ 책 정도로 수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앞의 세 가지 단점을 극복하며 국내 최초로 ‘본격 번역’했다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또한 유려한 한국어로 인도 철학의 주체적 수용을 시도하고 있다.
가령 니체의 Übermensch의 경우 그것을 ‘초인’으로 번역하면 아예 ‘인간을 벗어난 초능력자’를 연상시켜 그의 철학을 즉각 왜곡시키며(그것은 심지어는 나치의 ‘지도자’까지!로 번진다) 그의 사유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로막아 왔다. 게다가 ‘포월적 인간’ 말고는 그에 대한 마땅한 대안 또한 존재하지 않아 니체가 구상한 ‘∼너머의 철학’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역자는 ‘자아 너머의 자아’, ‘감각 너머의 감각’이라는 새로운 조어를 통해 서양과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인도 고유의 주체 또는 나, 자아 개념을 오롯이 담아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가령 서양 철학의 경우 자아 너머의 자아는 ‘신의 영역’이거나 불가지의 영역이고, 감각 너머의 세계는 오성과 이성 등의 세계여야 하지만 범아일여를 기본으로 하는 인도의 힌두 사상에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사유의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하나의 개념어의 새로운 창조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의 창조라는 말이 있는데, 본서의 번역이 바로 그것의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다. ‘새 술을 새 푸대에’인 셈이다.
서양 철학에서 인간의 인식은 감성, 오성, 이성의 3중 구조를 기본으로 해서 이루어진다. 이 기본 틀에서 감성은 ‘지양’과 ‘극복’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그리고 우주와 세계는 ‘물 자체’로 불가지화거나 ‘대상’화될 뿐이다. 자아상실과 세계상실로 상징되는 현대문명의 병폐의 뿌리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의 극복을 자임했으나 21세기는 테러와 전쟁 그리고 팬데믹으로 ‘이성’의 완전한 패배를 증언한다. 다른 한편, 인공지능의 본격 등장은 ‘인간의 종말’을 예언하고 있다.
새로운 정신혁명이 필요한 소이이다. 새로운 자아, 새로운 우주를 찾아야 하며, 그것은 새로운 개념의 창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바가와드 기따가 21세기, 우리시대의 경전과 삶의 수행서가 되어야 할 소이이다.
‘요가’의 경전, 불교 교리와의 치열한 논쟁부터 카스트제도를 옹호하는 ‘악서’까지, 인도 정신과 문명의 모든 것!
인도하면 우리는 전통적으로는 불교를 연상해왔으며, 현대적 삶으로 들어오면 ‘요가’가 ‘카래’만큼이나 우리의 일상적 삶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리고 ‘요가’는 주로 몸과 관련된 ‘실천’ 영역으로 이해되고 있다. 물론 그것이 보다 추상적인 철학적 원리나 일종의 우주관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제법 이해되고 있으나 둘 간의 구체적 연관성은 체계적으로 파악되고 있지 못한 듯하다. 이 점에서 ‘샹키야 요가’부터 ‘위부띠 요가’까지 9개의 ‘요가’에 대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요가수뜨라와 함께 인도 ‘요가’의 2대 경전 중의 하나로 꼽히는 만큼, 그에 관한 진상을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서양철학의 경우 가령 칸트에게서 ‘순수이성’과 ‘실천이성’ 그리고 ‘판단력’은 체계적으로 구분되지만 인도의 경우 셋은 하나이자 셋이기 때문에 ‘요가’는 이론인 동시에 실천이다. 그리고 이 책이 힌두교의 기본 경전인 동시에 삶의 수행서인 이유 또한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다소 ‘실천’ 쪽으로 기운 듯한 요가수뜨라와 함께 본서를 읽는 것은 일종의 종합적인 ‘요가’론을 통해 우리 삶, 구체적으로는 몸과 마음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동시에 인도 문명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독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범아일여’를 핵심으로 우주론과 일종의 주체론 그리고 둘 간의 관계에 대한 힌두교의 생각을 가장 추상적인 수준에서 그리고 가장 구체적인 수준에서 펼쳐 보이는데, 본서에 담긴 힌두인들의 생각의 대척점에는 당연히 불교가 서 있다. 가령 두 종교 간의 가장 핵심적인 대립 지점인 ‘유아론’(?) 대 무아론(제행무상)의 대립을 떠올리면서 ‘자아 너머의 자아’를 읽어보는 것은 불교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서로 ‘상대방’(‘적’이 아니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이 ‘고등종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만 하는 것은 독아론獨我論이자 동어반복일 뿐이다. 인도에서 발원한 기독교가 현대에 와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정도로 사라진 ‘신비’를 해명하고픈 사람에게도 불교의 반대 거울인 이 텍스트는 흥미진진한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전통의 거대한 뿌리를 이루며 현대 인도의 고질적 질병으로 남아 있는 것은 단연코 카스트 제도일 것이다. 그것은 아직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 전통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논쟁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 또한 ‘성스러운 노래’를 들려주는 본서이기도 하다. 즉 간디에게 이 책은 조석으로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야 할 영혼의 책이지만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천민의 불교개종운동을 주도한 유명한 개혁 운동가 암베드까르에게 본서는 카스트도제도를 옹호하는 ‘악서’이다.
또한 본래의 마하바라따의 맥락으로 돌아가면, 아르주나의 ‘실의’는 할아버지를 비롯해 왕권을 놓고 동족과 ‘상잔’을 벌여야 하는 자의 고뇌이기도 하다. ‘성스러운 노래’를 둘러싼 여러 상황은 마치 연꽃을 둘러싼 진흙 형국이다.
본서에서는 일견 ‘연꽃’으로만 추앙되어온 기왕의 일방적 해석을 모두 벗어던지고 그것을 둘러싸 진흙도 다 함께,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또 간디 생각은 간디 생각대로, 암베드까르의 항의는 그것대로 경청하려고 했다. 다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힌두교 경전으로서의 위상은 그것대로, 또 실천의 현장에서의 요가로서의 모습도 온전히 보려주려고 했다. 모든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선택의 몫일 터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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