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gok Lee
211128 ·
실상사는 아침 8시 30분 야단법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스님을 비롯해서 4부대중이 모여 큰 뜻을 함께 새기고 현실의 소소한 실천과 감상을 나누는 대관세찰(大觀細察)하는 자리다.
나도 지리산 연찬이나 지리산정치학교와의 인연으로 몇 번 참여한 적이 있지만, 보통의 예불(禮佛)의식과 다른 방식으로 신선하게 다가왔었다.
어제 진행하시는 스님께서 오랜만에 참석한 저에게 말씀 나눌 기회를 주셔서 그 동안 평소 생각하고 발원(發願)해 왔던 것을 스스로와 세상에 다짐하고 약속하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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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의 평균수명이 요즘은 80세라고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제가 5년 이상 살 확률은 50% 이하이고, 10년 이상 살 확률은 훨씬 낮아집니다.
저는 이 기간을 제 인생의 절정기로 살고 싶습니다.
스스로 다짐하고 발원하고 있는데, 여러 스님들과 도반들 앞에서 공개함으로서 더욱 튼튼하게 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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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기간 ‘무아(無我)와 연기(緣起)의 대자유’를 마음껏 즐기며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임종의 시간이 맑은 의식과 감사로 끝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저는 나름의 만년(晩年)의 삶의 태도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 첫째 묻지 않으면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 둘째는 누가 물어도 성심껏 대답하는 것입니다.
- 셋째는 다른 사람의 아집(我執)이나 틀이 보이면, 그에 부딪치는 자신의 아집(我執)과 틀을 먼저 보려고 합니다.
- 넷째는 제 생각이나 이상을 알고도 저에게 세상이 시켜주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려고 합니다.
- 그 과정에서 원망(怨望)이나 애씀(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제 발원(發願)을 존경하는 스님들과 도반들 앞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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