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3

Yoo Jung Gil - 다시 생각하는 [자기부정]론, 사르트르[지식인을 위한 변명>

Yoo Jung Gil - 다시 생각하는 <자기부정>론 제가 야학을 시작했던 대학 1학년 79년 겨울. 가장 인상깊게... | Facebook

다시 생각하는 <자기부정>론
제가 야학을 시작했던 대학 1학년 79년 겨울. 가장 인상깊게 남은 선배의 말중에서는 <지식인들이 끊임없는 자기부정이 없으면 사회에 큰 해악이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아마도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함께 읽으면서 했던 말로 기억됩니다만, 이후 나에게 <자기 부정>은 지금까지 내 사고의 밑바닥에 큰 중심이 되어 항상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말이었습니다.

자기부정이란 타인(민중)을 위해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과 쾌락을 내려놓고 흔쾌히 개인적 시련을 감내하는 일입니다. 아무튼 이후 나는 당시 야학 학생이었던 분과 결혼할수 있을까 하는 자기점검의 고민으로 보낸 소박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68년 일본대학과, 동경대 의대생들이 시작한 전공투운동의 대명사가 <자기 부정>론이 었습니다. 당시 수많은 가난한 지역주민들의 고통을 함께 하는 투쟁(오오지, 산리스카 투쟁)하면서 그들은 학교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연구와 학문을 다시 매진하며 개인의 입신양명 계층상승을 위해 멀쩡히 공부하는 것, 그리하여 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적대적 계급이 되는 것은 지식인으로서 견딜수 없는 자기 기만이라고 생각하며, 학생운동의 고민의 일단으로서 중요 의제가 된 것이 "자기 부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졸업이후 가난한 사람, 가난한 국가를 착취하는 대학의 제국주의화를 반대하고 대학을 민중에게 돌리며 제국주의화를 해체하는 <반대학운동>을 기치로 했던 것이 바로 <자기부정>론이었습니다. 실제 위의 책은 사르트르가 65년 일본을 방문하여 3차례의 강연을 정리한 내용이라 일본 학생운동에 큰 영향을 준것이라고 유추해볼수 있을 듯합니다. ​
우리의 경우도 과거 7-80년대 학생운동으로 수배와 투옥 이후 감옥에서 나와 제적된 이후 이른바 <존재이전>이라 하여 대거 노동현장으로 들어간 큰 흐름이 있었습니다. 졸업장이 없어야 흔들림없이 기득권을 벋어날수 있고 스스로의 존재를 하방하여, 그들을 위하는 (For)삶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With>하는 삶을 산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금강경공부를 하며 깨달은 것은 이 자기부정의 궁극은 부정했다는 의식까지 부정하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부정이 욕망과 결합하여 보상의식을 키워 타인과 자신을 고통에 빠뜨리기 때문이지요. 과거 그렇게 현장으로 하방한 경력이 또다른 기득권이 되어 개인적 계층상승욕망에 이용되는 경우가 종종있었으니까요.
항상 민중과 함께하는 <대자적 자아>로 나가는데 있어서 <자기 부정>은 언제나 스스로를 거듭나게 하는 의식의 동력입니다.
오늘 일본의 지식인사회와 사회운동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자기 부정>이라는 말이 나와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입니다.






6 comments

Most relevant

  • Charnie Kim
    우치게바 총괄….일본의 신좌파운동은 자기파괴가 혁명으로 오인되던 비극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자기부정’(안주의 부정)과 전공투의 자기부정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2
    • Yoo Jung Gil
      김찬휘 그렇게 오염된 중핵과 혁마들의 자기 파괴,
    • Charnie Kim
      Yoo Jung Gil 네 그렇죠 ㅠㅠ
    • Yoo Jung Gil
      김찬휘 일본 학생운동의 <자기부정>론은 자기존재의 하방을 포함하여,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약소국가와의 연대의식으로 확장되어, 가해자였던 제국주의국가로서의 일본에 대한 자기 부정으로 확장됩니다. 그래서 그나마 당시 학생운동세대였던 <간 나오토 수상...등>같이 식민지 지배를 사과한 사람들의 의식의 기조가 되지요. (그래서 최근 돌아가신 제가 아는 일본분이 <비국민>임을 선언한 분...)
      우치게바가 전공투의 종말을 촉진한 흑역사이지만 그게 운동의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수는 없을 것같아요(중국의 문혁을 생각하면...)사실 이념과 사상의 배타성 자체가 갖는 폭력성과도 연결된다고 봅니다.
      2
  • Ku Hyun Kim
    유선생의 생을 관통하는 자기성찰이 자기부정의 결과물이군요. 참으로 훌륭합니다. ㅠㅠ
  • 정창윤
    자기부정의 의식까지 부정하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그냥살다보니 조금씩 나아가는 듯 합니다^^

===
지식인을 위한 변명 
장 폴 사르트르, 조영훈 (지은이)   한마당   1999











장 폴 사르트르, 조영훈 (지은이)
  한마당 1999-03-05

전체선택지식인의 고뇌와 자기성찰을 담은 사르트르의 저서.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965년 일본 방문 당시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라는 주제로 세 차례 연속 강연한 것을 수록한 것이다. 그는 여기서 지식인이 한 사회 속에서 처하는 특수한 상황과 모순을 분석하고 지식인의 참다운 기능이 무엇인지 밝히고 있다.

저자는 '지식인의 진정한 가치와 역할은 자신의 권한밖에까지 참여'할 때 주어진다고 말한다. 그는 실제 인간에 대한 억압이 자행되는 모든 현장에서 보편적 진리에 입각한 지식인으로서의 참여를 서슴지 않던 사람 중 하나다. 지식인의 참모습을 설파한 이 책은 저자의 실천적인 삶과 어울려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목차


제 1부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1.지식인의 상황
2.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제 2부 지식인의 기능
1.모순
2.지식인과 대중
3.지식인의 역할

제 3부 작가는 지식인인가?
1
2
3
4
옮긴이의 말
접기

===

책속에서

지식인의 역할은 '모든 사람을 위해'자기의 모순 속에 살아가는 것이며, '모든 사람을 위해' 근본주의적 태도로써 (말하자면 진리의 기법을 환상과 허위에 적용함으로써) 그 모순을 초극하는 것이다.

그의 고독이야말로 그를 '민주주의'의 옹호자가 되게 한다. 즉 그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제 권리에 내재하는 추상적 성격을 공격하게 되는데, 이것은 그가 그러한 권리를 없애 버리고 싶어하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구체적 권리를 더하고자-자유와 함수 관계에 있는 진리를 민주주의 속에 구현시키면서-바라기 때문이다.
접기




저자 소개
지은이: 장 폴 사르트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구토>,<더러운 손>,<실존주의란 무엇인가> … 총 124종 (모두보기)
파리에서 태어나 1929년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31-46년에는 교사 생활을 하였다. 학창시절 결합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와 평생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으며, 전쟁 중인 1939년 징집되어 1940년 포로가 되었다가 1년 만에 석방된다. 교사 시절 발표한 일기체 소설 「구토」(La Nausée, 1938)로 첫 명성을 얻은 뒤 여러 편의 철학적 작품들을 집필하는데 그 중 대표는 “인간 의식 또는 비사물성(néant, 無)을 존재, 즉 객관적 사물성(être, 存在)과 대비시킨” 「존재와 무」(L’Être et le néant, 1943)일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을 옹호한 그는 종전 후 사회적 책임에 눈을 돌려 소설과 희곡으로 윤리적 메시지를 전한다. “자유의지와 선택, 그리고 행동”이란 주제는 「파리떼」(Les Mouches, 1943), 「닫힌 방」(Huis-clos, 1944), 「더러운 손」(Les Mains sales, 1948), 「악마와 선신」(Le Diable et le bon dieu, 1951) 등 희곡은 물론 그가 장 주네(Jean Genet, 1910-1986)에 대해 쓴 「성(聖) 주네, 희극배우와 순교자」(Saint Genet, comédien et martyr, 1952)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정치적으로는 분명 좌파였으나 화석화한 현실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며 “공산주의는 다른 구체적 실존상황을 인정하는 법과 인간의 개인적 자유를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1964년 자전적 소설 「말」(Les Mots, 1963)이 노벨상을 받게 되지만 수상을 거부한다.
접기


지은이: 조영훈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카페 사르트르>,<초록일기>,<지식인을 위한 변명> … 총 6종 (모두보기)
한국외대 불어과, 동 대학원, 프랑스 파리 8대학 박사. 현재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역서 <지식인을 위한 변명>, 논문 「사르트르의 주체성의 사실주의」, 「전쟁의 이야기체와 몽타주 기법: <희망>과 <자유의 길> 연구」 등.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