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2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정지창 외 | 알라딘 2021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 한국 근현대 사상 세미나 1 | 정지창 외 | 알라딘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 한국 근현대 사상 세미나 1
정지창,양승권,강현욱,이기상,손영호,김성순 (지은이)참(도서출판)2021-12-15







미리보기




목차


1. 동학과 개벽운동
2. 수운 최제우의 동학사상
3. 해월 최시형의 생명사상
4. 동학에서 천도교로: 손병희의 3전론과 이돈화의 개벽문화운동
5. 김범부의 동방사상
6. 홍암 나철과 대종교
7. 1916년 식민지 땅에서 피어난 미륵불 세상:
원불교와 소태산 대종사
8. 사유와 삶의 방식을 바꾼 철학자 다석 류영모
9. 삶 속에서 진리를 추구한 실천적 사상가 함석헌

[자료] 한 그루 큰 나무



책속에서


책을 내면서

이 책은 생명평화아시아의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모임에서 발표된 원고를 수정 보완해서 만든 것입니다.
생명평화아시아는 2018년 10월 창립 이후 공부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한두 차례 진행되는 공부모임에서는 생명평화 사상과 운동, 생명평화와 관련된 주요 현안 등을 주제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공부모임에는 매번 10명 내외가 참여하여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공부모임은 생명평화아시아의 사상적 지향을 모색하고 정립하는 과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 근현대 사상’을 주제로 한 첫 번째 공부는 2019년 9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열세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이 공부는 근현대 한국 사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인문학적 전통의 뿌리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전통 사상은 조선 후기의 실학사상을 끝으로 현대 사상과 단절된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19세기 말의 이른바 ‘개화기’ 이후에는 이렇다 할 한국 사상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여겨졌으며 대체로 서양에서 수입된 사상과 철학이 그대로 한국의 사상과 철학으로 통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 그와 같은 풍토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지면서 주체적인 한국 사상사와 철학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19세기 후반기와 일제강점기에도 한국의 인문학적 전통의 바탕 위에서 동서양의 사상을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하여 독창적인 한국 사상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에서는 동학(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의암 손병희, 야뢰 이돈화), 대종교(홍암 나철), 증산도(증산 강일순), 원불교(소태산 박중빈) 등 이른바 한국의 신종교와 박은식, 신채호, 신남철과 박치우, 박종홍, 류영모, 함석헌, 장일순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 사상적으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삶과 사상을 다루었습니다. 이 공부를 통해 독창적인 한국 사상을 수립하려는 치열한 노력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그 사상적 내용과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1980년대에 생명사상과 생명운동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그 연장선에서 2000년대부터 이른바 ‘생명평화운동’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데, 그 사상적 배경에 동학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신종교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는 한국 생명평화운동의 사상적 뿌리를 확인하는 과정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근현대 사상 첫 번째 공부가 끝난 후에는 두 번째 공부로 ‘한국 현대 생명평화사상’을 주제로 한 공개세미나(2021년 10월 ~ 2022년 3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는 첫 번째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김범부 그리고 한국 현대 생명평화사상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물 중에서 우선 김종철, 김지하, 윤노빈, 장회익, 백낙청 다섯 분의 삶과 사상을 다룹니다.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가 처음부터 책 출간을 염두에 두고 시작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부모임에는 영남대 독문과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하신 정지창 선생님이 참여하고 계시는데, 선생님이 예전에 동학공부모임을 할 때 함께 공부하셨던 김성순 선생님에게 생명평화아시아의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모임을 소개하셨고, 김성순 선생님이 관심을 보이고 발표 원고를 읽어 보시면서 책 출간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김성순 선생님은 1960년부터 김천에서 포도농사를 지으면서 정농회, 농민회 등의 활동을 해오셨는데, 2000년대 중반 해월 선생 추모식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동학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고 합니다. 기독교 장로이던 선생님은 동학공부를 하면서 동학사상에 매료되셨고 2010년에는 천도교로 개종을 하셨습니다.(이 책 마지막에 자료로 실린 ‘한 그루 큰 나무 - 거북이의 꿈’에 선생님의 삶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구순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동학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계시는 김성순 선생님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생명평화아시아가 ‘개벽’을 주창한 동학을 비롯하여 한국 근현대 사상을 공부한다는 사실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셨고, 공부내용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책 출간을 적극 권유하셨습니다.

이 책에는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아홉 편이 실려 있습니다. 첫 번째 한국 근현대사상 공부모임에서 발표된 글 중에서는 동학을 주제로 한 네 편의 글과 대종교, 원불교, 류영모, 함석헌을 다룬 글이 실렸고, 한국 현대 생명평화사상 세미나에서 발표된 글 중에서는 ‘김범부의 동방사상’이 실렸습니다. 시기적으로는 현대보다 근대에 가까운 글들입니다. 아홉 편의 글 중 동학 관련 네 편과 ‘김범부의 동방사상’은 정지창 선생님이 맡았고, 대종교는 양승권 대구대 교수님, 원불교는 강현욱 교무님, 류영모는 이기상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님, 함석헌은 손영호 생명평화아시아 이사가 맡았습니다.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모임에서 정지창 선생님이 동학 관련 다수의 글을 발표하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정지창 선생님은 충북 보은군의 산골에서 태어났는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오지에 조상들이 터를 잡은 이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5대조 할아버지가 동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산골에 숨어들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학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선생님은 2012년 정년퇴임을 한 후에 동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셨습니다. 동학 공부모임에 참여하시고 동학 유적지 답사도 다녔습니다. 이 책에 실린 선생님의 글에는 동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 그리고 공부 결과가 정성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정지창 선생님은 생명평화아시아의 초대 공동이사장을 맡아서 생명평화아시아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시민사회단체로 뿌리를 내리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특히 동학을 비롯한 한국의 사상을 공부할 것을 적극 권유하셨고 선생님의 호소와 참여로 인해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모임이 시작되고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선생님은 생명평화아시아 고문을 맡고 계시고 공부모임에서 지속적으로 도움과 가르침을 주고 계십니다.

오늘날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와 급속하게 진행되는 생물대멸종과 같은 생태위기는 서구에서 시작된 근대산업문명으로 인해 초래된 결과입니다. 이 책의 여러 글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근대화라는 이름의 서구문명은 물질중심적이고 생명파괴적이어서 더 이상 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이분법에 기초한 서양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생명과 평화를 중시하는 한국과 동양의 전통 사상에 대한 관심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1년 4월 도올 김용옥의 『동경대전』 1, 2권이 출간되고 도올TV에서 동학 강의가 진행되면서 동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학을 주제로 한 강연회, 토론회 등의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고 동학을 공부하는 모임이 여러 곳에서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생명평화아시아에서도 2021년 9월부터 동학 공부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글은 처음부터 책 출간을 염두에 두고 쓰인 것이 아니어서 수정 보완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글의 내용과 수준이 고르지 못합니다. 여러모로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책을 발간하게 된 것은 동학을 필두로 한 한국 근현대 사상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이 책은 여러 사람의 노력과 도움에 힘입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선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모임에 참여해서 의견을 나누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한 원고를 발표해 주시고 책 발간을 위해 또다시 시간을 내어 원고를 수정해 주신 정지창 선생님, 양승권 교수님, 강현욱 교무님, 이기상 교수님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책 출간을 적극 권유해 주신 김성순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생명평화아시아의 활동에 관심을 보여 주시고 후원을 아끼지 않는 회원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1년 12월 1일 접기
감사의 글

생명평화아시아는 지난 몇 년 간 자연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생명평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연구출판 및 연구지원 사업으로 『내성천의 마지막 가을, 눈물이 흐릅니다』, 「영덕 반핵운동 연구 보고서」, 『지구화와 이주 그리고 생명평화』, 『이란 핵문제와 중동평화』, 『자연은 파괴되고 고향은 사라지고 - 영풍 석포제련소와 연화광산의 환경오염에 관한 기록과 고찰』 등을 발간했습니다. 두 번째는 교육 사업으로 생명평화 사상과 운동 등에 관한 공부모임, 통일평화 및 생태환경에 관한 강좌, 아시아(로힝야 소수민족, 미얀마, 팔레인스타인 등) 인권보고회 등을 진행했습니다. 세 번째는 활동가 지원 사업으로 청년활동가 지원, 생명평화활동 보고대회 등을 진행했습니다, 네 번째는 현장탐방과 연대활동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했는데 특히 2021년에는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를 위해 3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생명평화예술행동’ 전국 5개 지역 순회전시회를 이뤄냈습니다.

2014년 가을 어느 날 막걸리집에서 성상희 이사님과 만나면서 ‘생명평화아시아’라는 이름의 모임이 태동되었습니다. 2015년 5월 첫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여러 활동과 사업이 진행되었고 그 성과로 2018년 10월 사단법인 생명평화아시아가 출범하였습니다. 준비모임이 이어지는 3~4년 동안 똑같은 질문이 반복되었습니다. 도대체 ‘생명’, ‘평화’, ‘아시아’라는 이름을 표방하는 사상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그리고 왜 이런 알쏭달쏭하고 거창한 이름의 단체를 만들려고 하는가?

사단법인 창립 이후 이러한 물음에 답을 구하고자 공부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생명평화아시아의 사상적인 지향을 모색하고자 지난 3년 동안 매월 한 두 차례 진행되었던 공부모임은 생명평화와 관련된 사상, 운동, 현안문제를 다루었으며, 2019년 9월부터는 ‘한국 근현대 사상’을 주제로 동학(최제우, 최시형, 손병희, 이돈화), 대종교(나철), 증산도(강일순), 원불교(박중빈) 등 한국 신흥종교와 류영모, 함석헌, 장일순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긴 사상가들을 공부하였습니다. 2021년 10월부터는 ‘한국 현대 생명평화사상’을 주제로 매월 한 차례씩 세미나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동안 공부의 결과물입니다.

그동안 공부모임이 길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생명평화아시아 전 이사장이신 정지창 선생님이 이끌어주신 덕분입니다.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공부모임에서 원고를 발표해 주시고 이 책의 발간을 위해서도 수고하신 양승권 교수님, 강현욱 교무님, 이기상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공부 모임에 필요한 자료 준비와 진행을 맡아서 하였고 책을 발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신 손영호 이사님과 특별히 책 출간을 독려해 주신 김천에 계시는 김성순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공부모임에 참석하신 회원님들과 이사님들, 그리고 생평아 활동을 후원해 주시는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생명평화아시아 이명은 활동가와 도서출판참의 윤지현 대표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생명평화아시아는 생명과 평화 그리고 아시아라는 주제와 가치에 대한 연구 및 교육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또한 생명평화활동을 지원하는 공익재단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11월 추운 어느 날
생명평화아시아 회원님들을 대신해서 접기
해월의 가르침은 근대적 의미의 여성운동과 어린이운동, 환경운동, 노동운동, 생명평화운동의 단초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920년대에 천도교 청년 방정환과 김기전이 주도한 어린이운동과 손병희의 부인 주옥경이 이끈 여성운동, 20세기 후반부에 장일순과 김지하가 시작한 생명평화운동과 한살림운동은 모두 해월사상으로부터 자양분을 받아 싹튼 것이다.
- 정지창, 「해월 최시형의 생명사상」 중에서 접기
한국이 낳은 위대한 영성가인 다석 류영모에 의하면 영성은 우리말로 “얼”이다. 우리 자신이 “얼”[얼나]이기에 우리는 “얼”[한얼, 성령]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다석은 하느님이 거룩한 이유에 대해서도 하느님은 사물과 인간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있는” 것이 아니라 “없이 계심”의 방식으로 있기에 “거룩하다”고 이야기한다. 동아시아와 한국에서는 눈앞의 자명한 있음보다도 오히려 이러한 불명확한 ‘없이 있음’을 더 중시했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하늘[天]로 표현되었고, 그리고 그것이 거룩함으로 공경되었던 것이다. 바로 이 거룩함과의 관계맺음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21세기 영성의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며 인류에게 희망은 없을 것이다. 21세기 이 땅의 지성인들이 해야 할 과제는 바로 우리들의 삶의 문법에 녹아있는 고유한 한국적인 영성을 찾는 일이다.
- 이기상, 「사유와 삶의 방식을 바꾼 철학자 다석 류영모」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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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22년 1월 9일자 '짬'



저자 및 역자소개
정지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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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여 서울대 사대 독어과 및 동 대학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문학박사). 합동통신 외신부·사회부 기자를 거쳐, 『실천문학』 편집위원, 민예총 대구지회장, 예술마당 ‘솔’ 대표, 문예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영남대 독문과 교수로 2012년까지 재직하다가 정년퇴임했다. 박근혜 씨의 영남대 재단 복귀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명예교수 추대를 거부당하고 영남대 재단정상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사단법인 '생명 평화 아시아' 공동이사장이다.
저서로 『서사극·마당극·민족극』, 『호르바트의 민중극』, 편저서로 『영남의 민족극』, 『민중문화론』, 역서로 『상어가 사람이라면』(브레히트 단편선), 『유럽문화사』(페이터 리트베르헨), 『악어클럽』(막스 폰 데어 그륀), 산문집 『오늘도 걷는다마는』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멈추고 성찰하는 평화로운 화요일>,<개벽사상과 종교공부>,<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 총 11종 (모두보기)

양승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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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불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철학자는 어쨌거나 시대를 반영한다. 장자는 전국시대라는 2천 년 전 혼란의 시대를 살았으며, 니체의 활동 시기는 전쟁과 혁명, 이데올로기의 경쟁이 극심하던 19세기 후반의 세기말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생산해낸, 시대를 뛰어넘는 말도 결국 시대에 묶인 사람들 속에서 해석되며 한계가 생겨버렸다. 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우리의 시선은 시대를 안고 더 넓은 곳으로 가버린 두 철학자의 자취를 미처 쫓지 못했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 있는 니체와 장자의 철학은 시대라는 울타리 안에 갇힌, 우리 스스로의 한계가 만들어낸 일부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오류는 우리가 니체와 장자를 각각 따로 보고 있는 한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2000년의 시간과 동서양이라는 공간을 넘어 니체와 장자라는 두 철학자를 동시에 살펴볼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이 두 철인의 인식이 시공을 넘어 마치 일란성쌍둥이처럼 닮은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는 경계를 허물고 깨달음을 찾는 첫 시도다.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대구대학교 성산교양대학(S-LAC) 창조융합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2013 문화체육관광부 추천도서로 선정된 『노장철학과 니체의 니힐리즘』(문사철), 2020 세종도서로 지정된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 『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이상 페이퍼로드) 등 십여 권의 저작과 수십 편의 논문이 있다.『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 『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 세 권 모드 세종도서에 선정되었다. 접기

최근작 :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양장)>,<하룻밤에 읽는 철학사 세트 - 전2권>,<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 … 총 18종 (모두보기)

강현욱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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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교무로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교당,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소성리사드철회 종합상황실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작 :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이기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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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 신학부를 졸업하고 벨기에 루뱅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독일 뮌헨 예수회 철학대학에서 철학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우리사상연구소’를 설립했다.
1992년 열암학술상을 수상했고, 1994년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하이데거의 실존과 언어〉, 〈하이데거의 존재와 현상〉, 〈철학노트〉, 〈하이데거의 존재사건학〉, 〈쉽게 풀어쓴 하이데거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그 영향〉, 〈콘텐츠와 문화철학〉, 〈지구촌시대와 문화콘텐츠〉 외 다수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F. W. 폰 헤르만의 〈하이데거의 예술철학〉,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과 〈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 외 여러 권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인공지능시대와 철학의 쓸모>,<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소통과 공감의 문화콘텐츠학> … 총 35종 (모두보기)

손영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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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아시아 이사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 『자연은 파괴되고 고향은 사라지고 - 영풍 석포제련소와 연화광산의 환경오염에 관한 기록과 고찰』(공저)이 있다.

최근작 :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자연은 파괴되고 고향은 사라지고> … 총 2종 (모두보기)

김성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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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김천에서 포도농사를 지으며 덕천포도원의 기초를 닦았으며, 1980년 ‘한국포도회’를 창립하여 한일 간의 포도재배법 교류에 힘썼다. 역서로 『일본의 조선침략사연구의 선구자 야마베 겐타로와 현대』(나카츠카 아키라 편저)가 있다.

최근작 :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동학 이해의 필독서



책에는 다음의 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 정지창: 동학과 개벽운동

동학 사상의 핵심적인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압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지창 교수는 동학 사상의 흐름에서 김범부의 사상 그리고 2권으로 간행된 김용옥의 동경대전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런데 김범부가 선(仙) 사상에서 동학의 정신을 발견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출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김용옥의 "잡탕 그릇의 사고"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2. 정지창: 수운 최제우의 동학사상

수운 최제선의 삶 그리고 그의 득도와 가르침 그리고 수운의 영향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최제우의 사상 소개를 넘어서서, 그 영향까지 타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논의를 개진하는 데 있어서 저자의 견해가 섞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동학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가령 정지창 교수는 김지하의 담시, "이 가문 날에 비구름" (1988)를 언급하면서, 백무산 시인의 시 "최제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3. 정지창: 해월 최시형의 생명사상

해월 최보따리의 사상을 이렇게 간명하게 서술한 글은 보기 드물 것입니다. 해월 최시형은 오늘날 인간 평등을 바탕으로 하는 생명사상과 양천(養天)을 이해하는 데 근본적 도움을 줍니다. 시천, 체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실 따지고 보면 최보따리의 양천일 것입니다.


4. 정지창: 동학에서 천도교로: 손병희의 3전론과 이돈화의 개벽문화운동

천도교가 동학의 정신을 하나의 "교단"으로 바로 세운 것은 의암 손병희의 노력 때문이었습니다. 천도교가 항일 운동과 민족의 정기를 비로 세운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돈화의 일시적인 변절이 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인철학"은 천도교 사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5. 정지창: 김범부의 동방사상

김범부는 동학 사상 속에서 선(仙)이라는 한국 정신을 발견하려고 한 사상가입니다. 정지창 교수는 동학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문헌으로서 "화랑외사" 그리고 "최제우론"을 꼽습니다. 문제는 김범부의 사상 속에 신라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화란도 속에는 고대의 풍류도가 자리하지만, 이는 부분적일 뿐이라고 여겨집니다. 선 사상은 신라 정신이 아니라, 고대 단군의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6. 양승권: 홍암 나철과 대종교

대종교는 한국인의 민족 종교로서 천부경과 오래 전의 문헌 삼일신고의 사상에서 출발합니다. 양승권 교수는 한반도 고유의 역사철학을 언급하면서, 내외합일과 내성의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7. 강현욱: 1916년 빼앗긴 땅에서 피어난 미륵불 세상: 원불교와 소태산 대종사

원불교는 1916년 소태산에서 박중빈의 깨달음으로 시작됩니다. 자립과 연대의 협동조합으로서, 네 가지 은혜를 중시합니다. 1. 천지은, 2. 부모은, 3. 동포은, 4. 법률은. 여기서 법률이란 일상의 법과는 달리 모든 올바른 가르침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삶의 가치는 보은의 고리를 어떻게 이어나가는가? 에 따라 결정됩니다.

8. 이기상: 사유와 삶의 방식을 바꾼 철학자 다석 류영모

다석 류영모는 한국 사상의 토대를 갖춘 사상가입니다. 서양의 형이상학을 부정하기 위해서 "태양을 꺼라!"고 선언한 다음, 나와 너의 사이, 다시 말해서 우리를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무엇인지를 치밀하게 추적하였습니다. 그는 물질 세계의 자아를 몸나로 설명하고, 고유한 정신 존재로서의 자아를 얼나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기상 교수는 서양 사상의 존재론적 특징을 류영모 사상의 관계론의 특징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9. 손영호: 삶 속에서 진리를 추구한 실천적 사상가 함석헌

류영모의 제자 함석헌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사상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함석헌은 인간 개개인이 서로 협동하여 세상의 씨알로 거듭나서 놀라운 결실을 맺기를 기원하였습니다. 그의 씨알 사상은 인간 존중과 협동 그리고 평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 책에 실린 글 가운데 정지창 교수의 첫 번째 글 "동학과 개벽 운동" 그리고 세 번째 글 "해월 최시형의 생명 사상"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왜냐면 그것은 동학 사상의 기원 그리고 근본적 사상 그리고 그 영향을 가장 정확하게 지적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동학 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에 관한 사항이 빠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테마는 나중에 이어지는 세미나에서 재론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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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 2023-10-17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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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요약 및 평론

<요약>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는 사단법인 <생명평화아시아>의 공부모임과 세미나 성과를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서구의 물질중심적이고 이분법적인 근대산업문명이 초래한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서, 한국 고유의 인문학적 전통에 기반한 사상을 탐색한다. 그동안 단절된 것으로 여겨졌던 한국 근현대 사상의 맥을 짚으며, 19세기 후반부터 일제강점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자생적으로 발전해 온 독창적인 생명평화사상의 흐름을 아홉 편의 글로 나누어 고찰한다.

책의 핵심은 동학을 필두로 한 한국의 신종교와 근현대 사상가들이 어떻게 현대 생명평화운동의 탯줄 역할을 했는지 밝히는 데 있다. 수운 최제우의 동학사상과 해월 최시형의 생명사상은 인간과 자연을 유기적 관계로 파악하며, 해월의 가르침은 여성운동, 어린이운동, 환경운동 등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러한 맥락은 의암 손병희와 야뢰 이돈화의 개벽문화운동으로 이어지고, 김범부의 동방사상, 홍암 나철의 대종교, 소태산 박중빈의 원불교 등으로 분화되며 식민지적 현실 속에서도 주체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나타났다.

나아가 개벽 사상의 영성적 토대는 다석 류영모와 함석헌이라는 걸출한 사상가들을 통해 현대적으로 변용된다. 류영모는 영성을 우리말 <얼>로 규정하고 하느님을 <없이 계심>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거룩한 존재로 공경하며, 고유한 한국적 영성의 회복을 강조했다. 함석헌 역시 삶 속에서 진리를 추구한 실천적 사상가로서 이 흐름을 계승한다. 책은 이러한 근근세 사상가들의 고투가 1980년대 장일순, 김지하의 생명사상과 한살림운동으로 이어졌으며, 21세기 생명평화운동의 단단한 뿌리가 되었음을 입증한다.

<평론>

본서는 서구 중심주의 철학에 매몰되어 있던 한국 학계와 사회에 자생적 철학의 가능성을 환기하는 의미 있는 학술적·실천적 시도이다. 근대화라는 미명 하에 수입된 서구의 이분법적 세계관은 자연을 정복 대상으로 삼아 풍요를 누리게 했으나, 결과적으로 생물대멸종과 환경 파괴라는 파국을 초래했다. 저자들은 이에 대한 근원적 반성으로서 동아시아와 한국의 전통 사상, 특히 동학과 신종교의 가치에 주목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한국의 독창적인 사상사적 흐름이 조선 후기 실학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민중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변역되며 맥맥히 이어져 왔음을 고증한 점에 있다. 동학의 해원사상이나 류영모의 <없이 계심> 철학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물질문명의 폐해를 고발하고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거룩한 관계 맺음을 회복하라는 21세기적 요청에 부합하는 생태적 지혜이다.

다만 본서가 본래 책 출간을 전제로 기획된 체계적 연구서가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공부모임 원고를 수정·보완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서문에서 밝히듯 각 장을 집필한 저자들의 성향과 전문 분야가 달라 전체적인 논지의 깊이와 글의 수준이 고르지 못한 면이 있다. 동학에 치우친 분량 배정이나 개별 인물론의 나열에 그친 구성은 사상사적 통섭을 기대한 독자에게 다소 성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식인들의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성을 지닌 활동가와 학자들이 연대하여 고유의 삶의 문법에서 한국적 영성을 길어 올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기후위기라는 미증유의 재앙 앞에서, 이 땅의 지성인들이 붙잡아야 할 주체적 사상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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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 요약+평론

정지창·양승권·강현욱·이기상·소영호·김성순 지음 (2021)

요약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뿌리를 찾아서>는 생명평화아시아가 진행한 ‘한국 근현대 사상’ 공부모임의 성과를 묶은 책이다. 저자들은 오늘날의 생태위기, 사회적 양극화,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사상사 속에 존재해 온 생명과 평화의 전통을 재발견하려 한다.

책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현대 한국 사회는 서구 근대문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고유의 사상적 자원을 잊어버렸다. 저자들은 동학, 개벽사상, 대종교, 원불교, 함석헌, 류영모 등 다양한 사상가와 종교운동을 통해 한국적 생명평화사상의 계보를 복원하려 한다.

책은 모두 아홉 편의 글로 구성된다.

1. 동학과 개벽운동

동학은 단순한 민중종교가 아니라 근대 한국이 낳은 가장 혁신적인 생명사상으로 해석된다. 최제우의 “인내천(人乃天)”은 인간을 하늘로 보는 인간존엄 사상이며, 동시에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지 않는 세계관이다.

2. 수운 최제우의 동학사상

최제우는 서학(천주교)에 대응하여 동학을 창시했지만, 단순한 반서양 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 전환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의 사상은 인간 내면의 신성과 사회개혁을 결합했다.

3. 해월 최시형의 생명사상

이 책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해월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 식물, 심지어 물건까지도 함부로 다루지 말 것을 가르쳤다. 해월의 사상은 오늘날의 생태철학이나 환경윤리와 연결될 수 있다. 저자들은 여성운동, 어린이운동, 노동운동, 생명평화운동의 뿌리가 해월사상에 있다고 평가한다.

4. 손병희와 개벽문화운동

천도교를 중심으로 한 개벽운동은 인간과 사회의 전면적 변혁을 지향했다. 특히 3·1운동과 민족운동에 끼친 영향이 강조된다.

5. 김범부의 동방사상

김범부는 서구 중심 철학을 넘어 동양적 인간 이해를 제시한 사상가로 조명된다. 그의 사상은 몸과 정신, 자연과 인간의 통합을 강조한다.

6. 홍암 나철과 대종교

대종교는 단순한 민족종교가 아니라 민족의 자주성과 정신적 독립을 추구한 운동으로 해석된다. 나철의 활동은 식민지 시기 민족정신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7. 원불교와 소태산

1916년 대각을 얻은 소태산 박중빈은 전통 불교를 현대사회에 맞게 재구성했다. 원불교는 생활 속 수행과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며 생명평화사상의 중요한 흐름으로 소개된다.

8. 류영모

류영모는 ‘한국의 간디’ 혹은 ‘한국의 노자’라 불리는 사상가이다. 그는 물질주의 문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했다. 책에서는 류영모를 통해 한국적 영성의 깊이를 조명한다.

9. 함석헌

함석헌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는 씨알사상, 비폭력, 민주주의, 생명존중을 강조했다. 함석헌에게 역사는 민중의 각성과 참여를 통해 발전하는 과정이었다.


평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 사상사를 하나의 ‘생명평화’라는 관점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한국 사상사 연구는 흔히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 민족주의, 사회주의 등으로 나누어 설명된다. 그러나 이 책은 서로 다른 사상과 종교를 관통하는 공통된 흐름을 찾는다. 그것이 바로 생명존중, 인간존엄, 자연과의 공존, 비폭력, 공동체성이다.

이런 접근은 매우 의미가 있다.

오늘날 기후위기, 핵위협, 경제적 양극화, 인공지능에 의한 인간소외 등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문명사적 문제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위기에 대응할 사상적 자원을 한국 전통 속에서 찾고자 한다. 특히 동학과 해월 최시형에 대한 재평가는 설득력이 크다.

실제로 해월은 서양 환경철학자들이 주장하기 훨씬 이전에 인간과 자연의 근본적 연관성을 강조했다. 모든 존재를 존귀하게 대하라는 그의 가르침은 오늘날 ‘생태민주주의’나 ‘지구윤리’와도 연결될 수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류영모와 함석헌을 현대적 영성의 계보 속에 배치한 것이다.

세진님께서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함석헌은 단순한 민주화운동가가 아니라 생명사상가였다. 또한 류영모는 제도종교를 넘어선 영성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은 서구적 개인주의와 동양적 공동체주의를 넘어서는 독특한 한국적 영성을 보여준다.

다만 몇 가지 한계도 보인다.

첫째, 책은 생명평화사상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동학, 대종교, 원불교, 함석헌 사상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와 긴장이 존재한다. 그러나 책은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기보다 하나의 계보로 연결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둔다. 따라서 역사적 복잡성이 다소 단순화된 느낌이 있다.

둘째, 한국 사상의 국제적 비교가 부족하다.

생명존중이나 비폭력은 한국만의 전통이 아니다. 간디, 톨스토이, 슈마허, 알베르트 슈바이처, 아르네 네스의 심층생태학 등과 비교했다면 한국 생명평화사상의 독창성이 더 분명하게 드러났을 것이다.

셋째, 현실 정치와 경제구조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생명평화라는 이상이 어떻게 자본주의 체제, 국가권력, 국제질서 속에서 구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많지 않다. 따라서 사상사 연구로서는 의미가 크지만 사회변혁 전략으로서는 다소 추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한국 근현대 사상은 무엇을 남겼는가?”

많은 사람들은 한국 근대사를 식민지배와 전쟁, 독재와 산업화의 역사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이면에서 인간과 자연, 생명과 평화를 고민했던 또 하나의 흐름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세진님이 관심을 가져오신 함석헌, 동학, 생명운동, 환경운동, 그리고 평화사상과도 깊게 연결되는 책이다. 특히 <동학–해월–개벽운동–원불교–류영모–함석헌>으로 이어지는 정신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학술적으로 매우 정교한 연구서라기보다는, 한국적 생명평화사상의 계보를 탐색하는 입문서이자 선언문에 가깝다. 그러나 생태위기와 문명전환의 시대에 “한국 사상은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진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생명평화운동, 동학 연구, 함석헌 연구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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