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꽃을 줍다
김하돈 (지은이)호미20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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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삼만 리를 에돌아 서울에 이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이다. 탁발순례단은 다섯 해 세월에 삼천여 마을을 방문하며 삼만 리를 걸었고 칠만오천 명을 만났다. <길에서 꽃을 줍다>는 오 년 세월 풍찬노숙의 길을 걸었던 생명평화 탁발순례에 참여한 순례자들의 진솔하고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생명평화결사란 무엇이고 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탁발순례단은 또 어떤 마음으로 길을 걸어왔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병철, 황대권, 김성오, 황인중, 윤민상, 양재성, 김경일, 구자인, 수지행, 김성순이 저마다 걸으면서 느끼고 배운 길과 생명평화 이야기를 조근조근 풀어낸다.
시인으로 김하돈, 이원규, 박남준, 박두규, 김택근이 글을 보태었고, 이철수 판화가와 안상수 교수도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하루를 그림으로 담았다. 또한 도법 스님과 김민해 목사, 이주향 교수의 좌담으로 생명평화 탁발순례 오 년의 여정을 돌아본다.
목차
머리말
하늘에 아뢰는 글
사람의 마을에 걸린 천 개의 등불 - 김하돈
순례의 뒤안길 - 이원규
쉽게 사는 방법을 아직도 몰라서 - 박남준
이파리 하나만 달고 - 박두규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하루 - 안상수
내 삶의 나침반 - 김성오
나는 왜 농부가 되었나 - 황인중
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 - 윤민상
많이 걸었다 - 김택근
우리는 길과 함께 살았다 - 황대권
단순 소박한 삶 - 양재성
평화라는 낱말을 창문에 붙이자 - 김경일
생명의 고향, 평화의 고향 - 구자인
백대 서원 절명상과 '참나' - 김성순
불어라, 생명평화의 바람아 - 수지행
도법 스님의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생각함 - 이철수
왜 생명평화인가?
하늘에 아뢰는 글
좌담
생명평화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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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10년 6월 26일 청년 새책
저자 및 역자소개
김하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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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이며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다. 오랫동안 신채호 탐구에 몰두하여 헌정 시집 『광장을 꿈꾸다』 기획 출간(2013), 『단재 기행』 출간(2015), 추모 연극 「선택」 시나리오 집필(2016), 특별전 「베이징 독립운동의 세 불꽃」(2019) 등 다양한 추모사업과 창작 활동을 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그 산맥은 호랑이 등허리를 닮았다』, 『푸른 매화를 보러 가다』, 『마음도 쉬어가는 고개를 찾아서』외 다수가 있다.
최근작 : <쉽게 읽는 조선혁명선언>,<놓아 버려라>,<길에서 꽃을 줍다> … 총 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삼만 리를 걷다, 7만5천 명을 만나다
한양 천릿길은 옛말, 삼만 리를 에돌아 한양에 이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이다. 2004년 3월 첫날, 지리산 노고단에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디딘 지 오 년 세월이 흘러서였다. 탁발순레단은 느리게 걷고 단순 소박하게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백대 서원 절명상을 하고 하루 순례를 시작했다. 걸을 때는 나란히 서서 침묵하며 걸었고 운전자가 안심하도록 지나치는 자동차마다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탱크와 마주칠 때에도 손을 흔들었다. 걷기 위해 쉬고, 목이 마르면 옹달샘에서 목을 축였다. 일손이 모자라는 농가에서는 일손이 되었다. 얻어먹고 얻어 자며 생명평화를 탁발하는 길 위의 세월, 밥이 없으면 죽을 쑤어 먹었다. 길 위에 앉아 옥수수로 감자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아침에 마을에서 나와 이웃 마을을 거쳐 저녁에는 또 다른 이웃 마을로 들어가 지역 주민들과 생명평화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리산과 제주도를 거쳐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서울로 이어진 오 년 탁발순례의 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뭇 생명을 잇는 길이었다. 지렁이가 천천히 흙 속을 돌아다니며 땅을 살리듯이, 한걸음 한걸음 이 땅 곳곳을 톺아 걸으며 생명평화의 토대를 만들고 그 씨앗을 심었다.
순례단장 도법 스님이 이 책 「길에서 꽃을 줍다」 머리말에서 “자연 당신이 아니면, 이웃 당신이 아니면, 그대 당신이 아니면 지금 여기 내 삶도, 그대의 삶도, 우리의 삶도 실재할 수 없다”고 썼듯이, 탁발순례는 너와 나,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길이었다. 우리가 잊고 사는 우리의 ‘이웃’을 찾아 나선 길이었다.
세상이라는 큰 원고지에 족필足筆로 쓴 책
탁발순례단은 다섯 해 세월에 삼천여 마을을 방문하며 삼만 리를 걸었고 칠만오천 명을 만났다.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길은 기간으로 보나 그 규모로 보나 우리나라 순례사의 큰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비폭력 평화운동으로서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사건이었다.
「길에서 꽃을 줍다」는 오 년 세월 풍찬노숙의 길을 걸었던 생명평화 탁발순례에 참여한 순례자들의 진솔하고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통해, 생명평화결사란 무엇이고 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탁발순례단은 또 어떤 마음으로 길을 걸어왔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병철, 황대권, 김성오, 황인중, 윤민상, 양재성, 김경일, 구자인, 수지행, 김성순이 저마다 걸으면서 느끼고 배운 길과 생명평화 이야기를 조근조근 풀어낸다. 시인으로 김하돈, 이원규, 박남준, 박두규, 김택근이 글을 보태었고, 이철수 판화가와 안상수 교수도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하루를 그림으로 담았다. 책은 도법 스님과 김민해 목사, 이주향 교수의 좌담으로 생명평화 탁발순례 오 년의 여정을 돌아본다.
이원규 시인이 책에서 쓴 말마따나 몸이 바로 움직이는 붓이요 펜이었으니, 온몸이 한 자루 붓이 되어 한발 한발 힘찬 획을 그으며 세상이라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원고지 위에 쓴 글을 모은, 이 책이야말로 걸음의 의미나 생명평화의 정신으로나 족필足筆로 쓴 순례기의 모범이라 하겠다.
대를 잇는 생명평화 탁발순례단, 앞으로 백 년 동안 걷는다
“물처럼 살겠습니다. 논에 가면 벼를 빛나게 하고 산에 가면 나무를 빛나게 하고, 목마른 이에게 가면 그를 살리는 물처럼, 그렇게 스며들며 살겠습니다.”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이 오 년 전국 순례를 마치며 노고단에서 하늘에 아뢴 글귀와 다짐이 이러했다.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한걸음 한걸음은 지금의 파괴적이고 야만적인 싸움과 죽임의 문명을 넘어 평화와 살림의 길인 생명 살림, 평화 살림의 대안 문명의 길을 연 것이다.
한양에 들어선 순례단장 도법 스님은 다시 한 번 이 땅의 모든 ‘한양’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경제만이 살길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에 속지 말자, 생명을 살리는 농부가 되자, 단순 소박한 삶을 살자. 아이들은 1등이 되려고 친구를 따돌려야 하고 어른들은 부자가 되려고 이웃을 등지는 삶의 전쟁터가 된 우리 사회를 올바른 삶의 방향으로 이끌려는 탁발순례단의 정신은 곧 생명의 나침반이요 평화의 나침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파주자유학교 아이들과 함께 탁발순례에 참여한 김성오 교사는 자기 글 끝에 도법 스님에게 억지 부탁을 했다. 탁발순례를 계속 해달라는 청이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생명평화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주기를 바란 것이다. 그 청을 이미 아셨는지 어쨌는지, 1차 탁발순례를 마친 뒤, 도법 스님은 대를 잇는 생명평화 탁발순례 백년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생명평화결사는 7월 17일 실상사에서 가질 「길에서 꽃을 줍다」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백년순례를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생명평화결사는 누가 왜 만들고 무엇을 하는가
생명평화결사는 지난 2003년 늦은 가을에 조직되었다. 이 결사체가 만들어지기에 앞서 일 년 가까이 우리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문제의 바른 해결을 모색해 왔다. 그동안 진행되어온 우리의 사회운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데에 생각을 함께한 사람들이 모여 한민족의 어머니인 지리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공부 모임이었다. 이 모임이 바탕이 되어, 이라크 전쟁을 전후한 한반도 전쟁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 결사체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취지는 생명평화결사 정관의 앞글에서 “우리는 민족이 겪은 오랜 역사 속의 고난과 아픔을 어머니처럼 품어 낸 지리산에서 생명평화의 길을 열고 생활 속에서 그 길을 실천하고자 생명평화결사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밝혀 놓았다.
생명평화결사는 ‘생명평화’가 모든 가치 지향의 중심이며 바탕이며 고갱이라고 믿고, 이를 위해서 우리 각자가 먼저 생명평화가 되자는 서약을 하고 일상의 삶에서 실천하자는 운동체이다. 그래서 결사 슬로건도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이다. 접기
요약: 길 위의 풍경에서 길어 올린 생명과 일상의 서정
이 책은 시인이자 작가인 저자가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마주한 길 위의 풍경, 인연, 그리고 자연의 미시적인 변화를 관조적이고도 서정적인 필치로 담아낸 산문집이다. 전체적인 구조는 자연의 순환에 따른 계절의 변화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소박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축으로 전개된다. 저자에게 길은 단순히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스러지는 우주의 축소판이자 성찰의 마당이다.
작가는 길가에 무심히 피어난 야생화, 부서진 돌멩이, 바람에 굴러다니는 낙엽 등 현대 문명이 쉽게 간과하는 사소한 존재들에 시선을 맞춘다. 특히 <길에서 꽃을 줍다>라는 표제는 떨어져 버려진 존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것을 마음의 중심에 모시는 행위를 상징한다. 저자는 계절의 흐름 속에서 자연이 보여주는 자발적 절제와 순응을 관찰하며,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 드는 오만함에서 벗어나야 함을 역설한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자연 예찬에 머무르지 않고, 길 위에서 만난 이웃들과의 따뜻한 교감을 통해 공동체적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시골 마을의 노인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농부들의 삶을 통해 노동의 신성함과 소박한 삶의 아름다움을 예찬한다. 작가는 일상사에서 마주하는 불안과 혼돈을 치유하는 힘은 거창한 이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주변의 작고 여린 것들을 알뜰히 보살피는 태도에 있음을 잔잔한 어조로 설득한다.
평론: 미학적 관조를 넘어선 생태적 연대의 가능성
김하돈의 <길에서 꽃을 줍다>는 속도와 효율성만을 숭상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고, 느림과 하심의 미학을 실천적으로 제시한 수작이다. 작가의 시선은 화려한 도심의 중심부가 아니라 늘 변방의 길가와 낮은 곳을 향해 있으며, 이러한 시선의 이동 자체가 문명사적 전환을 요청하는 조용한 저항의 몸짓으로 읽힌다. 사소한 자연물 하나에서도 우주의 연기적 관계를 읽어내는 저자의 안목은 동양적 자연관과 생태학적 성찰의 깊은 결합을 보여준다.
이 산문집의 미학적 성과는 언어의 절제와 서정성의 결합에 있다. 거칠고 자극적인 언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작가는 지극히 정제되고 따뜻한 언어로 일상의 풍경을 한 폭의 수묵화처럼 그려낸다. 꽃을 <줍는> 행위는 소유하려는 탐욕의 발현이 아니라, 잊힌 존재에 대한 공감과 동치대비적 자비심의 표현이다. 이러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내면의 이기심을 참회하게 만드는 종교적 성찰의 효과를 자아낸다.
그러나 이 작품이 지닌 지나친 관조성과 서정성은 구조적 모순을 대면하는 데 있어 일정 부분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자연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스펙트럼은 넓지만, 그 아름다운 길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토건 자본의 탐욕이나 제도적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저항의 목소리는 다소 약화되어 있다. 문명에 대한 성찰이 개인의 내적 평화나 심미적 만족에만 머무를 경우, 현실을 변화시키는 역동적인 사회적 실천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칫 도피적 서정주의에 갇힐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일상과 수행, 인간과 자연이 결코 둘이 아님을 보여주는 좋은 전범이다. 거대 담론의 공허함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길 위의 작은 꽃 한 송이가 건네는 위안은 결코 작지 않다.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생명에 대한 경외를 잃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우리가 발을 디디고 있는 이 혼돈의 시대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상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소박하지만 분명한 지표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