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생명농업으로 “영성회복을 위한 나눔 공동체” 실현지를 가다. - 당당뉴스
[현장탐방]생명농업으로 “영성회복을 위한 나눔 공동체” 실현지를 가다.하나님의 뜻을 따라 제주생명농업재단을 설립한 오재길 선생님을 찾아서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입력 : 2006년 01월 17일 (화) 00:00:00 [조회수 : 3174]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부분적으로 알고 느꼈던 실험적인 도시생활의 부자연스러움으로 살다가 반으로 접고, 문뜩 자연의 일부가 되려고 목가적인 시골풍경이 또랑또랑하게 남아있는 파주 배나무골 허름한 농가를 구입, 농촌과 농업을 위한 귀농을 소망할 때 기독교인으로서 정직하게 농사를 짓는 모임인 정농회를 알게 되었다.
그후 정직한 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교류를 위하여 정농회 정기수련회와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서 여러회원들과 한국 유기농업의 선구자로 정농회를 만들고, 평생 땅을 사랑하신 오재길(86세) 선생님과 인연이 된 것이다.
때마침 제주를 방문할 기회를 얻어 마지막날 '영성회복을 위한 나눔 공동체'인 제주생명농업 현장을 방문했다.
화창한 아침햇살이 서귀포의 해안선을 따라 남제주군 표선면 가시리 제주생명농업 현장으로 향하는 우리들을 반겼다. 이국적인 풍경들과 구불구불한 길들이 잘 어울리는 농촌, 표선면에서 가시리 길은 확 트인 꽃길과 시원스럽게 펼쳐진 목장을 만나면서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돌에 새겨진 제주생명농업 이정표를 어렵사리 보고 도착한 현장엔 요즘 홍당무 수확으로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오재길 선생님과 공동체식구들을 만났다.
3만평의 넓은 초지입구에는 유기농산물 가공공장을 비롯하여 중앙에 공동체숙소, 우측으로 다목적 공간과 식당 등이 일자형태로 자리잡고 있었다. 5억원을 들여 마련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직접 약 3만평에서 유기 재배된 농산물과 지역 주민들의 유기 농산물을 이용해 음료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자식들의 안녕과 자신의 여생을 위한 재산축적이 아닌, 제주의 농촌에서 농업을 통한 농민이 땅과 함께 살 수 있는 길인 생명의 농업을 노년에 선택한 듯 하다.
아이들의 영성회복의 길은 청정 농산물 생산에 있다는 생각으로 유기농 농장과 유기농산물 가공공장, 농촌과 농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유기농 교육센터를 마음의 고향 제주 땅에 남기고자 온 것이다.
오재길 선생님이 정직한 유기농업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지난 1970년대부터다. 추자도 출신인 그는 고향을 떠나 경기도 양주에서 생활하며, 여타의 유기농 단체보다 2년 앞선 1976년 그 곳 농민들과 함께 유기농 조직체인 ‘정농회’를 설립한 기독영농인으로 초대회장직을 14년간 맡기도 했다. 정농회 정관은 바로 성서였다. 그가 성서의 사람이 되기 위하여 선택한 삶이 정농이었고 정농의 방법은 생명농업이었다.
그가 유기농을 선택하게 된 것은 한국농업의 기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각종 자료를 통해 화학비료가 토양에도 안 좋고, 사람의 인체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친환경농업을 통해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야 앞으로 농업의 미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난 1964년 야산을 개간해 만든 1만5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유기농법으로 각종 채소류를 재배하는 천보농리원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1999년 땅이 아파트로 개발되면서 불가피하게 새로운 농장을 논, 밭, 과수 등 3단계 조성의 꿈을 그리면서 물색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제주 출신 젊은이가 찾아와 제주의 농촌에는 아직도 무속신앙인과 정신질환자가 많음을 토로하면서 복음화 율이 낮고, 국제 자유지역으로 평화의 섬인 제주를 본격적인 생명농업의 메카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는 제주의 생명농업에 여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하고 내려와 20억원을 출연, 제주영락교회 김정서 목사와 협력으로, 2002년 11월 제주생명농업재단을 설립했다.
국제자유도시 출범과 더불어 평화의 섬 제주가 친환경 농업의 적지라는 생각에서 표선면 가시리를 찾아, 일생을 바쳐 일구어온 유기농업 경험을 바탕으로 이 곳에 유기농산물을 직접 재배하고 이를 가공한 음료생산 공장을 설립키로 한 것이다.
그는 유기적인 방식의 농업을 위한 인재양성과 아울러 사양길에 접어든 밀농사를 추진할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장마철에 임박해 밀을 수확했는데, 최근에 조기 수확하는 방법이 개발됨에 따라 생명농업농장에서 시험재배 한 후 통밀가공제품을 생산해 낸다는 계획이다.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그는 인근 농민들과 함께 농장형식의 협업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근의 젊은이들을 농사 연수생으로 모집하여 체계적으로 유기농법을 교육하고 연구·보급할 예정으로 있다.
우리일행은 식당으로 안내되어 제주에서 생명농업을 하게 된 동기와 계획을 간단하게 듣게 되었다.
“사람이 하나님과의 거리가 멀어졌다. 이는 육류의 과소비로 폭력적인 성품을 낳았고, 영적 감성을 저해한다. 많은 동양의학연구자들이 동양의학은 하나님의 계시로 된 것이며, 인간으로서 가장 건강한 조건이 성립될 때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을 때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온순한 성품과 두뇌기능을 향상시키는 곡류와 함께 채식을 많이 섭취해야한다.” 라는 말씀으로 어린아이들에게 정직한 먹거리를 만들어 보급하시겠다는 농업의 당위성을 서두로 꺼내셨다.
또한 “동아시아는 비가 적당히 오는 기후로 고기류 섭취가 필요 없으며, 이에 비하여 서양기후는 비가오지 않아 고기류섭취가 필요하다. 쌀, 밀, 보리, 고구마, 감자들의 탄수화물은 사람인체내에서 단백질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인위적인 단백질의 섭취는 몸에 좋지 않다.” 고 토로했다.
계속해서 “현대의학의 맹점으로는 50대 후반 식사량을 줄이고, 영양소 높은 음식을 삼가며, 적게 먹고 소식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현대의 질병은 많이 먹고 못된 것을 먹어서 생긴 병이다. 또한 다각적으로 사용되는 식품첨가제의 허용기준치가 문제이다. 이는 가공식품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다양한 화학적인 성분들이 인체 내로 섭취되면 서로간의 상보, 상승하는 작용을 이루어 병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시험동물 취급하는 작금의 허용기준치 오류”를 지적하셨다.
그러면서 “농사하는 힘든 일은 크리스찬들이 해야 한다. 교회와 교인들이 앞장서라. 농사는 농사짓는 생산자와 소비하는 소비자 모두가 생명살림의 동반자로 중요하다. 성과는 하나님께 있고, 사람은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또한 “유기농은 화화비료를 쓸 때보다 수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땅이 제대로 기능하면 수량은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제주는 정부의 평화의 섬 인증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닌, 제주도민 모두가 세계평화의 섬을 위한 고통분담을 해결해야 됨을 강조하면서 그곳에서 생산된 시선한 곡류와 채소류로 점심식사를 정공해 주셨다.
식사후 생명보전의 의무를 위한 농업터전과 각종 건물들을 둘러보고, 오재길 선생님의 사무실에서 차를 대접받았다. 그의 3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인생역정을 전해들으며,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오재길 선생님께 지금 가장 절실하게 소망하고 기도하는 것에 대한 물음을 드렸더니,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그 질서에 부응하는 “영성회복의 길” 찾음을 힘주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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