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증보판) - 한 권으로 읽는 우주의 역사
[eBook]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증보판) - 한 권으로 읽는 우주의 역사
이석영 (지은이)사이언스북스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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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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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324쪽
책소개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유일무이한 이론으로 자리매김한 빅뱅 우주론의 핵심과 최근 이슈를 모두 담았다. 새로운 천문학 혁명을 직접 경험하는 ‘감격을 나만 알 수 없다’는 저자 이석영 교수가 직접 들려주는 빅뱅 우주론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이번 증보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빅뱅 우주론의 기초부터 최전선의 풍경까지 모두 담은 강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증보판에 새롭게 추가된 12강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은 최전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최근 10년간 WMAP와 플랑크 우주 망원경의 측정 결과에 따르면, 우주 배경 복사의 온도 분포는 완전히 고르지 않고 10-5~10-6의 편차를 보인다. 이 미세한 온도 편차를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이라고 한다. 그동안 측정상의 오차로 치부했던 비등방성이 현재 우주의 거대 구조를 결정하는 씨앗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오늘날 밝혀지고 있다.
목차
증보판을 펴내며 진심으로 ‘모든 사람’을 위해 7
책을 시작하며 하늘의 높이라고? 10
1강 당신의 우주는 얼마나 큰가요? 15
2강 무게 있는 아름다움 23
우주 망원경 연구소 41
3강 우주는 왜 한 점으로 수축하지 않을까? 43
예일 대학교 59
4강 빛은 137억 년의 세월을 뚫고 61
프리스턴 대학교와 고등 과학원 74
5강 우주의 나이가 38만 년이 되기까지 77
옥스퍼드 대학교 92
6강 태초의 3분 95
케임브리지 대학교 107
7강 우주의 운명은? 109
카네기 천문대 123
8강 빅뱅 우주론은 완벽하지 않았다 127
파리 천체 물리 연구소 144
9강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147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170
10강 초강력 다리미, 급팽창 173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 185
11강 정체 모를 에너지가 우주를 지배한다! 187
하버드 대학교 205
12강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 207
하버드 대학교 221
13강 우리가 아는 것은 겨우 4퍼센트 225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샌타크루즈 캠퍼스 232
14강 암흑 물질은 은하의 요람 235
막스 플랑크 연구소 247
15강 별보다 은하 249
레이던 대학교와 흐로닝언 대학교 271
16강 하나의 별이 탄생해 사라지기까지 273
파도바 대학교 290
17강 21세기는 천문학의 시대 293
미국 항공 우주국 303
18강 이 모든 것이 빅뱅의 산물이다 307
부록 편평한 우주의 팽창 314
찾아보기 317
사진 및 그림 저작권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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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지인들과 종종 이런 대화를 나눈다.
저자 및 역자소개
이석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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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 대학교 천문학과에서 타원 은하의 자외광 진화에 관한 이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내면서 허블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론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 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물리학과 교수를 지냈다. 2005년에는 별 생성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던 타원 은하가 별을 꾸준히 생성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 세계 천문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천문학회의 초청을 받고 기조 강연을 하기도 했다. 현재 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타원 은하의 별 생성 과정과 초거대 블랙홀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은하의 진화 연구로 천문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 천체 물리학회지》, 《영국 왕립 천문학회지》, 《사이언스》, 《네이처》 등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고, 미국 과학 한림원 협력 연구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초신성의 후예』가 있다. 접기
최근작 :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초신성의 후예>,<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 총 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대한민국 대표 우주론 교과서’ 대망의 증보판 출간!
★ APCTP 선정 “우리 시대의 과학 고전 50”
★ 융합형 과학 교육의 필독서
지금 인류는 갈릴레오, 뉴턴, 아인슈타인의 시대 이상의 지식 혁명 시대를 살고 있다. 우주의 기원과 운명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의 기원과 운명, 이것이야말로 인류 지식의 궁극적 목표가 아닐까? ― 본문에서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은 또 다른 천문학 혁명기에 놓여 있다. 플랑크 우주 망원경은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을 정밀 관측해 우주의 남은 비밀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허블을 대체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가져올 변화는 감히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 137억 년의 역사와 미래의 운명을 놀라울 정도로 견고하게 파악해 나가고 있다. 바로 빅뱅 우주론을 통해서 말이다.
융합형 공교육을 목적으로 개편된 고등학교 과학 교과에 천문학의 비중이 확대되었다. 특히 ‘우주의 기원과 진화’, 즉 빅뱅 우주론에 관한 내용이 교과서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융합형 교과 시대’를 예고했던 2009년, 이석영 교수(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의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는 출간과 함께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KBS 「인문강단 락(樂)」 초청 강연과, 이명현 교수 등 저명한 천문학계 인사들의 찬사 속에서 이 책은 단 번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우리 사회가 빅뱅 우주론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현대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 소양으로 인정했다는 뜻이다.
2018년부터 문․이과 통합 과학 시험이 출제되면 빅뱅 우주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수험생들에게 요구될 것이다. 빅뱅 우주론이 통합 과학, 즉 137억 년에 걸친 빅히스토리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제 중고등학생도 반드시 읽어야 할 이 책은 진정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 되었다.
천문학의 시대, 필수 교양이 된 빅뱅 우주론
융합형 교과 시대의 청소년과 일반인의 필독서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새롭게 펴낸 『(증보판)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는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유일무이한 이론으로 자리매김한 빅뱅 우주론의 핵심과 최근 이슈를 모두 담았다. 새로운 천문학 혁명을 직접 경험하는 ‘감격을 나만 알 수 없다’는 저자 이석영 교수가 직접 들려주는 빅뱅 우주론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이번 증보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빅뱅 우주론의 기초부터 최전선의 풍경까지 모두 담은 강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증보판에 새롭게 추가된 12강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은 최전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최근 10년간 WMAP와 플랑크 우주 망원경의 측정 결과에 따르면, 우주 배경 복사의 온도 분포는 완전히 고르지 않고 10-5~10-6의 편차를 보인다. 이 미세한 온도 편차를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이라고 한다. 그동안 측정상의 오차로 치부했던 비등방성이 현재 우주의 거대 구조를 결정하는 씨앗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오늘날 밝혀지고 있다. 이론적 예측과 놀랍도록 일치하는 비등방성 연구 결과와 우주 거대 구조의 형성 과정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저자는 편평한 우주가 언젠가 팽창을 멈출 것이라는 대중의 오해를 바로 잡기 위해 특별히 수학적 증명 과정을 수반한 부록 「편평한 우주의 팽창」을 추가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과학 교재들조차 이러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정확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대표 우주론 교과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석영 교수는 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예일 대학교에서 타원 은하에 관한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원 은하에 관한 논문으로 학계에서 크게 인정받은 그는 미국 천문학회에서 기조 강연을 하기도 했다. 졸업 후에는 곧바로 미국 항공 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허블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지낸 이력도 있다. 국내 천문학계가 배출한 최고의 인재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그가 옥스퍼드 대학교와 연세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강의한 빅뱅 우주론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자칫 어려울 수도 있을 내용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이석영 교수의 강의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천문학 혁명의 맥락을 따라잡을 수 있다. 요컨대 『(증보판)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는 우주 137억 년의 역사를 단 한 권에 담은 책이다.
“당신의 우주는 얼마나 넓습니까?”
한국 대표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우주 137억 년의 이야기
나는 감히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우주 공간에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우주에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무게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 본문에서
『(증보판)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는 새롭게 추가된 강의를 포함해 총 18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1강 「당신의 우주는 얼마나 큰가요?」에서 저자는 우주 구성의 개괄적인 배경 지식과 함께 방대하고 심오한 빅뱅 우주론의 세계로 들어가는 우리를 맞이한다.
본격적으로 강의가 시작되는 2~4강에서는 빅뱅 우주론의 탄생 과정을 다룬다. 먼저 2강 「무게 있는 아름다움」에서는 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관찰한 은하와 은하단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다룰 탐구 대상(우주)의 규모를 체감할 수 있다. 지름 10만 광년의 은하, 태양 질량의 1000조 배에 해당하는 은하단, 수십억 년에 걸쳐 진행되는 은하의 모습 변화 등은 감히 우리의 일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이다. 독자 스스로가 이러한 ‘천문학적 관점’을 정립했다면, 이제껏 그 누구도 헤아리지 못한 세계를 탐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다음 강의로 넘어가도 좋다.
3강 「우주는 왜 한 점으로 수축하지 않을까?」는 빅뱅 우주론의 실마리를 제공한 동시에 그것을 부정했던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빅뱅 우주론이 생명력을 얻은 것은 오히려 프리드만의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통한) 수학적 증명과 허블의 관측 덕분이었다. 이러한 역설적인 탄생 이후 빅뱅 우주론은 본격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천문학의 핵심 이론으로 자리 잡는다.
4강 「빛은 137억 년의 세월을 뚫고」에서는 우주의 ‘끝’에서 ‘137억 년의 세월을 뚫고’ 우리에게 도달한 우주 배경 복사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우주 배경 복사의 발견은, 그리고 그것의 에너지 스펙트럼이 열역학 이론과 정밀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은 빅뱅 우주론을 증명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에 해당한다.
우주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팽창해 왔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끝도 없이 팽창할까? 아니면 언젠가는 다시 줄어들까? 빅뱅 우주론에 따르면 우주의 운명은 우주 탄생과 함께 이미 결정되었다. 이것은 마치 로켓을 공중으로 쏘아 올릴 때 초기 속도를 알면 로켓의 최후를 알 수 있는 것과 같다. ― 본문에서
5~7강은 빅뱅 우주론이 밝혀낸 우주의 역사를 다룬다. 5강 「우주의 나이가 38만 년이 되기까지」에서는 빅뱅 직후부터 38만 년의 기간에 일어난 우주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통일 이론 시대, 급팽창의 시대, 강입자의 시대, 핵합성의 시대를 비롯해 우주 역사 38만 년까지 개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앞서 이야기한 ‘천문학적 관점’이 매우 긴 시간뿐만 아니라 매우 짧은 시간(10-43초)에 대한 이해 역시 요구한다는 것을 미리 일러두고 싶다.
이렇게 짧은 시간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다면 6강 「태초의 3분」으로 넘어와도 좋다. 태초의 3분은 이후 137억 년의 역사와 견줄 정도로 역동적인 변화가 있었던 시기다. 강입자와 수소 원자가 지배했던 이 시기의 우주는 빅뱅 핵합성 이론을 통해 잘 설명된다. 수소 원자의 핵합성 작용을 시작으로 헬륨 등의 물질들이 만들어지며 현재의 우주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7강 「우주의 운명은?」에서는 그렇게 만들어진 우주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우주가 계속 가속 팽창해서 극히 낮은 밀도를 갖게 될 것인지, 아니면 서서히 팽창을 멈추고 특정한 크기를 갖게 될 것인지 등의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다시 한 점으로 수축할 것이라는 ‘빅크런치’ 가설도 있다. 그 누구도 미래를 완벽히 헤아릴 수 없지만 초기 조건을 통해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예측할 수는 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빅뱅 초기 우주의 상태를 알고자 했는데,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그저 공상에 그치고 말 것인가?
빅뱅 우주론의 3대 난제와 해결책
1920년 말 허블의 우주 팽창 발견, 1960년대 우주 배경 복사의 발견, 1950년대부터의 이론 연구와 1980년대의 관측 연구를 통해 완성된 빅뱅 핵합성 이론 등은 빅뱅 우주론을 현존하는 최고의 우주론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빅뱅 우주론에도 문제는 있었다. 그것도 매우 심각한 문제가 말이다. ― 본문에서
8~9강은 빅뱅 우주론이 지닌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다. 8강 「빅뱅 우주론은 완벽하지 않았다」는 빅뱅 우주론에 위기를 가져온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소개한다. 정보 교환의 한계 범위를 넘어서는 두 지점으로부터 같은 정보가 관측된다는 ‘우주의 지평 문제’, 현재의 우주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초기 우주의 밀도가 조금의 오차도 없이 매우 신묘하게 결정되었어야 한다는 ‘편평도 문제’, 초기 우주에 존재했을 원시 입자를 현재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원시 입자 문제’ 등을 이번 강의에서 확인할 수 있다.
9강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눈에 보이는 우주의 밀도보다 실제 밀도가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더 골치 아픈 일은 그것까지 감안해 계산한 우주의 팽창 속도와 달리 실제로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오늘날에는 각각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여기저기 구겨진 모습에서 맵시 있는 셔츠를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급팽창 전 초기 우주만 봐서는 지금같이 멋진 우주를 생각해 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급팽창이라는 최신 다리미를 사용해 쓱쓱 다렸더니 원래의 구김살이 작았든 컸든 상관없이 무조건 깨끗하게 펴지는 것이 아닌가! ― 본문에서
10~13강에서는 틀린 이론으로 낙인찍힐 위기에 봉착한 빅뱅 우주론을 기사회생시킬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견고하게 만들어 준 해법이 소개된다. 10강 「초강력 다리미, 급팽창」은 앨런 구스가 주장한 급팽창 이론을 다룬다. 물이 끓으면 부피가 급격히 증가하듯이 매우 뜨거웠던 초기 우주 역시 급격한 부피 팽창을 거쳤다는 것이다. 가설을 넘어 급팽창 이론이 될 수 있었던 증거들과 함께, 이것이 앞서 언급한 빅뱅 우주론의 문제점들을 멋지게 해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1강 「정체 모를 에너지가 우주를 지배한다!」는 암흑 에너지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암흑 에너지는 중력에 반하는 척력으로 작용해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미지의 에너지이다. 특히 아인슈타인의 실수로 여겨졌던 우주 상수가 바로 암흑 에너지의 정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잡음이 들려주는 우주 탄생의 비밀
우주 배경 복사에 숨겨진 우주의 비등방성을 국내 최초 해설!
최근 우주론의 가장 큰 쾌거는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에 관한 발견이다. ― 본문에서
서로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진행된 연구들이 여기저기에서 서로 들어맞기 시작하더니 그럴듯한 우주의 모습 하나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드디어 우주의 역사를 알게 된 것인가? ― 본문에서
앞서 언급한 12강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은 급팽창 이론의 새로운 증거가 되는 연구 결과를 다루고 있다. 우주 공간이 균일하고 등방적이라는 ‘우주론의 기본 원리’가 무너졌지만 이를 통해 급팽창을 거친 우주 탄생 과정을 훨씬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다. 관측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 새로운 비밀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때문에 저자는 오늘날이 혁명기라고 말한다.
13강 「우리가 아는 것은 겨우 4퍼센트」는 빅뱅 우주론의 문제점부터 해결책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내용의 소계에 해당한다. 초기 빅뱅 가설부터 비등방성에 관한 최신 연구에 이르기까지 결국 우리가 깨달은 것은 오직 우주의 4퍼센트만 이해했다는 것. 나머지 96퍼센트를 이루고 있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하지만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빅뱅 우주론의 의의는 충분하다.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하는 이들이 가끔씩 있어, 이 사회가 그나마 살 만한 것처럼 느껴지듯이, 자신이 만든 원소들을 아낌없이 돌려준 거대한 별들이 있기에 이 우주가 아름다운 게 아닌가 싶다. ― 본문에서
14강 「암흑 물질은 은하의 요람」은 96퍼센트의 미지의 영역에서 비롯된 별과 은하의 탄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암흑 물질의 중력 분포가 만들어 놓은 우주 공간의 ‘웅덩이’로 입자들이 모여들어 핵융합 과정을 거쳐 최초의 별과 은하가 탄생했다. 15강 「별보다 은하」, 16강 「하나의 별이 탄생해 사라지기까지」는 그렇게 탄생한 별과 은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은하 연구는 이석영 교수의 전공 분야에 해당하는 만큼 그의 정밀한 설명이 담긴 강의를 한 문장 한 문장 직접 경험해 볼 것을 권한다. 특히 이번 증보판을 통해 12강에서 다뤘던 우주 배경 복사의 비등방성이 어떻게 현재와 같은 은하 분포를 만들어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이 순간 인류 최대의 질문이 밝혀진다
빅뱅 우주론의 신기원, 그 첫 번째 고전!
20세기 초부터 속도가 붙은 관측 기기의 발전은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최정상을 향해 치닫고 있다. ― 본문에서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목성을 처음 관찰했을 때 스스로가 수천, 수만 년을 이어 오던 인류의 우주관을 송두리째 바꾸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장 고귀한 발견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가치를 가지고 불쑥 찾아올 것이다. ― 본문에서
지금 이 순간이 천문학 혁명기라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관측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 있다. 우리는 외부 은하를 관측한 허블 우주 망원경, 우주 배경 복사 스펙트럼을 측정한 코비 우주 탐사선, 천문학의 정량화 시대를 이끈 WMAP, 더욱 정밀한 우주 배경 복사 온도 분포를 측정해 비등방성 연구에 기여한 플랑크 우주 망원경, 그리고 2018년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등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17강 「21세기는 천문학의 시대」에 잘 드러나 있다. 급팽창 이론과 비등방성 연구로 대표되는 이론적 발전과 더불어 차세대 우주 망원경의 출현에 힘입어, 우리가 아는 우주는 더욱 선명하고 넓어지고 있다.
어느덧 18강 「이 모든 것이 빅뱅의 산물이다」에 와서도 여전히 궁금한 점이 무궁무진할지도 모른다. 137억 년의 역동적인 우주 역사를 모두 담아낸 책이니 그 내용의 밀도가 높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최초의 빅뱅 가설이 발표된 지 90년, 코비 우주 탐사선이 우주 배경 복사 스펙트럼을 측정한 덕분에 가설에 불과했던 빅뱅설이 이론으로 정립된 지 25년, 우주가 가속 팽창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암흑 에너지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알고 있다면 ‘빅뱅 우주론 강의’의 훌륭한 수강생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올해는 빅뱅 우주론과 관련된 각종 기념일이자 차세대 관측 기술이 가져올 극적인 변화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빅뱅 우주론의 신기원을 맞이하는 2017년, 『(증보판)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의 출간은 그 의미가 크다.
21세기는 천문학의 시대이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우주 탐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자, 이제 독자들 중 누가 이 역사에 참여할 것인가? ― 본문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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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57. 위대한 우리. + 더보기
Heeheeee 2018-11-15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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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사에서 호킹까지
우주론은 우리를 둘러싼 우주가 어디까지 이어지며 어떤 구조인지, 또 어떻게 생성됐는지 생각하는 분야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우주의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주의 기원은 천문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수많이 이들을 사색과 탐구에 이끈 화두였기 때문이다.
* [절판] 장샤오위안 《별과 우주의 문화사》 (바다출판사, 2008)
천문학은 점성술이라는 기나긴 동굴을 헤매다 정식 학문이 되었다. 점성술사들은 별들의 형태를 보고 방향이나 시간을 어림잡았으며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고대인들은 별을 통해 사람의 운명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전쟁이나 재난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대의 천문학이 이렇게 비과학적인 모습만 보인 것은 아니었다. 농업이 시작되면서 기후 변화와 강의 범람 시기를 정확히 알아낸 것을 봐도 천문학은 이미 학문으로써 틀을 잡고 있었다.
* 칼 세이건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2006)
* [절판] 존 스트로마이어, 피터 웨스트브룩 《피타고라스를 말하다》
(퉁크, 2005)
* [품절] 이광연 《피타고라스가 보여주는 조화로운 세계》 (프로네시스, 2006)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우주를 수학적 조화들로 가득 찬 거대한 악기로 보았다. 단순한 현 길이의 차이가 조화로운 화음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수학적인 질서를 가진 천체가 움직일 때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생각했다. 피타고라스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천체에서 나는 소리에 익숙해져 있기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수학적인 구조를 통해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코스모스(Cosmos)라고 불렀다. 코스모스는 우주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 남영 《태양을 멈춘 사람들》 (궁리, 2016)
* 제임스 R. 뵐켈 《행성운동과 케플러》 (바다출판사, 2006)
* 오언 깅그리치, 제임스 맥라클란 《지동설과 코페르니쿠스》 (바다출판사, 2006)
피타고라스의 우주론은 플라톤(Plato)을 거쳐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와 코페르니쿠스(Copernicus)에게 영향을 주었다. 케플러가 생각한 우주에는 기하학적 질서가 나타나 있다. 이 ‘기하학적 질서’는 신이 우주를 만들면서 부여한 규칙성이다. 케플러는 천체가 동심원이라는 완벽한 기하학적 도형의 형태로 되어 있다고 믿었다. 코페르니쿠스도 우주가 수학적 질서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는 천문학자라기보다는 수학자에 가까웠다. 대부분 사람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과학혁명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에는 그의 우주론에 스며든 보수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주목받고 있다. 코페르니쿠스를 ‘과학혁명의 이단아’로 보는 입장에 반대하는 학자들은 그의 우주론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과 ‘조화 우주론’을 부분적으로 포용한 작업이라고 주장한다. 즉 지동설은 기독교의 핵심교리와 연관된 천동설과 피타고라스 우주론이 적당히 합친 산물이다. 코페르니쿠스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연구를 진행했다. 천동설은 기독교 교회의 거역할 수 없는 도그마였고 신앙의 절대 조항이었다. 코페르니쿠스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지동설을 언급한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가 나왔으니 로마 교황청의 종교 재판을 피할 수 있었다.
* 시부사와 다쓰히코 《흑마술 수첩》 (어문학사, 2017)
* [절판, No Image] 콜린 윌슨 《우주의 역사》 (범우사, 1986)
잘 알려지지 않는 내용이긴 한데,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도 독창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우주론을 세상에 공개한 적이 있다. 시부사와 다쓰히코(澁澤龍彥)는 《흑마술 수첩》(어문학사, 2017)에 ‘포의 우주론’을 아주 잠깐 언급했는데, 이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다.
포(E. A. Poe)를 본받아, 미스터리 작가는 반드시 자신의 우주론을 써야 하는 그러한 제도가 마련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흑마술 수첩》 47쪽)
우주론의 역사를 다룬 교양서나 과학 교과서는 ‘포의 우주론’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포의 우주론’을 비중 있게 언급한 책이 콜린 윌슨(Colin Wilson)의 《우주의 역사》(범우사, 1986)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절판되었다.
1847년 포는 <유레카(Eureka)>라는 책을 집필하는 일에 몰두했고, 출판사에게 이 책의 초판을 5,0000부로 인쇄해달라고 요청했다. 포는 이 책이 성공할 거로 믿었다. 그러나 <유레카> 초판은 불과 500부만 인쇄되었고, 이 책을 읽은 비평가들은 차디찬 반응을 보였다.
“우주의 기원을 해명했다는 포의 주장은 ‘증거가 조금도 없는 뻔뻔스러운 독단’이다.” (《우주의 역사》 9쪽)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비평가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포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응수했다. 그는 <유레카>에 대한 악평을 쓴 비평가들에게 항의 편지를 보냈다. 포의 우주론은 프랑스의 천문학자 라플라스(Laplace)의 우주론과 독일의 자연 과학자 알렉산더 훔볼트(Alexander Humboldt)의 우주론의 내용과 일부 비슷한데(장르적 유사성?), 비평가들은 포가 라플라스의 우주론을 도용했다고 비난했다. 콜린 윌슨은 포의 우주론에 구체적인 근거가 빈약한 점을 지적했고, 포가 과장된 표현으로 우주의 기원을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 마샤 바투시액 《블랙홀의 사생활》 (지상의책, 2017)
* 이석영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사이언스북스, 2017)
* 사이먼 싱 《빅뱅 : 우주의 기원》 (영림카디널, 2015)
하지만 포는 <유레카>에 ‘시대를 상당히 앞서 간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그는 초기의 우주가 공처럼 생긴 물체처럼 생겼으며 그것이 ‘폭발’해서 별과 행성이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포는 언젠가 우주는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놀랍게도 포는 ‘빅뱅(Big Bang)’ 우주론과 블랙홀(Black Hole)과 유사한 개념을 생각했다.
* 스티븐 호킹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까치, 1998)
* 크리스토프 갈파르 《우주, 시간, 그 너머》 (RHK, 2017)
아주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모든 물체가 가진 정보는 절대 사라지지 않으며 과거의 원인으로 미래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블랙홀이 소멸할 때 그것이 빨아들였던 모든 정보도 함께 소멸한다고 주장해 기존의 물리학 원리를 뒤집었다. 호킹은 블랙홀이 만들어지면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하며 이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를 통해 질량을 상실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정보는 다시 방출되지 않으며 블랙홀이 사라지게 되면 이런 정보도 함께 사라진다. ‘호킹 복사’를 입증하기 위해선 많은 후속 연구와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호킹의 대담한 주장은 우주의 실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포는 과대망상이 시달리는 상태 속에서 직관만으로 우주의 기원을 설명했지만, 시대를 앞서간 그의 통찰은 기억해둘 만하다.
* 콜린 윌슨 《아웃사이더》 (범우사, 1997)
콜린 윌슨은 점성술, 신비주의 사상 등 현대 과학이 거부하는 생각들이 근대 천문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주장한다. 과학의 역사를 새롭게 접근하는 관점은 장샤오위안(江曉原)의 《별과 우주의 문화사》 (바다출판사, 2008)와 유사하다. 그런데 장샤오위안의 책도 절판됐다…‥. 콜린 윌슨은 출세작 《아웃사이더》 출간 이후로 오컬트(Occult), 불가사의 같은 분야에 심취하여 이와 관련된 책들을 펴냈다.
* [품절] 로버트 토드 캐롤 《회의주의자 사전》 (잎파랑, 2007)
《우주의 역사》는 콜린 윌슨이 '암흑의 지식'에 한창 몰두하고 있었던 시기인 1980년에 발표된 책인데 이 책에서도 오컬트에 박식한 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그가 이 책에서 언급한 오컬트 정보 중에는 도저히 ‘과학’과 ‘사실’이라고 볼 수 없는 허황한 내용들도 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1986년에 이 책이 ‘청소년 권장도서’였다는 점이다. 《우주의 역사》 1장에 ‘달의 기운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효과’와 ‘수맥 찾기’로 잘 알려진 ‘다우징(Dowsing)’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사이비 과학’에 가까운 이 터무니없는 내용을 철저히 검증하고, 조목조목 비판하는 입장을 알고 싶으면 《회의주의자 사전》(잎파랑, 2007)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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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02 공감 (2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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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동의보감을 읽기 싫은 상태로 고미숙 선생님의 무료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있다. 고전은 왠지 읽기 싫다. 얍삽하게 선생님이 추려놓은 결론만을 습득하는 것으로 끝내고 싶다. 전에 읽은 바보야...에서 디지털시대는 백수가 주인공이라고 하였는데 이 책이 먼저 나왔지만 실질적인 백수 생존법이 있어서 반가왔다. 209쪽 브리콜라주 경제학 - 백수생존법. 도시락과 커피를 싸들고 도서관이나 평생교육원 등으로 가서 공부한다. 밥값과 교통비는 있어야 하는 것이다. 취업공부 건 혹은 자기수련이건 밥과 수련과 비전탐구, 이 셋은 나란히 함께 가야한다고. 여기서 브리콜라쥬란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인디언의 기술을 뜻함.
오랜기간 많은 기술과 노하우를 읽어왔고 배워왔다. 적정기술과 절제능력을 발휘하여 살아갈 백수로서 기본 자세를 갖춘 셈이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브리콜라쥬 기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몸과 인문학이 동떨어진 것 같아보이지만 사랑과 미움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듯이 몸(걷기) 인문학(공부)은 하나이다. 걷기에 관심을 갖게된 것도 몸이 원하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고미숙 선생님의 문장은 짧고 간결해서 좋다. 긴 문장으로 무슨 말인지 알아먹지도 못하게 해놓거나 짜집기하지 않아서 좋다. 계속 샘의 책들을 읽어나갈 계획이다. 공동체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 몸이 안 움직인다. 수업료가 꽤 비싸다- 아이러니하게 슬퍼짐. 경제적 자립을 위한 백수되기 전작업으로 돈이 필요하다니 역시 도서관이 답.
책속의 책
자립의 토대는 고전과 글쓰기다. 고전의 텃밭을 일궈 글쓰기를 하고, 그것을 세상에 소통시킴으로써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부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돈 때문에 삶이 소외되는 경로를 밟지는 않는다. 122p
생로병사의 전 과정이 선물이지만 청춘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선물이다. 이 선물을 만끽하려면 무엇보다 주술에서 벗어나라! 꿈을 가져야 한다는, 혹은 꿈을 이루어야 한다는. 131p
가족과 혈연의 틀을 넘어 ‘세대공감의 네트워크‘를 열어가는 수밖에는 없다. 공부가 최고의 대안이라는 건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1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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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7-04-30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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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과학]에서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를 읽으면서, 저자의 다른 책 <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를 읽었다. <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와 두 책의 내용이 일부 겹치기 때문에 읽는 데 조금 수월하기도 한데, <초신성의 ~>는 천문학과 관련된 내용에서 자신과 사회를 돌아본다.
<초신성의 후예~ >에서는 이 분이 천문학에 굉장한 애착이 있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이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같이 보인다.
우주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을 설명하면서, 과학고나 외국어고를 떠올린다.
나는 1980년대 초반에 고등학교를 다녔으니 특목고가 탄생하기 이전 세대이다. 처음엔 좋은 일이지 싶었다. 과학서적을 탐독하고 라디오를 만든다고 납땜질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온갖 실험을 맘껏 할 수 있는 학교가 생긴다니, 외국어 교육이 부실한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외교관과 언어를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외국어 교육에 중점을 둔 학교가 생긴다니 반가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의 기회는 결국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기득권을 가진 계층에겐 활짝 열려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가정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이미 가진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새롭게 제공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시 서류 심사를 하다 보면 특목고 출신들은 화려한 경력의 훈장을 셀 수 없이 많이 달고 있다. 그들에 비해 지방 멀리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서류는 수수하기 그지없다. 훈장의 숫자로서열을 매기는 현재의 시스템 상에서 부와 기회의 대물림에 거스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훌륭하신 분들이 어련히 많은 고민을 하시고 계시겠지만 내 짧은 생각으론 특목고는 이미 다양한 공,사교육의 기회를 가진 대도시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그런 기회가 적은 지방의 학생들과 사교육이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실시되면 좋겠다. 일생을 바쳐 과학을 하고 싶어 안달이난, 그러나 기회가 적은 그런 학생들을 육성하고, 외국어를 진지하게 배우고 싶어 하는 인문 사회학도를 찾아 가르치는 그런 교육 정책 말이다. (145-146)
요즘 젊은 이들에게 뭐라 말하는 꼰대와 달리, 저자는 스승의 날에 어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 선배들 부모들 그리고 이 땅의 선생들 우리는 후대에게 끝없이 더 잘되라고 교육을 하지만 정작 우리가 처한 위치에서 올바로 서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은 별로 없다. 내 나이 오십에 무슨 공부를 더하겠냐 하겠지만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공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책을 읽지 않으며 어떻게 후대에게 책을 강요하며, 내가 내 가정의 복지를 위해 술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할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후대에게 자신을 다스리라고 호소력 있게 말할 수 있겠나.
우리 학생들은 연구가 잘 안 풀리면 다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며 주눅이 든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까지 예일 대학교,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칼텍), 옥스퍼드 대학교, 연세대학교에서 십수 년 교육에 종사한 경험상 교수가 친절히 잘 지도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학생이 얼마나 좋은 연구를 하는가에 멘토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말이다. 거꾸로 말하면, 학생이 힘들어 한다면 책임의 큰 부분이 교수에게 있다는 것이다. 어떤 논리도 일반화하긴 힘들지만 내 학생 대부분이 뭔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먼저 나의 역할을 의심해 볼 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다섯 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영국에 있던 시절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세 명, 귀국한 후 연세대학교에서 두 명이다. 모두 다 프로 천문학자로 일하고 있고 나의 큰 자랑거리이다. 그중 바티칸에서 교황을 보필하는 과학자도 있고, 세계 적인 명문 대학교의 교수가 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그들을 보면 부족한 것이 보인다 1、2년에 한 번씩 나를 찾아와 함께 공동 연구를 할 때엔, 나는 어김없이 옛날 의 나로 돌아가 꾸짖고 책망하길 반복한다. 마치 나는 늘 옳고 그들은 늘 부족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실상을 말하자면, 나는 그들과 같은 나 이에 훨씬 능력이 부족했고, 그들이 내 나이가 되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역사가 흐르는 방식이다.
나는 요즘 내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내 학생들이 내게서 박사 학위 를 받은 후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내겐 그들의 뜀판이 되기엔 충분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게 지도를 받는 학생들의 학문 세계는 지도 교수인 나의 학문 세계의 크기를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결국 내 학생들의 수준은 곧 나의 수준의 반영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내 한계를 더 많이 뛰어넘기만을 바랄 뿐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좋은 연구 결과를 내더라도, 그들의 학문적인 아버지인 내가 국제적인 인지도가 낮아서 그들의 진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땐, 더욱 기분이 쳐진다. (36-38)
저자는 유학시절, 돈이 없어 곤궁했던 시절 남의 차 후미등 하나를 깨뜨렸으나 도망친 일을 원죄로 생각한다. 사정이 급박한 사람들에게는 그럴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복된 삶을 누라는 사람이 의로운 삶을 사는 것은 쉽다. 우리는 깨끗 차를 몰고다니면서, 하루종일 길을 걸으며 힘든 숨을 가래침으로 길에 뱉는 휴지 줍는 할아버지를 나무란다. 한 번도 배를곯아 본 적 없으면서, 사흘을 굶다가 시장에서 빵을 훔치다가 잡힌 우리 시대의 장발장을보며 혀를 찬다. 자기가 소유한 다섯 채의집중딴하나도 자기 힘으로 사야 할 필요가 없었으면서, 생애 처음 집 하나 장만하는 젊은 부부가 집값을 깎아 달라고 비굴한 미소를 지으면 경멸의 눈초리를 보낸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살지 않으면서 저녁이 되면 산책을 오는 나보다 못사는 사람들이 싫다. 우리 아름다운 교정에 음식을 배달하러 들어오는 오토바이가 눈에 거슬린다. 나의 깨끗한 집을 다른 사람들이 어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담을 높이 쌓는다. 복된 삶을 사는 내 자녀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싫어서 특수학교를 보낸다. 사회에 범죄를 짓고 이미 죗값을 치른사람들을 우리로부터 영원히 격리하고 싶다. 나는 마치 어떤 종류의 불행에도 면역을 가진 것처럼. 하지만 무슨 말이 내 입에서 나오기 전에 나는 내 원죄를 기억한다. (215-216)
우주과학이 어려워 함께 읽어본 책인데, 우주과학 못지 않게 한 어른께 조언 아닌 조언을 들었다.
온전히 조화로운 우주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사실이, 실은 수많은 노력과 우연의 조합으로 이뤄진 ‘당연하지 않은’ 사건임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경악 혹은 희열.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두 가지의 희열을 안겨주었다고 할 만하다. 이 우주가 당연하게 존재하고 진행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그리고 인류가 오늘날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된 것 역시 당연하지도 필연적이지도 않다는 점이 나를 놀랍고도 기쁘게 했다. 물론 알고는 있었다. 적어도 내가 이 시대를 온전히 살고 있는 현대인인 한에서는, 이 우주가 근본적으로 원인과 결과가 아퀴가 맞아 돌아가는 완벽하게 필연적인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완전히 모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진정 몰랐던 사실은 뭐랄까. 이 우주가 오늘날처럼 존재하고 또 확장하기 위해서 얼마나 절묘한 우연과 필연의 조화가 있어야만 했느냐는 점이었다.
우주는 한때 사람들이 믿어왔듯이 완벽하게 질서정연한 우주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류의 어떤 해석도 허락하지 않는 철저한 예측불허의 우주도 아니었다. 오히려 이 우주에게는 안정을 위해서 혼돈이, 혼돈을 위해서 안정이 필요했다. 안정 혹은 혼돈이라는 폐쇄된 구조 내에서 한정된 요소들만으로 이뤄지는 허약한 조화가 아니라 바로 그 구조 자체가 개방되어 서로 다른 구조와 수많은 요인들이 함께 맞물려 돌아간다는, 그리고 그 결과 지속가능한 우주의 성장이 가능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인 만큼이나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예측 가능한 요인이 탄생하기위해서 예측 불가능한 변이(變異)와 오차, 불균질성을 요구하는 우주는 그 실상을 알아가는 놀라움만큼이나 그에 도달하기 위한 연구의 어려움도 명백했다. 이 책이 이해가 다소 어려웠던 이유 역시, 단순히 현재까지 밝혀진 빅뱅 우주론의 결론을 정리, 해설하는 접근이 아닌, 빅뱅 우주론이 현재와 같은 결론에 이른 연구 흐름 자체에 주목한다는 데 있었다. 원인 추적과 측정이 어려운 미묘한 변이들과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상태의 유지가 공존하는 우주의 양면성을 이론적으로 조화시켜 이해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어려움을 저자는 굳이 피해가지 않았던 까닭이다. 단순히 독자들에게 빅뱅 우주론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그동안 우주의 상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던 오류 혹은 빅뱅 우주론의 한계와 같은 측면은 비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단적인 예로 그동안 빅뱅 우주론의 한계로 제기되었던 우주의 지평 문제, 편평도의 문제, 원시입자의 문제를 설명한 8강과, 비록 아직 완전한 해답은 될 수 없을 지라도 이 세 가지 난제에 대한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한 급팽창 이론을 다룬 10강을 들 수 있다. 앨런 구스의 급팽창 이론으로 우주 초기의 단기간에 이뤄진 급팽창은 상대적으로 그 이전까지 우주의 부피가 작았으며 그러므로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서로 연관성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대단히 멀리 떨어진 우주의 부분들도 이미 급팽창 이전의 작은 우주 속에서 서로 인과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설명을 제시했다. 또한 현재의 우주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대단히 희박한 확률의 임계밀도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우주 편평도의 문제 역시 우주의 급팽창이 불러온 엄청난 에너지의 변화로 해결의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 원시입자의 문제 역시 아득한 과거에 있었던 초기 우주에 존재했던 원시 입자가 급팽창으로 인해 너무도 광대한 우주 공간에 확산되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우주의 지평 내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추정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이미 언급했듯이, 이러한 급팽창 이론을 제기하기에 앞서서 빅뱅 우주론이 직면했던 세 가지 난제를 먼저 보여줌으로서 독자들에게도 이 이론이 그동안 여러 도전과 난제를 극복해오면서 현재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현재까지 성장한 빅뱅 우주론의 우수성을 제시하고 인정받는 손쉽고 화려한(?) 방법 대신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이 이론이 현재 도출한 결론 못지않게 그동안 이에 이르기 위해 극복해야만 했던 난제와 그를 극복하게 해준 발상까지 거슬러가는 서술이었다. 이를 통해 독자들 역시도 그 당시 빅뱅 우주론을 구축하기 위해서 천문학자들이 직면해야만 했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공유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해가 불편한 감도 없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긴 호흡의 서술이야말로 오늘날 우주의 탄생과 성장을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는 이 이론을 그동안 잘 모른 채 지내왔던 여느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믿음은 책을 읽을수록 더욱 굳어졌다.
다른 무엇에 대한 이론도 아닌 우리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우주를 설명하려 하는 이 이론을 지금 현재의 수준으로만 소개한다면, 그 이전까지 이 이론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여러 천문학자들을 힘들게 했던 우주의 다양하고 복잡한 측면들에 대한 이해가 간과될 위험이 다분하다. 그런 까닭에 이 이론이 현재까지 이룬 성과만을 주목했을 때, 오히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현재 우리의 근원이자 토대라고 할 수 있는 우주의 진정한 이해를 추구하는 빅뱅 우주론의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그런 간편한 길을 택하지 않음으로써, 일시적인 이해의 용이함 대신 이 빅뱅 우주론이 그렇듯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걸을 수밖에 없게 만든 우주 자체의 본질에 대한 눈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해준 사례가 3강과 11강에서 다룬 아인슈타인의 우주 상수였다. 팽창하지도 않고 수축하지도 않는 우주를 가정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넣었다고 간주되었던 우주 상수가 결국은 현재의 이 우주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동시에 초기에는 감속팽창을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임계밀도를 구성하는 공간 그 자체의 에너지로 다시 부상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주 자체가 우리의 일반적이고 단편적인 이해 속에 갇힐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육안에 비친, 불변하고 고정된 우주를 납득시키기 위해 작위적으로 설정했던 것이 우주상수의 시작이었다면, 오늘날에 이르러 새롭게 인식되는 우주상수는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양상의 우주 팽창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인이 되었다. 우주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점에서는 아인슈타인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변화의 축이 된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특성을 드러냈다.
이와 같이 설혹 한때는 한갓 시행착오, 실수에 불과한 요소라 할지라도 전체적인 우주 구조와 그에 대한 이해 속에서 언제든지 수용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빅뱅 우주론이 바라보는 이 우주는 언제나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어느 한순간 급격하게 수축하거나 팽창하지 않고 안정적인 팽창을 유지하는 이 우주가 의존하는 바탕이, 다름 아닌 측정하기 어렵고 개략적인 성질만을 유추할 수 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우주상수)와 같은 요소들이란 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이해와 해석의 가능성이 항상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는 덕분이다. 이렇듯 다양하게 열려 있는 변수들이야말로 오늘날까지 수많은 석학들이 매달렸음에도 우리가 우주의 전모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는 원인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복잡하다거나 복잡하다는 혹은 예측이 가능하다거나 불가하다는, 양자택일의 단순한 해답을 허용치 않는 우주의 이러한 다층적인 특성이야말로 이 우주가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는 이유 그 자체였음을 이 책을 읽어가는 내내 조금씩 더 깨달아 나갈 수 있었다. 어쩌면 그동안 그 수많은 학자들이 이 우주를 알아나가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 역시, 그들을 가로막는 이러한 안정과 혼돈이 서로 조화된 우주의 실체에 접근해나가는 그 노력과 깨달음 자체가 안겨주는 즐거움 덕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우주에 대한 나의 이해가 얼마나 가벼웠는지를 생각해보면, 새삼 부끄러워진다. 그저 아득히 먼 언젠가 빅뱅이 있었고 그로부터 오늘날과 같은 우주가 형성되기 시작해서, 그것이 완성된 후에는 그저 이렇게 안정되고 정교하게 유지되고 있으리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나라는 존재는 그저 그 우주의 별 중 하나인 지구에 살고 있기에 그런 우주와 관계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내게 우주는 팽창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좌우간 지극히 평온한 구조이고, 그 탄생이 나에게 직접 미친 영향이 무엇인지도 몰랐으니 그저 내가 그 속에 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왔다.
이 책은 고맙게도 그 두 가지 생각 모두를 바꿔주었다. 우주는 내가 생각하듯이 마냥 평온하고 불변하는 구조가 아니며, 내가 그렇게 인식할 정도로 안정된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거대하고 다양한 변화와 불안정을 전제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전히 우리는 이 우주가 안정되게 팽창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간주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무엇보다 빅뱅이 언제, 왜 일어났는지는 우리에게 여전히 불확실한 미지의 영역이었다. 알 수 없는 힘으로, 끊임없이 팽창하는 우주, 난 더 이상 우주에 무심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책의 초반부인 1장에서는 우리 태양계가 탄생하기 전에 그 원재료가 된 기체 덩어리 근처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는데, 그 초신성은 그 생애 전체 동안 만든 모든 중원소(重元素,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철 등)을 은하 기체에 환원하고서 일생을 마감했으며, 현재 우리 몸속에 있는 모든 중원소가 바로 그 아득한 먼 옛날의 중원소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지적했다. 난 이미 이 부분에서 저자의 의도대로 우주가 나와 얼마나 긴밀한 지를 잊을 수 없게 되었다. 안정되기 위해서 팽창하고, 알고 있는 요소의 밑바탕에는 알지 못하는 요소가 있는 이 매력적인 우주는, 나와도 뗄 수 없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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