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5

박찬승 - - 보수와 진보, 자유와 평등

박찬승 - - 보수와 진보, 자유와 평등






박찬승
Yesterday at 16:33 ·



- 보수와 진보, 자유와 평등 -

어제 밤 홍준표와 유시민의 토론 내용의 앞 부분을 잠시 보았는데, 보수와 진보가 각각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나왔다. 홍준표는 보수는 자유를, 진보를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했다. 유시민은 원론적으로는 이에 찬성했으나 과거 역사 속에서는 보수는 오히려 자유를 억압하였고, 진보가 자유를 추구해왔던 것이 아닌가 하고 되물었다. 홍은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보수의 이승만은 공산주의 체제의 수립을 막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웠고, 박정희도 역시 5.16 이후 미얀마와 같은 국가사회주의 체제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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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란 무엇일까. 그것은 사실은 반공국가 체제였다. 왜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그들의 지지자들은 반공국가 체제를 지향했을까. 그것은 사유재산권의 보장과 자유로운 행사가 그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기 때문이다. 이승만 시대에 그의 지지자들에게는 지주의 토지소유권의 보장(농지개혁 시의 유상몰수 유상분배 시행), 박정희 시대에 그의 지지자들인 자본가들에게는 국가에 의한 기업 활동 지원과 이권, 특권의 보장, 그리고 농민과 도시서민들에게는 빈곤 탈출이 가장 중요했다. 따라서 그들의 지향은 서양의 이른바 '자유주의'나 ‘자유민주주의’와는 그 성격이 크게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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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자유주의는 시민계급의 형성 과정에서 나온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것으로, 시민계급의 사유재산권뿐만 아니라 언론, 집회, 결사, 표현, 사상, 종교의 자유 등을 중시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일제 강점기나 해방 이후 적어도 1960년대까지는 시민계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따라서 '개인주의'와 그에 기초한 '자유주의'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당시 야당이나 재야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던 이들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주창하였지만, 그들에게도 자유주의를 뒷받침하는 개인주의는 여전히 약하였다. 학생운동 진영의 경우에도 내부적으로 보면 개인주의나 자유주의보다는 집단주의와 가부장주의가 강하였다. 1960, 70년대 민주화운동의 중심 가치는 자유보다는 민주주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1980년대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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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에 기초한 자유주의가 대두한 것은 1990년대 이후가 아닐까 싶다. 1980년대의 경제호황 국면을 타고 중산층이 어느 정도 형성되었고, 대학 졸업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서구의 자유주의 사조가 본격 유입되면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도 확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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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이처럼 '자유'라는 가치, '자유주의'라는 이념에 대한 추구는 보수나 진보를 막론하고 모두 취약하였다. 다만 상대적으로 본다면 그래도 진보 쪽이 더 '자유'를 추구해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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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한국의 진보는 평등을 추구해왔을까.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국의 진보에게는 제도적인 민주주의의 쟁취도 힘에 겨웠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적 평등에는 크게 관심을 갖기 어려웠다. 1980년대 들어 일부 청년 학생들이 노동현장에 들어갔고, 80년대 말에 민주노총이 등장하기는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민주화운동 진영에게 '평등'의 가치는 여전히 뒷 순위였다. 그런 가운데 1997년 IMF 사태가 왔고, 이후 10년 동안 진보쪽 정권이 들어섰지만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한국 사회는 평등과는 거리가 먼 양극화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보면,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 진영을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 추구와 연결시켜 구분하는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169Sung Deuk Oak, 李昇燁 and 167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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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chan Lee 이보다 더 명료한 정리가 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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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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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희 공감합니다. 아직까지 물질주의 추구중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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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승 replied · 1 reply


Young-kyoung Yoo 이제 평등을 좀더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갈수록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신흥귀족들이 나타나고 계급사회가 더욱 뚜렷해지며, 현대판 임금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로 많습니다성별, 학력별, 정규직과 비정규직, 내국인과 외국인의 임금격차를 해소해야 누구나 인간답게 인간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로 나아갈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유세 도입, 기업에 노사 공동 경영 참여제도 도입, 최금임금 인상 뿐 아니라, 최고임금 인하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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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승 replied · 1 reply


Choo Yoon Kim 지금 20대와 30대 초반의 대부분은 서구적 개인주의와 계약이 무엇인지를 이미 깨닫고 실천하기 때문에

단순히 좀 더 진보적이라고 해서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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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un Bae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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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섭 저도 적극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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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호 잘 읽었습니다
반공과 자유지요
서구의 자유주의는 근대 역사의 투쟁의 산물인데 한국의 보수는 이런게 없지요
서구의 자유주의는 사회주의가 등장하자 보수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또는 사회민주주의로 진화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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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h

오병수 한국에서 자유주의는 보수적 정당(양당)체제, 선거에 의한 권력구성, 기업활동의 자유 등 미국식 정치문화를 핵심으로 한 이식된 '냉전 자유주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연히 반공이데올로기로서 기능했고, .. 그래서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것도 (자유니 평등이니 이런 가치 보다는)냉전체제에 대한 태도가 기준이 아닌가요? 물론 현재 탈냉전이 진행되면서 지형이 다양화되는 측면이 있지만, 좀더 탈냉전이 구체화 되면 자유주의든 사회주의든 근대사상을 자원으로 한 새로운 모색이 가능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