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5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 신학자 정경일이 참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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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정경일이 참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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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8. 10.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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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시인의 시구처럼 ‘새길’을 여는 정경일(49) 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을 찾았다. 정원장은 새길교회에서 예배위원장으로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있지만 목사가 아닌 평신도신학자다. 새길교회는 길희성, 김창락, 이삼열, 한완상 등이 평신도 중심의 교회로 1987년 설립해 지금도 교회건물이 없이 오산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린다. 그래서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이 교회 사무실 구실을 한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 이화사거리의 한 빌딩 7층에 있는 이 사무실엔 ‘세월호’ 리본이 붙어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새길교회 교인들과 안산으로 내려가 유가족들과 매달 예배를 드렸으니 새길교회와 ‘세월호’는 둘이 아니다.

 하지만 정 원장은 ‘사회적 이슈’에 나서는 운동가나 목사보다는 수도원의 노동수사나 산중 선방의 선승 같은 인상이 짙다. 실제 그는 내적 영성 수도와 사회적 참여 사이에서 적잖게 고뇌했다고 한다. 정원장은 80년대 후반 대학운동권이었다. 숭실대 총학생회에서 활동을 하느라 학점을 못 받아 6년이나 다녀야 했던 열성 운동권이었다. 그러면서도 태생부터 내향적 성격 때문에 외적인 활동이 마음에 부대꼈다고 한다.







지난 4월 경기도 안산에서 세월호참사 4주기 기억예배에서 기도하는 정경일 원장



김경재 교수가 섬광처럼 빛
“거대한 악과 싸우면서 일어난 분노가 몸과 마음을 덮칠 때면 ‘악과 싸우다 나도 악마가 되어가는 건 아닌가’라는 불안이 엄습하곤 했어요. 성격적으로 보면 조용히 홀로 있는 게 좋았지만, 역사적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한신대 신학대학원이었다. 그는 군목의 아들이지만 목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내적인 기쁨도 추구하며 사회적 책무를 하려면 ‘종교’분야가 나을 것 같았다. 그러나 김재준 문익환 문동환 서남동 안병무 등이 키운 한신대도 사회운동 기풍이 강해 뭔가 내적인 기쁨을 얻고 싶은 갈망을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그의 내면은 침묵수도나 관상기도를 좇고 있었지만, 이성은 대학시절과 다름없이 정의, 평등, 민중신학, 해방신학을 부르짖고 있었다. 내면과 외면의 부조화로 힘들던 시절 지도교수인 김경재 교수가 섬광처럼 빛을 비춰주었다. 신학생 전체 수련회를 갔는데 김 교수가 좌선을 지도했다.

 “만약 다른 분이 영적 수행을 언급했으면 의심했을 텐데 사회적 실천을 중시하는 분이 좌선을 가르쳐주니 ‘아, 영적 수행과 사회적 실천이 둘이 아닐 수 있겠구나’란 생각으로 너무도 기뻤지요.”

 영적 수행의 기회는 뜻밖에도 군대에서 주어졌다. 강원도 양구에서 군종병으로 있으며 영외에 있는 교회에서 새벽마다 눈을 치우고 깊은 침묵기도를 하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군 제대 후 그는 서강대 대학원에서 종교학계의 거목인 길희성 교수의 지도로 종교학을 전공했다. 그때도 마음은 불교를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선택한 것은 불교가 아닌 샤머니즘이었다. 불교가 우리나라에서 기득권 옹호 구실을 했고 샤머니즘이 오히려 ‘민중적’이었다는, 다분히 운동권적 시각에 따른 결정이었다.



» 정경일 원장이 참선 모임을 이끌던 미국 뉴욕 맨하탄 유니온신학교 채플



세계적 신학자인 스승도 참선 동참
 그런데 2005년 신학을 공부하러 간 미국 유니언신학대학교에서 불교 수행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채플실에 매일 새벽 6시 반부터 한 시간씩 열리던 참선반이었다. 일본 조동종 계열의 묵조선 수행을 그는 매일 아침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했다. 2년 뒤엔 일요일 저녁 참선모임도 만들었다. 그는 일요일이 되기전 참여자들에게 참선 명상과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될만한 글들과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주며 참선모임을 이끌었다. 나중엔 세계적인 신학자인 그의 스승 폴니티 교수도 이 모임에 함께 했다. ‘유니온 참선반’은 코디네이터 구실을 한 그가 유니온신학교를 떠난 2013년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참선은 그에게 빛만이 아니라 어둠도 직시하는 계기를 주었다. 2009년 가을 그는 갑작스런 ‘심리적 공황’을 경험했다. 참선이 잘 되고 있던 시절이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격렬한 불안이 2주 동안 그를 완전히 사로잡아 버렸다. 그는 1년 동안 심리적 공황을 겪으며 명상의 평화 속에 방치한 깊은 상처들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평화 속에 억압해 버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귀를 기울이며 그는 영적 평화라는 외피 속에 개인적 상처도, 사회적 아픔도 덮어 버려서는 안된다는 현실을 직시했다.

 귀국 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있었다. 엄청난 트라우마 속에서도 자신의 치유를 제쳐놓고 싸워야 하는 유가족들을 지켜보고, 또 그런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기독교인들을 보면서 그도 긴 우울감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어두운 곳을 외면하지 못하는 그는 세월호 유족들 뿐 아니라 쌍용차노동자와 굴뚝농성노동자, 성주미사일기지반대시위현장 등으로 늘 발길을 돌렸다.







스님-신부-목사 함께하는 모임도
 그럼에도 수행을 통해 내적 기쁨에 이르는 갈망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 둘 중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외향적인 활동에만 치중하면 금세 에너지가 소진되는 태생적 한계를 보충해주고 힘을 준 것은 ‘함께하는 공동체’들이었다고 한다. 그는 새길교회에서 단독 목회를 지양하고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성’을 강화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었다. 또한 스님·신부·목사 등과 함께 공부하는 환희당모임, 관상기도모임인 렉시오 디비나, 신학연구모임인 ‘대구와 카레’등에도 참여하며 영성적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엔 남북평화체제에서 신앙과 교회, 신학의 제자리를 찾기 위한 신학자공부모임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런 영성·공부모임이 사회현실에 나아갈 힘을 주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들어 전에 없던 감흥을 느낀다고 한다. 체질상 고독을 좋아하고 번잡한 곳에 가는 것을 꺼리는 그로선 전에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하면서 마음 깊은 것들을 공유하다 보니 이상한 기쁨이 느껴져요. 슬픔과 함께 하는 기쁨이라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저에겐 영적 스승 만큼이나 큰 스승들이지요.”

 지성과 영성과 윤리의 일치라는 멀고도 요원했던 ‘새길’이 그의 오랜 고뇌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열리는 듯 그의 얼굴이 가을 하늘처럼 유난히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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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사회 조선’ 이 명제는 틀렸다 허남린 교수



‘유교사회 조선’ 이 명제는 틀렸다



‘유교사회 조선’ 이 명제는 틀렸다


입력 2016.10.04 19:58


조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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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상이 지극한 효심의 표현인 것만은 아니다. 효를 통해 스스로를 차별화, 특권화하고자 하는 양반들의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허남린 교수 한국학대회 논문
“유교적 핵심가치 충ㆍ효ㆍ열은
양반의 이익 위한 수단일 뿐
윤리라는 탈을 쓴 폭력 구조”


“조선 사회가 유교적이었다는 전제는 조선 사회에 대한 이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제사나 차례 등 흔히 말하는 조선시대 유교적 풍습에 대해서는 많은 반론이 있다. 그런데 대개는 어정쩡하다. 현실사회주의권 붕괴 뒤 좌파들이 ‘그게 진짜 마르크스주의는 아니다’고 중얼대듯, ‘그게 진짜 유교는 아니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최로 5~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세계한국학대회’에서 발표되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사회의 전란 극복 노력과 사회적 약자’라는 논문은 정색하고 ‘조선=유교’라는 등식을 비웃어버린다. 발표자는 캐나다 브리시티컬럼비아대 아시아학과에 적을 두고 있는 허남린 교수다.


조선이 유교사회가 아니었다면 어떤 사회였을까. 허 교수는 일부 양반들의 계급적 이익이 폭력적으로 관철된 사회로 간주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유교사회의 핵심가치라는 충(忠) 효(孝) 열(烈)을 공박한다.

우선 ‘충’. 허 교수는 임진왜란기 김덕령과 신충원의 사례를 든다. 경남 의병장으로 이름을 떨친 김덕령이건만, 충청에서 일어난 이몽학의 난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정강이뼈가 모두 부러지는 모진 고문 끝에 죽었다. 조령의 방비를 맡았던 신충원은 부족한 병사를 보충하려 나라에서 허가한 공명첩을 썼다는 이유로 교수형 대상으로 지목됐다. 뭘 좀 했답시고 나대지 말라는 신호다. “전란을 겪으면서 특권적 신분 질서와 경제 이익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한 사족들은 전쟁 이후 자신들의 이익 구조에 반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강조되는 충의 가치라도 이를 제거”해버렸다.
임진왜란 때 열녀, 열부를 기리기 위한 비, 문이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그게 바람직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이 없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효’도 마찬가지다. 유교의 3년상은 잘 지켜지지 않았고, 국가 변란 시 상중이라도 조정에 나가 공무를 보는 ‘기복출사(起復出仕)’가 있었다. 그러나 임란 이후 기복출사는 사라졌다. 아무리 나라가 위급하고 왕이 다급해도 효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양반들에게 남달리 애틋한 돌연변이 효심 DNA가 있어서가 아니다. “효의 가치를 내세워 왕권이 강요할 수 있는 충의 가치로부터 침해”받지 않을 수 있었을 뿐더러 “3년상의 상례는 일년 내내 자기 노동에 생존을 의존해야 하고 양반들의 수탈경제에 종속됐던 백성과 노비에겐 그림의 떡”이었기 때문이다. 효란 계급적 특권화였을 뿐이다.

‘열’은 참혹한 수준이다. 광해군 3년 ‘동국신속삼강행실도’에는 718명의 열녀 얘기가 실려있다. 얼굴 한번 못 본 남편이 죽었다고 따라 죽고, 모질지 못해 한번에 탁 죽지 못하니 보름씩 굶다 죽고, 애가 어리니 좀 키워놓고 몇 년 뒤 죽고…. 이런 얘기들의 향연이다. 그나마 그 기록이 사실이긴 한지 아무도 모른다. 허 교수는 “전통 중국 사회에서는 지혜, 변론, 정치권력, 내조 등 일곱 가지 가치를 구현한 여성을 ‘열녀(列女)’로 찬양”했는데 조선의 양반들은 이를 오직 성적 순결이라는 열(烈) 하나로만 획일화했다고 지적했다. “윤리의 탈을 쓴 폭력구조” 그 자체라는 얘기다.

허 교수는 그래서 ‘조선은 유교사회’라는 명제는 거짓이라 결론짓는다. “현실적 이해를 실현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은 폭력이었지만 이를 유교적 가치 개념으로 분식”했을 뿐이며, 그 목표는 “전쟁 이후 기존의 권력과 특권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TiTi

조선이 그래서 유교사회가 아니라는 말은, 코란에는 이러이러하게 씌여있는데 이란은 저러저러하다고 하면서 지금 이란이 이슬람사회가 아니라는 말과 똑같다.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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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채

좌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 그리고 이상적 사회주의(마르크스주의)는 뭔지 배우기는하셨나요?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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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 Gi Ung

2탄으로 불교 사회가 아니었던 고려라고 붙이는게 더 흥미로울거고 3탄으로 민주사회가 아니었던 대한민국이라고 후세에 제목붙이는 사람도 나오겠지. 나라이념을 유교로 정하고 유교적 이념으로 국가를 운영하려고 하니까 그걸 이용해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무리가 생겨난거지 어떻게 유학자체를 비판하나 유학에는 사람 해치라는 말이 한 글자도 없는데 물론 시대적 한계에 부딪혀서 존비는 있지만 그건 후대에 재해석해야지 각주구검처럼 그대로 따르는 빡대가리를 비판해야 옳지않을까... 야담문학을보면 당대 문제점을 비판한 글도 얼마나 많은데.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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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 Gi Ung

유교 사회라고 하면 예외없이 충효예를 했던 사회라고 생각하나본데 유교는 학문이자 통치수단이었던 시대였고 유교적 가치를 추구하고 올바른 본보기에는 칭찬하고 그렇지 못한 사례에는 벌을 준거지. 물론 거기엔 정치적 이해관계가 들어가기도했지. 그렇게치면 지금은 법치인데 법에만 어긋나지 않으면 윤리적으로 어긋나도 죄가 되지 않고 합리화 시키는 시대는 옳은가. 개인주의는 좋지만 이기주의로 가는 건 옳은가 이렇게 걸고 넘어지면 세상에 살만한 시대가 어딧는가. 조선 왕조 500년은 전부 한국의 공백인건가? 좋은건 받아들이고 지양할건 고쳐야지.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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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o choi

열녀가 그렇게 많았으면 열녀비를 세우는 제도 자체가 필요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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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끝난다 - 허남린 교수 / UBC 아시아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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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린 교수 / UBC 아시아학과 부교수


멈추면 끝난다



모르던 한국 사람을 만날 때 가끔 겪는 필자의 경험담이다. 대학에서 일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을 알게 되면, 상대방은 의외라는 듯, 두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일본말도 좀 할 줄 아세요?" 거기에다 필자의 학부 전공이 종교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종교학을 전공했는데, 일본역사를?" 그리고는 자문자답이 이어지는데 연령에 따라 그것은 두 부류이다. 식민지 치하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대개 "아, 그 일본 역사, 우리 다 배워 압니다." 식민지 이후 세대는 "그까짓 일본 역사 뭐 할게 좀 있어요?" 약간은 단순화시켰지만, 이러한 범위를 크게 벗어난 질의와 자문자답을 들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일본사를 전공하는 학자에게 일본말을 할 줄 아느냐고 묻는 것은, 영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에게 영어를 좀 읽을 줄 아느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치기로 돌리더라도, 필자가 좀 안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다음 질문들이다. '종교학'을 전공했는데 어떻게, 그리고 "아, 그까짓 것"이라는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그 배후의 의식에 관한 것이다. 이와 같은 질문들을 서양 사람들로부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대학 학부에서 소위 전공을 공부하는 기간은 길어야 불과 2-3년간이다. 20대 초반의 2-3년, 그것을 절대적 잣대로 삼아 그 후의 인생을 재단하려 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때문에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하고, "바른" 전공을 해야 하고, 거기에 그 좋다는 "고시"까지 붙으면, 인생은 그것으로 끝난다.
그래서인지 그 후 10년, 20년에 걸쳐 누가 무슨 노력을 했고,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과 애정이 없다. 20대 초반에 정지한 시간을 밑천으로 삼아 타인을 압도하려 하는 것이 학력주의이고, 연줄이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의 공통점은 "아, 그까짓 것"하는 식으로 지적으로도 성장이 멈추어 있다.
해마다 나의 일본사 수업에는 60세는 넘었으리라 보이는 만년 학생 한 둘이 늘 청강을 한다. 그들의 태도는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열심이다. 정년 퇴직을 한 분들이다. 그들에게는 정지한 시간이란 있을 수 없다. 이 사회는 또한 그들의 시간이 정지하지 않도록 많은 배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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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조선][여성학][책] <두 조선의 여성 : 신체.언어.심성> 황상익 | 장석만 | 김호 |...

[식민지조선][여성학][책] <두 조선의 여성 : 신체.언어.심성>
황상익 | 장석만 | 김호 | 박애경 | 박무영 | 최종성 | 서지영 | 이연숙 | 송연옥 | 김영희 | 이혜령 | 김예림 | 김현주 | 송지연 | 허남린 (지은이) | 혜안 | 20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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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국학총서 108권. 두 개의 '조선', 즉 조선시대 후기와 일제식민지 조선의 문맥 안에서 여성의 역사를 읽어내는 책이다. 여기에는 특정한 사회-문화적, 인식론적 환경에서 여성이 어떻게 존재해 왔는가라는 질문이 담겨 있다. 여성은 전통과 근대(식민성)의 현실적.이념적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작용해 온 결정적인 장소인 바,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이 재구성하고자 한 시대는 조선후기로부터 식민지기로 이어지는 시기이다. 두 '조선'의 역사성을 염두에 두면서 그 지층 사이사이에 '여성'이라는 질문을 끼워 넣었다. 자자들의 관심과 입장은 서로 다르며, 그만큼 다양하고 풍성하다. 그러나 이 생산적인 차이는 여성을 통해 복잡다단한 역학의 역사를 읽는다는 공통의 지향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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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제1부 소비와 생산의 장소로서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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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호|조선 왕실 출산 지식의 계보:「임산예지법」과 「태산요록」의 비교
1. 서론
2. 행우서옥 소장본 「임산예지법」
3. 최초 교육의 장, ‘자궁(子宮)’
4. 난산의 해결
5. 벽사(?邪)의 기술
6. 산모의 보호
7. 소아 보호
8.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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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옥|식민지주의에서 다시 보는 나혜석의 여성주의
1. 들어가며
2. 나혜석 연구 현황
3. 전통과 근대가 교차하는 생가(生家)
4. 도쿄에서 만난 페미니즘과 자유연애사상
5. 식민지의 근대 가족의 정치성
6. 나아가며:식민지주의와 여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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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령|「무정」의 그 많은 기생들:이광수의 민족 공동체 또는 식민지적 평등주의
1. 매춘의 일반화 과정으로서의 식민지화와 「무정」
2. 평양에서 온 다방골 기생 계월향 영채의 사회문화적 맥락
3. 기생 연속체(continuum)로서의 민족 공동체 또는 식민지적 평등주의
4. 순결한 창녀인 누이와 한국형 매춘부 서사의 망탈리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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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식민지 조선, 하녀들의 공간과 친밀성의 함의들
1. 식민지 조선에서 ‘하녀’라는 존재
2. 가사노동의 상품화와 근대 가정의 틈새
3. 1920~30년대 재조 일본인 가정 속의 조선인 하녀 ‘오모니’
4. 제국의 불안과 조선인 ‘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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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익|조선시대의 출산 왕비의 출산을 중심으로
1. 조선시대의 출산 관련 자료
2. 조선시대 왕실의 출산력
3. 조선시대 역대 왕비의 출산력 개괄
4. 불임-무자녀 왕비
5. 출산후유증으로 사망한 왕비들
6. 왕비들이 출산한 자녀들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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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여성에 대한 언어와 여성의 언어

허남린|열녀 담론의 형성과 임진왜란
1. 들어가는 말
2.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편의 편찬
3. 「신속동국삼강행실도」의 열녀상
4. 사족 남성들은 왜 여성에게 죽음을 강요했나?
5. 맺음말

박무영|조선 후기 한·중 교유와 젠더 담론의 변화‘서영수합(徐令壽閤)’의 중국 반출을 중심으로
1. 조선 후기의 여성문필활동과 ‘서영수합’
2. ‘서영수합’의 중국 반출과 남성의 전략
3. 여성담론의 개발과 변화
4. 남성의 문화와 여성의 언어

박애경|근대 초기 공론장의 형성과 여성주체의 글쓰기 전략
1. 들어가는 말:공론장과 젠더
2. <춘향전>과 신문-한글 공론장의 등장과 여성의 문명화
3. 공적 담론의 젠더적 전유와 그 효과-공감을 통한 감정의 공론화
4. 여성 소수자의 국민되기-구술적 전통과 정념의 전면화
5. 나오는 말:여성, 언문, 구술과 감성의 공론장

김영희|구술 서사 속 여성 배설물 모티프에 대한 젠더비평적 독해
1. 들어가며
2. 신화와 탈신화:신화적 표상의 잔존과 신비화
3. 탈신성화와 양가적 분화:기괴함(uncanny)
4. 세속화의 전략들:조롱과 훈육
5. 신성(神聖)의 저항과 탈주:‘몸’의 긍정적 재인식
6.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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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여성의 심성과 가치의 체제

송지연|조선시대 천주교 여성사 다시 읽기 동정녀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1. 머리말
2. 1945년 이후 조선시대 천주교 여성사에 관한 지식의 형성
3. 전근대사 속 조선시대 여성의 ‘근대화’ 찾기가 가져오는 문제
4. 조선의 동정녀들의 역사
5. 여성사의 틀을 통해 조선시대 동정녀의 역사 다시 읽기
6. 조선의 동정녀와 프랑스 선교사의 숨겨진 투쟁
7.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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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생불로 추앙받은 조선의 여인들
1. 서론
2. 신당 및 신상의 파괴
3. 무당들의 귀의
4. 미륵의 화신, 생불
5. 생불여인들:영매(英梅), 복란대(福蘭臺), 영시(英時)
6.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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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만|식민지 조선에서 여자가 운다
1. 신부(新婦)의 방성 통곡(慟哭)
2. 장례식의 울음
3. 1930년대 총독부의 울음 통제와 ‘명랑(明朗) 정치’
4. 울지 않는 아내의 “의연함”을 칭송하라
5.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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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깨진 사랑의 정치학:1930년대 후반의 혁명, 사랑, 이별
1. 사랑의 의미 구성:번역으로서의 사랑
2. 혁명의 시대와 사랑의 위상:선택 혹은 지속
3. 상실의 시대와 부서진 사랑:버림받은 자
4. 또 하나의 이별의 윤리학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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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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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에도, 일제 식민지에도 조선 여성은 운다. 왜?

세상을 떠난 감사 이명익의 아들 이단표의 아내 박씨는 열다섯 살에 이씨에게 시집가서 부도(婦道)를 정성으로 실행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 이단표가 기이한 병으로 타향에서 객사하니, 박씨가 부고를 듣고 염습과 매장의 제구를 손수 장만하여 장례에 보내고 곧 목을 찔렀으나, 집안사람이 급히 구제하여 살렸습니다. 박씨가 또 독초를 먹었으나 죽지 않고, 또 자기 발로 깊은 우물에 빠진 것이 두 번이고, 장지에서 스스로 목맨 것이 한 번이었습니다. 그래도 죽지 못하니, 다시 높은 데에서 아래로 몸을 던져 몸에 성한 피부가 없었습니다. 부모가 말려 뜻을 이루지 못하게 하니, 이때부터 마실 것조차 입에 대지 않아 더욱 여위어 갔는데, 숨질 때가 다가오자 종을 불러 상복을 가져오게 하여 입고 부축 받아 일어나서 지아비의 영연(靈筵)을 향하여 사배(四拜)하고 나서 갑자기 죽으니, 그녀의 나이 열아홉 살이었습니다.(「숙종실록」 1690년 2월 13일 을해)

이인석 군의 부인은 ‘전선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마는 남자의 당연한 일이오니 슬픈 것은 조금도 없습니다.’하고 부군 못지않은 굳은 뜻을 보이었다.(일제하 조선인 지원병 중 최초의 전사자 이인석 일등병 기사, 「동아일보」 1939년 7월 9일자)

조선후기 숙종 때의 한 ‘열녀’의 이야기와 일제식민지 말 ‘피로써 내선일체를 실천한’ 이인석의 부인 이야기에서 당시의 ‘권력’은 이 조선 여인들을 ‘영예롭게 찬양했다.’ 그녀들의 ‘눈물’에는 눈을 감은 채.
이 책 「두 조선의 여성:신체·언어·심성」은 두 개의 ‘조선’, 즉 조선시대 후기와 일제식민지 조선의 문맥 안에서 여성의 역사를 읽어보려 한 작업이다. 여기에는 특정한 사회-문화적, 인식론적 환경에서 여성이 어떻게 존재해 왔는가라는 질문이 담겨 있다. 여성은 전통과 근대(식민성)의 현실적·이념적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작용해 온 결정적인 ‘장소’인 바,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재구성하고자 한 시대는 조선후기로부터 식민지기로 이어지는 시기이다. 조선후기는 유교적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하는 왕조 체제의 강고함과 미세한 균열 및 변동이 공존했던 시간이다. 식민지시기에는 봉건적 질서가 깨지고 근대적 삶의 양식이 구축되는 한편, 종속과 억압의 모순이 본격화되었다. 이 시기에 유교적 가부장제는 지속과 단절의 불규칙한 결을 형성하며 새로운 가부장제의 출현으로 이어진다. 조선후기에 가속화된 외부세계와의 교통은 식민화와 더불어 비약적으로 증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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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필자들은 ‘여성’이라는 장소 혹은 사건은 그녀들의 신체, 언어, 감정, 의식 등 여러 지점을 고려하면서 탐색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다면적으로 접근하면서 여성들이 얼마나 복잡한 역할을 할당받거나 스스로 확보해갔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시대적 구속에 노출되거나 반대로 대항했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이 책의 짜임은 이러한 관심과 관점의 표현이다.

1부 <소비와 생산의 장소로서의 여성>은
섹슈얼리티, 출산, 노동 등 여성의 살아있는 몸과 활동 에너지의 장에 누가(무엇이) 참여하여 어떤 일을 벌였던가를 살펴보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19세기 초 명온공주(明溫公主)를 통해 전해진 「임산예지법」과 빙허각 이씨가 정리한 「부녀필지」를 통해 조선 왕실의 출산 풍속과 육아 지식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고, 허난설헌과 조선의 왕비들의 출산과 유산 과정을 통해 ‘출산의 비극’들을 살피고 당시 일반 민중들이 겪은 불행은 이에 비해 더욱 큰 것으로 출산의 과정, 그리고 결과와 의미가 지금과 너무나 다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일제식민지하에서 생겨난 ‘일본인 내지’가정에서 일하는 ‘조선인 하녀’들의 삶을 통해, 그 공간이 피식민자 여성으로서 착취되거나 차별받는 공간이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 경제적 보상과 도시적 삶의 체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위해 선택한 과도기적 공간이기도 함을 보여준다. 또한 근대한국 ‘최초의 여성화가’로 출발했으나 행려병자로 생을 마감한 나혜석을 통해 ‘식민지 가부장제에 반기를 든 마녀’와 마녀를 추방한 남자들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이광수의 「무정」을 ‘매춘의 일반화 과정으로서의 식민지화’라는 시각에서 살펴본 글까지 다양한 관점들을 수록했다.

2부 <여성에 대한 언어와 여성의 언어>는
여성이라는 사건성을 규명할 때 매우 중요한 측면인 언어-언설-언어역능에 초점을 맞춘 글들로 이루어졌다. 열녀를 향한 광분은 적어도 조선이 막을 내리는 시기까지 지속되었다. 우선 조선후기 ‘열녀’ 담론이 양반사족 남성들에게는 그만큼 마력이 있었고, 필요했고, 편리했고, 사회적 수요가 있었음을 살핀다. 각 지역에서는 각종 열녀전이 만들어져 유포되고, 각 가문에서는 열녀교육에 열을 올린 현실에서, ‘열녀의 뒤안길은 온갖 협잡과 타락으로 물들어 갔’지만 그럼에도 국가로부터 받는 열녀의 포상이 가져오는 부대이익은 적지 않아 가문의 명성은 올라가고, 복호 요역의 면제 등 경제적 이익, 무엇보다 사족 남성들은 성에 대한 배타적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었음을 추적한다. 한편, 근대계몽기 「혈죽가」나 「평양여학도 애국가」 등에서 나타난 여성들의 구술 언어와 정념의 수사가 을사조약 이후 개인과 집단의 각성을 통해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려는 언론에 의해 ‘계몽을 위한’ 효과적 언어로 수렴되기에 이른 과정을 살펴보기도 한다. 이렇게 필자들은 여성의 쓰기(말하기) 혹은 여성에 대한 쓰기(말하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 그 양상과 의의를 분석하고 있다.

3부 <여성의 심성과 가치의 체제>는
여성의 마음, 감정, 믿음, 가치관 등을 포괄하는 폭넓은 심성과 정동의 층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조망한 글들을 모았다. 천주교로 대표되는 서구의 가부장제와 유교로 상징되는 동아시아의 가부장제는 조선후기 천주교 여성들을 매개로 하여 조선 땅에서 처음으로 충돌하였음을, 그리고 조선의 ‘천주교 동정녀들’은 이 두 가부장제가 정면충돌하면서 만들어진 빈 공간에서 가부장제로부터 벗어날 방법과 언어를 발견하였음을 추적하기도 하고, 조선후기인 18세기 중엽 ‘미륵의 화신으로서의 생불’로 간주된 여인들이 출현하고 제거되면서, 그녀들이 평범한 일상의 질서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존재이기보다는 질곡의 말법적 상황을 해결해 줄 주역으로서 종교적 카리스마를 발휘하였던 실상을 따라가 보기도 한다. 필자들은 조선의 여성들이 특정한 시대적 조건 속에서 형성, 변용되면서 어떤 질감과 역할을 갖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망탈리테’는 통치의 힘이 겨냥하여 지배적 가치질서로 환원시키려 한 영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힘을 거스르는 반작용이 일어난 영역이기도 했다.

이 책의 필자들은 두 ‘조선’의 역사성을 염두에 두면서 그 지층 사이사이에 ‘여성’이라는 질문을 끼워 넣었다. 필자들의 관심과 입장은 서로 다르며, 그만큼 다양하고 풍성하다. 그러나 이 생산적인 차이가 여성을 통해 복잡다단한 力學의 역사를 읽는다는 공통의 지향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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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우리 시대의 뿌리를 찾아서]출판 제국의 프로파간다, ‘쿨재팬’으로 진화 - 주간경향



[1930년대, 우리 시대의 뿌리를 찾아서]출판 제국의 프로파간다, ‘쿨재팬’으로 진화 - 주간경향



[1930년대, 우리 시대의 뿌리를 찾아서]출판 제국의 프로파간다, ‘쿨재팬’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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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아베의 '쿨재팬(Cool Japan)'은 경제적 효용과 대외적인 프로파간다 효용을 동시에 호힉득할 수 있었던 전략이었다. 리우올림픽에서 마리오가 된 아베는 바로 그 쿨재팬을 실천해 보인 것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 폐막식에 아베 신조 총리가 마리오로 등장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미디어는 일제히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고 표현했고, 도쿄신문 등 소수의 미디어만이 아베 총리를 히틀러에 빗대거나 예산 낭비라며 비판했다. 한국의 많은 미디어도 “유쾌하고 창의적인 퍼포먼스”라며 도쿄올림픽 홍보의 성공을 평창과 비교하며 부러워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비롯하여 현재 대중들로부터 광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등 인기 정치인의 공통점은 대중의 기분에 적극 부응하는 극장 정치를 한다는 점이다.




도쿄니치니치신문(東京日日新聞) 1924년 12월 5일자에 실린 ‘킹’의 창간호 광고. ‘킹’은 발행 직전 거의 모든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게재하고 한 부에 ‘50전’이라는 저가를 책정하는 등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 필자제공. 일본근대문학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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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프로파간다

프로파간다(Propaganda·대중 선전)는 즐거워야 한다. 과거 일본 군부는 강압적이고 지루한 프로파간다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다. 중일전쟁 초기 육군성 정보부장 시미즈 모리아키라(淸水盛明)는 사상전 강습회에서 “선전을 강요하면 안 된다. 즐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감흥하고 스며들도록 계발·교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침략전쟁에 대한 대중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을 원했기 때문이다. 시미즈는 일본의 인기 대중문화를 총동원하는 사상전을 구상했다.

일본제국의 ‘사상전’은 엄격한 사상 검열과 대중오락 매체를 매개로 한 ‘즐거운’ 선전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전승 보도가 이어지던 중일전쟁 초기, 많은 대중의 자발적 전쟁 협력은 문화 콘텐츠를 절묘하게 이용한 즐거운 프로파간다가 성취한 지점이었다. 최근 1930년대 파시즘 연구에서 일본제국의 일상을 밝고 모던한 분위기를 통해 재평가하는 담론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군수경기 호황과 ‘전시 잡지 붐’ ‘출판 버블’이 공존하는 분위기, 그리고 출판자본의 형성과 안정은 단순한 ‘언론 탄압사관’의 수정을 불가피하게 한 것이다.




킹 창간호. / 필자제공. 일본근대문학관 소장.근대 일본제국이 남긴 뛰어난 프로파간다는 권력의 일방적 강요에 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중의 취향 파악에 전력을 기울인 문화사업 주체가 정부나 군의 눈치(자기검열)를 살피면서 영리 목적으로 만든 것들이다. 소중한 여가시간을 정치선전으로 도배된 부담스러운 매체와 보내고 싶은 대중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프로파간다 최고 기술자는 고단샤(講談社) 창업자 노마 기요하루(野間淸治·1878~1938)였다. 1930년대는 잡지의 시대였고 노마야말로 자타가 인정하는 잡지왕이었다. 노마가 <킹>(KING)을 창간한 1925년 전후에는 25세 이상 남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보통선거법이 제정되었고 다수당이 내각을 형성하는 정당내각이 관행화되었다. 1240만명의 유권자가 탄생했다. 이들의 정치행동이 다수당과 정권의 향방을 정하는 사회가 출현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잡지 <킹>이 ‘특권계급 예술’의 ‘전 민중으로의 해방’을 목표 삼아 대규모 광고전략을 취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100만 독자=대중 포섭 작전

노마는 잡지 <킹> 창간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식민지를 포함한 전국 200개 이상의 신문에 연일 전면광고를 실었다. 창간호에 들인 광고비용만 38만 엔. 창간호 75만부는 전설이 되었고, 1920년대 말에는 150만명이 넘는 독자를 획득했다. <킹>의 성공은 출판시장의 광고경쟁에 불을 지폈다. 특히 1920년대 중후반을 뜨겁게 달군 엔본(각 권 1엔, 매달 한 권씩 발행되는 전집) 선전은 치열했고, 300종 이상의 각종 전집이 범람할 정도로 출판시장의 규모는 급속히 확장되었다. 이러한 <킹>과 엔본 붐을 통해 독서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출판물의 대량생산·대량소비를 통해 출판자본주의가 확립된다. 고단샤 사장 노마는 1932년에 도쿄 거주 고액납세자 1위가 된다. 출판사 사장이 1위를 했던 시대. 현재의 출판 불황을 생각하면, 물론 당시와 지금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없지만, 그러나 시점을 바꿔서 1930년대 여론 형성에 큰 힘을 발휘한 잡지·출판 등이 전쟁 수행 권력과 자본의 지배욕을 자극한 측면은 새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1930년대는 제국의 출판자본이 식민지 시장을 강하게 의식하고 독자 포섭에 열을 올렸던 시기다. 식민지 조선의 독자도 기대 이상으로 반응했다. 각종 인기 잡지뿐 아니라 출판 당일 도쿄에서 판매 금지가 되었던 <전기>와 같은 좌익 매체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현해탄을 건넜다. 매체마다 조선인 독자들이 보낸 엽서가 다수 소개되었다. 조선 대중이 제국 중앙의 출판자본과 직접 대화를 함으로써 출판 영업지도에 경성(京城)이 굵게 각인되었던 시대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내지와 식민지 조선의 상이한 검열구조나 억압적 통치구조를 통해 식민지가 더 힘든 상황에 있었다는 지점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당시 문화매체가 만들어낸 구조적 특성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당시 동아일보는 <킹>이 ‘무지대중에게 널리 뿌리 박고 있는 잡지’(1934년 2월 9일)라고 소개했다. ‘잡지 보국(報國)’을 이념으로 내걸었지만 대중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잡지의 구성은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예컨대 <킹>의 지면에는 강담·만담·만화 등 대중오락물, 입신 출세를 위한 처신술, 미용체조, 화장법 등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문체는 아주 쉬웠고 한자에는 전부 독음이 달려 있어서 누구나 읽을 수 있었다. 때문에 식민지 조선의 독자들도 열광했었다. 이는 조선인 독자 엽서에도 잘 드러나 있다. 전남 영암의 한 독자는 “킹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때때로 철야”(킹·1937년 3월호)를 했다. 또한 한 평양 철근노동자는 12세에 고아가 되어 학업을 중단했지만 킹이 너무 좋아서 반복해서 읽었고 덕분에 일본어를 습득했다면서 킹을 “나의 은사”(1939년 3월호)라고 칭송했다.

<킹>의 ‘100만 독자=대중’은 출판자본의 욕망을 자극했다. 1920년 말 최전성기를 맞이했던 사회주의 출판도 예외는 아니었다. 치안유지법이 본격적인 사상 탄압의 도구가 된 것은 1928∼29년 사이다. 흥미로운 것은 탄압의 강도가 높아진 이 시기에 ‘사회주의’ 출판물이 자본 제조기 역할을 했고, 발매 금지가 판매량 증가에 공헌을 했다는 점이다. 일본 공산당계 잡지 <전기>는 1년의 절반을 발매 금지당한 덕에 인기 잡지로 급부상했다. 그들의 목표는 <킹>의 독자층인 노동자 탈환이었다. <전기>는 1927년 테제 이후 천황제 타도를 외치던 ‘불경 전기파(NAPF)’의 잡지였다. 하지만 그들의 투쟁은 출판자본 <킹>이 만들어놓은 출판자본주의 시스템 외부의 사상운동이 아니었다. 그들도 역시 출판자본주의 시스템에 내부화되어 있었고, 다른 출판자본과 더불어 <킹>의 선전방식을 답습했다. 목적은 서로 다르지만 <킹> 독자의 탈환을 꿈꾸는 자본운동의 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폐막식 영상에서 애니매이션·게임 캐릭터 '마리오'로 깜짝 등장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같은 해 일본의 인기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동과 애니메이트가 주최한 할로윈 코스프레 페스티벌에서 데츠가 오사무의 만화 '리본의 기사' 주인공 모습으로 등장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우익 정치인이면서 대중의 인기에 부합하는 파격적 모습을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 라이브도어 뉴스
역사수정주의와 대중의 변심

사회주의 상품의 인기는 길지 않았다. 대중들이 싫증을 냈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량 전향사태와 동시에 일어난 현상이기에 사상 탄압 때문에 독자가 떠난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다. 물론 운동의 중심에 있던 이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그러나 100만 독자 경쟁이 독자의 욕망 투영 경쟁을 낳았고, 숫자로 환산되는 ‘독자=대중’ 덩어리의 크기가 신문지면 구성을 바꾸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바로 만주사변을 매개로 조선과 만주 관련 기사에 관심이 급증하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장혁주, 최승희는 최고의 ‘조선’ 상품으로 부각되었다. 사상탄압은 분명 사회주의 서적 발매를 억제하는 동인이었다. 하지만 ‘사회주의’ 독자들이 ‘민족’ 상품의 독자로 탈바꿈하고 중일전쟁 개전에 열광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1933년 일본 공산당 최고 간부였던 사노 마나부, 나베야마 사다치카의 전향을 계기로 대량 전향 시대가 열린다. 이들의 ‘전향 성명’에는 대중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담겨 있었다. 감옥에 수감된 사회주의자에게 지배권력이 허락한 유일한 잡지가 <킹>이었다. 특히 비전향 장기수들은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신들이 결코 손에 넣지 못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킹>을 읽는 ‘벌’을 받아야 했다.


1937년, 잡지왕 노마 기요하루는 출판계를 대표해서 내각정보부 참여(參與·조언자)가 된다. 중일전쟁 프로파간다에 직접 관여를 한다. 매일신문,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1930년대 1일 발행부수 100만을 넘었던, 대중과 친화력이 높은 미디어 대표들이 모두 동원되었다. 총력전 당시 일본의 정보국은 단순한 입막음과 정보 은폐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적극적 선전과 계몽, 대외 이미지 개선과 국민 여론 조작을 위한 프로파간다 개발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일본제국의 비참한 말로는 즐거운 프로파간다 개발에 열정을 쏟았던 1930년대의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도 흔쾌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국민’ 만들기 기획은 대중의 변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계속된다.

대중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아베의 ‘쿨재팬(Cool Japan)’은 경제적 효용과 대외적인 프로파간다 효용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었던 전략이었다. 리우올림픽에서 마리오가 된 아베는 바로 그 쿨재팬을 실천해 보인 것이다. 이때 문화적 콘텐츠와 역사 문제는 별개일까? 쿨재팬 수행 주체의 대중문화 정책은 젊은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이 일본 내부의 배외주의적 차별을 용인하는 주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야스쿠니에 집착하는 아베, 9월 1일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위령제 추도문을 거절한 고이케 도쿄도지사. 역사의 희생자를 민족 ‘차별’ 없이 모두 같은 ‘희생자’로 위령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재일 특권’을 주장하는 재특회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고이케가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수 ‘6000명’이라는 숫자를 문제 삼아 9월 1일 행사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듯이, 쿨재팬 수행권력은 ‘역사수정주의’라는 단어를 선점해 역사전쟁을 벌인다. 지금 아베의 지지율은 하강국면이다. 그리고 그를 잇는 고이케의 높은 지지율이 힘을 갖기 시작했다. 아마 당분간 대중문화 옹호자를 자처하면서 역사 문제에 기죽지 않는 극장 정치 달인들의 21세기형 프로파간다와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

<고영란 니혼대학 국문학과 교수>

[1930년대, 우리 시대의 뿌리를 찾아서]우리는 언제까지 1930년대를 살아야 할까? -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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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정권교체는 이루어냈지만 총체적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그 위기에 대한 대처법 역시 1930년대에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거대한 전환>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는 칼 폴라니의 책이 1944년에 처음 영국에서 선보였을 때, 그 제목은 <우리 시대의 기원>이었다. 1930년대 말에 구상되기 시작한 이 책에서 그가 ‘우리 시대’, 즉 ‘시장사회’로 특징지어지는 시대의 기원을 탐구하고자 한 까닭은 바로 그 ‘우리 시대’의 종말을 목도하고 있다는 의식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 시대의 종말은 또 다른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다. 폴라니가 그려낸 시대와 다른, 다름 아닌 지금 현재의 ‘우리 시대’의 시작 말이다.

번영의 시대 저물고 세계 대공황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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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때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었다는 것은 지금의 위치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이지, 당대 사람들에게 30년대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기였다. 폴라니가 감지한 한 시대의 종말이란 1929년에 발생한 세계 대공황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손’으로 표현되던 ‘자기조정적 시장’이라는 신화가 깨져나가는 과정이었다. ‘황금의 20년대’라고 불리는 번영의 시대가 대공황이라는 갑작스러운 파국으로 막을 내리면서, 사람들은 당연히 올 거라 믿었던 ‘내일’이 안 올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오늘의 고통을 견디던 이들에게는 특히 더 치명적인 것이었다. 1937년에 미국의 사진가 마거릿 버크화이트가 찍은 사진(실제로는 홍수 이재민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긴 하지만)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약속된 미래와 현재 사이의 간극은 너무나 분명했다. 앞만 보고 달리면 되는 시대는 끝났고, 길 잃은 대중의 방황이 시작되었다. 이제 이들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가 통치의 핵심 과제가 된다. ‘위기관리 시대’의 시작이다.




1937년 2월 미국 켄터키주에서 홍수피해를 입은 아프리카계 이재민들이 식량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들의 머리 위 입간판에 그려진 부유한 일가족의 풍경과 대조적이다. 1930년대 말 자본주의 세계의 장밋빛 전망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진으로 주간지 「라이프(life)」의 표지로 채택됐다./마가렛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 ‘Kentucky Flood’(켄터키 홍수)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가 초래한 이러한 상황은 사회주의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30년대에 사회주의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소련에서 제1차 5개년계획이 순조롭게 성과를 올리고 있어서 대안으로서 사회주의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는데도, 각국의 공산당은 그 기회를 활용하는 데 실패했다. 각국의 공산주의운동을 지도하던 코민테른의 당시 노선은 위기적인 상황 속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한 모색을 한다기보다는 단지 계급투쟁을 격화시키면서 그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었으며, 자기들의 노선만이 옳다는 식의 그들의 행태는 운동의 확대를 저해했다. 더욱이 30년대 내내 전해지던 정적 숙청에 관한 소식들은 소련을 우리가 가야 할 미래로 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절망에 더한 사회주의에 대한 실망 속에서 사람들은 더욱 혼란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사회주의자들의 실패와 무관하게 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은 정치화되어갔다. 분노에 찬 그들의 존재는 지금 여기에 있는 위기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자본주의 부흥 꾀한 미국의 뉴딜정책

그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처법 중 하나로 등장한 것이 복지국가로 구체화되는 수정자본주의 노선이다. 대공황 이전부터 이미 ‘자유방임의 종언’을 선언했던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는 시장을 국가의 재정정책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그 핵심에 있는 것은 ‘유효수요’의 창출, 즉 소비자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실업자를 비롯해 시장에서, 즉 자본의 축적 사이클에서 이탈해 정치화된 이들을 다시 경제적 주체인 소비자로 만듦으로써 시장으로 복귀하게 하려는 것이 그의 노선이었다. 케인스의 노선은 전후 영국에서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본격적으로 실현된다. 그의 영향을 받으면서 복지국가의 설계도를 그린 소위 ‘베버리지 보고서’의 필자 윌리엄 베버리지가 사회보장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하게 된 까닭이 가난은 증오를 낳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처럼, 가난을 통해 생겨날 수 있는 어떤 적대적 주체의 형성을 미리 방지하려는 것이 그 노선의 핵심이었다. 복지국가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은 논의들이 있지만, 그것이 거대한 관료기구를 낳게 되는 이유가 일탈적 주체 형성을 막기 위한 관리의 필요성 때문이라는 점은 기억해둬야 할 것이다.

영국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부흥을 꾀한 것이 미국의 뉴딜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로 거론한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933년에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바로 추진한 것이 뉴딜정책이었는데, 산업이나 농업에 국가가 개입해 시장의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영국과 비슷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도 있다. 뉴딜정책에는 테네시계곡개발공사(TVA)로 구현된, 후진 지역에 대한 대규모 종합개발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지역 개발에 의한 자본주의 (재)활성화 기획은 성공적이었으며, 이는 일국 차원을 넘어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냉전 전략의 한 축인 ‘근대화’의 이름으로 진행된 후진국 개발의 모델이 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1960년대에 국토개발이 진행될 때 많이 참조된 것이 TVA였으며, 그 뒤로 진행된 개발로 인해 한국의 지역사회도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지역 개발은 확실히 한국 자본주의를 성장시켰지만, 그 대가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발을 통한 자본주의의 외연 확대는 그 모순을 뒤로 미룰 뿐, 결코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깨달아가고 있다.

그렇게 대중적으로 불안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성장하는 것이 파시즘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정점으로 세계적인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유럽에서도 노골적으로 인종주의를 내세우는 세력이 득세하고 있다. 파시즘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혐오선동을 통해 조직하는 데 성공했다.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게 누구인지, 누가 적인지 가르쳐준 것이다. 독일에서 반유대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나치즘이 성공하는 데 원래 유럽 사회에 만연하던 반유대주의가 그 토양을 제공한 것은 틀림없지만, 그 반유대주의 가운데서도 ‘유대인=고리대’라는 이미지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나치즘은 당시 독일 사람들을 괴롭히던 국제적인 금융자본에 대한 적개심을 이 이미지를 통해 유대인에 대한 증오로 전환시킨 것이다. 트럼프를 지지한 것이 가난한 백인 노동자들이었던 것처럼, 거기에는 굴절된 계급의식이 존재한다. 나치당의 정식 명칭이 국민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이었던 것처럼, 그들은 사회주의를 내건 노동자의 당임을 자처했다. 다만 사회주의 앞에는 국민을 붙이고 노동자 앞에는 독일을 붙임으로써 그 계급의식은 내셔널리즘 속으로 통합되어 있었는데, 그 통합을 가능케 한 것이 ‘유대인’과 같은 ‘외부의 적’이었다.




1938년 독일 뉘른베르크주의 나치 집회에서 주민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쟁과 대공황에 피폐해진 독일 주민들은 대안으로 나치를 택했다./베를린 안네프랑크센터 소장
경제영역에 개입한 정치권력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대중이 정치적 주체로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가 개입해 그들이 다시 경제적 주체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들려고 했지만, 파시즘의 전략은 오히려 그들을 정치적 주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었다. 1940년에 독일에서 촬영된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파시즘은 여성이나 어린이들에게도 정치적 주체가 될 기회를 제공했다. 실제로는 동원에 불과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밝은 표정은 그 경험이 얼마나 기쁜 것이었는지 말해준다. 사실 우리는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표정을 본 적이 있다. 작년 연말부터 광장에 등장한 태극기의 물결 속에서 가끔씩 볼 수 있었던 표정이다. 물론 그 자리는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극단적인 혐오선동이 난무하는 살벌한 공간이었지만, 개별적으로 참여한 노인들은 때로는 즐거워 보이기도 했다. 파시즘이 여전히 미력을 지닌다면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자살률을 자랑하는 사회에서 소외되어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이들에게, 젊은 시절처럼 ‘대의’를 위한 헌신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었겠는가. 우리는 파시즘 하면 흔히 독재·학살 등을 떠올리지만, 그것이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는 ‘참여’의 공간을 열어놓았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점 역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30년대에 세계적으로 등장한 여러 위기관리 기법들은 대체로 경제영역에 정치권력이 개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손’을 대신할 수 있는 ‘보이는 손’을 만드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경제계획의 수립이나 정치적 선동을 해낼 수 있는 지식인들의 위상은 높아졌다. 미국에서 시행된 뉴딜 정책이 지식인들이 정부 사업에 대거 참여하게 되는 첫 계기가 된 것처럼 지식영역이 국가영역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시기가 이때였으며, 그것은 ‘전향’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러한 정치권력의 강화를 반기지 않는 지식인들도 존재했다. 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맹위를 떨치게 되는 이념을 형성하게 되는 이들이다. 파시즘이든 복지국가든 국가가 경제영역을 통제하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자유를 파괴하고 만다는 신념을 가진 여러 나라 지식인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논의를 한 것은 1939년의 일이었다. 이들이 만들어낸 이념이 복지국가 체제를 실제로 전복하는 데에는 몇십 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그러한 사상 자체는 이미 30년대에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30년대를 방불케 하는 파국의 징후들은 널려 있다. 한국에서도 정권교체는 이루어냈지만 총체적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그 위기에 대한 대처법 역시 30년대에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30년대’를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 ‘우리 시대’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기 위해, 다음 회부터는 식민지 조선을 주된 무대로 우리가 겪은 30년대가 어떤 시대였으며 그것이 현재 우리 사회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사 속으로 뛰어들어가보자.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원문보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705292026001&code=115#csidx6c081667218db398b30eed53223af88

[1930년대, 우리 시대의 뿌리를 찾아서]글로벌 위기, 퇴행과 실험의 개발주의 - 주간경향



[1930년대, 우리 시대의 뿌리를 찾아서]글로벌 위기, 퇴행과 실험의 개발주의 - 주간경향



[1930년대, 우리 시대의 뿌리를 찾아서]글로벌 위기, 퇴행과 실험의 개발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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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는 개발주의라는 독특한 정치 프로그램이 탄생한 시대이다. 수정자본주의와 파시즘은 물론이고 사회주의에서도 개발은 강력한 사회관리 체제의 수립을 정당화하는 기제였다.

1930대는 글로벌 위기의 시대였다. 주요 국가들은 경제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금본위제라는 이미 수명이 다한 국제금융시스템의 재건을 고집했다. 이 퇴행적 선택은 당시 경제학적 상상력의 한계였다. 그럼에도 1930년대에는 수정자본주의, 파시즘, 사회주의라는 3개의 체제 실험을 시도하여 ‘거대한 전환’을 모색했지만, 2010년대의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실패 속에서 복지국가의 재건을 외치거나, 파시즘의 재래를 두려워하거나, 사회주의의 패배를 복기하거나 하고 있다. 후대 사람들에게는 지금 우리야말로 금본위제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까?




일본과 만주국의 연합을 선전하는 포스터이다. 일본군과 만주국군이 힘을 합쳐 중국군을 만주에서 몰아내고 대만주국을 건설하자는 내용이다. / 기시 도시히코 <만주국의 비쥬얼미디어>

대공황과 만주사변, 1930년대의 동아시아
1930년대 일본은 세계대공황과 만주사변이라는 두 사건으로 들썩였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무렵 활기에 넘치던 일본의 경기는 전쟁특수가 사라지면서 시들해졌고 여기에 1923년 수도 도쿄 일대를 강타한 간토대지진으로 일본 경제는 침체에 빠져들었다. 불황이 엄습해 오자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1927년 발생한 ‘금융공황’은 일본의 취약한 경제구조, 후진적 산업능력, 미비한 금융제도에 정경유착·관치금융 등의 경제·문화적 요인이 결합하여 터진 사건이었다. 은행이 부실하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예금 대량인출사태, 즉 ‘뱅크런’이 발생하여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1차 세계대전 때 탈퇴했던 금본위제로 복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제금융시스템인 금본위제는 문명국의 기준 요건이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경제평론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1930년 1월 1일을 금본위제 복귀일로 결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세계대공황 발발 직후라는 최악의 타이밍에 결행한 셈이 돼버렸다. 공황으로 화폐의 실질가치가 하락하자 환투기꾼들에게는 매우 싼 값에 일본 금을 매수하여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해외로부터 금태환(金兌換·해당국 화폐의 소유자가 해당국의 중앙은행에 요구하면 화폐를 금으로 제공) 요구가 쇄도하여 금이 급속히 유출되는 데 당황한 일본 정부는 복귀한 지 2년 만인 1931년 12월 결국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여 금본위제에서 다시 이탈해 버렸다. 당시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이라 할 수 있는 금본위제 복귀 문제가 이렇게 어처구니없게 실패해 버리자 일본 국민들의 불안과 일본 경제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일본의 착시를 부른 만주의 규모
세계대공황으로 보호주의가 확산되면서 일본 경제의 한 축을 이루던 미국 수출이 막혔다. 그래서 일본은 중국과의 교역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중국 대륙의 권력을 양분하고 있던 국민정부의 장개석과 동북군벌의 장학량은 1928년 12월의 ‘역치(易幟)’ 후, 중국 대중-민족주의의 요구를 수용하여 제국주의 열강이 보유한 중국 내 이권의 회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일본은 만주지역에서 남만주철도회사를 중심으로 철도·광업·철강업에 대한 배타적인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고, 또 산둥지역에서는 일본의 대자본이 투자한 섬유기업들(在華紡)이 막대한 이윤을 올리고 있었다. 장개석과 장학량은 만주와 산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였는데, 특히 만주는 이른바 일본제국의 ‘이익선’으로 설정돼 있었기 때문에 중국의 이권 회수 시도는 일본의 위기의식을 크게 자극했다. 1931년 9월 18일 관동군이 중국군을 공격해 발발한 ‘만주사변’은 일본제국의 당면한 위기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으로 시도된 것이었다.

만주사변은 만주파 군장교들의 독단적 행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일본 정계는 만주야말로 위기 탈출의 열쇠라는 군부의 주장에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있었다. 관동군은 만주를 대(對)소련 방어를 위한 군사적 완충지대이자 일본의 군사력을 뒷받침하는 군수공업지대로 설정했다.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에 있어 만주국의 군수공업화는 새로운 투자처와 소비시장의 창출이라는 면에서 환영받을 일이었다. 대공황 이후 서구 열강들이 블록화하고 있던 상황에서 만주라는 이 신영토의 광대한 크기는 일본도 경제블록을 구축할 수 있을 만큼 규모를 갖추게 됐다는 환상을 창출해 주었다. 일본 경제는 재벌에의 경제력 집중, 생산기술의 후진성, 농공 간의 격차, 금융의 낙후성 등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만주의 편입은 일본 경제권의 작은 사이즈가 원인이었다는 편리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구조적 심각성을 규모의 문제로 간단히 치환시키는 작용을 하였다.




1927년 금융공황 당시 일본의 뱅크런 광경이다. 은행이 위험하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은행 셔터가 닫혀 버리기 전에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려 들었다. / 스즈키상점전시관 소장

1930년대 내내 일본은 일본-만주 블록경제의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켰다. 국제사회는 만주사변의 불법성과 만주국의 위법성을 강력히 문제 삼았지만, 일본은 1933년 국제연맹을 탈퇴하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일만블록’을 사수하는 데 골몰하였다. 일만블록의 핵심 과제는 바로 ‘개발’로 표현되었다. 개발은 만주의 잠재력을 현실적 경제력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일본제국의 모든 자원과 관심이 일만블록에 집중되면서 조선, 대만, 가라후토(사할린), 남양군도(미크로네시아) 등 기존 식민지들의 위상이 감퇴하게 되었다. 이 중에서 일만블록 개발 프로젝트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만주와 바로 붙어 있던 조선이었다. 원래 일본제국의 국경선은 조선의 압록강·두만강이었는데, 만주국 건국으로 국방의 최전선이 북만주의 흑룡강·아무르강까지 올라갔다. 군사요충지로서의 식민지 조선의 중요성이 대폭 하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1930년대 초 식민지 조선은 극심한 경제적·사회적 위기를 겪고 있었다. 조선인들의 불안감은 1931년 경성과 평양의 화교 학살사건으로 표출되었다. 이는 정치적 약자에 대한 식민지인들의 분풀이였다. 불온한 공기는 사방을 떠다녔고 공산주의 운동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조선총독부는 공공근로사업·직업알선 등의 뉴딜식 사회정책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재정 부족으로 인해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선의 농촌에는 홍수와 한해가 번갈아 이어졌다. 농촌진흥운동과 만주 농업이민정책이 농촌 위기의 대책으로 요란하게 제시됐으나 현실성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하였다. 위기 해결에 부심하던 조선총독부는 만주 개발에 대한 조선의 참여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일본 본국과 만주 관동군의 반응은 냉담하였다.

제국을 들썩이게 한 블록개발 사업에서 소외된 기존 식민지들은 식민통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적인 개발정책을 모색했다. 조선총독부는 일만블록에 조선을 억지로 끼워넣은 ‘일선만블록’ 구상을 내세워 조선 북부지역 개발을 시도하였고, 대만총독부는 ‘열대산업조사회’를 설치하여 대만 동부지역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남태평양의 남양청과 사할린의 가라후토청에서도 독자적인 개발정책을 입안하여 제국 블록경제에서 소외지역이 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각 식민지의 힘만으로는 개발 구상을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웠다. 개발계획은 그저 회의에서 논의되고 계획서로 작성되었을 뿐이었다. 블록경제의 구축에서 식민지 개발은 필수사업이었지만, 일본제국에 있어 개발의 라인은 일본-만주 축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만주국 건국 직후 조선을 휘감았던 ‘만주열기’가 금세 식어버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위기극복의 정치 프로그램, 개발주의
이러한 상황은 1936년 2·26 쿠데타를 계기로 일본이 군국주의의 길로 들어서면서 극적으로 전환되었다. 일본 군부는 ‘제국의 국방’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제국 전역을 군사화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각 식민지의 개발 구상은 군부의 지원 하에 비로소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바뀌었다. 특히 함경도 청진을 중심으로 한 조선 북부지역은 일본 본토와 북만주를 잇는 교통의 요지이자 소련과의 국경이 인접한 국방의 최요충지로 인정되어 군수공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대만과 남양군도 개발계획도 일본 해군이 이른바 ‘남진(南進)’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급진전되기 시작하였다. 식민지 중에서 가장 일찍 자체 개발계획을 입안했던 가라후토청도 1937년 중일전쟁 발발 후 일본 육군이 사할린 광산 개발을 긴급히 요구하자 오래 묵혀 뒀던 계획서를 다시 꺼내들었다.


식민통치는 군사주의 산업 개발을 통해 위기를 가까스로 면할 수 있었다. 군수산업에 대한 대규모 정부 투자 덕택에 주요 경제지표에는 온통 파란불이 들어왔다. 활황으로 노동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의 실업문제는 급속히 해소되었다. 조선 북부 공업지대는 도로 건설과 공장 신축을 위해 중국으로부터 쿨리를 수입해야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초호황은 참혹한 전쟁을 조건이자 결말로 하고 있었다.

1930년대는 개발주의라는 독특한 정치 프로그램이 탄생한 시대이다. 수정자본주의와 파시즘은 물론이고 사회주의에서도 개발은 강력한 사회관리 체제의 수립을 정당화하는 기제였다. 전후 미국의 글로벌 뉴딜에서도 개발은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안정과 확대를 지탱하는 표상이었다. 2000년대 신자유주의의 압력 속에서 한국인들이 부여잡은 것도 개발에 대한 환상과 기억이었다. 뉴딜식 국토개발을 공언한 이명박 정권을 선택하였고, 그 다음에는 아예 개발독재의 상징인 박정희의 유산을 다시 호출하였다. 신자유주의와 개발주의를 결합시키고자 했던 한국인들의 이 기묘한 실험은 이제 어떻게 될까.

<조정우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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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706261837571&code=115#csidx9f22c40f6d0dcaab222478496944a26

Guardian review: Ubiquity by Mark Buchanan | Books | The Guardian



Guardian review: Ubiquity by Mark Buchanan | Books | The Guardian
Science and nature books

Catastrophe juice
Chris Lavers sees the world in a grain of rice, in Ubiquity by Mark Bucha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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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14 Oct 2000


Ubiquity
Mark Buchanan
230pp, Weidenfeld, £20

Why are physics textbooks full of mathematics and biology books full of words? Because, as the great Richard Feynman once pointed out, physics is simple. Classical physics deals with inanimate objects performing relatively simple behaviours that can be described adequately using straightforward equations. The motion of heavenly bodies, the jiggling of atoms within molecules, even relativistic behaviours and the strange shenanigans of the quantum world - they can all be described using the general sort of equations with which most of us struggled at school.

Raise the level of complexity, however, and mathematicians begin to struggle. Notice, for example, how often the weather forecast is wrong. The atmosphere is complicated, and its description requires equations that are exquisitely sensitive to input errors. By the time we reach the irredeemably complex world of living things, traditional maths is virtually useless. Master all the mathematics in all the textbooks of classical physics in the world, and you would not be in a position even to begin to describe the internal workings of an ant.

At least, this was the situation until recently. In the last few decades, mathematicians have started grappling with more complex areas of science. First came the analysis of non-linear systems, beautifully explained by James Gleick in his 1988 bestseller Chaos . Then came complexity theory, outlined in Roger Lewin's Complexity . Now we have Mark Buchanan's Ubiquity , a book explaining the behaviour of systems in the "critical state", a concept described by the author as "the first really solid discovery of complexity theory" (to give a flavour of the intellectual lineage).

The basic principle is that certain systems, under certain circumstances, behave in rather curious yet mathematically similar ways. For a practical illustration of the idea, take a handful of rice and drop the grains one by one on to a table top. Soon you will have a pile of rice. But the pile will not grow taller for ever: eventually the addition of one more grain will cause an avalanche. Keep a tally of the magnitudes of these avalanches and a characteristic pattern emerges, one that can be described mathematically using a power function. The important point about this in the present context is that the power-function description implies something profound about our ability to predict the behaviour of the rice pile. The addition of a single grain may have no discernible effect, or it may precipitate a small avalanche, or a big one, or a series of avalanches resulting in a catastrophic collapse of the whole structure. Because of the particular mathematical distribution of avalanche magnitudes, predicting which of these consequences will ensue is, for all practical purposes, impossible.


Having established this underlying principle, Buchanan goes on to explain how it might be extended to shed light on the behaviour of more complex systems. Perhaps the most interesting concerns earthquake prediction. If fault systems in the earth's crust are in a critical state, and if the magnitude and timing of slippages along the faults follow a power law, then predicting when earthquakes will strike, and how destructive they will be, should prove virtually impossible. Historical records of the timing and magnitudes of earthquakes do seem to follow a power law, which suggests, among other things, that seismologists around the world may be wasting their own time and large amounts of our money banging their heads against an insoluble problem. To be fair to the profession, many seismologists had already come to this conclusion without the aid of rice.

Moreover, many earth scientists believe that critical-state theorists are overreaching somewhat when they try to liken the behaviour of something as complicated as the earth's crust to a pile of grain. And when essentially the same technique is employed to explain everything (note the book's title) from forest fires to stock market fluctuations, from extinctions in the fossil record to upheavals in human history, many feel that they are not so much overreaching as hurling themselves into the wide blue yonder. Perhaps because of this attitude of intellectual derring-do, most historians, economists and historical scientists at the present time seem willing to do little more than look on, often in bewilderment, as the mathematicians fly past. This is a shame because the whole project is refreshingly courageous and potentially very important. However, the theorists' cause is not helped by the extreme simplification of reality inevitably required by their analyses, nor by their sometimes shocking ignorance of the problems under investigation. The best that can be said about Buchanan's treatment of extinctions, for example, in particular the Permian mass extinction, is that the many factual errors do not greatly affect the conclusion.

Ubiquity represents an audacious attempt to explain an equally audacious ongoing programme of research, and herein lies its great strength and weakness. Any author who risks stretching ideas across numerous academic disciplines and well beyond the boundaries of knowledge is sure to receive both admiration and criticism; only time will tell which forms the greater part of the response in this case. For my part, I wish there were more juicy, thought-provoking books like Buchanan's on the now-groaning popular-science shelves of the nation's bookstores.

Topics

Mark Buchanan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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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Bucha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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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Buchanan (born October 31, 1961 in Cleveland, Ohio) is an American physicist and author. He was formerly an editor with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science Nature, and the popular science magazine New Scientist. He has been a guest columnist for the New York Times, and currently writes a monthly column for the journal Nature Physics.

Buchanan's books and articles typically explore ideas of modern physics, especially in quantum theory or condensed matter physics, with an emphasis on efforts to use novel concepts from physics to understand patterns and dynamics elsewhere, especially in biology or in the human social sciences


Key themes include, but are not limited to the (often overlooked) importance of spontaneous order or self-organization in collective, complex systems. All of his work aims to bring technical advances in modern science to a broad, non-technical audience, and to help stimulate the flow of ideas across disciplinary boundaries.

He has been awarded, in June 2009, the Lagrange Prize in Turin, regarding science writing in the field of complexity.[1]


Books[edit]

  • Ubiquity: The Science of History… or Why the World is Simpler Than We Think(Weidenfeld & Nicolson, London, 2000); short-listed for the Guardian First Book Award.
  • Nexus: Small Worlds and the New Science of Networks (W.W. Norton & Co, New York, 2002); short-listed for the Aventis Science Writing Prize in 2003.
  • The Social Atom (Bloomsbury Press, New York, 2007).
  • Forecast: What Physics, Meteorology, and the Natural Sciences Can Teach Us About Economics ( Bloomsbury Publishing Plc, London 2013)
References[edit]

Jump up^ Premio Lagrange 2009



종이책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저자마크 뷰캐넌 지음역자김희봉 옮김출판사지호 | 2004.09.13형태판형 A5 | 페이지 수 336 | ISBN
정가15,000원 13,500원가격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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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1세기의 과학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네트워크 과학의 주요개념들을 발견하고 명쾌하게 설명한 과학도서. 현대 이론물리학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주제들, 즉 임계상태, 복잡성 이론 혹은 비평형 물리학, 멱함수 법칙 등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응집력 있는 논의를 펼친다. 또한 위와 같은 이론 물리학의 개념들을 통해 인간 역사의 핵심 원리를 명료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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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 저자 마크 뷰캐넌(Mark Buchanan)

21세기의 새로운 과학 혁명인 네트워크 과학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물리학자 중 한 사람이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이론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네이처』와 『뉴사이언티스트』의 편집장을 역임하며 과학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넥서스』(세종연구원, 2003)가 있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


◆ 역자 김 희 봉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과학 전문 번역가로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의 방정식』,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우주의 구멍』, 『숨겨진 질서』, 『네번째 불연속』, 『엉뚱하고 우습고 황당하고 짜릿한 과학 이야기』, 『천재성의 비밀』 등 다수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감사의 말
1.제일 원인
2.지진
3.터무니 없는 추론
4.역사의 우연
5.운명의 돌쩌귀
6.자석
7.임계적 사고
8.살육의 시대
9.생명의 그물망
10.난폭한 변이
11.모든 의지에 반하여
12.지적인 지진
13.수의 문제
14.역사의 문제
15.결론을 대신하는 비과학적인 후기
옮기고 나서
주와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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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왜 이렇게 복잡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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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전쟁, 지진, 산불, 태풍, 대량 멸종, 교통 체증, 주가 폭락 같은 일들은 왜 발생하는가?
아직까지 그 누구도 이 고민을 풀 실마리조차 잡아내지 못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그러한 재앙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근본 법칙을 찾으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격변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 세상은 본질적으로 불안정성 위에 놓여 있고 한치 앞을 내다보려는 인간들의 바둥거림은 영원한 헛수고일 수밖에 없다.
선구적인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당연시되어 온 이런 생각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 변덕스럽고 급격한 변화들에 '보편적 패턴'이 존재한다는 놀라운 발견에 전세계 과학자들은 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이 통찰을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마침내 모든 소란스러운 사건들의 배후에 있는 것을 알아내기 시작했고, 이전까지 한 번도 보이지 않은 패턴을 보기 시작했다.
마크 뷰캐넌은 새로운 과학으로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조직의 패턴에 관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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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사건 뒤에 숨겨진 단순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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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은 어떻게 해서 벌어지게 되었을까? 오랫동안 수많은 역사학자들이 수많은 원인을 제시했다. 독일의 호전성, 식민지 쟁탈전, 참전국들의 지나친 자신감 등등. 그리고 새로운 연구가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마크 뷰캐넌은 엉뚱한 곳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페르디난트 대공이 탄 자동차가 길을 잘못 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잡한 도심에서 흔히 있는 운전사의 실수 때문에 대공은 저격되었고 그로 인해 1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이 일어났다.
흔히 우리는 커다란 사건에는 그에 상응하는 큰 원인이 있고 작은 사건에는 작은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류의 운명을 바꿔놓는 커다란 사건도 아주 작은 일로 촉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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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더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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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물리학자 백, 탕, 위젠필드는 탁자 위에 모래알을 뿌리는 게임을 했다. 모래알을 하나씩 계속 떨어뜨리면, 모래산이 점점 높이 쌓인다. 하지만 모래더미가 커지면서 경사가 점점 가팔라져 나중에는 모래알이 경사면을 타고 조금씩 흘러내리게 된다. 모래알들은 아래로 미끄러져서 더 평평한 곳으로 가고, 모래산은 더 낮아진다. 모래산은 커지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하고, 그 둘쭉날쭉한 윤곽은 영원히 요동친다.
세 연구자들은 모래더미가 변하는 과정에서 규칙과 전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백만 번 관찰을 했음에도 전형적인 사태는 발견할 수 없었다. 어떤 때는 모래알 하나가 구르는 것으로 끝나기도 했고, 백 개 또는 천 개가 구르기도 했다. 또 어떤 때는 수백만 개의 모래알이 한꺼번에 굴러내려서 더미 전체가 완전히 무너지는 격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렇게 과도하게 민감한 상태를 '임계상태`critical state'라고 한다. 즉 별것 아닌 원인에도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여서 격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과학자들은 모래더미에서 발견한 임계상태의 특수한 짜임새가 이 세상의 예측 불가능한 격변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도발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지진과 산불, 고속도로의 통행량, 주가의 오르내림, 상품의 가격 변동, 그리고 사회 네트워크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네트워크가 '임계상태'에서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자연스런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우리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임계상태의 아슬아슬한 균형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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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할 수 없는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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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과학자들은 지각의 일부가 상승하거나 침강하거나 이동하는 것을 센티미터 단위로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로도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진 현상에는 어떤 규칙성도 보이지 않는다. 지진은 주기적으로 일어나지도 않고, 경고도 없으며, 신호도 없다.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맨틀 위의 지각이 이루는 단층의 네트워크가 임계상태이기 때문이다.
구텐베르크와 리히터는 지진 현상에서 어떤 법칙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지진의 강도와 빈도를 그래프로 그려보았다. 그러자 모든 지진이 놀랄 정도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전세계의 지진 목록을 살펴봐도 마찬가지였다. 지진이 크면 클수록 더 드물게 일어나는 것이다. 지진의 에너지 방출이 두 배가 되면 빈도는 네 배로 줄어든다.
이 단순한 패턴은 다양한 곳에서 발견되는데, 규모나 빈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산불의 경우도 이런 패턴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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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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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독특한 실험을 했다. 그는 편지를 여러 통 써서 그 수신일들에게 보스턴에 사는 어떤 주식중개인에게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편지에는 그 중개인의 주소를 적지 않고 이름과 직업만 적었다.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그 주식중개인과 연락이 닿을 만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다시 그런 사람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들은 거의 기적적으로 여섯 단계만에 그 주식중개인에게 전달되었다.
이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여섯 단계 만에 연결되는 '좁은 세상`small world'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좁은 세상에서는 임계상태의 거친 변이에 더 쉽게 휘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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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된 논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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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시드니 레드너는 1981년에 출판된 논문 783,339편의 인용 횟수를 조사했다. 레드너의 통계에 따르면 이 논문들 중에서 368,110편이 전혀 인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백 번 이상 인용된 논문들의 인용 횟수 분포는 규모 불변의 멱함수 법칙을 따랐다. 이것은 과학 연구도 모래더미나 지각처럼 임계상태로 조직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놀라운 결과였다.
과학에서 큰 혁명과 작은 혁명 사이에는 진정한 구분이 없다. 과학사에서 가장 큰 혁명이라고 불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의문으로 시작되었다. 아인슈타인의 단순한 호기심이 수백 년을 지탱해 온 물리학을 수정하고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냈으며, 그 영향이 여러 경로를 따라 퍼져나가 핵에너지와 원자폭탄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임계상태의 맥락에서 볼 때, 거대한 혁명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원인까지 특별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것들은 단지 임계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큰 변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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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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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1세기의 과학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네트워크 과학'의 주요 개념들을 발견하고 명쾌하게 설명한 역작이다. 이 책의 핵심은 격변을 설명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현재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비평형 물리학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 분야를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복잡계 물리학이라고 한다. 비평형 상태의 사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그물망에서 발전하는 자연스러운 패턴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소용돌이치는 대기에서 인간의 뇌까지 방대한 영역의 자연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책으로 이 책의 저자 마크 뷰캐넌이 쓴 『넥서스』(세종연구원, 2003)와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가 쓴 『링크』(동아시아, 2002)가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복잡계 연구는 평형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연구이며, 과학자들은 이 연구를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임계상태가 도처에서 나타난다는 발견은 카오스와 복잡성 이론 이후 가장 혁신적인 과학적 발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 뷰캐넌은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을 지배하는 당혹스럽고 제어하기 힘든 현상들과, 인간 문화와 역사의 역동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새로운 과학의 출현을 세상에 알린다.



책속으로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전쟁과 혁명에 놀란다. 물론 우리는 이제 옛사람들이 신을 믿으면서 얻었을 법한 형이상학적인 위안 없이 이것들에 대처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역사가 개별적으로 행동하는 개인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전쟁과 평화의 잠재력을 함께 가지며, 개인들의 행동이라는 알 수 없는 대양에는 거대한 밀물과 썰물이 너무 자주 우리를 휩쓴다. 이러한 밀물과 썰물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해도 그리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은 이런 소란스러운 인간사의 진행이 인간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광기 때문이 아닐 수도 있고, 평범한 인간 본성과 단순한 수학으로 설명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거대한 걸음이다.


결론을 대신하는 비과학적 후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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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과 경제위기에 작용하는 원리가 같다고? | 내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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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뷰캐넌 | 지호 | 2004-09-13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는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크나큰 손해와 충격을 준 사건으로 1929년의 미국 대공황을 떠올리게 했다. 이 사건이 과거의 대공황 사태와 비견되는 이유는 두 비극 모두 직전까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부지불식간의 금융위기는 이어 2011년에도 발생한다.

한국의 제일가는 대기업 산하 증권사의 수석 분석가는 왠지 신뢰가 가는 그래프들이 그려져 있는 상세한 분석 자료를 통해 금융위기 직전까지도 주식보유 혹은 투자권유를 했고, 미국의 거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나 S&P도 금융위기 직전까지 AIG 같은 부실덩어리의 금융기업들에게 최고의 평가 점수인 AAA를 주었다. 

가장 안정적이라는 증권사를 통해 간접주식투자를 한 나도 금전적인 손실을 보았고, 이후 마음 속에 한 가지 의문이 남게 되었다.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현상이 아닌 인간이 만든 시스템에서 발생한 것인데 이런 심각하고도 치명적인 금융위기 사태를 예나 지금이나 왜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까? 

미국의 과학 잡지 <네이처> <뉴사이언티스트>의 편집장을 지냈고, 뛰어난 물리학자이기도 한 마크 뷰캐넌이 쓴 이 책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김희봉 옮김, 지호 펴냄)은 부제 '격변하는 역사를 읽는 새로운 과학'에서처럼 내 오랜 물음표에 해답의 실마리를 주는 과학적인 내용들이 나온다.
 
임계상태로 바라본 예측 불가의 세상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전쟁, 지진, 산불, 태풍, 대량 멸종, 교통 체증, 주가 폭락 같은 일들은 왜 발생하는가? 아직까지 그 누구도 이 고민을 풀 실마리조차 잡아내지 못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그러한 재앙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근본 법칙을 찾으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격변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 세상은 본질적으로 불안정성 위에 놓여 있고 한치 앞을 내다보려는 인간들의 버둥거림은 영원한 헛수고일 수밖에 없다 - 본문 가운데

오늘날 과학자들은 지각의 일부가 상승하거나 침강하거나 이동하는 것을 센티미터 단위로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로도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진 현상에는 어떤 규칙성도 보이지 않는다. 지진은 주기적으로 일어나지도 않고, 경고도 없으며, 신호도 없다.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맨틀 위의 지각이 이루는 단층의 네트워크가 임계상태이기 때문이다.

임계상태(critical state)란, 숱한 변이가 일어나고 있어 별 것 아닌 원인에도 격심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물리학 용어다. 임계상태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폭발'(혹은 격변)해 버리는 현상은 놀랍게도 지구상의 갖가지 현상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진, 전쟁, 산불, 태풍, 대량 멸종, 교통 체증, 주가 폭락, 심지어 논문인용패턴에 이르기까지….

1987년 물리학자 3명의 '모래더미 게임'이 임계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작은 시발점이었다. 탁자 위에 모래알을 한 개씩 뿌려보면 모래더미가 형성된다. 이 모래더미는 점점 쌓이다가 경사가 가팔라지면 모래알은 경사면을 타고 조금씩 흘러내리게 된다. 어느 순간 모래알 하나에도 모래산은 와르르 무너져 더 낮은 상태가 되는데, 이런 현상은 끝없이 반복된다. 이처럼 임계상태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폭발'(혹은 격변)해 버리는 현상은 자연과 인간의 삶 곳곳에 깔려 있다고 저자는 갈파하고 있다.

지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때때로 엄청난 크기의 산불을 겪는다. 대부분의 산불들은 그다지 넓지 않은 면적을 태우고 인간에 의해 꺼지지만 몇몇 초대형 산불들은 끄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꺼지지 않고 한두 달을 타는 산불도 있다. 사람들은 왜 이런 산불이 발생하는지 알고 싶어 하고 지진과 마찬가지로 이런 산불에 대비하고 싶어 한다. 과연 대형 지진과 산불 예측은 가능한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물리학자인 저자의 대답은 'NO!'이다. 사람들은 어떤 자연현상을 일으키는 특정한 물리법칙, 화학법칙을 알아내서 이 자연현상을 더 깊게 이해하려 하고 지진이나 산불과 같이 인간에게 해가 되는 자연현상의 경우 이를 예측, 대비하고자 한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대지진이나 대형 산불 등등 많은 현상들이 어떤 물리, 화학법칙에 의해 생겨 난다기 보다는 우연히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느 시점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지진과 모래더미 게임에서 인간사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서 우리네 삶이 마냥 평안할 수만은 없는 이유를 수긍하고, 그러한 삶에 대처하기 위해 불가능한 미래 예측에 매달리기보다 더 현실성 있는 방안을 숙고하는 출발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임계상태에서 물리학자들이 찾아내고 있는 통찰을 인류의 역사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지진과 경제위기에 작용하는 같은 원리

통상적인 경제학적 관점에 따르면, 주식 가격의 급변 뒤에는 언제나 회사의 어려움, 정치적 사건, 정부의 결정 등의 원인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실제 세계의 거래자들은 시장에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분위기는 다른 것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장은 언제나 저절로 임계상태로 유지된다. 따라서 약간의 희망이나 의심도 엄청나게 증폭될 수 있다 - 본문 가운데

보통의 투자가들에게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떻게든 확실성에 안주하려고 드는 인간의 특징적인 성향을 볼 때 이 소식은 전혀 편안하게 들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투자가들은 시장의 변동이 전적으로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또는 알아야 한다).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각종 파생상품들로 인한 임계점으로 조직화된 시장에서는 증시 폭락도 특별한 일이 아니어서 그런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아무런 징후 없이 주가지수는 내일 10퍼센트 이상 곤두박질칠 것이다. 이런 사건도 특별히 예외적인 원인 없이 갑자기 일어날 수 있다. 그간 몇 번의 금융위기를 보아왔듯 정부나 투자사는 이러한 격변을 피하도록 우리를 인도할 수가 없다. 우리는 그런 격변이 온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많은 영역에서 임계상태를 발견했다. 세상은 '악마 같은 불안정성' 즉 임계상태에 잡혀 있다. 세상 도처에 임계상태가 나타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세계가 임계상태로 되어 있다면, 아주 작은 힘조차 거대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사회적 문화적 네트워크에서 아주 사소한 행동이 크게 증폭되어 세계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사회도 그렇고 인간의 삶도 그러하며 인류의 역사 역시 그러하다. 흔히 우리는 커다란 사건에는 그에 상응하는 큰 원인이 있고 작은 사건에는 작은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류의 운명을 바꿔놓는 커다란 사건도 아주 작은 일로 촉발된다. 그런 예로 1차 세계대전의 원인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페르디난트 대공이 탄 자동차가 길을 잘못 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잡한 도심에서 흔히 있는 운전사의 실수 때문에 대공은 저격되었고 그로 인해 1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이 일어났단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의 공리를 인간의 삶에 적용하려는 현재의 유행은 잘못되었고, 얼마간 비난받아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라고 말했다지만, 복잡한 우주와 인간사 그리고 십 년을 넘게 투자를 해도 알다가도 모를 주식, 금융 시장의 비밀이 언제든 격한 변화와 변이의 소용돌이 속에 빠질 수 있다는 임계상태에 있다는 저자의 설명은 독자들에게 갈수록 복잡다단해 가는 세상의 이치에 대해 일말의 깨달음과 통찰을 얻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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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2

30 Lessons for Living: Tried and True Advice from the Wisest Americans - Kindle edition by Karl Pillemer Ph.D.. Health, Fitness & Dieting Kindle eBooks @ Amazon.com.



30 Lessons for Living: Tried and True Advice from the Wisest Americans - Kindle edition by Karl Pillemer Ph.D.. Health, Fitness & Dieting Kindle eBooks @ Amazon.com.




“Heartfelt and ever-endearing—equal parts information and inspiration. This is a book to keep by your bedside and return to often.”—Amy Dickinson, nationally syndicated advice columnist "Ask Amy"

More than one thousand extraordinary Americans share their stories and the wisdom they have gained on living, loving, and finding happiness.

After a chance encounter with an extraordinary ninety-year-old woman, renowned gerontologist Karl Pillemer began to wonder what older people know about life that the rest of us don't.

His quest led him to interview more than one thousand Americans over the age of sixty-five to seek their counsel on all the big issues: children, marriage, money, career, aging. Their moving stories and uncompromisingly honest answers often surprised him. And he found that he consistently heard advice that pointed to these thirty lessons for living. Here he weaves their personal recollections of difficulties overcome and lives well lived into a timeless book filled with the hard-won advice these older Americans wish someone had given them when they were young.

Like This I Believe, StoryCorps's Listening Is an Act of Love, and Tuesdays with Morrie, 30 Lessons for Living is a book to keep and to give. Offering clear advice toward a more fulfilling life, it is as useful as it is inspi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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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Reviews

Review

"Skillfully weaves a prevailing theme (e.g., parenting, aging fearlessly) with self-disclosing statements from interviewees to create a compelling, inspirational book."Library Journal (starred review; one of the Top Self-Help Books of 2011)

"Thank you, Dr. Pillemer, for gathering all this wisdom in one book before it is lost. I can't imagine anyone whose life will not be enriched by this book."—Rabbi Harold Kushner, author of When Bad Things Happen to Good People

"The 'Wisest Americans' have a lot to teach the rest of us. Some of this advice is refreshing common sense. Much of it is truly surprising. It is always heartfelt and ever-endearing - equal parts information and inspiration. This is a book to keep by your bedside and return to often."—Amy Dickinson, nationally sundicated advice columnist "Ask Amy"

"This is a fabulous book! Karl Pillemer has done an incredible job of bringing together the collective wisdom of hundreds of Americans into an entertaining, thought provoking, and practical book. Give it a read. You will find yourself getting out of bed in the morning with new enthusiasm."—Matthew Kelly, author of The Rhythm of Life and Off Balance
"An absolute gem! Thank you Karl Pillemer for taking the time to collect such a valuable trove of wisdom, and for sharing it with us in such a readable book. It's one that I'll recommend often. All of it is wonderful, but I particularly appreciated the lessons on honesty and saying yes to opportunities. Read this bookyou'll get more out of life and have fewer regrets."—Hal Urban, author of Life's Greatest Lessons
"If you want to hear the wisdom of the aged, this easy-to-read book, based on years of penetrating interviews by a prominent sociologist, tells you what they have learned about love, work, marriage, and parenting."—Howard S. Friedman, Ph.D. & Leslie R. Martin, Ph.D., authors of The Longevity Project
"For five years, Karl Pillemer sat down with more than 1,000 older Americans-most of them between the ages of 70 and 100-to talk about lessons for living well. In the resulting book, 30 Lessons for Living: Tried and True Advice From the Wisest Americans,... Pillemer, a gerontologist at Cornell, has culled 30 life lessons from his "experts," ranging from the practical to the profound. How to raise children? How to think about dying? Think of this book as 1,000 borrowed grandparents weighing in on life's various challenges. A salty pragmatism runs throughout."The Daily Beast

About the Author

Karl Pillemer, PhD, is the founder and director of the Cornell Institute for Translational Research on Aging, a center that works to increase public awareness of aging research. Dr. Pillemer has authored more than one hundred scientific publications, and has spoken widely throughout the world on issues of successful aging, family relationships, and elder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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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graphy

Karl Pillemer is a professor of human development at Cornell University and Professor of Gerontology in Medicine at the Weill Cornell Medical College. An internationally renowned gerontologist, his research examines how people develop and change throughout their lives. He has authored five books and over 100 scientific publications, and speaks throughout the world on aging-related issues.

After a chance encounter with a remarkable 90-year old woman, Dr. Pillemer decided to find out what older people know about life that the rest of us don't. His quest led him to ask more than a thousand older Americans their advice for living. He asked about all the big issues - love, marriage, children, work, happiness, avoiding regrets. This 6-year project led to the book: 30 Lessons for Living: Tried and True Advice from the Wisest Americans, published in November 2011. More information on the project can be found at http://legacyproject.human.cornell.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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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customer reviews

D. Kanigan

VINE VOICE
5.0 out of 5 starsLife is short...February 4, 2012
Format: HardcoverVerified Purchase


At 20, I wouldn't have read it. I was in a hurry - learning, climbing. Mortality? Huh? At 30, it's family, career and it's obligations - no time to contemplate. Little time to read. 


At 40, I'm beginning to settle, mind is opening - I might have given this book a glance. But I'm wary. At x0, (I can't believe it or say it or type it). Where did the years go? My eyes are WIDE OPEN. I'm locked in on this book. Not sure how I tripped into the book. (Coincidence? Deepak Sharma would say Not.) I read an Amazon review where the reviewer described the book as "Profound." Really? How many top-10-list self-help books have I read? Not sure I can recall one lesson from these books. I was skeptical. (Highly). And I was wrong. (Again)

There is an estimated $1 billion spent each year on self-improvements books in the U.S. And more advice columns, television experts, and websites - all preaching advice of one sort or another. Yet none of them speak from experience of having lived and learned. Karl Pillemer, the author and a gerontologist at Cornell, interviewed more than 1,000 older Americans between the ages of 70 to 100 in search of lessons for living. He spent over 5 years on the project and summarized his findings in this book. Lessons range from:

* Lessons for a Happy Marriage (Marry Someone a Lot Like You; Friendship is Important; Don't Keep Score; Talk to Each Other; Commit to Marriage not just your Partner)

* Lessons for a Successful and Fulfilling Career (Seek Intrinsic Rewards, not financial ones; Don't give up looking for a job you love; Make the Most of a Bad Job, Emotional Intelligence Trumps all; Everyone needs autonomy)

* Lessons for Parenting (It's all about time; It's normal to have favorites but don't show it; Don't Hit Your Kids; Avoid A Rift At All Costs; Take A Lifelong View of Relationships with Children)

* Lessons For Aging Fearlessly and Well (Being Old is Much Better than you think; Act Now Like You will need your body for 100 years; Don't Worry About Dying; Stay Connected to others; Plan ahead where you will live)

* Lessons For Living a Life Without Regrets (Always be honest; Say Yes to Opportunities; Travel More; Choose a Mate with Extreme Care; Say It Now before it is too late)

* Lessons for Living Like an Expert (Choose Happiness; Time is of the Essence; Happiness is a Choice, not a condition; Time Spent Worrying is Wasted; Think Small; Have Faith; Live by the Golden Rule)

I was deeply moved by this book. I found myself being pulled along - with skepticism being stripped down to bare bones of belief as I turned the pages. He's on to something. The power of this book is in the stories and the anecdotes of the "experts" (the term he uses to describe the elders who are interviewed for his research). The voices of experts are calm...peaceful...learned...zen-like. The author weaves lessons and stories gently throughout - - a slow moving stream making its way south.

Highly Recomme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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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ad R Qubein

4.0 out of 5 starsHow to Tap the Wisdom and Experience of the Elderly?July 27, 2018
Format: Kindle EditionVerified Purchase


Throughout history, humans have been searching for a better way to live their lives - an easier and more meaningful way, materially and spiritually. In their search, this book entitled ’30 Lessons for Living’ by the gerontologist Dr. K. Pillemer, must be a welcome source. The book is unique in its approach; it is based on tapping the wisdom of the elders in the society who lived and experienced life fully and are willing to share their experience and knowledge with the new generations.

How does one approach such a project? The author's plan was to ensure that all participants are 65 years and over. To be meaningful, the number of participants should be around 1000 and should be from various sectors of the society. In this study the average age of the candidates ranged between 74 and 80 Years. To ensure a proper sociological approach, the study was carried out in cooperation with Cornell University (Ithaca, NY) and was subject to its approval.

The purpose of the project was to try to gain some insight into the experience of those elders and to see how to make it beneficial for the new generations. Here is a brief sample of the questions asked: What was your most important lesson for living that you wish to pass on to the new generations? What is your advice to them regarding marriage, raising children , health and careers? What were your core values and principles ? What would you advise them about aging gracefully?

Although this project was carefully studied and implemented, and attracted much attention, yet, looking back critically, it leaves some questions in the mind of the reader concerning its practicality. If the core issue is to make it useful to new generations, what assurance have we that the issues encountered by the elders, say some 70 years ago, will still be applicable to the conditions of the new generations today? Have we not witnessed the overwhelming changes that have taken place in the last century in almost all walks of life?

A more serious issue is the current gap between the elders and the new generations. As several interviewees confessed in later comments: The new generations have become convinced that we, the elders, are irrelevant and our views are archaic. Many sociologists seem to agree and ask: How often do we see young groups seeking the advice of, or even socializing with, the elders? Sadly, those wise and experienced elders who could be so useful to their society, are now more and more ignored and sidelined.

Fuad R Qubein
Jul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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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nda Michayla

4.0 out of 5 starsVery inspirationalJanuary 12, 2014
Format: PaperbackVerified Purchase

The books can at time be redundant but from what I have read so far, I want to keep reading because every time I have to put it down I feel a little more enlightened and inspired. I don't know if it is life changing but I have always had an appreciation for the words and life experience of my elders having worked at an assisted living residence as my first job after high school through college. Possibly my favorite job prior to the one I have now. The people you meet truly touch your life and that's what I like about this book, it feels like words from someone you know and admire. It gives you hope to know that there are people out there who have gone through worse than anyone I know and they have come out happy and fulfilled with life. That is what I am looking forward to. I hope to make the time I have in this life count and leave some wisdom and goodness beh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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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통신 "종전, 비핵화와 바꿀 흥정물 아냐…연연하지 않을것"(종합)



北통신 "종전, 비핵화와 바꿀 흥정물 아냐…연연하지 않을것"(종합)



北통신 "종전, 비핵화와 바꿀 흥정물 아냐…연연하지 않을것"(종합)
송고시간 | 2018/10/02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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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종전선언 대가로 신고·검증·영변폐기 등 요구 궤변"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앞서 종전선언 논의할 것' (PG)[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사진합성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종전이 비핵화 조치와 맞바꿀 '흥정물'이 아니라며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자신들도 이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이날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미(북미) 쌍방뿐 아니라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동북아시아 지역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다 부합되는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통신은 "조미가 6·12 조미 공동성명에 따라 새로운 관계수립을 지향해 나가는 때에 조미 사이의 교전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신은 "최근 미국의 이른바 조선문제 전문가들 속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계획 신고와 검증은 물론 영변 핵시설 폐기나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궤변들이 나오고 있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종전은 정전협정에 따라 이미 반세기 전에 해결되었어야 할 문제로서 미국도 공약한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과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선차적인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종전 문제가 과거 조지 W.부시 행정부 시기 미국에 의해 제기됐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10·4 선언,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점을 들며 "우리보다도 미국을 비롯한 다른 당사자들이 더 열의를 보인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조선 문제를 전문으로 다룬다는 사람들이 60여년 전에 이미 취했어야 할 조치를 두고 이제 와서 값을 매기면서 그 무슨 대가를 요구하는 광대극을 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 누구든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핵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다면 조선반도 핵문제 발생의 역사적 근원과 그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논평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 조치로서 종전선언 체결이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주어져야 한다는 미측 입장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논평은 최근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구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온 세계가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핵계획의 심장부와도 같은 핵심시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조미 수뇌회담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하여 실질적이고도 중대한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구태의연하게 대조선 제재 압박 강화를 염불처럼 외우면서 제재로 그 누구를 굴복시켜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