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5

Namgok Lee 2011 제2기 지리산 정치학교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에 대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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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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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19~21일 2박 3일 일정으로 제2기 지리산 정치학교가 실상사에서 열린다.

‘문명전환의 정치’를 대주제로 서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난 8월 시작하여 우선 3년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주로 청년(10대에서 40대)들이 주체로 참여하고 있고, 나는 노령 세대로서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거들고 있다.
문득 ‘문명전환의 정치’를 생각하다보니, 저 축(軸)의 시대에 이미 그것을 시도한 선각자들이 있었다.
석가, 노자, 예수, 공자가 바로 그들이다.

공자는 다른 세 분과는 결이 다른 길을 갔지만, 어떤 점에서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을 실제로 실천하면서 근본적인 문명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생각한다.
석가나 노자나 예수는 정치에 무관한 성(聖)을 지향한 분들이 아니라, 현실정치를 뛰어넘어 문명을 전환하는 큰 정치를 상상한 사람들이다.

석가의 설화에 부처(佛)와 전륜성왕(轉輪聖王)의 갈림길에서 부처의 길을 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떤 의미에서 보면 보다 근원적인 문명전환의 정치를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21세기 물질과 제도 면에서는 2500여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기후위기나 팬데믹 등 생태적 재앙 앞에서 인류의 존속이 물어지는 기로에 서 있다.
추락할 것인가? 도약할 것인가?
기술적 대응이나 임기응변으로는 추락의 길을 벗어나기 힘들다.
‘문명전환’을 통한 도약을 시도해야 한다.

굉장히 어려워보이지만,  2500여년의 세월을 거치며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선각자들의 길을 보다 좋아진 물질적 제도적 환경 속에서 현실화하고 보편화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 ‘문명전환’과 ‘현실정치’를 결합하는 것이 위기를 통해 시대적 요구로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2차대전 후 독립한 나라들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한 나라지만, 심각한 문화지체(文化遲滯) 현상 속에서 정치적 심리적 혼돈이라는 이중의 위기를 만나고 있다.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에 대한 요구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고는 있지만, 그 구체적 서사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다방면에서 다원적으로 힘과 지혜들이 모여 그 주체와 동력을 만들어가고, 그것이 문명전환으로 이어지는 물꼬를 터가야 한다.
지리산 정치학교는 여러모로 미약하지만, 그 흐름에 나름의 특성으로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인 곳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다음의 시대적 과제는 무엇일까?
새로운 문명을 선도하는 21세기형 선진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경구가 떠오른다.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