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0

** 현장취재 - 기업화하는 명상 수련 기관들 2005

월간조선

2005년 7월호

[특집 여름나기 웰빙] 현장취재 - 기업화하는 명상 수련 기관들
명상수련기관 5000여 개…회원수 300만 명


裵志雄 자유기고가〈freisinn@empal.com〉


정신문화의 상품화
단월드 회원이 지감 수련을 하고 있다. 명상은 「웰빙(well-being) 문화」의 정점에 서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명상 수련기관의 수는 대략 5000개이다. 인터넷 사이트, 정부·기업산하 교육기관, 대학동아리, 문화센터, 공원, 약수터에서 활동하는 명상단체까지 합하면 그 수는 추정하기 조차 힘들다.

공식적인 명상수련 기관에 속해 있는 회원수만 300만 명에 이른다. 국민의 약 10%가 명상, 요가, 氣수련, 단전호흡 등 명상 수련을 해본 적이 있다는 얘기다.

단월드, 국선도, 수선재, 도화제, 한국단학회 연정원, 한국명상요가센터 등은 국내에서 태동한 명상수련기관이다. 또한 오쇼 니케타나 명상센터, 오쇼 수감야 명상센터, 브라마 쿠마리스 라자 요가센터, 칭하이무상사 국제협회, TM(초월명상) 등 외국에서 들어온 명상수련 단체도 있다. 천주교·불교·개신교 등 종교계에서 운영하는 수도원, 기도의 집, 피정의 집, 사찰, 시민선방, 수련원, 기도원 등도 종류만 150여 개에 이른다.



단월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단월드 빌딩.
「세계적인 명상교육기관」과 「건강문화기업」을 표방하는 단월드의 본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공항터미널 맞은편에 있다. 7층 단월드 삼성센터를 찾아가 殷養淑(은양숙·37) 원장을 만났다. 개량 한복을 입은 殷원장은 나이보다 젊어 보였다.

오후 6시 45분. 수련생들이 선 채로 하복부를 두 손바닥으로 세게 치기 시작했다. 일명 「단전치기」다. 하단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오후 7시가 되자 본격적인 수련이 시작되었다. 퇴근시간 직후라 인근 직장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殷원장이 들어와 회원들끼리 인사를 하라고 했다. 두 사람씩 짝을 이뤄 손바닥을 서로 치기도 하며, 한 손은 팔짱을 끼고 다른 한 손은 반짝반짝 손을 흔들며 돌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헤이! 하나 둘 셋 넷,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좋아 좋아 좋아,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감사합니다』

이어서 도인체조를 20분 정도했다. 도인체조는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이완하기 위한 과정이다. 목·팔·어깨·허리·다리·발을 풀어 줌으로써 내장기관까지 좋아진다고 한다. 회원들은 회사에서 몸이 심하게 굳어 있었던 터라 통증을 느끼며 인상을 찌푸렸다.

殷원장은 『내 마음은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집중합니다. 통증이 더해지면 처음에는 아프지만, 계속 집중하면 시원하고 가벼워집니다』라고 말했다. 체조가 끝나자 殷원장과 회원들은 『아이 시원하다! 아이 시원하다!』를 외치며 자신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렸다.

도인체조 후 부드러운 음악에 맞춰 3분 정도 이완의 시간을 갖고 행공을 15분 동안 했다. 행공은 명상을 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호흡의 집중을 통해 몸의 기운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어떤 회원은 누워서 하고(와공), 앉아서 하고(좌공), 서서 하기도(입공) 했다. 순간 잠이 드는 사람들도 보였다. 殷원장은 회원들에게 잠들지 말고 집중해서 호흡할 것을 주문했다.



뇌호흡, 『스트레스 해소된다』



뇌호흡 중인 단월드 회원.
이렇게 행공을 마친 다음, 뇌호흡 명상을 15분 동안 했다. 「뇌호홉」은 단월드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명상수련법이다. 뇌호흡 명상은 기초수련으로 손 지감 수련, 뇌 지감 수련을 5분 동안 한 후 「뇌 감각 깨우기」, 「뇌 유연화하기」, 「뇌 정화하기」, 「뇌 통합하기」 과정을 진행한다. 마무리 5분은 뇌호흡의 궁극적인 목표인 「뇌 주인되기 과정」이다.

殷원장은 『지금부터 뇌호흡을 하겠습니다. 가부좌를 하시고 손은 무릎 위에 올리시고…』라고 하며 카세트를 틀었다. 음악과 함께 『손에서 氣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지감수련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먼저 두 손을 천천히 들어서 가슴 앞에 놓는다. 손바닥을 마주대고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해서 두 손을 천천히 벌렸다가 좁히기를 반복한다. 이때 카세트에서는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저릿저릿한 느낌, 자석처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느낌, 부드러운 솜처럼 뭉클뭉클한 느낌에 집중하세요. 이것이 바로 氣에너지입니다』라며 설명해 주었다.

그 상태로 두 손을 머리 양 옆으로 가져가 뇌까지 가까이 가져갔다가 멀리 떼어내기를 반복한다. 이것이 바로 뇌호흡으로 뇌와 지감 수련을 하는 것이다.

『생명의 에너지가 손과 뇌 사이에 충만해집니다. 뇌가 맑아지고 뇌세포들이 새롭게 깨어납니다. 이제 양손을 천천히 무릎 위에 내려놓습니다』

이렇게 해서 뇌호흡은 2분 만에 끝났다.

테이프가 바뀌고 단월드 설립자 李承憲(이승헌·56)氏의 육성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단학은 생명의 학문입니다…내 숨통이 트일 때 나는 하늘과 하나 되고 神과 하나가 된다. 원래 하늘과 나, 神과 나는 둘이 아니었다… 원래 나는 병들 수 없는 존재이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있는 존재이다. 원래 나는 슬픔과 고통도 없는 존재이며, 하늘과 땅과 큰 이치에 따라 홀로 스스로 존재하는 생명이다…숨과 함께 나는 다시 태어나고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한다. 숨과 함께 온 우주가 다시 시작되고 새롭게 물결친다』

메시지 청취가 끝난 다음, 마무리 체조를 10분간 하고 명상수련은 끝났다. 준비운동부터 끝날 때까지 걸린 시간은 한 시간 정도였다. 수련을 마치고 회원 몇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련복의 오른쪽 어깨 쪽에 「평생회원」이란 빨간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평생회원 회비는 350만원이었다.

회사원 金錤(김기명·38)氏는 『이곳에 와서 뇌호흡을 하고 나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해소돼요. 심리적으로 편안해지죠. 사무실에서는 웃는 일이 없는데, 이곳에 오면 다들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 매일 오게 되는 거죠』라고 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일을 하는 朴修龍(박수용·33)氏도 『예전에는 술·여자·도박으로 살아가다 단월드에 나오면서부터 내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됐어요.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안해졌지요』라고 했다. 수련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심리적 안정」을 얘기했다.

단월드빌딩 10층 본사로 올라가 홍보실 愼美靜(신미정·39) 실장을 만났다.

―단월드는 국내 명상수련기관들 중 규모가 가장 큽니다. 단순한 명상기관이라기보다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2002년 4월22일 「단학선원」은 「(주)단월드」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소규모 명상수련원의 형태를 탈피하고 대규모 기업형태로 전환해 단학을 보급하기 위해서였죠. 기존의 소규모 수행단체 형태로는 단학을 전파하기에 역부족입니다』

―순수한 의미의 명상수련기관이라기보다 단학과 뇌호흡을 판매하는 기업이란 의미입니까.

『그렇습니다. 명상이라는 정신문화를 상품화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 국가·종교·문화라는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기업밖에 없습니다. 소비자가 정신문화란 상품이 마음에 들면 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겠죠. 장롱 하나에 몇 천 만원도 하는데, 정신문화 상품도 몇 천 만원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국선도



국선도 세계연맹.
인터넷에서 「국선도」를 검색하면, 두 개의 단체가 나타난다. 하나는 「국선도 세계연맹(www.ksd21.com)」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국선도연맹(www. kouksundo.com)」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 역을 가운데 두고, 한 곳은 단성사 옆 백궁빌딩에 있고, 다른 한 곳은 길 건너 맞은편 삼호빌딩에 있다. 영문을 모른 채 먼저 氣수련 본가임을 자처하는 「국선도 세계연맹」을 찾아가 보았다. 백궁빌딩에 있는 국선도 세계연맹 본원은 필자가 방문했을 때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국선도 본원 石武(석무·40) 사범이 오후 3시 30분 수련을 시작하고 있었다. 짙은 파란색 수련복이 인상적이었다.

『訓! 正心! 正視! 正覺! 正道! 正行!』

정면 벽에 걸린 訓(훈)을 石사범이 한 글자씩 읽을 때마다 20명의 수련생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함께 따라 읽었다. 이윽고 온 몸을 골고루 풀어 주고 기혈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기혈순환 유통법」을 20분 동안 했다. 단월드의 도인체조와 비슷한 동작이 많았으나 더 어렵고 힘들게 관절과 근육을 움직여 주고 있었다.

그런 다음, 국선도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단전행공」을 40분 동안 했다. 다양한 동작으로 단전호흡을 하여 기운을 충만시켜 생명력을 왕성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급수에 따라 수련생들의 동작이 모두 달랐다. 수련생들은 청산선사의 녹음된 목소리에 따라 움직였다.

끝으로 「오장육부 강화운동」을 20분 동안하며 축적된 氣를 온몸에 골고루 퍼뜨리며 수련을 마쳤다. 단월드가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해 웃음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국선도의 수련은 무겁고 엄숙한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었다. 수련생들은 웃거나 힘들어하는 표정대신 無想無念(무상무념)의 모습으로 1시간 20분 동안의 시간을 보냈다.



『수련은 손 쉽게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다』



단전행공 중인 安應模 국선도 세계연맹 총재.
이윽고 石사범 바로 앞에서 수련을 한 安應模(안응모·76) 前 내무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安 前 장관은 2002년 3월부터 국선도 세계연맹 총재로 활동하고 있다.

―국선도 연맹이 두 곳 있던데.

『1967년에 청산선사가 하산하여 자신의 정통도법인 국선도를 세상에 내어놓았습니다. 당시 청산선사는 수제자를 두지 않았죠. 「나에게 지도받은 사람은 다 내 제자」라며 지도했습니다. 그런데 세계국선도연맹의 총재는 자기만이 수제자라 자칭하며 모든 것을 독점하려 했어요. 청산의 뜻과 달리 이윤을 목적으로 국선도를 기업화하려고 한 것이죠. 뜻을 함께한 몇 분이 국선도의 순수한 수련법을 계속적으로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국선도 세계연맹은 올해를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국선도를 널리 알리려면 기업화도 피할 수 없는 길 아니겠습니까.

『(웃음)그렇게 되면 우리도 단월드처럼 되는 것이죠. 단군상 문제나 김지하 詩人 사건만 보더라도 수련단체가 종교화·기업화하면 모두 변질되게 마련입니다. 수련은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 속에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수련은 손쉽게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다음날, 삼호빌딩에 있는 세계국선도연맹을 찾았다. 기획홍보실 文福現(문복현·36) 과장은 『세계국선도연맹이 本源(본원)』이라고 했다.

『수제자가 왜 없습니까. 청산선사께서 지리산·덕유산·태백산에서 수련시킨 제자가 있습니다. 수제자들이 바로 청원 박진후 선사(現 세계국선도연맹 총재), 도운 도종사(現 세계국선도연맹 최고지도자), 청화선사(現 세계국선도연맹 교육원장)입니다.

1970년대 세 분이 청산선사 밑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다 다시 은거를 하는데, 1997년 국선도 개원 30주년에 다시 사회에 나와 사단법인 세계국선도연맹을 창립한 것입니다』

청산선사는 1984년에 다시 입산했고 그후 행적을 알 수 없다고 한다. 백궁빌딩에 있는 국선도 세계연맹에 소속된 수련원은 전국적으로 60여 개이다. 삼호빌딩에 있는 세계국선도연맹은 전국적으로 120여 개에 이른다.



「수선재」-편의점식 명상



명상편의점 명상아루이 仙에서 수련 중인 수선재 회원들.
새벽 5시 서울 인사동 골목을 따라 10여 명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서둘러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어느 한옥 문을 삐걱 열고 들어갔다. 문패에는 「명상편의점 명상아루이 仙」이라 적혀 있었다. 명상아루이 仙은 수선재가 만든 명상편의점으로 서울 광화문1호점, 일본 도쿄2호점, 서울 인사동3호점을 열었다. 수선재는 「명상학교 수선재」와 「명상마을 수선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1990년 중반 적십자사, 국회 여성개발원 창립멤버인 文華榮(문화영·55)氏가 선계수련의 맥을 전수받아 수련 끝에 깨달음을 얻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한다. 10여 명의 사람들이 「정서적 독립」을 깨닫고 명상아루이 仙의 李善(이선·47) 사장을 중심으로 종로오피스텔에 공간을 만들어 文선생을 초청해서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수선회」란 이름으로 시작한 소모임이 「도심 속 仙人」이란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현재 국내 50개, 해외 15개 센터를 둔 「수선재」가 된 것이다. 회원수는 2000여 명이다.

새벽 5시 10분. 10명의 회원들은 仙체조를 40분간 했다. 이때 이루어지는 체조는 대개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잼잼, 온몸털기, 발끝 부딪히기, 배꼽아랫배 움직이기 등이다. 仙체조가 끝나면 서서 수련하는 신법을 30분간 하고, 다음은 앉아서 수련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단전호흡을 하며 명상을 하는 수선재 만의 호흡명상을 했다. 모든 과정은 오전 7시가 되어 끝이 났다.

일반 수선재 수련장과 달리 이곳은 도심 속에 있는 명상편의점으로 카페가 문을 닫고 있는 새벽 5시에서 7시까지, 오후 7시에서 9시까지 각각 10명씩만 수련을 한다고 했다. 그 외 시간에는 일반인들이 아무 때나 와서 차를 마시며 쉬운 수련들을 체험하는 편의점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인생이 바뀌었다』



수선재 朴重陽 홍보팀장.
방금 수련을 마친 眞自然(진자연·38)氏는 프레지던트 호텔 프런트매니저다. 새벽에 수련을 하러 나온 지는 1년 정도 됐다고 했다.

『수련을 하고부터 손님을 더 친절하게 대할 수 있고, 손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적을 들으면 예전에는 겉으로만 죄송하다고 그랬는데, 이제는 손님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게 된 것이죠. 단전이 커지면 사람을 그 안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眞氏는 곧 직장을 그만두고 명상편의점 매니저로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명상화가 崔璟娥(최경아·34)氏는 『피아노를 20년 동안 쳐오다 수선재를 만나게 됐고, 이것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명상을 위한 그림들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명상아루이 仙」의 李善 사장과 朴重陽(박중양·41) 홍보팀장, 李衡(이형·31) 천광기연(수선재 계열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수선재는 다른 명상 수련단체에서 하는 단전호흡과 수련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수선재 만의 고유한 명상 수련기법은 없나요.

 
  『단전호흡은 반드시 배꼽 아래로만 숨을 쉬어야 하죠. 이렇게 제대로 단전호흡을 했을 때 호흡명상이라고 이름 붙입니다. 수선재는 순수한 한국명상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의 체조법이자 호흡법입니다.
 
  사실 수선재 만의 차별화된 수련법은 없어요. 호흡명상과 단전호흡의 차이점도 부각시키기 힘들고, 단월드의 뇌호흡처럼 강력한 컨셉트가 없다 보니 더 이상 뻗어나가질 못하고 있죠. 수선재도 하나만 정해서 밀어붙이는 영업마인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명상편의점만으로는 부족하죠』
 
 
 
 『명상은 자기최면』
 
  미래사목연구소장 車東燁(차동엽·48)신부는 『명상과 氣수련, 요가를 통해 느끼는 마음의 깨달음과 육체의 건강은 단순한 심리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명상 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대부분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 명상수련기관을 찾게 되죠.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기 안에 과대망상증이 생깁니다. 단전호흡을 하거나 氣수련, 요가를 통해 도달하는 것은 어떠한 깨달음이 아니라 자아도취에 불과하죠. 자기 안에서 만들어진 가공된 체험일 따름으로 결국에는 세상을 단절시키고, 자신에게만 빠져들게 됩니다』
 
  ―명상·수련·요가를 하는 사람들 모두가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합니다. 하루라도 안 하면 안 될 정도로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전부 심리현상일 따름입니다. 일종의 자기최면인 것이죠. 「시원하다, 시원하다」, 「편하다, 편하다」고 계속 가르치면 자기가 그런 줄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모든 명상·수련·요가의 가장 위험한 부분은 엑스터시 체험, 몽환 체험, 즉 삼매경입니다. 이것은 철학적으로 에포케의 상태, 판단정지의 상태, 즉 판단마비의 상태입니다. 결국엔 자아 컨트롤이 안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