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호흡 계발한 국제적 명상 지도자 이승헌
- 태권도에 이어 또 다른 한국 전통의 문화상품인 ‘단학(丹學)’ 수련으로 전세계 내로라할 정신문화계 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지 이승헌의 성공비결은 무얼까?
한국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리는 ‘문화상품’으로 태권도는 이미 세계 시장을 장악해 포화 상태다. 올림픽 공식종목으로 채택돼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금메달을 확보해 선물로 주는 효자 노릇도 한다. 그러면 그 다음으로 한국을 빛낼 수 있는 전통 문화상품은?
“두말할 것 없이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주창하는 단학수련이지요. 애리조나주 세도나 단명상센터(Sedona Dahn Institute)를 중심으로 미국에만 40여 개 단센터가 있는데, 미국인들은 매달 100달러씩 내고 단학을 배우고 있어요. 그들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는 단학정신으로 인생을 새롭게 가꾸고, 단학을 과학화한 뇌호흡 수련으로 몸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고 있어요. 이 얼마나 한국을 빛내는 훌륭한 문화상품입니까?”
국내 최대 규모의 수련단체인 단학선원 설립자로 유명한 일지(一指) 이승헌씨(李承憲·52·새천년평화재단 총재)의 거침없는 답변. 캐나다 브라질 일본 등지에도 이미 단센터가 진출해 있고, 미국에서 활동중인 단학지도자만 300여 명을 배출해 단학의 세(勢)를 확장해가는 중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스승 이승헌의 얼굴만 보아도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서양의 유명 인사들도 적잖다. 자신의 영적 체험을 바탕으로 ‘신과의 대화’ 시리즈를 펴내 밀리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닐 도널드 월쉬(새천년평화재단 부총재)는 전세계 22개국 270여개의 독서그룹을 이끄는 저명인사이면서도 스승 앞에서는 한 수 접는다.
“이박사(미국 캘리포니아 유인대 명예 한의학박사)는 내 안에 있는 창조주(신성)를 만난 이후 나의 두 번째 영적인 지도자다. 그는 우주의 실체와 본성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분이고, 영적인 세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몸을 통한 수련으로 이를 쉽게 전달하는 분이다.”(1999년 5월, 미국 세도나에서)
미국의 사회운동가인 헤나 스트롱(마니토재단 이사장)과 모리스 스트롱(유엔평화대학 총장·전 UN사무차장) 부부 역시 스승 이승헌을 열렬히 지지하는 팬. 이 부부는 범인류의식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단학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며 ‘단학 전도사’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이외에 몇 해 전 국내에도 선풍을 몰고 온 ‘뇌내혁명’의 저자 하루야마 시게오와 ‘의식혁명’의 저자 데이비스 홉킨스, 초종교 운동가 바와제인(유엔종교분과위원장), 세계적 명상음악가 키타로 등 세계정신문화계의 거물급들도 일지와 영적 교분이 두텁다.
한국에는 연원이 오랜 수련단체가 있고,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꿇리지 않을 기 능력을 갖춘 수련 지도자도 꽤 있지만 아직은 ‘국내 상품용’의 색깔이 짙은 편이다. 일지는 어떤 노하우로 85년 서울 신사동의 조그만 사무실에 단학선원이라는 간판을 내건 지 15년 만에 세계인들로부터 주목받는 인물이 됐을까? 단학선원 한 관계자의 말은 이렇다.
“97년에 우리 민족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단학에 뇌의학의 성과를 접목시킨 ‘뇌호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 인간의 상상력과 기 에너지를 이용해 뇌의 감각을 깨움으로써 생산적인 삶을 가능케 해준다는 원리가 서양의 정신지도자들에게 자극이 된 듯하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한 단학지도자는 이승헌 총재가 ‘비범한’ 컨설턴트 능력으로 정신문화계 인사들의 고민을 풀어주는 일을 본 적이 있는데, 그에게는 외국인의 마음을 끄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귀띔한다. 일전에 기자는 이총재를 만나 “가족의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질문한 바 있다. 그때 그는 “개인적으로 회사나 조직의 운영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 회사를 보면 망할 회사인지 성공할 회사인지, 신규사업을 언제 해야 할지를 파악해내는 능력이 있으니까요” 하고 말했다.
모악산 수행과 깨달음
그의 이런 능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잠시 그의 성장사를 살펴보자. 1950년 충남 천안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이상한’ 아이였다. 방과 후엔 혼자 공동묘지에서 놀기를 좋아하고, 중학교 때 친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서는 틈만 나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나’를 자문하던 과조숙증 소년이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환시와 환청으로 정신을 집중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실제론 아무것도 없는데 누군가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나 산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큰 기와집과 호랑이가 보이고, 귀에서는 비명 같은 이상한 소리들이 들렸다는 것. 그러니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68년에 충남 천안고를 졸업한 뒤 부실한 기초 실력을 메워가며 어렵게 공부한 끝에 72년 서울보건전문대 임상병리학과에 입학했다. 교육자로 정년퇴직한 부친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 낮에는 체육관을 운영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녔다. 운동에는 소질이 있었던지 고교를 졸업할 때쯤 이미 태권도 4단을 딴 고단자였기 때문. 이후 그는 체육의학에 관심을 갖고 단국대 체육교육학과에 편입, 77년에 대학을 졸업했고 한강성심병원 등 여러 병원에서 근무했다. 이때 결혼도 하고 아들 둘도 낳아서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79년에 어렸을 때 느꼈던 신비한 기운을 다시 체험하면서 구도의 세계로 뛰어든다. 그는 100일 정진 수련을 마치고 80년에는 마침내 일체의 사회생활을 정리하고 전북 모악산에 들어가 생사를 넘나드는 21일의 고행수련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천지기운이 내 기운, 내 기운이 천지 기운이라는 ‘우아일체(宇我一體)’의 세계를 체험했습니다. 즉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하나라는 사상이죠. 그때 이런 세계를 제가 처음으로 깨달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고조선(古朝鮮) 단군임금 때의 경전이라고 하는 천부경(天符經)을 보니까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란 글귀가 나와요. 너무 놀랐습니다. 바로 제가 깨달은 자리를 가리키는 거였어요. 나는 그 전까지는 단군신화 정도밖에 몰랐는데, 나보다 먼저 조상인 단군 할아버지가 이미 그 진리를 깨달았던 것이지요.
또 단군 할아버지는 실천이념으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사상을 펼쳤어요. 홍익인간이란 수련의 최고 목표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기적인 것에서 벗어나 공적(公的)인 기준을 세우라는 것이죠.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에 이런 정신이 있었고, 이를 알리는 것이 내 일이구나’ 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고, 단학선원의 설립목적도 홍익인간에 둔 겁니다.”
일지는 모악산에서 나온 뒤 82년 안양시 충현탑 공원에서 자신이 깨달은 단학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만난 중풍환자를 치료한 것이 소문나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제자들도 생겼고, 85년에 본격적으로 단학선원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91년에는 단학으로 지구촌에 새로운 정신문명을 열겠다는 각오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세계 평화운동가로 변모
현재 단학선원은 국내 300여 개 지원에 해외 50여 개 단센터가 있으며, 단학회원만 10만 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거쳐간 단학수련 인구만 100만 명에, 전문 단학지도자만 1200여 명이다.
지난 8월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열린 ‘밀레니엄 종교·정신 세계평화 정상회의’는 이승헌 총재가 국제적 정신 지도자로 부상한 무대이기도 했다. 사상 최초로 종교와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지구촌 1000여 명의 정상급 종교계 지도자들과 정신계 지도자들이 참가해 세계평화와 종교간 화해를 논의한 이 회의에서, 그는 ‘50인의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추대된 것이다. 그는 또 향후 10년 동안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매년 한 차례씩 열기로 합의한 세계평화 정상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2001년 6월 한반도에서 개최되는 첫 평화이벤트를 주도하게 됐다.
사실 이 세계평화회의는 이총재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다. 그가 UN 인사 40여 명에게 뇌호흡을 지도하면서 던진 말이 물결치듯 번져나가 코피 아난 UN사무총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의 공식 발의에 의해 이 회의가 개최된 것. 또 이총재의 말에 호감을 가진 CNN의 설립자 테드 터너가 재정적 후원자가 돼주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정신계 지도자로 대접받는 그가 국내에서는 일부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 그가 지난 2년간 주도해온 단군상 건립을 둘러싸고 기독교계 일부에서 강력히 반발했는가 하면, 단학선원이 신앙의 대상으로 단군을 숭앙하고 있다는 시비에 시달려왔다. 또 수련단체인데도 상법상 주식회사로 등재된 단학선원을 둘러싸고 ‘이승헌 개인의 사유재산’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받아왔다.
그는 최근 이런 비난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자신이 보유중인 1000억원 상당의 단학선원 지분 전부를 교육기관에 기증하고, 경영권을 단학선원 직원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총재의 말.
“조직에는 한계가 있고, 순수성을 잃을 때는 부패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단학선원은 해체합니다. 그러나 단학의 우수한 비전 및 스승과 제자 관계는 영원할 것입니다. 단학선원이 해체돼도 제자들을 통해 세계적으로 공인받은 단학의 원리와 수련 프로그램이 전세계에 보급될 것이며, 더 활발해질 것입니다.”
기존 300개의 국내 선원 경영체제를 해체한다는 충격적인 말이다. 이에 따라 단학선원은 자율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평생회원 및 회원의 권리는 그대로 승계된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새천년평화재단의 총재 자격으로 세계 평화운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한다. 당장 내년 6월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서 세계평화 정상회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또 유엔본부에서 그가 공약한 대로 2003년에 사상과 종교, 인종과 언어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류공동체 건설을 지향하는 제1회 세계문화올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중이다. 개최지로 꼽은 한반도 DMZ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문제로 북한의 문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있다 한다.
“저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우리나라를 세계 제1의 정신적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입니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일을 되짚어볼 때 빈말은 아닌 듯하다.
“두말할 것 없이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주창하는 단학수련이지요. 애리조나주 세도나 단명상센터(Sedona Dahn Institute)를 중심으로 미국에만 40여 개 단센터가 있는데, 미국인들은 매달 100달러씩 내고 단학을 배우고 있어요. 그들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는 단학정신으로 인생을 새롭게 가꾸고, 단학을 과학화한 뇌호흡 수련으로 몸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고 있어요. 이 얼마나 한국을 빛내는 훌륭한 문화상품입니까?”
국내 최대 규모의 수련단체인 단학선원 설립자로 유명한 일지(一指) 이승헌씨(李承憲·52·새천년평화재단 총재)의 거침없는 답변. 캐나다 브라질 일본 등지에도 이미 단센터가 진출해 있고, 미국에서 활동중인 단학지도자만 300여 명을 배출해 단학의 세(勢)를 확장해가는 중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스승 이승헌의 얼굴만 보아도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서양의 유명 인사들도 적잖다. 자신의 영적 체험을 바탕으로 ‘신과의 대화’ 시리즈를 펴내 밀리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닐 도널드 월쉬(새천년평화재단 부총재)는 전세계 22개국 270여개의 독서그룹을 이끄는 저명인사이면서도 스승 앞에서는 한 수 접는다.
“이박사(미국 캘리포니아 유인대 명예 한의학박사)는 내 안에 있는 창조주(신성)를 만난 이후 나의 두 번째 영적인 지도자다. 그는 우주의 실체와 본성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분이고, 영적인 세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몸을 통한 수련으로 이를 쉽게 전달하는 분이다.”(1999년 5월, 미국 세도나에서)
미국의 사회운동가인 헤나 스트롱(마니토재단 이사장)과 모리스 스트롱(유엔평화대학 총장·전 UN사무차장) 부부 역시 스승 이승헌을 열렬히 지지하는 팬. 이 부부는 범인류의식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단학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며 ‘단학 전도사’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이외에 몇 해 전 국내에도 선풍을 몰고 온 ‘뇌내혁명’의 저자 하루야마 시게오와 ‘의식혁명’의 저자 데이비스 홉킨스, 초종교 운동가 바와제인(유엔종교분과위원장), 세계적 명상음악가 키타로 등 세계정신문화계의 거물급들도 일지와 영적 교분이 두텁다.
한국에는 연원이 오랜 수련단체가 있고,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꿇리지 않을 기 능력을 갖춘 수련 지도자도 꽤 있지만 아직은 ‘국내 상품용’의 색깔이 짙은 편이다. 일지는 어떤 노하우로 85년 서울 신사동의 조그만 사무실에 단학선원이라는 간판을 내건 지 15년 만에 세계인들로부터 주목받는 인물이 됐을까? 단학선원 한 관계자의 말은 이렇다.
“97년에 우리 민족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단학에 뇌의학의 성과를 접목시킨 ‘뇌호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 인간의 상상력과 기 에너지를 이용해 뇌의 감각을 깨움으로써 생산적인 삶을 가능케 해준다는 원리가 서양의 정신지도자들에게 자극이 된 듯하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한 단학지도자는 이승헌 총재가 ‘비범한’ 컨설턴트 능력으로 정신문화계 인사들의 고민을 풀어주는 일을 본 적이 있는데, 그에게는 외국인의 마음을 끄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귀띔한다. 일전에 기자는 이총재를 만나 “가족의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질문한 바 있다. 그때 그는 “개인적으로 회사나 조직의 운영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 회사를 보면 망할 회사인지 성공할 회사인지, 신규사업을 언제 해야 할지를 파악해내는 능력이 있으니까요” 하고 말했다.
모악산 수행과 깨달음
그의 이런 능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잠시 그의 성장사를 살펴보자. 1950년 충남 천안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이상한’ 아이였다. 방과 후엔 혼자 공동묘지에서 놀기를 좋아하고, 중학교 때 친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서는 틈만 나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나’를 자문하던 과조숙증 소년이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환시와 환청으로 정신을 집중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실제론 아무것도 없는데 누군가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나 산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큰 기와집과 호랑이가 보이고, 귀에서는 비명 같은 이상한 소리들이 들렸다는 것. 그러니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68년에 충남 천안고를 졸업한 뒤 부실한 기초 실력을 메워가며 어렵게 공부한 끝에 72년 서울보건전문대 임상병리학과에 입학했다. 교육자로 정년퇴직한 부친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 낮에는 체육관을 운영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녔다. 운동에는 소질이 있었던지 고교를 졸업할 때쯤 이미 태권도 4단을 딴 고단자였기 때문. 이후 그는 체육의학에 관심을 갖고 단국대 체육교육학과에 편입, 77년에 대학을 졸업했고 한강성심병원 등 여러 병원에서 근무했다. 이때 결혼도 하고 아들 둘도 낳아서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79년에 어렸을 때 느꼈던 신비한 기운을 다시 체험하면서 구도의 세계로 뛰어든다. 그는 100일 정진 수련을 마치고 80년에는 마침내 일체의 사회생활을 정리하고 전북 모악산에 들어가 생사를 넘나드는 21일의 고행수련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천지기운이 내 기운, 내 기운이 천지 기운이라는 ‘우아일체(宇我一體)’의 세계를 체험했습니다. 즉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하나라는 사상이죠. 그때 이런 세계를 제가 처음으로 깨달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고조선(古朝鮮) 단군임금 때의 경전이라고 하는 천부경(天符經)을 보니까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란 글귀가 나와요. 너무 놀랐습니다. 바로 제가 깨달은 자리를 가리키는 거였어요. 나는 그 전까지는 단군신화 정도밖에 몰랐는데, 나보다 먼저 조상인 단군 할아버지가 이미 그 진리를 깨달았던 것이지요.
또 단군 할아버지는 실천이념으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사상을 펼쳤어요. 홍익인간이란 수련의 최고 목표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기적인 것에서 벗어나 공적(公的)인 기준을 세우라는 것이죠.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에 이런 정신이 있었고, 이를 알리는 것이 내 일이구나’ 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고, 단학선원의 설립목적도 홍익인간에 둔 겁니다.”
일지는 모악산에서 나온 뒤 82년 안양시 충현탑 공원에서 자신이 깨달은 단학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만난 중풍환자를 치료한 것이 소문나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제자들도 생겼고, 85년에 본격적으로 단학선원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91년에는 단학으로 지구촌에 새로운 정신문명을 열겠다는 각오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세계 평화운동가로 변모
현재 단학선원은 국내 300여 개 지원에 해외 50여 개 단센터가 있으며, 단학회원만 10만 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거쳐간 단학수련 인구만 100만 명에, 전문 단학지도자만 1200여 명이다.
지난 8월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열린 ‘밀레니엄 종교·정신 세계평화 정상회의’는 이승헌 총재가 국제적 정신 지도자로 부상한 무대이기도 했다. 사상 최초로 종교와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지구촌 1000여 명의 정상급 종교계 지도자들과 정신계 지도자들이 참가해 세계평화와 종교간 화해를 논의한 이 회의에서, 그는 ‘50인의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추대된 것이다. 그는 또 향후 10년 동안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매년 한 차례씩 열기로 합의한 세계평화 정상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2001년 6월 한반도에서 개최되는 첫 평화이벤트를 주도하게 됐다.
사실 이 세계평화회의는 이총재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다. 그가 UN 인사 40여 명에게 뇌호흡을 지도하면서 던진 말이 물결치듯 번져나가 코피 아난 UN사무총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의 공식 발의에 의해 이 회의가 개최된 것. 또 이총재의 말에 호감을 가진 CNN의 설립자 테드 터너가 재정적 후원자가 돼주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정신계 지도자로 대접받는 그가 국내에서는 일부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 그가 지난 2년간 주도해온 단군상 건립을 둘러싸고 기독교계 일부에서 강력히 반발했는가 하면, 단학선원이 신앙의 대상으로 단군을 숭앙하고 있다는 시비에 시달려왔다. 또 수련단체인데도 상법상 주식회사로 등재된 단학선원을 둘러싸고 ‘이승헌 개인의 사유재산’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받아왔다.
그는 최근 이런 비난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자신이 보유중인 1000억원 상당의 단학선원 지분 전부를 교육기관에 기증하고, 경영권을 단학선원 직원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총재의 말.
“조직에는 한계가 있고, 순수성을 잃을 때는 부패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단학선원은 해체합니다. 그러나 단학의 우수한 비전 및 스승과 제자 관계는 영원할 것입니다. 단학선원이 해체돼도 제자들을 통해 세계적으로 공인받은 단학의 원리와 수련 프로그램이 전세계에 보급될 것이며, 더 활발해질 것입니다.”
기존 300개의 국내 선원 경영체제를 해체한다는 충격적인 말이다. 이에 따라 단학선원은 자율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평생회원 및 회원의 권리는 그대로 승계된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새천년평화재단의 총재 자격으로 세계 평화운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한다. 당장 내년 6월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서 세계평화 정상회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또 유엔본부에서 그가 공약한 대로 2003년에 사상과 종교, 인종과 언어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류공동체 건설을 지향하는 제1회 세계문화올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중이다. 개최지로 꼽은 한반도 DMZ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문제로 북한의 문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있다 한다.
“저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우리나라를 세계 제1의 정신적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입니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일을 되짚어볼 때 빈말은 아닌 듯하다.
입력 2006-07-28 09:5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