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6

알라딘: [전자책] 동양철학 에세이

알라딘: [전자책] 동양철학 에세이
[eBook] 동양철학 에세이 - 개정증보판  |
김교빈,이현구 (지은이)동녘2016-05-30





전자책 미리 읽기


전자책정가
9,800원


8.6 100자평(11)리뷰(19)
종이책 페이지수 332쪽,


책소개
550여년간 이어진 춘추 전국 시대의 중국 제자 백가의 주요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한 동양철학 입문서. 공자, 맹자, 노자 등을 비롯 비교적 덜 알려진 묵자, 명가 등 10여개 사상의 핵심 주장을 친절한 강의체 형식으로 담았다.

각 사상이 탄생한 사회적 배경과 그 사상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 인물, 당대와 현재 그 사상이 갖는 의미와 한계, 모순점 등을 다루었다. 또한 각 사상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기도 한다.

1993년 출간된 책의 개정증보판으로, 임금이나 백성이나 똑같이 농사지어 먹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 허행의 농가(農家)에 관한 장이 새로이 추가되었다. 편집과 디자인을 새로이 하고 비디오 아티스트 이부록의 그림을 넣었으며, 인용된 고전 원문의 출전을 밝히고 책 말미에 추천도서 해제를 덧붙였다.


목차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책 머리에

바로보기 : 우리들의 동양철학

공자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노자 - 인생의 보배를 간직하라
묵자 - 약자를 지키는 방패
장자 - 광활한 정신 세계의 끝없는 이야기
맹자 - 유가의 파수꾼
순자 - 동양의 프로메테우스
법가 - 인간을 조직하고 인간을 활용한다
명가 - 상식을 부순 사람들
농가 - 영원한 농사꾼의 벗
주역 - 점쟁이와 철학자
돌아보기 - 남은 이야기들

더 읽으면 좋은 책


책속에서



춘추 전국 시대의 혼란은 이기심에서 왔습니다. 이기심은 본질적으로 차별적인 사랑을 낳으며, 차별적인 사랑은 자기 자신, 자기 집안, 자기 나라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납니다. 묵자는 지배 집단의 차별적 사랑 때문에 생긴 침략 전쟁의 물결을 거슬러서 무차별적 사랑에 기초한 전쟁 반대론을 주장하였습니다. 사실 묵자의 전쟁 반대론은 겸애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쟁을 반대한다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구호도 작은 실천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묵가 집단은 그러한 전쟁에 맞서는 방어 전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고, 방어를 위한 무기를 새롭게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어떤 학자는 묵가 집단의 이런 모습을 가리켜 방어전을 위한 전쟁 청부업이라고도 했습니다.

묵가가 전쟁을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전쟁이 파괴적이고 비생산적이며,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묵자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전쟁을 벌이는 지배 집단을 도둑에 비유했습니다. 남의 집에 들어간 좀도둑이 처벌을 받는 것과 달리, 남의 나라를 침략한 큰 도둑은 오히려 칭찬을 받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죄 없는 사람 한 명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고 열 사람을 죽이면 인간 백정이 되는데, 전쟁을 일으켜 수만 명을 죽인 자는 오히려 영웅이 되니 어찌 된 일이냐고 했습니다. - 본문 108~110쪽에서 접기
그러므로 정말 귀다운 귀와 입다운 입을 가진 사람은 남을 지도하고 다스릴 만합니다. 동양 고대의 성인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10쪽 - iamjune
아, 나는 바보 같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멍하니.
세상 사람들은 똑똑한데, 나는 그저 멍청할 뿐.
남들은 딱 잘라 잘도 말하는데, 나만은 우유부단, 우물쭈물.
흔들흔들 흔들리는 큰 바다 같네.
쉴 줄 모르고 흘러가는 바람이네.(도덕경)20장-88쪽 - iamjune
에 그림자가 싫어서 계속 도망가는 사람 이야기가 나옵니다.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그림자도 더 빨리 따라오니 그는 더 빨리 달아나려고만 합니다. 장자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당신이 나무 그늘에서 쉬면 그림자도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142쪽 - iamjune
순자에 따르면 지(知)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앎의 능력입니다. 그리고 지(智)는 사람이 안것과 실제 대상이 들어맞았을 때 쓰는 용어입니다. -198쪽 - iamjune
'같다'와 '다르다'는 동전의 양면인 셈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같아지기도 하고 달라지기도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돌멩이까지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보면 다 같습니다. 그러나 돌멩이조차도 같은 돌멩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전체를 강조하면 개인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개인을 강조하면 개인을 침해하는 전체가 부정... 더보기 - iamjune



저자 및 역자소개
김교빈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호서대학교 문화기획학과 교수.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이며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장, 인문콘텐츠학회 회장. 저서에 『동양철학에세이 1, 2』(공저) 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 『몸으로 본 중국사상』(공역), 『중국고대의 논리』(공역), 『기』(공역) 등이 있다.



최근작 : <동양철학산책>,<망각과 기억의 변증법>,<정신의 풍경에서 노닐다> … 총 35종 (모두보기)

이현구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1957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유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부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하면서 동의과학연구소 편집위원 및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전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고전의 품격》, 《최한기의 기철학과 서양과학》, 《지금, 내게 가장 절실한 것》 등이 있고, 김교빈 교수와 함께 집필한 《동양철학 에세이》 1권과 여럿이 함께 지은 《박물관에서 꺼내온 철학이야기》, 《기학의 모험》 등이 있다.



최근작 : <최한기>,<동양철학 에세이 1>,<고전의 품격> … 총 23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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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쉬워요. 좋습니다.
Danae 2009-07-08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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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로 꼽히는 만큼 실망시키지는 않네요
커피홀릭 2010-11-0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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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각각에 대한 책, 이토록 명료하면서 재밌게 풀어낼 수 있을까
유리바다 2008-12-17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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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을 배우자
시시프 2011-04-04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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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을 공부하시는 분이라면 꼭 보세요.. 잘 쓰여진 책 입니다.
봉달구지 2009-03-0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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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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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동양철학 입문서!


사람들은 동양철학을 수구적이고 고리타분하게 생각한다. 특히 유교에 대해서 더 그렇다. 하기야 그럴 만도 하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유교이데올로기 덕분에 억압받으며 살았는가? 그들은 정절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강요받기도 하였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자신을 억누르는 사회에 반항하기 위해 자살한 것조차 정절을 지키기 위한 죽음으로 추앙받기도 하였다.<-향랑 산유화로 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동양철학이 그렇게 보수적이고 폐쇄된 학문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동양철학이 나쁜 것이 아니다. 그것을 이용하는 지배층들이 동양철학을 자기입맛대로 이용했을 뿐이다. 성경도 그렇다. 나는 성경을 읽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경의 중심사상이 사랑이라는 사실은 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성경과 예수의 이름으로 살육을 저질렀는가? 그것이 성경 잘못인가?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동양철학에 담긴 깨끗한 열망을 발견하였다. 유가를 읽으며 공자가 꿈꾸는 사람다움에 대해 알았고 맹자를 읽으며 그의 불타는 정렬을 보았다. 묵자를 읽으며 끝없는 민중사랑과 정의감을 알았고 순자를 읽으며 선악설에 가려진 철저한 인간중심의 사상을 보았다. 장자를 읽으며 그의 웅대한 뻥(?)을 보았고 노자를 읽으며 그가 꿈꾸는 도가 무엇인지 감이 잡혔다.


단순히 동양철학은 어떤 학문일까 궁금해서 읽어본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지적 충격을 주었다. 내 동양철학의 편견이 깨진 것부터 해서 어쩌면 내 삶의 방향을 동양철학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희망까지, 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작은 세계에서 살았는지 깨달았다.


1994년에 나와 지금까지 팔리고 있는 장기 베스트 셀러다. 문장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내용도 쉬워 동양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동양철학을 찬양만 하지 않았다. 동양철학이 태어난 춘추전국시대와 지금시대를 같이 보며 비판적으로 동양철학을 바라보았다. 노자, 장자, 공자, 맹자, 묵자, 순자등 동양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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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숲 2005-05-17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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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저자대표 김교빈은 '개정증보판을 내면서'라는 글을 통해 이 책을 쓴 의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처음 책을 쓸 때 동양철학을 신비로운 것으로 해석하거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쓸모 있는 위대한 사상으로 무조건 떠받드는 태도를 부정하는 시각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시각에서 각 사상이 가지고 있는 시대적 의미와 한계를 통해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함께 드러내 보이려고 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운 동양철학이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동양철학을 그리려고 했습니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책을 썼고 만들었다면 성공이다. 첫 출간 이후 10여년의 세월이 지나갔고 개정증보판을 낼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김교빈은 동양철학 분야에 있어서 꽤 다양한 책에서 이름을 올리는 열정적인 철학자다. 대중을 대상으로 쓰여지는, 또 개론서격 동양철학서에는 항상 그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얼마전에 읽은 <한국철학 스케치>의 몇명의 필진에도 이름을 올렸고 대중을 상대로 한 문화강좌에도 강의진으로 자주 이름이 올라온다. 호서대 예체능대학 문화기획학과 교수. 그것이 그의 직함이다. 아마도 추정컨대 호서대 철학과가 폐지된 이후 '문화기획학과 교수'라는 직함이 '철학과 교수'라는 직함을 대신한 듯 하다. 이 책 저자 소개에 나와있는 '철학과 교수'라는 직함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대학에 철학과가 있어야 하는건 아니지만 인기없는 학과라 하여 경제논리에 의해 과를 없애버리는 작금의 사태는 정말 아니다. 또 실제로 현재 철학과를 대학 학부 과정에 두고 있는 학교 또한 많지 않다. 다 있을 필요도 없지만 있는걸 없앨 필요도 없다. 더군다가 그것이 단지 인기가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이유라면 더더욱. 지방의 알려지지 않은 대학, 그것도 철학과라니. 취직하기 위해선 학벌이 안되면 경쟁력있는 학문을 공부한 과라도 졸업을 해야하는데 그마저도 안되니 학교차원에서는 차라리 없애자고 결정했던 것이다. 당시 철학과 폐지 반대운동이 학내에서 꽤 격렬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언론에 크게 다뤄지지 않았기에 많은 이들이 알지 못했고, 나는 다른 대학 철학과에 적을 두었다는 이유로나마 소식을 접했을 뿐이다. 결국 경제논리에 의해 과는 사라졌고 졸업생은 다른 과로 전과했다고 들었다. 철학을 공부하고픈 이들을 강제로 찢어 다른 과에 배속시키는 이 행위를 어찌 봐야한단 말인가.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우리는 보통 '동양철학'이라고 하면 사주나 관상을 봐주는 점집을 예상한다. 또 실제로 그런 점집에는 '철학관' 내지는 '동양철학' 이라고 쓰여져있다. 그러니 오해를 할만도 하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철학과를 나오면 철학관을 차리는 줄 알고 있다. 그래도 좀 안다 하는 사람들도, 동양철학과 중국철학을 동일시한다. 중국철학이 동양철학인건 맞지만 동양철학이 중국철학이지는 않다. '동양철학'이란 범주 안에는 엄연히 한국철학도 포함된다. 그러나 서양과 동양의 대립구도에서 중국철학이 동양철학을 대신하게 되었기에 사람들은 그렇게 오해를 한다. 이 책은 동양철학에 대한 항간의 오해를 풂과 동시에 좀더 엄격히는 중국철학의 대가들을 만나보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개정판이 나오면서 흔히 동양철학개론서에서도 다루지 않는 농가가 추가되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이라고 말하면, 이미 동녘에서 나온 80년대의 필독서였던 조성오씨의 <철학에세이>를 읽은 분들은 알테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과 연결지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순히 공자와 노자와 장자와 순자와 맹자와 한비자와 기타 등등의 온갖 유명한 중국의 철학자들을, 그들의 이론을 소개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그와 관련하여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바라본다. 결국 우리가 철학을 하는 이유는 각자의 시선을 키우고 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함이다. 서양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중국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이다. 고로 우리는 개론서를 익히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되며 익힌 바를 가지고 새롭게 사회를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대중을 상대로 한 얇은 책이고, 그 안에서 여러 철학자들을 다루느라 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묵자와 관련해서는 사회주의를 이야기하고, 장자와 관련해서는 현대 과학기술의 병폐와 환경문제를 이야기한다. 또 맹자의 혁명론과 관련해서는 5.16과 12.12를 말한다. 단면을 살펴보자.

"하지만 맹자의 혁명론에는 한 가지 필수 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혁명 주체에게 민중의 뜻에 근거한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봉건 왕조의 교체는 언제나 혁명이냐 아니냐의 논란을 일으켰스빈다. 5.16과 12.12의 주체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혁명이라고 강변하지만, 역사가 준엄하게 군사 쿠데타로 규정한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맹자의 혁명론은 지배 집단에게는 반갑지 않은 것이었지만, 임금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주장이었습니다."

저자는 마지막 장 '남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오늘날 동양철학의 유행이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첫번째는 개인주의의 문제요, 두번째는 개인주의의 확산이 가져오는 사회성 부정과 실천성 결여, 세번째는 이런 것들이 귀결할 수 밖에 없는 신비주의, 네번째는 위의 것들이 갖는 몰역사성의 문제를 든다. 넷째 문제와 관련하여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속에 담긴 가치와 아울러 한계를 함께 보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절대화된 보편성과 가치만을 강조하면서, 토대가 다른 현대에 무차별로 접맥하는 것이 객관적이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객관적이라는 말을 통해 엄청난 주관화를 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변형된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유교 자본주의론 같은 것이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유교 자본주의론은 자본주의적 물질 문명과 봉건주의적 정신 문명을 마구잡이로 엮어 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지배 형태인 관과 민, 자본가와 노동자 등의 관계에서 지배 집단의 이익을 관철하는 논리가 되고 맙니다."

동양철학의 유행한다고 반길 일도 아니고, 굳이 유행시킬 필요도 없다. 우리가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목적이 무엇인가가 중요하지 그것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부차적 산물일 뿐 먼저가 되어선 안된다. 우리가 동양철학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하며, 그 기준은 '현실적 요구'가 되어야 한다. 현실을 보기 위해 철학을 공부하고, 현실의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기 위해 철학을 공부한다. 저자는 이 말을 하고 싶었던게다. 여기 공자, 노자, 묵자, 장자, 맹자, 순자, 한비자, 공손룡, 허행 아홉명의 철학자가 있다. 그리고 <주역>을 말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그대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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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5-16 공감(12)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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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호흡으로 이해한 동양의 기 철학





세계와 존재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사상도 문화도 달라진다.



사물을 정지된 상태에서 국부적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서구의 세계관을 형성해 왔다면, 동양의 사고는 변화의 실상을 보려는 경향이 있다.







동양 사회에서 수천 년 동안 자연과 사회, 물질과 정신을 아우르며 우주 만물의 변화를 설명해 왔던 개념은 기(氣)이다. 기(氣)는 철학적으로는 물질의 발생과 변화를 설명하는 형이상학적인 틀이고, 한의학에 적용하면 인체의 생리와 병리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 된다. 문학과 예술,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기(氣)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안동에 있는 병산서원이다. 이 대청에 앉아 선비들은 글공부를 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기둥사이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이 눈에 들어온다. 이 선비는 산에 앉아 있는 것인가 아니면 실내에 앉아 산을 바라보는 것인가.







이 아름답고 묘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안과 밖을 이분화 시키지 않는 사상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름이 되면 대청마루의 문을 들어 올려 공간을 터놓는 발상. 이런 양식의 문을 분합문(分閤門)이라고 하는데, 우리 고유의 분합문에 관한 특허권을 프랑스의 건축가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덧붙여 전통 난방 방식인 구들에 관한 특허권은 독일에 있다는 사실.







동양화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여백’이라고 한다. 그것은 비어있음이 아니다. 기(氣)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닌 것이다. 동양적 사고의 특징은 안과 밖이, 자연과 인간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발상에 있다.







김교빈 교수는 8월24일부터 10월 12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춘추전국과 제자백가>를 화두로 다양한 사상가들과 그 철학에 대해 강의했다. 철학과 사상이 관념적 유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연관되어 있음에 대해 강조했고, 인간과 세상을 보는 눈이 트이도록 이끌어 주었다.







서교동에서 ‘문턱 없는 밥집’과 ‘기분 좋은 가게’(http://cafe.daum.net/bobjibngage)를 운영하고 있는 김교빈 교수는 민족의학연구원 원장,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장, 호서대학교 예체능대학 학장 등을 맡고 있다.







김교빈 교수의 저술은 다음과 같다.



[이언적:한국 성리학을 뿌리내린 철학자/성균관대학교 출판부]



[가치 청바지:동서양의 가치는 화해할 수 있을까?/웅진지식하우스]



[전통 청바지:옛것은 과연 낡은 것일까?/웅진씽크빅]



[동양철학 에세이:혼란 속에서 피어난 철학의 향연/동녘]



[함께 읽는 동양철학/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부]



[하곡 정제두:한국의 사상가10인/예문서원]



[기의 철학/예문서원]



[기학의 모험/들녘]



[한국철학 에세이:인물로 보는 우리 철학의 흐름/동녘]



[동양철학과 한의학/아카넷]



[민족문화와 의병사상/박이정]



[양명학자 정제두의 철학사상:존재론 인성론 사회인식에 대한 구조적 이해/한길사]



[중국 고대의 논리/동녘]



[기의 철학 상,하/예문지]



[중국고대철학의 세계 /죽산]







선생님 그 간의 주옥같은 강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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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soo86 2011-10-1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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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쉽게 알아보는 동양철학


이 책은 동양철학에 대한 입문서이다. 저자들이 책의 앞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기공술이나 사주팔자로 속화되어 있는 동양철학에 대해 올바른 의미를 전달해주기 위해서 이 책은 쓰여졌다. 특히 에세이라는 제목이 붙은데서 알 수 있듯이, 참 쉽다. 책의 구성은 공자, 노자를 비롯해서 순자, 맹자까지 익히 알려진 동양철학의 사상가들을 설명한 다음, 주역과 같은 책을 살펴보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년전에 공자에 대해 일본의 어떤 방송사와 우리나라가 방송사가 같이 만든 애니메이션이 생각났다. 그것은 공자의 생애와 사상을 쉽게 설명한 것이었는데, 추석과 같은 명절 프로로는 적격이었다. 물론, 나는 그것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 책 역시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었다.

삶과 항상 유기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동양철학의 가르침은 쉽고, 깊이가 있지만 어렵거나 현란한 개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배웠으면서 익히지 않는 개념을 동양철학에선 진정한 앎으로 생각하지 않듯이, 공유할 수 없거나 일상생활을 배제한 지식도 진정한 앎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자라난 이 환경이 얼마나 오랜 시간의 知的인 퇴적이 있었던 가를 보여준다. 속담이나 고사성어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이 주듯이, 저자가 분명하지 않은 동양의 가르침들은 그렇게 삶 속에서 녹아있다. 우리가 익힌 습관과 습속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그대로 행하면 왜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지 않는지도 알 수 있다.

물론 서양철학도 상당한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동양철학의 이러한 융화력은 서양철학이 가지지 못한 강점이다. 나는 학부 수업에서 칸트는 이성, 오성, 감성을 분리하였지만, 동양철학에서는 이러한 분리가 없다는 것을 배웠었다. 아물러,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과 같은 작업도 통합되어 수행되었다고 하셨다. 그 동양철학 교수님은 지금 정년을 앞두고 계시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유교의 정서를 몸으로 익히고 자라온 한국사람에게 동양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알기 쉽게 가르쳐준다. 동양철학의 환경에서 자란 사람에게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의미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매력 또한 색다르다. 책의 내용이 그다지 어렵거나 길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잠시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다.

교양을 쌓는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틈틈이 이런 책을 읽어두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신의 삶이 자신의 것이듯, 그 의미 또한 스스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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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2000-12-3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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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여러번 나올만 합니다.



1. 철학 고전을 읽는 난 후 생기는 최악의 증상 :
누가 뭐라고 말했는지 알게 되는 것. 그리고는 '나는 안다'라고 생각하는 것.
왜, 그가 그런 말을 할수밖에 없었는지는 별로 신경쓰지 않은 채로 말이다.
소위 '과거의 담론을 현재의 가치기준으로 재단하는 폭력을 가하는' 것.

2. 그렇다면, 철학 고전을 소개해 놓는 책들은
1번의 증상이 최소한으로 줄어들도록 도와주어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별을 4개쯤 주어야겠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별 다섯개라고 쳤을 때~!)

3. 이 책은 제자백가시대의 사상가들이 왜 그런 사상을 가지게 되었는지
사회현실을 소개하는데 상당히 자상한 편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균형감 있게 소개되어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유익할 듯 싶다.
철학고전의 소개서를 통해 고전을 깊게 맛보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
개요를 알고, 관심이 가지는 고전을 찾아 읽어보게 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4. 나는 개인적으로 마치는 글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동양 고전을 통해, 개인주의적 인간관을 반성하자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 취지가 책 전체에 녹아내려져 있지는 않다.
독자들이 개별적으로 자기 공부하면서 내면화시킬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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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없어요 2009-01-02 공감(1) 댓글(0)





철학책,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다양한 분야 읽기를 지향 하는 사람들에게 인문분야는 하나의 장벽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간을 요하고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철학책은 아주 백미죠. 이해하기도 어렵고 참으로 힙겹습니다. 철학이 개념위주의 학문이기 때문에 그런 거 같습니다.



하지만 철학에도 입문이 있습니다. 입문은 상대적으로 쉽죠(그래도 다른 분야보다 어렵습니다). 입문을 거치지 않고 철학 각론 격인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독서가 아니라 흑과 백이라는 ‘여백의 미’를 감상하는 수준과 다름없습니다. 예컨대 철학책을 하나도 읽지 않은 사람이 데리다의 <해체>(문예출판사. 1998)를 읽는 건 그림책을 보는 것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어떤 책이 입문이고, 또 어떤 책이 교양을 위한 책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천하지만 이 공간을 빌어 철학책을 읽는 방향을 함께 나누어 볼까 합니다.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다른 분야에 홀려 있어,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한 관계로 추천이 피상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추천을 하는 이유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철학책 읽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많은 분들이 철학에 입문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철학에는 3가지 기초분과가 있습니다. 인식론, 존재론, 가치론이 그것 입니다. 말 그대로 어떻게 아는 것이 참된 앎인가, 존재란 무엇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가를 각각 탐구하는 분야입니다. 인식론 분야는 조금 어렵습니다. 가장 철학적인 색채가 짙은 분야죠. 교양 수준에서 읽는 것도 좀 난해합니다. 그래서 존재론과 가치론 분야 중에서 쉬운 책을 골라 볼까 합니다.

존재론으로 분류되는 교양 책으로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문예출판사. 1993)와 키에르케고르의 <유혹자의 일기>(한길사.2001)가 있습니다. 전자는 무신론적 실존주의를 대변하는 책이고 후자는 유신론적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저서입니다. 사르트르의 책은 ‘실존주의’를 널리 알리기 위한 팜플릿 성격의 책입니다. 그리고 키에르케고르는 ‘실존주의’라고 일컬어지는 철학의 분과를 태동시킨 장본인입니다. 이 두 책으로부터 실존주의의 이론과 삶의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르트르의 저서는 이학사 본을 추천드립니다)
















가치론은 일명 윤리학이라고도 합니다. 윤리학과 논리학은 동전의 앞뒷면이라고도 하는데, 저도 최근에야 이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았습니다. 논리학 분야는 나중에 쉬운 책 위주로 추천드리기로 하고, 우선 윤리학 분야를 보겠습니다. 가장 유명한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입니다. 그리고 피터 싱어의 <실천윤리학>도 무척 뛰어난 저서입니다. 이보다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소흥렬 교수의 <윤리와 사고>(이대출판사)와 김형석 교수의 <윤리학>(철학과 현실사)이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철학교수들이 집필한 윤리학 책들이 매우 쉽고 유익했습니다. 도서관이나 대형 서점의 윤리학 코너에 가면 대학 철학 교수들이 쓴 윤리학 책들이 꽤 많이 꽂혀 있을 겁니다. 아무 책이나 한 권 뽑아서 읽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가장 먼저 권해드립니다. 그 이유는 윤리학이 어떤 학문인지 최초로 정의한 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외에, 중요한 철학의 입문서 구실을 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일명 철학에세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철학의 모든 분야를 쉽게 소개하면서, 여기에다가 저자가 지향하는 철학적 삶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책들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정표를 제시해 주는 것인데요, 대표적인 3권의 책이 있습니다.
















1. 삶과 철학, 동녘
2. 삶, 사회, 그리고 과학, 동녘
3. 동양철학에세이, 동녘



3권 모두 스테니 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책인데요, 이 책들은 각 주제에 대해서 더 탐구할 명저들을 수록해 놓고 있습니다. 특히 1번 책이 아주 좋습니다. 이 책 한권만 읽어도 어떤 관심분야의 어떤 철학책이 중요하고, 철학의 분야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참된 삶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도 던져 줍니다.



철학 에세이의 마지막 장르로 ‘인생론’과 ‘행복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주로 유명한 철학자가 노년에 자신의 철학을 정리하면서 쓴 책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평이한 서술이 장점입니다. 쉬운 문장 속에 노 철학자의 철학적 정수가 담겨 있어 ‘철학적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음미해 볼 수 있습니다.


















1.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인생론
2. 버트란드 럿셀의 <행복의 정복>
3.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행복론

헤르베르트 마르쿠제의 행복론을 제외하고는(알라딘에서 검색도 안됨), 많은 출판사들이 다투어 출간하여 왔습니다. 그만큼 많이 읽히는 대중적인 철학서들 입니다. 3권 중 어는 것을 봐도 무방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번을 강추합니다. 3번은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범우고전선의 한권입니다.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마르쿠제가 구약 성경의 인물인 욥의 삶으로부터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 탐구하고 있는 명저입니다.
독일 철학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철학가 한 명으로 꼽히는 쇼펜하우어의 삶의 태도와 영국 경험론의 전통을 이어받은 럿셀의 삶의 지향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철학에 입문하기 위해서 철학사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학 철학과 2학년 필수과목이 철학사 수업이죠. 철학사는 철학의 처음과 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철학과의 떠노는 괴담입니다..--;;) 아주 중요하죠. 그래서 학부 저학년 때 반드시 공부해 두어야 철학 각론 공부를 좀더 유기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서양철학사는 그리스 철학의 두 사람 파르매니데스와 헤라클레이토스 논쟁의 주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알아야 한 철학자의 사상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철학사로 정평이 나 있는 책이 4권 정도 있습니다.


















1. 쿠르트 프리틀라인의 <서양철학사>(서광사)
2. 요하네스 휠스베르거의 <서양철학사>(이문출판사)
3. 슈퇴르니히의 <세계철학사>(분도출판사)
4. 버트란드 럿셀의 <서양철학사>(서광사)

이 중에서 1번과 4번을 강추합니다. 2번은 1800페이지에 육박하는 너무도 방대한 책이고 3번 역시 분량이 엄청납니다. 이 두 권의 장점은 비교적 서술이 평이하고 내용이 상세하다는 점입니다. 분량이 워낙 방대해서 집에 비치해 놓고 관심 가는 철학자를 찾아서 읽어 나가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물론 코플스톤의 서양철학사에는 분량이 훨씬 못 미치지만 그래도 초심자가 한 번에 읽기에는 버겁습니다.

위 4권의 책은 어느 철학과 교수들도 추천하는 정평 있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번이 좋습니다. 가잘 얇고 뼈대만 요약돼 있어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약위주로 돼 있어 책 읽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철학 학습서를 읽는 느낌이 강합니다. 장마다 끝에 단답식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서양철학사를 정리할 수 있어 무척 기분 좋은 책입니다. (번역이 그다지 좋지 못해 좀 아쉬운 철학사입니다)



이제 마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철학사와 철학자의 핵심사상을 절묘하게 조합시킨 책이 있습니다. 이 한권으로 철학자들이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철학사의 쟁점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철학자들의 삶과 핵심사상을 접하면서 독자는 철학적 멘토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빼어난 책으로 월 듀란트의 <철학이야기>(문예출판사)가 있습니다. 15명의 핵심 철학자의 삶과 사상 그리고 철학자의 철학사적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명저입니다. 이 책을 읽고 철학도로 빠진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다고들 합니다. 또한 이 책 때문에 인생이 바뀌어졌다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철학책치고 내용이 무척 평이하여 책 읽는 맛이 배가 됩니다. 가장 쉬운 철학책을 추천해 달라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해드릴 정도입니다. (가끔 어렵다는 분들도 있는 것을 보면 ‘쉽다’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될듯 합니다만..)
















그리고 듀란트의 저서와 비슷한 책으로 <철학의 에스프레소>라는 책이 있습니다. 빌헬름 바이세델이라는 독일철학자가 쓴 건데, 독일에서 가장 많이 출간된 철학사 책이라 합니다. 이 책은 원래 서광사에서 <철학의 뒤안길>로 오래전에 출간되어 오던 건데, 2006년 아이콘C에서 판을 바꿔 재출간한 책입니다. 기본 형식은 듀란트의 철학이야기와 같지만 32명의 철학자들을 똑같은 분량을 할애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은 <철학이야기>보다는 밀도가 좀 떨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듀란트 보다 배가 많은 32명의 철학자들을 다루고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철학이야기>보다 내용이 빈약하여 아쉬운 점은 있지만 17명의 새로운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볼 수 있어 아쉬움은 어느 정도 달래줄 수 있습니다. 두 책 모두 장기간 사랑 받아온 책인 만큼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 알다딘의 상품 이미지가 이렇게 없을 줄이야..



* 2011년 8월 30일 현재 <철학의 에스프레소>는 새출판사에서 하드커버로 새롭게 출간되어져 있습니다.

* 2011년 8월 30일 현재 슈퇴르니히의 <세계철학사>는 현재 한권짜리 하드커버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1100페이지가 넘습니다. 가격은 39,000원 으로 책정되었더군요. 새로운 번역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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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1-08-19 공감 (106)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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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07 동양철학에세이/책먹는 여우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른 후, 그 속에 푹 빠져 읽어보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에 맞춰 양념하여, 자신 안에 있는 어느 창고엔가 꼭꼭 쟁여놓고 싶어지는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이다. 단순한 선으로 뚜렷한 색감의 대비 아래 그려진 그림도 눈길을 끈다공자/노자/묵자/장자/맹자/순자/법가/명가



1. 시대는 사상을 낳고, 사상가도 낳고, 시대는 죽은 사상가를 불어들이고 사상을 필요로 하기도 하구. 시대는 빼놓은 채, 그 상황을 없애버린 채, 제 편한대로 살점을 뚝뚝 뜯어먹는 오늘의 세태는 심각한 병이 아닐까? 입문서인 이책에선 사상의 색깔과 시대상황이 개략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는 것 같다. 혹 관심있는 분들 딴데가서 고생하지 말자. 1993년에 나온 책이라는데 왜? 벗겨나 있었던 것일까?!

2. 토요일 덥수룩한 모습을 손질하러 블**럽에 들렀는데 여우가 책장에 움크리고 있다. 그 녀석 참 맛있게 책을 먹고 있다. 딸내미 신년 선물로 찜~. 그리고 파*여우님 생각도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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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6-01-09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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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08 암베드카르








불가촉천민 해방자이자 현대 인도불교의 중흥자이며 현대 인도헌법의 아버지로 알려진 암베드카르의 평전. 현대 인도헌법의 초안자이자 학자이며 행정가이기도 했던 암베드카르는 자신이 불가촉천민 태생으로서 불평등과 차별에 고통 받는 불가촉천민들의 인권을 위해 인도의 불합리한 제도와 힌두전통에 저항했던 성자적 생애로 유명한 인물이다.

중.하위 계급의 사람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고도 불평등한 카스트 제도가 인도문화사에서 중요한 사회적 통합의 기능을 담당해 왔으며 직업의 자연스런 분화로서 장려할 만하다는 간디에 거세게 반발하며 날카롭게 대립하기도 했던 암베드카르. 그의 일생을 통해, 불가촉천민 해방자의 일대기와 사상을 엿봄으로써, 여전히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한국적 계급구조를 돌아보게 한다.





생각씨

269. 민주주의는 단순히 통치 형태의 하나가 아닙니다. 그것은 서로 어울려 사는 삶-원활한 의사소통과 대화를 전제로 한 공동체적 삶-의 체험입니다.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겸양의 자세를 그 밑바탕으로 합니다. -- 곧 **당 선거라 한다. 지난 주말 지인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쟁점 역시 **인권/통일이 이슈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통일-인권보다 평화라는 것으로 논제가 모아지면 좀더 생산적이지 않을까하고 코멘트를 했다. ... ... 덧붙여진 이야기를 좀더 나누었는데, 한참 뒷여운이 남는다. 레떼르의 끊임없는 자가발전에 놀라 애초 처음으로 돌아가 엔*과 피* 발생분화를 논의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절차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서로에 대한 존경과 겸양의 자세는? 내 답안지의 관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이 겹친다.

282. 어떤 인물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하는 것과 그 인물에게 무조건 복종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숭배형태입니다. 앞의 경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나 뒤의 경우에는 엄청난 위험이 따릅니다. 앞의 경우는 모든 고상함 중에서 단지 인격적인 고상함을 구현하고 있을 뿐인 '위인'에 대한 개인적인 존경과 사랑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뒤의 경우는 사회 전체의 타락의 징표로서 나타납니다. __ 문득 황*석이 겹쳤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그에게 복종한다. 엄연히 경의를 표하는 것을 벗어나 맘을 바쳐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을 듯이... ... 문제는 열에 반이상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너무 심히 빠지지 말지어다. 여자든, 남자든, 종교든, 꿈을 빙자한 어떤 것이라도... ...

287 이상적인 사회 - 사회 한곳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여러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사회 전체에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건전하게 조율될 수 있어야 하며 서로 상반되는 입장들이 자유롭고 다양한 접촉을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상적인 사회에서는 사회적인 삼투 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합니다. __ 우리는?? 사회적인 삼투 현상이 제대로 일어나고 있는가? 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른 생각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곧곧이 간막이를... 외국인노동자와 비정규직과 농민의 분노와 절망, 노동자의 성난 목소리를 어디에서도 받아줄 곳이 없어 허공에서만 메아리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307 종교가 인간을 위해 있는 것이지 인간이 종교를 위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277. 인격이 교육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315. 사회적 양심 - 사회적 양심이야말로 모든 인권- 기본권과 그 밖의 권리를 통틀어- 을 완벽하게 보장해주는 최후의, 그리고 유일한 안전장치입니다.

303. 정치적 혁명 - 대부분의 정치적 혁명에는 종교적, 사회적 혁명이 선행했음을 세계 역사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289. 참된 지성인 - 단순히 학식이 많은 사람과 참된 지성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앞의 사람은 사람들의 신분차를 의식하고 자신이 속한 신분 계층의 이해관계에 편파적인 입장을 취할 수도 있지만, 뒤의 사람은 결코 신분차를 의식함이 없이 공평한 행동을 취하는 진정한 자유인입니다.





060109 암베드카르를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결을 바꾸려면 원칙을 바꾸고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대인으로 세상의 환부를 도려내는 기술이나 세상의 약한 근력을 키우는 일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임을 말이다. 알고 원칙을 지키고 스스로 사회적 양심을 갖고 살아가는 것 이외에 더 필요한 것이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제도화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 허전한 듯하다. 그의 다양한 관심과 깊이 현실화하려는 고통, 노력들이 존경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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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6-01-09 공감 (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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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5

알라딘: [전자책] 노자도덕경주 왕필 (지은이),김시천 (옮긴이)

알라딘: [전자책] 노자도덕경주

[eBook] 노자도덕경주 - 노자도덕경주  pdf 
왕필 (지은이),김시천 (옮긴이)전통문화연구회2018-08-28 



노자도덕경주


전자책정가
15,000원
종이책 페이지수 4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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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왕필의 ≪노자주≫를 저본으로 동양의 역대 주석서를 비롯하여 현대 중국에서 발굴된 마왕퇴백서본馬王堆帛書本 ≪노자≫와 곽점초간본郭店楚簡本 ≪노자≫를 검토⋅종합하였으며, 특히 서양의 연구 성과를 대폭 채용하여 역주에 반영함으로써, 동양뿐 아니라 서양의 연구 경향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또한 1951년 왕유성王維誠이 처음 확인한 왕필의 저서 ≪노자미지예략老子微旨例略≫의 번역을 부록하여 왕필의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였으며, ≪사기史記≫ <노자열전老子列傳>도 번역하여 부록함으로써 노자의 삶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은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노자의 양생론적 해석과 의리론적 해석≫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장학자 김시천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한 책이다. 김시천 교수는 디지털인문학연구소에서 동양고전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통해 ≪노자≫에 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노자≫ 전체 81장의 각 장章에 해설을 달아 설명함으로써 일반 독자들도 쉽고 편안하게 노자의 사상을 읽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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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東洋古典譯註叢書를 발간하면서
解 題
參考書目
凡 例

老子道德經注 上篇
제1장 / 49
제2장 / 57
제3장 / 63
제4장 / 69
제5장 / 73
제6장 / 79
제7장 / 83
제8장 / 85
제9장 / 88
제10장 / 91
제11장 / 97
제12장 / 100
제13장 / 103
제14장 / 107
제15장 / 111
제16장 / 115
제17장 / 121
제18장 / 124
제19장 / 127
제20장 / 129
제21장 / 135
제22장 / 139
제23장 / 143
제24장 / 149
제25장 / 153
제26장 / 160
제27장 / 164
제28장 / 169
제29장 / 175
제30장 / 178
제31장 / 182
제32장 / 184
제33장 / 188
제34장 / 191
제35장 / 194
제36장 / 197
제37장 / 200

老子道德經注 下篇
제38장 / 203
제39장 / 213
제40장 / 217
제41장 / 221
제42장 / 227
제43장 / 232
제44장 / 235
제45장 / 237
제46장 / 240
제47장 / 242
제48장 / 245
제49장 / 248
제50장 / 253
제51장 / 256
제52장 / 260
제53장 / 265
제54장 / 268
제55장 / 271
제56장 / 276
제57장 / 280
제58장 / 284
제59장 / 289
제60장 / 293
제61장 / 296
제62장 / 301
제63장 / 305
제64장 / 308
제65장 / 313
제66장 / 316
제67장 / 318
제68장 / 322
제69장 / 324
제70장 / 327
제71장 / 331
제72장 / 333
제73장 / 336
제74장 / 340
제75장 / 342
제76장 / 344
제77장 / 346
제78장 / 348
제79장 / 351
제80장 / 353
제81장 / 356

[附錄 1]
老子微旨例略 上篇
제1장 / 359
제2장 / 363
제3장 / 368

老子微旨例略 下篇
제4장 / 370
제5장 / 371
제6장 / 374

[附錄 2]
老子列傳 / 382

[附錄 3]
索 引 / 393

[附錄 4]
圖版 目錄 /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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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왕필 (王弼) (지은이) 
중국 삼국시기 위나라 사람이며, 산양 가오평에서 태어났다. 字는 보사이며 상서랑을 지냈다. 위진 현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유가와 도가를 회통하는 현학적 시각으로 18세에 '노자주'를, 20대 초반에 '주역주'를 지어 이름을 떨치다 23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저서로는 <노자주>, <주역주>및 <논어석의>가 남아있다.
최근작 : <譯註 老子道德經注>,<주역 왕필주>,<왕필의 노자주> … 총 17종 (모두보기)


김시천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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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더보기
최근작 : <동양철학산책>,<똥에도 도가 있다고?>,<근대 사상의 수용과 변용 1> … 총 4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 동양아시아 전통의 문을 연 신비한 고전古典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도덕경道德經≫이라고도 부르는 ≪노자老子≫는 중국의 선진시대에 출현한 이래, 동아시아의 전통사상과 문학, 예술, 종교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오천언五千言이라 불릴 정도로 짧은 문헌이지만, 그 문장의 간결함과 함축성 때문에 지극히 다양하게 해석되고 이해되어 왔다.
특히 중국 최초의 본격적인 역사서라 할 수 있는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를 비롯한 여러 고대문헌에서, 유가儒家의 성인聖人 공자孔子가 노자에게 예禮를 물었다는 유명한 일화와 어우러져 ≪노자≫는 그 출발부터 역사와 전설의 공간을 넘나들며 수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때로는 공자조차 예를 물었을 정도로 지혜로운 고대의 현인賢人으로, 때로는 불사不死의 선인仙人으로, 후한後漢 이래로는 교단화된 도교道敎의 신神으로, 또 불교佛敎의 진리를 체현한 위대한 스승으로 추앙되면서 전설적 인물이 된 노자는, 그가 세상을 떠나 은둔하면서 남겼다는 ≪노자≫를 그만큼 신비로운 고전으로 자리 잡게 하였다.

 위진현학魏晉玄學을 대표하는 천재, 왕필王弼
왕필(226-249)의 자字는 보사輔嗣이다. 사회정치적으로 지극히 혼란한 삼국시대三國時代를 살다간 천재 왕필은 후한後漢에서 조위시대曹魏時代까지의 유력한 명문 사대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왕필의 조부 왕개王凱가 유표劉表의 딸과 혼인하였고, 또 후일에 위魏 문제文帝의 주선으로 왕필의 아버지 왕업王業이 ‘건안칠자建安七子’로 불리는 왕씨 가문의 가장 유력한 인물 왕찬王粲의 양자로 들어가, 왕필은 유표의 외손자이자 왕찬의 후계가 되었다. 이 때문에 왕필의 학문은 역학易學의 명가 왕창과 유표의 형주학풍荊州學風을 모두 잇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왕필은 24세라는 짧은 생애 동안 ≪노자≫, ≪주역≫, ≪논어≫라는 중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큰 세 가지 문헌에 뛰어난 주석을 하였다. 중국의 철학사가들은 일반적으로 왕필이 ≪주역주周易注≫를 통해 한대漢代 이래 번쇄한 상수역象數易에서 의리역義理易으로 전환을 이루었고, 또한 ≪노자주≫는 도가연구자들 사이에서 ≪노자≫의 종지宗旨를 가장 명쾌하게 밝힌 탁월한 주석으로 평가하고 있다.

 왕필王弼의 ≪노자주老子注≫, 철학哲學을 담다
현존하는 ≪노자≫의 주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老子道德經河上公章句≫이다. 이것은 한나라 초기에 유행한 황로학적黃老學的 사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양생론養生論’의 입장에서 ≪노자≫를 해석하였다. 이는 주로 도교道敎와 한의학漢醫學 전통에 수용되었다.
반면 위진魏晉시대에는 현학玄學이 유행하였는데, ‘현玄’이라는 말은 ≪노자≫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용어로 ‘그윽한’, ‘어두운’, ‘가물거리는’ 등의 의미를 갖는다. 현학사조에서는 ‘매우 심오하고 형이상학적이며 관념적인 것’으로 이 세계의 현상 배후의 그 무언가를 형용하는 말로 풀이한다. 이는 서구에 ‘현묘한 학문(Mysterious Learning)’ 또는 ‘형이상학파(Metaphysical School)’로 소개되는 것에서 잘 드러나듯이 오늘날의 의미에서 ‘철학(philosophy)’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리론義理論’의 입장에서 ≪노자≫를 해석한 왕필의 ≪노자주≫는 송대宋代 이후 문인들에게 수용되다가 청淸나라 말기 이후에 철학적 해석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특히 19세기 서구와 조우遭遇하면서 전통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함께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다시 주목받게 되었을 때, 왕필의 ≪노자주≫는 도가철학道家哲學의 중요한 정통으로 강조되었으며, 20세기 중국철학의 성립과정 속에서 ≪노자주≫는 연구의 기초문헌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 이 책의 특징 –동서양의 연구성과 대폭 반영, ≪노자미지예략≫⋅≪사기≫  <노자열전> 부록
왕필의 ≪노자주≫를 저본으로 동양의 역대 주석서를 비롯하여 현대 중국에서 발굴된 마왕퇴백서본馬王堆帛書本 ≪노자≫와 곽점초간본郭店楚簡本 ≪노자≫를 검토⋅종합하였으며, 특히 서양의 연구 성과를 대폭 채용하여 역주에 반영함으로써, 동양뿐 아니라 서양의 연구 경향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또한 1951년 왕유성王維誠이 처음 확인한 왕필의 저서 ≪노자미지예략老子微旨例略≫의 번역을 부록하여 왕필의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였으며, ≪사기史記≫ <노자열전老子列傳>도 번역하여 부록함으로써 노자의 삶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은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노자의 양생론적 해석과 의리론적 해석≫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장학자 김시천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한 책이다. 김시천 교수는 디지털인문학연구소에서 동양고전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통해 ≪노자≫에 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노자≫ 전체 81장의 각 장章에 해설을 달아 설명함으로써 일반 독자들도 쉽고 편안하게 노자의 사상을 읽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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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되는 책인것 같습니다. 
최강진지 2020-06-1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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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노자번역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믿음이 가는 책. 
akronicle 2020-06-1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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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만나는 시간 새창으로 보기 구매
  '노자'라는 이름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서양에 '스피노자'가 있다면, 동양에는 '노자'가 있으며, 현대에는 '박노자'가 있다. 한결같이 시대의 반항아로 살아가며,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한다. 이들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그중에서 동양의 '노자'는 가장 이해하기 힘들다. 그것은 노자를 만날 수 있는 '도덕경'이라는 책이 천의 얼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도덕경'해설서 중에서 김시천 교수의 '역주 노자도덕경주'를 골랐다.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에서 보여준 김시천 교수의 실력을 믿어 보기로 했다. 자, 노자를 통해서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을 만나러 길을 떠나자.

 

1. 노자! 교육을 말하다.

  고전은 시대가 변해도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도덕경'은 2천 여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견디며 오늘날에도 많은 혜안을 주고 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듯이, 도덕경이라는 거울은 우리의 교육에 어떤 통찰을 주고 있을까?

  많은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한다. 예습과 선행학습은 엄연히 다르다. 예습은 다음날 배울 것을 간단히 살펴보는 공부라면, 선행학습은 1년전에 혹은 6개월전에 한과목을 미리 배우는 것이다. 선행학습에 대해서 노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전식자 도지화이우지시(前識者 道之華而愚之始 )"

미리 안다는 것은 도의 허황된 꽃이요 어리석음의 시작이다.

 

  미리안다는 것! 선행학습은 학생들에게 허황된 꽃이며, 어리석음을 불러 일으키는 시작이다. 이미 모든 것을 알기에 수업에 참여할 흥미를 떨어뜨린다. 수업시간에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잠을 자는 경우가 있다. 이미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했는데, 이미 다아는 것인데, 왜? 또 공부를해야하느냐며 잠을 청하기도 한다. 교과서 진도를 빨리 나가면 실력도 타인보다 앞서 간다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노자는 말한다. 선행학습은 겉모습만 화려한 꽃이며, 참다운 공부의 질을 떨어뜨리는 어리석음이라고....

  노자가 한국에 온다면 한국 어머니에게 해줄말은 무엇일까? 자녀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우리이의 어머니에게 아마도 이러한 말을 했을 것이다.

 

 "생이불유 위이불시 장시부재 시이현덕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

   낳으면서 가지지 않고, 하되 의지하지 않으며, 자라게 하되 다스리지 않으니 이것을 일컬어 '신묘한 덕'이라 한다.

 

  과거 우리 부모들은 자녀를 노후연금으로 생각했다. 자녀를 자신과 동일시하고 자녀를 위해서 희생을 하면 노후에 자녀가 자신에게 효도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아집은 집착과 소유욕으로 이어진다. 자녀를 자신의 '아바타'로 생각하고 자녀가 자신의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 자녀의 꿈보다는, 자녀의 행복보다는 타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직업과 학력을 가진 자신의 아바타가 되어주길 바란다. 내가 낳았으니, 자녀는 나의 소유라는 이기적인 생각은 자녀에게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폭력이다. 노자는 말한다. 한국의 학부모여! 자식을 낳았으되, 소유하려하지말라! 자녀를 길렀으되 자녀에게 의지하려하지 말라,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바란다면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을 부모가정하지 말고 자녀가 결정하게하라! 이러한 양육방법을 오묘한 덕이라한다. 진로문제로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를 죽였다는 기사가 우리를 놀라게했던 적이 있다. 자녀를 소유하고 의지하고 다스리려한다면, 자녀가 부모의 노예가 되던지, 부모가 자녀의 희생물이 될 수도있다.

  노자가 우리 학교를 방문해서, 보통의 교장들의 모습을 본다면 어떠한 말을 해줄까? 초빙교장, 응모교장들이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서 각종 사업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노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민지난치 이기상지유위 시이난치(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是以難治)"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윗사람들이 무언가 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

 

  대전의 어느 학교에서 교육청에 민원이 들어왔다. 교장이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서 연구학교를 신청했다. 그런데, 교사의 찬성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재투표를 했고, 그래도 찬성율이 저조하자, 교무부장이 이를 조작했단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그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내가 보아왔던 많은 학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찬성율이 나오면 재투표를 했고, 투표를 하기 전에는 "선생님들은 아무일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승진을 하셔야하는 주변의 선생님을 위해서 부디 찬성표를 던져주세요"라는 멘트를 넣는다. 정에 약한 한국사회에서 승진에 목을 메며 일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찬성표를 던진다. 그리고 그결과는 비참하다. 보여주기 위한 행정이 시작된다. 학생과 상담하며 알찬 수업준비를 하기 위해서 쏟아야할 시간을 보여주기 위한 행정에 소비해야한다. 가득이나 바쁜 학교생활이 더욱 바빠지고, 그 스트래스는 자연스럽게 학교 구성원들 모두에게 퍼지게된다. 서로 이해하고 넘어갈 일도, 신경질적으로 대하며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서로 이해하며 몸이 아파서 병가를 쓴 선생님의 교실에 누가 들어갈 것인지를 두고 신경질을 부린다. 나도 힘들고 시간이 부족하기에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 이러한 우리의 학교 현장을 보며 노자는 말한다. "교사와 학생이 힘들어하고 그들을 조화롭게 만들지 못하는 것은 교장과 교감이라는 관리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만들기 때문이다. 교육의 핵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을 만들기 때문에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노담 선생님(노자) 힘든 학교생활은 어떻게 해나가야하나요"라고 내가 묻는다면, 노자는 어찌 답할까?

 

 " 시이성인욕상민, 필이언지하, 욕선민, 필이신후지(是以聖人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이 때문에 성인은 백성 위에 있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그 말을 낮추고, 백성 앞에 서고자 할 때는 반드시 그 몸을 뒤로 물린다.

 "자현자불명 자시자불창(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자벌자무공 자긍자 불장(自伐者無功 自矜者 不長)"

  스스로 드러내는 자는 밝지 않고, 스스로 옳다고 하는 자는 드러나지 않고, 스스로 뽐내는 자는 공이 없고,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오래가지 못한다.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하며 큰소리를 치는 사람은 별로 무섭지 않다. 가장 무서운 사람은 녹음기를 들고와서 자신이 필요한 질문을 차근차근하면서 논리적으로 사건을 따져들어가는 사람이다. 그는 당장의 화풀이 보다는 법적으로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자신의 화를 감추고 얼굴에는 미소를 띈다. 가장 무서운 관리자는 폭력적, 강압적으로 교사와 학생을 짓누르는자가 아니다. 자신을 낮추며 그들을 앞세우고 자신을 뒤로 물리는 자이다. 폭력적 관리자는 민원을 제기하고 법적으로 그를 상대하면 된다. 그러나 자신을 낮추는 관리자는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에 함부로 대할 수 없다. 내가 경험했던 000 교감이 있다. 겉보기에도 유약해보이고 겸손했다. 선생님이 타주는 커피를 받아들고도 다른 선생님들은 커피를 마셨냐며 자신의 커피를 주려하였다. 큰일을 결정할 때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만, 일단 결정이 되면 그 어떤 반발에도 굴하지 않는다. 자기 것을 취하지 않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먼저 베풀었기에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을 먼저 챙겨주었고, 결과적으로 자신이 가장 많은 것을 얻었다고 그는 자주 말한다. 노자는 말한다. 사회생활을 현명하게 하고자한다면, 아랫사람들 대할 때 자신의 말과 행동을 낮추라, 그들을 이끌고 가고 싶다면 그들 뒤에서라! 가기 싫어하는 소를 억지로 앞에서 끌고 가기 보다는 그 소와 친구가 되어 뒤에서 소를 몰고가라! 자신의 공을 자랑하지 말고, 스스로 뽐내지 말고, 스스로 자랑하지 말자! 그러면 남이 먼저 나를 알아줄 것이다.

  노자가 우리의 교실에 들어와서 변화하고자하는 교사에게 어떠한 조언을 해줄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 그들에게 어떠한 수업을 해야할까?

 

  "대백약욕 광덕약부족 건덕약투 질진약투(大白若辱 廣德若不足 建德若偸 質眞若渝)"

   매우 흰 것은 마치 욕된 듯하고, 넓은 덕은 마치 부족한 듯하고, 확고 부동한 덕은 야박한 것 같고, 질박한 참됨은 마치 더러운 듯하다.

 

  1타 강사들이 학원가를 휩쓸고 있다. 최태성, 설민석을 비롯한 많은 스타강사를 보면서, 나도 저들처럼 수업을 하려했다. 나름 강의식 수업에는 일가를 이루었다. 그런데, 나의 확고 부동한 강의식 수업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에서 이세돌이 승리했다. 더 이상 암기를 많이 시키는 수업은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다. 변화해야한다. 변화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 우리 교육이 변화해야한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변화하고 있지 못하다. 새로운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 우리 교사에게 노자는 무어라 말해줄까? 매우 흰 것은 마치 욕된 듯하다. 넓은 덕은 마치 부족한 듯하다. 확고 부동한 덕은 야박한 것 같다. 질박한 참됨은 마치 더러운 듯하다. 좋은 수업은 서툰듯하다. 교사가 모든 것을 학생에게 알려주는 수업은 완벽한 수업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헛된 수업일 뿐이다. 참된 앎을 전해주고 싶다면, 마치 서툰듯, 비어 있는듯 수업을 해야한다. 교사는 가만이 있지만, 학생들은 바삐 움직이며 배움을 터득해간다. 학생이 스스로 친구들을 가르치고 배워간다. 교실에서 교사는 마치 한가히 노는 백조인 듯 하다. 요즘, 강조하는 학생 중심 수업을 실행하라.

  학생들에게 성적문제, 이성문제 등등 수많은 고민거리가 있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자신의 진로문제이다.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해서 고민하는 학생, 자신의 성적으로는 자신이 가고 싶은 학과에 진학할 수 없기에 꿈을 바꾸어야할지 고민학는 학생들이 많다. 노자가 진로를 고민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다가가 무엇이라 말할까?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시이성인, 종불위대, 고능성기대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是以聖人 終不爲大 故能成其大)"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성인은 끝내 큰일을 행하지 않으니 그 때문에 그 위대함을 이룰 수 있다.

 

  거대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지만, 현실은 너무도 초라하다. 태산앞에 자신의 위치는 너무도 낮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무모한 도전을 할 것인가? 큰꿈을 가지라 했기에 무조건 큰 꿈을 갖고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들 학생들에게 노자는 조언한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된다.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태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함부로 태산을 한걸음에 오르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인은 끝내 큰일을 행하지 않으니 그 때문에 태산을 오르는 위대함을 이룰 수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내딛어야하는 작은 걸음을 시작하자. 자신의 꿈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서 서점을 찾아가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자. 천하의 어려운 일도, 천하의 큰일도 작고 세세한 것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 노자! 한국사회를 말하다.

  노자선생이 대한민국에 온다면 우리에게 어떠한 말들을 해줄까? 노자를 초대해서 그의 말을 들어보자. 뒤엉킨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는 우리 현실을 노자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자.

  노회찬이 갔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지만, 너무도 두려운 존재 삼성을 상대로 굴하지 않았으며, 503호 공주님과 맞짱을 뜨며 약자의 편에서서, 노동자의 편에서서 일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렇게 강한 사람이 드루킹 사건에서 불거진 선거자금 문제에 너무도 힘없이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노자는 이렇게 말한다.

 

  "强行者有志(강행자유지) 不失其所者久(불실기소자구) 死而不亡者壽(사이불망자수)"

  힘써 행하는 사람은 뜻이 있으며, 제자리를 잃지 않는 사람은 오래가고, 죽어서도 잊히지 않는 사람은 오래 산다.

 

  노회찬은 명문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유신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외쳤다. 여러 책들을 읽으며 진리를 얻고자했다. 한국의 명문대학을 나오고서도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해서 용접을 배웠다. 자신의 삶을 힘써행하는 그의 모습에는 뜻이 있었으며, 노동자를 위한 삶을 버리지 않은 그는 서민을 위한 정치인으로 오래 우리 곁에 있었다. 그러나, 그리도 강해보이는 그가, 자신의 티끌 같은 오점을 용서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허공속에 내던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있었던 사람도 그를 위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의 삶은 노무현의 삶과 오버랩된다. 약자를 위해서, 약자를 위한 정의를 만들기 위해서 시대와 정면대결했던 그들의 삶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죽었지만, 그들은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다.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죽어서도 잊히지 않는 사람은 오래 산다.' 노회찬은 우리 가슴속의 밀알이 되어 영원히 우리곁에 살아갈 것이다.

 

  "부유병병, 시이불병(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성인불병, 이기병병, 시이불병(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대저 오로지 병을 병으로 여기는 까닭에 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성인이 병폐가 없는 것은 그 병을 병으로 여기는 까닭에 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땅의 진보세력은 자신의 허물을 용납하지 않는다. 아니, 그를 지켜보는 우리들이 그것을 강요한 측면도 강하다. 몇백억을 집어삼키고서도 뻔뻔하게 잘도살아가는 사람이, 노무현이 자살했을 때 '사람이 마음이 약해서..'라고 말하며 혀를 찼단다. 그들에게는 돈 얼마 받아먹은 것이 전혀 허물이 되지 않는가 보다. 결국 그들의 허물이 쌓여서 적폐가 되었다. 이 땅의 진보세력들은 자신의 병폐를 병으로 여긴다. 병폐를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는 더 이상 진보세력이 아니다. 여기에서 진보세력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진보세력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병폐를 병폐로 여기고 이를 용납하지 않아야한다. 그러기에 진보세력에게는 가장 강력한 도덕적 완결성을 요구한다. 이로인해서 진보세력의 거두들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다. 병폐가 적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도덕적 완결성을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의 도덕적 흠을 용납해야할까? 이 풀기 어려운 딜레마 속에서도 나는 믿는다. 이 땅의 진보세력이 언제까지나 약자의 편에서서 모두를 위한 사회를 만들려 노력하리라는 사실을.... 도덕경 20장은 고 노회찬의 마음을 노래하는 것 같다.

 

"荒兮 其未央哉. 衆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臺 황혜 기미앙재. 중인희희 여향태뢰 여춘등대 

我獨泊兮 其未兆 如嬰兒之未孩 儽儽兮 若無所歸 衆人皆有餘 而我獨若遺 아독박혜 기미조 여영아지미해 래래혜 약무소귀 중인개유여 이아독약유 

我愚人之心也哉 沌沌兮 俗人昭昭 我獨昏昏 俗人察察 我獨悶悶 아우인지심야재 돈돈혜 속인소소 아독혼혼 속인찰찰 아독민민 

澹兮 其若海 飂兮 若無止 衆人皆有以 而我獨頑似鄙 담혜 기약해 요혜 약무지 중인개유이 이아독완사비 

我獨異於人 而貴食母 아독이어인 이귀식모"

 

황량한 모습이 텅 빈 곳에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는 듯하다.

뭇사람들이 희희낙락하며 큰 소를 잡아 잔치를 벌이는 것 같고, 봄날 누각에 오르는 것 같다.

나 홀로 담박하여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은 모습이 아직 웃을 줄 모르는 갓난아기 같으며,

몹시 지친 모습이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네

뭇사람은 모두 남음이 있는데 나홀로 잃어벌니 듯하니

나는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이로구나.

혼돈스럽다.

세간의 사람들은 똑똑한데 나홀로 흐리멍덩하고

세상 사람들은 자롣 살피는데, 나홀로 어리석도다.

담담하여 바다 같고, 고고하여 그칠 줄을 모르는 듯하네,

뭇사람들은 모두 쓸모가 있는데, 나홀로 완고하고 비루하다.

나홀로 다른 사람과 다르고자 하여 만물을 먹이는 어미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을 살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로 회귀하는 일이었다. 이명박근혜 정권에 대해서 비판하려하면 좌빨로 바라보는 노년세대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치 이야기를 싫어하는 주변인들을 바라보며, 우리사회에 우경화를 걱정했다. 노자는 이명박근혜 정권을 보면서 이러한 말을 했을 것이다.

 

  "天下  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천하  개지미지위미  사오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故  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形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고  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형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천하가 모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여길 줄 아는데 이것은 추한 것이다. 천하가 모두 선한 것을 선하다고 여길 줄 아는데 이것은 선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있음과 없음은 서로 낳고 쉬움과 어려움은 서로 이루어주고, 긺과 짧음은 서로 비교되고, 높음과 낮음은 서로 기울며, 음악소리와 노랫소리는 서로 어울리고, 앞과 뒤는 서로 따른다.

 

  모두가 좋아하고 절대다수가 사랑하는 사회에서는 히틀러가 총통이 될 수 있는 사회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않기에, 아름다움만이 존재해야한다는 믿음이 지배하기에, 나와 다른 유대인과 아름답지 않은 장애자들을 죽였다. 노자는 모두가 Yes할때 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우리에게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Yes할때, No를 외치기는 너무도 힘들다. 폭력으로 No를 외치지 못하게 만들기도하고, 사회 분위기가 No를 금기시하기도한다. 획일적인 아름다움이 지배하는 사회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세상을 아름답게하기 위해서라도 추함과 아름다움은 조화를 이뤄야한다. 2000년전 노자는 서양보다 먼저 똘래랑스를 알고 있었다.

  취직이 잘되지 않고, 그래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중에는 비트코인에 빠져서 대학 등록금을 날린 대학생들도 있다. 이들에게 노자는 어떠한 말을 할까?

 

  "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부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말아 백성들이 도둑이 되지 않게 하라. 욕심낼 만한 것을 보이지 말아 백성들의 마음이 어지러워지지 않게 하라.

 

  일확천금을 얻으려 대학등록금을 날린 젊은이들은 정부를 탓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 보다는 이를 정권탓으로 돌린다. 그렇게하면 일시적 위안은 느낄 수 있다. 마치 자신의 누명을 인정하고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아Q'처럼....위정자라면,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여, 땀흘려 일하기 보다는 한탕으로 부자가 되려하지 않게 해야한다. 투기성 비트코인을 보다 일찍 규제하여, 투명하고 안전하게 만들고,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야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새로운 창조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한다.

  요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바닷거북을 보면서 인간의 편리함이 자연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드는지를 알았다. 그래서 노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천하만물생어유 유생어무 )"

  천하의 만물은 유에서 생겨나고 유는 무에서 생겨난다.

 

  천하의 모든 것들은 있음에서 생겨나는데 있음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없음을 근본으로 삼는다. 석유라는 유에서 플라스틱이라는 있음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마땅히 플라스틱은 없음으로 돌아가야한다. 그래야만 천하만물이 순환하며 자연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은 없음으로 돌아가지 않거나,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도 길다. 있음을 위해서 없음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자연의 이치를 인간이 만든 플라스특은 거스르고 있다. 반면 질그릇은 진흙이라는 있음에서 탄생했으나, 다시 없음으로 돌아간다. 있음을 위해서라도 없으로 돌려보내야한다. 없음으로 돌아가지 않는 있음은 만들어서는 안된다. 비단 플라스틱만이 아니다. 핵발전소를 비롯한 수많은 있음들은 없음으로 돌아가지 않아 자연을 위협시키고 있다. 있음은 없음을 근본으로 삼아야한다는 노자의 말에 인간이여 귀를 기울여 조시오....

 

3. 노자! 정치를 말하다.

  노자라는 책이 제왕학의 교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노자와 법가가 결합하여 '황로학'이 성립한다. '황로학'은 중국 한나라 시기에 경제때에 중국 황제들에 의해서 번성했다. 어떤이는 도덕경을 병법서라고 말한다. 도덕경에는 병법에서나 볼법한 글귀들이 많이 있다. 노자가 말하는 정치학을 만나보자.

 

 

  "重爲輕根 靜爲躁君(중위경근 정위조군)"

 

  "奈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내하만승지주 이이신경천하)

   輕則失本 躁則失君(경즉실본 조즉실군)"

  무거움은 가벼움의 근본이 되고, 고요함은 조급함의 군주가 된다.

  전차 만대를 부리는 주인이면서 어찌 그 몸을 천하에 가볍게 처신하겠는가. 가볍게 처신하면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히 굴면 군주의 지위를 잃게 된다.

 

  진정 정치를 하는자는 신중하고 냉철해야한다 한비자 '망정'편을 보는 듯하다. 군주가 신중하지 않고 가볍게 처신을 한다면, 근본을 잃게 되고 심지어는 군주의 지위를 잃게 될 수도 있다. 항상 신중하게 자신의 권위를 사용해야한다. 그 권위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군주를 4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도덕경 17장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太上 下知有之 其次 親而譽之 其次 畏之 其次 侮之(태상 부지유지 기차 친이예지 기차 외지 기차 모지)"

  대인이 윗자리에 앉아 다스릴 때에는 아래 백성들이 그가 있다는 것만 알 뿐이며, 그 다음 사람은 그를 친하게 여기고 기리게 하며, 그 다음 사람은 그를 두려워하게 하며, 그 다음 사람은 그를 모멸한다.

 

  이를 역사와 관련지어 설명해보자. 군주가 윗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만을 알 정도 정치를 잘하는 단계(下知有之)에는 중국 전설상의 임금인 요임금과 순임금을 들 수 있다. 그다음 그를 친하게 여기고 예찬하는 단계(親而譽之)는 우리나라 세종과 정조 대왕을 예로 들수 있다. 임금을 두려워하 단계(畏之)는 연산군을 들 수 있다. 인조반정 전의 신하들은 연산군이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찼고 인조반정이 일어나자 왕의 주변을 떠나거나 반정군의 편에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임금을 모멸하는 단계(侮之)는 인조를 들 수 있다. 두번씩이나 수도를 버리고 도망간 무능한 왕이다. 자신의 못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아들을 독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는 칭찬을 받기 보다는 두려운 존재가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자는 두렵고 멸시받는 군주를 최하등급으로 두고, 무위의 통치자와 유능함으로 다스림으로써 사랑받는 통치자를 가장 윗자리에 두었다. 503호의 국정농단을 겪으면서 한국의 대통령들은 두렵우면서도 경멸을 받는 존재인지,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생각해본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이란 "전쟁은 나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 행위다."라고 말했다. 전쟁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정치의 연장선이다. 그렇다면, 노자가 말하는 전쟁론을 살펴보자.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師之所處 荊棘生焉(불이병강천하  기사호환 사지소처 형극생언)"

  군사로 천하에 강자 노릇하지 않으니, 그런일을 되돌리기를 좋아한다. 군대가 머물던 자리에는 가시덤불만 돋아닌다.

 

  전쟁을 모르는 자들이 전쟁을 쉽게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 과거 이명박 정권에서 NSC가 열렸는데, 군필자가 국방부장관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유명하다. 전쟁을 모를 수록, 군을 모를 수록 전쟁을 쉽게 말한다. 손자병법에도 가장 좋은 방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라했으며, 전쟁은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런점에서 노자는 정쟁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전쟁이 임할때는 당연히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與 善用人者爲之下(선위사자불무 선전자불노 선승적자불여 선용인자위지하)"

  장수 노릇을 잘하는 자는 무용을 뽐내지 않고 싸움을 잘하는 자는 분노하지 않고 적을 잘 이기는 자는 함께 다투지 않고, 남을 잘 부리는 자는 자신을 낮춘다.

 

  싸움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전쟁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요한일이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신중을 기해야만이 패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잘 싸우는자는 분노하지 않고 적과 함께 다투지 않는다. 외교로, 경제를 무기로 적을 제압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전쟁을 사용한다. 트럼프가 오바마처럼 싸드를 비롯한 무기로 중국을 압박하기 보다는 경제로서 압박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노자가 생각하는 국제질서는 무엇일까? 그가 생각하는 대국은 어떠한 면모를 가지고 있어야할까? 도덕경 61장에는 노자가 생각하는 국제질서의 단초가 있다.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대국자하류 천하지교 천하지빈 빈상이정승모 이정위하)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고대국이하소국 즉취소국 소국이하대국 즉취대국)

  故或下以取 或下而取 大國不過欲兼畜人(고혹하이취 혹하이취 대국불과욕겸축인)

  小國不過欲入事人 夫兩者各得所欲 大者宜爲下(소국불과욕입사인  부양자각득소욕 대자의위하)"

  큰 나라는 강과 바다처럼 아래쪽에 처하니 천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요. 천하 사람들이 돌아오는 암컷이다. 암컷은 늘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고 고요함으로 아래가 된다. 그러므로 큰 나라로서 작은 나라 아래에 처하면 작은 나라를 취하고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 아래에 처하면 큰 나라에게 취해지니 그러므로 어던 경우는 아래에 처하여 취하고 어떤 경우는 아래에 처하여 취해지는데 큰 나라는 다른 사람들을 다 거느리기를 바랄 뿐이고, 작은 나라는 다른 사람밑에 들어가 섬기기를 바랄 뿐이다. 큰 나라와 작은 나라 둘이 각자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큰 나라는 마땅히 아래에 처해야한다.

 

  도덕경 61장은 '조공 책봉'이라는 동아시아 외교 질서를 상정해 놓은 듯하다. 주나라의 봉건제도가 무너져 내려가던 시기에 살았던 노자의 머릿속에는 큰나라가 작은 나라를 불러 회맹을 맺고 작은 나라들이 이에 순종하는 속에서 이루어지는 평화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한듯하다. '조공 책봉'이라는 동아시아 외교 질서가 무너진 지금, 중국이 걸어야할 바람직한 외교질서는 무엇일까? 바로 도덕경 61장에 있다. 큰 나라는 강과 바다처럼 낮은 곳에 임하여 천하의 모든 것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아량을 베풀어야한다. 대국굴기를 하려는 중국은 야심차게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주변국들에게 각종 투자를 하는듯하지만, 그 과실은 중국이 가져가고 주변국들은 중국의 경제치투에 신음하고 있다. '도광양회'하면서 미국의 발톱을 피해가던 중국이 이제는 대국굴기를 외치며 세계로 폭주하고 있다. 중국은 노자의 말에 귀기울여야한다.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추고 천하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그들을 품어야한다. 지금의 폭주하는 중국의 모습은 약소국에게는 모멸의 시선을 받고,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라는 경제적, 군사적 견제를 불러 일어킨다.

 

4. 역주 노자도덕경주를 말하다.

  김시천은 노자를 전공한 학자이다. 그의 '도덕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가 번역한 '역주 노자도덕경주'에 대해서 몇마디 할말이 있다.

  첫째, 김시천은 지나치게 바그너의 학설을 따른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외국 학자들의 '도덕경' 관련 서적을 많이 본 김시천은 외국 학자들의 학설을 많이 받아들였다. 외국학자들의 주장이 나름의 타당성이 있어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외국학자들 중에서 특히 바그너의 주장을 많이 따르고 있는 점은 약간 불편한 느낌을 준다. 도덕경 23장 " 德者 同於德(덕자 동어덕)"이라는 문장은 하상공본과 왕필본 도덕경에 모두 실려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바그너가 왕필 주문에 있는 내용을 근거로 '덕'을 '득'으로 고쳐서 '得者 同於得(득자 동어득)"으로 수정하였다. 왕필본과 하상공본에 똑같은 내용이 전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수정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행동이다.

   둘째, 주문을 근거로 본문을 고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도덕경 34장 "萬物歸焉而不爲主(만물귀언이불위주) 可名爲大 (가명위대)"를  "萬物歸之而不於主(만물귀지이불어주) 可名爲大 (가명위대)"로 수정한 것이 대표적이 예이다. 저본의 '언'을 주문의 '귀지'에 근거하여 '지'로 수정했다. 이번에도 바그너의 주장을 따른예이다. '위'를 '어'로 수정하 것은 앞의 문장과 짝을 이루기 위해서 수정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김시천의 해석에 대한 불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왕필의 해석에도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도덕경 57장에 "民多利器 國家滋昏(민다리기 국가자혼, 백성에게 이로운 기물이 많으면 국가는 더욱 혼란해진다.)"를 왕필주에는 "백성이 강하면 국가는 약해진다."라고 적어 놓았다. 백성이 강해지면 국가가 약해진다는 말은 현대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설명이며, 노자를 바르게 해설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된다. 백성이 이로운 것만 추구하면 국가가 혼란해진다.라는 뜻으로 해설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백성이 자신의 이로운 것만을 추구하다가 국가에 해를 끼친사례는 비트코인 사태를 들 수 있다. 단기적 이익을 쫓다가 개인은 물론, 국가와 사회에도 해독을 끼쳤으니 말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내 나름의 해석도 해보았다. 도덕경 27장에 "常善救物 故無棄物

(상선구물 고무기물, 늘 만물을 잘 구하는 가닭에 버려지는 물건이 없으니)"라는 문장을, 항상 물건을 잘 구하기에 그래서 버려지는 물건이 없다. 즉, 한번 물건을 살 때, 제대로 된 물건을 장만했기에 벌빌 물것이 없다. 로 해석했다. 어떤가? 괜찬은가??

 

 

  노자를 읽으면서 20여년전 도올 김용옥 선생이 TV에 나와 했던 강의가 새록새록 기억난다. 그의 강의를 들으며 도덕경이 이렇게 재미있고 쉬울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만약, 그때 '도덕경'을 사서 원문을 공부하며 강의를 들었다면 얼마나 많은 깨달음을 얻었을까?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러나, 그때는 너무도 고민이 많았다. 대학을 다니며, 앞으로 먹고살 걱정을 해야했다. 사랑을 생각하며 가슴아파하기도 했다. 이제 다시한번 만나게된 '도덕경'은 그 시간 동안 성숙한 나에게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주고 있다. 먼 훗날, 도덕경을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무르익은 내가 도덕경의 감동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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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루 2018-11-30 공감(2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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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 삶의 모순과 철학의 위안 김시천

알라딘: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 삶의 모순과 철학의 위안   
김시천 (지은이)책세상2013-11-05
368쪽

책소개

노자와 장자를 전공한 동양철학자가 그간의 노장 공부의 결과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텍스트의 문맥을 놓치지 않는 전공자의 시선을 통해 노장에 대한 통념이 실제의《노자》,《장자》와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노자》를 정치적 권력을 차지하려는 자들을 위한 기술적 지침서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며 반대로《장자》는 정치적 권력을 차지하지 못한 지식인들을 위해 세상과의 불화를 해소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이해한다.

두 문헌이 이렇게 이질적임에도《노자》와《장자》는 ‘노장’이라는 말로 한데 묶여 실제와는 동떨어진 고정관념을 낳아왔으며, 이러한 고정관념에 일조한 주제들 중 대표적인 것이 노장을 대변하는 개념이 ‘무위無爲’라는 것,《노자》가 페미니즘의 시각을 보여준다는 것,《장자》가 기술 문명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이해에 따르면 무위는 노장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간주될 만큼 노장의 독보적인 개념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삶과 연관되는 개념도 아니다.

목차
책을 펴내며 / 9

서장 _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 15

제1부 《노자》, 칼의 노래

1장 노자와 《노자》
-‘전설’을 해체하고 ‘인간’을 보다 / 31
1. 누구의, 누구를 위한 《노자》인가 / 31
2. 하나이면서 여럿인 《노자》, ‘노자열전’ / 34
3. 성인과 제왕, 그리고 범인 -《노자》 속의 인간들 / 55
4. 호모 임페리알리스의 《노자》 / 63

2장 《노자》의 두 전통
-통치술에서 철학의 지혜를 찾다 / 67
1. 하상공과 왕필, 두 밀레니엄 두 가지 해석 / 67
2. 논리와 해석 방법의 차이 -훈고와 의리 / 70
3. 우주와 인간, 기와 도 / 82
4. 우주론에서 심성론으로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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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시천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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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더보기
최근작 : <동양철학산책>,<똥에도 도가 있다고?>,<근대 사상의 수용과 변용 1> … 총 4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무위자연의 신화를 넘어 치열한 삶의 이야기로
- 우리 시대 노장을 읽는 아주 특별한 방법
《노자》와《장자》는 유교 중심의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공맹과 대등한 사상적 지위를 누려보지 못한 채 늘 이단으로 여겨졌으나 오늘날 한국에서는 동아시아 고전 중 대중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책이 되었다. 특히 1999년에 텔레비전으로 방영된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라는 강연은 노자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다양한 대중 강연이 노자와 장자를 다루어왔다. 한때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이론의 영향을 받은 해체론적 노자 해석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대중에게《노자》와《장자》에 대한 어떤 고정된 인상이 각인되었다. 탈속, 자연, 유유자적, 현자, 탈정치, 반문명 같은 개념을 떠올리게 하는 이런 인상은 과연 올바른 이해의 결과일까?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는 노자와 장자를 전공한 동양철학자가 그간의 노장 공부의 결실을 모아 엮은 책으로, 텍스트의 문맥을 놓치지 않는 전공자의 시선을 통해 노장에 대한 통념이 실제의《노자》,《장자》와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즉 이 책은 두 문헌의 내부에 있는 ‘사상’을 체계적으로 해명하기보다는 기존의 연구 성과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통해, 상식으로 굳어진 노장 철학의 주제들을 ‘역사적’으로,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서 ‘오늘’의 시각으로 재검토함으로써 기존의 논의와 다른 해석의 지평을 열어 보이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노자》는 천하의 정치적/ 사상적/ 사회적 패권을 놓고 다투었던 사람들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문헌으로서 정치권력을 차지하려는 자들을 위한 기술적 지침서와 같은 책이며, 반면《장자》는 권력을 차지하지 못한 지식인들을 위해 세상과의 불화를 해소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 문헌이 이렇게 이질적임에도《노자》와《장자》는 ‘노장’이라는 말로 한데 묶여 실제와는 동떨어진 고정관념을 낳아왔으며, 이러한 고정관념에 일조한 주제들 중 대표적인 것이 노장을 대변하는 개념이 ‘무위無爲’라는 것,《노자》가 페미니즘의 시각을 보여준다는 것,《장자》가 기술 문명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이해에 따르면 무위는 노장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간주될 만큼 노장의 독보적인 개념도 아니고 탈속적/ 반문명적인 삶과 연관되는 개념도 아니다. 또《노자》와 페미니즘,《장자》와 기술 문명 비판을 연결 짓는 것은 문맥을 간과한 채 원문을 선별적으로 인용하거나 잘못 이해한 것으로, 전통과 탈근대적인 것을 잘못 연결한 결과이다.
저자는《노자》와《장자》를 이렇게 읽어내는 것에서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노장을 어떻게 삶에 유의미한 것으로 지속시킬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그리하여 노장을 도가나 도교라는 이름의 철학이나 종교로 받아들이지 말고,《장자》의 ‘유遊’(노님) 개념에 입각해 ‘도술道術Tao-techniques’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이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도술이란 신비한 초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부정하거나 삶에 종속되지 않고 삶을 누리는 기술, 정치와 문명을 부정하지 않고 그것을 누리는 기술을 말하며, 이러한 시각은 철학과 종교의 이분법, 이론과 실천의 괴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결국 이 책은《노자》와《장자》에서 삶의 기술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셈이다.
국내 학자의 독창적인 노장 연구서가 드문데다, ‘무위자연’이라는 표현이 대변하듯 탈속적/ 탈정치적/ 반문명적 사상이라는 노장 사상에 대한 일면적 통념이 지배하는 현실에서,《노자》와《장자》에 대한 역사적 해석과 쟁점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삶의 양식으로서의 ‘도술’이라는 21세기 노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는 이 책은 저자가 줄곧 견지해온 ‘전통의 현대적 해석’에 대한 학문적/ 실천적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래하는 노자의 칼, 춤추는 장자의 방패 - 노장과 ‘모순’
이 책의 제목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는《노자》와《장자》를 둘러싼 여러 차원의 모순을 환기한다. 우선 글자 그대로 ‘창(칼)과 방패’로서의 ‘모순’이다. 저자의 이해에 따르면《노자》는 천하의 패권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자질이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칼과 같은’ 책이고,《장자》는 권력의 중심부로 나아가지 못한 자가 다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방패와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성격이 다른 두 책이 마치 동질적인 것인 양 ‘노장’이라는 말로 함께 묶여 거론되니 이 또한 모순이다.
한편,《노자》와《장자》는 유교를 국가 이데올로기로 삼았던 조선 사회에서 이단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었지만, 모순되게도 이이, 박세당, 홍석주, 서명응, 한원진 같은 정통 유학자들에 의해 주석되었다. 그리하여 조선 시대에 박세당의《신주도덕경》과《남화경주해산보》, 이이의《순언》, 홍석주의《정노》, 한원진의《장자변해》같은 노장 주석서가 쓰이고 읽혔다. 요컨대 조선 시대에《노자》와《장자》는 이단이면서도 ‘바깥’에 있지 않고 ‘안’에 있었던 셈이며, 저자는 이러한 모순을, 성리학이라는 정치적 교조를 고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금단의 노장을 읽으며 자유를 꿈꾸었던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분열된 내면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한다.
저자는《노자》와《장자》에서 이런 중층의 ‘모순’을 읽어내며, 결국 삶 자체가 그렇게 모순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게다가《노자》와《장자》모두 단일 저자에 의해 쓰인 책이 아니어서 여러 목소리를 내는데다 모호한 언어로 되어 있어 해석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니, 노장 읽기는 모순으로 가득해 종종 길을 잃게 만드는 우리의 삶과 닮았다. 저자는 노장의 모순이 삶의 모순과 유비를 이루기에 오히려 삶에 위로를 준다고 말하며, 나아가 도가나 도교 대신 ‘도술’이라는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철학이나 종교 아닌 삶의 기술로 받아들여 현실적 동반자로 삼을 방법까지 모색한다.

《노자》- 패권 지망자들의 책, 권모술수의 책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에 따르면《노자》는 전국 시대 말기에서 한나라 초기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완성된 책이다. 그리고《노자》의 저자는 노자라는 한 사람의 역사적 실존 인물이 아니라 신원을 알 수 없는 여러 사람이다. 이 복수의 저자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었는지는《노자》텍스트에서 어떤 사람들이 주역으로 등장하는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통념과 달리《노자》에는 “정치적 세계의 비정함에 냉소를 보내고 문명을 비판하고 유가와 같은 도덕적 엄격주의에 식상한 인간, 환경과 자연의 가치를 긍정하고 페미니즘적 세계관을 지향하는 인간”은 등장하지 않는다.《노자》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상은 오히려 성인聖人, 후왕侯王, 사士 같은 권력자들이다. 이는《노자》의 저자나 독자가 패권 지망자들이었음을 짐작게 하고, 실제로《노자》는 내용상 권모술수를 포함한 “권력의 기술”에 대한 책이나 다름없다.
《노자》에 대해서는 수많은 주석자들에 의해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졌고 그러한 해석들에서 공통의 기반과 의미를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대표적인《노자》해석으로는 한나라 하상공과 위나라 왕필의 해석이 꼽힌다. 두 사람의 주석서는 똑같이《노자》를 다루면서도 아주 다른 해석으로 나아간다. 하상공이《노자》자구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치중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는 데 충실한 편이라면 왕필은 유가의 입장에서《노자》를 해석한다. 그리하여 하상공의 해석은 도교의 차원과 연결되고 왕필의 해석은 유학자들의 해석의 토대가 되면서 다양한 조류를 만들어나가게 되었다. 그런 만큼 어떤 주석서를 통해《노자》를 읽는가에 따라《노자》의 얼굴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조선 사회에서는《노자》가 어떻게 수용되었을까? 유학 아닌 것은 이단으로서 철저히 배척했던 조선조에서 뜻밖에도 이이의《순언》, 박세당의《신주도덕경》, 홍석주의《정노》, 서명응의《도덕지귀》등 모두 다섯 권의《노자》주석서가 쓰였으며,《선조실록》에는 과거시험 답안지에 노장의 문장이 인용된 것을 놓고 임금과 신하가 왈가왈부하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이는 모두 임금과 신하들, 그리고 과거에 응시한 선비가《노자》와《장자》를 읽어 알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이단의 문제점을 알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읽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긴 했지만, 어쨌든 이는 조선 사회에서 정통인 유가와 이단인 도가 사이의 소통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장자》- 출사하지 못한 비운의 지식인의 책, 세속에서 노니는 기술을 이야기하는 책
《장자》는 긴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문헌으로 추측되지만 성립 시기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장자》는 진晉나라의 곽상이 틀을 갖춘 것으로 33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장자가 지은 것은 ‘내편’ 7편뿐이고 나머지는 후학들의 글이라고 보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장자》에는 서너 갈래의 다른 목소리가 뒤섞여 있으며, 이는《장자》해석의 어려움을 낳는다.《장자》의 어느 편에 초점을 두는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에 중국 철학계에서《장자》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렸다. 중국인의 패배주의와 노예근성의 정신적 근원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에 중국 고유 종교인 도교의 사상적 원류, 유가를 계승한 사상, 중국 예술 정신의 원류라는 등등의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한국 학계에서도 이런 식의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 저자 김시천은《장자》의 이야기들에서 얻을 수 있는 장자에 대한 정보를 통해서 “뜻을 품었으되 가난해 벼슬에 나아갈 기회를 얻지 못한 지식인”을 장자의 일관된 모습으로 포착해내고,《장자》를 “비운의 지식인”의 책으로 본다. 치자의 영광과 명예로 나아가지 못하고 불행과 억압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삶의 기술을 이야기한 책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가《장자》에서 가장 주목하는 개념은 ‘유遊’이다. ‘유’는 ‘노닐다’에 가까운 개념으로, 잠정적 ‘떠남’과 떠났다가 ‘돌아옴’을 전제한다. 떠남이 정치적 야망이나 사회적 관계를 포함하는 세속의 삶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거리를 두는 것이라면, 돌아옴은 그렇게 거리를 둔 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서의 깨달음을 안고 세속의 삶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돌아왔을 때는 삶의 태도가 바뀌어 다툼과 경쟁과 갈등에서 벗어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삶의 태도가 “탈속적 태도”도 아니고 “현실의 모순을 비판하거나 변화시키려는 변혁적 실천”도 아니며, 다만 “한 개체가 겪는 갈등과 억압을 승화시킨 태도”라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유’는 삶의 보전이라는 ‘양생’의 논리와 이어지며, 또한 문화와 예술에 영감과 창조적 활력을 준다고 본다.
《장자》역시 조선 시대에 유학자들 사이에서 읽혔고 박세당, 한원진에 의해 주석되었다. 다만《장자》는 대체로 유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이단’이라기보다는 ‘사이비’에 가까운 존재였다.

《노자》와《장자》에 대한 통념은 올바른가
두 문헌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인위나 억압을 거부하고 자연 속에서 초탈한 태도로 살아가는 현자의 격언쯤으로《노자》와《장자》를 떠올리는 통념과 거리가 있다. 저자는 노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 많다고 보고 이를 점검한다. 여기서의 논점은 ‘무위자연’이 노장을 대변하는 개념인가,《노자》가 페미니즘과 닿아 있는가,《장자》가 기술 문명에 반대하는가 하는 것이다.
유가는 ‘유위有爲’를 주창했고 노장은 ‘무위’를 주창해 유가를 비판했으며, 유위는 인위에 상응하고 무위는 자연에 상응한다는 것이 통념상의 도식이다. 하지만 저자는《논어》,《맹자》,《순자》,《묵자》등 여러 고전 문헌들의 ‘무위’ - ‘유위’ 용례를 분석해, 무위와 유위가 대립되는 개념이고 무위와 자연이 상응하는 개념이라는 상식은 틀린 것임을, 그리고 무위란 “제자백가의 공통 개념으로서 어느 특정 학파가 전유한 것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정치 행위 이론”임을 밝힌다. 따라서 무위자연을 도시와 문명을 떠나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삶과 연관 짓고, 무위자연이 노장이 추구하는 삶의 대명사라고 이해하는 것은 수정되어야 한다.
그럼《노자》와 페미니즘의 관계는 어떠한가? 저자는《노자》가 여타 문헌에 비해 여성성을 중시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것이 여성의 자유와 해방을 이야기하는 페미니즘의 차원은 아니라고 말한다.《노자》의 몇몇 표현들을 들어《노자》를 페미니즘과 연결시키는 것은, 유가는 뭔가 부정적인 사상 체계이고 도가는 뭔가 긍정적인 사상 체계라는 도식적 선입견 때문에《노자》에 나오는 여성성 강조의 표현 하나도 과도한 의미를 담아 해석한 결과라는 것이다. 더욱이 역사적으로 노자의 시대는 가부장제 완성의 정점이었는데 그러한 시대에 노자가 여성을 찬양하고 페미니즘 철학을 전개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일이냐고 저자는 반문한다.《노자》에서 볼 수 있는 여성성의 강조는 여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적 강함에만 의지하는 정치는 온전하지 못하니 군왕은 여성의 유약함을 가장하는 교묘한 ‘술수’ 또한 겸비해야 한다고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
《장자》가 기술 문명을 비판했다는 상식 또한 잘못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상식이〈천지〉편에 나오는 ‘기심機心’이란 말을 “편리를 추구하는 마음”으로 해석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원문의 맥락을 따른다면 ‘기심’을 “최소 투자 최대 효과의 심리”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그렇다면〈천지〉편의 이야기에서 기심을 비판하는 것은 “기회주의적 심리를 비판한 것이지 고도의 기술적 성취 그 자체를 비판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양생주〉편에 나오는 포정?丁의 이야기에서는 기술에 대한 긍정을 읽을 수 있다. 소를 잡는 데 있어서 기술을 넘어 도의 경지에 오른 포정의 칼놀림을 보고 문혜군이 ‘양생의 도’를 터득했다는 이 이야기로 미루어,《장자》에서는 기술이 비판되는 것이 아니라 도에 이를 수 있는 방법으로서 긍정됨을 알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노장, 삶의 기술로서의 ‘도술’을 위하여
-21세기에《노자》와《장자》를 어떻게 향유할 것인가
오늘날 한국 학계에서 ‘노장’은 “《노자》와《장자》라는 텍스트에 담긴 내용 혹은 그와 관련된 문헌에 담긴 철학적, 사상적, 종교적 전통”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노장이 유가 전통에 포섭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노자》와《장자》가 한대漢代 이래 제자백가의 하나인 ‘도가’로 분류되고 20세기에 ‘도교’의 기초 경전으로 이해되면서 노장은 철학적, 종교학적으로 언제나 도가와 도교라는 더 큰 범주와 철저하게 관련돼왔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벗어나 노장을 철학이나 종교로서 대하지 말고 우리의 삶에서 유의미한 것으로 지속시키며 향유할 방법을 모색하자고 말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노장을 도가/도교 아닌 ‘도술’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저자는 다시 ‘유遊’라는 개념에 주목한다.
저자는 ‘유’ 개념을 현대라는 패러다임으로 가져와 ‘유’를 정치를 부정하기보다 정치를 누리고, 문명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문명을 누리는 태도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러한 ‘유’에 이르도록 해주는 것이 양생養生nourishing-life의 기술(자의적 권력에 맞서 자신의 생명과 삶을 보전하는 기술)과 달생達生mastering-life의 기술(양생의 기술을 삶의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는 기술)이며, ‘도술’이란 이러한 삶의 기술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우리 시대라는 틀 안에서의 고전 읽기를 고민해온 저자는 이처럼 노장 전공자로서의 진지한 노장 읽기를 통해 통념에 가려져 있었던《노자》와《장자》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는 동시에 이러한 고전을 삶 속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준다. 그리하여 이 책은 저자 자신의 바람처럼 학술적 연구서이면서 작은 이야기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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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장자를 알고 싶다면 꼭 봐야 할 책! 뒤섞이고 엉클어져 길을 헤매는 동양철학을 구원할 진리.  구매
서재필 2013-12-10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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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7책] #15 - 노장을 해체하라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새창으로 보기 구매
《노자》를 읽는다고 하니 반가워하며 이렇게 말한다. '노자를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기본적으로 나는 마음의 위안 따위를 경계하는 입장이라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불편하다. 편안하다는 것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읽었다는 뜻이다. 이런 식의 태도는 성서를 읽는다는 평범한 교인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마음의 안정과 위안을 위해 성서를 읽는다. 문제는 그런 독해가 심각한 오독의 가능성을 다분히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욕망을 확인하기 위해 읽기. 그런 읽기는 특정 부분만 닳고 닳도록 주무른다. 마치 관광지에서 특정 부위로 유명한 동상을 만지는 것처럼. 복을 바라는 저 손길!

 

흥미롭게도 그런 신앙인들은 교회 밖에서도 발견된다. 동양철학이라는 분야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유가'에 경도된 사람들은 주희의 주석을 보석처럼 받드는 반면, '도가'에 경도된 이들은 주석 따위는 별로 상관치도 않고 생태니 자유니 하는 말을 멋대로 갖다 붙인다는 점이다. 공통점은 자구 해석에 집착한다는 점인데 이는 마치 성서에 한 점 오류가 없음을 주장하는 저 신앙인들에 비견할만하다. 그러니 역사니, 해석이니, 문헌 비평이니 하는 문제는 전혀 고려할만한 게 아니다.

 

《노자》를 좀 공부하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점은 대중들이 그토록 《노자》를 사랑하면서도 그에 관한 이론적 연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삼키기 쉬운 유동식 마냥 잘 가공된 《노자》에 젖었기 때문이며, 그것만이 《노자》의 본 모습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적지 않은 연구자들이 이야기하는 노자와 장자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노자》가 사실은 권력을 취득하기 위한 방편을 제공하는 책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벽창호가 되어 버리곤 한다.

 

대체 왜 이런 것일까? 그것은 이른바 '동양 철학'을 소비하는 특정한 버릇 때문이라 생각한다. 자연, 자유, 평등, 생태... 이런 개념을 버리고 다른 식으로 읽을 길은 없을까? 나에게는 저 말들이 내용없는 껍질처럼 느껴진다. 마치 십자가 아래 부르짖는 공허한 소리들 처럼. 그런면에서 이른바 노장철학이라는 것을 대중적으로 소비하는 데 기독교적 관점이 크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숙고해볼 만한 부분이다. 

 

여러 곳에서 발표한 논문을 묶어서 한 권의 책이라기 보다는 논문집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나름 한 권의 책 구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나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장점이 많은 책이다. 《노자》와 《장자》를 공부한다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조심스럽게 한 가지를 이야기하면, 이 책을 읽은 뒤 《노자》나 《장자》를 읽을 욕망이 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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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취두부 2015-11-0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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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물러나 노자와 장자 보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노자와 장자에 관심을 가지고 읽는 분들중에 한권의 주석서나 해설서만

보신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책이다.

 

한 걸음 물러나 노자와 장자라는 책을 좀 더 크고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제목의

노자의 칼에서 칼은 가지기 위한 행위이고,

장자의 방패에서 방패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행위이다.

삶은 가지기 위해 그리고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분주한 모순이라는 얘기다.

 

 

지금 우리는 이런 모순속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나에 대한

해결책을 노자와 장자의 도가적 전통을 통해 찾아보자고 말한다.

 

쉽게 읽히는 듯 하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다.

다음에는 좀 더 깔금하게 정돈된 글쓰기 김시천 선생이 도가사상에 대한

책을 내주시기를 기대한다.

 

이 책과 철학에서 이야기로라는 책 모두 읽이보면,

김시천 선생은 노자와 장자를 읽는 행위를

우리 삶의 현실과 연결시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노자와 장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물론 우선 그 내용을 알아야하지만),

그래서 노자와 장자를 통해서 우리 삶이 어떻게 윤택해질 것인가야말로

시간들여 노자와 장자의 지혜를 빌리는 이유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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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휴암주 2016-06-0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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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대에 따라 달리해석된다! 새창으로 보기
  이책을 처음 알게된 것은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에서였다 김시천, 오상현!! 이두분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는 논어 한구절을 중심으로 주제를 잡아 이야기를 풀어간다. 기존에 논어에 대해서 갖고 있었던 오해를 이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많이 걷어냈다. 그리고 도올김용옥 선생의 '논어 한글역주'를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김시천 쌤이 자신의 전공인 '노자'에 대해서 강의를 하시기 시작했다. 그의 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를 읽겠다는 생각도 이때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번 무더운 여름을 이책을 읽으며 지내보기로 결심하고 책을 빼들었다.

 

1. 천의 얼굴을 하고 있는 노자!!

  김시천 쌤이 가장 난감해하는 질문이 '좋은 도덕경 해설서 있으면 추천해달라'라는 말이라한다. 천의 얼굴을 하고 있는 노자! 그런데,어떤 책을 추천해주어야할까? 막막하기만 하단다. 우리는 교과서에서, 도올의 도덕경 강의에서 알고있는 노자에 관한 상식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것은 노자의 여러얼굴중 하나였다. 도덕경이 병법서로도 읽힌다는 사실을 아는가? 호모 임페리얼리스인 노자가 군주들을 위해서 쓴책을 우리는 패미니즘적 시작에서 생태환경적 시각에서 읽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통쾌하게 깨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도덕경에 대한 상식들은 유학자들에 의해서 해석된 도덕경이라는 사실도 아울러 지적해준다.

  이책을 쉽게 읽으려면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 - 노자 편들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팟캐스트를 듣고 혹은 같이 듣고 읽는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 유학자들이 종하한 장자!!

  이 책은 장자라는 책을 과연 노자와 같은 부류의 책으로 읽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유학자들이 왜? 장자라는 책을 좋아하는지, 특히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이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그리고 장자에게 갖고 있었던 갖가지 오해들을 말끔히 설명해준다. 그런데, 이 부분을 쉽게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아마도 '장자'라는 책을 읽어 봐야겠다. 읽지 않고 이책을 읽다보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물론,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 -노자편에서 장자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기는 하지만, 설명이 안된 부분을 읽다보면, 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3. 평범한 상식에 도전하라!!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머릿속을 채운 것은, 평범한 상식에 도전하라는 말이었다. 우리가 당연시하며 알고있었던 상식들을 이책은 통쾌하게 반박한다. 과연 그것이 맞을까? 어떤 일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갖고 있었던 오해! 그 오해를 걷어내려면 상식에 도전해야한다.

  또한가지, 평범한 진리이지만, 고전이란, 천의얼굴을 하고 있다. 고전을 읽으면서도 과거의 책 속에서 현재의 지혜를 얻으려 하기에, 자연스럽게 과거의 책은 오늘의 문제에 답을 해주도록 읽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얼굴을 바꿔가며 지혜를 주는 책이 바로 '도덕경'이다. 그래서 도덕경을 논어 다음으로 읽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평범한 상식에 도전하고, 이시대의 도덕경과 장자 읽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천의 얼굴을 하고 있는 고전의 재미에 빠져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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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루 2016-08-02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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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철학에서 이야기로 - 우리 시대의 노장 읽기 김시천 ebook

알라딘: 철학에서 이야기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 우리 시대의 노장 읽기  |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84 
김시천 (지은이)책세상200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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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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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자>와 <장자>를 통해 오늘날 한국에서 철학하기의 의미를 되짚어봄으로써 서구의 방식에 따른 철학'만들기' 가 아닌, 우리 시대의 철학'하기' 를 제안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진리' 를 담고 있는 닫힌 경전이나 체계적인 철학서라는 이름을 버리고, 역사와 함께 전해진 '삶의 이야기' 로서 <노자>와 <장자>를 보자고 제안한다.

1장은 근대화, 서구화, 보편화를 지향했던 20세기 한국의 역사 과정이 동양철학의 영역에 남긴 자취를 탐색한다. 
2장은 서구인의 <노자>읽기를 검토하고, '열린 텍스트' 로서의 가능성을 따져 본다. 
3장에서는 <장자>의 이상사회론의 다양한 갈래를 다루고, 그 안의 유토피아의 비전을 생각한다. 
4장은 기존의 <노자>와 <장자>의 해석이 지닌 문제를 살펴보고, 지금-여기를 통해 <노자>와 <장자>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노자>와 <장자>를 우리의 것으로 해석하면서, 고전을 통해 우리의 현실, 사회의 문제를 담아내자고 제안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 <노자>와 <장자>의 한국적 읽기를 꿈꾸며

제1장 철학만들기에서 철학하기까지 - 우리시대 전통 도가 철학담론의 양면성
1. 김치-햄버거 철학을 위한 변명
2. 서양 철학의 그늘
3. 도가의 철학 만들기 - 근대화 혹은 자생적 오리엔탈리즘
4. 철학하기의 어려움 - 우리에게 과연 철학은 있는가

제2장 닫힌 경전에서 열린 텍스트로 - 서구인의 <노자>읽기를 돌아보며
1. 노자, 서방으로 가다
2. 서구 세계의 노자 번역
3. 노자 번역의 유행과 그 이유
4. 두 개의 거울
5. 프리즘 - 동양 문명의 분석 혹은 새로운 사유를 찾아서
6. 우리들의 노자읽기 - 경전에서 텍스트로

제3장 <장자> 텍스트 해체의 가능성 - 이상사회론을 통해 본 <장자>사상의 다양성
1. 도가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2. 이상사회론의 유형학
3. 도가적 아르카디아
4. 도가적 유토피아
5. 아르카디아에서 유토피아까지

제4장 역사에서 이야기로
1. <노자>와 <장자> 역사에서 이야기로
2. 도가 혹은 노장을 넘어
3. <사기>의 중국 혹은 역사를 넘어
4. 역사의 그늘 아래에서
5. 이제 우리의 이야기로

맺는 말 - 우리 사회의 삶 속에서 <노자>, <장자> 이야기하기
부록- 1980년대 이후 서구-영미권의 도가 연구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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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요컨대 동아시아 철학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행복한 삶이 가능한, 살기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었다. 다만 우리가 아는 수많은 철학자들이 서로 다른 말을 했던 것은 그러한 사회를 실현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다루어온 동아시아의 위대한 스승들과 사상들은 그런 살기 좋은 사회를 수립하기 위한 사색과 논쟁의 산물들이라 할 수 있다. 
무위와 자연을 노래했던 도가든,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법과 제도를 통해 사회질서를 유지하고자 했던 법가든, 가족간의 끈끈한 사랑의 행위를 확장하여 이를 전체 사회 속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유가든, 그들의 목적은 모두 살기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사색과 논쟁이 담긴 그릇이 동아시아의 고전들이다. 
(본문 158쪽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김시천 (지은이) 

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더보기
최근작 : <동양철학산책>,<똥에도 도가 있다고?>,<근대 사상의 수용과 변용 1> … 총 4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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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몸인가 옷인가?

버스는 너무 흔들려서 책보기가 좋질 않다. 버스에선 바깥구경 아니면 잠이다. 근자 기차를 이용할 일이 많아져서 덕분에 책볼 일이 한결 많아졌다. 그동안 사모아놓기만 하고 읽기를 게을리했던 <책세상문고-우리시대>는 상하행 왕복이면 한 권씩이 떼져나간다. <책세상문고>는 알차고, 개성 넘친다. 그래서 풍성하고 신선하다. 

막 떼넘긴 30대의 동양철학자 김시천이 지은 <철학에서 이야기로-우리시대의 노장읽기> 역시 그러하거니와, 개인적으로는 '철학' 일반의 정체 하나를 확연히 밝혀주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동안 내게 있어서 철학은 그 자체로 근원적·본질적·일반적인 무엇이었다. 말하자면 '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철학은 또한 그 개적(皆的)들의 몸에 걸쳐진 '옷'일 수 있다는 사실, 혹은 가능성을 나는 이 책에서 읽었다. '철학이고 싶어하는' 무엇이 '철학'을 만드는 것이라는 얘기다. 요컨대, <도덕경>과 <장자>가 철학에 못박혀 읽히지 않고 다르게, 가령 정치학적으로 읽히는 건 훼손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로의 무게를 벗어나면 자유는 코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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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먹는하마 2005-08-31 공감(0)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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