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0

먹방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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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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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meokbang
예를 들면 이런 거다.귀엽다

1. 개요2. 상세3. 의미의 확장
3.1. 방송 용어3.2. 먹는 장면3.3. 드립
4. 먹방 콘셉트의 방송 프로그램5. 먹방으로 유명해진 사람들6. 기타7. 관련 문서



이어령 선생이 예언한 디지로그 컨텐츠[1]

1. 개요[편집]

Mukbang[2], meokbang, social eating.

는 송의 줄임말. 아프리카TV에서 음식을 먹기만 하면서 찍는 방송이 유명해져서 생긴 신조어.

아프리카TV의 MC잭, MC인진[3]이 시초격으로 꼽히며 이후 MC태현이 삼겹살을 구워먹는 방송을 보여주며 먹방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왕쥬가 먹방이란 단어를 최초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사실이 아니다. 그렇지만 왕쥬를 인터넷 방송 초창기에 먹방이라는 단어를 잘 정착시켜 컨텐츠로서의 먹방을 개척하고 대중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한 BJ로 꼽을 수는 있다.

2. 상세[편집]

 그대로 별 다른 내용 없이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BJ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이다. 을 먹다가 중간중간 멘트를 날리기도 한다.

아프리카TV에서도 W시절 초창기부터 존재하던 방송 소재였으며, 당시 방송을 봤던 사람들에 의하면 중학생이 5분동안  까먹는 방송을 200여명이 봤다는 썰도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먹방을 유행시킨 선구자격으로는 아프리카TV의 MC잭이 있다. 그 외에 거의 30년 가까이 방송을 탄 장수 프로그램인 6시 내고향을 보면 방송의 상당한 부분이 농촌지역 소개이고 리포터들이 지역의 농가를 방문하여 그 지역 특산물로 요리된 음식을 먹는 내용인데, 방영 시간대와 행위 자극이라는 측면에서 이것도 먹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효과에 대해서는 위꼴 문서도 읽어보길 바람.

먹방이 제법 흥하는 이유는 무드비디오[4]와 비슷한 맥락의 인터넷 방송계 틈새시장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아프리카TV에서 먹방이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은 당시 아프리카TV의 판권영상 방송 단속이 강화된 시점에서 마침 이 시류에 흥할 만한 틈새시장이 형성된 배경도 있다.

또 어떤 전문가들은 1인 가족이 늘어나면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증가했는데 대부분의 요식업은 최소 2인, 보통 4인 가족 기준으로 손님을 받는지라 혼자서 뭘 먹으러 가기가 참 거시기하다보니 집에서 혼자 먹는 일이 잦아지고, 이런 사람들 중 외로운 이들이 남들과 수다 떨면서 밥을 먹고 싶어하는 욕구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먹방이 생겨나고 인기를 얻는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뜨끔 단순히 먹방을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먹방을 보는 사람들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실제로 2010년대 초부터 1인 가구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경향 칼럼

2016년부터는 이게 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됐는지, 미국에서도 한국의 먹방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다. 허핑턴포스트 기사블룸버그 영상CNN 기사. 해당 매체는 먹방을 'Food Porn'으로 규정하였는데, 젊은 여성이 나온다는 점이나 행위를 자극한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5]

CNN의 분석은 1인 가구의 증가, 과도한 다이어트 붐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스마트폰 인프라가 한국 '먹방'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연도 코난 오브라이언의 쇼에 출연해서 먹방을 소개했다.

해외에서의 명칭도 Mukbang이라고 그대로 쓰이고 있다. 영문 위키백과의 Mukbang 문서 그리고 유투브에서 Mukbang을 검색해 보면 꽤나 많은 외국인들이 먹방을 시도 하고 있다. 해외 유명 힙합 매거진 XXL의 유튜브 계정에도 래퍼 트리피 레드의 맥도날드 영상이 Mukbang이란 제목으로 올라와 있다. 해외에서는 '맛있게 먹는 영상'보다는 '괴식 또는 대식을 도전하는 영상'이 인기다.

쿠르츠게작트 먹방
외국 다큐멘터리 유튜브 채널인 쿠르츠게작트에서도 MUKBANG이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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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 푸드파이터 먹방 전문 유튜버 키노시타 유우카. 제목에 Mukbang이라고 적혀있다.

해외의 전문 스트리밍 사이트 트위치에서도 2016년 6월부터 Social Eating이라고 하는 먹방 카테고리가 개설되었다.

3. 의미의 확장[편집]

짤방(짤), 훈남열폭의 사용 범위 확장된 것처럼 먹방도 먹는 방송만을 지칭하지는 않게 되었다. 본 문서의 문단에서도 이미 이런저런 미디어 형태가 섞여 언급되고 있다.

3.1. 방송 용어[편집]

위의 인터넷 용어에서 의미를 약간 변형해 음식 관련 내용이 주가 아닌데도 음식 콘텐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6시 내고향 같이 지방을 소개하는데 음식문화가 껴나오는 방송이면 먹방이란 소리를 안 듣지만, 그게 아닌 프로그램이 그럴 경우 욕을 먹는다. 대표적으로 《1박 2일》 당시의 강호동, 그리고 여고생 밴드 애니는 훼이크고 매일 모여서 케이크만 처묵처묵한다고 까였던 《케이온!》이 대표적으로 먹방이라고 욕을 먹던 방송이었다.

사실 먹방의 선구자격 인물은 당연히 식신 정준하로 무한도전에서 많이 보여주듯 짜장면을 5초만에 원샷하고 계란프라이 100개를 앉은 자리에서 다 해치우는 식신이다. 하긴 이분은 세계급 대회에서 3등을 하시는 월드클래스니.[6]

이외의 먹방 종결자 인물로는 강호동하정우 그리고 이명박(?) 등이 있다. 이런 거 잘하면 음식 광고 CF도 들어온다.

2013년 이후에는 《아빠! 어디가?》의 윤후가 최연소 먹방스타로 떠올랐으며 김준현 등도 이들에게 지지 않는 먹방 포스를 뽐내고 있다. 2014년 들어서는 <오 마이 베이비>의 리키김의 막내아들 태오가 어마어마한 먹방력을 보이고 있다. 돌이 갓 지난 나이에 먹을 수 있는 모든 걸 다 쑤셔 넣는다.

이영돈 PD 역시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화제로 삼은 음식을 적어도 한 번은 시식하고, 이에 대해 평하는 것을 정형화된 패턴으로 삼고 있어서 먹방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를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코리아》에서 신동엽이 <'이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더욱 심화시켜, 먹은 물건을 아예 버리는 것으로 이를 더욱 크게 풍자하였다.

위기탈출 넘버원 역시 위험한 밥상 코너 때 안전을 알려주는 방송 따위는 접어버리고 먹방이 된 적도 있었다.

3.2. 먹는 장면[편집]

먹는 행위가 주가 된 이미지나 동영상에 먹방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먹는 짤방'으로 봐줄 수도 있지만, '영화 《베를린》에서 하정우의 먹방이 없어 아쉽다' 이런 문구를 보면 그냥 먹는 장면이나 사진만 봐도 먹방 운운하는 거라고 봐야 할 듯.

우스갯소리로 한국미국영국의 먹방 대표들이 만나서 대결을 벌이면 영국의 먹방 대표가 이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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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뭐든지 있게
미국: 뭐든지 있게
영국: 뭐든지 베어형은 반칙이지

3.3. 드립[편집]

게임 방송 등에서도 가끔 쓰이는데, A가 상대편 B를 일방적으로 관광을 태우고 있으면 '아, A 먹방이네', '경기 볼려고 틀었는데 왜 먹방함?' 같이 상대를 그냥 먹어치우고 있다는 식의 드립으로 사용된다. 팀 게임이면서 개인의 활약도 잘 부각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흥하면서 팀을 강제캐리하며 강력한 스펙+컨으로 적 챔프를 마음껏 잡아먹는 선수나 챔프에게 주로 사용되고 있다. 사실 기존 관광이란 용어의 유래를 생각해보면, 이 먹방이란 용어 역시 '먹는다'는 단어의 비속어적 의미에서 파생된 것일지도.

4. 먹방 콘셉트의 방송 프로그램[편집]

5. 먹방으로 유명해진 사람들[편집]

6. 기타[편집]

  • 2020년 8월, 중국에서 먹방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 먹방을 검색하면, "식량을 아끼자"라는 문구가 뜬다는데, 굳이 먹방을 규제해야되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 최근 일본의 한 유튜버가 생방송으로 오니기리(주먹밥) 한 입에 먹기를 도전 중 사망했다. 이 과정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되었다. 유튜브 공식정책에 ‘심각한 신체적 부상 또는 사망의 위험이 있는 위험 행위 또는 위법 행위의 조장을 목적으로 한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지만, 위험한 영상들이 완전히 걸러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주먹밥 '먹방' 하던 日유튜버 사망…계속되는 유튜브 사망 사고
  • 게임 관련해서도 먹방이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하기도 하는데 일부 유저들은 방송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먹방이라고 적는 경우도 있다.[12]
  • 몇몇 먹방 BJ들은 후룩후룩 쩝쩝 하면서 의도적으로 밥 먹는 소리를 크게 내는 것이 먹방의 포인트라고 한다. 일종의 ASMR? 다른 컨텐츠를 하다가 먹방을 종종 하는 BJ들도 있지만 먹방 하나로 베스트 BJ가 되는 BJ, 이걸 주력으로 미는 BJ들이 꽤 많다. 먹방에선 받아가서 많이 사먹으라고 별풍선을 200개 치킨, 300개 피자+파스타+디저트 카페, 1,000개씩 회? 많이 날려대는 사람들도 꽤 있다.[13] 요즘에는 아예 사실상의 먹방을 찍으면서 제목을 ASMR을 해두는 경우도 많다.
  • 요즘에는 자기 애완동물이 사료를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먹방을 하기도 한다.
  • 일부 먹방 크리에이터는 20인분 이상의 음식을 아무렇지 않게 소화하는데, 이는 위의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일반인 이상의 근육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푸드파이터들도 마찬가지. 먹방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먹을 수 있는 이유
  • 9월부터 개정되는 공정거래법으로 인해 대부분의 영상에 유료광고 포함 배너 및 더보기란에 협찬을 받았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애주가TV참PD의 광고계 폭로 이후로 유튜버 전반에 불신이 생겨나고 이전부터 인기가 주춤했던 먹방이라는 컨텐츠에 위기가 생겼다. 믿고 봤던 유튜버가 뒷광고를 받았다는 사실에 비난을 하며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게 왜 문제인가 하면 바이럴 마케팅 항목을 참조하자.
  • 타인이 음식물을 먹는 장면을 카메라 화면으로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만큼 보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쉽다. 사전에 이게 나오는 방송이라는 걸 인지할 경우 볼지 안볼지를 선택하면 그만이지만 원하지도 않는데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광고에 먹방이 들어갈 경우 시청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7. 관련 문서[편집]


[1] 놀랍게도 이어령이 중앙일보에 디지로그 칼럼을 게재한 날이 2005년 12월 31일, 먹방은 고사하고 개인 인터넷 방송 컨텐츠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기 전이었다. 사실 이때 이미 VR이라는 시대를 아득히 앞선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2] 진짜 해외에서도 이런 형식의 영상을 이렇게 먹방이라고 표기한다.[3] 자신의 방송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을 처음으로 선보였다.[4] 바닷가나 자연 그 외 여러가지 풍경을 수 시간 동안 촬영한 비디오인데, 카메라 구도가 전혀 변하지 않아서 촬영구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고 있다. 이원복의 <현대문명진단>에서 언급된 바가 있음.[5] 기사에서 언급한 내용은 아니지만 실제로 뇌의 보상중추에는 음식과 포르노 두 영역이 붙어있다고 한다.[6] 다만 정준하는 뱃속에 음식물을 밀어넣는 모양새라 오히려 입맛이 떨어진다고도 한다. 이쪽은 푸드파이트와 마찬가지로 식사 행위 그 자체에 관전 포인트가 있으며, 맛깔나게 먹으면서 입맛을 자극하는 요즘의 먹방과는 좀 차이가 있긴 하다.[7] 먹는 장면이 심심하면 나와서 먹방드라마라는 평도 얻었는데, 실제로 영화 내 요리 책도 나왔다.[8] 1회부터 6회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7회차에 접어들어서 갑자기 먹방이 되었고, 이는 위기탈출 넘버원의 비판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9] 전설의 먹짤인 가카 오뎅. 이 짤방 하나만으로 올킬감이다.[10] 다만 조롱의 의미로서 회자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 국밥 말아먹듯이 사대강사업 말아먹었다.[11] 다만 한 입 베어먹고 만 칸 나오토원자바오와는 다르게 한 개를 다 먹기는 했다.[12] 예를 들어, 어떤 아이템을 사용하려고 할 때 "□□□ 먹방합니다."라고 적는 경우가 있는데 방송으로 보여주지 않을 때 사용하는 표현은 틀린 거다.[13] 이때 "우와 500x100해서 50,000원 쓰셨네~"라는 투로 말하면 매니저든 팬이든 돈계산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조선 식문화와 ‘먹방’의 상관관계? – SK이노베이션 전문 보도채널 SKinno News

조선 식문화와 ‘먹방’의 상관관계? – SK이노베이션 전문 보도채널 SKinno News

<역사혁신> 조선 식문화와 ‘먹방’의 상관관계?
2015.07.16
 
대식가의 나라 조선과 ‘먹방 전성시대’ 

요즘 TV를 보면, 이른바 ‘먹방’과 요리(사) 전성시대입니다. 공중파건, 종편이건 연예인이나 쉐프들이 등장해 요리 경쟁을 하거나, 음식 맛을 품평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이 대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반응도 뜨겁습니다.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죠^^;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 조상들도 먹는 것과 관련해서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민족이었습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이자 1차적 생존 조건인 식욕을 바탕으로 한 문화야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건 존재할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조선의 식문화는 눈에 띌 정도로 도드라졌습니다. 좀 민망하지만(!) 그 어마어마한 양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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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리 / 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구한 말 한반도를 찾은 이방인들은 하나같이 조선 사람들의 유별난 먹성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독일인 헤세 바르텍이 남긴 견문록(한국판 이름 <조선, 1894년 여름>)의 한 구절을 보시죠.

“조선인들이 ‘대식가’라는 점에서 비교할만한 대상이 없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이웃(조선인)이 자신들보다 세배나 많이 먹는다고 말하는데, 조선인과 중국인, 일본인들이 거의 같은 비율로 섞여 사는 항구도시 제물포에서 보니 정말로 그랬다. (중략) 믿을 수 없이 많은 양의 밥이 커다란 붉은 고추 한줌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진다.”

<하멜 표류기>로 유명한 17세기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도 조선 사람을 가리켜 “하얗고 명랑하며 대식가”라고 평가했답니다. 남들 눈에만 그리 보인 게 아니었습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조선 사람들이 먹는 것은 천하제일”이라며 “이는 유구(오키나와)에도 소문이 났다”며 개탄합니다. 폭식과 탐식 때문에 조선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탄식이었습니다. 실제 조선의 밥그릇은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보다 두배 이상 컸습니다.

명사들의 식탐도 빠질 수 없겠죠. 세종대왕은 고기반찬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을 정도였고, 임진왜란 때 단 한번의 패배로 수군을 말아먹은 원균도 ‘한 끼에 쌀 한 말을 지어 먹고 반찬으로 닭 여러마리를 잡아먹을 정도’로 대식가였다고 합니다. <홍길동전>을 쓴 조선시대 최고의 반골이자 낭만가였던 허균은 지방 수령으로 발령나거나 귀양을 갈 때면 맛난 음식이 나는 고장(남원, 공주, 함열 등)으로 보내달라는 인사 청탁을 할 정도였다죠. 어렵사리 부임한 현지 음식 맛이 기대에 못미치면 세상에 없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서러워했다는 그는 귀양 중에 생전에 맛본 여러 음식들에 대한 평가 등을 담은 일종의 칼럼집인 <도문대작>을 펴낼 정도로 유명한 탐식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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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대작 / 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사실, 한국인은 밥을 먹을 때 (한번에 많이씩 빨리 먹기에 편한) 숟가락을 사용하는 유일한 민족입니다. 동남아나 인도인들은 주로 손으로 밥을 먹고, 일본인은 젓가락을 이용하지요. 중국인들도 숟가락을 쓴다지만 주로 국을 떠먹을 때 이용하지요. 숟가락 문화는 쌀밥을 위주로 한 대식 문화가 이 땅에 오랜 세월 뿌리를 내려왔다는 증표이기도 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선조들은 왜 그렇게 탐식, 대식을 했을까요? 초식을 주로 한 농경민족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알다시피 조선시대 소는 중요한 노동력 제공원인지라 자기 소유라도 마음대로 잡아먹을 수 없었습니다. 험준한 산이 많다 보니 대규모 가축 사육도 발전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별다른 단백질 흡수원이 없다 보니, 쌀 같은 곡식과 채소를 최대한 많이, 오랫동안 섭취하는 방향으로 몸과 식문화가 발전해왔다는 것이지요. 식물성 위주 식습관 때문에 한국인의 소장은 서양인들에 비해 30%가량 더 길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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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 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다시 현실로 되돌아와 볼까요. 10여년 남짓 되는 ‘먹방의 역사’에서도 변화와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듯합니다. 2000년대 들어 미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맛집 탐방 프로그램들이 각광받았다면, 2010년 즈음엔 인터넷방송에서 혼자 요리를 만들어 하염없이 먹어대는 모습을 보여주던 ‘초기 먹방’이 등장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출연자들이 재료를 채취하거나 직접 요리해 먹는 ‘쿡방’으로 진화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한 방송인(이자 체인음식점 사업가)으로 뜬 백종원씨 경우는, 먹방을 넘어 사회 각 분야에서 혁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시사점을 주는 듯합니다. 그의 음식솜씨는 미식가들을 감탄시킬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조리법에 특색이 있는 게 아닙니다. 영양학적 관점에서 보면, 대놓고 설탕과 돼지기름을 사랑하는 그의 조리법은 퇴보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신 그의 요리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낮은 문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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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누구나 ‘나도 할 수 있겠는 걸’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헐렁함과 편안함이 성공의 열쇠였던 것입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기술적(요리맛과 조리법)으로는 퇴보에 가깝지만 공감과 참여가 성공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겠죠. 결국 궁극의 혁신은 기술보다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가능한 것 아닐까? 란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그런 금언이 적용되는 분야는 비단 요리만은 아니겠죠^^;

#대식 #먹방 #역사혁신 #요리 #조선 #조선시대 #조선시대 먹방 #탐식 #혁신
글 | 이순혁 기자
‘철학’을 전공하고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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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허기에 의한 탐식에 가까운 '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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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정혜윤
광장시장

- 동물은 삼키고, 인간은 먹고, 영리한 자만이 즐기며 먹는 법을 안다.
-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 식탁은 첫 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유일한 자리다.
-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천체의 발견보다 인류의 행복에 더 큰 기여를 한다.
- 사람을 초대한다는 것은 그가 내 집 지붕 밑에 있는 내내 행복을 책임지는 일이다.
- 브리야 사바랭 《미식 예찬》 <잠언> 중에서
소설가 김별아의 ‘빛나는 말 가만한 생각’ 88

바야흐로 ‘먹(는)방(송)’의 시대다. 공중파와 종편과 케이블을 가리지 않고 일주일 내내 빠짐없이 요리와 요리 품평과 요리 경연 프로가 방영된다. 덩달아 요리사, 요즘 말로 ‘셰프’들은 토크쇼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불려 다니고, 주인공의 직업으로 드라마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너무 자주 많이 먹으면 질리고 물리는 것처럼 머지않아 슬슬 지겨워질 때가 오겠지만,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기세로 콘셉트만 조금씩 바꾼 요리 프로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한국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한바탕 휩쓸고 간 바람이란다. 요리와 음식 프로그램들은 버블이 꺼지고 깊은 경제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일본인들의 공허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텔레비전 속의 요리와 미식(美食)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그럼에도 지지고 굽고 끓여서 후루룩 짭짭 맛있다 기막히다 최고다 떠들며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리만족한다.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식욕이야말로 삶의 본능 그 자체다.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 배부른 돼지냐 배고픈 소크라테스냐, 식욕과 대립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머지 욕망 전부를 동원해야 한다. 인류의 역사는 자기 밥그릇을 지키거나 남의 밥그릇을 빼앗기 위한 싸움이었고, 브리야 사바랭의 잠언 중 가장 유명한 말대로 자기가 먹는 것이 바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미식의 정의는 그저 ‘맛있는 것을 그렇지 못한 것보다 선호하는 판단 행위’이지만, 채널만 돌리면 일주일 내내 그 행위를(그것도 타인의 행위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맛없는 것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망을 넘어선다. 그것은 시대의 미뢰(味蕾)가 마비된 상태에서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하지 않은 감각이다. 실로 요리가 만들어지는 식당의 주방은 치열한 물과 불의 전쟁터이지만, 외식이든 가정식이든 식탁은 평화로운 곳이다. ‘먹방’은 출연자들이 아무리 호들갑을 떨며 맛있는 음식에 행복해 해도 그들에 대한 부러움이 질투나 시샘으로 변질되지 않는 매우 드문 프로그램이다.

그리하여 먹방의 범람은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허기에 의한 탐식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육체적으로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우리의 정신은 여전히 먹을거리를 찾아 헤매고, 그것이 유해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과식하고 폭식한다. 아름다운 음식은 아름다운 삶의 꿈이다. 그것이 박탈당했거나 박탈당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을 때, 우리는 마음을 채울 수 없어 몸을 채운다. 몸을 채울 수 없다면 눈요기라도 한다. 행복은 영영 구쁘다.

본 콘텐츠는 서울시'내 손안에 서울'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