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5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하다 - 대학지성 In&Out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하다 - 대학지성 In&Out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하다
이현건 기자
승인 2022.04.23 

■ |지구인문학의 시선: 갈래와 쟁점  
박치완·박일준·김민영·김봉곤·야규 마코토 외 2명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56쪽



2020년, 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큰 홍수가 발생했으며, 2019년부터 시작해 이듬해까지 이어진 호주 산불은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다. 같은 해 터키에는 지진이 일어났고, 한국에선 54일간 장마가 이어진 데다 태풍도 줄줄이 찾아왔으며, 중국에는 폭우로 인한 홍수가 있었다. 모두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 인류를 찾아온 위험들이었다. 묘하게도 같은 해에 지구인문학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지구인문학자들이 함께 저술한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나 그에 따르는 기상이변, 팬데믹이 현실화, 일상화하는 인류세 시대에 즈음하여 지금까지 인류가 안주해 온 ‘인간 중심의 시선’을 지구환경 문제로 확장하는 것을 넘어서, 근본적으로 그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하여 ‘지구의 시선’으로 인간과 지구를 들여다보는 지구인문학의 최신 쟁점과 관점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논점들은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과 만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분야별로 다룬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시선, 서구의 시선으로 살아오며 자본주의를 보편적인 프레임으로 공식화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당면한 팬데믹에 도달하고 말았다. 인류세와 기후위기 현상이 요청하는 것은 기존의 시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더 이상 인간의 시선이 아닌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상상하고, 탐색한다. ‘지구인문학’은 인문학의 종결자로서, 디스토피아의 징후를 보이며 다가오는 ‘지구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형성 도상에 있는 지구인문학’을 구체적인 현장에서부터 귀납하여, 그 의미와 지평을 열어낸다.

1장 ‘장소의 지구철학’은 ‘장소의 존재’로서 인간이 지구를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존의 장소로 구성해낼 수 있는 방법을 타진한다. 그 방법이란 다름 아닌 ‘제3세계성, 즉 억압당하고 배제당한 자의 눈으로 지구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은 명사적 존재로 가득한 인간의 정치와 철학을 넘어, 그 ‘사이’의 존재들에 주목하고, ‘사이 너머’를 사유하는 지구정치학을 구상한다.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이 국면에서 지구가 보여주는 다양한 양상과 반응이 바로 지구의 정치적 행위임을 재발견한다.

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은 ‘함께-만들기’ 혹은 ‘공동생산’으로서의 ‘공생’에 주목하여 제도권 정치로부터 정치적 행위 주체성을 부여받지 못한 존재들의 정치적 잠재력에 주목하고 이들의 연대를 꿈꾸는 정치신학을 제안한다.

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은 ‘은혜’라는 키워드로 카렌 바라드의 ‘모든 존재들의 얽힘’을 재서술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존재, 특히 나는 모든 존재로부터 은혜를 입고 있음을 호소한다.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마음 바탕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지구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5장 ‘실학의 지구기학’은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의 기학이 “‘세계’로부터 ‘지구’로의 시선의 전환”을 통해 성립된다, 즉 “인간과 만물이 관계를 지구적 차원에서 사유하는 시도가 일찍이 조선사회에 형성되었음”을 주목한다. 최한기는 ‘만물이 일체로 얽혀 있음’에 주목하면서, 천지를 섬기는 ‘천륜적 효’를 제안한다. 이는 인간의 행위주체성을 지구적으로 확장하는 사유라 할 수 있다.

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은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지구교육학’의 지평에서 조망한다. 이는 ‘세계시민교육’과 ‘생태시민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생명적 사유’에서 “비생명적 존재들과의 얽힘도 사유할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이 책은 인간과 유럽 중심의 근대인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구와 만물까지 인문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인간과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들을 모색한다. 당면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사유체계를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은 학문 영역뿐 아니라 문화, 정치, 예술, 교육 등의 영역 전반에 널리 공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 사조들은 인간의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를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구인문학은 이러한 과제에 적극 응답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우리를 향한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닮아야 한다는 점을 깊이 파고든다. 이것을 통해 문명의 전환을 이룸으로써 지구적 전환 속에 인간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현건 기자다른기사 보기



지구인문학의 시선 - 갈래와 쟁점  | 지구인문학총서 3
박치완,김석근,박일준,이주연,김봉곤,야규마코토,이우진 (지은이),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모시는사람들2022-03-31

책소개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나 그에 따르는 기상이변, 팬데믹이 현실화, 일상화하는 인류세 시대에 즈음하여 지금까지 인류가 안주해 온 ‘인간 중심의 시선’을 지구환경 문제로 확장하는 것을 넘어서, 근본적으로 그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하여 ‘지구의 시선’으로 인간과 지구를 들여다보는 지구인문학의 최신 쟁점과 관점을 소개한다. ‘지구인문학’은 인문학의 종결자로서, 디스토피아의 징후를 보이며 다가오는 ‘지구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현재 ‘형성 도상에 있는 지구인문학’을 구체적인 현장에서부터 귀납하여, 그 의미와 지평을 열어내는 책이다.


목차
제1장 ‘장소’의 지구철학: 세계철학의 신(新)구상 / 박치완 … 15
1. 우리는 ‘어디’에서 학문을 하는가? … 18
2. 제3세계가 중심이 된 지구학의 구성과 그 방법론 … 24
3. 제3세계 지식인들의 연대와 ‘장소감’의 증진이 필요한 이유 … 45

제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 / 김석근 … 53
1. 지구인문학과 새로운 사유 … 55
2. 지구와 인간 그리고 인류세(Anthropocene) … 59
3. 지구정치, 지구정치학, 지구공동체 … 66
4. ‘지구정치학’을 향하여(AD TERRA POLITIKA) … 78

제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 / 박일준 … 85
1. 정치신학의 주제로서 지구와 공생 … 87
2. 좌절된 미래와 분노의 정치 … 91
3. 미래 이후 시대의 정치신학: 언더커먼스의 정치신학 … 97
4. 비존재적 집단체(the collective)의 정치적 가능성 … 106
5. (성공)보다 나은 실패(a failing better)로서 정치신학적 투쟁 … 113
6. 지구의 존재 역량을 정치적으로 신학하다 … 122

제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 / 이주연 … 127
1. 혐오의 시대 … 129
2. 은혜로 혐오 시대 넘어서기 … 136
3. 지구마음학, 그 현장의 소리 … 151

제5장 ‘실학’의 지구기학 / 김봉곤·야규 마코토 … 163
1. ‘세계’에서 ‘지구’로 … 165
2. 최한기의 지구 인식 … 167
3. ��지구전요(地球典要)��와 새로운 지구학 … 176
4. 만물일체(萬物一體)와 ‘천인운화(天人運化)의 효(孝)’ … 184
5. 지구 내 존재 … 194

제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 / 이우진 … 199
1. ‘되기(become)’ 위한 배움 … 201
2. 고귀하지만 결함이 있는 세계시민교육 … 207
3. 여전히 인간 중심적인 생태시민교육 … 217
4. ‘미래 생존을 위한 교육’으로 … 225

에필로그 …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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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56 바야흐로 ‘지구인문학(地球人文學)’이 떠오르고 있다. 관심과 더불어 유행하고 있다고 해도 좋겠다. ‘지구인문학연구회’의 결성과 활발한 연구, 그리고 ‘경계를 넘는 지구학의 모색’이라는 부제를 가지고서 개최된 <지구화 시대의 인문학> 학술대회가 일단의 증거가 된다고 하겠다. 영어로는 ‘Globalogy: The Humanities in the Age of Globalization’으로 표기하고 있다. 지구인문학과 더불어 새로운 용어와 개념들 역시 출현하고 있다. 새로운 사유는 새로운 말들(용어)을 필요로 하므로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 핵심을 이루는 단어는 역시 (‘지구’와) ‘Globe’라 해야 할 것이다. 형태상으로 보자면 globe에서 global, globality, globalism, globalization, globalogy 등이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한 단어의 생성 과정을 넘어서 있다. 논자에 따라서 같은 용어를 쓰고 있더라도 거기에 담기는 내용과 함의가 다르기는 하지만 점차로 일종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다.  접기
P. 82 ‘정치’ 개념에 대해서 근본적인 전환을 담아 내는 새로운 정치학, 지구정치학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정치학에서는 인간을 ‘Zoon Politikon(정치적 동물, Political Animal)’로 간주해 왔다. 인간은 폴리스(Polis)를, 정치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 말 자체가 인간을 가리켰으며, 또한 인간이 아닌 존재와 구별해 주는 특징으로 여겨졌다. 그렇다, 지금도 인간은 여전히 정치적 동물이다. 변함없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또 ‘Terra Zoon(Terrestrial Animal)’이기도 하다는 것을 덧붙여야 할 듯하다. ‘지구(땅) 위에서 살아가는 동물’이기도 하다는 것, 조금 더 부연하면 ‘지구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가야 하는 동물’이기도 한 것이다.  접기
P. 124 지구정치신학이란 공생공산의 신학을 지구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정치신학을 가리킨다. 지구 위에 살아가는 존재를 단지 인간이나 생물의 관점에서만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적 존재들과의 얽힘 속에 조망할 수 있는 정치신학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구정치신학은 인권을 넘어 모든 존재 특별히 물질적 존재의 존재-권리 혹은 존재-역량을 궁리하는 정치신학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적 실패들의 근원에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이 놓여있다면, 그 세계관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인간 이외의 존재들 혹은 비유기체적 존재들을 함께 얽혀 활동하는 존재로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 우리의 정치신학적 핵심과제는 비인간 생명/생태 존재들 뿐만 아니라 물질 존재들에게 어떻게 그들의 정치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정치신학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켈러의 지구정치신학은 이제 시론적 제안이다. 그 시론에 응답하여 어떻게 정치적 행동주의를 엮어낼 수 있을 것인가는 비단 기독교 신학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종교 간 대화와 협력 및 여러 학문분야들과 ‘함께-만들기’(sympoiesis)의 역량을 요구한다.  접기
P. 143 지구인문학의 관점으로 볼 때 전 지구적 존재는 한울이자 한 기운으로 얽힌 한 가족이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더하여 원불교의 은(恩)사상은 만물이 주고받는 은혜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이 시사점을 실천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은(恩)사상은 삶의 현장에서 천지와 부모, 동포와 법률의 은혜를 자각하고, 이것을 현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실사구시의 실천 원리이자 실학적 신앙이다.  접기
P. 197 최한기의 효사상은 신기가 활동운화하는 작용이 우주와 지구가 만물 그리고 인간을 이르게 하고, 자기뿐만 아니라 부모도 자손도 그것을 받아서 산다는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있다. 사람과 만물은 그것에 대한 자각이 있든 없든 간에 그것을 받들어 따르고 있는 것이지만 그 은혜를 자각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효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최한기의 효는 부모를 섬기는 효도를 기초로 하면서 그것을 미루어서 자기와 부모, 그리고 자손을 살게 해 주는 사회와 지구환경, 그리고 그것을 통틀어서 일체로 삼는 신기의 활동운화에 대한 은혜의 자각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자각을 토대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윤리도덕을 실천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부모를 모실 뿐만 아니라 자기와 타자가 모두 함께 ‘지구 내 존재’로서 지구상에서 더불어 사는 ‘억조생령’에게 기가 운화하는 은덕을 뭇사람들이 알고 깨닫도록 하고, 또 모두가 그 은혜를 입도록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한기의 ‘천인운화의 효’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그의 효사상은 가정도덕·사회윤리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어서 생태윤리까지도 포함하는 새로운 지구윤리로 재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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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박치완 (지은이)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및 철학과 졸업.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고, 프랑스 부르고뉴 대학(Univ. de Bourgogne)에서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호모 글로칼리쿠스』, 『이데아로부터 시뮬라크르까지』가 있고, 공저로는 『공간의 시학과 무욕의 상상력』, 『비주얼 컬쳐 시대의 이해』, 『지식의 역사와 그 지형도』, 『문화콘텐츠와 문화코드』, 『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아직도 보편을 말하는가?, 「동일성의 폭력과 차이의 허구」, 「의심의 ‘한국’ 철학, 한국에서도 철학을 하는가?」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글로컬 시대의 철학과 문화의 해방선언>,<호모 글로칼리쿠스> … 총 21종 (모두보기)

김석근 (지은이) 
연세대 정외과를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연구했다. 연세대 정외과 연구교수, 아산서원 교수 및 부원장 등을 지냈다.
『주자학과 양명학』 『제자백가』 『주자의 자연학』 『불교와 양명학』 『일본사상사』, 그리고 마루야마 마사오의 주요 저작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조선시대 국왕 리더십 관>,<민본과 민주의 개념적 통섭> … 총 49종 (모두보기)

박일준 (지은이)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와 동대학원,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드루대학교에서 <사이로서의 인간>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종교철학을 가르치는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다. 공생을 주제로 사물정치와 기후변화/생태계 위기 및 뇌가소성 등의 주제들을 엮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로 《정의의 신학: 둘the Two의 신학》, 《인공지능 시대, 인간을묻다: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위한 포스트휴먼적 존재론》 등이 있고, 역서로 《길위의 신학: 하나님의 지혜를 신비 가운데 분별하기》, 《바람의 말을 타고: 조울증의 철학-조울증과 전일성의 추구》, 《자연주의적 성서해석학과 기호학: 해석자들의 공동체》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생태 사물 신학>,<지구인문학의 시선>,<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 … 총 18종 (모두보기)

이주연 (지은이)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_ 저서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공저) ��지구적 전환 2021��(공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지구적 전환 2021> … 총 2종 (모두보기)

김봉곤 (지은이) 

원광대학교 연구교수 _ 저서로 ��근대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섬진강 누정산책��, ��표해록과 호남표류기��(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명문가, 그 깊은 역사>,<섬진강 누정산책> … 총 5종 (모두보기)

야규마코토 (柳生真) (지은이)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_ 저서로 ��東アジアの共通善─和・通・仁の現代的再創造をめざして─��(일본 岡山大学, 공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공저), ��최한기 기학 연구��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
이우진 (지은이)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_ 저서로 ��Korean Education: Educational Thought, Systems and Content��(공저) ��사라진 스승: 다시 교사의 길을 묻다��(공저) ��일제강점기, 저항과 계몽의 교육사상가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지구인문학의 시선> … 총 2종 (모두보기)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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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사상을 바르고 넓고 깊게 연구함으로써 원불교와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74년 7월 4일 설립되었다. 또한 단순히 사상에 대한 연구보다 좀 더 심층적이며 구체적인 원불교학 수립과 사관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작 :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근대한국 개벽운동을 다시읽다>,<근대한국 개벽사상을 실천하다> … 총 1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지구인문학의 시선으로 인간, 사물, 세계를 논한다

2020년, 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큰 홍수가 발생했으며, 2019년부터 시작해 이듬해까지 이어진 호주 산불은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다. 같은 해 터키에는 지진이 일어났고, 한국에선 54일간 장마가 이어진 데다 태풍도 줄줄이 찾아왔으며, 중국에는 폭우로 인한 홍수가 있었다. 모두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 인류를 찾아온 위험들이었다. 묘하게도 같은 해에 지구인문학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지구인문학자들이 함께 저술한 이 책, ��지구인문학의 시선��에서 다루는 논점들은 지구의 관점에서 인간과 만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분야별로 다룬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시선, 서구의 시선으로 살아오며 자본주의를 보편적인 프레임으로 공식화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당면한 팬데믹에 도달하고 말았다. 인류세와 기후위기 현상이 요청하는 것은 기존의 시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구인문학의 시선��에서는 더 이상 인간의 시선이 아닌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상상하고, 탐색한다.

지구인문학자들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1장 ‘장소의 지구철학’은 ‘장소의 존재’로서 인간이 지구를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존의 장소로 구성해낼 수 있는 방법을 타진한다. 그 방법이란 다름 아닌 ‘제3세계성, 즉 억압당하고 배제당한 자의 눈으로 지구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2장 ‘사이와 너머의 지구정치학’은 명사적 존재로 가득한 인간의 정치와 철학을 넘어, 그 ‘사이’의 존재들에 주목하고, ‘사이 너머’를 사유하는 지구정치학을 구상한다.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이 국면에서 지구가 보여주는 다양한 양상과 반응이 바로 지구의 정치적 행위임을 재발견한다.
3장 ‘공생의 지구정치신학’은 ‘함께-만들기’ 혹은 ‘공동생산’으로서의 ‘공생’에 주목하여 제도권 정치로부터 정치적 행위 주체성을 부여받지 못한 존재들의 정치적 잠재력에 주목하고 이들의 연대를 꿈꾸는 정치신학을 제안한다.
4장 ‘은혜의 지구마음학’은 ‘은혜’라는 키워드로 카렌 바라드의 ‘모든 존재들의 얽힘’을 재서술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존재, 특히 나는 모든 존재로부터 은혜를 입고 있음을 호소한다.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마음 바탕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지구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5장 ‘실학의 지구기학’은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의 기학이 “‘세계’로부터 ‘지구’로의 시선의 전환”을 통해 성립된다, 즉 “인간과 만물이 관계를 지구적 차원에서 사유하는 시도가 일찍이 조선사회에 형성되었음”을 주목한다. 최한기는 ‘만물이 일체로 얽혀 있음’에 주목하면서, 천지를 섬기는 ‘천륜적 효’를 제안한다. 이는 인간의 행위주체성을 지구적으로 확장하는 사유라 할 수 있다.
6장 ‘미래의 지구교육학’은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지구교육학’의 지평에서 조망한다. 이는 ‘세계시민교육’과 ‘생태시민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생명적 사유’에서 “비생명적 존재들과의 얽힘도 사유할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인류세 시대 인문학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한다

지구위기 문제들을 한국사상과 비서구적 관점에서 사유하기 위해 기획된 이 책은 인간과 유럽 중심의 근대인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구와 만물까지 인문학의 범주에 포함시켜, 인간과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들을 모색한다. 당면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사유체계를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은 학문 영역뿐 아니라 문화, 정치, 예술, 교육 등의 영역 전반에 널리 공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 사조들은 인간의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 인류세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압도적으로 현상화된 - 지금의 위기를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구인문학은 이러한 과제에 적극 응답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우리를 향한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닮아야 한다는 점을 깊이 파고든다. 이것을 통해 문명의 전환을 이룸으로써 지구적 전환 속에 인간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접기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계에서 살아가기 < 칼럼 < 기사본문 - 더퍼블릭뉴스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계에서 살아가기 < 칼럼 < 기사본문 - 더퍼블릭뉴스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계에서 살아가기
기자명 유기쁨 서울대학교 농림생물자원학부 강사
입력 2022.04.01



공공학 공공철학


인류세, 인간에 의한 대멸종 이야기
요즘 TV를 켜면 두 갈래의 상반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편에서는 예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부의 과시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극적으로 이뤄진다.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도 두드러지는데, 가령 맛있는 음식에 대한 탐닉이 전례 없을 정도로 공중파를 통해 전파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주로 조금 늦은 시간대의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는 세계 각지의 환경악화 현상 및 그로 인한 비참함이 두려울 정도로 생생하게 전달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나 가뭄, 죽어가는 생명, 산불 등 빠르게 악화되는 오늘의 상황에 대한 뉴스는 두려움과 절망감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두 현상은 인류세 시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징후들로서, 서로 상반돼 보이지만 실은 서로 연결돼 있고 서로를 부추기고 있다.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는 오존층 연구로 노벨화학상 수상한 파울 크뤼천 교수가 2000년도에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인류의 생태학적 과대 성장이 지구의 전체 시스템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지금 우리는 인간에 의한 지구상 6번째 ‘대멸종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인간이 야기한 생태 위기의 심각성을 절감하는 사람들은 너무 늦기 전에 변화를 위한 행동을 촉구하려 한다. 그래서 환경 악화로 인한 세계의 비참을 고발하고, 이대로 계속될 경우 닥치게 될 암울한 종말론적인 미래상을 비관적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대로 살면) 망할 것이고 이미 망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전 인류가 끔찍한 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등.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너무 끔찍하고 두려운 현실에서는 눈을 돌리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해도 인간이 악화시킨 지구환경은 다시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무력감과 불안감 속에서, 오히려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고 단기적인 감각적 쾌락에 몰입하는 현상이 반작용으로 일종의 트렌드처럼 나타나는 듯하다. 어차피 인류는 충분히 변하지 않고 있고, 어차피 너무 늦었고 망할 것이니 잊어버리자, 뭐 그런 것. 역설적이게도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생태 위기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그러한 이야기가 실제로는 오히려 사람들의 단기적인 쾌락 추구를 이기적인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사용되곤 하는 것이다.

절망이나 외면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행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암울한 잿빛 전망뿐 아니라 다채로운 생명 세계의 신비에 대해, 녹색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중요한 것 같다. 그러면 어디에서부터 그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의 시야는 종종 너무나 인간 중심적이라는 데 착안해서, 우리의 시야를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상’으로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간 중심적 시각에서 시작된 인류세(Anthropocene)는 인간 중심적 시각을 넘어서야만 극복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 가운데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인류학, 철학, 종교학 등 학계의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애니미즘 논의이다.

낡은 애니미즘
‘애니미즘(animism)’이란 용어는 종종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것은 일찍이 1871년에 출간된 E. B. 타일러의 『원시문화』에서 사용된 이래 널리 알려지게 된 용어이다. 1, 2권으로 이뤄진 그 책은 방대한 양의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동서고금의 인간 문화에서 나타나는 유사성과 차이점을 설명하려고 시도한 야심찬 저술이었고, 타일러의 생전에 이미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폴란드어로 번역됐을 뿐 아니라 10판이 인쇄되는 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책의 인기와 함께 ‘애니미즘’이란 개념도 널리 퍼지게 됐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그 책의 어떤 부분이 그토록 당대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을까?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인류 문화의 보편적 법칙을 찾아내려고 시도했을 뿐 아니라 ‘애니미즘’이라는 종교 이론을 수립한 것도 『원시문화』의 인기에 한몫했을 것이다. 동서고금의 종교 현상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일별한 그는 인류의 ‘하등종족’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종교현상에 주목했다. 곧 인간이 아닌 것에게 일종의 영혼이 있다고 여기면서, 곰, 사슴 같은 동물이나 삼나무 같은 식물, 나아가 무생물까지도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여기는 등의 현상 말이다. 타일러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포함해서 세계 각지의 원주민 문화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애니미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애니미즘은 “생명, 숨, 영혼”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동물은 물론이고 식물까지, 나아가 돌 같은 사물이나 바람 같은 자연 현상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여기고 영혼이 있다고 여겼다니, 그리고 그러한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났다니. 하이테크놀로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일 것 같다.

타일러에 따르면, 우리의 고대 조상은 나름대로 합리적이었다. 타일러는 ‘원시인’ 또는 ‘하등종족’이 도무지 알 수 없는, 설명이 요구되는 두 가지 사실을 마주하고서 합리적인 답을 찾다가 모든 존재에 존재하는 영, 영혼을 상상하게 됐으리라고 보았다. 타일러가 볼 때, 원시인들이 직면한 설명이 요구되는 첫 번째 사실은 살아 있는 사람의 몸과 죽은 사람의 몸이 현격히 다르다는 점이다. 잠자는 사람이 누워있는 것과 죽은 사람이 누워있는 것이 외형적으로는 같아도 실은 전혀 다르다. 그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까?

두 번째 사실은 바로 꿈이었다. 꿈속에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돌아다니며 말하는 형상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타일러는 ‘원시인들’이 몸에 생명을 불어넣는 ‘영혼’의 존재를 상상함으로써 죽음과 꿈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찾았으리라고 여겼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영혼이고, 꿈속에서 나타나는 형상 역시 영혼으로 인한 것이다. 그리고 원시인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동물, 식물, 심지어 물체의 영혼을 일반화하게 됐으리라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아닌 존재, 곧 영혼이 없는 존재에게 영혼이 있다고 상상하고 인간이 아닌 존재를 사람처럼 여기는 어린애 같은 믿음에 붙은 꼬리표가 애니미즘이었다. 근래까지 그 용어는 어리석은 자들의 유치하고 미개한 믿음을 가리키기 위해 주로 사용됐다.

새로운 애니미즘
그런데 최근에는 근대적 시각에서 이뤄진 그러한 방식의 논의를 ‘낡은 애니미즘(old animism)’으로 규정하고, 특히 북미 원주민 사회에서 두드러지는 애니미즘 문화를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하기보다 오히려 거기서 생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인 존재론, 생활방식을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새로운 애니미즘(New Animism)’ 논의가 인류학, 철학, 종교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애니미즘’ 논의들은 지금껏 원시인의 어리석은 믿음으로 평가절하됐던 세계 각지 원주민의 존재론과 생활방식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타일러의 시대부터 비교적 근래에 이르기까지, 우월한 과학적 지식을 가진 우월한 ‘우리’가 어리석은 믿음을 가진 ‘너희’를 내려다보면서, 언젠가는 극복돼야 할 과거의 잔재로서 애니미즘을 다룬 것이 ‘낡은 애니미즘’ 논의였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우월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 행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파괴해왔고, 어리석다고 여겨져 온 ‘너희’가 오히려 생태계에 적절히 깃들어 사는 방식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새로운 애니미즘 논의에서는 ‘아니마’에서 ‘영혼’보다 ‘생명’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리고 북미 원주민들을 비롯한 세계 각지 원주민 사회에서 발견되는 애니미즘을 ‘살아 있는 존재들이 서로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공존의 생활방식’이라고 적극적으로 재조명한다.

이 세계가 인간들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 그리고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이 밀접하게 관계를 주고받으며 공생해왔다는 점, 인간은 이 세계의 주인이 아니라 일원이기에 무수한 생명이 살아가는 세계에 적절히 깃들어 관계를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 이것은 오늘날 생태위기에 직면한 우리가 고통스럽게 깨우치고 있는 사실이다.

독일의 동물학자이자 철학자, 의사, 화가이기도 했던 그야말로 만능 지식인 에른스트 헤켈(Ernst Haeckel)은 『생물체의 일반 형태론(Generelle Morphologie der Organismen)』(1866)에서 ‘유기체와 무기적 환경,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다른 유기체들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의미에서 ‘oecologie’라는 신조어를 제안했다(그 용어는 널리 받아들여졌고, 1893년 국제식물학회의부터 오늘날과 같이 ‘ecology’로 표기).

헤켈이 제안한 생태학의 정의에서 핵심적인 것은 ‘관계’이다. 헤켈의 생태학 정의를 오늘날의 상황에 적용해보면, 오늘날 일어나는 각종 생태 문제들은 인간이 지구상 다른 존재들과 맺는 관계가 뒤틀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태위기의 근원에서 우리는 관계의 위기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 각지 원주민의 애니미즘적 존재론과 생활방식이 오늘날 재조명되는 이유는, 인간이 지구상 다른 존재들과 적절하게 관계 맺으며 공생하는 지혜를 거기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각계의 여러 학자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그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뭇 생명과 적절한 방식으로 공생해온, 오늘날의 우리가 참고할 만한 대안이자 모델로서 세계 각지의 원주민 사회, 소규모 공동체들의 애니미즘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새로운 애니미즘’ 논의를 본격적으로 촉발한 것이 북미 원주민인 오지브와족의 애니미즘을 재발견한 할로웰의 글이다.

인간이 아닌 사람들
인류학자인 할로웰(Irving A. Hallowell)은 1960년에 <오지브와족의 존재론, 행동, 그리고 세계관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오지브와족은 북미에 거주하는 원주민 부족이다. 할로웰은 특히 캐나다의 오지브와족을 찾아가서 연구를 진행하다가, 그들의 ‘사람(person)’ 범주가 인간이 아닌 존재들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발견하고서, 그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살피게 됐다. 할로웰은 오지브와족의 관념을 영어로 기록하면서 “인간 이외의 사람들(other-than-human persons)”이란 표현을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곰을 비롯한 동물, 나무를 비롯한 식물뿐 아니라 바위, 벼락 등을 포함한 여러 경험적 존재들 혹은 실재들이 포함됐다. 그의 글은 새로운 방향에서 애니미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가령 인류학자인 누리트 버드 데이비드(Nurit Bird-David)는 어떤 존재를 지역의 언어를 통해 사람으로 묘사하는 것이 갖는 인식론적 기능에 주목한다. 그가 볼 때, 인간이 아닌 존재를 사람으로 묘사한다는 것은 인간인 자기와 인간이 아닌 그가 이 세계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세계 안에 존재하는 그러한 다원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탐구적인 관심이 생겨나게 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인류학자 비베이루스 지 까스뚜르 (Eduardo Viveiros de Castro)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인간이 아닌 존재를 사람으로 여기는 관습에 주목하면서, 타자를 알기 위해서 타자를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편,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인간 이외의 존재들을 사람으로 칭하고 그렇게 여길 때, 그들의 예민한 생태적 감수성을 강조하는 해석도 있다. 이러한 접근법에서는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진다. 가령 인류학자 팀 잉골드(Tim Ingold)는 애니미즘을 매 순간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다른 살아있는 존재들을 민감하게 지각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생활방식으로 조명한다.

이들을 비롯한 여러 학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 생태계에서 생계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적으로 얻는 이들이 특히 이러한 생활방식을 몸에 익히고 사회적으로 전수해온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들은 인간 사회에 대해서 뿐 아니라 지역 생태계 내 다른 존재들에 대해서도 관계적 태도로 임하며, 환경 속의 다른 존재들을 소통 가능한 주체들로 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세계는 눈(eye)으로 가득 차 있다
근대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진 우리는 종종 ‘보는 자’, ‘관찰하는 자’의 자리에 인간을 둔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심지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도 인간의 관찰 ‘대상’의 자리에 놓인다. 그런데 인간이 아닌 존재를 사람이라고 부를 때 흥미로운 부분은, 그들을 사람이라고 부름으로써 그들의 시선을 인정하게 된다는 점이다. 인간이 아닌 존재도 시점을 차지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비베이루스 지 까스뜨루는 이를 관점성으로 지칭한다. 고양이도, 퓨마도, 악어도 저마다 하나의 시점을 차지할 수 있다. 나도 고양이를, 퓨마를, 악어를 바라보지만, 고양이도, 퓨마도, 악어도 자신의 시점에서 나를 바라본다. 이렇게 보면 애니미즘은, 달리 말하면, ‘나는 보는 동시에 보이는 존재’라는 사실에 좀 더 민감한 존재론으로도 재조명될 수 있을 것 같다.


호주의 생태철학자 발 플럼우드(Val Plumwood)의 경험을 살펴보자. 1985년 2월의 어느 날, 카카두 국립공원에서 홀로 카누를 타던 발 플럼우드는 상류의 폭우로 강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예상치 못하게 커다란 악어를 만나게 됐다. 악어는 카누 곁으로 돌진해왔고, 플럼우드의 카누를 되풀이해서 들이받았다. 악어는 플럼우드의 다리를 꽉 물고 몇 차례나 물속으로 처박았다. 그는 온몸으로 저항하다가 겨우겨우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플럼우드가 나중에 회상하기를,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 아름다운, 얼룩이 있는 황금색 눈”을 마주 보게 된 순간이 있었는데, 서로의 눈이 마주친 그 순간이야말로 인간인 자신이 다른 존재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인간을 중심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데 익숙해져 있기에, 내가 이 세계를 관찰하지만 이 세계(의 존재들)도 나를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다. 가령, 우리는 보통 동물을 바라보는 우리 인간의 시선에만 주의를 기울이느라 인간을 바라보는 동물의 시선, 그 의미는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대자연에 깃들어 살아온 많은 원주민 종족들의 경우, 동물이라는 인간과 다른 부류 존재의 시선을 인식하는 일은 종종 생사를 좌우하는 일이었다.
덴마크의 인류학자인 빌레르슬레우(Eske Willerslev)가 연구한 시베리아 유카기르족의 사례도 우리를 응시하는 비인간 존재의 시선에 대해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유카기르족은 “세계가 눈(eyes)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동물은 물론이고 강이나 호수, 나무로부터 심지어 그림자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모든 존재는 우리의 시선을 되받는 자신의 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유카기르족의 세계는 인간만이 거주하는 곳이 아니며, 따라서 인간만을 위한 곳이 결코 될 수 없다. 그들의 세계는 수많은 존재가 거주하면서 서로에게 감각되고 또 서로를 감각하는, 매우 감응적인 세계이다.
플럼우드는 악어의 먹이가 될 뻔한 경험 이후에 수많은 존재가 거주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적 생태학적 맥락 안에서 죽음에 대한, 그리고 먹는다는 행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펼치게 됐다. 애버리지니로 일컬어지는 호주 원주민의 애니미즘에 대한 그의 연구가 심화됐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낡은 애니미즘’과 대비되는 자신의 철학적 애니미즘 논의를 전개했는데, 그 궁극적 목적은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계를 향한 종간(inter-species) 윤리를 정립하는 것이다. 플럼우드는 인간이 이 세계와 평화롭게 공존, 공생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의 비인간 타자를 동료인 행위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여겼던 것이다.
함께 살기
인간은 생태계의 일부이고 이 세계에는 인간 이외에도 수많은 부류의 존재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학교에서 배워서 또 책을 읽어서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인, 특히 인공적인 환경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도시 거주 현대인이 그러한 사실을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의 시야는 이 세계를 향해 온전히 열려 있지 않으며 오로지 인간을 중심으로 좁아져 있다.
최근 들어 생태적 위기 상황에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성찰이 일어나면서, 일군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애니미즘 논의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적 통념에서는 인간이 아닌, 심지어 생명이 없는 대상에게서 또 다른 의미의 ‘사람다움’을 발견하는 토착문화를 적극적으로 재조명하고 이를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하는 경우도 있고, 자연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사람’이라는 용어를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까지 적극적으로 전유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근대 서구 문명이 생태위기를 초래했다는 데 대한 반성과 대안에 대한 관심 속에 점점 더 많은 인류학자, 철학자, 종교학자들, 나아가 생태운동 활동가, 예술가, 작가들 사이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람’의 의미 확장이 시도되고 있다. ‘사람’을 인간이 아닌 존재에 적용하는 흐름에는 뚜렷한 의도와 지향점이 있다. 곧, 인간이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계의 일원이며, 생태계 내 다른 존재들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 그러한 인간의 기본 조건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기시키는 것이다.

6번째 대멸종을 이야기하는 이 시대에 우리 인간이 다른 부류의 존재들과 공존, 공생하기 위해서는, 에두아르도 콘이 말하듯이 “우리가 열린 전체로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감각”을 되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영역이 급속도로 비대해지면서 우리는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계, 이른바 열린 전체로 존재하는 방식을 잊었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은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이 세계와 다시 연결되고 평화롭게 공존, 공생하기 위해서, 인간 이외의 존재들을 발견하고 그들 입장에서 우리를, 그리고 우리가 만든 세계를 바라보려는 노력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가령 우리는 도시의 길고양이, 새, 나아가 가로수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시도해볼 수 있다. 거기서부터 조금씩 시야를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미즘은 인간적인 것보다 더 큰 세계에서의 생명성, 공동체성을 다시 사유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기쁨 서울대학교 농림생물자원학부 강사



유기쁨 서울대학교 농림생물자원학부 강사 webmaster@thepublicnews.co.kr 




카이스트 출신 도연 스님 10년 동안 전과휴학반수… 늦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 매거진한경

카이스트 출신 도연 스님 10년 동안 전과휴학반수… 늦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 매거진한경

카이스트 출신 도연 스님 “10년 동안 전과휴학반수… 늦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2017.12.18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는 대학생을 위한 지도법사가 있다. 지도법사 스님은 절을 찾아온 20대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진로도 찾아준다.

스님의 답변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게임이 너무 좋아서 게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고민에 “공부도 하고 게임도 만들며 분산투자하라”는 다소 동네 형(?)같은 조언을 남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도법사 도연 스님 역시 이제 갓 서른이 조금 넘은 청년이자 05학번 선배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나 ‘물리학도’를 목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싸우면서 카이스트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12월 8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막 동국대에서 수업을 마치고 온 도연스님을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집안은 물론 동네의 자랑거리였던 그는 그러나, 입학 1년 만에 돌연 머리를 깎고 절로 들어갔다. 어린 10대 시절 내내 경쟁에 내던져지면서 ‘앞만 보고 내달리는’ 삶에 진저리가 났기 때문이다.

수행과 탁발(걸식으로 의식(衣食)을 해결하는 방식)을 하며 스님으로 1년을 보낸 뒤, 대학에 돌아와서는 갑자기 문과로 전과를 했다. 한의대를 가겠다며 수능 시험도 봤다. 대학만 무려 10년을 다닌 그는 졸업 후 동국대 대학원에서 학부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인도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 동기 중엔 벌써 교수가 된 친구도 있어요. 다른 친구들도 번듯한 직장인이 돼서 여유롭게 살고 있죠. 출가 전 가장 걱정한 것 역시 ‘사회에서 도태되지는 않을까’였어요. 그런데 전 그동안 친구들이 보지 못한 세상을 만났어요. 정말 다양한 사람과 그들의 인생을 경험했죠. 10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던 거예요.”

도연 스님은 그간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담아 올 4월,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를 출간했다. 내년에는 독자를 10~30대로 특정해, 청년에게 명상과 자기계발의 효과를 소개하는 두 번째 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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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가장 궁금하다. 왜 출가를 하게 됐나.

“추상적이긴 해도 그냥 행복해지고 싶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꿈을 찾아야겠는데 그게 물리학자였다. 고등학교 때 김진명 작가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감명 깊게 읽었다. 고(故)이휘소 박사처럼 훌륭한 물리학자가 돼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고 꿈이 조금씩 가까워올 수록 자신이 없어졌다. 훌륭한 물리학자가 되기도 전에 쓰러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 대학 생활이 고등학교의 연장선마냥 늘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고 학점에 매달려야 하는 게 힘들었다. 어쩌면 경쟁에서 도태되면서 나 자신과 타협한 것일 수도 있다. 공부를 열심히 안 한 건 아니지만 그 과정이 너무 괴로웠다. 경쟁을 할 수는 있었지만 굳이 내가 왜 이렇게 꾸역꾸역 열심히 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카이스트에는 고수가 많다. 다들 잘하면서 좋아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나는 명함도 내밀 수 없었다. 그래서 출가하고 명상을 하면서 꿈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 꿈을 찾는 방법이 왜 하필 명상이었고 출가였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난 원래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방학이면 수련회도 꼬박꼬박 참석했고 대학 입시 합격자 발표 전에는 금식기도도 했다. 방언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한 명상센터를 갔다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명상은 일상생활에서 굉장히 유용하다. 교회에서 찬양하고 성경 공부하던 것도 좋았지만 사회에 나오면 순간순간 잊곤 했다. 그런데 불교의 명상은 나의 가치관을 바꿔줬다. 일상생활에서도 평온함을 찾을 수 있었고 딱 내가 찾던 것이었다. 교회나 학교를 아무리 열심히 다녀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는데 그게 명상으로 채워졌다. 그러다 수행하던 스님을 만나면서 완전히 출가를 결심하게 됐다.”

- 그렇게 찾은 꿈이 스님이었나.

“출가는 어찌 보면 꿈을 찾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그동안은 잘 하는 것만 좇아왔다. 원래 국사를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는 방송부 아나운서를 할 정도로 언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냥 수학을 더 잘해서 이과를 선택했다. 그런데 대학은 달랐다.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느냐가 평생의 진로를 좌우할 수도 있다. 그제야 좋아하는 걸 찾아보기로 했고 그게 종교와 철학이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닌 것도 같은 맥락이었던 것 같다. 10년간 절에서 몸소 수련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사례연구를 했다. 이제 이 사례를 귀납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학문을 공부하고 있다.”

- 법명 ‘도연’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길 도(道)’에 ‘그러할 연(然)’이다. 은사스님인 봉은사 주지스님이 지어주셨다. 봉은사는 수도산 자락에 있다. 그 자연의 도를 깨달으라는 의미다. 보편적 진리를 깨우치라는 뜻이다.

- 출가 전의 삶을 조금 더 들려 달라.

“카이스트 입학과 함께 전자공학을 선택해서 3학년 때까지 공부했다. 그러다 3학년 2학기 때 경영학과로 전과를 했고 그 결과 학교를 6년을 다녔다. 계절학기까지 포함하면 총 16학기를 들었다. 사실 전과를 하지 않았다면, 두 과목만 더 들으면 졸업이 가능했다. 그런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하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하기 싫었다. 수능을 두 번 봤다. 군 제대 후 한의대를 들어가기 위해 3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반수’인 셈이다. 실패였다. 그런데 실패가 아니었다. 한의대는 문과였기에 경제, 경제지리, 사회문화까지 사회탐구를 공부했고 문?이과를 다 경험한 덕분에 경영학을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공부를 매우 치열하게 했을 듯하다. 그렇기에 놓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늘 경쟁에 시달렸다. 아주 작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중학교를 남원 시내로 갔다. 20명 정도 되던 전교생이 한 번에 300명이 됐다. 입학해보니 다른 친구들은 다 선행학습을 마친 상태였다.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책 맨 앞장에 늘 ‘나는 노력파다’라고 적어두고 볼 때마다 ‘나는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최면을 걸었다. 중학교 졸업 후에는 다시 전주의 더 큰 고등학교를 갔고 역시 친구들을 따라잡기 위해 더 자신을 괴롭혀야 했다. 그리고 외고나 과학고 출신이 가득한 카이스트에 입학하면서 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것이다. 놓는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의지가 더 컸다.”

- 출가 전 가장 마음에 걸린 게 무엇인가.

“부모님이다. 그리고 두려움이었다. 혹시 그동안 세상에서 도태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처음에는 법상종으로 출가해 학교 공부와의 병행이 가능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일주일의 절반은 서울에서 탁발하고 명상하느라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러면서 수행과 공부를 병행하는 게 맞는 것인지 고민했다. 그리고 곧 답을 얻었다. 내가 하고 싶은 ‘수행’을 하느라 성적이 안 나오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강연을 갔다가 한 참가자가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은데 학교공부를 같이 하기 힘들다’고 고민상담을 해왔다. ‘진짜 하고 싶다면 오래 걸리더라도 병행하라’고 조언해줬다. 스티브 잡스같은 사람은 학점에 연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극히 평범하기에 조금 더 안정적으로 분산투자하라는 의미다. 물론 한 가지에 집중하는 사람보다는 성과가 낮을 수 있지만 멀리 보면 훨씬 안정적이면서도 이득이다. 요즘 ‘사십춘기, 오십춘기’라는 말이 나오는 건 그들이 잘하는 것을 꾸역꾸역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10년, 20년 뒤의 밑그림을 그려보자. 그때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 현재 봉은사에서 대학생 지도법사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절을 찾는 대학생을 가르치고, 매주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대학생 법회를 이끈다. 주로 인근의 강남권 학생들이 많이 찾는데 성적과 취업 관련 고민이 가장 많다. 특징적인 건,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잘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는 것이다. 비교적 진로를 일찍 찾은 셈인데 스스로는 모르지만 제 3자는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가만히 듣기만 해도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최대한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방향을 조금만 틀어주는 식이다.”

- 올 중순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특히 인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새 혼밥, 혼술이 대세인데, 인연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인연에 따라 인생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내가 출가를 한 것도 수행하던 스님을 만난 인연 덕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스쳐가는 모든 사람은 같은 시간,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땅에서 태어난 인연으로 만났다. 이건 굉장한 일이다. 내가 인생의 주인공 같아도 주변의 인연을 무시하면서 살 수는 없다.”

- 좋은 인연을 찾는 방법이 있나.

“감이다. 그 감은 경험으로 계발할 수 있다. 책을 읽고 간접적으로 느껴도 좋다. 또 다른 좋은 방법이 명상이다. 명상은 ‘내 안의 도서관’이다. 무의식의 정보를 경험할 수 있고 내가 알지 못했던, 잊고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 준다.”

-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명상법이 있나.

“요가다. 요가는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효과가 큰 명상법이다. 더 나아가면 호흡법을 배워보라. 복식호흡은 명상 뿐 아니라 대학생들 발표나 면접 때도 도움이 된다.”

- 출가 후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은 있다’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끝이 곧 시작이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끝점에서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옛말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늘 잘 나가면 변화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러나 위기는 새로운 무언가를 할 동기부여가 된다. 포기하고 싶을 때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

- 새해를 맞아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인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난 대학을 10년 만에 졸업했다. 이미 친한 동기 중 2명은 대학교수가 됐다. 물론 누군가는 빠르게 달려가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20%는 늦더라도 많이 경험하면서 남과 다른 길을 걸어가도 되지 않을까. 편입도, 재수, 대학원, 전과 모두 그중 하나다. 공부를 잘 하려면 공부를 좋아해야 한다. 좋아하는 공부를 찾으려면 많이 경험해야 한다. 대학을 여러 군데 다녀도 좋고 인턴이나 교환학생을 해도 좋다. 예전에 故신영복 교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20대 때 문사철(문학?역사?철학책) 600을 하라’는 조언이 크게 와 닿았다. 역사공부가 어렵다면 역사소설을 읽거나 사극을 봐도 된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꼭 실천하길 바란다.”

도연 (승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도연 (승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도연 (승려)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도연 (승려)
법명도연 道然
출생1986.10.07
대한민국
국적대한민국의 기 대한민국
학력카이스트 학사
동국대학교 인도철학 석·박사 과정 수료
직업불교 승려, 작가

도연은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승려이자 작가이다.

태어나 서른 후반의 지금까지 삶 전체를 수행자로 살고있다.

Doyeon Profile.jpg

생애[편집]

독실한 신앙을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나 20세가 될 때까지 신실한 종교인으로 자랐다. 카이스트(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다 자신의 수행적 가치를 찾아 불교에 입문한 이후 17년을 수행자로 지내고 있다.

학문적 가치와 더 깊은 종교적 성찰에 이끌려 동국대학교 <인도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논문 집필 중이며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석사과정>중이다.

2012년부터 대전의 카이스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각종 연구소와 서울 마포구의 명상센터에서 에너지 명상과 마음챙김, 참선을 지도했다. 외교부산하 NGO단체 <세계시민학교>와 서울시교육청 위탁형 대안학교 <숲속작은학교>에서 청소년을 위한 대안교육과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끌었다.

현재 봉은사에서 명상 지도법사로 있으며 청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와 오디오클립에서 〈아침 명상〉과 〈생활 법문〉, 각종 TV매체와 불교방송, 칼럼과 저널을 통해 명상법과 생활의 지혜를 나누며 자신이 깨달은 행복과 참선을 실천하고 있다.

저서[편집]

  •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판미동, 2017
  • 《있는 그대로 나답게》, 특별한서재, 2018
  •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 담앤북스, 2019
  • 《혼자가 되었지만 홀로 설 수 있다면》, 디 이니셔티브, 2021
  •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고》, 스노우폭스북스, 2022
  • 《Fail Fast》(역서), 펄, 2022.06 출간 예정

수행 과정[편집]

  • 2006년 2월: 대한불교 법상종 출가 및 사미계 수지 (법명: 석하 奭河)
  • 2006년: 서울(천화선원, 신농선원, 소따난다 선원), 대전(장태산 정심사), 아산(영인산 도솔암)에서 참선 수행 위빠사나, 호흡법, 기공, 우슈(쿵후), 마음챙김 명상, 만트라 명상, 인도 명상 등 수행
  • 2015년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과 졸업  (논문: 과학기술연구원들에 대한 마음챙김 명상의 스트레스 감소 효과연구)
  • 2016년 3월: 대한불교 조계종 출가 사미계 수지 (법명: 도연 道然)
  • 2017년 3월: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입학
  • 2020년 6월: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수료
  • 2022년 3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석사과정 입학

교육 활동[편집]

  • 2012년: 카이스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명상교육
  • 2014년: 숲속작은학교 (서울시교육청 위탁형대안학교) 운영 / 외교부 산하 NGO 세계시민학교 봉사단체 운영
  • 2016년 8월: 서울 강남 봉은사 대학생 지도법사
  • 2018년: 서울 강남 봉은사 명상프로그램 진행 / SK 행복날개수련원 지도자과정 명상교육 / 신세계 아카데미 명동 본점 - 마음챙김 명상
  • 2019년: 봉은사 명상프로그램 진행 (최고의 휴식 마음챙김 명상) / 신세계 아카데미 명상 강의 (명동 본점, 강남점, 대구점, 의정부점, 부산 센텀시티점) / 요가 아누 (에너지 힐링과 마음 치유 명상)
  • 2020년: 신세계 아카데미, 봉은사 명상프로그램
  • 2022년: 경희사이버대학교 한방건강관리학과 힐링페스티발 특강
  • 2022년: 봉은사 마음챙김 명상프로그램 (예정)

방송 활동[편집]

  • 2012년: BBS 불교방송 라디오 김혜옥의 아름다운초대 게스트
  • 2013년: BBS 불교방송 라디오 네 꿈을 펼쳐라 게스트
  • 2014년: BBS 불교방송 라디오 행복한 두시 진행자
  • 2015년: KBS 라디오 종교와 인생 (7회차) / BBS 불교방송 단박인터뷰 / BTN 불교TV 열린법회_반야심경과 마음챙김명상 (4회차) BTN 불교TV 세상을 보는 눈 천안통 _ 현대적 관점으로 본 불교 (1부) / 이 시대 젊은 포교법 (2부)
  • 2016년: BTN불교라디오 도연스님과 김효선의 향기로운 만남 진행자
  • 2017년: KBS 1TV 아침마당 고급정보열전 / SBS 모닝와이드(카이스트 학생, 스님이 된 이유는?) KTV 정책방송 출연 (국민인터뷰) BBS 불교방송 자용스님의 최고의 하루 고정게스트 출연
  • 2018년: SBS 스브스뉴스 (서울의 중심에서 행복을 외치다 - 문명특급 Ep.02) / SBS 스페셜 – 인생 단어를 찾아서 (월정사/봉은사에서 촬영) BBS불교방송: <붓다의 향기> <아침저널>
  • 2019년: 네이버 오디오 클립 채널 개설 – <도연 스님의 아침 명상>, <생활 법문>, <독경 소리>, <ASMR>, <오디오북>, <붓다의 삶> 등
  • 2020년: SBS <톡톡정보브런치> 출연
  • 2021년: MBC <생방송 오늘아침> (부처님 오신 날 특집) 출연
  • 2021년: 유튜브 채널(마음챙김 도연TV) 개설
  • 2021년: 대학불교진흥원 유튜브 <헬로붓다TV> -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8부작
  • 2022년: 대학불교진흥원 유튜브 <헬로붓다TV> - 도연 스님의 내 마음에 반창고 5부작

저널 활동[편집]

  • 2017년: 현대불교신문 칼럼 (도연스님의 청춘사이다)
  • 2018년: e붓다 칼럼 (도연 스님의 에너지 사고법)
  • 2019년: 법보신문 칼럼 (세심청심)
  • 2020년: 불교신문 칼럼 (문화인)
  • 2022년: 월간 불교문화 - 청년이 묻고 스님이 불교로 답하다 (2월, 4월)

외부 링크[편집]

2022/05/04

** Sufism The Essentials Mark J. Sedgwick 2003, 104 pages full

https://www.scribd.com/read/382876759/Sufism-The-Essentials


Sufism  The Essentials 
 
Mark J. Sedgwick 
The American University in Cairo Press Cairo • New York
Copyright © 2000, 2003

 10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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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ion of the Hikam of Ibn ‘Ata Allah are based on those of Victor Danner in The Book of Wisdom, by kind permission of the Paulist Press. Originals © Paulist Press,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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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more than a millennium, Sufism has been the core of the spiritual experience of countless Muslims. As the chief mystical tradition of Islam, it has helped to shape the history of Islamic societies.

Although it is the Sufi face of Islam that has often appealed to Westerners, Sufis and Sufism remain mysterious to many in the West, and are still widely misunderstood. In this new, redesigned paperback edition of this bestselling book, a scholar with long experience of Sufism in the Middle East, Southeast Asia, and Europe succinctly presents the essentials of Sufism and shows how Sufis live and worship, and why.

As well as what Sufism is and where it comes from, the book discusses Sufi orders not only in the Islamic world but also in the West. The political, social, and economic significance of Sufism is outlined, and the question of how and why Sufism has become one of the more controversial aspects of contemporary Islamic religious life is add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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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assumes no prior knowledge of the subject. It is a penetrating and concise introduction for everyone interested in Islam and Islamic socie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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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J. Sedgwick

Mark Sedgwick was born in London, and grew up in England, Spain, and France. His interest in history and the world beyond the West was first awakened by his grandfather, who celebrated his 21st birthday in Egypt during the 1919 Revolution, saw some of the Turkish War of Independence, and then moved on to Imperial India. 

Mark studied history at Oxford University, did a PhD on Sufism at the University of Bergen in Norway, and taught for 20 years at the American University in Cairo. He now teaches at Aarhus University in Denmark, where he is professor of Arab and Islamic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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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Introduction

1 What is Sufism and where does it come from? 

 The origins of Sufism 
 Sufism as a practical program 
 Orthodoxy, exotericism, and esotericism 

 The first shaykh Two great Sufi theorists

2 How to be a Sufi 

 Sufism and social class 
 Sufism and gender 
 The shaykh as exemplar Range of participation 
 Essential practices 
 The majdhub

3 The orders The archetypal Friend of God 

 The role of Sufism in the spread of Islam
 The organization of an order 
 Some of the great orders and their shaykhs 
 Sufism in the West today

4 Friends, warriors, and merchants
 
 Sufism and jihad 
 Sufism and commerce 
 Sufism and sociability

5 Whose orthodoxy? 

 From Ibn Taymiya to the Wahhabis 
 Sufi ‘renewers’ of Islam 
 The impact of modernity 
 Sufism in partial eclipse
 
Some of the Hikam of Ibn ‘Ata Allah
Glossary
Bibl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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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r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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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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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9, 2016
"People praise you for what they suppose is in you, 
but you must blame your soul for what you know is in it."

Sufism is the esoteric, inner, and mystical dimension of Islam. Based on "special devotion," devout Sufis will characterize themselves as "travellers on the path back to the maker." Many Sufis maintain that all the companions of the Prophet were Sufis, and that the first Sufi of all was Muhammad himself.

So, what's it all about? Muslims in general are supposed to follow the example of the Prophet, and Sufis are no exception. To do this, they must overcome their inner ego, their lower self, called the nafs. This is the "greater Jihad." The nafs is like a powerful and wild horse that must be controlled in order to truly find the path to God.

In order to control the nafs, Sufis follow a Shaykh, a teacher and spiritual guide for the Sufi. The Sufi loves his (or her, as anyone can be a Sufi) Shaykh, because he embodies the example of the Prophet. Indeed, many Sufi orders (and there are many of them across the globe) have been criticized for their devotion to the Shaykh. Some orders have even pronounced their Shaykh as Muhammad reborn -- although these claims have usually just been met with hostility.

Some prominent Sufis have also espused ideas similar to pantheism, and sometimes even polytheism (a grave sin in Islam). Some have talked about the Unity of Being -- Wahdat al-Wujud. You'd think Sufis who came out with these ideas would be attacked and downplayed, but contrary to today's Western perceptions, Islam has historically been a rather (relatively) inclusive and tolerant religion. Two prominent and very respected Sufis, surely known to Western ears also, is al-Ghazali and, most prominently, Rumi, who was not only a great poet, but also a great Shaykh.

Although Sufism has played a vital role in the spread of Islam and in defining and answering many problems pertaining to philosophy and theology in the course of history, it plays a lesser role today -- many Sufis are Sufis out of habit, having 'inherited' the belief. In many parts of the world today, Sufism is largely a social and communal thing, with varying religious importance ranging from the not-so-pious to the extremely pious. Sedgwick gives one example fo the communal and social aspect of Sufism:

"In the Sudan, for example, where land is plentiful if poor, it has been common for many centuries for a shaykh to establish on virgin land a khalwa (as the Sudanese call it) consisting of a few houses and a mosque. The Shaykh's followers then work the surrounding land, keeping some of the produce themselves and using some to support the community, which often comes to include children from the locality, sent to attend school at the khalwa."

Such 'communities' are not rare. In Senegal, the Mouride order has a city of its own, called Touba. There are many agricultural settlements in Somalia, and also orders across the Sahara. In some places, however, this is totally unkown, as in Egypt and Syria.

The modern state of Sufism is interesting, as Sedgwick writes

"In Egypt, then, the educated urban elites usually know almost nothing of Sufism, but have a very clear view of what it is: dirty, primitive, irrational, and nothing to do with Islam. In other countries, the picture is somewhat different. In contemporary Malaysia, for example, 'Sufism' is commonly taught in schools and universities, but it has been redefined as something which would best be translated into European languages as "ethics." Only in a very few countries such as the Sudan does Sufism retain its original prestige."

Regardless, Sufism is still around, and though Sufis are numerically significantly fewer now than before (mainly due to its clash with modernity), the indiviual who chooses to follow Sufism will find the same spiritual and esoteric dimension as those in the past before hi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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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ls Baars
3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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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9, 2023
Solid introduction to the topic of Sufism.
on-the-middle-east

1 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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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for Rasha.
Rasha
38 reviews · 1 fol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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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7, 2019
A good read for those who know little about Sufism and it’s relation to Islam .
If you know enough this would be back to basics/refresher kind of book .
It gives a good and probably quite accurate description and insight to Sufi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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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ma
37 reviews · 2 followers

July 14, 2021
A white motherfucker who thinks he knows something about Eastern cultures, Islam, and Sufism and accordingly thinks he’s entitled to write a book abou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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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Introduction 
 
 
In the West, there is a real and growing interest in Sufism, one of the world’s most widespread and important religious paths. The 
beauty of the poetry of Jalal al-Din Rumi, the most popular Sufi author in translation, is clear to all, but the real nature of Sufism is not 
well known. Many of the best-selling Western texts on Sufism present a version of Sufism which is very different from that found in the 
Muslim world for at least the last millennium. These works often portray Sufism as something separate from Islam, which is simply not 
the case. While this author is not qualified to judge the spiritual worth of such “alternative” versions of Sufism, it is clear to anyone who 
knows Sufism from the Islamic world that they are a particular offshoot of Sufism, not Sufism itself. 
Even without this problem, those who read Rumi so enthusiastically are not well positioned to reach an understanding of what Su- 
fism is, though Rumi may guide them to understandings a Sufi would endorse. Rumi was not just a poet: he was a great shaykh, one of 
the dozen or so best-known Sufi masters whose names were perpetuated in the Sufi orders to which they gave rise, orders that still 
exist today. Rumi’s prime objective, like that of any Sufi shaykh, was the spiritual development of his own followers: their education in 
the outward, exoteric practice of Islam, but particularly their training in its inner, esoteric practices. Rumi’s poems were ancillary to his 
main task: personally guiding people on the path which leads, in this world, to the One God before whom Sufis, Muslims, and many 
others believe they will stand on the Day of Judgment. His poems were originally addressed to an audience very different from a con- 
temporary Western one: not only were Rumi’s followers steeped in the teachings of Islam, exoteric and esoteric, but they were also em- 
barked on a spiritual journey made possible by practices such as prayer and fasting, Rumi’s guidance, and, for a Sufi most importantly 
of all, God himself. 
This book cannot hope to put its readers into exactly the same position as that of Rumi’s intended audience. More than words 
would be required for that. It aims, however, to give a basic understanding of the nature and history of Sufism, as it first appeared in the 
Islamic world and as it is today in the Islamic world and in many other countries, including Western ones. It concentrates on the earlier 
stages of the Sufi path, partly because these are the stages which the majority of Sufis who have ever lived have traveled. The higher 
reaches of the path have been trodden by relatively few. Some of those who have reached these higher levels have attempted to convey 
their experiences, sometimes in poetry and sometimes in symbolic or metaphysical abstraction, but such higher spiritual experiences 
are barely comprehensible to those who have not themselves approached them. This author does not consider himself qualified to 
write on them, and expects that most of his readers will be in the same position. 
For most of Islamic history Sufism was of the greatest importance in the religious and social lives of most Muslims, and in eco- 
nomics and politics as well. Although it is today in partial eclipse in the Islamic world, it is still very much alive, and of small but grow- 
ing importance in the West. It remains important today not only for many Muslims, but also for those non-Muslims who wish to under- 
stand Islam or Islamic societies. The face of Islam and of Muslims that is most familiar to Westerners today is not one that can easily 
be sympathized with. Strife, violence, and intolerance are what come first to the minds of many in response to the word ‘Islam.’ Those 
representatives of Islam whose activities result in the attentions of the world media are indeed often publicly committed to the use of 
violence to achieve their aims and are rarely noted for their tolerance. While seeing the West as their enemy, they complain of being 
treated as an enemy by the West—not a combination likely to win them much sympathy or support there. Fundamentalism, activist 
Islam, protestant Islam—whatever one wishes to call it—has roots in the traumatic experience of colonialism and the economic suffer- 
ings of many Muslim peoples, and in the collision between modernity and tradition. It also has important roots in the religion of Islam, 
but it does not represent that religion. Statistically, vastly more Muslims have been Sufis than Fundamentalists, and Sufism is (in the 
view of many, including the author) far more representative of Islam than is Fundamentalism. An understanding of Sufism is one of the 
best available routes into an understanding of Islam itself: not of the political ramifications of Islam, but of Islam as a lived religion—of 
the reality which lies at the heart of Islamic societies past and present, and so even (though arguably in dangerously distorted form) of 
the images of Islam so well known from our television scre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