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6

알라딘: 펑유란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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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유란 자서전 - 현대사의 격랑에 맞선 한 철인의 삶   
펑유란 (지은이),김시천,황종원,송종서,이원석 (옮긴이)웅진지식하우스2011-11-28



펑유란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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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624쪽152*223mm (A5신)1123gISBN : 9788901136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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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사상 최초로 중국 철학의 방대한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적의 철학자이자 근현대 격동기 중국의 희망과 좌절을 함께 느끼며 살아낸 민중의 철학자 펑유란. 그는 격변의 시기에 서양의 물질문명을 부러워하지도, 국수적으로 중국의 전통을 고집하지도 않고 동양과 서양, 근대와 전근대의 사이에서 단단히 균형을 잡은 진정한 지성인이다.

<펑유란 자서전>은 동양 문화의 정수를 복원한 철학의 화신 펑유란의 유일한 자서전이다. 철학을 안고 역사를 짊어진 인생을 담담하게 풀어놓는 이 책을 통해, 학인(學人) 펑유란의 학문과 인간과 시대를 느낄 수 있다. 평생을 학문에 헌신하고 죽는 순간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은 이의 열정과 사유, 열린 세계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목차
옮긴이의 말

제1부 사회

1장_청 제국 말기 : 농사와 공부의 가문 | 한 가정의 글공부 | 충양 현관 발령길 | 관아 도련님이 본 풍경 | 열 경의 땅을 일군 어머니 | 수재가 되어 가업을 잇다

2장_민국시대 : 혁명 속 귀향, 중화민국이 수립되다 | 파란 속의 대학 시절 | 근본적인 힘, 칼과 돈 | 새신랑 미국 유학에 나서다 | 접시를 닦으며 공부하다 | 신임 대학교수 펑유란 | 과거제도에 통탄하다 | 안심입명을 바라는 학자 | 서방의 봉건 사회 영국을 만나다 | 유럽과 미국, 그리고 중국 | 일본의 침략이 시작되다 | 피란 행렬 속 학도들 - 시난 연합대학교 | 전란 속에서 가르치고 배우다 | 장제스의 거짓 입헌을 보며 | 여장부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 승리 그리고 또 다른 격동의 서막

3장_중화인민공화국 시기 : 혁명의 불길 타오르다 | 또 다른 혁명의 나라 인도 | 철학을 지니고 세계를 누비다 | 마오쩌둥과 나눈 계급과 철학 이야기 | “중국인이 일어났다!” | 홍위병, 철학자에게 모자를 씌우다 | 빼앗긴 집과 흩어진 책 | 격랑에 휩쓸리며 나아가다 | 집으로 돌아오다 | 마오와 저우를 위한 시 한 수

제2부 철학

4장_1920년대 : 철학문에 들어서다 | 사상은 동서양으로 나뉘지 않는다 | 철학, 그 새로운 인생

5장_1930년대 : 대강이 아닌 철학사 | 고전 믿기와 고전 의심하기 | 나의 『중국철학사』|《철학평론》 편집장이 되어

6장_1940년대 : 인류의 정신을 반성하다 | 자연, 진정한 철학의 문제 | 사회, 마르크스주의로 사유하다 | 인생, 안심입명을 구하다 | 또 다른 저서들 | 차이를 인식하고 또 초월하라

7장_1950년대와 그 이후 : 무엇을 계승할 것인가 | 추상이냐 구체냐 | 반론 공세를 받다 | 도덕과 사회의 관계 | 마오쩌둥의 『실천론』을 말하다

제3부 대학

8장_베이징 대학교 : 태학을 기원으로 삼다 | 각양각색 총장들 | 탁 트인 학문의 전당

9장_칭화 대학교 : 세계를 배우는 학교 | 학술화의 성공 | 대학의 임무란 무엇인가 | 항일운동을 지원하다

10장_시난 연합대학 : 전란 속의 상아탑 | 정치의 대학이 열리다 | 격동의 8년을 기리는 기념비

추고_ 이상을 펼치다
주석
부록_ 간추린 펑유란 후기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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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40-43
아버지와 함께 관아에서 살 때, 나는 관아의 건축물에 대해 개략적인 관찰을 해본 적이 있다. 그것은 소박한 건축물이기는 했으나, 일정한 구조와 형식을 지녔으며, 그러한 구조와 형식은 현관이 그 현에서 갖는 지위를 나타내고 있었다. (...) 베이징의 고궁 같은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은 현 관아에 비해 수백 배, 수천 배 나아 참으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고궁과 현 관아의 구조나 형식만큼은 일치했다. 그러므로 현 관아는 구체적이고 작은 황궁이고, 황궁은 백 배, 천 배로 확대한 현 관아라고 하겠다.  접기
P. 62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어떤 유명 인사로부터 자신은 자손대대로 한림이 나오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오로지 자손대대로 수재가 나오기만을 바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그 말이 매우 일리가 있다고, 자손대대로 한림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자손대대로 수재가 나오는 것은 가능하며 또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하셨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 학자 집안이라는 전통이 이어지고, ‘농사와 공부로 가업을 잇는’집안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접기
P. 122
“제게는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 하나가 사업이고, 다른 하나가 학문입니다. 사업에 있어서 저는 포부가 큰 편이 아닙니다. 그저 좋은 대학 하나를 만들고 싶습니다. 중저우 대학은 우리가 함께 만든 것으로서 저는 중저우 대학을 좋게 만드는 것을 저의 사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에게 전체를 지휘할 수 있는 권력이 있어야 합니다. 분명히 말하면 저는 교무주임이 되고 싶습니다. 만약 총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학문 연구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그럴 경우 저는 학문의 중심지로 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카이펑을 떠나려고 합니다.”  접기
P. 151
강연 원고를 다 쓴 후에 나는 한 부를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선생에게 부쳤다. 그는 내게 보낸 답장에서 “영국인들은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습니다. 그들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십시오”라고 했다. 편지를 타자기가 아닌 손으로 썼으니, 이는 편지가 본인의 친필로 쓴 것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P. 272-273
회의가 끝나고 나서 마오쩌둥은 내 손을 끌어당기면서 “열심히 자기 목소리를 내세요. 백가쟁명이라 했으니 선생님은 일가(一家)를 이룬 분 아닙니까? 선생님이 쓰신 글은 빠짐없이 볼 겁니다.” (...) 나는 마오쩌둥과 류사오치(劉少奇) 좌석 바로 뒷줄 중간에 섰는데, 마오쩌둥은 자리에 앉으려고 오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내 손을 잡고 “선생님 몸이 저보다 좋아 보이네요”하고 말했다. 내가 “주석님이 저보다 큽니다”라고 말하자, 마오쩌둥은“저는 틀렸습니다. 벌써 늙은 티가 납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중국철학사 신편』의 진행 상황이 어떠냐고 묻고 “중국철학사를 다 쓰신 후에는 서양철학사도 쓰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내가 말했다. “저는 중국 것밖에 쓸 줄 모릅니다. 서양철학사를 집필하는 임무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맡겼습니다.” 마오쩌둥이 말했다. “공자에 대해서 선생님과 궈모뤄(郭沫若) 선생은 같은 파이시지요.”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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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철학에 대해 약간이나마 알고자 한다면 펑유란 선생을 찾아가라. 나는 펑 선생의 글은 빠짐없이 볼 것이다. - 마오쩌둥 
펑 선생의 글은 현대 중국철학사에서 가장 해박하며 깊이가 있다. 이 분의 저서는 분명히 전 세계에 오랫동안 영향을 끼칠 것이다. 수많은 한학자와 서구의 중국학자들이 그의 저서를 세기의 책이라고 보는 데 이의가 없다. - 조지프 니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조인스닷컴) 2011년 12월 0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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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2011년 12월 03일 '실용기타'
조선일보 
 - 조선일보 Books 북Zine 2011년 12월 03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펑유란 (馮友蘭)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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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로서 1895년 하남성 당하현에서 태어났다. 1918년 베이징(北京)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존 듀이 문하에서 수학하며 1924년 논문 「인생 이상의 비교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7년 프린스턴 대학 200주년 개교기념일에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하였다. 이후 중국으로 돌아와 칭화(淸華) 대학교와 베이징 대학교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1933년에는 영국의 초청으로 영국의 각 대학에서 중국철학을 강의하기도 하였다.

1934년 그의 저명한 『중국철학사』 상?하권을 상무인서관에서 출간하였으며 1938년부터 이른바 ‘정원육서’라고 하는 『신리학』(1938), 『신사론』(1940), 『신세훈』(1940), 신원인』(1943), 『신원도』(1945), 『신지언』(1946)을 발표하여 자신의 철학체계를 수립하였다. 또한 1946년에는 본서의 영문판『간명한 중국철학사』를 출간하였다. 대륙이 공산화된 뒤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로 전향하였고, 1962년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입장에서 고쳐 쓴 『중국철학사신론』을 발간하였다. 문화대혁명(1966~1976) 기간 동안 ‘자아비판’을 거치는 등 온갖 시련을 겪어낸 뒤 1982년부터 1990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중국철학사 신편』(전 7권)을 완성하였다. 이 중 7책이『중국현대철학사』라는 이름으로 홍콩에서 1992년 출간되었다(역자 번역 국내 출간됨). 그 밖의 저서로는『인생철학』(1926),『중국철학논문집』 (1958),『40년의 회고』(1959) 등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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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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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공저),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공역), 『펑유란 자서전』(공역) 등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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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원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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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유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대학에서 철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베이징대학 한국어문화학과에서 부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단국대학교 철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유가철학, 한중 근현대 철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는데, 주요 논저로는 『장재철학』(2010),『한국에 영향을 미친 중국 근대 지식과 사상』(2019), 『한국을 다시 묻다: 한국적 정신과 문화의 심층』(2016),「이택후 서체중용론의 정치사상적 함의와 기술철학적 토대」(2019),「최시형의 생태학적 사유와 평화」(2018),「하린의 지행합일신론 연구」(2017)...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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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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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홍콩중문대학, 중국 우한대에서 현대 신유가들의 저작을 읽었고, 「현대 신유학의 형이상학과 문화의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현대 신유학의 역정』 『한국유학과 열린 사유』(공저) 등이 있다. 공역으로 『중국과 한국의 포스터 디자인 미학』 『도가 철학 이야기 100』 『불교 철학 이야기 100』 『선 철학 이야기 100』 『펑유란 자서전』 등이 있다.
최근작 : <현대 신유학의 역정>,<한국유학과 열린사유> … 총 7종 (모두보기)
이원석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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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북송대(北宋代) 인성론 연구」(2011)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공저로 근현대한국총서 시리즈 여섯 권(『서학의 충격과 접변』, 『동도서기의 의미지평』, 『서양 정치사상과 유교 지평의 확장』, 『사회사상과 동서접변』, 『동서사상의 회통』, 『동서접변 연구의 평가와 전망』)이 있고(2020), 역서로 『주희의 역사세계』(2015), 『이 중국에 거하라』(2012), 『주자와 양명의 철학』(2012)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정조와 윤행임의 「대학장구 서문」 해석과 인물성... 더보기
최근작 : <성리와 윤리>,<사회사상과 동서접변>,<서양 정치사상과 유교 지평의 확장> … 총 12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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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인간 생존의 법칙>,<수학이 만만해지는 책>등 총 27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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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철학에 대해 약간이나마 알고자 한다면
펑유란을 찾아가라”-마오쩌둥
동양 문화의 정수를 복원한 철학의 화신 펑유란
유일한 자서전으로 읽는 파란만장한 인생과 역사의 궤적

“이 책을 다 쓰고 나면 나를 죽게 내버려 두어라”
배우고 깨우치는 힘으로 혼돈의 시대를 건넌 대가의 삶을 만난다

청나라가 중화인민공화국이 된 시대, 그 혼돈과 변화의 세월을 살아갔던 철학자가 있다. 사상 최초로 중국 철학의 방대한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적의 철학자이자 근현대 격동기 중국의 희망과 좌절을 함께 느끼며 살아낸 민중의 철학자 펑유란. 그는 격변의 시기에 서양의 물질문명을 부러워하지도, 국수적으로 중국의 전통을 고집하지도 않고 동양과 서양, 근대와 전근대의 사이에서 단단히 균형을 잡은 진정한 지성인이다.
철학을 안고 역사를 짊어진 인생을 담담하게 풀어놓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학인(學人) 펑유란의 학문과 인간과 시대를 느낄 수 있다. 철학이라는 인류 정신의 빛나는 동력을 배우고 가르치며 격동의 20세기를 살아낸 철인의 삶은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는 동시에 혼란에 빠진 현대를 읽어낼 수 있는 프리즘이 된다.
철학이라는 소명으로 온 생애를 후회 없이 살아갔던 거장의 모습은 아름답다. 평생을 학문에 헌신하고 죽는 순간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은 이의 열정과 사유, 열린 세계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이 책에서 우리는 한 시대의 거대한 초상과 만나게 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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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파일 : ePub(456.87 MB)
종이책 페이지수 480쪽, 약 0.1만자
재생시간 : 11시간 27분
가능 기기 : 크레마 그랑데,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폰/탭, 크레마 샤인
ISBN : 9788976826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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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이 오디오북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KPIPA)의 ‘2020년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입니다.

이 책은 근대에서 포스트모더니즘(탈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철학사상을 개괄적으로 정리한 철학사로, 그동안 대학 신입생들의 철학 입문서로 사랑받아왔다. 이번 증보판은 7년 만에 저자가 초판에서 미흡했던 점들을 대폭적으로 손본 것이다.

이번 증보판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개의 독립된 텍스트가 한 권으로 묶여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텍스트와 별개의 스토리 구조를 가지면서도 또한 조화를 이루는 도판 텍스트를 함께 배치하였다. 여기에는 공장, 병원, 감옥, 과학, 종교, 침략, 강탈, 적, 친구 등을 주제로 한 그림, 사진 등의 작품이 망라되어 있다.
목차
서론
1. 포스트모던 '시대정신'
2. 철학의 경계
3. 경계읽기와 '문제설정'

제1장 철학의 근대, 근대의 철학
1. 데카르트:근대철학의 출발점
2. 스피노자:근대 너머의 '근대' 철학자

제2장 유명론과 경험주의 :근대철학의 동요와 위기
1. 유명론과 경험주의
2. 로크:유명론과 근대철학
3. 흄:근대철학의 극한
4. 근대철학의 위기

제3장 독일의 고전철학:근대철학의 재건과 '발전'
1. 칸트:근대철학의 재건
2. 피히테:근대철학과 자아
3. 헤겔:정점에 선 근대철학

제4장 근대철학의 해체:맑스, 프로이트, 니체
1. 맑스:역사유물론과 근대철학
2. 프로이트:정신분석학과 근대철학
3. 니체:계보학과 근대철학
4. 근대철학 해체의 양상들

제5장 언어학과 철학 '혁명':근대와 탈근대 사이
1. 언어학과 철학
2. 훔볼트:언어학적 칸트주의
3. 소쉬르의 언어학적 '혁명'
4. 비트겐슈타인:언어게임과 언어적 실천

제6장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근대 너머의 철학을 위하여
1. 구조주의와 철학
2. 레비-스트로스와 구조주의
3. 라캉:정신분석의 언어학
4. 알튀세르:맑스주의와 '구조주의'
5. 푸코:'경계허물기'의 철학

결론:근대철학의 경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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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7
예를 들어 내가 사기를 당한다고 할 때, 사기를 당하는 ‘내’가 없다면 사기를 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무엇을 생각할 때, 회의론자 말대로 내가 잘못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무엇을 생각하는지 불명확할 수도 있지만, ‘생각하고 있는 나’가 없다면 대체 생각한다는 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하는 것입니다.... 더보기
P. 127
그러나 흄은 인과관계란 ‘연접된,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붙어 있는 두 인상(현상)의 관계에 대한 습관적인 판단’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나무를 비비면 불이 붙는다는 것은 그런 경우를 자주 보다보니 생긴 습관이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게 언제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영화 「불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배운 대로 나무를 맞대 세워 비벼대지만 불은 붙지 않습니다. 그를 따라온 여인이 비비자 불은 다시 붙지만, 어쨌거나 나무를 비비면 불이 붙는다는 건 언제나 반드시 타당한 결론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서, 불이 붙을 것이란 판단을 하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을 뿐이라는 거지요.  접기
P. 215
맑스는 ‘인간’이란 개념 자체를 해체합니다. 그는 ‘인간’이란 포이어바흐처럼 사랑이나 의지를 본질로 하는 존재로 정의될 수 없으며, 데카르트처럼 ‘이성’과 ‘정념’을 가진 존재로 정의될 수도 없다고 하죠.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이 갖는 수많은 특성 중 몇 가지를 추출해서 인간의 본질이 그거라고 선언하는 데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사람마다 인간은 다르게 정의될 수 있을 겁니다.
맑스가 보기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개인들이 어떤 사회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단적으로 말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고 말입니다.  접기
P. 235
결국 ‘나’ 혹은 ‘자아’라고 부르는 존재는 단일하고 일관된 성격을, 통일성을 갖지 않는다는 게 분명해집니다. 간단히 말하면 ‘주체’는 서로 대립되며 상충하는 부분들로 분열되어 있다는 거죠. 최소한 서로 대면하지 못하는 의식과 무의식, 서로 충돌하며 싸우는 거시기와 초자아로 나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주체란 통일적인 중심이 아니라 매우 이질적인 ‘복합체’이고, 자명한 출발점이 아니라 하나의 ‘결과물’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인간’이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주체’란 (초자아라는) ‘타자’가 요구하는 규칙을 받아들여 행동함으로써 구성되는 결과물이란 것이지요. 이로써 근대철학의 지반이 해체되는 또 하나의 경로가 그려집니다.  접기
P. 310
<철학과 굴뚝청소부>


/ 구조주의와 철학

언어구조니 사회구조니 경제구조니 정치구조니 하는 말들.

**구조주의란 말을 가장 넓게 사용하는 경우는 이처럼 구조를 가정하고, 그것이 반복적으로 다양한 현상들을 만들어낸다는 전제 위에 *다수의 현상들 근저에서 *구조를 찾아내려고 하는 시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반면 가장 좁게는 언어의 일반적이고 공통된 구조를 찾으려 한 구조 언어학을 가리키며, 그 영향을 받아 구조언어학의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이들은 어떤 *하나하나의 항은 *다른 항과의 *대립적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각각의 요소들은 *전체 체계를 이루며, 이 *체계 속에서만 *의미나 *기능이 정해진다고 합니다.  접기 - Cinema Parad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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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진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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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한국사회의 토대를 분석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을 써서 24세에 이진경이라는 필명을 얻었다. 본명은 박태호.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논문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대한 공간 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식 공동체 ‘수유너머104’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근대성에 천착해 『철학과 굴뚝 청소부』를 썼고, 자본주의와 근대성의 변혁을 모색한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이진경의 필로시네마』... 더보기
최근작 : <철학의 모험>,<수학의 모험>,<감응의 유물론과 예술> … 총 90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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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영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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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데카르트에서 들뢰즈로 향하는 근대철학의 여정,
25년 넘게 사랑받은 철학 입문서의 바이블을 만나다
두 사람의 굴뚝청소부가 청소를 마치고 내려왔다. 한 사람은 얼굴이 더러웠고, 한 사람은 깨끗했다. 과연 누가 세수를 하게 될까? 답은 얼굴이 깨끗한 사람이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서, 자기도 더러우리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근대철학의 목표는 바로 (인식)주체와 (인식)대상이 일치하는 인식(이것이 근대철학이 말하는 ‘진리’다)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굴뚝 청소부의 예처럼 인식하는 주체와 인식되는 대상으로 양분되면 인식된 것이 사실과 일치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게 된다. 그렇다면 진리란 불가능하단 말인가?

진리에 도달하려는 근대철학자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난국을 빠져나가기 위해 여러 가지 탈출구를 찾아내려는 근대철학자들의 시도, 근대철학의 다양한 흐름과 사상은 이런 식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철학’과 ‘굴뚝 청소부’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하나의 제목에 담긴 이유는 굴뚝청소부의 딜레마를 통해 근대철학의 내부와 외부에 있는 경계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대철학의 딜레마,
주체와 대상은 영원히 일치할 수 없는가?

이 책은 근대에서 포스트모더니즘(탈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철학사상을 개괄적으로 정리한 철학사다. 그러나 단순히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을 요약 정리해 놓은 개론적 성격의 입문서는 아니다. ‘근대철학의 경계들’이란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근대철학이 자신과 중세철학 사이에 만드는 경계를 통해, 그리고 탈근대적 문제설정이 근대철학을 넘어서려 하면서 만들어낸 경계를 통해 철학의 역사를 이해하려고 한다. 더불어 각각의 시대 내부에서 다양한 흐름과 철학자들의 사고들이 상충하면서 만들어낸 경계들을 살펴봄으로써 근대는 무엇이며, 탈근대는 또 무엇인지, 그리고 근대를 벗어난다 함은 무엇을 뜻하며, 근대를 벗어나려는 시도가 타당하다면 그 ‘벗어남’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즉 탈근대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요구되는지를 천착하고 있다. 요컨대 이 책은 현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사고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근대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위한 필요에서 나온 책이다.

저자는 먼저 데카르트에서 비롯되는 근대철학이 신으로부터, 그리고 동시에 대상으로부터 주체를 분리시킴으로써 성립하지만, 주체와 대상의 이분법 위에 구축됨으로써 필연적으로 빠지게 되는 딜레마를 서술하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이 딜레마는 인식주체와 인식대상을 나누고 양자가 일치하는 게 진리라고 한다면 어떤 지식이나 인식이 진리인지 아닌지는 결코 확인할 수도, 보증할 수도 없다는 난점을 가리킨다(앞서 말한 굴뚝청소부의 딜레마가 바로 그것이다). 이 딜레마는 중세철학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근대철학에만 고유하게 나타난다. 중세에서는 세계가 어떻게 존재하는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하는 따위의 문제는 창조론이 설명해 주고, 무엇이 진리인지는 계시론이 보증해 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교회와 성직자의 말에 따르면 충분했으니까.

이어서 저자는 유명론과 근대철학의 긴장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근대의 주체철학이 어떻게 동요하고 위기에 빠지는지, 근대철학을 재건하려 했던 독일의 고전철학이 결국 어떻게 근대철학을 종말에 이르게 하는지, 맑스, 프로이트, 니체가 근대철학을 어떻게 해체하며, 이후 이들의 개념과 방법이 현대철학자나 이론가들에 의해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를 살펴본다. 그런 다음 언어학을 중심으로 근대와 탈근대 사이의 철학 사상들을 살펴보는데, 소쉬르의 언어학적 혁명의 의미와 난점은 어떠한 것인지, 구조언어학의 난점을 비트겐슈타인이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논의한다. 그리고 이어서 근대 너머의 철학을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를 중심으로 살펴보는데, 레비-스트로스, 라캉, 알튀세르, 푸코가 근대철학의 경계를 어떻게 넘어서며 이들 각각의 한계는 어떠한 것인지를 논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들뢰즈와 가타리를 다루며 근대철학에서 탈근대철학에 이르는 철학사의 흐름을 정리한다. 저자 특유의 논리적이고도 쉬운 설명으로 들뢰즈와 가타리의 철학적 개념어들과 문제의식을 풀어내고 있어, 이 장은 처음 이들의 철학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안내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도판 텍스트와 본문 텍스트의 긴장,
상이한 속도와 리듬 속에서 새로운 사유를 떠올리다

독자들은 『철학과 굴뚝청소부』라는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두 개의 스토리를 따라가게 된다. 본문 텍스트의 스토리와 도판 텍스트의 스토리가 그것이다. 별개의 스토리 구조를 갖는 도판 텍스트를 본문의 텍스트와 병치시킴으로써 두 텍스트의 긴장과 조화 속에서 새로운 사유가 촉발될 수 있게끔 하였다. 총 81개의 도판과 주석은 12개의 그룹으로 묶이는데, 각각의 철학이 그 위로 펼쳐지며 나름대로 사유의 선을 그리는 그런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도판 텍스트는 어느날 사유에게 다가온 것, 사유가 만나는 것, 그리고 사유하면서 사용한 모든 것, 요컨대 사유가 소재로 삼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공장, 병원, 감옥, 과학, 종교, 침략, 강탈, 적, 친구 등을 주제로 한 그림, 사진 등의 작품이 망라되어 있다.

각각의 도판과 주석은 본문과 연관지어서 보아도 좋고, 그것만 따로 떼어내 보아도 좋다. 필자가 “이 책의 주장을 의심하라”고 에필로그에서 권한 것처럼, 독자들은 각각의 도판들을 보면서, 아니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사물들을 보면서 나름의 사유들을 펼쳐갈 수 있을 것이다. 도판 텍스트는 독자들을 그러한 사유의 길로 안내하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본문 텍스트와 도판 텍스트 사이의 상이한 속도와 리듬, 상이한 방식의 서술들 사이에서 독자들 나름의 사유가 촉발될 수 있으리라고, 그리하여 좀더 다양한 사유와 토론이 생성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결과가 의도와 부합하는가의 여부는 내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사유의 선들이 그 사이에서 흘러나오길, 그리하여 새로운 사유가 그 텍스트를 가로질러 흘러넘치길 소망한다”고.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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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걸음 더 가까이!ㅎ  구매
막시무스 2018-02-02 공감 (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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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반쯤 소화된 것을 섭취하는 편안함이 있다. 이 책의 백미는 철학자와 철학자를 연결하는, 또는 구분하는 그 사이의 또는 경계선의 문제설정에 있는 것 같다. 물론 독자에게도 독자적인 문제설정과 극한체험을 권한다. 이런 자신만의 문제설정이 동사로서 철학하는 시작일 것 같다. 강추!  구매
rushfire 2015-11-03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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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욕하기 위해선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가!  구매
쓰고나는쓰네 2013-03-18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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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을 보면서 웃을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굉장한 것이다.  구매
James 2011-08-11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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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주요 철학사상을 정리했다. 또 그림이나 영화등을 이용하여 철학을 쉽게 접할수 있도록 한 철학 입문서이다.  구매
거북이 2016-03-21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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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철학과 굴뚝청소부 새창으로 보기 구매
나의 철학적 굴뚝은 어찌나 자주 막히는지 종종 파주는데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막혀버린다!ㅠ 이번 독서에서는 실컷 굴뚝 다 파고 내려왔더니 나라는 주체가 사라져버리는 신기한 감동을 경험한다!ㅎ 역시, 봄날엔 곰을 좋아하기 보다는 진경쌤과 함께 굴뚝청소를 해야한다!ㅎ
막시무스 2021-03-18 공감(64) 댓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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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철학의 경계를 넘어서 새창으로 보기
진중권씨의 미학 오디세이와 더불어 취약한 국내의 인문서적 분야에서 수년간 스테디 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진경씨의 역작입니다. 민예총에서 행했던 강의를 바탕으로, 중세철학을 벗어난 근대철학과 다시 그 근대를 넘어서려는 현대철학의 흐름까지를, 자칫 빠지기 쉬운 수박 겉핧기 식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중세 및 근대 및 그것을 넘어서는 철학을 나누는 '경계'에 초점을 맞추어 균형잡힌 서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녹록치 않은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나간다는 것입니다. 각종 매체의 '새내기들을 위한 인문 교영 서적 100선' 식의 추천목록에 해마다 빠지지 않고 올라가고 있는 사실처럼요. 물론 각 사상가들의 사상에 깊이 있는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책의 성격이 성격인만큼 그것이 흠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커다란 흐름 속에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선을 깨워주고 있으니까요. 커다란 흐름과 그 흐름 속에서 각각의 사상가들이 갖고 있는 의의와 한계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방적으로 어떠한 '사실'이나 '지식'을 주입시키려 하지 않고, 그의 다른 저작인 '상식속의 철학, 상식밖의 철학'에서 처럼, 철학하는 방식- 사유하는 방식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한번 책을 내면 (심지어 그 책에 오탈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로 끝일 뿐인 국내 출판계의 현실에서, 물론 출판사를 옮겨서 새로 책을 내는 과정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추가하자는 것이 이유가 되었겠지만, 기존의 텍스트 외에 도판으로 이루어진 또다른 텍스트를 삽입해 개정판으로 내놓은 것도 좋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미 처음 책이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넘은 지금의 시점에서, 사실 일종의 '쇼크' 혹은 '스캔들'처럼 퍼졌던 (물론 국내에서) 탈근대에 대한 논의도 이젠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 후 10년간 이루어진 또다른 담론들과 그 성취점 혹은 한계점 등을 한 장을 할애해서 추가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지금 이대로도 좋은 책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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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04-07-13 공감(4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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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한권의 책으로 독립한듯! 새창으로 보기 구매
대학가에서는 줄여서 '철굴'이라고 불리우는 책. 사실, 개인적으로는 본서를 이미 두번-대학 1학년 때 한번, 대학 3학년때 또 한번-읽은 적이 있었다. 이렇게 이전에 이미 읽은 책을 다시 구입하여 읽게 된 이유는 본서가 2005년에 새로 나온'개정판'이기 때문이다. 

데카르트가 이성을 신으로부터 해방시켜 근대철학의 세계를 열어젖힘으로서 서양철학의 중심에 '인간'이 들어서게 되었지만, 이러한 주체와 대상의 분리는 '내가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진정 진리인가'에 대한 확신을 무너뜨렸고 이러한 근대철학의 약한 인식론적 기반을 둘러싼 논쟁을 중심으로 책은 각각의 철학자들에 대한 서술을 해나가고 있다.

사실, 이 책은 비교적 대중적으로 보이는 제목에 비해 쉬운 책은 아니다. 솔직히 나 또한 세번째 읽으면서도 정확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종종 있었고, 중간에는 생각들이 얽히고 설켜서 혼란도 일었었다. 게다가 본서에는 중요한 현대철학의 한 흐름이라 할 수 있는 현상학과 해석학적 흐름이 누락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 깊이와 난이도 면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줄만한 대중 철학서라는 생각에는 처음읽었을 때나 지금에나 변함은 없다.

'개정판'에 대한 문제인데, 개인적인 생각에는 구판을 보셨던 분이라도 다시 한번 개정판을 읽어보시는 게 좋을 듯 싶겠다는 권유를 드리고 싶다. 개정판에서는 우선, 구판에서 다소 '탈근대'에 대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 싶었던 이진경씨가 확실하게 탈근대적 사유(?)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며 결정적으로 이진경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온 들뢰즈와 가타리에 대한 장이 새로 추가되었다.(이를 통해 그가 왜 현상학 대신 구조주의를 자세히 설명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다.)아울러 개정판에 추가된 도판과 그에관한 설명은 구판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추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개정판을 권유하는 데에는 위와 같은 이유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바로 구판에서는 약했던 결론부분에 추가된 '보론:근대적 지식의 배치와 노마디즘" 때문이다. 이 보론을 통해서 독자는 이진경씨가 본서, 즉 '철굴'을 통해 우리에게 하고자했던 말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이며, 그로 인해 이전에는 단순히 철학자들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여 인식론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보여지던 즉, 일종의 소개서나 개론서 정도로 보여지던 본서가 온전하게 한권의 책으로 바로서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따라서 그만큼 '입문서'로서의 성격은 반감되었다. 즉, 공평무사한 듯 보이는 문체에도 불구하고 본서에는 저자의 시각이 노골적으로(?) 묻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자본을 넘어선 자본'에서 나왔던 수많은 문제의식들과 끝내지 못한 답변들마저도 보충되어서 보여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과 함께 자본을 넘어선 자본을 병렬적으로 읽는다면 얻는 것이 더 많을 수 있지 않을까, 아울러 이진경씨의 앞으로의 '기획'을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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率路 2006-10-30 공감(4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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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철학을 다시 읽기 새창으로 보기
2-3년 쯤 전에, 어느 신문에선가 이 책의 저자인 이진경씨가 나온 대담이 실렸었다. 그 중의 한 구절이 이러하다. 이진경씨는 80년대 대학생들에게는 '사사방'(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으로, 90년대 대학생들에게는 '철굴'(철학과 굴뚝청소부)로 통한다고.

이 말은 2000년대에 대학에 입학한 내게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나에게 이진경씨는 사사방으로도, 철굴로도 '통하지' 않는데, 그렇다면 나는 80년대의 세례도, 90년대의 세례도 받지 못한 세대인가? 2000년과 19XX년. 숫자가 지독하게 역사를 구획해 버린다. 비록 입학하고 나서 독서욕에 불타 넘겨 본 여러 새내기 추천도서 목록에 이 책은 빠지지 않고 나왔던 것 같지만, 학회라는 전통이 사라진 그 시기에 나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 사람은 없었고 나는 따라서 이 책을 '읽게 되지' 않았다. 그래서 새내기 시절, 이 책과 나와의 만남은 유예되었고, 결국 '철굴'은 대학 3학년을 마치고 나서 이제야 읽게 된 - 여기저기에 밑줄을 긋고 나의 생각을 행간에 채워 넣으며 열심히 읽기는 했지만 - '평범한 책' 축에 끼게 되었다. 내 책상에는 지금, 대학 도서관에서 빌려 온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이 함께 놓여 있는데, 이걸 보면 정말이지 '철굴'과 나의 만남은 '시대적'인 만남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탈시대적이라는 점에서 시대적인 만남일 수도 있다. 나와 같은 세대에게 있어, '철굴'과 '사사방'은 그들 자신의 시대를 이탈하여 독자와 만나고, 이따금 하나의 책상에서 저렇게 섞이는 것이다. 나는 같은 시점에 별다른 의식상의 모순을 겪지 않으며 두 권의 책을 읽고, 또 기실 고등학교 때부터 ('다현사'나 '태백산맥'과 함께) 이진경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던 것이다.

여하튼,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서양 근대철학 개설서 쯤으로 알고 있었는데, 읽고 나니 그만큼 '단순한(평면적인?)'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은 1993년에 이진경씨가 민예총 문예아카데미에서 한 철학 강연을 채록한 것인데, 10년이 지난 지금 이진경씨의 전위적(?)인 사유와 실천의 연장이 되는 철학사 정리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철학사를 쓰는 것 뿐만 아니라 철학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언제나 그 이야기하는 자가 철학이라는 것에 대해 갖고있는 주된 관심의 표명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최근에 이진경씨가 <노마디즘>을 펴내며 이 책을 들뢰즈/가타리와의 우정의 기록이라고 하였다면, 이 책은 '들뢰즈/가타리로 가는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다소 경박한 수사가 허용된다면 '들뢰즈/가타리를 위해 새로 쓴 철학사'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서양근대철학에 대해 쓰고 있지만 그 시작에서부터 (특히 맑스의 입장에서, 들뢰즈/가타리의 사유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혹은 그 반대?) 근대철학을 넘어서려는 기획으로 충만해 있다. 그만큼 이 책은 - 가치중립적 의미에서 - 편향된 책이며, 그래서 또한 재미있게 읽힌다. 그러니까, 이 책은 단순한 교양강연의 원고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문제의식의 소산이며 따라서 강의인 동시에 공부이다. 그의 문제의식 하에서 칸트가 너무 '죽은 개' 취급을 받는다거나, 레비스트로스의 연구결과들이 지나치게 요약되는 느낌이 없지 않으나, 그의 공부의 궤적은 좇아가보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은 열정과 진지함의 흔적을 도처에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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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 2003-02-02 공감(2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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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길라잡이 새창으로 보기 구매
  철학책을 읽어볼 생각은 추호에도 하지 않았다. 그것도 서양철학이라면 더욱이 손사래를 치며 뜯어 말렸던 것이다. 그런데도 내가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서양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놀라운 책과의 인연담이 아닐까.

  난 동양문학을 전공한다.(한문학 전공) 그렇다보니 당연히 동양고전(경서)에 익숙하며 동양 철학에 관심이 많다. 늘 읽으며 생각하는 거지만, 참 부질 없는 논란으로 서로간에 논변이 오고 간다. 理와 氣론이 대표적인 동양적 철학체계이고 그것으로 인해 조선 시대엔 당쟁이 심화되기도 했다. 어쩌면 한물간 그런 철학체계를 붙들고 수신, 중용 등을 읽고 있으니 맘 속 깊은 곳에선 답답증이 일 지경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와 하등에 상관도 없는 서양 철학을 읽는 다는 건 천지개벽과도 같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고미숙 선생님이 지은 '열하일기 웃음과 유머의 유쾌한 시공간'을 읽게 되면서 부터이다. 그 책은 나의 전공 때문에 읽게 된 책이었는데, 그 안에 전혀 듣도 보지도 못한 생소한 개념들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워낙 재밌게, 그러면서도 의미심장하게 잘 쓰여진 책이라 읽고나서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잠시의 욕심이 동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나의 전공으로 답답하던 차에 그것마저 읽느라 골머리 앓느니 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발을 들여놓진 않았던 거다. 그럼에도 書緣은 왜 그다지도 즐긴지, 다시 고미숙 선생님이 쓴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게 된 것이다. 읽을 생각도 없었던 책이지만 놀랍게도 그런 어긋나는 만남들이 계속 되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그 놀라운 생각들과 코뮌이라는 생소한 단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정점에 서있던 이진경이라는 분에 대하여 관심이 동했던 거다. 또한 나의 전공만을 고집하며 우물 안 개구리로 몰락할 것이 아니라, 학문적 연대를 꾀하며 횡적 연대를 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거다.

  이런 저런 생각들과 생각들이 만나서 결국 이진경님이 쓴 '노마디즘'을 접하게 되는 순간에 이르렀다. 하지만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책을 덮어야 했다. 나름대로 끈기있게 읽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기대와는 달리 너무 난해했고 어려웠던 까닭이다. 그렇게 포기하고 좀더 쉬운 책을 찾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놀라워라 책과의 끊임없는 연들이 말이다.

  이 책은 중세철학에서 탈근대철학까지의 계보를 꿰뚫고 있는 책이다. 중세철학이 '신학을 위한 시녀'의 역할을 했던 것에서 시작하여 인본주의적 철학이 대두되고, 이젠 그것마저 넘어서는 제 3의 철학이 대두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끝을 맺는다. 내가 철학에 무지한 내가 이 책 한 권 읽었다고 철학을 완전히 다 알게 된 건 당연히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나에게 가능성을 주었고, 철학이란 결코 별개의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인간사, 정치사와 맞닿아 있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으며 나의 가야할 길에 대한 끊임 없던 물음들이 곧 철학이었다는 가르침을 주었던 거다.

  철학에 대하여 궁금한 마음이 있다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매우 쉽게 쓰여진 책은 아니지만, 자료도 풍부하고 읽으면서 이성의 허구와 가치관의 부조리 등을 맘껏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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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철학수업 - 자유를 위한 작은 용기  |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5  
이진경 (지은이)문학동네2013-11-01



삶을 위한 철학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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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쪽140*224mm470gISBN : 9788954623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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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란 무엇인가 - 공존을 위한 ‘상관 자유’를 찾아서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 - 하버드 옌칭도서관에서 만난 후지쓰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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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우리 시대의 명강 시리즈 다섯번째 책으로, 저자가 2013년 4월부터 9월까지 매주 금요일 네이버 문학동네 카페에 연재한 글을 엮은 결과물이다. 이 책은 ‘삶과 자유’ ‘만남과 자유’ ‘능력과 자유’ ‘자유와 욕망’이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우리가 정말 자유로운지 반문한다.

삶의 고통과 기쁨, 타인과 맺는 관계, 우리가 견고한 토대라 믿는 자아의 편향과 반성 없는 아상(我相), 내 것이면서도 때로는 내 것이 아닌 욕망 등 자유는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매 국면마다 거기 항상 있으면서도 또 없다. 왜? 수많은 요구와 억압, 그리고 자아의 한계가 우리의 꿈과 욕망, 사람 사이의 관계마저 제한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좋은 대학에(또는 직장에) 가고 싶어”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라고 생각하지만 어디 정녕 그것이 나 자신의 온전한 바람으로 형성된 욕망이던가? 누구나 ‘내가’ 이것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나의 자아조차 자유롭지만은 않다. 개인의 경험과 감각, 지성이 오히려 족쇄가 되어 시야 밖의 것은 보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목차
머리말_
들어가며_ 한 줌의 용기, 한 걸음의 자유

1부 삶과 자유
첫번째 강의 [사건과 자유]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진” 사건에 대하여
두번째 강의 [긍정과 자유] 기적 같은 삶은 어디서 시작하는가?
세번째 강의 [고통과 자유] 피할 수 없는 고통, 그 ‘운명적인’ 만남에 대하여
네번째 강의 [기쁨과 자유] 기쁨의 윤리학과 웃음의 비행술
다섯번째 강의 [꿈과 자유] 꿈꾸는 영혼의 감옥

2부 만남과 자유
여섯번째 강의 [매혹과 자유] 술병 속의 연인이 내미는 매혹의 손
일곱번째 강의 [사랑과 자유] 미친 사랑의 노래와 냉혹한 연애의 법칙
여덟번째 강의 [우정과 자유] 친구와 적의 경계를 횡단하는 우정의 가능성
아홉번째 강의 [선물과 자유] 아, 존재 자체만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면
열번째 강의 [돈과 자유] 헝그리 정신과 궁상

3부 능력과 자유
열한번째 강의 [감각의 자유] 감각의 자유, 혹은 피 냄새가 나지 않는 비상의 방법에 대하여
열두번째 강의 [감정과 자유] 이 은밀한 복수의 드라마를 어떻게 정지시킬 것인가?
열세번째 강의 [지성과 자유] 누구에게나 주어진, 누구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선물에 대하여
열네번째 강의 [탈지성과 자유] 지성의 노예와 지성의 주인
열다섯번째 강의 [기억과 자유] 오, 시간의 이음매에서 벗어난 기억이여!

4부 자유와 욕망
열여섯번째 강의 [욕망과 자유] 언제까지 우리는 ‘그들의 삶’을 살 것인가?
열일곱번째 강의 [인정욕망과 자유] 날 선 자존심과 ‘그저 웃는’ 자긍심의 차이에 대하여
열여덟번째 강의 [속도와 자유] 속도의 강박증과 춤추는 신체의 시간
열아홉번째 강의 [공부와 자유] 공부와 학인, 혹은 학생부군손오공신위
스무번째 강의 [무아와 자유] 나 없는 자유의 유쾌한 웃음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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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삶의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지금은 유난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노동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전체 노동자의반을 차지하고, 사회는 모든 곳에서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중산층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이들은 가속적인 유행을 따라 소비의 연쇄 속에서 삶의 공허함을 잊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 우민(愚民)ngs01
‘잘나가는‘ 대학이 부유층에 점점 독점되어가고 있지만,
대학이 취업기관이 되기를 자처하는 바람에 지적·문화적 헤게모니를갖지 못한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이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 우민(愚民)ngs01
도덕은 어떤 조건이든 지켜야 할 규칙, 모든 조건을 넘어서‘ 준수되어야 할 초월적(transcendent)‘ 규칙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모세가 들고 내려온 돌판에 새겨진 신의 계명이든, 법적인 의무든, 혹은 상식이나 습속에 의해 만들어진 일반적 규칙이든 간에, 규칙은 규칙이니 지켜야 한다. 그렇게 규칙을 지키는 것을 ‘선(good... 더보기 - 우민(愚民)ngs01
삶에 그때마다 끼어드는 고통보다 더 힘든 것은 고통을 잊고 삶을 매끄러운 꿈으로 
봉합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그 힘겨운 노력인지도 모릅니다. - 우민(愚民)ngs01
자유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과 결부된 것이다. 삶이나 행동의 방향과 결부된 어떤 힘이나 능력이다. - 우민(愚民)ngs01
자유로운 삶, 그것은 두 번의 긍정에서 온다. 자긍심이란 두 번의긍정에서 연유하는 이 자유로운 삶의 표현이다. 그 자유로운 영혼의편하고 여유로운 웃음이다. - 늑유온
좀더 적극적인 의미에서 차이의 긍정이란, 나와 다른 어떤 것과의만남을 긍정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차이를, 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선 지금의 ‘나‘에 대한믿음, 지금의 나의 동일성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접어야 한다. 그러지못하면 차이란 나를 지키기 위해서 언제나 밀쳐내고 거부해야 할 어떤 ... 더보기 - 늑유온
˝이해할수 없어!˝는 내 지성의 무능력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것은 자신의 지성이 전제하고 있는 것만으로 판단하려는 태도를 무심결에 토로하는무지의 표출이다.
 그 무능력한 자신만의 지성에 머물러 있는 한, 지성의 노예를 면할수 없다. ˝이해할 수 없어!˝는 그 노예의 언사고, 거기 동반되는 분노는 노예의 감정이다. 대개는 내... 더보기 - 몽이엉덩이
자존심은 약한 자들이 자신의 약함을 가리기 위한 방어기제고, 자긍심은 강한 자들이 스스로 갖고 있는 힘에 대한 긍정이다. 전자는 남을 향한 것이라면, 후자는 자기를 향한 것이다. 그렇기에 자존심은 남얘기에 귀를 쫑긋 세우지만, 남의 비판에는 귀가 닫혀 있고, 자긍심은남 얘기에 귀를 세우지 않지만 남의 비판에는 열려 있다. 자존심은... 더보기 - 몽이엉덩이
p90 사물의 매혹에 사로잡혀 뜻하지 않은 세계 속으로 말려 들어가는 ‘수동성’이 사실은 자유에 더 가까이 있다고, 매혹당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안목이고 능력이며 그 매혹을 따라갈 줄 아는 용기야말로 자유를 향해 가는 힘이다.
p103 사랑이란 빨간 돌과 파란 돌을 섞어 탑을 쌓는 것이다. 미친 열정의 돌과 차분하고 안정... 더보기 -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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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진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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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한국사회의 토대를 분석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을 써서 24세에 이진경이라는 필명을 얻었다. 본명은 박태호.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논문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대한 공간 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식 공동체 ‘수유너머104’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근대성에 천착해 『철학과 굴뚝 청소부』를 썼고, 자본주의와 근대성의 변혁을 모색한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이진경의 필로시네마』... 더보기
최근작 : <철학의 모험>,<수학의 모험>,<감응의 유물론과 예술> … 총 90종 (모두보기)
SNS : //twitter.com/solari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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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분야 : 일본소설 1위 (브랜드 지수 1,218,445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1위 (브랜드 지수 3,142,488점), 에세이 1위 (브랜드 지수 1,728,03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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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철학이 우리의 삶을 구원하리라!
자기 앞의 생을 기꺼이 사랑하게 하는 것, 그것이 철학 본연의 용도
우리 시대 대표 철학자 이진경이 자유의 이름으로 호명하는 일상의 혁명

우리는 언제까지 ‘그들’의 삶을 살 것인가?
잃어버린 ‘나’의 목소리를 일깨우는 시간

삶을 구원하기 위한 최초의 발명품은 어쩌면 철학이었을지도 모른다. “‘지혜에 대한 사랑’으로서의 필로-소피아(philo-sophia)는 ‘삶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필로-비오스(philo-bios)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철학이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지혜를 구하고 삶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거리의 철학자 이진경이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을 근원에서부터 다시 성찰하게 할 ‘삶을 위한’ 철학책을 출간했다.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시리즈 다섯번째 책이다. 2013년 4월부터 9월까지 네이버 문학동네 카페(cafe.naver.com/mhdn)에서 독자들과 교감하며 교류한 일상의 철학 이야기를 오롯이 묶은 책이다. 이 책의 주제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더 이상 남의 삶을 살지 말고, 남의 꿈을 꾸지 말고 ‘나의 자유를 찾으라’!
나는 이미 나로 살고 있고, 나는 이미 내 뜻에 따라 움직이니 그것은 아주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을 살아간다’는 이 당연한 명제를 실제 삶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충격적인 진실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오늘날,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치유를 찾아 헤매며 남이 주는 조언에 붙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꿈 없는 청소년과 꿈꾸지 않는 어른이 만든 세상은 어째서 그토록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우리가 진짜 자유를 누리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삶과 자유’ ‘만남과 자유’ ‘능력과 자유’ ‘자유와 욕망’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일상의 자유를 촉발하는 대범한 사유의 모험

이 책은 ‘삶과 자유’ ‘만남과 자유’ ‘능력과 자유’ ‘자유와 욕망’이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우리가 정말 자유로운지 반문한다. 삶의 고통과 기쁨, 타인과 맺는 관계, 우리가 견고한 토대라 믿는 자아의 편향과 반성 없는 아상(我相), 내 것이면서도 때로는 내 것이 아닌 욕망 등 자유는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매 국면마다 거기 항상 있으면서도 또 없다. 왜? 수많은 요구와 억압, 그리고 자아의 한계가 우리의 꿈과 욕망, 사람 사이의 관계마저 제한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좋은 대학에(또는 직장에) 가고 싶어”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라고 생각하지만 어디 정녕 그것이 나 자신의 온전한 바람으로 형성된 욕망이던가? 누구나 ‘내가’ 이것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나의 자아조차 자유롭지만은 않다. 개인의 경험과 감각, 지성이 오히려 족쇄가 되어 시야 밖의 것은 보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누구나 순간순간 어렴풋이 인지하는 부자유의 항목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부자유의 통속성을 끝까지 파헤치며 “도대체 왜 우리는 부자유의 사슬에 묶이게 되었는가?”를 묻고 또 묻는다. 독자는 마치 문답법을 통해 스스로 깨쳐가는 것처럼 책에 쓰인 근원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자신을 제약하고 있던 ‘생각의 감옥’을 훌쩍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사유의 모험을 충동질하여 독자들을 시원하고 푸른 자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정말 이것이 내가 바라는 것인가?” ‘나’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형성한 외부의 요인은 무엇인지, 이를 처음부터 근원적으로 다시 사유할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로운 나의 삶을 되찾아올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자기 앞의 생
자유란 그렇게 거창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두려움에 떨지 말 일이다. 이 책에서 글쓴이가 서두부터 줄곧 강조하는 것은 자유가 꼭 피를 흘려 투쟁하듯 얻어내는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적들은 외부에만 있지 않다. 억압의 상태가 아닌 상태, 부정적인 것을 걷어낸 상태가 곧 자유로운 상태를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상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용기면 충분하다. 매일매일의 일상을, 친구와 나누는 우정을, 내가 새로운 감각에 눈과 귀를 열고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느끼는 감각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고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용기만 있으면 충분하다. 왜냐하면 자유는, 외부적인 요인을 부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자유는 나에게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저는 여기서,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는 근면함이 아니라 그것과 대면하는 약간의 용기를, 그것을 통해 문턱을 넘는 방법을 터득하려는 작은 용기를 촉발하려고 합니다. 자유란 단지 가능한 선택지의 수가 아니라 넘을 수 있는 문턱의 높이에 의해, 문턱을 넘는 능력에 의해 규정된다는 생각입니다. 힘들고 비루해지기 쉬우며, 자칫하면 찌그러지고 찌질해지기 쉬운 일상적인 삶이야말로 무엇보다 ‘지혜’가 필요한 곳이고, 그곳이 ‘지혜에 대한 사랑’을 자처하는 철학이 달려들어야 할 세계라고 저는 믿습니다. _머리말에서

거창한 용기는 우리를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는 길로 인도하지, 우리의 일상적 삶을 인도하지 못한다. 그러나 제대로 ‘인도되어야’ 할 것은 이 매일매일의 우리의 삶, 우리의 일상적 삶 아닐까? 지금 여기에서 매 순간 진행되는 삶 자체를, 매번 내딛는 발걸음을 자유로운 삶으로 스스로 밀고 가는 법, 그것이 철학을 통해 배워야 할 삶의 지혜다. 그러한 자유를 통해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철학적 사유가 삶에 필요한 이유다. 이런 의미에서 ‘지혜에 대한 사랑’으로서의 필로-소피아(philo-sophia)는 ‘삶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필로-비오스(philo-bios)의 다른 이름이라고 나는 믿는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 그것은 단지 한 줌의 용기다. 옳다고 주어지는 것이 정말 옳은지 다시 생각하고, 자신이 정말 긍정할 수 있는 좋은 삶이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하는 것은 이 한 줌의 용기로 시작한다. _본문에서

억압이나 구속의 부재, 이런저런 선택의 가능성, 이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필요한 조건일지는 모르지만, 그것 자체로 자유로운 삶을 뜻하지는 않는다. 자유란 이런저런 조건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발행되는 자판기 티켓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든 나 자신이 만들어가야 할 세공품이다. 어떤 조건에서도 가능한 것이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자유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과 결부된 것이다. 삶이나 행동의 방향과 결부된 어떤 힘이나 능력이다. 그것은 여러 가지 그럴듯한 선택지의 유혹 앞에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는 능력이고, 이런저런 제약과 구속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이다. 어떤 상태에서도 우리는 그 자체로 자유롭다고 할 수 없지만, 역으로 어떤 상태에서도 자유를 향해 걷기 시작할 수 있다. 자유를 위해선 자신의 ‘자유의지’만이 아니라 자신을 벗어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만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생각한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이 몸뚱어리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유롭기 위한 훈련이. _본문에서

■ ‘우리 시대의 명강의’는…
『삶을 위한 철학수업』은 ‘우리 시대의 명강의’ 시리즈 다섯번째 책으로, 저자가 2013년 4월부터 9월까지 매주 금요일 네이버 문학동네 카페에 연재한 글을 엮은 결과물이다. ‘우리 시대의 명강의’는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된 인문학 온라인 연재라는 점에서 많은 독서 대중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일방향적 정보 전달 방식과 제한된 저자와 독자 간의 소통 방식을 벗어나 매주 업데이트되는 연재글을 기반으로 실시간 소통이 이루어졌고, 독자들과 함께하는 지적 탐험이 계속되었다.
지금까지 ‘우리 시대의 명강의’ 온라인 연재를 거쳐 출간된 책으로는 『삶을 바꾼 만남』(정민) 『권력과 인간』(정병설) 『궁극의 시학』(안대회) 『비극의 비밀』(강대진)이 있으며, 현재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연재되고 있는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정민)은 2014년에 ‘우리 시대의 명강의’ 여섯번째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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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bookple
이 책의 마니아가 남긴 글
친구가 남긴 글내가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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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힐링이나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도록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이다. 뼈아픈 현실을 딛고 일어서도록 격려해주는 책이다. 더보기
몽이엉덩이 2020-04-20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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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잘못에는 진짜 너무 심하다 할 정도의 온갖 언어로 세치 혀를 놀리지만, 자신의 잘못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나는 특별하니 그럴 수 있다는 식의 행동을 내로남불이라고 한다.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확인 되지 않는 뉴스로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응집시키고 여론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거짓말은 거짓... 더보기
우민(愚民)ngs01 2019-10-10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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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용기
읽자나 2018-06-22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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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읽고 싶어요 (25) 읽고 있어요 (9) 읽었어요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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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보기드물게 내게 알찬 책. 내 삶 속에서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들이 명확한 생각거리가 되었다.  구매
삼룡이와영구 2013-12-14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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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선생님 다른 책들보다 훨씬 말랑말랑하고 읽기 편합니다. 예도 풍부하고 좋은 문장도 많아요. 두고두고 읽을 만합니다.  구매
heru25 2014-05-25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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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샀다.  구매
madwife 2015-05-26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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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해나가다보면, 인간에게 자유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고민하다보면, 분명 책을 다 덮을 때쯤 독자는 한결 더 자유로운 인간이 된다.  구매
우리동네쿨가이 2015-01-0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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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철학적이고 명징하고 실용적이기까지 한 책. 내 삶을 가지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밑줄 그은 문장들을 내 삶으로 그대로 가져오고 싶다.  구매
무쓸모 2018-11-0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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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삶을 위한 철학수업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이 책은 힐링이나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도록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이다.뼈아픈 현실을 딛고 일어서도록 격려해주는 책이다.
몽이엉덩이 2020-04-20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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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새창으로 보기
이 책에서 제일 느낌가는 내용이 자유스럽지 않은 두 인간의 유형이다.1. 소시민: 자기가 겪은 고통을 과장하여 자기의 비루함이 정당화되면서작아지는 인간....2. 난장이: 키가 작은 난장이가 아니라 세상을 자기 잣대로 작게 평가하여자신의 수준으로 세상을 축소시키는 인간.- 세상을 몇가지 관점으로 보면서 자기 생각을 바꿀 수 없는 골통같은 인간.둘 다 자기의 아상에 집착된 인간...그런 인간이 안되기 위하여 어떻게 삶을 통과해야하는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적은책.
팔루스의 기표 2017-01-12 공감(1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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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라는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 닥치고 자유~!!! 새창으로 보기 구매
    

삶을 위한 철학수업,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괴롭다, 고통스럽다, 이런 말은 사실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제 40이 훌쩍 넘어가고 나니 힘겹게 계속되는 이 삶이 버겁기만 하다. 나를 옥죄는 책임과 의무라든지, 거미줄처럼 조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회 네트워크가 가끔씩 나의 목을 조르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답답함이라는 씨줄과 영겁의 굴레와 같은 날줄이 교차되어 중년이라는 삶의 옷을 짓는 중이다. 날씨도 한 몫 보태 비가 왔다 안왔다  오락가락하니 감정이 들쑥날쑥하며 널뛰기를 한다. 거기에 밥벌이의 지겨움까지 더해 시종일관 우울의 교향곡을 울려댄다.  나이도 먹을만치 먹었으니 아이처럼 엉엉 소리내어 울 수도 없는 일, 퍼부어대는 빗줄기처럼 돋아나는 고통의 소름도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 점점 고독이란 물을 먹고  솜처럼 무거워져만 가는 이 삶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할지 당최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삶에 그때마다 끼어드는 고통보다 더 힘든 것은 고통을 잊고 삶을 매끄러운 꿈으로 봉합하기 위한 매일 매일의 그 힘겨운 노력인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삶의 무게라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꿈과 현실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는 근면함이 아니라 그것과 대면하는 약간의 용기, 그로인해 문턱을 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자기 스스로 행동하는 것, 거기에 덧붙이면 자기 스스로 하고 싶은 행동을 할 때 우리는 자유롭다고 한다.  그러나, 자유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붙는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되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이라는 자유의 역설이 ,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을 알아야 한다는 역설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를 위해선 자신의 ‘자유의지’만이 아니라 자신을 벗어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또한 생각한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이 몸뚱어리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유롭기 위한 훈련이.    

 

그래서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는 ‘약간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를 넘어설 용기가.

 

    내 인생을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인생의 그래프는 굴곡이 많지 않다. 하지만, 내가 동경하는 삶은 굴곡이 심한 그래프다. 자신의 다리를 먹어치운 고래를 찾아 목숨 걸고 쫓아다닌 <모비딕>의 에이허브 선장처럼,  <타인의 삶>에서 안기부에 일하던 비즐러가 자신의 전부이자 전체였던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유를 위해 권력을 헌신짝처럼 버렸던 그 용기를, 비록 비극이었지만 오대수를 향한 복수만이 목적이었던 삶을 살았던 이우진에게조차, 또는 <창수야>에서 우연히 만난 한 여자에게 자신의 전부를 걸어버린 삶조차 부럽다. 나에게는 무언가에 -그것이 정의라 하더라도 - 열정과 같은 몰입이, 정열이, 사랑이, 용기가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자유'이다. 삶에서 한 발 내어보는 용기,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는 용기, 사랑이던, 그것이 복수이던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용기', 모든 것이 용기의 결여였다.  

    

 



 


저자는 삶에서, 만남에서, 능력에서, 욕망에서 우리가 진정 자유로왔는지를 물어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심연의 자유를 응시하게 한다. 고통을 겪는다거나, 고통의 크기에 따라서 삶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이 아니며, 고통을 통해 삶에 물음을 던지며, 고통을 통해 '자유'로와 지고자 할 때, 그때 비로소 고통은 지혜로운 안내자로 찾아온다고, 니체가 ' 나락으로부터, 심각한 질병과 회의의 질병으로부터 돌아오면서 사람은 새로 태어난다. 낡은 껍질을 벗고, 더 민감해지고 좋은 것에 대한 보다 섬세한 혀를 지니게 된다. 더 천진난만한 동시에 이전보다 백배나 더 영리해진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니체 -즐거운 학문)라고 하였던 것처럼, 우리 심연 안에 잠든 '자유'를 깨우게 하는 것은 '삶이라는 고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요즘은 책을 읽기 전의 나와 몇 년동안 책을 가까이 한 지금의 나와 비교를 자주 하게 된다. 책을 읽지 않았던 시절을 자꾸 떠올리는 것은 책을 읽으니 자꾸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무언의 충돌이 내 안에서 자꾸 일어나는 것만 같아서이다. 삶에 대한 고통도 마찬가지, 단조로왔던 젊은 날의 삶이 그리운 것은 점점 복잡해져가는 중년의 삶이 버겁기 때문이다. 현실의 고통은 모두 과거에서 시작되어 현실로 이어왔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미래, 그 미래에는 유토피아의 미래가 기다릴까? 천만에 틀렸다. 미래역시도 지금과 같다. 방법은 현실의 문턱을 어떻게 넘느냐이다. 그 문턱을 넘게하는 것은 오로지 '자유'라는 한 걸음이다. 그만 징징대고 나를 위해서 , 닥치고 자유하리라~~~!!

 

 

유토피아란 부재하는 세계에 대한 동경이고

그런 그리움에 떠밀려 다니며 만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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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4-07-21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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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삶을 위한 철학수업 새창으로 보기
타인의 잘못에는 진짜 너무 심하다 할 정도의 온갖 언어로 세치 혀를 놀리지만,
자신의 잘못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나는
특별하니 그럴 수 있다는 식의 행동을
내로남불이라고 한다.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확인 되지 않는 뉴스로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응집시키고 여론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양산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 공직자가 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그리고 잘못은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이다...

어공이던 늘공이던 공직자의 우선 조건은
도덕성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왜냐하면 공직자의 그릇된 행동 하나가 온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둘로 나뉜 상황도 안타까운데...
그 절반인 대한민국에서 같은 상황을 두고 둘로 나뉜 현 상황을 바라보면서 올바른 지도자의 부재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권력에 오르면 눈과 귀가 멀게 되는 것인가?
아니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 해석을 하는 것인지 심히 걱정이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잘못 것은 잘못인 것이다. 권력으로 덮고 여론이 잠잠해 지기만을 기다린다면 더 큰 파장이 올 수도
있다....
이건 이념 논쟁이 아니다.
그냥 잘못된 것은 잘못 된 것이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로움이 공염불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절대로 말이다....
삶의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지금은 유난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노동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전체 노동자의반을 차지하고, 사회는 모든 곳에서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중산층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이들은 가속적인 유행을 따라 소비의 연쇄 속에서 삶의 공허함을 잊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잘나가는‘ 대학이 부유층에 점점 독점되어가고 있지만,
대학이 취업기관이 되기를 자처하는 바람에 지적·문화적 헤게모니를갖지 못한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이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도덕은 어떤 조건이든 지켜야 할 규칙, 모든 조건을 넘어서‘ 준수되어야 할 초월적(transcendent)‘ 규칙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모세가 들고 내려온 돌판에 새겨진 신의 계명이든, 법적인 의무든, 혹은 상식이나 습속에 의해 만들어진 일반적 규칙이든 간에, 규칙은 규칙이니 지켜야 한다. 그렇게 규칙을 지키는 것을 ‘선(good)‘이라 하고 그것을 어기는 것을 ‘악(evil)‘이라 한다. 

삶에 그때마다 끼어드는 고통보다 더 힘든 것은 고통을 잊고 삶을 매끄러운 꿈으로 
봉합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그 힘겨운 노력인지도 모릅니다. 

자유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과 결부된 것이다. 삶이나 행동의 방향과 결부된 어떤 힘이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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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愚民)ngs01 2019-10-10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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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고, 데치소'의 삶을 위해 새창으로 보기 구매
대학원 세미나에서 가장 싫어했던 시간은 질문시간이었다. 매주 돌아가면서 한 명씩 발표를 하는데, 그날의 발표자가 열 장 정도의 소논문을 나눠주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프린트물을 조용하고 빠르게 (다시 말해 웅얼웅얼) 읽어 내려간다. 기계적인 발표가 끝나면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질문을 해야 한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더듬더듬 궁금하지도 않았던 걸 의무적으로 묻는 것보단 차라리 발표하는 쪽이 편할 때도 있다. 내 순서가 되기 전에는 항상 심장이 쿵덕쿵덕 뛴다. 당혹스런 마음에 바보 같은 질문을 쏟아내면 한참 뒤에야 ‘이런 질문을 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하기 마련이다.

나만 이런가 싶어 다른 친구들에게도 사정을 물어보니, 의외로 다들 비슷하다고 한다. 전날 미리 발표문을 보내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차라리 혼자 차분히 읽을 시간을 주면 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을. 즉석에서 만들어낸 질문이 좋은 질문일 리도 없다. 무슨 질문을 하는지도 모르고, 빙빙 돌려가며 말을 늘려 그럴싸하게 포장해 대충 질문을 하고 나면, 내 차례가 지났다는 안도감에 어떤 답변이 돌아오는지 상관하지 않을 때도 있다. (물론 매주 이런 식은 아니었다.)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입학했지만, 실상은 시간에 쫓겨 제대로 읽지도 않고 의무적인 질문을 뽑아내기 바빴다. 『삶을 위한 철학수업』에 나온 표현을 빌자면 “내 삶의 속도와 내가 사는 속도 간에 간극이 생”겼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꽤 느린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말투도 느리고, 행동도 굼뜨다. 게다가 이해 속도도 더딘 듯싶다. 내 것으로 삼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읽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제대로 읽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채 질문을 해야 하는 시간은 내게 큰 스트레스였다. (이런 고민을 얘기했더니 교수님께서는 단호하게 수면 시간을 줄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도 비슷한 의문이 일었다. 나는 ‘진짜 나’를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나는 지금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살고 있을까?

이 책은 참된 나, 자유로운 나로 살기 위한 스무 가지 방법을 말한다. 고통을 피하지 말고 대면하자, 살면서 부딪히는 부정적 사고(事故)를 긍정적 사건(事件)으로 만들자, 수동적인 삶을 능동적인 삶으로 바꾸자,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자, 헝그리 정신과 궁상을 구별하자 등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요약해놓고 보니 흔하디흔한 책처럼 보이지만, 가벼운 문장은 한 줄도 없다.) 내용 가운데 가장 동감했던 부분은 우리의 삶과 속도에 관한 부분이었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빨리빨리”의 세상, 가속만이 존재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며, 나를 옥죄고 구속하는 것들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무엇보다 나 ‘자신의 속도’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삶의 속도를 나에게 맞춰 조절하면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만들고, 춤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속도는 시간 문제와 직결된다. 다른 일들을 빨리 처리해 버리면 나에게 쏟을 시간이 많아질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착각이다. 빨리 살아갈수록, 더 많은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탈리아에는 “시간에게 시간을 주라(Dare tempo al tempo)”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본래는 ‘어렵고 중요한 일일수록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라는데, 내게는 여유로운 삶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오늘날 사람들은 지나치게 바쁘게 살고 있다. 정류장에 미리 나가 버스를 기다리는 것을 어리석다 말하고, 길을 걸을 때조차 걷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자칭 느린 속도로 살아가는 나지만, 며칠 전 운전을 시작하면서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딱히 급하지도 않은 길인데 무심코 계기판을 보면 속도가 100km/h를 넘어 있고, 전에는 기분 좋게 산책 겸 걸어 다녔던 길도 이제는 차를 끌고 가고 싶어 한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삶의 곳곳에서 과속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일의 전후나 내 마음을 살피지 않고 성급히 화를 내는 경우가 특히 그렇다. 순간의 분을 못 참고 다짜고짜 화를 내놓고 다음 날, 그다음 날에야 ‘아차, 내 잘못도 있었구나’ 하는 민망한 경험도 겪는가 하면, ‘찬찬히 잘 얘기했으면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나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남에게 떠밀려 선택을 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좋아하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사귀면서 알아가자는 말에 덜컥 시작했다가 끝이 안 좋았던 연애 경험 말이다. 어찌 보면 내 마음을 천천히 깊게 살피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피아노건 첼로건 기타건 어떤 악기를 배우든지 선생님들은 항상 느리게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다. 빠르게만 연주하다 보면, 정확한 연주도 불가능할 뿐더러 나중에 느린 곡들은 연주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조금이라도 멜로디가 손에 익으면 빠르게 연주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 자꾸만 손이 다급하게 움직인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속도를 무시하고 의욕만 앞서다 보면 반드시 손가락이 엉키고, 어딘가 틀리고, 곡을 망친다. 곡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느리고 정확하게(largo, deciso)’ 연주하는 게 우선이다.

이제 빠르게 사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남들 하는 대로, 남의 속도에 맞춰 별 생각 없이 살면 되니까. 하지만 나의 속도보다 빨리 떠밀리며 살아가다 보면 발이 엉켜 넘어지고, 과속해 사고가 난다. 앞에서도 음악 얘기가 나왔지만, 참 신기한 것이 빠르게만 연주하는 사람들은 느린 곡을 잘 연주하지 못하는 반면(,) 느린 곡을 잘 연주하는 사람들은 빠른 곡도 곧잘 연주한다는 사실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사는 법만 아는 사람은 느리게 살 수 없겠지만, 느리지만 명확하게 생각하며 사는 법을 익힌 사람은 완급을 조절해 가며 멋진, 혹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터이다.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그동안 철학은 아무리 인간과 삶을 말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이야기였다. 항상 궁금했다. 왜 나는 좋은 이야기를 듣고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까? 왜 나의 감동은 한순간에 그칠까? 그런데 이제 답을 알 듯싶다. 어쩌면 그동안은 책의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침잠하고 사색하는 시간 없이 남들의 속도에 맞춰 바쁘게 살아 온 탓은 아닐까? 오늘부터 내 삶을 ‘느리고 정확하게’ 연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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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2015-03-02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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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자본을 넘어선 자본 이진경

알라딘: 자본을 넘어선 자본
자본을 넘어선 자본  | 리라이팅 클래식 2  
이진경 (지은이)그린비2004-04-19초판출간 2004년

양장본512쪽

책소개

19세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비합리성을 목도했던 칼 맑스는 자본주의 운동법칙을 밝히고 그 법칙을 넘어서는 새로운 삶을 제시하기 위해 <자본론 Das Kapital>을 썼다.

2004년, 저자 이진경은 '화폐가 절대 가치의 척도가 되어버린 지금 이 시대, 스포츠도 예술도 심지어 국가나 체제에 대한 저항도 '돈'이 된다면 상품화하여 자본의 지배 아래 끌어들이고 마는 이 시대를 보며 정확히 맑스와 동일한 문제의식 아래 <자본론>을 다시 썼다'고 밝힌다.

즉 맑스의 자본을 재해석하거나 요약한 책이 아니라, 맑스의 이론과 그간 <자본론>에 대해 배운 내용, 그리고 저자 자신의 사유를 중첩시켜 새롭게 써낸 책이다.

<자본론>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어들(노동과 노동력의 구분, 상품, 가치와 잉여가치, 화폐와 등가물, 노동가치론, 자본의 본원적 축적, 자본의 유통과 회전, 재생산표식, 이윤율 저하 경향 등)이 저자 특유의 대중적인 문체로 명쾌하고 쉽게 정리되어 있다. 또한 현대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금융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 조절이론, 노동의 종말, 사회적 노동 등의 개념어들 역시 자세히 설명되고 있다.

정통적인 의미의 맑스주의 경제학에서 다루지 않는 개념 '기계적 잉여가치', 확대된 '지대'(地代) 개념도 등장한다. 각 장마다 주제의식에 부합하는 4~8장씩, 총 60여 장의 도판을 실어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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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 문

1장 칼 맑스, <자본>의 저자

2장.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
1. 상품과 비-상품
2. 상품생산
3. 가치와 노동
4. 노동가치론과 휴머니즘
5.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3장. 교환과 화폐
1. 가치 개념의 발생
2. 표현적인 가치관계
1) 단순한 가치형태 2) 확대된 가치형태
3. 가치와 상품세계
1) 일반화된 가치형태 2) 화폐형태
4. 화폐와 물신주의(物神主義)
5. 화폐의 기능과 발생
1) 화폐의 기능 2) 화폐형태의 발생

4장 자본과 잉여가치
1. 가치론의 공리계
2. 노동가치론의 이율배반
1) 자본의 일반적 공식 2) 자본의 일반적 공식의 모순 3) 노동가치론의 이율배반
3. 노동과 노동력
1) 노동의 가치화 2) 노동력의 상품화 3)노동의 개념
4. 착취와 잉여가치
1) 비교와 가치화 2) 절대-이윤과 상대-이윤

5장 잉여가치와 계급투쟁
1. 상품 가치의 구성요소
2. 잉여가치의 외부성
1) 무엇이 잉여가치를 결정하는가? 2) 잉여가치와 계급투쟁
3. 절대적 잉여가치
1) 노동의 형식적 포섭 2) 노동시간과 계급투쟁
4. 상대적 잉여가치
1) 노동의 실질적 포섭 2) 협업과 분업 3) 기계와 계급투쟁 4) 공장체제
5. 기계적 잉여가치
1) '새로운 산업혁명' 2) 노동의 기계적 포섭 3) 기계, 인간, 생명 4) 훈육체제에서 통제체제로

6장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적 법칙
1. 자본의 축적
2. 자본 축적의 일반적 법칙
1) 축적과 재생산 2) 자본의 유기적 구성 3)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적 법칙 4) 과잉인구, 혹은 산업예비군
3. 자본의 축적과 '인간'의 축적
1) 동일자와 타자 2) 실업화 압력 3)자본의 요구, 노동자의 욕망
4. 자본주의의 미래, 혹은 미래의 자본주의
1) 생산의 사회화, 자본의 딜레마 2) 탈노동화, 혹은 '노동의 종말' 3) 사회적 양극화? 4) 자본주의적 축적의 역사적 경향

7장 이른바 '본원적 축적'과 자본의 계보학
1. 자본의 기원 신화
2. 근대적 무산자의 창출
1) 농민으로부터의 토지약탈 2) 유혈입법과 감금 3) 자본의 혈통
3. 국내시장의 창출
1) 자본주의적 시장 2) 도시와 시장 3) 시장과 국가
4. '본원적 자본'은 어떻게 축적되었나?
1) 공채와 세금 2) 식민주의 3) 노예사냥 4) 축적의 신과 그 선교사들 5) 폭력의 경제학
5. 자본의 계보학
1) 맑스의 '방법론' 2) 계보학적 비판: 정치경제학 비판의 방법

8장 자본의 유통과 자본주의의 재생산
1. 자본의 순환과 그 외부
1) 자본의 세 형태 2)자본 순환의 세 형태 3) 자본의 순환과 '축적체제'
2. 자본의 유통과 가치의 생산
1)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 2) 생산비용과 유통비용 3) 유통과정에서 생산과정으로
3. 자본의 회전과 속도의 화폐화
1) 고정자본과 유동자본 2) 자본의 회전기간과 속도의 경제
4.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과 유통
1) 단순재생산 2) 확대재생산 3) 재생산표식과 균형의 문제 4) 재생산표식과 정치경제학 비판
5. 자본의 재생산과 현대 자본주의
1) 현대 자본주의에서 재생산과 균형 2) '위기'의 경제학, '위기'의 정치학

9장 이윤율의 논리와 자본주의
1. 이윤율과 평균화
1) 이윤율 평균화와 생산가격 2) 가치와 가격의 괴리 3) 가치와 가격의 '일치' 4) 평균화의 논리 5) 평균화와 정치경제학 비판
2. 지대론과 포획의 논리
1) 봉건적 지대와 자본주의적 지대 2) 차액지대와 절대지대 3) 지대론, 혹은 포획의 논리 4) 지대와 자연
3. 이윤율 저하 경향과 자본주의
1)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 2) 이윤율 저하를 상쇄하는 요인들 3) 이윤율 저하와 과잉자본 4) 자본주의의 한계

10장 자본주의의 외부

부록
자본을 읽는 데 도움이 될 책들
<자본> 원목차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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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진경 (지은이) 

전환기 한국사회의 토대를 분석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을 써서 24세에 이진경이라는 필명을 얻었다. 본명은 박태호.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논문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대한 공간 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식 공동체 ‘수유너머104’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근대성에 천착해 『철학과 굴뚝 청소부』를 썼고, 자본주의와 근대성의 변혁을 모색한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이진경의 필로시네마』... 더보기
최근작 : <철학의 모험>,<수학의 모험>,<감응의 유물론과 예술> … 총 90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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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의 <자본론>을 다시 읽으면서 정리해 놓은 책이어서 제목처럼 넘어섰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구매
이명 2014-10-2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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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을 넘어선 자본 새창으로 보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비평하는 식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이진경처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우리에게 해석해 줄 생각을 해보았는가. 당신들의 무기는 이론이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이진경의 무기는 진심이다. 그리고 나는 자주 이론보다는 다소 어긋나있더라도 진심을 말하는 자에게 귀를 기울이고 싶다.
Joule 2005-04-14 공감(8)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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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판 ‘자본을 읽자‘ 새창으로 보기
1.

{자본을 넘어선 자본}은 맑스가 고전정치경제학자들을 비판했던 방법을 차용하여 저자 이진경이 맑스를 비판하고자 하는 욕망의 소산이다. 나는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두 번을 읽었다. 내가 어떤 책을 재미있게 보게 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다. (1) 모르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고 이후의 공부방향을 일러줄 때 (음.. 그렇군), (2) 어렴풋이 생각하던 것을 명료하게 정리해줄 때 (아.. 이 시대의 훌륭한 두뇌라 할 수 있는 이진경도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3) 나의 다른 생각이 설득될 때, 혹은 완전 설득되지 않더라도 내가 믿어 의심치 않던 것을 균열시킬 때, 그 균열을 통해 이 대단한 저자에게 게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때 (뭐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단 말인가? 어디 한번 보자...), etc. 난 이 책을 보면서 이 셋 모두를 느꼈다. (1)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2). 이 책은 예전에 푸코와 폴라니를 읽으면서 맑스의 본원적 축적을 떠올렸을 때나, 아래에서 보겠지만 자본의 구절들을 읽으면서 그 외부를 생각했을 때를 상기시켜줬다. 그러나 (3). 다른 무엇보다 "기계가 잉여가치를 창출한다고?" 나는 고정자본이 그 마모분만큼 인간의 죽은 노동을 생산물에 이전시키는 것으로 배웠다. 어디 한번 물고늘어져 보자...

 

2. (2) {자본}의 외부

이론은 개념 및 범주들, 공리들, 그리고 그것들을 연결하고 하나의 場 안에 제각각의 위치를 부여하는 논리들을 통해 구성된다. 곧 이론은 그 자체로 역사적 실제가 아니다. 어떤 이론 속의 개념과 현실 세계 속의 대상 사이에 일대일 대응 관계를 상정하는 것은 유동적이며 우발성에 가득찬 역사사회적 현실을 도외시하고, 세계가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 완결된 형태를 관통하는 논리가 신에 필적하는 천재에 의해 간파됨으로써 진리가 양산된다고 가정하는 순진무구한 생각이다. 이론은 대상의 모든 측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제 측면의 중요도를 가늠하여 이론 내부의 계기로 포섭되는 현상과 무시되어 계속 이론 밖에 내버려지는 측면을 선별한다. 이것이 추상의 방법이다. 이 추상, 곧 취사선택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 위함이 아니라, 각 계기들 간의 연관을 드러내고자 함이며, 바로 이 연관을 드러내는 것이 이론적 설명이며, 필연성이란 오로지 이 이론적 설명 내에서만 의미를 갖는 것일 뿐, 세계 내에서 그 자체로 항상-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추상적인 범주나 이론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그것이 속해 있는 역사적 모태로부터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따라서 역사적 특정성을 지닌 어떤 실제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 구성된 이론은 자신이 자기가 이해하고자 하는 대상의 일부임을 겸허히 인정함으로써 시작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론과 역사는 별개이지만, 하나의 이론은 그 자신이 다루는 역사적 대상에 의해 범위가 제약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역사적 모태에 의해 구속된다.

 

<외부 1>

하나의 역사적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자본}에서 제시된 맑스의 이론적 설명(explanation)은 결코 역사적 기술(description)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 1권은 역사적 사실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공장감독관의 보고서에 그려져 있는 영국 공장들의 비참한 현실이나, 소위 본원적 축적을 다루는 마지막 부분에서 농민들이 어떻게 토지로부터 분리되었는지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담고 있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 맑스가 제시하고 있는 이론의 예증을 위해 쓰인 사례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증과 달리 '전제'로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들이 있다. 식민지 체제와 세계시장의 확장과 같은 역사적 사실들은 그 자신의 이론이 겨냥하고 있음과 동시에 발딛고 서있는 산업 자본주의가 출현할 수 있었던 일반적 조건으로서 전제(premise)로 도입된다. 전제란 무엇인가? 전제란 이론을 지탱하기 위해 도입되지만, 바로 그 이론 안에서는 분석되지 않는 것이다. 그 전제를 보증할 수 있는 것은 이론 바깥의 역사적 사실성 -  곧 실제로 일어났는가 - 일 뿐이다. 맑스는 식민지 체제와 세계시장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연한다. 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고... 추상적 모형인 이론은 이렇게 사실적 전제를 통해 그 외부와 자신과의 경계를 표시한다. 

 

<외부 2>

{자본}의 이론과 그 외부가 만나는 또 하나의 지점은 자본과 노동 간의 계급투쟁 역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노동일의 분할에 관한 설명에서이다. 노동일이 어떻게 필요노동시간과 잉여노동시간으로 분할되는가는 오직 역사적으로만 (곧 그 이론 바깥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두나예프스카야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맑스의 주장의 논리적 연속성이 파열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계급 간의 역관계는 맑스가 {자본}을 통해 펼치고 있는 연속추론(successive approximation) 외부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3. (3) 갸우뚱: 기계적 포섭? 기계적 잉여가치?

{자본을 넘어선 자본}의 미덕 중 하나는 저자가 {자본}의 이론적 설명을 다른 저작들에서 제시된 역사적 기술과 병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가치와 화폐'를 다루는 3장에서 저자는 화폐의 발생에 대한 {자본}의 이론적 설명, 곧 가치의 표현적 관계가 재현적 관계로 전화하는 과정과 더불어, 폴라니와 베버의 역사적 기술을 통해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와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가 서로 다른 기원을 갖지만 양자 모두 국가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이론과 역사 간의 '대질'이라는 발리바르 식 비판을 몸소 보여주고 있고,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의 뛰어남에 경탄했다. 이 방식은 다른 장들에서도 종종 드러난다. 이진경은 {자본}에 대해 말하지만, {자본}의 저 도저한 논리에 갇혀있지 않다.

 

이 방식은 '잉여가치와 계급투쟁'을 다루는 5장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노동의 기계적 포섭과 기계적 잉여가치의 생산에 관한 저자의 주장은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절대적 잉여가치와 상대적 잉여가치, 그리고 이 잉여가치를 가능케하는 노동의 형식적 포섭과 실질적 포섭에 대한 맑스의 개념화는 '관계적'이다. 곧 상대방을 전제하지 않고는 성립되지 않는 개념이다. 이 경우 '상대' 없이 '절대'는 사고되어질 수 없으며, '형식' 없이 '실질'은 사고되어질 수 없다. 그러나 맑스가 이 개념쌍들을 어떻게 구분하던가? 바로 대규모 공업의 출현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가능케 한 기술 혁신이다. 이제 자본가들은 단지 노동자들을 공장에 더 오래 매어두는 방법 외에도 잉여가치를 증가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더 빨리 돌아가는 기계를 들여온다거나, 노동자가 덜 필요한 기계를 들이거나 하면서, 이전에는 노동자 세 명이 생산했던 것을 한 명이 생산하게 만든다. 이진경은 기계적 잉여가치와 노동의 기계적 포섭을 설명하기 위해 맑스가 알 수 없었던 그 이후의 역사적 발전을 소개한다. 자동화와 정보화, 포스트포드주의, 이로 인해 변화된 생활양식, etc. 저자에 따르면, 이제 잉여가치는 고용된 임노동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기계가 되어버린 세계 내부의 활동 전반을 통해 생산된다. 포드주의 체제를 통해 획득되었던 맑스의 관계적 개념화들의 일반성은 이제 상실된다. 이진경은 노동의 기계적 포섭이라는 일종의 ultra-실질적 포섭을 상정하면서 맑스의 관계적 개념화를 무시하며, 기계가 잉여가치를 생산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그 개념들이 딛고 있는 지반들을 제거해버린다. 여기서 기계란 단순한 메타포가 아닌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만이 노동하고 인간만이 가치를 생산한다는 인간학적 관념이 기계와 인간, 기계와 생명의 경계가 점차 소멸하고 있는 현재 세계에서 점차 지지할 수 없는 허구적 관념임을 드러내"는 것이란다 (205쪽). 저자는 진정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점차 소멸하고 있다고, 소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어법처럼 그 소멸점은 "무한히 연기"되긴 하지만 존재하는 경향의 방향으로 존재한다는 것인가? 나는 자연도 노동과 더불어 가치의 생산과 증식에 참여한다는 주장까지는 수긍할 수 있지만, 죽은 노동이 응고된 기계가 가치를 생산한다는 말은 도통 받아들이기 힘들다. 여기서 기계란 무엇인가? 누군가에 의해 생산된 방추가 이제 자기 혼자서 가치를 또 생산한다고?? 그게 아니라면, 그 기계란 이미 기계처럼 되어버린 사회인가? 만약 그렇다면 또 이제 가치란 무엇인가? 또 노동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제 노동과 활동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 난관은 {자본}의 이론 내부에서 애초에 한 쌍으로 개념화된 개념쌍들을 고립적인 개념들로 분리시키고, 여기에 이후의 역사 전개에 따라 제3의 새로운 개념을 첨가함으로써 야기된 난관이다. 곧 관계가 제거된 개념들 간의 병렬로 바꿔 놓는 것이다. 다른 장들에서 제시된 역사적 기술들이 대체로 맑스의 문제설정에 충실하면서 {자본}의 이론적 설명들을 훌륭하게 보충하는 반면, 이 5장은 자본의 이론적 설명을 폐기처분한다. 그래.. 그럴 수 있다... 19세기 중후반 저작인 자본과 21세기 벽두의 우리의 거리는 한참 멀다. 그런데 그럴 바에야, 이진경이 차라리 맑스와 각을 더 제대로 세우고, 이제 이런 세상에 맑스의 가치론은 박물관으로 들어가라고 좀더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아.. 이 '뭐뭐하지 않을까?'라는 표현 이 책에 참 많이 나온다. 읽을 때마다 눈에 걸렸는데, 나도 그렇게 썼다. 그냥.. 톡 까놓고 말하자. '낫지 않았을까?'가 아니라 '낫다'라고... 그래야 맑스던 이진경이던 좀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4.

아무리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해도, 곧 읽고 있는 책에서 인용한 책까지 옆에다 놓고 줄쳐가면서 읽는다고 해도, 읽는 사람의 성의란 쓰는 사람의 성의에 비할 수 없다. 이 책은 결코 녹록한 입문서가 아니다. 저자만큼의 多讀을 독자들에게 기대하기란 무리이겠지만, 난 이 책에 대해 말할 수 있으려면 {자본}을 읽고 어느 정도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자본}을 통달했다고 말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 모르겠다. 아마 그 통달의 순간이란 내게 무한히 연기되는 어떠한 상상의 지점일 지도 - 이 책을 읽고 난 후 {자본}의 내용들을 다시 곱씹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마 다시 {자본}을 읽게 되는 어떤 날, 난 로스돌스키와 함께 이진경의 이 책을 옆에 두고 다시 읽을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으신 독자들... 저자 이진경 선생의 관점이 꼬우면.. {자본}에 도전하시라..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읽으면 1년 남짓이면 3권까지 일단은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때 당신은 지금 당신이 이 책을 읽고 하고 싶은 말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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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05-06-28 공감(6)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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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읽을만한 책~! 새창으로 보기
사회과학 서적도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나의 편견은 이 책을 보면서 여지 없이 깨졌다. 내가 받은 이 감동이 맑스에 기인한 것일까? 아니면 이진경씨에게 기인한 것일까? 그런건 별 상관없다. 중요한건 지금 내가 이 책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일테니.

이진경씨는 '맑스'와 '자본'을 재해석함으로써 맑스라는 불사조에 또하나의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물론, 이진경씨의 맑스 속에는 폴라니, 네그리, 푸코, 알튀세르 그리고 무엇보다 들뢰즈!!의 맑스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 물론 나 또한 이 책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들은 바 있고, 아울러 실제 내가 보기에도 다소 궤변처럼 보이는 논리도 있긴 했지만, 적어도 맑스를 지금, 여기에서 부활시키려는 그의 노력과 발상의 전환을 비난할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진경씨는 줄곧 '외부'를 이야기한다. 외부는 사물과 체계가 존재한다면 있을 수 밖에 없는 바로 그 '외부'이다. 그리고 그는, 맑스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의 외부를 사유하려 했던 학자였고, 그리고 그 외부를 사유하기 위해 '자본'을 썼다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자본을 리라이팅 즉, '다시 쓴다.'(물론 그 다시쓰는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자본'에 쓰여져 있다고 알고 있는 몇몇 '법칙'에 대한 설명을 누락시키는 우를 범하지도 않는다)

읽다보면 종종 정말 '반짝반짝 빛난다'는 느낌이 들 지경이었다. 정보화시대 그리고 세계화 시대 맑스는, 혹은 '자본'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에 대해 정말이지 감동적일 정도로 좋은 정보를 얻었고, 그의 사고 방식은 그만큼 내가 사유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준 것 같다. 물론 그의 작업이 이 책으로 '완성'된 것이라 보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 책에서 보여준 분석과 기획은, 나로하여금 이후 그의 행보를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말았다. 정말 강추~!! 나에게 있어 이 책은 정말 '올해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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率路 2006-10-26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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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은 ' 정치경제학 비판 '이라는 화두에서 출발한다.

왜 정치경제학비판인가? 정치경제학의 공리계인 노동가치설을 맑스는 인정하고 완성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그것의 모순을 드러내면서 극복을 해나간다고 한다.

결코 상품이 될 수 없는 노동이 상품이 되고 가치화시키는 것이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이라면  노동만이 가치를 창조한다는 말은 노동을 해방시키는 명제가 아닌 노동을 예속시키는 지양되어야 할 자본주의의 특수한 공리계임을 주장한다. 기계도 잉여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 기계적 잉여가치, 노동하지 않는 개인의 삶고 생활도 가치화시켜내고 ,자연도 가치화되면서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자연까지도 착취하고 상품화시키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충분히 공감이 되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이것과 연결되는 실천적인 함의가 정확히 해명이 되지 않으면 단순히 그럴 듯한 주장에 그칠 수도 있다. 자본주의하에서 노동의 담지자인 노동자 계급은 변혁의 주체로서 위치지워진다. 전통적인 맑스주의에서 이것을 뒷받침했던 공리는 바로 노동가치설이다. 즉 노동계급만이 가치를 창조하며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유일한 주인임을... 이러한 공리계를 해체시키면 자본에 대항해서 자본주의 세상을 전복시키는 주체는 누구여야 하는가? 네그리가 말하는 ' 다중 '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자본에 대한 비판.. 좋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떠한 실천이 자본을 전복시키고 이진경이 말하는 자본의 내부에 외부를 만드는 가 하는 것이다.

거시적인 담론을 지지하고 받쳐주는 세상을 전복시키는 아주 작은 실천적인 출발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모색은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가? 이제 이런 고민과 실천이 하나 하나 쌓여야 할 시점이 아닌가? 그리고 이러한 실천속에서 이러한 거시담론의 옳고 그름도 판가름 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세월의 누적과 실천의 누적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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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62by 2006-01-08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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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을 넘어선 자본] '자본' 관련 저서들 새창으로 보기 구매
자본을 넘어선 자본

- 맑스로 다시 돌아온 이진경의 역작, [자본을 넘어선 자본] 소개

 

80년대 학번들에게 익숙했던 논쟁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른바 '사구체' 논쟁. '사구체'는 '사회구성체'의 약자로 우리 사회의 구조 혹은 성격을 규정하기 위한 논쟁이었다지요. 가장 오른쪽 노선은 우리 사회를 '식민지봉건국가'로 규정하거나 이와 비슷하게는 '신식민지반봉건국가'로, 다른 한편에서는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국가'(일명 '신식국독자')로 규정하면서 세상을 개조하기 위한 각기 다른 시각과 프로그램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90년대 초반 학번인 우리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았던 개념들이었습니다. 물론, 학회 세미나 시간이나 술자리에서는 선배들로부터 '사구체'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선배들은 한결같이 오래된 이야기를 하듯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기는 이미 '사구체'보다는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보다 회자되던 시기였습니다. 
98년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오래된 책냄새와 함께 조용히 자리하고 있던 책을요.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이라는 제목의, 이전 '사구체' 논쟁을 본격적으로 촉발시켰다던, 한 시기를 풍미한 유명한 그 텍스트였습니다. 저는 [자본]Ⅱ권과 함께 학교 도서관 4층에 틀어박혀서 무협지 보듯 읽었습니다.

엥겔스에 의해 출판된 [자본]Ⅱ권의 저자는 주지하다시피 칼 맑스였고,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의 저자는 이진경이었습니다.
그 때문이었는지, 저의 뇌리에 [자본]Ⅱ권과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은 항상 공존했었는데요. 당시의 제가 보기에 이진경은 [자본]으로 대변되는 '사회과학방법론'을 우리 사회에 이론적으로 적용한 탁월한 이론가였습니다. 그로부터 약 5년간 그는 고전적 인식론에서 '탈주'하여 '근대성'을 화두로 '포스트모더니즘'의 골치아픈 영역에서 '사유'를 하였고, 질 들뢰즈니 펠릭스 가타리 등을 운운하는 이진경은 조금씩 저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그랬던 이진경이 2004년도에 [자본]을 들고 다시금 맑스로 돌아왔습니다.
그 책의 제목이 바로, [자본을 넘어선 자본]입니다.
오래 전 기억의 편린을 잡고 저는 바로 책을 구입했고, 이해를 했는지 아닌지도 잘 모른 채 소설책 보듯 읽었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요, 아마도 지금까지 제가 본 몇 안되는 [자본] '해설서' 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자본]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만.
단 한 가지, 독자인 제 입맛에 맞지 않은 점이 있다면,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고전적 [자본]의 '외부'를 사유하고자 하지 않았나 싶은 점, 이는 저자가 '탈주'의 습성으로 [자본]을 독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이 책 내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제 식대로 그냥 [자본]의 '해설서'로 읽고 말았으며, 나름 만족스런 책이었기에 강력 추천합니다.

아래, [자본] 관련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
 

1. [자본을 넘어선 자본], 이진경 지음, <그린비>, 2004.
: 저자는 자본주의 '이후'가 아닌, 현재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그 '외부'를 사유하고, 미래의 '공산주의'가 아닌, 현재의 '꼬뮤니즘'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념을 떠나서 고전으로서의 [자본]의 내용이 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2. [자본]Ⅰ,Ⅱ, 칼 맑스 지음, 김수행 번역, <비봉출판사>

: [자본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원어 그대로 번역하면 [자본]이 맞다고 하더군요. [자본]Ⅰ권은 상권과 하권을 가지고 있는데, [자본]Ⅱ권은 학교도서관에서 읽으면서 요약했던 노트 형태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번역본과 비교할 정도로 제가 똑똑하지 못하기 때문에 김수행 교수가 번역을 잘 하셨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Ⅲ권은 어려워서 읽을 엄두를 못내고 포기했습니다.
 

3. [디지털시대 다시 읽는 자본론], 가와카미 노리미치 지음, 최종민 옮김, <당대>, 2000.

: 상품, 가치와 가격, 화폐 등 [자본]1권에서 분석한 개념들을 중심으로 현재적인 해석을 가한 책

 

4. [두 경제학의 이야기], 이정전 지음, <한길사>, 1998.

: 주류 경제학과 맑스의 '정치경제학'을 비교한 책인데요, 다분히 이론적인 텍스트이오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5. [자본론을 읽는다], 루이 알뛰세 지음, 김진엽 옮김, <두레>, 1991.

: 군에서 제대하고 나서 아마도 처음 읽은 사회과학서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본]을 원전으로 읽어야 한다고 결심하게 한 책이지요. [자본]을 나름 정치경제학 텍스트나 경제학 텍스트가 아닌 '철학'적 텍스트로 독해하게끔 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즉, 자본주의를 실재적 대상이 아닌 지식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계급투쟁의 이론적 무기로서 철학적 사유를 결합시킨 알뛰세의 시도. 역시 쉽지않은 책입니다. 

 

6. 짜골로프 감수 [정치경제학 교과서] 제Ⅰ권 2분책, 짜골로프 외 지음, 윤소영 편역, <새길>, 1990. 

: 구 소련에서 편찬한 정치경제학 교과서인데, 사회주의 이전의 생산양식들 중 자본주의체제에 대해 연구, 분석했다는 책입니다. 제가 대학 2학년때인가, 이른바 '사구체' 논쟁의 부스러기 같은 연속선 상에서 우리 사회를 '신식국독자' 체제로 규정했던 선배들로부터 추천받아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자본]의 내용을 소비에뜨식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참고서적이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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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rice1007 2007-07-21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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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전자책] 불교를 철학하다 - 21세기 불교를 위한 하나의 초상 epub 이진경

알라딘: [전자책] 불교를 철학하다

[eBook] 불교를 철학하다 - 21세기 불교를 위한 하나의 초상  epub 
이진경 (지은이)휴(休)2016-12-19 

전자책정가
9,600원

종이책 페이지수 356쪽,

책소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이 그간 공부했던 과학, 철학, 예술 등이 불교적 사유의 흐름 속에서 섞이고 변성된 것들로, 자신도 모르게 밀려들어갔던 심연 속에서 보고 생각한 것들을 촘촘하게 담아낸 책이다. 현대철학으로서의 불교, 즉 불교의 개념을 현대로 가져와 우리 삶 속에 투영해보고 융합해봄으로써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불교로의 재탄생을 이야기했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25가지 개념을 다루는 방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무언가에 섞여 들어가며 스스로 바뀌어간 ‘불교의 초상’에 더 가까울 것이다. 연기, 무상, 인과, 무아, 보시, 중생, 분별, 중도, 공, 윤회, 자비, 마음, 식, 십이연기(무명/행/식/명색/육처/촉/수/애/취/유/생/노사)에 대한 이치와 지혜를 설명하면서 ‘21세기’라고 명명되는 이 시대의 연기적 조건에 부합하는 또 하나의 불교로,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의 방향을 조명한다.
목차
제1장 나의 본성은 내 이웃이 결정한다
연기: 외부에 의한 사유

1. 형이상학이여, 안녕
2. 당신의 본성은 당신의 이웃이 결정한다
3. ‘자업자득’의 업력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제2장 세상에 똑같은 두 장의 나뭇잎은 없다. 하지만…
무상: 차이의 철학과 필연적 무지

1. 잎이 질 때 드러나는 본체
2. 환(幻), 필연적 무지
3. 집단적 환상과 무상의 정치학

제3장 나비의 날개를 타고 끼어드는 것
인과: 분석적 인과성과 연기적 인과성

1. 인과를 모르면 여우가 된다
2. 나비효과, 혹은 차이의 반복
3. 연기적 인과성, 연기적 합리성

제4장 내가 죽는 곳에서 만인이 태어나느니…
무아: 비인칭적 죽음과 부모 이전의 ‘나’

1. 카게무샤의 눈물
2. 자아가 강하면 빨리 늙는다
3. 수정란도 되기 전의 나

제5장 존재 자체가 선물이 될 수 있다면
보시: 불가능한 선물과 절대적 선물

1. 소모적 장식과 선물
2. 무주상보시, 혹은 절대적 선물
3. 부처의 선물, 보살의 선물

제6장 모든 개체는 공동체다
중생: 공동체의 존재론과 중생

1. 모든 개체는 중생이다
2. 모든 중생은 공동체다
3. 중생은 부처인데, 왜 부처가 되어야 하는가

제7장 부처는 똥이고, 소음은 음악이다
분별: 척도의 권력과 타자성

1. 분별, 선택 이전의 선택
2. ‘옳은 것’의 힘
3. ‘초험적 경험’, 혹은 분별을 넘어선 분별

제8장 극단보다 더 먼 ‘한가운데’
중도: 중도의 존재론, 파격의 논리학

1. 있으면서 없는 것
2. 중도와 중용의 차이
3. 파격의 논리학

제9장 사물의 구원, 혹은 쓸모없는 것들의 존재론
공: 존재의 사유와 순수 잠재성

1. 연기적 조건 ‘이전’의 존재
2. 불생불멸의 잠재성
3. 존재는 왜 보이지 않는가

제10장 죽음의 불가능성이 왜 고통이 되는가
윤회: 영원회귀와 니힐리즘

1. 영생의 고통이라니
2. 고통의 피안에서 차안의 해탈로
3. 노바디(nobody)의 윤회

제11장 연민의 윤리에서 우주적 우정으로
자비: 타자의 윤리학과 존재론적 우정

1. 가까운 자가 아니라 멀리 있는 자를 사랑하라
2. 연민 없이 사랑하라
3. 미움 없이 미워하라

제12장 자유의지 없는 세상에서의 자유
마음: 마음의 물리학과 능력의 윤리학

1. 내 마음도 내 마음이 아니다
2. 어떤 마음이 내 마음을 만드는가
3. 행을 닦을 때, 우리는 무엇을 닦는 것일까

제13장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영혼을 갖고 있다
식: 분자적 인식론과 식의 존재론

1. 눈 없이 보고, 코 없이 냄새 맡는 것들
2. 분자들의 지각, 세포들의 인식
3. 신체는 식을 만들고, 식은 신체를 만든다

제14장 무지 이전의 무명에서 생멸 이전의 ‘존재’로
십이연기: 무명의 카오스와 무지의 코스모스

1. 십이연기를 지금 다시 묻다
2. 무명(無明): 무한속도로 변하는 세계를 어찌할 것인가
3. 행(行): 태초에 행동이 있었으니라
4. 식(識): 동물 이전의 인식능력
5. 명색(名色): 안팎의 식별이 ‘나’를 만들고
6. 육처(六處): 이유 있는 허구의 여섯 시종들
7. 촉(觸): 있어도 만나지 못하면 없는 것이니
8. 수(受): 기쁨과 슬픔의 자연학
9. 애(愛): 분별심은 왜 지혜 아닌 무지로 인도하는가
10. 취(取): 가지려는 마음의 수동성
11. 유(有)/생(生): 생성보다 존재가 선행한다는 믿음이라니
12. 노사(老死): 고통과 두려움이 그려낸 생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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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불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방법은 많지만, 무엇보다 명확하고 뚜렷한 방법은 '연기'라는 말로 요약하는 것이다.
P. 18
‘연기적 사유’는 이 모든 형이상학적 사유와 결별한다. 무상함의 저편을 찾는 게 아니라, 무상함을 보는 것이 지혜임을 설하고, 어떤 조건에도 변하지 않는 본성이나 실체 같은 건 없음을 가르친다. 심지어 하나의 동일한 사물이나 사실조차 조건이 달라지면 그 본성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가변적 세계의 저편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 방법을 찾으라고 말한다. 아주 달라 보이는 것에서도 ‘동일한 것’을 찾는 ‘동일성의 사유’와 반대로, 아주 비슷한 것에서도 ‘차이’를 보는 ‘차이의 사유’라고 할 것이다. _p.18  접기
P. 43-44
불교의 가르침을 꼽을 때 가장 먼저 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제행무상이 바로 본체고, 그것 이외의 본체는 따로 없다는 것이다. 세상의 도를 깨친다는 것은 바로 이 무상을 통찰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무상함을 아는 것뿐 아니라, 무상 속에서 모든 것을 보고, 자신이 만나는 모든 것을 무상함 속에서 대하는 것이다.
무상이란 무엇인가? 아니, 상(常)이란 무엇인가? 항상 그대로인 것, 항상 동일하게 있는 것이다. 조건이 달라져도 그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상을, 불변의 실체를 추구한다 함은 변화 속에서도 동일성을 유지하는 걸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상이란, 그런 동일성이 없음이고, 그런 동일성에 반하는 것만이 있음을 뜻한다. 동일성에 반하는 것은 ‘차이’다. 무상을 본다 함은 동일해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이 달라져가고 있음을 봄이다. 항상된 것을 찾음이 달라 보이는 것마저 ‘동일화’하려 함이라면, 무상을 본다 함은 동일해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이 ‘차이화’하고 있음을 봄이다. 동일성이 없다 함은 오직 차이만이, ‘차이화하는 차이’만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상의 통찰은 곧바로 ‘차이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_p.43-44  접기
P. 87-88
자아란 언제 어떻게 형성된 것이든 단단해지는 순간 나를 가두는 벽이 된다. 무아란 그런 벽을 반복하여 깨고 지금의 ‘나’를 반복하여 넘어설 것을 말하는 것이다. 무아란 지금의 내가 죽고 다른 ‘나’가 태어나는 사건이며, 그런 사건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끝없는 변이의 과정을 기꺼이 수긍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나를 넘어서려고 선택하는 것 역시 ‘나’의 선택인 한, 내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건 나의 죽음이 아니라 확장에 불과한 거 아닌가?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내게 다가오는 삶은 대부분의 경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온다. 나의 죽음을 동반하는 나의 선택이란 ‘외부’라고 불러 마땅한 그 뜻하지 않은 것과 내가 만나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뜻하지 않은 것이 내 안으로 밀려들어옴을 수긍하는 것이다. _p.87-88  접기
P. 108
먼지를 포함하여, 모든 것의 존재는 시방삼세 존재자들의 연쇄가 준 선물이다. 준다는 생각 없이 준 선물이다. 그렇기에 무주상보시는 어딘가 특별히 따로 있기 이전에, 우리의 삶 속에 항상 있는 것이다. 나의 존재가 기대어 있는 것, ‘연기적 조건’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내게 존재를 선물하는 것이다. 그러니 연기에 대한 깨달음이란 자신의 존재가, 매순간 자신의 삶이 이 우주적 연쇄의 존재자가 주는 선물임을 깨닫는 것이다. 따라서 연기법을 깨달은 사람이 부처라면, 부처란 매순간의 존재와 삶이 거대한 우주적 스케일의 선물임을 알고 받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_p.108  접기
P. 165
중도는 유무를 떠나는 것뿐 아니라, 진위를 떠나고, 선악을 떠나고, 남과 여, 적과 친구 같은 모든 이항대립을 떠나는 것이다. 어디서나 이항적인 양극단을 떠나라는 가르침이다. 그런 점에서 중도는 어떤 문제나 사태에 적용되고 관철되어야 할 ‘사유의 방법’에 가깝다. 즉 사태나 문장을 명료하고 뚜렷하게 하여 진위를 정확하게 판단하려는 서구의 논리학적 사유방법과 반대로 양극단이 서로 섞이거나 중첩되기도 하고, 하나가 반대의 것으로 전변되는 아주 다른 종류의 ‘논리학’이다. 극단의 중간이 아니라, 극단을 넘나들며 해체하는 횡단의 사고다. _p.165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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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진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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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한국사회의 토대를 분석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을 써서 24세에 이진경이라는 필명을 얻었다. 본명은 박태호.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논문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대한 공간 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식 공동체 ‘수유너머104’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근대성에 천착해 『철학과 굴뚝 청소부』를 썼고, 자본주의와 근대성의 변혁을 모색한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이진경의 필로시네마』를 썼다. 푸코, 들뢰즈, 가타리의 철학과 함께 자본주의의 외부에서 삶의 탈주를 꿈꾸며 『노마디즘』, 『철학의 외부』, 『역사의 공간』,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등 30여 권의 책을 냈다. 접기
최근작 : <철학의 모험>,<수학의 모험>,<감응의 유물론과 예술> … 총 90종 (모두보기)
SNS : //twitter.com/solaris00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 불교를 말하다!

현대의 과학, 철학, 예술은 물론 우리 사회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에 의해 침윤되고 혼합된 불교의 모습을 찾아서

21세기 불교를 위한 하나의 초상

불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방법은 많다. 그중에서 무엇보다 명확하고 뚜렷한 방법은 ‘연기’라는 말로 요약하는 것이다. 즉 연기가 불교의 요체고, 석가모니가 자신의 깨달음을 펼치기 위해 선택한 첫 번째 개념이다. 연기(緣起)란 무엇인가? 연(緣)하여 일어남(起)이다. 연한다는 것은, 어떤 조건에 기대어 있음이다. 따라서 연기란 어떤 조건에 연하여 일어남이고, 어떤 조건에 기대어 존재함이다. 반대로 그 조건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음, 혹은 사라짐이다. 《중아함경》에 있는 유명한 문구가 그것을 요약해준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나면 저것이 생겨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으며,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
이처럼 불교의 오랜 역사가 언제나 자신이 처한 연기적 조건 속에서 과거의 자신과 대결하며 스스로를 갱신해온 것임을 안다면, 현대의 과학, 철학, 예술은 물론 우리 사회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에 의해 침윤되고 혼합된 불교의 모습을 ‘순수한 불교’를 준거로 비난하는 것처럼 거리가 먼 것은 없을 것이다.

신간 《불교를 철학하다》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이 그간 공부했던 과학, 철학, 예술 등이 불교적 사유의 흐름 속에서 섞이고 변성된 것들로, 자신도 모르게 밀려들어갔던 심연 속에서 보고 생각한 것들을 촘촘하게 담아낸 책이다. 현대철학으로서의 불교, 즉 불교의 개념을 현대로 가져와 우리 삶 속에 투영해보고 융합해봄으로써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불교로의 재탄생을 이야기했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25가지 개념을 다루는 방식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무언가에 섞여 들어가며 스스로 바뀌어간 ‘불교의 초상’에 더 가까울 것이다. 연기, 무상, 인과, 무아, 보시, 중생, 분별, 중도, 공, 윤회, 자비, 마음, 식, 십이연기(무명/행/식/명색/육처/촉/수/애/취/유/생/노사)에 대한 이치와 지혜를 설명하면서 ‘21세기’라고 명명되는 이 시대의 연기적 조건에 부합하는 또 하나의 불교로,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의 방향을 조명한다.
인터넷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곳이 연결되고, 기계와 인간이 섞이고 합체되며, 생명체가 복제되고 매매되는 시대에 어떤 현대철학보다 더 현대적인 철학으로, 어떤 윤리보다 더 현대적인 삶의 방법으로서 불교가 재탄생되어야 한다는 한 현대철학자의 경계를 허무는 관점과 폭넓은 사유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세속을 벗어난 수행과 고된 깨달음의 여정을 뛰어넘어 좀 더 행복하고 충만하게 우리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깨달음의 실천적 요체로서 다가온다.

‘무아’의 철학,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다

그런데 왜 현대철학자가 ‘불교’를 이야기할까? 또 그에게 불교란 어떤 의미일까? 철학자 이진경에게 ‘불교’는 아주 가까이 있어도 멀리 떨어진 종교였고, 아득한 먼 곳에서 가끔씩 보내는 철학적 눈짓에 불과했다. 한 번도 절에 가본 적이 없었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철학적 향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찾아서 읽어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으니까. 그러다 우연히 성철 스님의 법어집 《자기를 바로 봅시다》를 접한 후 《벽암록》의 심오함과 유머러스함, 고준함에 ‘매혹’되었고, 가까운 이들과의 갈등에서 시작된 당혹스런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아상’에 대해, 그 아상이 만드는 세계의 일방성에 대해 눈을 돌리게 되었다. 내 기준에 따라 세상사를 분별하며 내 맘에 들지 않는 얘기는 싫다고 쳐내고 맘에 드는 얘기만 기대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를 계기로 점차 ‘무아’를 설하는 철학(4장 참고)에 빨려 들어갔고, 세상을 향해 분별하고 재단하던 시선을 비로소 내 자신을 보는 데 내 자신이 만든 세상의 협소함을 보는 데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전에 읽고 생각하고 행하던 모든 것, 가령 ‘차이의 철학’이니 ‘공동체’니 하는 것들이 ‘무아’의 철학 없이는 공허한 것이 될 것임을 직감했고, 그 직관 속에서 그것들 또한 변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운명의 지침들이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불교, 또 하나의 현대철학,
25가지 불교 개념으로 삶을 사유하다

이 책은 뛰어난 균형감각으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이 ‘불교’에 매혹되고 예고 없이 맞닥뜨린 삶의 심연 속에서 보고 생각하게 된 것들, 불교가 신체와 영혼에 스며들어 만들어낸 사유의 단면을 섬세하면서도 통찰력 넘치는 문장으로 보여준다.

■ 연기: 외부에 의한 사유
‘연기적 사유’는 무상함을 보는 것이 지혜임을 설하고, 어떤 조건에도 변하지 않는 본성이나 실체 같은 건 없음을 가르친다. 저자는 이러한 ‘연기’를 이야기하며 세르반테스와 메나르의 《돈키호테》가 똑같은 글이지만 시대와 조건에 따라 다른 문체와 의미를 갖는다는 것, 바이올린 역시 특정한 조건 속에서만 악기가 된다는 것, 흑인이 노예가 되었던 것은 백인과의 끔직한 만남에 기인한다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좋은 본성을 가지려면 좋은 이웃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웃이란 밖에서 오는 것, 즉 바이올린이나 흑인의 본성은 그것의 내부에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연기적 사유는 어떤 것의 본성을 그 외부에 의해 포착하는 ‘외부성의 사유’다.

■ 무상: 차이의 철학과 필연적 무지
무상을 본다 함은 동일해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이 ‘차이화’하고 있음을 봄이다. 우리는 동일한 신체를 갖고 있다고 믿지만, 우리의 세포들은 생명하며 바뀌어가고 있다. 나뭇잎 또한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스스로와도 끊임없이 달라지는 무상한 ‘차이화’ 과정 속에 있다. 가령 ‘남성’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남성’이라고 동일하게 말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차이가 숨어 있다. 힘 좋은 남성, 눈물이 많은 남성, 남성을 좋아하는 남성 등. 남성적 정체성을 가르치고 강요하는 동일성의 사유는 이 모든 차이가 최소화되고 사라지도록 억누르는 반면, 무상과 차이를 본다는 것은 ‘남성’이란 동일성 안에서 수많은 차이가 숨어 있음을 보고, 그것들에 따라 동일한 것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는 것이다. 차이의 철학은 그런 차이화에 대해 억지로 막지 않고 열어둘 것을 요구한다.

■ 인과: 분석적 인과성과 연기적 인과성
분석적 인과성은 수학적 공식으로 정확하게 표시되는 보편적 인과법칙을 찾는 것이라면, 연기적 인과성은 초기 조건의 차이에 따라 인과의 작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북경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한다고 언제나 캘리포니아에 폭풍이 부는 건 아니고, 사회주의 사회라고 반드시 셀프서비스가 없어야 하는 건 아닌 것처럼.

■ 무아: 비인칭적 죽음과 부모 이전의 ‘나’
무아란 ‘본래의 자아’나 ‘불변의 자아’ 혹은 ‘참된 나’나 ‘진정한 나’ 같은 건 없음을 뜻한다. 자아란 언제 어떻게 형성된 것이든 단단해지는 순간 나를 가두는 벽이 된다. 무아란 그런 벽을 반복하여 깨고 지금의 ‘나’를 반복하여 넘어설 것을 말하는 것이다. 무아란 지금의 내가 죽고 다른 ‘나’가 태어나는 사건이며, 그런 사건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죽음을 불랑쇼는 ‘비인칭적 죽음(비인격적 죽음)’이라고 명명했고, 누군가 죽으며 비워진 자리에서 ‘누군가’ 다른 이가 탄생하는데 이를 ‘비인칭적 탄생’이라고 했다. 우리의 삶은 그런 비인칭적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는 것이다. 삶이란 그런 사건의 영원한 반복임을, 기쁜 긍정의 정신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아란 능력의 최대치를 뜻하는 잠재성을 향해 우리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고, 자아 형성 이전의 아기가 가진 잠재적 능력을 통해 다른 ‘나’들로 바꾸어가는 것이다.

■ 보시: 불가능한 선물과 절대적 선물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란 주었다는 생각 없이 주는 것, 그런 만큼 받으려는 마음도 동반하지 않고, 그렇기에 받은 이에게 어떤 채무감도 부과하지 않는 것, 따라서 교환으로 이어질 이유가 없는 증여, 이것이 절대적인 증여고 그렇게 주어지는 것이 ‘절대적 선물’이다. 선물인 줄도 모르는 채 주고받는 선물, 있을 수 없는 선물이란 점에서 ‘불가능한 선물’이라고 하였다. 저자는 ‘무외시(無畏施)’처럼 존재 그 자체로 선물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편안함이든 긴장감이든 자신에게 어떤 도움으로 다가왔다면, 그것이야말로 절대적 선물이고 무주상보시일 것이라고 말한다.

■ 중생: 공동체의 존재론과 중생
중생이란 수많은 것이 하나의 ‘무리(衆)’를 이루어 살아가는(生) 개체이고, 그 자체로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는 개체다. 무리지어-살아가는 중생은 모두 그 자체로 공동체다. 개개의 인간이나 동식물만 중생이요 공동체인 게 아니라, 내 몸도, 심장이나 허파, 세포도 모두 중생인 동시에 공동체고,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가족이나 마을도 중생이요 공동체다. 중생은 공동의 삶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입이나 호오 분별에서 벗어나 몸이나 지구의 고통에 눈을 돌리고, 그것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통찰해야 한다. 좋은 삶을 위해선 지혜(인연으로 다가오는 것을 오는 대로 긍정하고 그것과 기쁘게 공생하는 법을 아는 것)가 필요하지만, 선악호오의 분별을 떠날 때에만 지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 분별: 척도의 권력과 타자성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옳은 것과 잘못된 것과 같은 이차적 관념이 덧붙여진 구별이나 판단, 인식을 분별이라 한다. 분별은 모두 ‘나’의 기준을 척도로 행해진다. 내가 옳다고 믿는 대로 남들도 행해야 한다는 암묵적 가정이 분별의 행위 속에 숨어서 작동한다. 그 척도를 내려놓지 않으면 남의 처지가 보이지 않고, 남의 생각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에 분별심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타자성’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여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20세기 현대예술의 역사는 분별심에 대한 투쟁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카소, 뒤샹, 장뒤페를 비롯하여 현대음악가 루이지 루솔로 역시 관념과 척도를 깨버리자 어떤 것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 중도: 중도의 존재론, 파격의 논리학
중도란 진위와 선악 같은 양자의 ‘중간’에 서는 것이 아니라, 양자를 떠나서 사태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길이다. 사태나 문장을 명료하고 뚜렷하게 하여 진위를 정확하게 판단하려는 서구의 논리학적 사유방법과 반대로 양극단이 서로 섞이거나 중첩되기도 하고 극단을 넘나들며 해체하는 횡단의 사고다. 눈 안에 들어선 격자, 사유를 직조하는 ‘이치’를 파괴하여 틀을 벗어나서 사유하게 하는 ‘파격의 논리학’이다.

■ 공: 존재의 사유와 순수 잠재성
공은 어떤 규정성이나 본성이 없기에 연기적 조건에 따라 그 조건이 규정하는 규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알도 될 수 있고, 식재료도 될 수 있고, 남을 괴롭힐 무언가가 될 수도 있고, 실험재료도 될 수 있고…. 규정성은 없지만 수많은 규정 가능성을 갖는 상태가 바로 공이다. 공성을 본다는 것은 용도의 규정 속에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런 규정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잠재성을 보는 것이다. 사물의 공성을 보는 것, 고기의 규정성에서 벗어나 소나 돼지의 잠재성을 보는 것, ‘흑인’이란 규정에서 벗어나 어떤 한 사람의 잠재성을 보는 것. 그러나 더 중요한 진실은 그런 ‘구원’의 행위를 통해 사물이나 사람과 새로운 관계에 들어가는 구원하는 자가 자신이란 사실이다.

■ 윤회: 영원회귀와 니힐리즘
윤회하는 수많은 생의 긍정은 수많은 생을 반복하여 사는 힘의 긍정이다. 이것은 그때마다 주어진 삶의 조건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살아내는 힘을 긍정한다는 점에서 니체가 말하는 영원회귀의 사상과 매우 가깝다. 극락이든 구원이든 현세를 떠나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현세적 삶 안에 있으며, 그 삶을 긍정적으로 사는 것임을 말한다. 윤회하는 삶은 ‘나’라는 실체가 없을 때만 가능하다. 어떤 누구도 될 수 있는 ‘아무도 아닌 자’, 그것만이 윤회하는 것이다. 그 ‘아무도 아닌 자’는 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절대적 가변성을 갖는 어떤 능력을 뜻하는 것이다. 절대적 가변성을 갖는 이 능력을 ‘무아’라고 한다면, 윤회란 그때마다의 연기적 조건에 따라 수많은 존재자가 될 수 있는 이 잠재적 능력이 펼쳐지는 장이 될 것이다. 이 능력을 ‘생명’이라고 부른다면, 윤회란 니체의 말처럼 영원한 시간을 반복하여 되돌아오는 어떤 동일한 힘이 그때마다 다른 양상들로 펼쳐지는 장이 될 것이다.

■ 자비: 타자의 윤리학과 존재론적 우정
자비란 우정과 공감이라는, 우리 중생들이 고통에 찬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버티게 해주는 두 가지 관계를 집약한 개념이다. 남에게 기쁨을 주려는 마음과 남에게 고통과 슬픔을 덜어주려는 마음을 뜻한다. 프랑스 철학자 레비나스는 가까이 있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고통받는 불쌍한 ‘타자(과부, 고아, 빈민 등)’를 향한 연민에 대해 설한 반면, 달라이 라마는 인간이 아닌 것을 포함하는 ‘모든 중생이 나와 마찬가지로 기쁨을 얻고자 하고 고통을 피하고자 함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평등한 자비심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는 연민의 감정이 아니라 중생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강조되어 있다. 중생은 불쌍하고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부처’가 될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모든 중생은 잠재적 부처라는 점에서 평등하지만, 현행의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조건에 따라 다른 지위와 규정을 갖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현행화된 세간에서는 조건에 따라 많고 적음, 멀고 가까움, 높고 낮음이 교차하며 자비행이 행해지게 마련이다.

■ 마음: 마음의 물리학과 능력의 윤리학
일체유심조의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니라 내게 다가와 나를 둘러싼 것들에 속한 마음이다. 마음은 모두 무언가를 만들어낼 능력을 갖는다. 그것은 어떤 조건에서, 어떤 마음들의 연쇄에 의해 만들어졌는가에 따라 다른 산출능력을 갖는다. 흑인을 노예로 삼으려는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 흑인의 마음과 자유인으로 대하려는 마음에 상대하는 흑인의 마음은 같을 수 없다. 유전자조차 그러하다. 우리가 흔히 마음이라고 부르는 나의 마음, 너의 마음은 모두 35억 년간 생명의 역사라고 불리는 연기적 조건이 기억되고 집적된 것이며, 그런 외부적 조건이 내부화된 것이다. 나에게 작용하는 모든 마음이 응집되어 내부화된 것이다.

■ 식: 분자적 인식론과 식의 존재론
식의 개념은 육근(눈, 귀, 코, 혀, 몸, 의식) 각각의 인식능력이나 그것이 얻은 식의 독자성을 사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서 인식의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해준다. 나아가 인간 아닌 생명체의 ‘인식능력’이나 그것으로 얻은 ‘식’에 대해 사유할 수 있게 해준다. 세포의 핵 안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아니 핵산들의 식의 작용은 세포별로 고유한 단백질을 만든다. 분자적 식의 작용으로 인해 생명체의 신체는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생명체라는 존재방식은 물론 그 존재 자체가 유전자나 그 이하 수준에서 진행되는 식의 작용의 산물인 것이다. 따라서 식의 작용은 단지 인식론의 영역뿐 아니라 ‘존재론’의 영역에도 속한다. 존재하는 것들의 존재이유나 존재양상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시적 식의 작용은 생명체의 존재를 특정한 양상으로 구성하고, 그 존재를 지속하게 하는 가장 일차적인 성분인 것이다. 분자적 식의 개념을 통해 이제 우리는 미시적 식의 존재론에 도달하게 된다.

■ 십이연기: 무명의 카오스와 무지의 코스모스
십이연기(무명/행/식/명색/육처/촉/수/애/취/유/생/노사)는 생과 사, 늙음 등 열두 개 사태들의 연관을 연기법에 의해 포착하여 설명한 것이다.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가장 근본적인 고통인 ‘늙고 죽음(老死)’은 ‘태어남(生)’을 조건으로 하여 존재하며, 태어남은 ‘있음(有)’을 조건으로 하여 존재한다. 있음은 ‘집착/취착(取)’을 조건으로 하여 존재하고, 집착은 ‘애착(愛)’을 조건으로 하여 존재하며, 애착은 쾌감이나 불쾌감 같은 ‘감각작용(感受, 受)’을 조건으로 하여 존재한다. 감각작용은 감각기관과 외부의 만남 내지 ‘접촉(觸)’ 없이는 있을 수 없으니 접촉을 조건으로 하고, 그런 접촉은 눈과 귀, 코 등 여섯 개의 ‘감각기관(六入, 六處)’을 조건으로 하여 가능하게 된다. 이런 육처는 사물(色)을 구별하고 그것을 파악하는(~라고 명명하는) 작용(名色)을 조건으로 하여 존재하고, 명색은 분별능력이나 분별작용(識)을 조건으로 가능하게 된다. 분별작용은 필경 살기 위해 발동되는 충동이나 의지, 그에 따른 행동(行) 때문에 발생한다. 그런 행동이나 의지는 세상이 무언지 알지 못하는 조건 위에서, 즉 무명(無明)을 조건으로 하여 발생한다.
이 개념들을 세심하게 따져보면 수많은 의문을 야기한다. 이는 ‘십이연기’의 가르침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명한 연쇄가 아니며, 사용된 개념들 또한 상식이나 통념과 같지 않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십이연기를 우리가 처한 지적·존재적 조건에서 사유를 이끌어낸다. 상투적 ‘지식’이 아니라 우리 삶을 깊이 통찰하는 지혜의 단서로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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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요체는 연기(緣起)이다. 불변하는 영원한 존재는 없으니 무상함의 사유가 바로 지혜이다. 연기에 바탕하여 이시대 불교를 현대적인 철학과 윤리로 접근하고 재탄생시키려는 새로운 융합의 철학적 사유가 탁월하다. 현실의 굴뚝청소에서 내면의 청소로 이어지는 저자의 지적 편력이 돋보인다.  구매
현정 2017-03-12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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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교수는 불교전공자는 아니지만 어설픈 ‘불교주의자‘들에 비해 훨씬 더 불교의 본령에 육박하고 있다.전공이 아니고 기고가 무슨 문제란 말인가.불교 자체가 그런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싸워온 지난한 자기 갱신의 역사이거늘.다만 이 책의 관점을 절대화하지 말자.그 또한 아상일 테니.  구매
흰바람벽 2017-10-25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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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 입각한 책보다 불교를 더 잘 이해하게 해주는 책.  구매
heru25 2019-10-09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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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혁명성을 한껏 드러낸 책. 종교와 철학과 과학의 ‘통섭‘을 보여준다. 불교가 지니는 현대성과 창조성을 이렇게 매력적으로 드러내긴 어려울 듯.  구매
박하향 2017-01-17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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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들뢰즈에 대해 많이 공부해서 그런지 들뢰즈로 불교 철학하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들뢰즈와 관련된 용어들이 많이 보였지만 잘 읽히고 괜찮았다  구매
koziro 2016-12-08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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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흐리는 종교 새창으로 보기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제언에서 유발하라리가 말한 것처럼 종교는 인간 공동체가 만들어낸 강력한 하나의 허구로써 인간의 적응도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해왔다.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수 있게 해주었고, 현세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그리고 삶의 목표를 제시하며 도덕적 인간공동체를 만들어주었고, 신에 대한 공동의 믿음으로 강한 결속력을 부여했다. 종교는 필요로써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와 우주를 설명해주기도 하였는데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재에 이르러선 이런 종교의 설명은 불합리한 측면이 많아졌고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는 부분도 사실이다. 때문에 몇몇 종교는 애써 현대과학의 성과에 대응하는 변명거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나 그런 논란에서 비켜나있는 종교도 있다.

 세계 3대 종교인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중 현대과학의 설명과 많은 부분에서 합치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불교다. 책은 그런 불교의 현대성과 미래성을 과시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부처와 과학기계장치가 결합된 파격적 모습을 표지로 선정했다. 그리고 책의 저자역시 불교의 여러 철학을 설명하며 현대 과학과 이를 결부시키기도 한다.

 불교에서 시작은 공이다. 우주와 세계는 공이다. 텅비었다는 뜻인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양자역학에 의해 입자는 언제든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어 완벽한 진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공에서 말하는 무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사실 무언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수많은 규정가능성을 갖는 무규정성이 된다. 때문에 불교에서 말하는 공은 모든 가변성의 바탕이고 근거가 된다.

 이런 공에서 연기가 시작된다. 무언가는 스스로 독립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과 관련하여 생겨난다. 따라서 연기는 연하여 일어난단 뜻으로 어떤 조건에 의하여 일어나고 어떤 조건에 기대에 존재함을 말한다. 즉, 인간이든 사물이든 절대불변의 본성 같은 것은 없으며 특정한 관계에 따라 다른 본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입자는 관찰자의 영향을 받으며 이로 인해 입자의 위치와 속도 두가지를 완벽하게 측정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또한 사람이나 사물간에는 상성이 있고, 서로 영향을 받는다. 즉, 연기적 존재인 것이다.

 다음은 무상과 무아다. 고정 불변의 진리와 존재는 없기에 모든 것은 항상 빠르게 변화한다. 같은 사람만 하더라도 세포단위에서 무수한 교류와 변화가 있으며 1년여의 시간이지나면 사람에게서 이전의 세포는 남아 있지 않다. 또한 늙어가며 다른 것과 연기해 꾸준히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한다. 때문에 무상이나 무아는 본래의 자아나 불변의 자아는 없음을 의미한다. 지금의 나나 사물은 특정한 연기 조건에서 만들어진 잠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무상이나 무아는 이런 내가 죽고 다른 내가 계속해서 생성되는 것이며 이것을 우주와 함께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무상과 무아속에서도 열역한 제2법칙을 무시하고 생겨난 생명은 본래적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다. 세계에 던져진 생명은 이런 의지로 인해 살고자 하나 세계는 무명이다. 무명이란 무상과 무아의 세계로 끊임없이 변화하기에 포착할수 없는 세계다. 하지만 생명은 살아남아야하기에 억지로 무명의 세계의 속도를 늦추고 멈추고 관찰한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식이라고 한다.식은 환경과 개체의 만남이고, 반복되는 만남에 대한 지각과 포착이며 그럼으로써 발생하고 발전한 지각능력과 포착능력들이다. 인간과 다른 생명이 환경에 대해 유전자에 새긴 것들이나 지능, 그리고 사람과 생명이 만들어낸 모든 지식과 밈등은 모두 이 식으로 인한 것들이다. 이 식은 생명체의 생존과 번식에 유용한 것이기에 무지이나 반드시 필요한 무지다.

 우주의 모든 것은 연기적 존재로 서로 연결되었으며 불성을 갖는 평등한 것들이지만 식으로 인해 생명체는 경계를 만들어낸다. 이 경계는 생존을 위해 피아를 구분하는 것으로 그 경계는 사실 매우 모호하다. 숨을 내쉬며 외부가 금방 나의 내부가 되고 내부의 공기가 외부의 것이 된다. 먹이의 섭취는 다른 것을 내몸으로 만드는 것이고 배설은 나의 것을 외부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경계는 필요하고 생명체가 만들어낸 대표적 경계는 면역계다.

 하여튼 식은 호오나 미추처럼 선호를 나타내는 이차적 관념인 분별로 이어진다. 이는 이차적 관점으로 생득적인 것도 아니고 재인식이며 선별이다. 하지만 이 이차적 관념은 곧 일단 생명체에 정착되면 오히려 생각이전에 일어나고 감각보다 앞서 감지되며 이성보다 강하게 작용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감정적인 것이어서 너무 단순하여 정확한 지각을 막고, 분별은 너무 빨라서 생각하기 전에 판단하게 된다는 점이다. 즉, 분별은 다른 것들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든다. 이런 분별은 개인적 차원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집합적으로도 이루어진다. 분별의 척도라는 것이 사회문화적으로 학습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런 분별을 넘어서는 것이 중요해진다. 연기적 존재가 본성을 거부하고 타자성을 인정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분별을 넘어서기 위해선 낯선 것과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분별하기 어려운 것과의 만남으로 분별이 정지되고 비로서 제대로된 생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만남을 위해 다양한 책을 읽고, 여러 사람과 세계, 견해를 접하는게 중요하다. 이처럼 분별심을 내려놓는 다는 것은 타자성의 영역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이고, 분별을 떠났을 때 비로서 어떤 조건에서 어떤게 더 나은지 제대로 분별할수 있다.

 불교는 상당히 평등한 종교인데 이런 점은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성을 가진 존재로 파악하는 점에서 읽을 수 있다. 이 중생은 모든 인간에서 사물, 생명체와 작은 것들도 의미한다. 불성은 연기적 조건이 달라짐에 따라 다른 존재자와 현행활 도리 수 있는 잠재력인데 이게 가능한 것이 부처다. 즉, 부처는 연기법의 작용을 통찰하여 그에 응하되 내부화된 성향에 머물지 않고 그 때마다 적적한 대응의 양상을 찾아내는 능력에 보여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부처를 대하는 것이 자비이며 자비를 부처가 아닌 자에게도 행하는 이유는 모두가 잠재적 부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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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9-10-14 공감(26)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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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이진경의 놀라운 불교 철학 새창으로 보기 구매
불교의 의미를 어떤 전공자보다 래디컬하고 설득력 있게, 그러면서 자유롭게 풀어쓴 책이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다'이다. 제목에 철학이란 말이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이진경은 '외부, 사유의 정치학', '필로 시네마; 탈주의 철학에 대한 10편의 영화' 등 철학 저서들을 쓴 저자이다.

 

문화의 '우리 시대 인문학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처럼 우리사회에서 인문학이 소비되는 방식에 근본적 문제제기를 한 '불온한 인문학'(2011년 6월 출간)에 수록된 '횡단의 정치, 혹은 불온한 정치학'에서 저자는 하이데거의 개념들과 유식불교나 화엄학의 개념들간에 유사한 개념들을 찾아 대응시키는 것 등을 횡단으로 간주되는 유비적 대응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의 관심이 불교 철학으로 드러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충격을 의도하고 쓰지 않았겠지만 이진경의 책은 래디컬한 만큼 충격적이다. 개인적으로 김영명의 -이게 도무지 뭣하자는 소린지 모르겠고'를 가장 핵심적 불교 비판서이자 애정의 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인상적인 대목은 다음의 구절이다. "기존 불교계는 자동차는 엔진, 브레이크, 바퀴 등 즉 자동차 전체보다 작은 단위의 실체들이 일시적으로 만나 이루어진 것이기에 자동차라는 실체는 없다고 주장하는데 문제는 자동차의 실체를 부정하기 위해 그 부품들의 실체는 인정한다."는 것이다.(163 페이지)

 

각설하고 이진경의 책은 불교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의도한 빛나는 책이다. 연기(緣起), 무상(無常), 인과(因果), 무아(無我), 보시(普施), 중생(衆生), 분별(分別), 중도(中道), 공(空), 윤회(輪回), 자비(慈悲), 마음, 식(識), 십이연기(十二緣起) 등 열 네 개념에 대해 저자가 펼치는 사유는 놀랍다.

 

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도 명쾌하고 논란이 분분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연한 것이 저자의 미덕이라 할 만하다. 과장하면 카뮈가 그르니에에 대해 한 “문득 적절한 말, 정확한 지적을 에워싸고 모순이 풀려 질서를 찾게 되고 무질서가 멈춰 버린다.”란 말을 해도 좋을 듯 하다.

 

저자는 철학에 익숙하기에 동서 사유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금강경 등의 불교 경전, 벽암록 같은 선불교 공안집, 유식(唯識) 불교 등은 물론 보르헤스, 마르크스, 생물학, 나비효과,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 '카게무샤(かげむしゃ)', 매트릭스(영화), 데카르트, 스피노자, 블랑쇼, 포틀래치 개념, 조르주 바타유, 프로이트, 양자역학, 현대음악, 진은영의 시, 니체 등을 여유롭게 횡단한다.

 

전체가 버릴 것이 없지만 특별히 몇 부분을 보자. 저자는 공(空)을 어떤 규정성도 없음으로 정의한다. 어떤 규정성이나 본성이 없기에 연기적 조건에 따라 그 조건이 규정하는 규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공은 단지 없음을 뜻하는 무(無)가 아니라 차라리 가능한 규정성들이 너무 많아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가령 달걀은 식재료도 될 수 있고 남을 괴롭힐 무엇인가(투척용)가 될 수 있고 실험재료도 될 수 있고... 무질서가 아닌 무한질서로서의 카오스가 생각난다. 인연을 의지해 생기는 연기는 어떤 조건에도 변하지 않는 본성이나 실체는 없음을 가르친다. 하나의 동일한 사물이나 사실조차 조건이 달라지면 본성이 달라진다.(18 페이지)

 

저자는 가변적 세계의 저편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 방법을 찾으라는 가르침을 전한다. 니체는 가변적 세계의 저편을 추구하는 행위를 니힐리즘으로 규정했다. 공성(空性)을 본다는 것은 수많은 규정 가능성을 향해 열려있음을 보는 것이고 최대치로 열린 잠재성 속에서 어떤 것을 보는 것이다.(179 페이지)

 

저자는 어떤 누구도 될 수 있는 '아무도 아닌 자', 그것만이 윤회하는 것이라며 절대적 가변성을 갖는 이 능력을 무아라 한다면 윤회란 그때마다의 연기적 조건에 따라 수많은 존재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이 펼쳐지는 장이 될 것이라 결론짓는다.(217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여러 생의 윤회든 한 생 안에서의 윤회든 그것은 나나 진아(眞我), 아트만보다는 무아나 생명이라고 불리는 게 더 적절한 어떤 힘의 영원한 흐름이다. 윤회를 긍정하는 것은 이 힘의 되돌아옴, 이 흐름의 가변성 그 자체를 긍정하는 것이다.(218 페이지)

 

압권(壓卷)은 마음 즉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 대한 해명이다. 저자는 마음을 논하며 스피노자의 자유의지 부정을 논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쓸 때도 그것은 그가 겪은 어떤 사건, 혹은 사람이 무언가 쓰도록 촉발했기 때문이고 그런 자극을 표현할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247 페이지)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행위조차 신체의 어떤 상태가 요구한 것을 따른 것이다. 신장이나 방광이 앞장서는 그런 촉발이 없다면 소변기 앞에 서려는 마음이 생겼을 리 없다. 소변을 보는 것도 내가 마음 먹기 이전에 신체가 마음먹은 것이고 그 신체에 흡수된 수분이 마음 먹은 것이다.

 

내가 내 뜻대로 행위한다고 즉 자유의지에 따라 행위한다고 믿는 것은 그 행위를 하게 만든 원인을 하게 만든 원인을 모르고 있음을 뜻할 뿐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 것이라 할 때 그 마음은 저렇게 나로 하여금 무언가를 하게 하는, 내게 다가온 것들에 속한 마음들이다.(247 페이지)

 

그렇기에 일체유심조는 연기법과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연기법의 다른 표현이고 내 마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식의 관념론과 반대되는 방향의 사고이다.(248 페이지) 저자는 이 부분에서 스피노자의 능산적 자연과 소산적 자연을 활용한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뜻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산출하는 역할'을 능산적 마음, 나의 마음이나 개미의 마음 등 각각의 마음은 그것에 의해 산출된 능력이란 점에서 소산적 마음이라 설명한다.(251 페이지)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들었지만 전편이 이런 논리와 흐름으로 진행된다.

 

화려하면서 꼼꼼하고 치밀하면서 자유로운 책이 ‘불교를 철학하다’이다. 자주 들여다 보아야 할 책이다. 놀라운 책이기 때문이고 더 배우고 적응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비판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다른 생각이기에 비판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유식무경(唯識無境)은 다르게 볼 여지가 충분하다 하겠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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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스케치북 2018-11-09 공감(1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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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책입니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불교를 제대로 철학했습니다. 평이하지만 깊이를 갖고 있습니다. 불교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심길 2017-02-09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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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철학하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를 통해 ‘익숙해진다’는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다. 부모님이 특별한 종교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무신론자로 살아갈 수 있다. 어린 시절 이웃집 어른을 따라 교회에 다니다 부흥회의 분위기에 질겁하고, 소풍 길에 다녔던 절은 볼 거리이거나 쉼터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책을 통해 이슬람을 만나고 왜곡된 프로파간다에서 참모습을 찾으려 읽는다. 부모님과 함께한 어린 시절의 익숙함이 종교보다 자신을 믿고 살아간다.

 

<불교를 철학하다>는 시대정신을 잊지 않고 살아 온 이진경님이 불교를 종교보다 철학으로 이해하고 안내하는 불교철학 기본서 라고 판단한다. 바람 쐬러 다녔던 절, 스님들, 불교라는 종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일체유심조’와 ‘가는 걸 잡지 말고, 오는 걸 막지마라’ 정도였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보왕삼매경’을 보고 좋다고 느낀 것도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불교 철학을 온통 이해했다고는 더욱 말할 수 없다. 몇 가지 불교 철학 개념을 알고 이해한 것만으로도 기쁘다.

<불교를 철학하다>는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 ‘나의 본성은 내 이웃이 결정한다’에서 막혔던 가슴이 터지고, 답답함이 사라지며 ‘아 ! 그래, 그래’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연기적 사유’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책이란 독자가 읽었을 때 책이다. 가지고만 있으면 책이 아니라 짐이거나 스트레스일 뿐이다. 좋아했던 남자의 변심을 원망하고 안타까워하고 붙잡아 두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연기’를 받아들이지 못함이다. 연기緣起가 무엇인가? 어떤 조건에 연하여 일어남이고, 어떤 조건에 기대어 존재함이다. 그 조건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음, 사라짐이다.

“‘연기적 사유’는 모든 형이상학적 사유와 결별한다.” 주역의 모든 것은 변한다와 같은 변화를 긍정함을 토대로 한다. 그러니 불변한 것을 찾으려는 서양의 형이상학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거다. 어떤 조건에도 변하지 않는 본성이나 실체 같은 건 없다. 하나의 동일한 사물이나 사실조차 조건이 달라지면 그 본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신혼 초기에 남편과 아내의 모습이 10년, 20년 후에 같기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연기적 사유는 동일한 것조차 조건에 따라 본성이 달라짐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이란 하던 것을 계속 하게 하는 성향으로 관성적인 잠재력이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업은 본성이 아닌 것조차 반복되면서 본성처럼 몸과 입, 의지에 달라붙어 관성적인 언행을 만들어낸다.” 연기적 조건의 차이에 업의 힘이 끼어들어 변화를 만들어간다.

 

불교의 가르침중 하나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상이란 조건이 달라져도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이고, 무상이란 동일성이 없음, 동일성에 반하는 ‘차이’가 있음이다. “무상을 본다는 것은 동일해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이 달라져가고 있음을 봄이다.” 무상을 보지 못하고 동일성을 유지하려 할 때 애착과 집착이 일어나 고통을 느끼고 고통을 받는다. 때로는 폭력이 되기도 하는 ‘동일성의 사유’도 배운다. 차이에서 출발하는 불교 철학은 차이화에서 생긴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동일성에 가두려는 힘에 대항하며 차이를 긍정할 것을 요구한다.

 

근대 과학의 분석적 인과성과 불교 철학의 연기적 인과성을 비교한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이라는 단서로 독립변수와 종속 변수로 분석하는 인과는 서양의 분석법이다. 분석적 인과성에서 변수간 인과관계가 필연적이어야 하지만, ‘연기적 인과성’이란 필연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필연성을 가진 법칙마저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를 빚어내는 우연성도 무시하지 않는다. ‘카게무샤의 눈물’에서 우리는 조건, 관계에 따라 다른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자아가 강하면 빨리 늙는다”를 풀어낸다. 자아는 ‘환경이나 관계 등 외부와의 만남에 의해 그때마다 만들어지는 잠정적인 안정성’이라 본다. 행동패턴은 익숙해진 일상생활을 쉽고 편하게 해 주는데, 이는 새로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패턴 안에 제약된다. “삶의 가능성이 ‘나’라고 불리는 성격이나 패턴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오십 정도가 되어야 자아가 안정된다는 말은 자아에 갇혀가는 시기라는 말이다. 자아가 강하다는 것은 나와 남에게 자랑거리가 아니다 남에게 폐가되고, 나에게 안타까운 어떤 상태를 표시할 뿐이란다. 그렇기도 하다.

 

지구는 가장 큰 공동체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대기비율처럼, 지구의 온도 역시 그런 항상성을 갖는다. 이런 이유에서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일 뿐 아니라, 강한 의미에서 하나의 생명체다.”

 

끌어당겨 내 것으로 가지려는 마음(탐심 貪心), 밀쳐 내거나 제거하려는 마음(진심 嗔心) : “오지 않은 것을 얻기 위해 치달리고, 갖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 집착하며, 가버린 것을 붙잡으려 애쓰고, 바로 옆에 있는 것을 피하려 하며, 피할 수 없이 다가온 것을 밀쳐내려 버둥거린다.”

 

‘도’라는 지혜는 선악호오, 미추정사 美醜正邪를 분별하지 않는 것이 요체다. 분멸은 모두 ‘나’의 기준을 척도로 행해진다. “호오미추의 척도를 내려놓고 애증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저 사람이 하는 얘기가 들리고 그가 왜 저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분별하지 말라는 뜻은 호오미추의 판단을 떠나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공空’이란 연기적 조건을 모두 지워 남는 것이 아무런 본성도 규정성도 없음이다. “공성을 본다는 것은 수많은 규정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음을 보는 것이고, 최대치로 열린 잠재성 속에서 어떤 것을 보는 것이다.”

 

‘윤회’는 영생불사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한다. 삶이란 모면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기에 영원히 산다는 것은 그런 고통 속에 영원히 머문다는 것이다. 윤회의 중단은 고통스런 삶의 중단이요, 그로부터 벗어남이다. 열반, 해탈은 영원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연기적 조건 속에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당대에는 혁명적 발상이다. “고통을 외면하고 도망치는 게 아니라, 고통을 차분하게 직시하고 그 안에서 넘어서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석가모니가 새로운 깨달음의 길을 다시 찾아 나선 이유였다.” 고통이나 번뇌 없는 깨달음은 없다. 윤회하는 현세적 삶과 별개의 해탈이나 극락 같은 것은 따로 없다. 윤회하는 삶을 떠나야 할 것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삶을 긍정할 만한 것으로 바꾸어가라는 가르침이다. 고통에서 배우려고만 한다면 깨달음을 향한 길을 알려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난 것이다.

 

“가까운 자가 아니라 멀리 있는 자를 사랑하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만나는 이들에게 최대한 기쁨을 주고 최대한 슬픔을 덜어주며 살라.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베푸는 자비와 사랑은 집착이다. “연민 없이 사랑하라.” 동정이나 환대는 평등성과 거리가 멀다. 동정이나 연민에는 주는 자와 받는 자의 비대칭성이 전제되어 있다.

 

一切唯心造 : “내가 갖고 있는 마음이 일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밖에서 내게 다가온 연기적 조건이, 그 조건 속에 스며들어 있는 마음들이 나의 마음을 만들고 모든 것을 만든다.”

 

十二緣起 : 無明/行/識/名色/六處/觸/受/愛/取/有/生/老死

앞에 것이 뒤 것의 조건이다. 뒤는 앞이 있어서 일어난다.

 

“미움 없이 미워하라.”와 “눈 업이 보고, 코 없이 냄새 맡는 것들”, “十二緣起”의 어느 부분들은 읽어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불교를 철학하다>는 휴에서 2016년 11월 초판을 내놓았고, 2017년 9월 초판 6쇄, 본문 356쪽 분량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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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hill 2018-07-1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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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불교를 철학하다 새창으로 보기
조금 아쉽.
hiphop99dan 2018-01-0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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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이 쌓여서, 이번 주는 도서관 꾹 참고 있는 ... 새창으로 보기
읽을 책이 쌓여서, 이번 주는 도서관 꾹 참고 있는 책 읽자 했건만... 마음이 들썩들썩~ 평일엔 도서관 가기 힘들텐데 하는 초조한 마음이 오후가 지나면서 심해져.. 에라 모르겠다. 또 도서관으로 향했다.
(가장 가까운 도서관엔 이미 빌린 책이 많으니, 두 번째로 가까운 도서관으로~ 훗~ 나 좀 천재같아.)

<초조한 마음>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깜놀. <감정의 혼란> 분량 즈음으로 내 멋대로 생각해놓고, 빨리 못 읽을 거 같아 초조한 마음이 든다. 책 제목과 싱크로율 1000%
다시 데려가겠다던 <불교>와의 약속도 지키고,
수연님과 함께 읽을 줌파 라히리 책도 챙기고,
팟케스트에서 듣다가 추천 받아 읽고 싶은 책도 빌리고... 하.. 또 5권 꽉 채웠엉.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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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4-11 공감 (3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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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반 이상 이해가 안되는데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 새창으로 보기
와~ 반 이상 이해가 안되는데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다니..
정말 나의 배경지식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내가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던 부분을 읽을 때는 이해가 쏙쏙, 흐름이 줄줄~ 모르는 부분을 읽을 때는 하얀 것은 종이, 검은 것은 글자.
그래서 주기적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혹은 한 장씩 읽고 함께 토론해 보고 싶어지는 책이기도 하다.
강연을 다시 책으로 낸 거라 말씀하시는 톤으로 적어놔서 그런지 읽히긴 정말 잘 읽힌다.(이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렇게 흐름을 꿰고 있다니 나로서는 놀라울 따름.

정말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다. 왜 막시무스님이 주기적으로 굴뚝청소를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는지 진짜 완전 알겠음.(막시무스님 감사해용!)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싶은 책장에 넣었는데, 그때 북다이제스터님이 <불교를 철학하다> 구절을 올리셨는데 그게 또 너무 좋아서 담았다. 댓글로 북다님이 두 작품의 작가가 같다는 걸 알려주셔서 완전 운명적인 책이 되었음.(옷깃만 스쳐도 운명 남발하는 거 아시죠?)(북다님, 감사해요!! 저자 따윈 신경 안 쓰는 저에게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당장 집에서 세번째로 가까운 도서관에서 두 권 다 빌렸으나, 이건 다 읽고 <불교>는 뚜껑도 못 열어보고 반납..ㅜㅠ 괜찮다. 또 빌릴 거니까! 다시 데려와 주겠노라고 사진도 찍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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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4-11 공감 (3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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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천교수의 함석헌과 『노자』1-14 [제13강 함석헌과 『노자』 제14강 함석헌 노장 해석의 특징]

김시천교수의 함석헌과 『노자』


제1강 『노자』제대로 읽기
제2강 『노자』에 관하여
제3강 『노자』와 무위 1
제4강 『노자』와 무위 2
제5강 『노자』와 페미니즘 1
제6강 『노자』와 페미니즘 2
제7강 『노자』의 소국과민
제8강 『노자』에 대한 다양한 해석
제9강 상상력과 과학
제10강 『노자』와 자연
제11강 『노자』와 성인 1
제12강 『노자』와 성인 2
제13강 함석헌과 『노자』
제14강 함석헌 노장 해석의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