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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6

장자의 소요유, 제물론 내용 요약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무소유이고 싶을때가.

장자의 소요유, 제물론 내용 요약 | book
무소유 2009. 7. 2. 01:38
http://blog.daum.net/musoeu/1243
글쓰기와 읽기(한금윤 선생님)
0211638 최형지


장자 요약

一. 소요유(逍遙遊)

북녘 바다의 물고기 곤은 새로 변해 붕이 되어 남쪽으로 날아간다. 남쪽으로 날아갈 때는 파도와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면서 6월의 태풍을 탄다. 이 때 붕은 9만리나 올라가는데, 그것은 날개 밑에 바람이 쌓여야만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그만 것들은 이러한 대붕의 넓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즉,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하며, 작은 지혜를 큰 지혜에 견주려 함은 어리석은 일이다.

작은 지혜는 자기 시선에서 큰 지혜를 바라보려 하는데, 여기서 둘의 차이가 드러난다. 작은 지혜를 가진 자는 단지 자신 앞에 놓인 상대적인 것을 분별할 뿐이며, 천지자연을 따르고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여 무한한 세계에서 노니는 자는 그런 분별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은하수처럼 계속되는 아득한 이야기도 작은 지혜를 가진 자에게는 허황된 이야기로만 들리는 것이다.

장자와 혜자의 대화에서 혜자는 장자를 고목 나무에 빗대어 쓸모 없는 사람이라 비웃는다. 그러나 장자는 고목 나무에서 한가로이 쉬기도 하고 누가 해를 끼칠 일도 없는 장점을 살려내어 도리어 혜자의 작은 지혜를 비웃는다.



二. 제물론(齊物論)

남곽자기와 안성자위의 대화가 도를 말해준다. 대지가 내쉬는 숨결은 바람인데 이 바람이 일면 인간과 사물의 덧없는 구멍이 울린다. 그리고 이 구멍이 울리면 시비를 일삼고 각종 언쟁이 불붙는 사사로운 일들의 소리가 난다. 그러나 바람을 알아야지 사사로운 소리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그 바람이 도이기 때문이다.

큰 지혜는 한가하고 너그럽지만 작은 지혜는 사소함을 따진다. 대립된 감정의 변화, 기쁨, 슬픔, 이것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려 하지도 말고, 또 그것은 알 수도 없다. 참된 도는 따로 있다. 참된 도는 그런 사사로운 감정의 것들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들의 사사로운 시비에 가려져 진실과 허위가 나오는 것뿐이다. 참된 도는 어디에나 있고 소박한 말도 어디에나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인간의 작은 지혜 때문에 가려지고 파묻힐 뿐이다. 유가와 묵가의 시비 판단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를 넘어서서 큰 지혜, 곧 도를 얻으면 모든 세상의 상대성인 이것과 저것, 죽음과 삶, 시비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성인은 시비가 아닌 자연의 조명에 비추는, 자연에 맡기고 사사로운 것에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게 초월한 절대적인 경지를 도추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 최고의 경지는 애초부터 사물이 없는 경지이다. 그리고 그 다음의 경지는 구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시비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시비가 나오면 도가 파괴되고 그렇게 되면 편애가 이루어지므로 갈등이 생긴다. 그리고 어차피 시비라는 것도 그것을 판단할 척도가 없다. 그러므로 참된 도를 지닌 성인은 자기 판단을 가하지 않고 평상시의 자연스러움에 맡긴다. 참된 도는 한계가 없고 말은 일정한 의미와 내용이 없다. 도를 말로 하면 구별이 생긴다. 성인은 도를 그대로 가슴속에 품고 그대로 내버려두지만 일반인은 도를 자기 밖으로 드러내 보인다. 즉, 구별하는 것은 참된 도를 보지 못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참된 도는 칭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알지 못함에 머물러 있는 것이 최고의 지식이다. 그러나 만일 이것을 아는 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천부(天府)이며 그 경지를 보광이라 한다.

 

【소요유】逍遙遊

1. 북녘 바다에 물고기가 있어 그 이름을 곤이라 한다 ⇒ 大와小
북녘 극단 파도속에 거대한 몸집으로 가로질러 있는 곤이란 이름의 물고기이다. 그 거대한 곤이 무지개 극광의 신비로 세월을 겪은 다음, 변신의 때를 맞아 등넓이가 수천리나 되는 큰 새로 변한다. 곤이란 본디 물고기 알이었다. 이 가장 작은 곤을 북극에 검푸른 바다에 사는 거대한 물고기의 이름으로 인용하고 있다.

2.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 작은 배를 채우는데 불과하다
⇒ 요리인과 신주
중국의 전설적인 성군인 요와 먼 옛날부터 전하여 오는 허유라는 유덕한 은자(隱者)를 등장시키고 있다. 천자의 자리를 물려 주려는 요임금과 이를 사양하는 허유의 대화를 보면, 요임금왈, "해와 달이 이미 나와 충분히 밝은데 횃불을 끄지 않고 더욱 밝게 하려 한다면 횃불로써 밝게 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는가?" 라고 하자 허유왈, "임금이시여, 나에게는 세상 천하가 아무 쓸모가 없소. 요리사가 비록 솜씨가 없다하여 시축이 주책없이 부엌으로 들어서서 음식을 들고 그를 대신할 수는 없지 않소.”

3. 송나라 사람이 장보라는 갓을 밑천 삼아 월나라로 갔지만,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깍고 문신을 하고 있었으므로 갓이 필요 없었다
⇒ 쓸모없는 상품
무위에 세게에 노니는 신인들에게는 요임금의 바른 정치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오히려 이들의 세속에 대한 초월적 자세에 감동된 요임금이 궁궐로 돌아온 후 얼빠진 사람처럼 세상일을 잊게 되었다. 우주적인 위대한 공덕앞에서는 인간적인 영위로 성립된 것은 그 어떤 공덕도 無와 같다.

4.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자니 평평하고 앝아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 활용방법(생각전환)
무용에서 참다운 유용함과 자유의 가치를 찾아 나서는 세속의 초월적인 모습을 보이는 장자와 혜자의 이야기이다.
혜자왈, "위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주기에 그것을 심어 잘 길렀더니 다섯 섬들의 열매가 되었네.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평평하고 얕아 아무 소용이 없었네. 확실히 크기는 하나 아무 쓸모가 없어 그것을 부수어 버렸네.”
장자왈, "당신은 다섯 섬들이 박을 가졌는데, 어째서 큰 배를 만들어 강호에 띄울 생각은 못하고 그 박이 크고 넓에 쓸모가 없음을 걱정하는 것이오. 이는 곧 선생에게 아직도 뒤엉킨 마음이 있기 때문이오.”

5. 큰 일은 능히 할 수 있을지라도 한 마리의 쥐는 잡지 못한다.
혜자왈, "나에게는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개똥나무라 부르오.
굵은 줄기는 혹투성이여서 먹줄도 못치고 작은 가지는 굽어 자를 댈수도 없으니 길가에 서 있어도 목수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소.”
장자왈 "지금 그대의 말도
크기만 했지 아무 소용되는 게 없어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을 거요."
지인은 잔재주를 버려 자연질서와 하나되어 유유히 삶을 즐긴다.


【제물론】齊物論

1.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 천뢰를 듣다
남곽자기와 제자인 안성자유의 문답으로 이루어 진다. 여기에서 장자적 절대자인 나를 버린 해탈을 보여주는데, 인간인 우리는 자아의식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또, 땅의 음악을 자연의 교향약이 바람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 하여, 땅위의 온갖 구멍에 부딪히는 저마다 독특한 소리를 내게 하는 무한자를 無라 부른다.
현자는 승패와 득실에 연연치 않으며,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중요시 한다. 작은 지혜의 사람은 물건의 구분이나 차별을 두지않고 그것을 넘어 자연을 따르게 된다. 소문·사광·혜시의 재사들은 밝힐 바가 아닌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밝히려 했기에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 그것은 '견백의 궤변'으로 그치게 된다.

2. 위대한 道는 표현할 수 없으며 위대한 이론은 말로써 나타낼 수 없다
⇒ 말의 한계성
도가 드러나면 도가 아니며, 말이 많으면 이르지 못한다. 인이 고정되면 이루지 못하고, 청렴이 깨끗하면 믿음이 없으며 용이 해치면 이루지 못한다. 이 다섯가지는 둥근 것이지만, 지나치면 모난 것이 된다. 이러한 경지를 '드러나지 않는 빛'이라 한다.
도는 작은 성취에 숨기어져 있으며, 말은 화려한 수식 속에 가리워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가와 묵가의 시비가 일게 되어, 상대방이 그르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하고,상대방이 옳다고 하는 것을 그르다고 하는 것이다.

3. 여희(麗姬)같은 미인이라도 물고기는 이것을 보면 깊이 숨어 버린다
⇒ 주관적 가치판단
옛날에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그 먹이로 도토리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면 어떻겠느냐?" 그 말에 원숭이들이 화를 내자, "그러면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마."라고 말하니까, 원숭들이 모두 기뻐했다는 것이다. 그 명분이나 실제 내용은 달라진 게 없는데도 기뻐하고 화를 내게 된 것 역시 그와 같은 주관적인 심리작용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은 시비의 논쟁에 집착하지 않고, 자연의 균형 속에 여유 있게 머무는데, 그것을 일러 양행 이라고 한다.

4. 꿈속의 현실에서 헤맬 때는 그것이 꿈인 줄을 알지 못한다
사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버린 이는 모든 작위를 버리고 긍정하는데 이는 곧 '만물 제동의 경지'이다. 만물제동(萬物齊同)의 입장에서 현실은 꿈이며 꿈은 곧 현실이다.
진정한 깨달음이란, 우리 삶이 큰 꿈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경지에서는 삶도 죽음도 없다.

5. 나에게는 의지하는 것이 있다
망량과의 대화에서 그림자는 인간의 운명힘을 거역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그림자를 낳고 그림자는 형체에 의존한다고 생각하며 궁극적인 원인으로 본다. 이는 조물주에 의해 만들어졌고 만물이 자연으로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6. 장주가 나비인가, 나비가 장주인가
⇒ 자아 집착에서 벗어남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자신이 장주라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문득 잠에서 깨어나니, 자신은 엄연히 장주였다. 도대체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일까? 고기가 되었을 때는 물속 깊이 헤엄쳐 노닐며 죽음이 닥치면 조용히 무덤으로 들어가 편안히 쉬게 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장주와 나비에는 반드시 분별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일러 물화라고 한다. 하지만 나비와 나, 현실과 꿈 사이에 선을 그을 수는 없다. 【소요유】逍遙遊

1. 북녘 바다에 물고기가 있어 그 이름을 곤이라 한다 ⇒ 大와小
북녘 극단 파도속에 거대한 몸집으로 가로질러 있는 곤이란 이름의 물고기이다. 그 거대한 곤이 무지개 극광의 신비로 세월을 겪은 다음, 변신의 때를 맞아 등넓이가 수천리나 되는 큰 새로 변한다. 곤이란 본디 물고기 알이었다. 이 가장 작은 곤을 북극에 검푸른 바다에 사는 거대한 물고기의 이름으로 인용하고 있다.

2.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 작은 배를 채우는데 불과하다
⇒ 요리인과 신주
중국의 전설적인 성군인 요와 먼 옛날부터 전하여 오는 허유라는 유덕한 은자(隱者)를 등장시키고 있다. 천자의 자리를 물려 주려는 요임금과 이를 사양하는 허유의 대화를 보면, 요임금왈, "해와 달이 이미 나와 충분히 밝은데 횃불을 끄지 않고 더욱 밝게 하려 한다면 횃불로써 밝게 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는가?" 라고 하자 허유왈, "임금이시여, 나에게는 세상 천하가 아무 쓸모가 없소. 요리사가 비록 솜씨가 없다하여 시축이 주책없이 부엌으로 들어서서 음식을 들고 그를 대신할 수는 없지 않소.”

3. 송나라 사람이 장보라는 갓을 밑천 삼아 월나라로 갔지만,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깍고 문신을 하고 있었으므로 갓이 필요 없었다
⇒ 쓸모없는 상품
무위에 세게에 노니는 신인들에게는 요임금의 바른 정치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오히려 이들의 세속에 대한 초월적 자세에 감동된 요임금이 궁궐로 돌아온 후 얼빠진 사람처럼 세상일을 잊게 되었다. 우주적인 위대한 공덕앞에서는 인간적인 영위로 성립된 것은 그 어떤 공덕도 無와 같다.

4.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자니 평평하고 앝아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 활용방법(생각전환)
무용에서 참다운 유용함과 자유의 가치를 찾아 나서는 세속의 초월적인 모습을 보이는 장자와 혜자의 이야기이다.
혜자왈, "위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주기에 그것을 심어 잘 길렀더니 다섯 섬들의 열매가 되었네.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평평하고 얕아 아무 소용이 없었네. 확실히 크기는 하나 아무 쓸모가 없어 그것을 부수어 버렸네.”
장자왈, "당신은 다섯 섬들이 박을 가졌는데, 어째서 큰 배를 만들어 강호에 띄울 생각은 못하고 그 박이 크고 넓에 쓸모가 없음을 걱정하는 것이오. 이는 곧 선생에게 아직도 뒤엉킨 마음이 있기 때문이오.”

5. 큰 일은 능히 할 수 있을지라도 한 마리의 쥐는 잡지 못한다.
혜자왈, "나에게는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개똥나무라 부르오.
굵은 줄기는 혹투성이여서 먹줄도 못치고 작은 가지는 굽어 자를 댈수도 없으니 길가에 서 있어도 목수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소.”
장자왈 "지금 그대의 말도
크기만 했지 아무 소용되는 게 없어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을 거요."
지인은 잔재주를 버려 자연질서와 하나되어 유유히 삶을 즐긴다.


【제물론】齊物論

1.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 천뢰를 듣다
남곽자기와 제자인 안성자유의 문답으로 이루어 진다. 여기에서 장자적 절대자인 나를 버린 해탈을 보여주는데, 인간인 우리는 자아의식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또, 땅의 음악을 자연의 교향약이 바람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 하여, 땅위의 온갖 구멍에 부딪히는 저마다 독특한 소리를 내게 하는 무한자를 無라 부른다.
현자는 승패와 득실에 연연치 않으며,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중요시 한다. 작은 지혜의 사람은 물건의 구분이나 차별을 두지않고 그것을 넘어 자연을 따르게 된다. 소문·사광·혜시의 재사들은 밝힐 바가 아닌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밝히려 했기에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 그것은 '견백의 궤변'으로 그치게 된다.

2. 위대한 道는 표현할 수 없으며 위대한 이론은 말로써 나타낼 수 없다
⇒ 말의 한계성
도가 드러나면 도가 아니며, 말이 많으면 이르지 못한다. 인이 고정되면 이루지 못하고, 청렴이 깨끗하면 믿음이 없으며 용이 해치면 이루지 못한다. 이 다섯가지는 둥근 것이지만, 지나치면 모난 것이 된다. 이러한 경지를 '드러나지 않는 빛'이라 한다.
도는 작은 성취에 숨기어져 있으며, 말은 화려한 수식 속에 가리워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가와 묵가의 시비가 일게 되어, 상대방이 그르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하고,상대방이 옳다고 하는 것을 그르다고 하는 것이다.

3. 여희(麗姬)같은 미인이라도 물고기는 이것을 보면 깊이 숨어 버린다
⇒ 주관적 가치판단
옛날에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그 먹이로 도토리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면 어떻겠느냐?" 그 말에 원숭이들이 화를 내자, "그러면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마."라고 말하니까, 원숭들이 모두 기뻐했다는 것이다. 그 명분이나 실제 내용은 달라진 게 없는데도 기뻐하고 화를 내게 된 것 역시 그와 같은 주관적인 심리작용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은 시비의 논쟁에 집착하지 않고, 자연의 균형 속에 여유 있게 머무는데, 그것을 일러 양행 이라고 한다.

4. 꿈속의 현실에서 헤맬 때는 그것이 꿈인 줄을 알지 못한다
사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버린 이는 모든 작위를 버리고 긍정하는데 이는 곧 '만물 제동의 경지'이다. 만물제동(萬物齊同)의 입장에서 현실은 꿈이며 꿈은 곧 현실이다.
진정한 깨달음이란, 우리 삶이 큰 꿈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경지에서는 삶도 죽음도 없다.

5. 나에게는 의지하는 것이 있다
망량과의 대화에서 그림자는 인간의 운명힘을 거역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그림자를 낳고 그림자는 형체에 의존한다고 생각하며 궁극적인 원인으로 본다. 이는 조물주에 의해 만들어졌고 만물이 자연으로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6. 장주가 나비인가, 나비가 장주인가
⇒ 자아 집착에서 벗어남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자신이 장주라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문득 잠에서 깨어나니, 자신은 엄연히 장주였다. 도대체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일까? 고기가 되었을 때는 물속 깊이 헤엄쳐 노닐며 죽음이 닥치면 조용히 무덤으로 들어가 편안히 쉬게 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장주와 나비에는 반드시 분별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일러 물화라고 한다. 하지만 나비와 나, 현실과 꿈 사이에 선을 그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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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몸의 일기 Diary Of A Body Daniel Pennac




Diary Of A Body Kindle Edition
by Daniel Pennac (Author), Alyson Waters (Translator) Format: Kindle Edition


4.2 out of 5 stars 3 ratings



Kindle
from $5.20Read with Our Free App
Paperback
$14.03
8 Used from $4.314 New from $11.35

From a particularly humiliating accident at scout camp, to the final stages of terminal illness, Daniel Pennac's warm, witty and heart-breaking novel shows the rise and fall of an ordinary man, told through his observations of his own body.

It is with damp eyes (not to mention underpants) that our narrator begins his diary, seeking through it to come to terms with the demoralising quirks of his fleshy confines. Through the joys and horrors of puberty to the triumphs of adolescence, we grow to love him through every growth, leak and wound, as he finds himself developing muscles, falling in love, and then leaving school to join the French Resistance.

Yet, as ever, this is only half the story. As years pass and hairs grey, everything he took for granted begins to turn against him. Tackling taboo topics with honesty and charm, Pennac's wit remains sharp even as everything else begins to sag. This is a hugely original story of the most relatable of unlikely love stories: a human, and the body that defines him.

Translated from the French by Alyson Wa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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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description
Review
Pennac has always been a funny writer, and one capable of the odd moment of breath-catchingly beautiful insight, too; but more than anything he is simply the most humane of writers, the most generously understanding of his fellow human. In Diary of a Body he has found just one more new, inspired way to show it. - Guardian.
Daniel Pennac is on top form - Le Nouvel Observateur
In the style of Jean-Jacques Rousseau... Daniel Pennac sets off on an astounding, utterly unique literary adventure - La Croix
It's all here, in sharp detail. No orifice or appendage can withhold any secrets from Pennac, neither secretion nor emission... Here is the story of every fibre of our bodies - Figaro --This text refers to the paperback edition.
From the Publisher
Daniel Pennac was born in 1944 in Morocco. He was a teacher before becoming a writer of books for children and a series of hugely successful humorous novels. A continued interest in education and social affairs led to his book The Rights of the Reader, and thereafter to School Blues, for which he won the Prix Renaudot. --This text refers to the paperback edition.
Review
Daniel Pennac is on top form - Le Nouvel Observateur
In the style of Jean-Jacques Rousseau... Daniel Pennac sets off on an astounding, utterly unique literary adventure - La Croix
It's all here, in sharp detail. No orifice or appendage can withhold any secrets from Pennac, neither secretion nor emission... Here is the story of every fibre of our bodies - Figaro --This text refers to an out of print or unavailable edition of this title.
About the Author
Daniel Pennac was born in 1944 in Morocco. He was a teacher before becoming a writer of books for children and a series of hugely successful humorous novels. A continued interest in education and social affairs led to his book The Rights of the Reader, and thereafter to School Blues, for which he won the Prix Renaudot. --This text refers to an out of print or unavailable edition of this title.


알라딘: 몸의 일기

몸의 일기 
다니엘 페나크 (지은이),조현실 (옮긴이)문학과지성사2015-07-27원제 : Journal d'un corps (2012년)

17,000원
양장본488쪽


"육체에 담긴 일생"

이 소설은 한 명의 남자가 10대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몸에 대해 남긴 일지로 이루어져 있다. 제어할 수 없는 발전기처럼 끊임없이 몸 안에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날들에서 시작된 일지는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일 정도로 서서히 육신이 고장나는 날들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이 일지는 자신의 몸 또는 몸과 연관된 사건들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 행동, 이야기들까지 기록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육체와 그 육체가 가리키는 방향만을 바라보던 남자는 어느새 다른 이들의 시선과 사회의 시선을 읽게 되고, 그 시선들이 서로의 육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 어떤 면에서는 더 성숙해지고, 예전에는 가졌던 것들을 가질 수 없게 되고, 더 많은 것들을 보지만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없게 된다. 소설은 한 인간과 함께 천천히 늙어간다. 느리고 낮은 음조로 다가오는, 거부할 수 없지만 부담스럽지도 않은 슬픔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5.08.13)

책소개

30년 가까이 중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친 선생님, '말로센 시리즈'와 어린이 책 '까모 시리즈' <소설처럼> <학교의 눈물>의 작가, 기발한 상상력과 소박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두루 인정받는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나크의 장편소설.

2012년 출간 당시, 제목부터 독특한 이 소설은 프랑스 서점가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몸'의 일기라니… 도대체 몸에 관해 일기를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투병기? 건강을 지키는 비법? 아니면 몸을 멋지게 가꾸는 비법?

페나크는 놀라운 발상과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성실성으로 문학에서는 낯설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에서는 익숙한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한 남자가 1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존재의 장치로서의 몸'에 관해, 몸이 신호를 보낼 때마다 상태를 충실히 기록해온 것이다.(무려 한 남자의 70년이 넘는 삶을 일기로 풀어놓는 작업은 영감 못지않게 성실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일 것이다.)

주인공은 아주 진솔하게, 우리가 잊어버리고 사는, 혹은 잃어버린 몸을 직시하고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이건 생리학 논문이 아니라 내 비밀 정원이다"라고 했듯이, 몸에 관해 쓰겠다고 작정하고 쓰기 시작한 일기엔 결과적으로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삶의 애환이 다 녹아 있다.


목차
출간에 부쳐
리종에게 보내는 편지

1. 첫날(1936년 9월)
2. 12~14세(1936~1938)
3. 15~19세(1939~1943)
4. 21~36세(1945~1960)
5. 37~49세(1960~1972)
6. 50~64세(1974~1988)
7. 65~72세(1989~1996)
8. 73~79세(1996~2003)
9. 마지막(2010)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P. 13
내가 매일 일기를 쓴 건 그와는 다른 몸, 그러니까 우리의 길동무, 존재의 장치로서의 몸에 관해서란다. 사실 매일 썼다곤 할 수 없지. 모든 걸 다 적었으리라고도 기대하지 말거라. 난 매일매일의 느낌을 적은 게 아니란다. 열두 살 때부터 여든여덟 살 마지막 해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일이 생길 때마다―우리 몸은 놀랄 거리를 제공하는 데 인색하지 않지―기록을 한 거란다. [……] 사랑하는 내 딸, 이게 바로 내 유산이다. 이건 생리학 논문이 아니라 내 비밀 정원이다. 여기야말로 여러 면에서 우리가 공동으로 가꾼 영토지.  접기
13세 1개월 10일 1936년 11월 20일 금요일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정확히 묘사하기만 한다면, 내 일기는 내 정신과 내 몸 사이의 대사(大使)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내 감각들의 통역관이 될 것이다.

14세 9개월 25일 1938년 8월 4일 목요일
두려워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무슨 일이든 당할 수 있는 거야! 그렇다 해도 신중할 필요는 있지. 아빠가 말했었다. 신중함이란 지성을 갖춘 용기란다.

17세 2개월 17일 1940년 12월 27일 금요일
[……] 난 내 몸을 관찰해보고 싶다. 아직도 내겐 내 몸이 속속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대놓고 이렇게 대답하진 않았다). 의학 연구가 아무리 진척되었다 해도, 이 낯선 느낌을 없애주진 못할 것이다. 루소가 산책길에 식물채집을 했던 것처럼 나도 내 몸을 채집하고 싶다. 죽는 날까지. 그리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

26세 11개월 13일 1950년 9월 23일 토요일
모나의 사랑의 구두점. 이 쉼표를 내게 맡기면 느낌표로 만들어줄게.

35세 1개월 24일 1958년 12월 4일 목요일
[……] 우리 몸에서 풍겨 나오는 것들, 즉 실루엣, 걸음걸이, 목소리, 미소, 필체, 몸짓, 표정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 곁에 있다 사라진 사람들을 떠올려볼 때,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유일한 흔적들인 것이다. 전투기 안에서 가루가 되어버린 자기 오빠에 대해 팡슈는 이렇게 말했다. 입술이고 입이고, 그래, 다 산산조각 날 수 있어. 하지만 미소는 아냐.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그녀는 또 작은 글씨체를 통해 자기 엄마를 기억한다고 했다. 엄마가 쓴 r자나 v자의 완벽한 곡선을 떠올리며 울컥한다고. [……]

44세 10개월 3일 1968년 8월 13일 화요일
우리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마음속에선, 우리의 모습보다도 우리의 습성이 더 많은 추억을 남길 거라는 생각을 하면 흐뭇해진다.

45세 1개월 2일 1968년 11월 12일
[……] 사춘기 소년은 어떻게든 말하는 고역을 피하게 해줄 수 있는 표정을 지으며 의미 있는 침묵에 빠져든다. 그럴 때 얼굴은 영혼의 X레이 사진이 된다. [……] 그 무표정에 아버지는 과민해질 수밖에 없다. 내가 이런 죽은 사람 얼굴 같은 표정을 마주해야 할 만큼 아들에게 잘못한 게 뭐지? 풀지 못할 수수께끼 때문에 유치해진 아버지는 자문한다. 그러고는 외칠 것이다. 이건 부당해!

49세 28일 1972년 11월 7일 화요일
내 이명, 내 신트림, 내 불안증, 내 비출혈, 내 불면증…… 결국 이것들이 내 자산인 셈이다. 수백만 명의 사람과 함께 공유하는.

50세 3개월 1974년 1월 10일 목요일
만약 이 일기를 공개하야 한다면, 우선은 여자들에게 바치고 싶다. 그 대신 나도 여자들이 자기 몸에 관해 쓴 일기를 읽어보고 싶다. 미스터리를 다소나마 벗겨보고 싶어서다. 무슨 미스터리냐고?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자기 젖가슴의 모양과 무게에 관해 어떤 느낌을 갖는지 전혀 모른다. 또 여자들은 남자들이 자기 성기의 발기에 관해 어떤 느낌을 갖는지 전혀 모른다.

52세 2개월 4일 1975년 12월 14일 일요일
어제저녁 R네 집에서 식사하던 중 열띤 논쟁이 벌어졌고, 난 명실상부하게 좌중을 휘어잡고 있었다. 이제 막 모두의 동의를 얻으려는 찰나…… 돌연 말문이 막혔다! 기억이 차단된 것이다. 발밑의 함정에 빠진 기분. 그런데도 난 다른 표현을―새로운 표현을―찾으려 하는 대신, 미련하게도 문제가 된 그 단어만 찾고 있었다. 도둑맞은 주인처럼 분노를 느끼며 기억을 추궁했다. 원래의 단어를 내놓으라고 떼를 썼다! 망할 놈의 그 단어를 찾는 데 얼마나 집착했던지, 끝내 포기하고 다른 표현을 선택한 순가, 이번엔 대화의 주제를 잊어버리고 말았다. 다행히도 사람들은 이미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62세 9개월 16일 1986년 7월 26일 토요일
불안이 죄의식으로…… 모나는 내 얘기를 듣더니 ‘죄의식을 갖게 하다culpabiliser라는 단어가 프랑스어에 생겨난 건 1946년이었다고 설명해준다. 그리고 ’죄의식에서 벗게 하다deculpabiliser’라는 동사는 1968년에 생겼다고. 역사가 스스로에 관해 이야기하던 시절……

62세 9개월 17일 1986년 7월 27일 일요일
타인이 내 불안증을 치료해줄 수 있는 건, 날 속속들이 알지 못하거나 어느 정도 무관심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나도 일하는 동안엔 불안을 이길 수 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사회적 인간이 불안에 떨고 있는 인간을 눌러버린다. 그리고 곧 남들이 내게 기대하는 바에 순응한다. 주의, 충고, 축하, 명령, 격려, 농담, 질책, 진정…… 난 대화 상대, 동료, 경쟁자, 부하 직원, 좋은 상사 혹은 꼰대가 된다. 한마디로 성숙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다. 나의 역할이 늘 내 안의 불안을 압도한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들, 우리 식구들, 그들은 매번 피해를 입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확히 내 사람들이요, 나 자신의 구성 요소들이요, 평생 내가 벗어나지 못하는 유치한 어린애의 속성에 희생되는 제물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그레구아르가 희생을 치른 것처럼.

70세 5개월 3일 1994년 3월 13일 일요일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는 몸이 있기 때문에 죽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죽음은 한 문화의 소멸입니다.

73세 1개월 18일 1996년 11월 28일 목요일
소변 줄을 단 채 밖에 나갔다. [……]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내 기능,―오줌 누는 기능―당연히 내 것이라 믿고 있었던 그 기능이 문제다. 언제나 내 의식에 복종하고, 내 욕구에 따라 작동하고, 내 결정에 따라 충족되던 기능, 그 기능이 이제 내 의지를 벗어나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 보이지 않아야 할 치부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 평생 감추고 입 다물고 지내왔던 것이 갑자기 눈과 손이 닿는 곳, 그것도 주머니 안에 들어 있다니.

75세 1개월 28일 1998년 12월 8일 화요일
티조가 죽기 며칠 전,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J. C에게 전화를 걸었다(티조의 친구들은 거의가 청소년기에 사귄 이들이다.) 가장 친하다는 그 친구는 티조를 보러 오지 않을 거라고 했다. ‘늘 활기 넘쳤던’ 티조의 이미지가 ‘깨지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빌어먹을. 그래서 친구 홀로 임종을 맞게 하겠다, 이거지. 꽤나 섬세한 척하지만 속이 빤히 들여다보인다. 난 정신적인 친구들이 싫다. 그냥 살과 뼈만 있는 친구들이 좋다.

86세 9개월 16일 2010년 7월 26일 월요일
우리 몸은 끝까지 어린아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이.  접기
35세 1개월 24일 1958년 12월 4일 목요일 ...우리 몸에서 풍겨 나오는 것들, 즉 실루엣, 걸음걸이, 목소리, 미소, 필체, 몸짓, 표정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 곁에 있다 사라진 사람들을 떠올려볼 때,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유일한 흔적들인 것이다. 전투기 안에서 가루가 되어버린 자기 오빠에 대해 팡슈는 이렇게 말했다. 입술이고 입이고, 그래, 다 산산조각 날 수 있어. 하지만 미소는 아냐.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그녀는 또 작은 글씨체를 통해 자기 엄마를 기억한다고 했다. 엄마가 쓴 r자나 v자의 완벽한 곡선을 떠올리며 울컥한다고.  접기
난 이제 몸에 이상한 일이 생겨도 놀라지도 않는다. 점점 잛아지는 보폭, 몸을 일으킬 때의 현기증, 굳어버린 무릎, 터지는 정맥, 또다시 비대해진 전립선, 쉰 목소리, 백내장 수술, 이명, 광시증, 자꾸만 헐어 달걀노른자처럼 돼버린 입술 가장자리, 바지 입을 때의 어설픈 동작, 자꾸만 잊고 잠그질 않는 바지 앞 지퍼, 갑작스런 피곤, 점점 잦아지더니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낮잠. -457쪽  접기 - 로쟈
내 몸과 나는 서로 상관없는 동거인으로서, 인생이라는 임대차 계약의 마지막 기간을 살아가고 있다. 양쪽 다 집을 돌볼 생각을 하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 사는 것도 참 편안하고 좋다. 그러나 최근의 혈액검사 결과를 보며, 이젠 마지막으로 펜을 들 때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평생 자기 몸에 관해 일기를 써온 사람이 마지막 가는 길을 거부할 수는 없다. -458쪽  접기 - 로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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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다니엘 페나크 (Daniel Pennac) (지은이) 

본명은 다니엘 페나키오니. 1944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아시아.유럽 등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창 시절에는 열등생이었으나, 그 시기에 독서에 대한 남다른 흥미를 갖게 되었다. 프랑스 니스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26여 년간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1973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는데, ‘말로센 시리즈’와 어린이 책 ‘까모 시리즈’에서 보여준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 넘치는 표현으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두루 인정받으며 작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밖에 강압적인 독서 교육을 비판하고 책읽기의 즐거움을 깨우치는 『소설처럼』,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학교의 슬픔』 등의 에세이와 소설, 시나리오를 발표했으며, 한 남자가 10대부터 80대까지 몸에 관해 쓴 일기 형식의 소설 『몸의 일기』는 2012년에 발표되자마자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1995년부터 교직에서 물러나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지만, 정기적으로 교실을 찾아다니며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미스터리 비평상(1988년), 리브르앵테르 상(1990년), 르노도 상(2007년)을 수상했다. 접기
수상 : 2007년 르노도상
최근작 : <소설처럼>,<몸의 일기>,<학교의 슬픔> … 총 149종 (모두보기)
조현실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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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불문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구름이 태어난 곳》, 《몸의 일기》, 《늑대가 된 아이》, 《진지하지 않은》, 《뚱보, 내 인생》, 《가족 이야기》, 《더 높이, 더 멀리》, 《어, 씨가 없어졌네요》, 《운하의 소녀》, 《괜찮을 거야》 등이 있다.
출판사 소개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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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큰글자도서]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큰글자도서] 미궁에 대한 추측>,<[큰글자도서] 낯선 시간속으로>등 총 1,871종
대표분야 : 한국시 1위 (브랜드 지수 1,541,244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5위 (브랜드 지수 858,305점), 철학 일반 10위 (브랜드 지수 69,08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그래, 리종, 이건
오로지 내 몸에 관한 일기란다.

배설, 성장통, 성(性), 질병, 노화, 죽음
가식도 금기도 없는 한 남자의 내밀한 기록
『소설처럼』의 작가 다니엘 페나크가 차린 ‘삶’의 성찬!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사랑하는 딸에게 남긴 선물. 그 선물은 바로 “평생 동안 몰래 써온 일기장”이다.
30년 가까이 중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친 선생님, ‘말로센 시리즈’와 어린이 책 ‘까모 시리즈’ 『소설처럼』 『학교의 눈물』의 작가, 기발한 상상력과 소박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두루 인정받는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나크의 장편소설 『몸의 일기』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12년 출간 당시, 제목부터 독특한 이 소설은 프랑스 서점가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몸’의 일기라니…… 도대체 몸에 관해 일기를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투병기? 건강을 지키는 비법? 아니면 몸을 멋지게 가꾸는 비법? 페나크는 놀라운 발상과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성실성으로 문학에서는 낯설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에서는 익숙한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한 남자가 1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존재의 장치로서의 몸’에 관해, 몸이 신호를 보낼 때마다 상태를 충실히 기록해온 것이다.(무려 한 남자의 70년이 넘는 삶을 일기로 풀어놓는 작업은 영감 못지않게 성실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일 것이다.)
주인공은 아주 진솔하게, 우리가 잊어버리고 사는, 혹은 잃어버린 몸을 직시하고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이건 생리학 논문이 아니라 내 비밀 정원이다”라고 했듯이, 몸에 관해 쓰겠다고 작정하고 쓰기 시작한 일기엔 결과적으로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삶의 애환이 다 녹아 있다.

세상을 떠난 남자가 딸에게 남긴 선물
10대에서 80대까지 평생 동안 남몰래 쓴 ‘몸의 일기’

루소가 산책길에 식물채집을 했던 것처럼 나도 내 몸을 채집하고 싶다.
죽는 날까지. 그리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_17세 2개월 17일

이 일기의 주인공 ‘나’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산송장이 되어 돌아온 아버지와, 자식을 낳음으로써 그런 남편을 회생시켜보겠다는 희망을 품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가 태어난 뒤에도 원하던 효과를 보지 못한 어머니는 그를 “아무짝에도 써먹을 게 없는 존재”로 여기고 아버지에게 떠맡겨버린다. 어린아이는 자신이 존경하는 아버지 흉내를 내게 되고, 열 살도 안 된 어린아이가 죽어가는 환자처럼 살려고 했으니, 그에게는 ‘몸’이라는 게 없어진 셈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죽기 전에 아들에게 살아갈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수준 높은 교양 교육을 시켰고, 그 결과 아이는 정신적으로는 나이에 비해 조숙하지만 몸은 거의 없다시피 한 불균형한 존재가 된다. 열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아이는 몸이 없는 그림자처럼 집 안을 떠돈다. 거울을 보는 것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그런 아이는 열두 살 때 보이스카우트 활동 중 숲에 혼자 버려져 극한의 공포를 체험한 다음 날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첫 일기의 첫 문장은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나’가 몸의 일기를 쓰기로 한 건 바로 겁먹은 자기 자신에게 ‘몸’을 돌려주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난 이 일기장에다 강렬한 느낌들, 심각한 두려움들, 질병들, 사건들뿐 아니라 내 몸이 느끼는 것(혹은 내 정신이 내 몸에게 느끼게 하는 것)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묘사할 것이다.”(36쪽)

몸을 대하는 새로운 시각

보통 ‘일기’라 할 때 떠올리게 되는 ‘내면 일기’가 주로 정신의 변화를 기록한 것이라면, ‘몸의 일기’는 몸이 신호를 보내올 때마다 몸의 상태를 충실히 기록해놓은 것이다.
내 정신을 구현하는 매체, 주체인 ‘내’(정신)가 관장하는 몸. 어려서는 인식조차 못하고, 나이 들어 인식했을 때는 고장 나 짐스러워진 몸. 우리의 이러한 일반적인 몸에 대한 인식과 무심함을 이 책은 뒤엎는다. 특수한 어린 시절 덕에 식물 채집하듯 자기 몸을 관찰하고 소중히 여기는 태도로 평생을 살아온 80대 노인은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는, 죽음이 멀지 않은 시점에, 몸을 대하는 여유로운 관조의 자세를 보여준다.

내 몸과 나는 서로 상관없는 동거인으로서, 인생이라는 임대차 계약의
마지막 기간을 살아가고 있다. 양쪽 다 집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 사는 것도 참 편안하고 좋다. _86세 2개월 28일

몸을 무시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몸을 길들이고 몸을 정복하고 몸의 주인이 되려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동거인으로 여기는 것. 이러한 태도 때문에 화자는 그토록 솔직한, 몸을 객관화한 일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요동치는 마음의 변화에 신경 쓰지 않고, “오늘 내가 쓴 것이 50년 뒤에도 같은 의미를 갖고 있길 바”라는 엄격함에 기반한 이 일기에는 몸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상황이 놀라우리만치 사실적으로 솔직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명, 건강염려증, 동성애, 구토, 티눈, 월경, 용종, 불안증, 성 불능, 불면증, 몽정, 자위, 섹스, 권투, 수영, 비출혈, 비듬, 코딱지, 현기증, 악몽, 위내시경 검사, 건망증, 노안, 몸을 긁는 쾌감, 오줌 누는 기술, 똥의 모양, 코피, 설태, 전립선비대증, 수혈, 치매…… 이러한 충실한 기록 행위는 정신과 몸 사이의 소통을 도와주고, 소외되었던 몸을 재발견하게 해준다. 또 충치라든가 과식, 이명, 현기증 같은 ‘몸’의 사소한 증상들이 얼마나 정신에 영향을 끼치고 우리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지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평생에 걸쳐 꼼꼼하고 세심하게 ‘몸의 일기’를 써왔음에도, 여든이 넘은 일기의 주인공은 새로운 몸의 변화를 대하며 “우리 몸은 끝까지 어린아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이”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내게 시간이 주어졌으면, 내 세포들이 느긋해졌으면……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일기이기에 이 일기엔 금기가 없다. 양치질의 귀찮음, 가려운 곳을 긁는 즐거움, 코딱지를 가지고 노는 재미, 나이에 따른 대변의 변화 등 차마 타인에게 털어놓기 힘든 아주 내밀한 경험들까지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일기의 주인공은 자기 몸에 관해 말하고 있지만, 독자는 읽으면서 우리 자신의 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성별도 상관없이. 너무나 개인적인 상태들의 기록이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몸이라는 비밀 정원이야말로 공동의 영토이기도 하다는 걸 점차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제일 먼저 우리에게 다가오는 충격은 ‘공감’이다. 독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 일기에서 보게 되면서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다른 사람들도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무서운 엄마, 친구들에게 섞이지 못한 외로움과 공포, 2차 성징을 겪는 당황과 혼란, 어린 시절의 위험한 장난, 사춘기 아들의 뿌루퉁한 표정을 마주한 아버지의 심정, 노안으로 안경을 처음 맞추러 간 날, 무덤 꽃이라 불리는 검버섯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 손주가 태어난 순간의 환희, 퇴직 후에 대한 불안감, 노화로 인한 건망증, 치매 걱정, 동성애를 대하는 노인의 태도, 전립선 수술,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 등, 나의 과거이자 내 아이의 현재, 나의 미래이자 내 부모의 현재를 보면서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 삶의 부침(浮沈)을 독창적인 관점과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언어로 표현한 매혹적인 이야기꾼 다니엘 페나크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접기
북플 bookple
이 책의 마니아가 남긴 글
친구가 남긴 글내가 남긴 글
img
솔직한 글은 설득하는 힘이 있다. 그는 실패와 약점을 숨기지 않는다. 그의 위트는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열쇠이다. 공감의 웃음이 배시시 삐져나온다. 페낙은 가장 최근에 출간된 『몸의 일기』로 만났다. ‘사랑하는 리종에게’로 시작하는 유서가 서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딸에게 남긴 '몸의 일기'는 자신의 부재를 대신하는 또 다른 몸이다. “지금쯤 넌 ... 더보기
그레이스 2022-02-22 공감 (62) 댓글 (14)
img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두통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몇 주를 고생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찾아간 신경외과에서는 별일이야 없겠지만 이제 뇌 MRII를 한번쯤 찍어둘 나이가 됐다고 했다. 이제 그런 나이가 된 건가? 이후에 나의 짱구 머리 사진을 판독해 준 나보다 젊은 의사는 아직 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의 나이에 대한 이 상반된 해석은 결... 더보기
blanca 2022-02-18 공감 (28) 댓글 (10)
img
성장기 몸의 변화를 겪는 소년 페낙은 당혹스럽고 외롭다. 청년의 몸은 폭발하고, 장년은 자신의 몸을 관찰할 시간이 없다. 노안과 함께 찾아온 노년의 몸은 불안하다. 몸의 변화를 함께 공유할 사람이 없다면 정말 외로울 것이다. 유머를 잃지 않는 글에서도 몸의 존재로서 고독을 발견한다.
그레이스 2022-02-07 공감 (4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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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몸의 변화를 겪는 소년 페낙은 당혹스럽고 외롭다. 청년의 몸은 폭발하고, 장년은 자신의 몸을 관찰할 시간이 없다. 노안과 함께 찾아온 노년의 몸은 불안하다. 몸의 변화를 함께 공유할 사람이 없다면 정말 외로울 것이다. 유머를 잃지 않는 글에서도 몸의 존재로서 고독을 발견한다.  구매
그레이스 2022-02-07 공감 (4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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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글을 쓴다는 것, 무엇을 어떻게 보고 쓸 것인가에 대한 의미를 되짚게 만드는 책입니다.  구매
AgalmA 2020-03-26 공감 (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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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정말 다이어리처럼 스트랩이 달려있고 디자인이 멋스럽다.  구매
SALON 2015-09-04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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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페나크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고 우길 수도 있으나... 논픽션 ˝학교의 슬픔˝이나 ˝까모 시리즈˝ 등을 비롯한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 더 낫다고 하기는 어렵겠다. 하지만 작가의 분위기에 젖어 읽어내려가면 아주 만족스럽다. 슬픔을 기저에 둔 채로.  구매
drecology 2015-08-22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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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기쁨과 슬픔
의사에게 물었다. ˝술, 담배, 여자를 끊으면 오래살까요?˝
˝오래 사는 건 모르겠고, 시간이 느리게 느껴지긴 하겠죠.˝
이런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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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wife 2018-03-2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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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오로지 내 몸에 관한 일기 새창으로 보기
로쟈 2015-08-02 공감(3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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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무궁무진한 이야기거리를 가지고 있다. 새창으로 보기
혹시 사춘기 아들을 가진 분이라면 꼭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은책이다.

물론 남편이나 남자 애인이 이해가 안가는 분이 읽어도 좋다. 

남자분들은 자기 얘기를 읽듯이 읽을 수 있겠구나싶기도 하고....



이 책은 그야말로 한 남자 인간이 12살부터 87살까지 자신의 몸에 대해서 쓴 일기이다.

이런 일기 형식의 소설을 쓰겠다고 한 작가의 발상이 너무 기발하지 않은가?

사실 줄거리를 얘기할게 별로 없다.

초반에 몸의 일기를 쓰게 되는 계기가 가슴아픈데 1차대전에 참전했던 주인공의 아빠는 독가스로 인해 몸이 병들어서 돌아온다.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아빠, 남편의 병과 아마도 생활고에 치여 점점 자조적이고 독단적, 폭압적이 되어가는 엄마,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빠의 옆에서 아빠와 동일시 되어가는 주인공 아들.

이 셋의 관계는 전적으로 아들인 나의 입장에서 서술되므로 엄마의 생각이나 내면은 알 수 없다. 움직이지 못하는 남편, 생활고 이런 것때문에 삶이 팍팍했을, 그럼에도 병든 남편을 떠날 수는 없었던 엄마에게도 할 말은 얼마나 많았을까싶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들의 몸이므로 그는 엄마의 마음까지 살펴볼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그런 아빠가 죽고난 이후 엄마는 빌빌거리는 아들을 보이스카웃 훈련에 보낸다. 

그런데 여기서 훈련 도중 아들은 게임을 하던 상대편 아이들에 의해 숲속 나무에 홀로 묶이는 수모를 당한다.

처음에는 그리 무섭지 않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개미 한마리가 발등을 타고 오르고.... 그때까진 괜찮다. 개미가 사람을 죽이지는 않으니까....

잠시 후 개미 한마리가 더 발등을 타고 오른다. 2마리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 순간 몇 미터 앞쪽에 개미가 우글거리는 개미집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나는 못움직이는데 저 개미들이 모두 내 몸을 기어올라 나의 눈을 파먹고, 내장을 파먹고......

상상은 공포를 낳고 공포는 패닉을 불러일으킨다.

숲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고 너무 무서운 나머지 설사똥을 지려버리는 우리의 주인공.

그는 12살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내가 10살때쯤이었나? 그 때 우리 동네 애들은 머리에 이를 한움큼씩 달고 다녔다.

엄마는 그 때 내 머리를 참빗으로 거의 쥐어뜯다시피 빗어내리며 이잡기 작전에 돌입했고, 나는 너무 아파서 징징거렸는데 그 때 울 엄마 왈 "너 머리에 이 계속 키우면 그 이들이 너 눈으로 귀로 들어가서 눈도 파먹고 안에 내장도 파먹고 한다"라고....

아 그 공포라니..... 그 때부터는 말없이 머리를 그냥 쥐어뜯기는 수밖에 없었고, 이후 한동안 이가 내 몸속으로 내장으로 들어가는 상상은 나를 공포스럽게 했다. 

나는 그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뭔가를 한 기억이 없는데 이 주인공은 너무나도 창피한 그 기억때문에 자신의 몸을 바꾸기로 하고 그 때부터 자신의 몸의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어찌보면 결국 몸의 가장 원초적인 부산물인 똥으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하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이 사건은 주인공이 아빠의 세계에서 벗어나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기 존재를 자각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엄마는 소년에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



그의 일생을 보면 시대적으로 봐도 꽤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일기는 그 모든 것들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오로지 자신의 몸의 변화, 몸이 느끼는 것들, 몸의 기쁨과 고통을  다룬다.

이 책이 재밌는 이유는 이런 몸의 일기를 쓰면서 금기가 없다는 것이다.

운전하면서 다 큰 어른이 코닦지를 가지고 노는 이야기며, 첫경험에서 얼어붙어 결국 발기불능이란 오명을 쓰고 고민하는 이야기며, 섹스 중 몸이 느끼는 변화며 어떤 것도 몸의 이야기라면 빼놓지 않는다.

온갖 건강염려증을 읽다보면 이거 내 얘긴가하면서 솔깃하기도 하다.



노년에 이르면 실제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온갖 병들을 겪게 되는데, 그 과정은 한편으로 애잔하게 마음을 두드린다.

인간이라면 결국 누구나가 저 과정에 이르겠구나하면서 동일시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심심할 수도 있는 이런 이야기들을 빛나게 해주는건 역시 작가의 탁월한 유머감각이다.

곳곳에서 빵빵 터지는 지점들이 있다.

예를 든다면 나이들어 신장에 문제가 생겨 오줌주머니를 한동안 차고 다니게 되는데 이 오줌주머니는 일정 시간이 되면 비워줘야 되는 것이다. 안그러면 이번에는 설사똥이 아니라 소변을 발밑에 흥건하게 흘리게 되므로 말이다.

그런데 딱 쇼핑을 하고 있을 때 오줌주머니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화장실을 부탁하지만 점원이 들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어떡했냐고? 

심술이 가득해진 이 할아버지 주인공은 가게의 새 사냥부츠에다 오줌주머니에 가득찬 오줌을 몰래 비우고 능청스럽게 나와버린다. ㅎㅎ 



이 책에서 유일하게 맘에 안들었던 장면은 노년의 이 주인공이 남미 학술행사에 갔다가 20대 아름다운 아가씨에게서 유혹을 받는 순간이다. 

이미 나이가 70대이고 사랑하는 아내와 더 이상 섹스는 하지 않지만 여전히 따뜻한 포옹을 즐기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이 할아버지는 어느 순간 드디어 섹스의 유혹에서 벗어났다고 자신만만하다. (사실은 발기가 안된다. 70대 할아버지니까 뭐 당연한거 아닌가?)

아 그런데 이 할아버지 20대 아가씨의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버려 생애 마지막 섹스를 즐기는거 아닌가?

사실 난 동양권의 문화가 섹스에 대해서 지나치게 심각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하는 생각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식의 섹스에 대해선 아무래도 관대해지지가 않는다.

그러니까 만약에 이 할아버지가 아내가 없거나 아니면 아내를 사랑하지 않거나 뭐 이렇다면 그래 그럴수 있지, 멋진 아가씨가 모든걸 다 받아들인다며 유혹하는데 안 넘어갈 이유가 없지 할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주인공은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얼마전에 봤던 영화 <돈룩업>에서도 주인공이 아내와 별 문제가 없음에도 그냥 여자의 손짓하나에 홀라당 넘어가버리는 장면이 있었다. 영화를 보다가 남편한테 남자들은 저런 상황에서 무조건 별 생각없이 그냥 유혹에 넘어가서 섹스할 마음이 나는지 질문했더니 저런 유혹을 안 당해봐서 모르겠단다. 참내..... 



남자의 몸의 일기를 읽으면서 여자의 몸의 일기를 읽어보고싶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런 식으로 쓰면 그것도 일종의 표절이 되려나 싶어 안나오겠구나 싶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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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31 공감(28) 댓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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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두통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몇 주를 고생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찾아간 신경외과에서는 별일이야 없겠지만 이제 뇌 MRII를 한번쯤 찍어둘 나이가 됐다고 했다. 이제 그런 나이가 된 건가? 이후에 나의 짱구 머리 사진을 판독해 준 나보다 젊은 의사는 아직 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의 나이에 대한 이 상반된 해석은 결국 내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이야기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해 준 셈이다. 언제나 많을 줄 알았던 머리숱의 급감과 노안은 더 얘기할 필요도 없겠지. 나는 차곡차곡 나이를 먹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영향을 내 삶 전반에 끼친다. 아무리 영혼과 내면과 의지의 이야기를 해도 결국 나는 내 몸 안에 갇혀 존재의 환각을 느끼는 존재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내 몸을 넘어서거나 이길 수 없다. 인정해야 한다.



이 소설은 1923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화자가 딸에게 유산으로 남긴, 자신이 열두 살 때부터 여든여뎗 살 마지막 때에 이르기까지 "존재의 장치로서의 몸에 관해 쓴 일기"의 형식을 띠고 있다. 연령에 따른 몸의 미묘한 변화와 성장, 각종 성가신 질환들, 노화,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연대기적 형식의 보고서는 어떤 세대의 독자가 읽어도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과거, 현재, 미래의 육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작가 특유의 재치와 언어에 대한 탁월한 감각으로 한층 더 생생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내 나이 즈음의 일기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세상은 원래 무게보다 더 무거워질 것이다. 그러면 피로 속에 불안이 침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상이 무겁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세상 속에 있는 나 자신, 무능하고 헛되고 거짓된 내가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친 내 의식의 귀에다 대고 불안이 속삭이는 말들이다.

-pp.238

암울한 전망이다. 노안의 이야기도 있다. 사춘기 아들과의 대치에 관한 이야기도 심지어 갑자기 출몰하는 이명에 대한 충격도 있다. 얼마 전 나보다 두 살 어린 지인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예고 없이 나타난 그 육체적 쇠락의 징후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놀라워했다. 거기에 이명도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알고 보면 오십, 육십, 심지어 팔십에 이르기까지 아직 본격적인 노화의 관문에는 다다르지 않은지도 모른다. 더 많은 더 어려운 성가신 것들의 전시가 주르륵 펼쳐진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아직 애송이다. 결국 "왕관들을 빼앗기는 거다." 이미 쓴 적도 없다고 주장하면 할 말은 없지만.



몸이라는 극지에서 빙하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굉음도 내지 않고 조용히. 늙는다는 건 이 해빙을 겪어내는 것이다.

pp.362



"늙는다는 건 이 해빙을 겪어내는 것이다." 절묘한 문장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요새는 노인들이 다르게 보인다. 시간과 세월은 그저 지나가는 게 아니다. 그 안에서 우리의 몸은 늙고 그 안의 존재는 그 미미한 껍질을 붙잡고 분투하며 마지막까지 견뎌내야 하는 과업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모두 어떤 의미에서 승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상을 나날이 견디는 중이니까. <몸의 일기>는 그러한 과정의 위대함을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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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2-18 공감(28) 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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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단 한 편의 책으로 아빠의 마음을 빼앗아 버린 이가 있었으니, 다니엘 페나크라는 분이란다. 작년에 SNS에서 알게 되어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이란 책을 읽었는데, 크게 감탄을 했단다. 어찌 이리 유쾌하고 재미있으면서 교양을 팍팍 심어주는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그의 또 다른 책을 검색해 보니, <몸의 일기>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소설이 있더구나. 일기를 책으로 출간하는 경우가 많은데, 누구누구의 일기가 아니고, 몸의 일기라니… 대충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더구나.


일기.. 너희들도 가끔씩 일기를 쓰잖아. 사실 아빠도 일기를 쓰려고 노력을 한단다. 그래서 해마다 다이어리도 구입하고 그래. 그런데, 올해는 정말 일기를 제대로 쓴 날이 거의 없구나. 다이어리도 거의 새 것이란다. 일기뿐만 아니라 너희들에게 써야 할 독서편지도 사실 얼마나 밀렸는지 몰라. 회사 일 때문에 그렇다고 하면 핑계가 되려나. 사실 아빠는 하고 싶은 게 많고, 계산을 해보니, 집에 와서 샤워하고 난 다음 적어도 세 시간은 있어야 아빠가 하고 싶은 것들을 채울 수 있을 것 같구나. 사실 하고 싶은 것들 중에 여럿 포기하고 계산한 시간이란다. 그런데 올해도 여전히 일거리가 많고, 우리가 회사에서 좀 더 먼 거리로 이사를 오다 보니, 예전보다 퇴근 후 시간이 더 적어졌구나. 그렇다 보니 일기도 못쓰고 독서 편지도 말리고 그러는 것 같구나. 그렇다고 잠을 줄이는 것도 뭣하고… 아이고, 일기 이야기하다가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가 빠졌구나. 아무튼, 아빠도 일기를 쓰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

그런데 일기라는 것이 주로 하루에 있었던 일과 그것에 대한 감상… 나의 생각들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잖아.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자신의 몸의 변화를 중심으로 쓰고 있단다. 십대 소년이 팔십 대 노인이 될 때까지 몸의 변화…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연이 자신의 모습도 되돌아보게 된단다. 아빠도 그랬어. 주인공이 쓴 일기들의 나이 때, 나도 그랬었지, 아니 나는 이랬었지… 이런 생각이 많이 떠올랐단다.


1.

이 책에는 자라면서 겪는 신체 변화를 솔직하게 적어두고 있단다. 주인공은 1923년생이야.. 제1차 세계대전의 아픔이 곳곳에 남아 있던 시절이었지. 주인공의 아버지도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후유증으로 일찍 돌아가셨어. 돌아가시기 전에 주인공과 애틋한 정이 많이 남아 있어, 주인공의 일기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었단다. 아버지도 오래 살 것이라 예상을 했는지 주인공인 아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 첫 몽정을 할 것을 대비해서도 너무 놀라지 말라고 미리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그 부분을 읽고, 아빠도 우리 막둥이에게도 나중에 아래처럼 이야기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쑥스러움을 타는 아빠가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인 것 같기도 하니, 조금은 편집해서 이야기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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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아빠가 미리 얘기해줬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제로 일이 닥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난 잠에서 깨자마자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잠옷 바지가 젖어 있었고 두 손도 온통 끈적끈적했다! 이불에도 묻어 있었다. 사실상 온 사방에 묻어 있었다는 게 정확한 말일 것이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바지를 벗으면서 난 아빠가 얘기해줬던 걸 떠올렸다. 그걸 사정(射精)이라고 해. 밤사이에 그 일이 일어나더라도 겁먹지 마라. 다시 오줌을 싸기 시작한 건 아니니까. 그건 새로운 미래가 시작된다는 신호야. 놀라지 말고 얼른 적응하는 편이 나아. 넌 앞으로 평생 정자를 만들어낼 테니까. 처음엔 뜻대로 조절이 안 될 거야. 성기를 만지작거리며 쾌감을 느끼는가 싶다가 어, 어느새 끝나버리지! 그러다 점차 익숙해지면 절제할 줄도 알게 되고, 결국엔 최선의 요령을 깨우치게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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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대를 거치고 본격적인 젊음으로 들어오면, 누구나 겪는 사랑. 다들 겪는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고 다르지만, 그 사랑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리고 그 사랑을 할 때는 피곤하지도 않고, 세상의 중심이 내가 되고,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린다고 느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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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몸은 사랑의 에너지 덕을 어느 정도로나 보는 걸까. 요즘은 모든 게, 정말 모든 게 다 잘 풀린다. 직장 일에서도 지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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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랑의 결실은 결혼과 출산이 아닐까 싶구나. 이 책의 주인공도 아이가 생겼을 때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너희들이 태어났을 때가 기억이 나는구나. 아주 생생한 기억. 너희들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쁨 말이야. 아빠가 서툴러서 너희를 안아주는 것도 처음에는 어려워하고, 기저귀 하나 가는 것도 낑낑 매던 시절이 있었지. 이 책의 주인공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하지만 위험이 닥쳤을 때, 그것이 자신의 실수이긴 했지만, 자신의 몸이 다치는 한이 있더라고 아이의 안전을 생각하는 몸의 움직임은 본능이 아닐까 싶더구나. 세상 모든 아빠는 슈퍼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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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

손님들 앞에서 이 세상의 여덟번째 기적이라고 자랑하며 브뤼노를 흔들어대다가, 아기를 안고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이다. 앞쪽으로 넘어지면서 바닥까지 굴렀다. 정확히 열한 계단. 난 본능적으로 브뤼노를 감쌌다. 계속 구르는 중에도 아기의 머리를 내 가슴팍에 붙이고, 팔꿈치와 이두박근과 등으로 보호했다. 난 아들을 덮고 있는 껍데기였다. 모두가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우린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손님들이 모두 달려들었다. 손등, 골반뼈, 무릎뼈, 발목, 등뼈, 어깨, 전부 다 계단 모서리에 부딪혔다. 하지만 난 구르는 와중에도, 가슴이 파이고 배가 움츠러드는 와중에도, 브뤼노가 내 품 안에서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난 본능적으로 인간 완충장치로 변신했던 것이다. 브뤼노가 매트리스 싸인 채 굴렀다 해도 더 안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난 유도를 해본 적도 없고 낙법을 배운 적도 없는데. 부성애의 놀라운 발현?

==============================

….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십대 반항아가 되어 괴롭히기도 하지.. 그렇게 세월은 무섭게 지나간단다.


2.

그리고 책의 주인공은 지금의 아빠의 나이에 다다르게 된단다. 아빠도 지금까지는 큰병 걸리지 않고 잘 살아왔던 것 같구나. 평범하고, 평균적인 건강을 가지고 말이야. 최근 들어 평균적인 몸무게에서 조금씩 오버하지만 말이야.. 그런데, 앞으로는 어떨까? 주인공이 지금의 아빠의 나이를 넘어가면서 쓰는 몸의 일기는 있잖니, 무척 슬프게 했단다.

이제 아빠의 남은 날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점점 건강은 안 좋아질 것이고, 병원도 자주 자게 될 거야. 지금도 건강은 잘 모르겠지만, 이미 체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기초 대사량도 줄어든 느낌이 들더구나. 먹는 양이 크게 늘지 않고 비슷한데도 살이 붙는 것을 보니 말이야. 노화에 대한 경험을 하나 둘 겪고 일기에 고스란히 적혀 있단다.

이명. 귀에서 끊임없이 나는 소리. 아빠도 이명이 생긴지 무척 오래되었는데,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는데, 아주 크지는 않고, 청력 검사를 해도 정상이고 해서 그냥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사실은 정적이 그리울 때도 있단다. 아빠는 정적을 느껴본 지 꽤 오래되었어. 지금도 키보드 치는 소리는 이명 건너편에서 고막에 도착하고 있단다..

==============================

(281)

그에 따르면 이명은 아주 적응이 잘 되는 병이라고 한다. 아니, 더불어 사는 거라고 봐야지, 그가 말을 고쳤다. 그래도 어쨌든 고요함은 포기하는 수밖에 없어. 에티엔도 나와 마찬가지로 처음엔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와 똑 같은 비유를 했다. 꼭 내 몸이 켜진 라디오에 연결돼 있는 것 같더라고. 스피커 신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게 정말 달갑진 않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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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늙어가면서 겪는 경험들도 슬프고, 젊은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 친척들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가는 장면도 슬펐단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아빠의 인생에서 경험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니, 인생의 삶을 누가 설계한 것이라면 너무 잔인한 설계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있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그러기 위해서는 잠도 충분히 자고 그래야 하니, 너희들에게 보내는 독서 편지도 짧게 쓰고 잠을 청해야겠구나.^^ …

삶은 얼마 안 남겨두고 쓴 주인공의 일기가 다시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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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내 몸과 나는 서로 상관없는 동거인으로서, 인생이라는 임대차 계약의 마지막 기간을 살아가고 있다. 양쪽 다 집을 돌볼 생각을 하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 사는 것도 참 편안하고 좋다. 그러나 최근의 혈액검사 결과를 보며, 이젠 마지막으로 펜을 들 때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평생 자기 몸에 관해 일기를 써온 사람이 마지막 가는 길을 거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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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 일기를 쓰긴 하지만 아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은데, 조금 번거롭더라도 일기는 쓰면 좋을 것 같구나. 나중에 커서 그 일기를 읽어보면 좋을 테니 말이야. 아빠도 너희들 만할 때 비록 숙제로 쓰긴 했지만, 일기를 썼었는데, 안타깝게도 다 사라지고 말았단다. 지금이라도 다시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다시 일기를 써보려고 노력해야겠구나. 인생 후반전… 열심히 기록으로 남겨볼게. 그 일기에는 우리 식구들의 행복만 가득 적혀 있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지금쯤 넌 장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있겠구나.

책의 끝 문장 : 겁먹지 마, 너도 데려가줄게.



청결함에 관해선 아빠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어느 날 내가 아빠 등을 때수건으로 밀어주고 있을 때 아빠가 말했었다. 우리가 벗겨낸 이 때는 다 어디로 갈까? 너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니? 우리 몸을 깨끗이 하느라고 우린 또 뭘 더럽히고 있는 건지. - P31

눈물은 자아의 배설이다. 그 엄청난 양이란! 우리는 울면서 오줌 눌 때보다 훨씬 더 시원하게 자신을 비운다. 맑은 호수에 몸을 던지는 것보다도 더 깨끗이 자신을 청소한다. 그 정화의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나면 종착역에 정신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눈물로 표현된 정신은 비로소 몸과도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낸 몸도 오늘 밤엔 잠을 잘 것이다. 안도의 울음을 실컷 울었으니. 이제 끝났다. - P140

건강염려증: 몸의 상태에 대해 과도하게 신경 쓰는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 자신이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망상. 정신과 몸이 서로에게 술책을 부리는 것. 어쨌든 처음 경험하는 느낌이라 일시적인 증상의 희생자일까? - P154

순전히 정에 겨워 아기를 어르는 것과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어르는 것 사이엔 이런 차이가 있다. 첫번째 경우, 아이는 자신이 사랑의 중심에 있다고 느낀다. 두번째 경우엔 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버리고픈 충동을 느낀다. - P190

흠잡을 데 없는 똥. 딱 한 덩어리뿐이다. 완벽하게 매끈하고, 모양도 반듯하다. 차지면서도 끈끈하진 않고, 냄새는 나되 악취는 아니고, 단면이 깔끔하며 균질의 갈색을 띠고 있다. 딱 한 번 힘줘서 쑥 빠져나왔다. 휴지에도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았으니, 이거야말로 완벽한 장인의 솜씨다. 내 몸아, 참 잘해냈다. - P224

시선을 피하며 머리를 위아래로 가볍게 흔든다.
: 계속 이야기해봐, 관심 있으니까.
시선은 어느 한 지점에 고정하고 손가락으로 식탁 위에서 피아노 치는 시늉을 한다.
: 그 얘긴 벌써 백 번도 더 했잖아요.
속으로 어렴풋이 미소를 지으며 시선은 테이블보에 고정되어 있다.
: 내가 말은 하지 않지만, 나도 다 생각이 있다고요.
빈정거리는 미소
: 내가 맘만 먹으면 박살을 내줄 텐데.
눈의 역할
: 눈을 돌리는 건 자기 맘을 몰라줘서 답답하다는 의미, 눈을 크게 뜨는 건 믿지 못하겠다는 의미, 눈꺼풀이 축 처지면 지쳤다는 의미……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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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20-10-30 공감(2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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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라는 짐이 너무 무거울 때 -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우리는 몸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자기 몸에 대해 뭘 말할 수 있을까. 성인의 뼈대는 총 206개이고 1,000억 개에 달하는 신경 세포를 가지고 있다는 기계적 설명이나 인간 유전자 지도(게놈 프로젝트)가 인간에 대해 어떤 사실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우리 자신을 설명해 줄 수는 없다. 우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끝없이 하고 각종 장르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리종의 아버지는 말한다.

 


「요즘 의사들은 몸에 손을 대려고도 하지 않더군. 의사들에게 몸은 아주 단순한 것, 세포들의 조합일 뿐이지. X선 촬영, 초음파 검사, 단층촬영, 피 검사의 대상, 생물학, 유전학, 분자생물학의 연구 대상, 항체를 생성해내는 기관. 결론을 말해줄까? 이 시대의 몸은 분석을 하면 할수록, 겉으로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덜 존재한다는 거야. 노출과 반비례하여 소멸되는 거지. 내가 매일 일기를 쓴 건 그와는 다른 몸, 그러니까 우리의 길동무, 존재의 장치로서의 몸에 관해서란다.

- 2010년 8월 3일 리종에게 보내는 편지」


 

흔히 일기를 내면의 기록으로 쓰지만 리종의 아버지는 요동치는 정신의 상태를 반추하기보다 몸이 정신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에 집중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외부 환경과 몸을 통해 자신과 자신의 변화를 더 즉각적으로 감지한다. 아주 작은 상처에도 신경이 쓰이고 팔이나 다리를 못 쓰게 될 때는 세상의 이방인이 된 기분이다. 나이 들어가며 예전 같지 않은 몸의 상태를 발견할 때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소멸을 곱씹게 된다. 우리의 일기가 그러했듯 리종의 아버지가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깊은 혜안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어릴 적 그가 가상의 동생이자 자신의 페르소나 도도를 만들어 불편한 가정에 적응해보려 했던 것처럼 일기도 자신의 삶에 적응해보려는 투쟁의 기록이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산송장이 되어 돌아온 남편을 회생시키고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보고자 그를 낳았던 어머니는 가망이 없다는 걸 알게 되자 두 사람을 증오했다. 쌀쌀맞은 어머니에게서 애정을 바랄 수 없었고 죽어가는 아버지에게서 애정과 교육을 받으며 자란 소년은 정신적으로는 조숙했지만 육체적으로는 아버지를 흉내 내며 유령 같은 모습으로 살려 했다. 열 살 때 아버지가 사망하자마자 아버지의 흔적을 모두 없애버린 어머니 때문에 그는 거울을 보는 것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유령 고아 행색이었다. 그때 가사도우미로 나타난 비올레트 아줌마가 그의 구원자였다. 비올레트 아줌마와 소년의 이야기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을 떠올릴 정도로 감동적인 대목이 많다. 몇 번을 울게 만들었는지……. 비올레트 아줌마의 동생 마네스 아저씨와 올케 마르타 아줌마, 그들의 자녀들(티조, 로베르, 마리안)은 소년에게 실제 가족과 같았다. 영원히 함께 할 줄 알았던 비올레트 아줌마의 죽음을 목도한 순간은 그의 트라우마로 오래 남는다. 아줌마의 죽음 뒤 단식투쟁으로 어머니에게서 벗어나 기숙학교로 갈 수 있었고 이후 이 일기에는 어머니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사고로 실종된 어머니에 대한 기술은 아주 짧게 처리되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그는 학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레지스탕스로 활동하게 되었고 거기서 팡슈도 만났다. 죽음이 목전에 있는 전쟁은 우리를 진정 몸으로 있게 만든다.

 

「은밀한 전쟁을 치르는 동안 자신의 건강 문제에 관해 조금이라도 신경 써본 자가 과연 있었을지 의문이다. 이건 정말 한 번 연구해볼 만한 주제다. 동지들 중에서 아픈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거든. 온갖 시련을 다 겪으면서도 말이야. 배고픔, 목마름, 불편함, 불면, 기진맥진, 두려움, 외로움, 감금, 지루함, 상처. 그런데도 몸은 잘 버텨냈다. 우리는 병에 걸리지 않았다. 어쩌다 이질에 걸리는 것 정도. 냉기를 느끼다가도 수행해야 할 과업을 생각하면 금세 몸이 데워지는 식이었지. 심각할 게 없었다. 우리는 배가 텅 빈 채 잠을 잤고, 발목을 삔 채로 걸었고, 몰골은 추했지만, 병에 걸에 걸리진 않았으니까. 내 관찰이 모두에게 다 해당되는지는 모로만, 어쨌든 내가 주변에서 확인한 바로는 그렇다. 반면 STO(비시 정부에 의한 대독협력 강제 노동국)에 팔려간 청년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파리처럼 쓰러졌다. 노동 재해, 우울증, 전염병, 온갖 종류의 감염, 그곳을 벗어나고픈 자들의 자해 등으로 작업장은 점차 비어갔다. 그 무상의 노동력들은 그들의 몸만을 목적으로 하는 작업에 건강을 갖다 바친 거지. 반면 우리의 경우엔 정신이 동원된 셈이고. 저항 정신, 애국심, 점령자에 대한 증오, 복수의 욕구, 정쟁에 대한 취향, 정치적 이상, 박애, 해방에 대한 기대, 이름을 어떻게 갖다 붙이든, 그게 무엇이었든, 그건 우리 건강 상태를 좋게 해주었다. 우리 정신은, 전쟁이라는 위대한 몸을 위해 우리 몸을 기꺼이 써야 한다고 부추겼다. 그렇다고 해서 경쟁이 없었던 건 아니지, 각자 자기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평화를 준비했고, 자기 식대로 해방된 프랑스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지만, 레지스탕스는 그 양상이 아무리 다양하다 하더라도, 침략자에 대한 투쟁 속에선 언제나 단 하나의 몸일 뿐이었다. 평화가 돌아오자 우리 각자는 그 거대한 몸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다시금 세포들의 덩어리로, 다시 말해 모순 가득한 존재로 되돌아왔다.

- 21~26세(1945~1960)에 대해 리종에게 남기는 말」


 

그가 비올레트 아줌마에게 배웠던 청각 마취술(부상자를 치료할 때 요란한 소리를 질러 부상자의 정신을 빼놓는 것)을 팡슈에게 가르쳐줘 부상자 치료에 도움을 줬는데, 이 기술은 그의 자녀, 손자, 증손녀 (미친 사람 같았다는 소리까지 들으며ㅎ) 의 가정 치료 요법으로도 자리잡는다. 팡슈의 입김으로 레지스탕스 폭파전문가였던 쉬잔과 23세 생일에 처음 가진 성관계에서 자신이 성불능자가 아니란 것을 깨닫는다. 계급의 일원이 될 자격이 있는지를 심판받는 첫 구직. 24세 발견한 비용종(콧구멍을 가로막고 있는 혹)이 그를 계속 괴롭히게 되는 사연. 25세에 첫 치과 방문과 첫 정장 맞춤. 맞지 않는 여러 교제 끝에 몸과 영혼의 동반자라 할 모나를 만나 27세에 결혼.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지만 그의 생이 이어진다.

 

「난소도 역시 어지럼증의 척도 역할을 하냐고 모나에게 물어보았다. 아니, 그런데 모나가 절벽 가장자리로 다가가는 걸 보면서 내 고환은 또다시 조여들었다. 난 그녀 대신에 어지럼증을 느낀 것이다. 불알에도 감정이입이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산책하다 절벽에서 떨어진 어떤 사람의 일화가 떠올랐다. 그는 발을 잘못 디디는 바람에 돌 더미 위를 몇 미터 굴러떨어지며 허공 속에서 허우적댔다. 친구들은 겁에 질려 계속 소리를 질러댔지만, 정작 그 자신은 한순간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한다. 자기가 발을 헛디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공포도 떠나간 것 같단다. 그는 그 뒤로 평생 동안, 희망을 잃었던 그 순간을 가장 행복했던 때로 기억한다. 그가 목숨을 건진 건 나뭇가지에 걸린 덕분이었다. 그 순간 살아야겠다는 희망이 생기면서 공포도 또다시 되돌아왔다고 한다.

- 28세 4일(1951년 10월 14일 일요일)」


 

불안한 현실과 편안한 잠을 오가며 살듯이 공포와 희망은 우리 인생을 돌리는 양면의 동전이다. 홉스의 고백처럼 ‘두려움은 내 인생의 유일한 열정’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이의 성장과 함께 자신의 과거와 아이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시간도 갖지만, 내면 일기를 쓰든 외면 일기를 쓰든 일기는 결정적인 걸 포착하지 못한다. 그의 일기에는 임신한 아내에 대한 묘사, 첫아이 브뤼노를 만난 순간도 기록되지 않았다. 일기를 쓰며 우리는 자신의 취향과 선택, 자기 역사의 단편을 바라볼 뿐이다. 현실에서는 몸을 둘러싼 끝없는 비교가 벌어진다.

 

「집 앞 공터에서 브뤼노와 걔 또래의 사내아이가 태곳적부터 이어져 온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다름 아닌 이두박근 자랑, 작은 두 팔을 직각으로 굽힌 채 주먹을 쥐고, 이두박근을 팽팽하게 만드는 것이다. 두 녀석 다 힘을 주느라 얼굴을 연극배우처럼 찡그리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평생 우리의 몸을 비교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일단 유년기를 벗어나면 그 방식이 은밀하고 수치스럽기까지 하다. 열다섯 살 때 나도 해변에서 내 또래 남자애들을 상대로 이두박근과 복근 시합을 벌였었다. 열여덟 살인가 스무 살 때는 수영복 아래쪽이 얼마나 불룩한지를 자랑했다. 서른 살, 마흔 살이 되면 남자들은 머리카락을 비교한다(대머리에겐 불행이다), 쉰 살 때는 배(배가 안 나와야 한다), 예순 살 땐 치아(빠진 게 없어야 한다). 이제 소위 원로라 불리는 늙은 악어들의 모임에선 등, 걸음걸이, 입을 닦는 방식, 일어나는 방식, 외투를 걸치는 방식을 비교한다. 한마디로 나이, 나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아무개가 나보다 훨씬 늙어 보이지, 안 그래?

- 36세 11개월 21일(1960년 10월 1일 토요일)」

 

 

「여럿이 어울려 있을 때 우리 얼굴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 메시지는, 그 그룹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욕망, 거기 속하고 싶다는 억누를 수 없는 욕구다. 그걸 교육이나 맹종 혹은 주관 없는 성격 탓으로 돌리는 게 보통이지만ㅡ그게 티조의 가설이었다ㅡ난 거기서 오히려 존재론적 고독에 저항하는 시원적(始原的) 반응을 본다. 본능적으로 유배의 고독을 거부하고, 공동체에 끼어드려는 몸의 반사적인 움직임이랄까. 심지어 피상적인 대화를 하고 있는 순간에도 그러하다. 공공장소에서ㅡ살롱, 공원, 술집, 복도, 지하철, 엘리베이터ㅡ 대화를 나누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면, 놀랍게도 우리 몸의 움직임에선 우선 동조하고 보자는 그 성향이 나타난다. 그럴 때 우리는 기계적으로 찬성하는 새 떼가 된다. 나란히 걸어가며 네, 네, 하고 있는 비둘기 떼와 흡사한 것이다. 티조가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이 표면적인 동조가 개인의 주관을 손상시키는 건 결코 아니다. 비판적 사고가 곧 뒤를 따를 테니 말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비판을 시작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서로 부딪치기 이전에 우선 집단에 확실하게 들러붙고자 하고, 우리 몸은 그 본능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 37세 13일(1960년 10월 23일 일요일)」

 

 

「남들 앞에선 억지로 감추는 악취도 혼자 있을 땐 은밀하게 즐긴다. 생각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나는 이 이중성이야말로 우리 삶의 중요한 속성이다. 테니스 치던 그 여자나 나나 각자 자기 집에 돌아가면 각자 자기 식으로 긴 방귀를 즐길 것이다. 악취의 파동이 이불에 흔적을 남긴 뒤 콧구멍까지 올라오도록 숙련된 기술을 발휘하면서 말이다.

- 40세 7개월 13일(1964년 5월 23일 토요일)」


 

건강염려증이 생기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병의 이름을 들으며 몸은 무너져가기 시작한다. “가장 힘든 건, 주위 사람들에게 이 피곤함을 감추기 위해 쏟아야 하는 정신적 노력이다. 식구들에게(피곤 때문에 가족도 낯설다) 똑같이 다정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겐(피곤 때문에 이상하게 낯익다) 전문적으로 보여야 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세상은 원래 무게보다 더 무거워질 것이다. 그러면 피로 속에 불안이 침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상이 무겁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세상 속에 있는 나 자신, 무능하고 헛되고 거짓된 내가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친 내 의식의 귀에다 대고 불안이 속삭이는 말들이다. 그러면 난 결국 화를 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아이들은 날 위태로울 정도로 불안정한 기질을 가진 아버지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시대를 잘못 만난 운명을 탓하기엔 인생은 매일 바쁘고 책임질 일로 가득하다.

 

 

기억력은 떨어져도 잊히지 않는 마음의 의지처들도 사라지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이다. 어이없는 사고를 당한 마네스 아저씨의 죽음, 13살에 기절놀이로 서로 죽어보는 체험도 하며 같은 성장기를 보낸 똑똑한 친구 에티엔이 치매로 맞는 죽음, 그가 병나지 않게 돌봐줄 의사가 되겠다고 했던 손자 그레구아르의 황망한 죽음, 그보다 어렸지만 어른스러울 때도 많았고 매번 재미난 얘기를 들려주던 티조의 죽음, 그가 백내장 수술까지 하며 말년에 마지막 사회 참여를 하게 만들었던 팡슈의 죽음. ‘함께한다’는 말이 무슨 소린지 너무도 절절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들도 지나간다. 그토록 묘사하고 싶었던 내 몸도, 생의 기록도 80세가 넘어보니 그저 피상적으로만 기록했을 뿐이라 깨닫게 된다. 평생을 노력했음에도 나는 나였을까. 평생 열렬히 사랑했지만 살아 있는 동안 표현하지 못하고 이 일기장으로 딸 리종에게 마음을 전하는 그처럼 우리는 자신을 열렬히 사랑했음에도 끝까지 제대로 살지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이 세계에서 짐 졌고 온통 수수께끼 같던 '자기'라는 정체성과 함께 사라질 뿐이다. 우리가 ‘자기’를 너무 무거운 짐으로 지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삶도 죽음도 슬픔도 덜 무거울 것이다. 그렇다. 무척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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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20-03-26 공감(1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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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의역동원 역경- 한의학의 원류를 찾아서 |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1 저우춘차이

알라딘: 의역동원 역경


의역동원 역경 - 한의학의 원류를 찾아서 |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1
저우춘차이 (지은이),김남일,강태의 (옮긴이)청홍(지상사)20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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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쪽
시리즈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총 8권 모두보기)



한의방약 韓醫方藥 - 사칠방 四七方
황제내경 : 소문편
황제내경 : 영추편
한의학 입문
한의약식 - 약식동원

책소개
'의역동원'이란 역경과 한의학의 양생학이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천인합일'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탄생하게 되었음을 가리킨다. 즉, 의술과 주역이 같은 근원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한의학의 원류인 역경을 만화로 담아 이해를 돕는다.


목차


역자서문|한의학과 주역의 밀월관계의 시작은
추천사|공백을 메워주는 좋은 책

제1장 역경이란
제2장 역경의 시공적(時空的) 배경
제3장 주역의 64괘 전전(全傳)
제4장 천인합일(天人合一)을 바탕으로 양생(養生)을 말한다

서평 1|결코 사라지지 않는 생명력을 지닌 책
서평 2|역경의 뿌리는 분명히 우리에게서 뻗어나간 것이다


저자 및 역자소개
저우춘차이 (周春才) (지은이)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생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중국문화의 연구와 대중화에 전념해왔다. 서양문화와 비교를 통해 과학과 철학을 포함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새롭고 참신한 해석을 전개해 내외의 주목을 모았다. 만화를 넘어서는 풍부한 내용과 생동감 있는 작품 이미지로 광범위한 전문가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십여 개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다. 대표작으로는 《만화 주역》 《만화 논어》 《만화 노자》 《만화 장자》 《화설 황제내경》 등이 있다.

최근작 : <만화 주역>,<만화 장자>,<만화 논어> … 총 26종 (모두보기)

김남일 (옮긴이)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 한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의보감> 연구와 더불어 한국의학사, 중국의학사 등 동양의학사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서에 <근현대 한의학 인물실록>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한의학사>, <강좌 중국의학의 역사>가 있고, 편저로 <중국 침뜸의학의 역사>가 있다. <주역과 중국의학>, <의역학 사상>, <각가학설>, <고대 중국의학의 재발견>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 <동의보감의 지식 체계와 동아시아 의과학>,<동의보감으로 이루어진 동아시아 의과학 문명의 교류>,<한방화장품의 문화사> … 총 11종 (모두보기)

강태의 (옮긴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경북 상주 출생. 태의동양학연구소를 설립하여 전국 강연을 다녔으며, 전국 기공 체조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양학 연구소 원장이며, 인터넷 사이트 도통(www.dotong.net) 운영자로 활동 중이다.


평점 분포

9.8





주역입문서로서 너무나도 찾던 책인데 책이름을 모르다가 이제야 구하게 되서 기쁘다.
이동재다 2009-10-15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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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봐야 될 책인 듯 싶어서 구입합니다
스카이블루 2010-05-10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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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독을 권합니다
우왕 2014-10-19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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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생각보다 쉬운 역경

역경(易經)이라고 함은 한자를 살펴보면 일(日), 월(月)이라는 두 개의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말은 곧 음양을 뜻한다.
그리고 3가지의 의미를 더 가지고 있는데 그 3가지는 변역,불역,이간이 있다.
변역이라고 함은 우주만물은 항상 변화하고 있으며 인간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역이라고 한다.
불역은 천지는 거대한 인체이며 인체는 작은 천지다. 수우주인 인간에게도 이런 법칙이 있기 때문에 불역이라고 한다.
이간은 소우주인 인간에게 의지해야 할 법칙도 있기 때문에 이간이라고 부른다.
역경이나 주역이라는 말이 굉장히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수도 있다.
내가 알고 있던 역경의 이미지를 표현 하자면 아마도 어린 시절 보았던 중국 무협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도사들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역경은 도교와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닫고 인간이 할 도리와 정신을 수행하므로 천인합일 즉 하늘과 인간이 하나가 됨으로 세상이치를 깨닫는 경지에 이른다 할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역경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문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이는 역경을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도 역경이 어려운가?
그럼 우리 주위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인 태극기를 살펴 보자.
눈만 감으며 보이는 태극기의 형상을 잘 기억하고 있다고 보자.
하지만 태극의 의미를 알고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중앙에 있는 태극의 의미는 바로 양과 음이다.
양과 음은 바로 낮과 밤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세상에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밝음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으며 따스함이 있으면 차가운 것이 있다.
이것이 바로 양과 음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양과 음으로 서로 상생하며 돌아가는 것이다.
해가 뜨면 해가 반드시 지는 자연의 이치를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태극 형상을 4방향에서 둘러싸고 있는 검은 3줄 막대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역경에서 이야기하는 괘라고 한다.
괘는 8괘가 있으며 8괘에서 64괘가 나온다.
8괘 중에서 봄,여름,가을,겨울에 해당하는 건,감,곤,리를 태극기에 넣은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태극기는 역경에 기초한 것이다.
이렇게 역경은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다.


역경의 발전 상황을 잠시 이야기 하자면,
신화 전설상의 제왕인 삼황중의 한명인 복희가 고안한 것이 선천 팔괘도 이다.
그리고 후천 팔괘도는 상고시대의 한나라인 은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 문왕의 아들인 무왕의 동생인 주공이 계승했다고 전해진다. 이것이 바로 역경 중 후천팔쾌도의 탄생인 것이다.
태극도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그냥 아무렇게나 보기 좋게 태극 문양을 넣은 것이 아니다.
일년 동안 매일 해의 그림자 기울기를 측정 하여 도표로 작성 할 경우 태극 문양의 도표가 나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음양 태극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역경은 자연을 관찰하고 이치를 깨달아서 인간의 건강과 또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한다는데 주안점이 있다.
쉬운 말로 점을 본다는 이야기다.
물론 역경을 점 보는 수준의 서적으로 보면 큰 오산이다.
역경에서 발현한 이론들은 한의학과 동양철학의 큰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역경은 중요한 것이다. 곧 우리의 사상과 생각이 역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의역동원 역경은 만화로 되어있다.
아마 만화가 삽입되어 있지 않았다면 쉽게 손을 뻗지는 못하였으리라 생각한다.
중국의 주춘재라는 사람이 지었는데 역경을 이렇게 쉽게 풀어 해석해 주어서 무척이나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태극이니 사상이니 팔괘니 육십사괘니 하면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아서 몇 달이고 읽고 또 읽어야 이해를 할까 말까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 모조리 이해를 다 하지 못하더라도 만화와 또 지은이의 배려가 담겨 있어서 일반인도 쉽게 역경을 가까이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살아가면 역경이 우리에게 왜 필요하냐고 반문 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도교의 도사나 혹은 신선이 될 만큼의 깨달음을 얻고자 함이 아니다.
단지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나 들여다 보고 상생의 원리를 깨닫고 자연을 사랑하며 나 자신을 아낄 줄 알게 된다면 역경을 읽은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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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리궁상 2009-06-0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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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에 대해 알고싶다면 이 책을...

역경



길을 가다 도를 믿느냐고 묻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이 믿는다는 도도 음양오행하에 근거한 것이라고 한다.

8세에 뛰어난 무술을 선보이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던 길동도 특재가 오던 밤에 주역을 읽었었다.

새해 신년운수를 본다며 재미삼아 토정비결을 보는 친척도 있었다.

열심히 사는 만큼 결과가 돌아오리라 믿고 그러기를 바라지만 급할 때에는 요행을 바라며 운을 빌게 되기도 한다.

궁금했다.

그래서 빌려다 읽기도 했는데 어려웠다.

토정 이지함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도 읽었다.

소설이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주인공 자체에 집중이 된 것이지 역경이 중심인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그리고 만난 책이 이 책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역경이다.

역경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학서로 전통적인 문화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인데 만화로 되어 있다고는 하나 담고 있는 방대한 지식과 깊이는 두고 두고 보아도 좋을 책이다.

역경의 역'易'은 일'日'과 월'月'의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은 양'陽'을 월은 음'陰'으로 역경의 심오한 철학적 이론을 명시하고 있다.

동시에 역에는 이간'易簡', 변역'變易', 불역'不易'이라는 세가지 의미가 있는데 항상 변화하고 있는 우주만물과 인간 세상이 변역이고, 질서 정연한 그치지 않는 불변의 법칙이 불역이며, 대우주의 불역의 법칙을 이해하면 그 법칙에 맞추어 살 수 있는데 소우주인 인간에게 의지해야할 법칙을 이간이라 부르며 음이나 양 한쪽으로 치우치면 질명에 걸리게 된다고 한다.

경'經'은 하늘의 이치나 인간의 도리를 해명한 서적을 말하니 역경은 다수의 경전 중 최고로 손꼽히며 중국 문명의 세계관과 방법론의 기틀을 이루는 서적으로 전통적인 도덕, 정치, 문화적 바탕이다.

역경은 점복의 형식을 이루고 있지만 '거대한 역은 점을 말하지 않는다'하여 그 진정한 의의는 우주의 보편적인 법칙의 본질을 명시하는 데에 있다.

역경의 기본적인 도구인 괘와 규표, 하도를 읽어나가는데 다소 내용이 어렵긴 했지만 그림이 함께 나와 읽기가 수월했다.

주역의 64괘가 모두 나와 설명이 되어 있고, 천인합일 양생의 다양한 한의학의 기본을 접목하여 보여주는 내용이 단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녹록치는 않았지만 한의학을 공부하는 이나 중국 학문과 문화를 공부하는 이에게도 큰 도움이 될 책이어서 일반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책이었다.

공자가 책 끈이 수십 번 닳아서 끊어지도록 읽었던 유명한 그 책을 접해볼 수 있었다니.

만화로 되어 있지 않았다면 쉽게 덤벼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만화로 내어주어 참 다행이었다.

하지만 만화라고 결코 우습게 볼 책이 아니다. 그 깊이와 내용의 넓이를 직접 보면 만화로 내어주어 참 다행이라는 말이 공감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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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가는향기 2009-06-15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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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동원 역경

동양 사상과 문화 전반에 적용되는 핵심철학이자 기초과학인 《역경》을 알기 쉽게 풀이한 것으로한의학은 음양오행 사상이 이론의 뼈요 골수라고 한다. 그래서 신기하게도 사람의 사주 팔자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지 또 장차 어떤 병을 앓을 수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 '의역동원(醫易同源)’은 전한(前漢) 말기(AD 200 년경) 사람인 장중경에 의해 확립된 변증논치의 사상은 오늘날까지도 한의학에서 사람을 치료하는 기본적인 접근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방에서 사람의 병증을 다스릴 때 중요시하는 것이 병증이 실이냐 허냐 하는 것이다. 실(實)이란 일종의 항진 증세로서 기능이 지나쳐서 문제가 되는 것이고, 허(虛)란 기능이 취약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는 명리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역경과 한의학의 양생학이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천인합일'(天人合一)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탄생하게 되었음을 가리키는 말로, 의(醫. 의술)와 역(易. 주역)이 같은 근원에서 나왔음을 뜻한다《역경》은 《시경》, 《서경》, 《예경》, 《악경》, 《춘추》 등, 육경(六經) 중의 하나로 중국 전통문화의 시조로서 그 세계관과 방법론을 제공함과 동시에 현대 인류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역 참동계의 사상은 인간의 정신기(精神氣)와 화후(火候)란 것을 강조하는데, 화후란 양생에 있어 계절의 변화에 따른 기의 늘어나고 줄어듬(이를 소식消息이라 하는데, 변화라는 어의가 새로운 것이란 뜻으로 변해서, 우리말속에서 '누구로부터 소식이 왔다'는 어휘로 쓰이고 있다)을 의미한다. 정신기와 소식은 명리학에서도 핵심 이론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온난한습을 나타내는 조후(調候) 이론은 청나라 중엽에 생겨난 '궁통보감'이라는 명리서의 주요 내용이기도 하다.



한의학의 기본은 생명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갖는 것으로, 한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단지 한의학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의학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들, 생물학, 화학, 물리학, 역사, 철학, 문학, 예술 등 인간의 모든 체험에 대한 관계론적 통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의사들이야말로 인류의 역사와 철학, 문학과 예술, 과학 일반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 학문은 그 깊이가 깊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경 등의 학문자체가 중국에서 유래한 관계로 어려운 한자등을 일반사람들이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만한데 이 책의 가장 커다란 특징중의 하나가 만화로 되어있어 이해하기가 쉬운점이었다.이런 연유로 한의학과의 별반 관련이 없지만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는점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고마웠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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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2009-06-0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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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동원 역경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 있어서 그동안 서양의 것들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래서 서양의 것들을 연구하고 본받으려고 노력해왔었다.
하지만 최근들어서 동양의 것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자연과 하나되는 삶을 기치로 내세운 동양적 사상들은
어쩌면 지금 시대에 더욱더 필요한 것인거 같다.
그런데 왠지 동양의 사상들 특히 고대의 사상들은 나에게 어렵게 느껴지는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그것들을 거의 접해보지 않았기에 익숙치 않아서 그런것일 수도 있고 어려운 한자가 떠오르기 때문인거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동양의 대표격인 중국 철학에 대해 접할 수 있을거 같아서 기대가 되었다.


이 책 역경은 중국 고대 철학서 중 하나이다.
사실 내가 아는게 거의 없긴하지만 역경이라고 하면 철학쪽 보다는 점술쪽에 가까운 책이 아닌가 생각해왔었다.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말이다.
과거에는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미래를 예측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변화를 경험하면서 그것들을 기록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새로운 변화를 발견하고 그러면서 이러한 책이 쓰여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역경은 주역이라고도 하는데 나 역시 주역이란 이름이 훨씬더 익숙하다.
역경은 변화하는 세계의 보편적인 원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역(易)은 일(日)과 월(月)이라는 두글자로 이루어져있는데 일은 양(陽), 월은 음(陰)으로 이루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경(經)은 도(道)나 이(理)를 가리키며, 하늘의 이치나 인간의 도리를 해명한 것을 말한다.
즉 음이나 양이 되면서 끊없는 변화를 되풀이 하는 작용 그것이 하늘의 이치이며
그러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게 역경이라는 이야기인거 같다.
역경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은 우주의 순환원리인 태극과 태극이 나누어져되는 음양
그리고 음양이 나누어져되는 사상, 팔괘, 대성괘로 되어있다.
책의 대부분은 대성괘 즉 64괘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고
뒷부분에는 이러한 내용들을 인체와 연관시키면서 한의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지 말이다.
자연의 원리를 통해서 점점 발전해가는 동양 철학의 원대함을 충분히 느낄수가 있는거 같다.


이러한 학문은 정말 어려운거 같다.
그나마 만화로 되어있어서 볼 수는 있었지만 절반도 채 이해하지 못한거 같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충분히 흥미를 느낄수는 있었다.
한의학을 공부하려면 이러한 이야기들을 이해해야하는것인가 생각해보게 되니
한의사들의 왠지 대단해보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은 자연의 원리에 순응해가면서 사는게 가장 바람직한 삶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이야기들을 100%는 아니더라도 이해하고 알 수가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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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창고 2009-06-0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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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동원 역경


역경은 (易經, Classic of Changes, Book of Changes)은 유학(儒學)의 삼경 중 하나로, 세계의 변화에 관한 원리를 기술한 책이라 일컬어 지고 있다. 이를 주역(周易)이라고도 한다. 쓴 연대는 대략 동주 시대로 추정되어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학서로 그 영향은 전통적인 문화의 모든 영역에 미치고 있다. 지금도 자연과학이나 인문과학에 미치는 계시와 충격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 '의역동원 역경'은 최근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주역(역경0에 대해 만화로 쉽게 풀어쓴 대중서이다. 한자로 역경의 역(易) 은 '일'(日)과 '월'(月)이라는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은 양(陽), 월(月)은 음(陰)으로 역경의 심원한 철학적 이론을 명시하고 있다. 태극은 음과 양으로 나누어지는데, 양은 하늘, 남자, 밝음, 태양, 위, 강함, 정신, 불, 선 등을 나타내고, 음은 땅, 여자, 어두움, 달, 아래, 부드러움, 육체, 물, 악 등을 나타낸다. 또한 사상이 다시 음과 양으로 나누어 팔괘가 되는데, 천지의 생성원리를 표현하기도 하고 만물의 변화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팔괘를 서로 겹쳐서 64괘가 이루어지는데, 이를 '대성괘'라고 하며 주역의 본문을 구성하는 괘이다.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어 우주의 선천적인 생성원리와인간의 후천적인 변화와 순환 과정을 상징한다.



주역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 데, 역전과 역경이 그것이다. 역경은 64괘와 각 괘의 해석을 담고 있고 고대로부터 전해졌다고 여겨지는 문서이다. 각 괘의 해석은 다시 7개의 작은 해석들로 이루어진다. 첫번째 해석은 괘의 총론에 해당하며, 나머지 여섯개의 해석은 각 효에 따른 해석이다. 여기서 효란 음양을 의미한다. 단 첫번째와 두번째 괘인 건과 곤은 이 7개의 작은 해석에서 예외인데, 건과 곤은 각각 하나의 해석을 더 가지고 있어 총 여덟개의 작은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음안에 양이 있고, 양안에 음이 존재하며 서로 분할, 침투하고 있다. 이 간단한 도형이 사람들에게 엄청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는 우주만물이 발전하고 변천하는 법칙에 대해 사색하는 것은 중국의 전통적 철학에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이며 한의학과 그 양생학의 이론적 기초를 이룬다.



'황제내경'은 '역경'과 거의 같은 시기에 성립된 체계적인 의학서적으로 엄격한 논리와 웅대한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역학을 전면적으로 응용하고 있는 가장 전형적인 책이다. 특히 정확한 고증과 더불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평이한 언어로 서술되어 있어 쉽게 심오한 중국의 오래된철학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책으로 일반인이나 전문가를 막론하고 동양의 역학을 과학적으로 고찰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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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개미 2009-06-10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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