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8

알라딘: [전자책] 개벽의 사상사 - 강경석,김선희,박소정,백영서,이정배,장진영,정혜정,조성환,허남진,허수,황정아

알라딘: [전자책] 개벽의 사상사


[eBook] 개벽의 사상사 
강경석,김선희,박소정,백영서,이정배,장진영,정혜정,조성환,허남진,허수,황정아 (지은이)창비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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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 304쪽

책소개
최근 우리 고유의 문명관이자 자생적인 변혁사상으로 재소환되고 있는 ‘개벽’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상사의 큰 줄기를 파악한 책이다. 그간 서구 담론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근대전환기 개벽사상을 소개하는 한편, 수운 최제우, 만해 한용운, 도산 안창호 등 널리 알려진 근현대 주요 사상가들을 개벽파의 시각에서 탐구했다. ‘근현대 한국사상’이라고 칭할 만한 연구 작업이 많지 않은 실정에서 11명의 연구자들이 3년간 공동연구를 통해 우리 근대사상의 흐름을 천착해 얻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의가 크다.

여기 소개된 사상가들은 종교, 철학, 정치, 문학 등 각자의 분야에서 자아와 사회뿐 아니라 세계로까지 시야를 넓혀 체계적 사유를 펼쳤다. 특히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에 이르는 백년의 변혁기에 부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독창적이고 변혁적인 사상을 내보였다. 외부 열강의 압력이 높아지던 19세기는 조선 말기의 혼란상에 지친 민중의 저항과 새 세상을 꿈꾸었던 변혁의 사상들이 움튼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작된 변혁의 사상은 식민지배와 독립, 분단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한반도 개벽파’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계보를 형성했다.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근대전환기 새 세상을 꿈꾸다
1장 최성환의 무상단의 권선서 출판과 통속 윤리의 제안 / 김선희
2장 · 탁사 최병헌의 문명론과 국가건설사상 / 허남진
3장 · 동학공동체의 ‘철학적 근대’: “개벽” 개념의 성립과 계승 및 변용 / 박소정
4장 · 근대 전환기 동학・천도교의 개벽론: 불온성과 개념화의 긴장 / 허수
5장 · 김형준의 ‘동학사회주의’와 ‘네오휴머니즘’ / 정혜정
6장 · 정산 송규의 개벽사상과 그 전개: 일원개벽에서 삼동개벽으로 / 장진영

2부 근대적 국민국가 수립과 그 너머
7장 · 도산의 점진혁명론과 그 현재성 / 강경석
8장 · 만해 한용운의 님의 형이상학: 한국사상사의 맥락에서 본 『님의 침묵』 / 조성환
9장 · 경계를 횡단하는 조소앙과 변혁적 중도주의 / 백영서
10장 · 함석헌 사상 속의 비판적 쟁점들: 개벽, 소위 토발적 시각에서 살피다 / 이정배
11장 · 김수영과 근대의 ‘이중과제’ / 황정아

공저자 소개




저자 및 역자소개
강경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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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세교연구소 기획실장. 공저로 『개벽의 사상사』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주요 평론으로 「리얼리티 재장전」 「민족문학의 ‘정전 형성’과 미당 퍼즐」 등이 있음.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시와시평> … 총 8종 (모두보기)

김선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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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동서비교철학·한국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8개의 철학 지도》, 《나를 공부할 시간》, 《팝콘을 먹는 동안 일어나는 일》 등의 교양서와 《마테오 리치와 주희, 그리고 정약용》 등의 연구서를 냈다.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숙종 시대 문명의 도전과 지식의 전환>,<에코테크네 신체와 생태> … 총 28종 (모두보기)

박소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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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한국철학과 교수, 한국철학문화연구소장 및 K학술확산연구센터 센터장. 동학과 비교철학, 음악미학에 걸쳐서 한국어와 영어 및 중국어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음.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 … 총 2종 (모두보기)

백영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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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세대 명예교수이자 세교연구소 이사장이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 동양사학과에서 중국현대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림대 교수를 거쳐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학술활동으로 현대중국학회 회장, 중국근현대사학회 회장을, 사회활동으로 계간 〈창작과비평〉 주간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中國現代大學文化硏究: 正體性危機와 社會變革》(1994), 《동아시아의 귀환: 중국의 근대성을 묻는다》(2000), 《思想東亞: 朝鮮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2011), 《핵심현장에서 동아시아를 다시 묻다》(2013), 《사회인문... 더보기

최근작 : <아시아의 20세기 지역변동과 지역상상>,<동아시아담론의 계보와 미래>,<감히, 아름다움> … 총 54종 (모두보기)

이정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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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부(Dr. Theol)를 마치고, 1986년부터 2016년까지 30년간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미국 게렛신학교, 버클리 GTU, 일본 동지사대학교 신학부에서 활동했으며, 감신대 부설 통합학문연구소를 창설하여 이끌었다.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 한국문화신학회 회장, 조직신학회 회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간대화 위원장, 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사단법인 나눔문화 이사장직을 수행했고, 최근에는 3.1운동 100주년 종교개혁 연대 공동대표, ... 더보기

최근작 : <스승의 손사래>,<개벽의 사상사>,<코로나 바이러스, 사람에게 묻다> … 총 49종 (모두보기)

장진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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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교수, 마음인문학연구소장. 저서로 『마음인문학개론』(공저) 『우리시대의 인간상』(공저), 『개벽의 사상사』(공저), 역서로 『마음챙김, 미국을 깨우다』(공역) 등이 있음.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마음인문학 개론>,<증상별 마음치유방법론> … 총 6종 (모두보기)

정혜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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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갈등치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저서로 『동학의 심성론과 마음공부』 『‘몸-마음’의 현상과 영성적 전환』 『백년의 변혁: 3・1에서 촛불까지』(공저), 『개벽의 사상사』(공저), 역서로 『동학문명론의 주체적 근대성』 등이 있음.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동학의 재해석과 신문명의 모색>,<일제강점기, 저항과 계몽의 교육사상가들> … 총 9종 (모두보기)

조성환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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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조교수. 지구지역학 연구자.
서강대학교와 와세다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원광대학교에서 역사와 종교를 공부했다. 20대에는 집합론과 대수학에 빠졌고, 30대에는 노장사상에 끌려 중국 철학을 공부했다. 40대부터는 한국학에 눈을 떠 동학사상과 개벽파를 연구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에 서양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지구인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2019년에는 이병한과 함께 사단법인 다른백년 홈페이지에 칼럼 〈개벽파선언〉을 연재했고, 2022년에는 단독으로 〈K-사상사〉를 연재했다.
지은 책으... 더보기

최근작 : <K-사상사>,<동북아, 니체를 만나다>,<키워드로 읽는 한국철학> … 총 19종 (모두보기)

허남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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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종교학을 공부했다. 현재 기후위기 시대 인문학을 모색하기 위해 지구인문학, 인류세 철학 등에 관심이 많다. 지은 책으로는 『개벽의 사상사』(공저), 『지구적 전환 2021 - 근대성에서 지구성으로』(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한국 종교교단 연구 XIII>,<한국의 신종교 성지> … 총 8종 (모두보기)

허수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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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저서로 『이돈화 연구』 『식민지 조선, 오래된 미래』 『개벽의 사상사』(공저) 등이 있음.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근대적 일상과 여가의 탄생>,<근대로의 전환> … 총 10종 (모두보기)

황정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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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평론가로서 현대 영국소설과 한국소설 및 비평이론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개념비평의 인문학』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편저) 『개벽의 사상사』(공저)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공저) 『소설을 생각한다』(공저) 이 있고, 옮긴 책으로 『단일한 근대성』 『아메리카의 망명자』 『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 『도둑맞은 세계화』 『이런 사랑』 『컬러 오브 워터』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지... 더보기

최근작 : <개벽의 사상사>,<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큰글자도서]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 … 총 3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개벽’의 시선으로 한국사상을 다시 본다
최제우 한용운 안창호 함석헌 김수영 등
변혁을 꿈꾼 사상의 거인들 깊이 읽기

근대 한국사상의 특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개벽의 사상사: 최제우에서 김수영까지, 문명전환기의 한국사상』은 최근 우리 고유의 문명관이자 자생적인 변혁사상으로 재소환되고 있는 ‘개벽’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상사의 큰 줄기를 파악한 책이다. 그간 서구 담론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근대전환기 개벽사상을 소개하는 한편, 수운 최제우, 만해 한용운, 도산 안창호 등 널리 알려진 근현대 주요 사상가들을 개벽파의 시각에서 탐구했다. ‘근현대 한국사상’이라고 칭할 만한 연구 작업이 많지 않은 실정에서 11명의 연구자들이 3년간 공동연구를 통해 우리 근대사상의 흐름을 천착해 얻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의가 크다.
여기 소개된 사상가들은 종교, 철학, 정치, 문학 등 각자의 분야에서 자아와 사회뿐 아니라 세계로까지 시야를 넓혀 체계적 사유를 펼쳤다. 특히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에 이르는 백년의 변혁기에 부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독창적이고 변혁적인 사상을 내보였다. 외부 열강의 압력이 높아지던 19세기는 조선 말기의 혼란상에 지친 민중의 저항과 새 세상을 꿈꾸었던 변혁의 사상들이 움튼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작된 변혁의 사상은 식민지배와 독립, 분단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한반도 개벽파’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계보를 형성했다.
집필진은 개벽을 추구한 주요 사상가들의 체계를 설명하는 동시에 각 사상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하고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여기 소개된 사상가들은 단지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하고자 했다. 근본적인 성찰과 대전환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오늘날, 우리 사상의 거인들을 깊이 읽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근대의 이중과제’와 ‘개벽’이라는 관점
변화를 추동하는 현실 인식

근래에 서구중심주의와 근대지상주의 같은 근대적 사유를 넘어서거나 민족적 경계의 안팎을 성찰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엮은이 백영서는 이러한 다원적인 근대성 논의로는 역사적 근대인 자본주의시대가 한반도의 삶에 발휘한 압도적인 힘을 제대로 인식하고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집필진은 우리 근현대 사상을 재구성하고 거기서 제대로 된 성찰과 변혁의 상상력을 끌어낼 핵심 주제로 ‘근대의 이중과제’와 ‘개벽’을 제시한다.
여기서 ‘이중과제’는 두 과제의 절충이나 선후 단계가 아니라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는 단일한 과제를 의미한다. 자본주의 근대에 적응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해가야 하는 우리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이 분리될 수 없는 단일한 과정임을 통찰하는 이중과제의 관점이 유용하다. 체계적 이론이라기보다 사유의 방법이나 분석의 틀이라 할 이 담론은 꼭 근대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상식적으로 경험하는 것이기도 할뿐더러 역사적 경험 역시 그러하다.
한편 ‘개벽’은 한국 근현대사상이라는 특수한 대상에 접근할 고리다. 주로 구한말 토속 종교가 주창한 신비적 개념으로 여겨지곤 했던 이 말은 한국 근대라는 격동의 현실을 고려할 때 고통과 구체제를 종식하고 새로운 세상을 도모하는 정치적 기획과 연결된다. 이런 관점에서 개벽은 변혁, 개혁, 전환과 같은 세속적이고 오늘날 활발히 활용되는 개념들과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근현대사상의 넓은 시야와 변화의 전망을 잘 보여주는 용어라고 연구진은 판단한다.

근대전환기의 변화와 혼란을 맞닥뜨려
자기 수양과 사회변혁을 외친 종교와 사상

책 1부는 혼란기인 조선 말기에 변혁을 꿈꾸며 새롭게 등장했던 사상가들을 만난다. 1장에서 김선희는 19세기 후반에 중인 출신 무인 관료인 최성환이 참여한 도교 계열의 ‘권선서’ 출간과 유행 과정을 살피며, 당시 유학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모종의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설명한다. 이는 근대전환기 첫머리에 19세기의 사회적 변화와 도덕적 혼란에 대응해 이미 내부에서 변혁의 역량을 축적하고 변화를 꾀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 이어서 허남진은 토착적 신학자로 평가되는 최병헌을 소개한다. 그는 유교와 기독교를 결합해 개인 수양과 사회적 변혁을 연결시켰다. 그의 지향이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지는 못했지만, 정교결합이라는 흐름은 개벽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3~5장은 동학을 정면으로 다룬다. 동학은 단지 조선 왕조의 누적된 병폐를 개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벽을 향한 사상적·실천적 돌파를 이루기 위해 출발한 것으로, 단순한 왕조 교체나 제도적 변혁을 지향한 혁명이라기보다 자기 수양을 바탕으로 사회변혁을 추구한 문명전환 운동이었다고 저자들은 평가한다. 3장에서 박소정은 동학과 천도교를 하나로 묶어 ‘동학공동체’로 호명하면서, 그 공동체 내부에서 개벽 개념을 재해석한 과정을 보여준다. 최제우에 의해 제시된 ‘다시개벽’은 중국에서 유래한 전통적 의미의 개벽처럼 천지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우주 속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노력으로 일어나는 개벽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어서 허수는 4장에서 개념의 언어적 연결망을 분석하며 수운의 ‘다시개벽’이 가진 불온성이 1910년대에 들어 사회진화론의 점진적 발전론에 의해 개념화되면서 순치되는 경향을 띠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이후 개벽의 불온성은 ‘혁명’이라는 용어에 의해 대체되었지만, 본래적 의미의 개벽사상은 기층 민중의 인식 속에 넓게 복류하면서 한국인의 근대 경험을 특징지었다고 말한다. 동학의 개벽 개념 자체에 천착한 두편의 글과 달리 정혜정은 5장에서 천도교가 주도한 신문화운동 2세대 김형준에 초점을 맞춰 그의 ‘동학사회주의’를 분석했다. 동학사회주의의 핵심인 변증법적 주객통일의 인간주체론은 역사변혁의 주체로서, 그리고 자본주의적 개인을 넘어서는 역사적·사회적 개성으로서 인간 이해를 제시한다.
한편 장진영은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종규 대종사의 ‘일원(一圓)개벽’을 계승‧발전시킨 정산 송규의 ‘삼동(三同)개벽’을 6장에서 설명한다. 원불교 정신개벽의 방향은 도학과 과학이 병진된 대안적 문명세계의 비전을 보여준다. 특히 해방 직후 제출된 정산의 정교동심(政敎同心)론은 마음의 혁명을 통해 궁극적인 새로운 국가의 건설이 가능하다는 독창적 관점을 선보였다.

식민, 분단, 전쟁, 독재에 맞서
싸우고 바꿔낸 사상과 사상가들

책 2부는 잘 알려진 근현대 한국사상의 거인들을 변혁의 시각에서 다시 해석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근대 국민국가 수립과 더 나은 나라만들기를 부단히 고민하고 성취하려 했던 사상가들의 시도가 소개된다. 먼저 7장에서 강경석은 도산 안창호를 자기 시대의 변화하는 역사와 현실, 유동하는 정세 가운데 치열하게 사유하고 실천하며 ‘변혁적 중도’의 길을 일관되게 걸었던 점진혁명론자로 해석한다. 민족해방과 독립국가 건설을 당대의 변혁과제로 삼은 안창호가 그 실현을 위해 ‘중도’를 택하고 민족역량의 최대결집을 추구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개벽 인식이 20세기 너머까지 확산해간 양상을 만해 한용운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8장에서 조성환은 만해의 대표작 『님의 침묵』을 분석하며 그가 노래한 ‘님’이 생명의 님으로서 모든 님들의 님이자 그것들을 님이게 하는 ‘메타적인 님’이고, 사상적으로는 척사파나 개화파보다는 ‘개벽파’에 친화적이라고 해석한다.
9장에서 백영서는 임시정부와 해방정국의 주요 정치인 조소앙을 ‘변혁적 중도주의’의 관점에서 해설한다. 조소앙의 독창적 사유체계는 경계를 횡단한 그의 이채로운 행적의 소산인 동시에 한국 사상사를 관통하는 유불선 융합의 사유구조를 내면화한 결과임을 말한다. 한편, 정치와 종교를 아울러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탈기독교적 기독교를 주창한 함석헌의 ‘씨’ 사상도 변혁사상의 소중한 자원이다. 그러나 이정배는 10장에서 개벽의 시각에 입각해 씨 사상의 한계를 지적한다. 동학과의 관계를 놓친 것이 함석헌의 편중된 기독교적 시각 탓이라고 비판하는, 자못 논쟁적인 글이다. 마지막으로 11장에서 황정아는 시인 김수영의 시를 둘러싼 해석에 비평적으로 개입하면서, 김수영이 근대적응으로의 일방적 몰입에 저항한 데서 더 나아가 이 땅에 ‘거대한 뿌리’를 박는 방식을 통해 근대의 극복을 도모했기에, 모더니즘적 새로움의 미학에 그치지 않고 이중과제를 수행한 적절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개화와 위정척사의 이분법을 넘어
개벽파의 관점에서 보는 한국 근현대

우리는 구한말 근대의 물결이 한반도까지 이르렀을 때 한반도 지식인들 사이에서 ‘개방’을 주장한 개화파와 ‘쇄국’을 주장한 위정척사파가 있었다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그러나 이는 기층민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한반도 주민으로 시야를 넓히지 못한 시각일 뿐 아니라, 근대를 오로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강제된 것으로 보는 역사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개벽의 사상들은 우리 스스로 안과 밖의 모순을 극복하고 더 나은 가치가 실현되는 새 세상을 꿈꾸었다. 그 생각들은 외부의 충격에 매몰되지도, 그 위력을 간과하지도 않았으며, 내부의 과제를 단순화하지도, 거기에 갇히지도 않았다. 당면한 과제를 넓고 깊게 사유하면서도 변화의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근대라는 과제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주체적으로 만들어간 ‘적공’의 과정을 새롭게 탐색할 필요가 절실하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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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유형원 이후 국가개혁 또는 사회개혁의 동인이 움트고 자라나 근대화에 대한 몸짓들로 이어졌다. 19세기 최제우의 동학이 발흥하고 아래로부터의 사회 혁명으로 일어나 한국사상의 절정에 이르렀다. 여기서는 개벽 또는 변혁 사상으로 정의내린 근현대의 한국사상을 조망해 볼 수 있다.
청아한아이다 2022-05-2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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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근대 사회로 이행하면서 나타난 여러 사상적 조류를 탐구하는 책입니다. 전통적인 사상이 어떻게 외부의 충격을 거쳐 전환기의 사상으로 거듭나는지, 그 변주를 알고 싶은 분과 한국 사회의 외적 변화 뿐만 아니라 내적 변화는 어떤 사상적 경로를 거쳐 형성되었는지 궁금하신 분께 추천합니다
한솥치킨마요 2022-06-2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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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K-사상사 - 기후변화 시대 철학의 전환 | 조성환

알라딘: K-사상사:


K-사상사 - 기후변화 시대 철학의 전환
다른백년 2023 총서 2
조성환 (지은이)다른백년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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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금 우리는 인간이 기후를 변화시킨 시대, 즉 ‘인류세’를 살고 있다. 인류세는 인간의 행위 하나하나가 지구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음을 일깨워줬다. 인간에 대한 정의가 ‘이성적 동물’에서 ‘지질학적 행위자’로 전환하고, 사물의 위상도 무기력한 물질이 아니라 힘을 지닌 ‘행위자’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의 영역도 인간 이외의 존재까지 염두에 두는 ‘지구민주주의’ 또는 ‘정치생태학’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무한하게 주어졌다고 여겼던 ‘자유’가 실은 화석연료라는 자연에 기반한 조건적 자유였음을 자각시켜 주었다. 이처럼 인류세는 그동안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여 사유했던 근대 철학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저자는 바로 여기에 한국의 근대 철학자, 최한기의 기학(氣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기학 체계에서는 인간의 기화와 자연의 기화, 기술의 기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기화체’로 우주를 설명하며, 따라서 기후변화는 세 차원의 기화가 얽혀서 일어난 지질학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차


프롤로그_인류세의 기학(氣學)

제1장 인간의 행위
제2장 기학의 귀환
제3장 유학의 경장
제4장 인간의 위상
제5장 사물의 위력
제6장 정치의 확장
제7장 행성의 대두
제8장 근대의 종언
제9장 자유의 제한
제10장 자연의 변화
제11장 생명의 평화
제12장 철학의 회고

에필로그_‘ 개벽파선언’은 ‘지구학선언’이다

참고문헌


책속에서


P. 29~30 인류세와 가이아, 가이아와 인류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인류세라는 시대 인식은 가이아의 관점에서 인간을 다시 생각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마치 해월이 “하늘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게 서로가 서로를 길러주는 기화(氣化)의 작용이다”라고 설파했듯이, 가이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야말로 기화의 작용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다만 그 기화가 대기의 변화, 즉 ‘기후변화’라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_ <제1장 인간의 행위> 중에서 접기
P. 53 인류세란 기학적으로 말하면 인간의 활동운화로 지구의 활동운화가 바뀌기 시작한 시대를 말한다. 그리고 그 변화된 지구의 활동운화가 다시 인간의 활동운화를 제약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인간과 자연의 활동운화에 주목한 최한기의 기학이야말로 인류세 시대에 다시 조명되어야 할 한국 철학이 아닐까? _ <제2장 기학의 귀환> 중에서 접기
P. 68~69 학살, 비애, 울부짖음….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측은지심이다. 이들은 모두 만물에까지 연민의 정서를 느낀다. 성리학자들이 외쳤던 만물일체의 인을 오늘날의 생태사상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은 ‘생태적 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태적 비애는 ‘지구적/행성적 차원에서 느끼는 비애(planetary grief)’라고 볼 수 있다. 나와는 무관한 듯 보이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까지 아픔을 느끼기 때문이다. _ <제3장 유학의 경장> 중에서 접기
P. 81 플럼우드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최상위 포식자’에서 ‘타자의 음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것을 ‘생태적 관점’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그런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볼 때 다른 존재와 연대가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이를 철학적으로 말하면 생태 위기에 대한 ‘인식론적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_ <제4장 인간의 위상> 중에서 접기
P. 102~103 베넷이 인간과 비인간 존재에 공통으로 들어 있다고 본 요소는 ‘힘(power)’이다. 즉 사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지금과 같이 과학기술이 발달한 사회에서 사물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인공 사물에 기대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중략) 힘을 가졌다는 것은 그것이 두려워할 만한 존재라는 뜻이다. 고대인이 태양을 경배한 것은 그것이 인간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제1의 조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마찬가지로 오늘날 사물은 인간에게 외경할 만한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공자의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표현을 빌리면 ‘사물가외(事物可畏)’라고 할 수 있다. 최시형의 경물(敬物)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재조명될 수 있다. 즉 사물은 힘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외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_ <제5장 사물의 위력> 중에서 접기
P. 129 토머스 베리가 인간의 생존 및 지구와의 화해를 위해서 일종의 ‘생명민주주의’를 말했다면, 그리고 라투르와 베넷이 비인간의 ‘행위성’과 ‘힘’ 개념에 주목하여 ‘사물민주주의’를 제안했다면, 김대중은 비인간 존재의 ‘생존권’에 주목하여 ‘지구민주주의’를 제창했다. 그 시기는 베리(1988)와 라투르(1999)의 중간에 위치한다(1993년 전후). _ <제6장 정치의 확장> 중에서 접기
P. 147 글로브에는 인간의 강건함이 묻어난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지구를 인간화할 수 있다는 신념이 깔려 있다. 이와 같은 확신은 근대에 대두된 진보(progress)라는 이념과 궤를 같이한다. 반면에 플래닛에는 인간의 취약함이 드러난다. 인간은 행성을 인간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행성은 인간화되지 않는다. 문제는 근대 이후로 진행된 산업화와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인해 인류가 행성이라는 존재를 망각했다는 점이다. 차크라바르티가 행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성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곳에서 홀로(獨) 존재한다(立). 노자의 개념을 빌리면 ‘자연’이고 ‘독립’이다. 그래서 인간이 개변할 수가 없다. 거주 가능한 임계영역은 과학기술로 개조할 수 있지만, 행성적 차원은 인간이 대면하거나 돌볼 수 없다. 그래서 그것은 무위의 영역이고 불인(不仁)한 존재이다. _ <제7장 행성의 대두> 중에서 접기
P. 165~167 차크라바르티는 이와 같은 과학적 성과에서 통찰을 얻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거주가능성(habitability)’을 대비시킨다. (중략) 즉 거주가능성은 행성의 영역이고, 지속가능성은 글로브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 점은 ‘지속가능’ 뒤에 ‘발전(develoment)’이라는 말이 따라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중략) ‘지속가능성’ 개념은 (중략) 인간의 개발에 ‘지구가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가’에 관한 물음이다. 주어진 화석연료를 인류가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의도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지속가능성은 인간의 지속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중심적 개념이다. (중략) 반면에 지속가능성과 대비되는 ‘거주가능성’은 인간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이외 생명의 생존 조건을 묻기 때문이다. _ <제8장 근대의 종언> 중에서 접기
P. 192~193 자유는 서구적인 것, 근대적인 것을 대변한다. 반면에 자연은 그런 자유를 억압하는 전통적인 것, 동양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자연은 발전이 없고 정체되어 있으며, 자유는 진보적이고 발전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중략) 사실 동아시아에서 자연이라는 말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술어로 쓰였고, 그 의미도 억압보다는 오히려 해방이나 ... 더보기
P. 210 ‘인류세’ 개념이 등장한 2000년에 한국에서는 ‘생명평화’라는 말이 탄생했다. 따라서 나이로 치면 생명평화와 인류세는 동갑이 된다. 생명평화 개념이 탄생한 해가 인류세 개념이 주창된 해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마치 인류세 시대의 윤리를 ‘생명평화’로 제안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실제로 생명평화에서 ‘생명’은 인간의 생명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을 아우른다. 그래서 생명평화는 ‘모든 생명의 평화’라는 뜻이다. 종래에는 인간에게만 적용되었던 평화 개념을 인간 이외의 존재에까지 확장한 것이다. 마치 김대중이 1994년에 민주주의의 대상을 인간 이외의 존재에까지 확장하여 ‘지구민주주의’를 주창한 것과 유사하다. _ <제11장 생명의 평화> 중에서 접기
P. 239~240 여기에서는 가이아, 한울, 생명이 동일한 층위에서 논의된다. 한울이건 가이아건 모두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울은 동학의 가이아이고, 가이아는 서양의 한울인 셈이다. 이처럼 <한살림선언>은 한울을 지구학적으로도 해석한다. 결국 <한살림선언>에는 생명학과 지구학이라는 두 가지 차원이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한살림선언>은 동학을 생명학으로 현대화하고, 이를 다시 서구의 지구학과 대화하는 일종의 ‘지구지역학’ 텍스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_ <제12장 철학의 회고>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조성환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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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조교수. 지구지역학 연구자.
서강대학교와 와세다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원광대학교에서 역사와 종교를 공부했다. 20대에는 집합론과 대수학에 빠졌고, 30대에는 노장사상에 끌려 중국 철학을 공부했다. 40대부터는 한국학에 눈을 떠 동학사상과 개벽파를 연구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에 서양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지구인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2019년에는 이병한과 함께 사단법인 다른백년 홈페이지에 칼럼 〈개벽파선언〉을 연재했고, 2022년에는 단독으로 〈K-사상사〉를 연재했다.
지은 책으로 『키워드로 읽는 한국철학』(모시는사람들, 2022),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소나무, 2022), 『한국 근대의 탄생: 개화에서 개벽으로』(모시는사람들, 2018)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인류세의 철학: 사변적 실재론 이후의 ‘인간의 조건’』(시노하라 마사타케 지음·공역, 모시는사람들, 2022),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리(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 사회』(오구라 기조 지음, 모시는사람들, 2017), 『일본에서 일본인들과 나눈 공공철학 대화』(김태창·이케모토 케이코 공저, 모시는사람들, 2017)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K-사상사>,<동북아, 니체를 만나다>,<키워드로 읽는 한국철학> … 총 1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울은 동학의 가이아, 가이아는 서양의 한울이다”
근대적 인간관과 자연관이 무너진 자리에서,
인류세 철학과 기학의 대화로 ‘인류세의 기학’을 모색하다

지금 우리는 인간이 기후를 변화시킨 시대, 즉 ‘인류세’를 살고 있다. 인류세는 인간의 행위 하나하나가 지구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음을 일깨워줬다. 인간에 대한 정의가 ‘이성적 동물’에서 ‘지질학적 행위자’로 전환하고, 사물의 위상도 무기력한 물질이 아니라 힘을 지닌 ‘행위자’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의 영역도 인간 이외의 존재까지 염두에 두는 ‘지구민주주의’ 또는 ‘정치생태학’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무한하게 주어졌다고 여겼던 ‘자유’가 실은 화석연료라는 자연에 기반한 조건적 자유였음을 자각시켜 주었다. 이처럼 인류세는 그동안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여 사유했던 근대 철학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저자는 바로 여기에 한국의 근대 철학자, 최한기의 기학(氣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기학 체계에서는 인간의 기화와 자연의 기화, 기술의 기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기화체’로 우주를 설명하며, 따라서 기후변화는 세 차원의 기화가 얽혀서 일어난 지질학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편으로는 인류세라는 새로운 시대 인식이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차크라바르티(행성론)와 라투르(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그리고 제인 베넷(신유물론)과 같은 서양 현대철학자들의 논의를 빌려 소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시대 인식과 한국 근대철학 및 생명담론이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깊이 탐색하고 있다. 과거 자연과학과 물질개벽이라는 서구 문명의 충격에 대한 반응에서 기학과 동학이 형성되었듯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인류세와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시대 상황에 걸맞은 한국 철학, ‘K-사상’의 탄생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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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써먹지 못했던 혜강 최한기의 ‘기학’을 오늘날 기후변화 시대의 인류세 철학으로 다시 발명한다는 것이 독창적이고 놀랍고 재미있다. 물론 실천해야 할 과제마저도 안겨준다. 쉽게 읽히면서 쏙쏙 들어오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코카추잉 2023-05-1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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