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4

알라딘: [홍대선]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알라딘: [전자책]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eBook]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 6인의 철학자가 삶으로 입증한 견고한 나 되는 법 
홍대선 (지은이)푸른숲2018-08-06 



책소개

개인이 개인에게 드리는 개인의 이야기다. 근대철학에 이르러, 인간은 독립된 개인이자 절대적인 주체가 되었다. 데카르트 철학은 ‘나’의 탄생이었다. 이후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를 거쳐 니체에 이르기까지 ‘나’의 정체성은 더욱 견고해졌다. 이들의 철학은 현대적 개인이 탄생한 과정이며, 따라서 다름 아닌 우리의 이야기다.

저자는 인권의 개념마저 없던 시대를 살던 철학자들의 삶의 궤적을 쫓으며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으로 살 수 있었는지’를 탐구했다.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깨지지 않는 견고한 규칙이 있었다. 바로 ‘나답게 산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삶의 질서를 지키고 확신을 가지며 세간의 비난과 가족의 외면, 고독과 가난까지 감수하고 극복하며 살아냈다.

그들이 생전에 주장했던 철학이 곧 그들의 삶이었다. 한 인간으로서 매순간 다양한 변곡점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살아간 그들의 인생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로 우리의 피부 가까이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목차
들어가는 말
철학자들의 비밀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하며

데카르트 나는 주체다
의심하는 어린이
의심하는 여행자
의심하는 은둔자
의심하는 철학자
의심스러운 세계

스피노자 나는 개인이다
복 받은 아이
모두의 스피노자
누구의 것도 아닌 스피노자
나는 개인이다
스피노자는 스피노자다
악마의 하수인
홀로서기
나, 고독한 개인
나, 이기적 개인
나, 윤리적 개인

칸트 나는 신념이다
쾨니히스베르크의 임마누엘
삶의 매듭, 철학의 매듭
경험과 이성 사이에서
철학자의 사생활
나는 신념이다

헤겔 나는 역사다
뒤처진 시대, 뒤처진 사람
뒤늦은 사람의 시대
나는 역사다
절대적이고 시대적이며 세계적인
인생의 정반합

쇼펜하우어 나는 고독이다
아버지의 그늘
어머니의 그늘
헤겔의 그늘
무명의 그늘
인간의 그늘

니체 나는 투쟁이다
인간의 탄생
남자의 탄생
철인의 탄생
비극의 탄생
광인의 탄생
초인의 탄생

맺는말
개인이 개인에게 드리는 개인의 이야기를 마치며

참고문헌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데카르트는 1596년 3월 31일 프랑스 투렌 지방의 작은 마을 라에유에서 태어났다. 그는 생후 1년 2개월 만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P. 28
삶의 길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1인은 우리 자신이다. 살아보지 않고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없다.
- <데카르트>
P. 136
자신의 욕망을 소중히 하는 사람만이 타인의 이기심도 존중할 수 있다. ‘너 자신과 너의 삶을 사랑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비난과 저주를 받은 사람은 없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초연했던 사람 역시 없다. 스피노자는 삶 자체를 향유하라고 한다. 지금 즐겁다면 만족하고, 불편하면 다른 걸 하면 된다. 철학을 하는 목적도 어디까지나 삶을 위해서다.
- <스피노자> 61  접기
P. 142
칸트 이전의 철학은 칸트에게 흘러들어갔고, 칸트 이후의 철학은 칸트로부터 흘러나왔다.
- <칸트>
P. 229
열등감, 질투, 슬픔, 분노는 삶에 주어진 숙제다. 숙제의 빈칸을 채워야 다음 숙제로 넘어갈 수 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데 오늘도 가까스로 성공하면서 한 층씩 ‘빌둥’을 쌓아나가야 한다. 우리는 오늘도 스스로를 쌓고 보수한다.
- <헤겔>
P. 232,258
고약한 인상, 툭하면 내뱉는 여성혐오, 세상에는 사랑도 희망도 없다고 외치는 성마른 목소리.
그러나 그의 철학은 쇼펜하우어 자신처럼 옹졸하지 않다. 그는 말한다. “세상에 꼭 꿈과 희망이 있어야 하는가?”
-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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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홍대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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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문학과 칼럼, 시나리오 등 다양한 글쓰기를 해왔다. 국내 최초 인터넷 신문인 《딴지일보》에서 일하며 쓴 <테무진 to the 칸>은 역대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문교양 팟캐스트 〈안 물어봐도 알려주는 남 얘기〉 등의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1미터 개인의 간격》,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테무진 to the 칸》, 《축구는 문화다》, 《태양의 해적》 등이 있다.
한국인은 누구이며, 어떻게 현재의 한국인이 되었는지를 탐구하며 답을 찾고 있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중간... 더보기
최근작 : <유신 그리고 유신>,<[큰글자도서]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1미터 개인의 간격> … 총 1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그들은 때로 흔들렸지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었다

그 누구와도 다른 개인으로 살아가는 법

이 책은 근대를 열고 지금 우리가 아는 개인의 개념을 만든 위대한 여섯 명의 사상가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를 ‘개인의 시선’으로 접근한다. 수많은 규율과 제약에 묶인 한 인간이 어떠한 경험들을 통해 자신을 고유한 개인으로 구축해나갈 수 있었는지 살펴본다. 그래서 그들이 각각 ‘개인의 발견’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인간은 태어나지만 개인은 만들어진다. 철학자이기 이전에 개인이었던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규정하기 위해 나름의 길을 구했다. 영국의 철학자인 앨프리드 화이트헤드는 “철학자 개인의 경험에 붙인 각주”가 곧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철학이 곧 그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들은 ‘개인’이라는 개념조차 낯선 시대였음에도 예측 가능하고 비슷비슷한 삶을 거부하고 생의 방향을 직접 선택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구직난, 언제 어떻게 닥쳐올지 모르는 자연적?국가적 재난으로 인한 생존의 위협은 우리를 점점 더 움츠러들게 만든다. 이미 오래전 철학책에 박제되어 버린, 귀에 익숙하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을 지금의 현실로 소환하는 이유는 생존조차 위협받는 불안 속에서 ‘나 자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고유한 개인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에서 우리는 철학자들의 내밀한 삶의 태도를 통해 자신만의 열쇠가 되어 줄 해결의 단초를 찾을지도 모른다.

“어른이 되는 길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순응, 또 다른 하나는 의심.
순응을 하면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이 되고, 의심을 하면 세상 그 누구와도 다른 개인이 된다.“
- 데카르트


“우리는 자기 삶의 주인이자 세계의 중심이다.”
- 니체

지금이 즐겁다면 만족하고, 불편하면 다른 걸 하면 된다.
철학을 하는 목적도 어디까지나 삶을 위해서다.

이 책은 개인이 개인에게 드리는 개인의 이야기입니다. 근대철학에 이르러, 인간은 독립된 개인이자 절대적인 주체가 되었습니다. 데카르트 철학은 ‘나’의 탄생이었습니다. 이후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를 거쳐 니체에 이르기까지 ‘나’의 정체성은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이들의 철학은 현대적 개인이 탄생한 과정이며, 따라서 다름 아닌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위대한 철학자들, 그들도 인간의 숙명에 따라 때로 혹은 자주 흔들리는 개인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이기에 제멋대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이끌어갈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겁을 먹을지언정 움츠려들어 있기만 할 수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회피가 불가능해집니다. 나의 목적은 나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피부를 백지 삼아 선언문을 작성해야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결정할 이는 나뿐이라고 말입니다.
_ 저자의 말 중에서

■ 나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이야기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는 홍대선이 절망의 끝자락에서 찾은 실낱같은 삶의 연결고리였다. 2011년 4월,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저자가 안방에서 겪은 또 다른 세월호였다. 가족을 잃은 고통, 먹고사는 문제와 암울한 미래에 대한 고민은 ‘홍대선’이 오롯이 ‘개인’으로 넘어야만 하는 과제였다. 사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떠올린 철학 공부는 그를 다시 양지로 나오게 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내가 누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되물으면서 철학적 탐색을 시작했다.

누구나 살다 보면 느닷없이 넘어지는 순간이 온다. 예상치 못한 일들로 마음이 한없이 무너지다 보면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 그리고 인생의 깊숙한 곳까지 되돌아보게 된다. 누구도 삶의 끝까지 가보지 않았기에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확신을 얻지 못하고, 막연한 두려움에 반쯤 젖은 상태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저자는 그러한 혼란 속에서 이미 혼란을 넘으며 살아간 사람들을 찾았다.

바로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다. 저자는 인권의 개념마저 없던 시대를 살던 철학자들의 삶의 궤적을 쫓으며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으로 살 수 있었는지’를 탐구했다.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깨지지 않는 견고한 규칙이 있었다. 바로 ‘나로 존재하고 나답게 산다는 것’이다. 그들은 세간의 비난과 가족의 외면, 고독과 가난까지 감수하고 그들 나름대로 삶의 질서에 대한 확신을 지키며 살아냈다. 그들이 구축한 철학이 곧 그들의 삶이었다.

한 인간으로서 매순간 다양한 변곡점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살아간 그들의 인생 스토리가 가까이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 온전히 내 뜻대로 살아간 6인의 철학자들

● 나는 모든 것을 의심한다 -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이 한 문장으로 유명한 데카르트는 태어나자마자 생사의 갈림길에 놓일 만큼 병약했다. 르네라는 이름도 ‘다시 태어나다’라는 라틴어 ‘레나투스’를 프랑스식으로 따온 것이다.(17쪽) 늘 침상에 누워 있던 그는 보이는 모든 것을 의심하곤 했다.(18~19쪽)

열 살이 되었을 때, 라플레슈라는 학교에 입학한 데카르트는 그곳에서 받는 교육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었다.(20~21쪽) 8년을 라플레슈에서 보낸 데카르트는 《방법서설》에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나는 스승들의 예속에서 벗어나도 좋을 나이에 이르자마자 그동안 배워온 공부를 완전히 버렸다.”(23쪽) “데카르트는 사회적?종교적 권위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남이 하는 말은 웬만해선 믿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불온사상’과 까탈스러운 고집이 그를 근대철학의 아버지로 만들 줄은 그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20~23쪽)

● 너 자신과 너의 삶을 사랑하라 - 스피노자
스피노자는 5살 때 지나고그라는 작은 유대 공동체의 랍비로 낙점되었다.(71쪽) 그러나 스피노자는 “내 뜻대로 철학적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나”를 원했다. “스피노자는 ‘나 자신’을 쟁취하지 않으면 그의 인생은 실패라고 확신했다. 스피노자는 스피노자의 생각으로 존재하는 스피노자여야 했다.”(80~81쪽) 종교적 엄숙주의가 강했던 시대에 그가 거침없이 내뱉은 ‘개인주의자 선언’은 엄청난 파국을 불러왔고, 오랜 기간 재판과 형벌을 받고 공동체에서 쫓겨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자유다.”(89쪽)

그 후 스피노자는 남은 평생을 철학 연구와 유리 세공에 매진했다. 그는 자급자족하는 자신의 삶에 큰 만족을 느꼈고, 단 한 번도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가족, 돈, 명예 심지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마저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108~112쪽) 그는 “진정한 개인주의자만이 선량한 사회구성원이 될 자격을 얻는다”(61쪽)고 말한다. “즉, 자신의 욕망을 소중히 하는 사람만이 타인의 이기심도 존중할 수 있다”(61쪽)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자유, 인권, 평등의 철학을 위해 기꺼이 소외당하는 삶을 받아들인 어쩌면 최초의 개인”이다.(329쪽)

● 단지 그것이 옳기 때문에 - 칸트
시간을 칼같이 지키기로 유명한 규칙광 칸트는 “스피노자의 개인에 도덕적 확신을 입혔”(329쪽)다. “엄청난 암기력과 학구열의 소유자였던 칸트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식을 흡수했다. 때문에 오늘날의 시간강사와 비슷한 위치인 사강사의 지위로 푼돈을 받으며 극한의 열정노동에 시달렸다.”(147쪽) “칸트가 가난한 강사 처지를 벗어나 정교수가 되기까지는 무려 15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148쪽)

깐깐한 선비인 칸트는 ‘확신’을 가진 개인을 추구했다. 그는 “인간이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175쪽) “인간에게는 스스로 부여한 마음의 기둥이 있어야”(181쪽) 하는데,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어도 필요한 순간 ‘그렇다!’,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할 수 없다면 온전한 개인이 아니”(182쪽)라고 주장한다. 칸트에게 그것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인간의 양심과 존엄”(184쪽)이었다.

● 나는 내 삶의 증인이다 - 헤겔
헤겔 역시 칸트와 마찬가지로 뒤늦게 성공했다. 현실에 관심이 많았던 헤겔은 유럽 다른 나라와 달리 여전히 영주의 독재가 판을 치는 전근대적인 독일에 회의와 분노를 느꼈다.(189쪽) 그러한 독일에 자유와 평등이라는 도저한 물결을 몰고 온 나폴레옹을 향해 헤겔은 그 유명한 문구를 남긴다. “저기 말을 탄 세계정신이 지나간다.”(201쪽)

헤겔은 “역사가 진보해온 결과”를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개인(212쪽), 즉 “노력하는 존재”(329쪽)로서의 개인을 주장했다. 헤겔은 “개인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내지만 역사에 영향을 끼치고 거꾸로 영향 받는다”(214쪽)고 말한다. 때문에 진보를 위해선 정신적?지적 세계가 누적된 교양이 필요하다 여겼고(212쪽), 건축물처럼 쌓아올린다는 뜻의 “빌둥(bildung, 교양)”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211쪽)

“우리 대부분은 '당신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보통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헤겔은 내가 해왔던 행동, 내가 보여 온 태도가 곧 나이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그만한 행동과 태도를 반복해야 한다”(213~214쪽)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말한 “나는 내 삶의 증인이다”(230쪽)라는 뜻이 앞의 내용들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 개개인의 인생사는 고뇌의 역사다 - 쇼펜하우어
“고약한 인상, 툭하면 내뱉는 여성혐오, 세상에는 사랑도 희망도 없다고 외치는 성마른 목소리”(232쪽), 어머니를 증오하는 아들, 애견 ‘부츠’와의 산책으로 프랑크푸르트를 상징하는 명물이 된 쇼펜하우어.(272쪽) “그는 나약하게 태어나 속 좁은 인간으로 살았지만”(276쪽) 그 때문에 그만의 철학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인 이상 “필연적으로 고독”(276쪽)할 수밖에 없고 그 누구도 결핍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고독과 애정을 갈구했던 그의 양면성은 그가 남긴 《여록과 보유》에 분명하게 드러난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은 얼어 죽지 않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바싹 달라붙어 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곧 그들은 가시가 서로를 찌름을 느꼈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떨어졌다. 그러자 그들은 추위에 견딜 수 없어 다시 한 덩어리가 되었다. 그러자 가시가 서로를 찔러 또다시 떨어졌다. 이렇게 그들은 두 악마 사이를 오갔다. 그러다 그들은 결국 상대방의 가시를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했다. 인간 생활의 공허함과 단조로움에서 생겨나는 사회생활의 욕망은 인간을 한 덩어리로 만든다. 그러나 그들은 불쾌감과 반발심으로 인해 다시 떨어진다. 그들은 마침내 서로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간격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정중함과 예의다.” (273쪽)

“단순한 철학적 우화로도 뛰어나지만 《여록과 보유》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부록집인 만큼 쇼펜하우어 철학의 세계관(인간에 대한 상)에도 완벽히 부합하는 이야기다.”(273쪽)

“자연이 부여한 끝없는 의지 때문에 인간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리고 어느 하나를 제 몫으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실존적 상황에 처한다. 정중함과 예의는 의지가 베푼 보상인 동시에 품위를 알게 된 인간이 다시는 내버릴 수 없는 등짐”(273쪽)이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이렇게 인간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헤매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273쪽)

●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 니체
“현대 철학의 창시자이자 최초의 현대인”으로, “우리의 의식 구조를 형성한 정신적 선조 중 한 명“인 니체.(278쪽) 그는 데카르트와 마찬가지로 허약한 체질 때문에 어린 시절 대부분을 누워서 보냈다.(281쪽) 니체는 데카르트처럼 관찰하고 의심하고 회의했다. “날선 두뇌와 예민한 문학적 감수성, 그리고 아픈 몸은 철학자가 될 최적의 조건이었는지도 모른다.”(282쪽)

“병약한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민폐”(282쪽)를 끼칠 수밖에 없다. 집안의 어른이 주로 여성뿐이라 그들의 보살핌에 의존해야만 했던 니체는 자신의 모습을 거부하고 싶었고, “여성에게 의존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을 키웠다.”(282쪽) 그런 “니체의 여성혐오는 자기혐오와도 맞닿아 있다.”(282쪽)

뇌종양이 악화되면서 “니체는 언제 와장창 잃을지 모르는 건강 때문에라도 더 치열하게 사유하고 썼다.”(314쪽) 그래서인지 그의 “철학은 투쟁적”(330쪽)이다.

“그가 말하는 투쟁은 나 자신과의 투쟁이다.”(330쪽) 그는 가장 든든한 전우도 최강의 적도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326쪽) 그가 말한 ‘위버멘쉬’ 즉, 초인의 개념이 이렇게 탄생한다.(315, 324쪽) 위버멘쉬란 인간 자신과 세계를 긍정할 수 있는 존재이며, 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완성시키는 주인의 역할을 하는 존재를 말한다.

니체의 “철학에는 집단성이 없다. 어울림, 존중, 이해는 있어도 협동과 의무는 보이지 않는다. 니체는 이타적이 되지 말라고 한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그런 자신을 긍정해야 한다고, 그러나 남의 이기심도 인정하고 끝없이 합의하려는 ‘귀족적 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건강한 이기심’이며 인간 도덕의 시작과 끝”(324쪽)이라는 것이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사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 스피노자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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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한 가터벨트만 생각나네..
철학자 인생 요약서로만 좋음.  구매
LineIDsecondto0 2018-08-23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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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철학자들의 사상과 적당한 가십들을 버무려 재미있게 서술. 엑스세대 느낌의 아재개그도 나름 적중했다. 힐링캠프스러운 제목만이 유일한 오점. 작가의 팬이 되었다.  구매
catcher 2021-11-10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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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출신 철학자의 재기발랄한 철학입문서처럼 보이지만, 다 읽곤나니 철학책을 쓸 정도로 거듭할수밖에 없었던 고민들과, 그렇게 거쳐온 저자의 삶에 고개가 숙여졌다.  구매
만권 2022-01-14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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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기자로 더 유명한 저자. 페이스북에 연재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쓴 저작물. 언제 출간하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출간!!! 너무 유명하지만 어렵게만 여겼던 철학자들을 그들의 삶과 연관지어 철학을 한 편의 영화처럼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기술한 책이다.  구매
이범석 2018-08-04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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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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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새창으로 보기 구매
제목이 책의 내용과 잘 맞지 않는것 같았은데 읽다보니 그럭저럭 덜 맞춰지는 퍼즐처럼 얼기설기 엮어지는듯 하다!서양 근대철학자 6인의 삶을 중심으로 그 삶의 횡보와 철학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너무 가볍지도 않게 다루고 있어 재미있고 편하게 읽었다! 특히, 스피노자의 삶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어린시절부터 들어 왔던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그의 말을 조금이나마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던것 같았다.또한, 시크함과 약간의 찌질함을 겸비한 쇼펜하우어의 삶도 흥미롭게 다가온건 나에게 또 다른 덤이었다!ㅎ
막시무스 2020-09-05 공감(54)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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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등이 보인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 방법을 논한 책 새창으로 보기 구매
 

홍대선이 쓴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는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등 유명 철학자들의 사상을 삶을 중심으로 설명한 책이다. 삶을 강조하는 저자의 진의는 철학이란 개인의 경험에 붙인 각주라는 말을 통해 드러난다. 저자는 철학을 태도를 설정으로 작업으로도 정의한다.

 

본문에 소개된 철학자들은 대체로 몸이 약했다. 데카르트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걸핏하면 드러누웠다.(그의 이름 르네는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의 라틴어 레나투스의 프랑스어 버전이다. 데카르트는 생후 1년 여만에 결핵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났다.) 늦잠의 황제이자 "날씨가 추우면 생각을 할 수 없"었다는 데카르트는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의 초청을 받고 그 추운 나라에서 새벽부터 여왕에게 강의하다가 53세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스피노자는 규폐증에 의한 결핵으로 사망했다.(폐는 스피노자 집안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었다.) 칸트는 늘 아플락 말락 했지만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 몸이 쇠약해 늘 골골했지만 섭생에 신경 써서 실제 아프지는 않았다. 그런 몸으로 칸트는 80세를 살았다.(백종현 지음 ‘인간이란 무엇인가’ 참고)

 

쇼펜하우어는 웅장하고 섬세한 사상을 가졌지만 진리를 향해 고행을 감내할 강인함이 없었다.(252 페이지) 어릴 때부터 뇌 속의 피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았던 니체는 스위스 바젤대학교 교수직을 보장받고 프로이센 국적을 포기한 후 프랑스 - 프로이센 전쟁에 프로이센 용병으로 참전했으나 가슴에 부상을 입고 쓰러진 데 이어 시도 때도 없이 두통과 안통으로 드러누웠다.(294 페이지)

 

니체는 45세때인 1889년 튜린 여행 중 길거리에서 마부에게 학대받는 말을 끌어안고 흐느끼다가 졸도한 뒤 깨어나 정신병자가 되었다.(310 페이지) 니체가 시적인 문장으로 철학적 분석을 대체한 데에는 건강문제도 있다. 니체는 금방 머리가 피로해졌다. 그럴수록 직관과 확신, 타고난 문학성으로 철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섯 명의 철학자들의 독특한 여성관계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데카르트는 평생 여성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가졌다. 스피노자는 클라라라는 소녀와 연애를 했지만 기껏 지킨 재산권을 여동생에게 주고 빚쟁이가 되더니 치열한 법정 소송을 거쳐 겨우 렌즈 세공사로 먹고 살 미래를 남겨놓았다.(클라라는 노동의 삶을 선택한 스피노자에게서 재빨리 떠나 경영권을 물려줄 사업체가 있는 대학생과 결혼했다. 스피노자는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스피노자는 클라라의 선택을 선악, 귀천 등으로 나누지 않았다.)

 

칸트는 한 여인의 청혼을 받고 생각좀 해볼 테니 기달려 달라고 한 뒤 사랑과 관련된 책을 모두 읽고 결혼을 해야 할 이유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정리했다. 칸트는 결혼을 해야 할 이유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보다 4개 더 많다는 결론을 내린 뒤 청혼을 한 여인을 찾아갔으나 이미 7년의 시간이 지난 뒤여서 그 여인은 이미 결혼해 자식까지 두었다.(174 페이지)

 

쇼펜하우어는 아버지가 자살(가업을 물려주려 했으나 쇼펜하우어가 거절하자 좌절감에 자살) 했는데 어머니가 너무 밝자 어머니를 의심한 데 이어 아버지의 죽음은 어머니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쇼펜하우어는 어머니 뿐 아니라 모든 여자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쇼펜하우어가 여성을 혐오하면서도 침대에서는 원하자 여동생이 사랑을 하려면 똑바로 하라고 하자 언행일치를 위해 여성혐오를 계속하는 한 여자를 멀리해야 한다는 황당한 결론을 이끌어냈다.

 

니체의 여성혐오는 자기혐오와 맞닿아 있다. 니체는 몸이 아파 여성의 보살핌에 의존해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니체는 여성에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을 키웠다. 니체는 여성에게 의존적이지 않으려면 여성을 부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프랑스 - 프로이센 전쟁에 프랑스 용병으로 참전한 것은 전쟁터에 가서 남성 어른임을 자각하려 한 결과이다.

 

그러면 여섯 철학자들의 사상은 어떤가. 데카르트는 영혼과 물질을 물과 기름처럼 나눈 철저한 심신이원론자였다. 데카르트에게 자아 즉 나 자신은 영혼이었다. 육체는 물질에 불과하며 영혼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였다. 데카르트의 논리대로라면 영혼은 자신의 육체와도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신체를 조종하는 것일까? 데카르트는 고심 끝에 탈출구를 찾았다. 인간의 머릿속에 영혼과 육체가 연결되는 송과선이라는 통로가 있어서 이성이 물질을 움직인다는 논리였다.(50 페이지)

 

영국의 공주 엘리자베스는 데카르트에게 쓴 편지에서 "저는 비물질적인 존재가 육체를 움직이고 육체에 의해 영향을 받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보다는 영혼이 질료와 연장을 가졌다는 것을 더 쉽게 용인할 수 있겠어요."란 말을 했다. 17세기 암스테르담의 유대인들은 역사상 그 어떤 유대인들보다도 더 강력하게 유대교 외의 가치를 배척했다.

 

머리가 좋은 스피노자는 5세에 랍비로 낙점받았다. 스피노자는 히브리어 교본을 썼고 포르투갈어와 네덜란드어를 모국어로 썼고 글은 라틴어로 썼다.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도 조금 했다. 그리스어 책을 읽을 줄도 알았다. 스피노자 가문의 고향은 스페인이었다.(스페인계 유대인)

 

근대가 시작되며 보수적인 스페인에서는 마녀사냥이 빈번했다. 스피노자 집안은 스페인에서 추방 명령을 받고 포르투갈로 갔다. 스피노자가 태어나기 140년 전(1492년)의 일이다. 포르투갈은 자국내 유대인들에게 카톨릭 개종과 죽음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강요했다. 카톨릭으로 개종한 스피노자 가문은 속으로는 은밀하게 유대교를 믿었다.

 

스피노자 집안은 낭트 칙령으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프랑스로 갔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는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중 하나를 선택할 자유였지 유대교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 추방 명령을 받은 스피노자 가족은 네덜란드로 갔다. 암스테르담의 유대인들은 네덜란드에서만큼은 쫓겨나지 않기 위해 자중하기로 암묵 합의했다. 하지만 자치권을 허락받자 급격히 우경화되어 유대교 외의 가치를 철저히 배격했다.

 

유럽과 아라비아의 유대인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외지에 무일푼으로 추방당해도 먹고살 수 있도록 확고한 직업 하나를 연마하면서 성장하는 게 불문율이었다. 보통 서민층 유대인은 기능공이 되었고 상류층 유대인은 변호사나 의사가 되었다. 스피노자는 자신의 의지로 유리 세공을 배웠다. 스피노자에게 렌즈는 수학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도구였다.

 

스피노자는 아버지와 공동체 사이에서 분열했다. 아버지는 스피노자에게 경영수업을 시키려 했고 공동체는 랍비 수업을 시키려 했다. 클라라와의 이별 후 조금 고독해진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과 '성찰'을 읽었다. 그는 진정한 해방(유대 공동체와의 결별)을 맛보기 위해 일전했다. 그는 자신의 뜻대로 철학적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자신을 목표로 했다.

 

스피노자는 신이 왜 남성의 정체성을 지니며 인간사에 불공평하게 개입하며 이다지도 불완전한 세상을 내버려두고 애초에 세상을 불완전하게 창조한 인격신이어야 하느냐 생각했다. 공동체로부터 추방당한 스피노자는 낮에는 렌즈를 깎고 밤에는 철학을 했다. 스피노자의 렌즈 세공은 태양의 직사광선에 비춰야 렌즈의 정밀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밤에는 새벽 3시까지 연구와 집필에 몰두했다. 체력 고갈, 안구 피로, 두통을 피할 수 없었다. 스피노자는 국가의 진정한 목적은 개인의 자유에 있고 철학의 궁극의 목적은 시민의 자유에 있다고 썼다. 1677년 사망한 스피노자는 교회에 안치되지만 시신이 도난당해 끝내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다. 스피노자에게 인간은 만물의 영장도 신의 자랑스러운 피조물도 아닌 동물일 뿐이다.

 

스피노자 철학에서 인간은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스피노자 철학에서 인간은 능산(能産)이자 소산(所山)이다. 우리의 원인이자 결과이다. '에티카'의 결론은 시민사회다. 개인들이 되도록 좀 더 자유롭고 보다 덜 불편하기 위해 사회계약을 맺은 상태가 그가 생각하는 국가다. 즉 이기적인 개인들이 적당히 타협한 상태이다. 스피노자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이성의 한계와 기능을 명확히 판가름하자는 취지를 갖는다. 칸트가 생각하기에 이성은 있다. 다만 합리론은 이성을 과대평가했고 경험론은 이성을 지나치게 평가절하했다. 칸트는 경험론이 말하는 후천적 경험과 합리론이 붙잡아온 선험적 이성 모두 인간의 지식과 판단을 구성한다고 설명하는데 성공했다. 내용 없는 사상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란 말은 순수이성비판의 핵심이다.

 

헤겔은 중국을 특히 혐오했다. 전족 풍습 따위를 전해들은 뒤 가진 생각이다. 그는 중국은 공간만 있고 시간은 없는 나라라 말했다. 최강의 모욕이다. 쇼펜하우어는 물자체(物自體)에 다가갈 수 없다는 칸트의 주장을 지지했다. 헤겔이 말한 자아의 팽창, 직감, 절대정신 따위는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그는 칸트가 남긴 근원적 외로움을 순순히 인정하기 위해 표상을 꺼내들었다.

 

표상은 인식에 맺히는 주관적 상이다. 인간은 자기 주관의 한계로 세계를 인식할 수 밖에 없다. 인간에게 세계는 의지와 표상으로서 다가온다. '비극의 탄생'은 니체의 첫 철학 저술이자 마지막 고전문헌학 저술이다. 그는 고전문헌학을 전공했다. 니체의 삶에서 루 살로메를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수많은 남자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뮤즈이자 실연의 상처를 준 마성의 팜므파탈이었다.

 

니체는 그녀에게 첫 눈에 반한다. 그가 이성에 매료되고 사랑에 빠진 유일한 순간이었다. 니체의 여동생 엘리자베스는 니체를 독점하고 싶어 했다. 엘리자베스의 남편 베른하르트 푀스터는 반유대주의자이자 극우 독일민족주의자였고 훗날 나치즘에도 영향을 끼쳤다. 순수 아리안 혈통이니, 유대인은 독일의 기생충이니 하는 말은 이 사람의 작품이다.

 

니체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반유대주의자가 아니다. 오히려 반유대주의자를 보면 총으로 쏴버리고 싶다고 할 정도로 차별주의를 경멸했다. 엘리자베스에 의해 니체는 나치 독일의 정신적 선배로 오인되었다. 엘리자베스는 남편에 의해 이식된 니체의 유고를 짜깁기해 '힘에의 의지'를 출간했다. 지금은 엘리자베스의 흔적을 지운 니체 전집 정본이 수립된 상태다. 유럽의 문헌학자들이 꽤나 고생해준 덕이다.(니체는 문헌학자들을 두더지라 경멸했지만 그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아이러니하다.)

 

니체는 형이상학을 거부했다. 인간의 존재 근거는 형이상학이 아닌 인간 스스로다. 니체는 인간은 이성, 육체, 의지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때의 의지는 힘에의 의지다. 니체가 말한 힘에의 의지는 아리안 종족과 히틀러를 수식하는 데 쓰였다.(왜곡되었다.) 힘에의 의지는 그 자체로 옳거나 그르지 않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며 자각하고 활용할 것이지 추종할 것이 아니다.(318 페이지)

 

니체는 도덕을 부정하지도 않았고 도덕적으로 살면 안 된다고도 하지 않았다. 객관적이고 선험적인 도덕 원칙, 선 그 자체라는 허상을 지웠을 뿐이다. 니체는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버릴 것이 없으며 없어도 좋은 것은 없다고 외쳤다. 디오니소스적 긍정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인 자신에 대한 긍정이다. 그의 긍정은 조건부 긍정이 아니다. 저자는 니체의 철학은 스피노자의 윤리학과 놀랍도록 비슷하다고 말한다.(320 페이지)

 

스피노자는 ‘에티카’ 4부 정리 50 주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실재가 신의 본성의 필연성으로부터 따라 나오고 자연의 영원한 법칙과 규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것을 올바로 인식하는 사람은 미워하거나 조롱하거나 무시할 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연민을 느낄 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대신 그는 인간의 덕이 허락하는 한 이른바 잘 행위하고 기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니체의 철학은 스피노자의 윤리학과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말은 이런 비교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제 ‘성부 베르그손, 성자 스피노자, 성령 니체‘란 말을 확인하는 데로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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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스케치북 2019-02-05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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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항상 팟캐스트에서 지대넓얕을 들으면서 출퇴근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대넓얕이 시즌 1이 끝나고 공허하던 때 '안알남' 을 알게 되었다.

이제 지대넓얕 대신 출퇴근 시 안알남을 듣거나 독서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되었다.

그중에서 철학 파트는 정말 재미있어서 여러 번 반복해서 듣다가

그것도 아쉬워서 청취하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은 정지시켜놓고 

받아 적기를 반복하면서 방송대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 책이 출간되어 바로 E book으로 구매하였다.

구매 후 페이스북에서 서평 이벤트 하는 것을 보고 어차피 읽고 쓰려고 

했던거라서 바로 신청하고 책을 받게 되었다. 종이책까지 소장되어 너무 기쁘다.

책의 표지를 보면 왼쪽에 철학자 이름이 쓰여있다.

데카르트->스피노자->칸트->헤겔->쇼펜하우어->니체로 마무리된다.







보통 철학 책은 너무 난해하고 어려워서 입문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입문자가 이해하기 쉽게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고

인용문에 대한 쉬운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해준다.

홍대선 작가의 문체도 소설의 문체 느낌이나서 읽기도 편했다.

대신 책에선 한 철학자의 대해서 깊게 다루지 않고

입문자가 입문하기 쉬울 정도만 다루기 때문에

더 깊게 알고 싶으면 다른 책을 더 봐야 한다.

우선 철학자들이 살던 시대 배경과 이 사람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왜 그러한 사상을 펼쳤는지 먼저 들여다보고 시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사상을 조금 더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다.


철학자들의 메시지를 아주 짧게 요약하였다.








● 데카르트

모든 것을 의심해도 그러한 생각을 하는 나

의심을 하는 동안에도 생각하는 나

생각하는 나는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 스피노자

자유가 억압되어 사람들이 울타리 안에 갇히고 권력의

허락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사회에 이르면

국가의 대한 충성과 믿음은 파괴될 것이다.



우주를 관통하는 보편적 선이 사라진 자리에는

공공선과 공익이 남고, 악 대신 부정과 기회주의자가 남는다.

국가도 사회도 윤리도 모두 거래일 뿐이다.

타인의 욕망을 존중하고 자신의 욕망도 인정받는 거래가 필요하다.



● 칸트

이 세계 안에서 우리가 제한 없이 선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선의지뿐이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단지 그것이 옳기 때문에 

'도덕적 행위'를 하는 인간이 있다.



한가지 예로 도쿄 신오쿠보역 사망사건의 이수현 씨는

술에 취해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었다. 칸트가 말하는 선의지다.



● 헤겔

"우주의 시공간은 하나이며 오직 하나로 실재하는 전체가 존재한다."

이것의 의지를 'AbsoluterGeist'앱설루트가이스트, 

절대정신이라고 부른다. 절대정신이 특정 시대에 맞게 모습을 

드러내는 양상은 'ZeitGeist'자이트가이스트 다.

고려 말 조선 초의 시대정신은 민본. 

프랑스 혁명기의 시대정신은 자유로운 시민.

시대정신을 이룩하기 위해 각성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의지는 'WeltGeist'벨트가 이스트, 세계정신이다.

헤겔이 본 나폴레옹은 '말을 탄 '세계정신'이었다.



● 쇼펜하우어

표상은 인식에 맺히는 주관적 상이다.

어차피 인간은 자기 주관의 한계로 세계를 인식할 수밖에 없다.



쇼펜하우어는 노년에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과 재판의 격차를 설명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여록과 보유>라는 제목의 부록 집을 따로 냈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은 얼어 죽지 않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바짝 달라붙어

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곧 그들은 가시가 서로를 찔러서

아픔을 느끼고 다시 떨어졌다.

다시 추위에 견디지 못해 다시 붙었다가

또 가시에 찔려 또다시 떨어졌다. 

이렇게 그들은 두 악마 사이를 오갔다.

그러 그들은 결국 상대방의 가시를 견딜 수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했다.



인간 생활의 공허함과 단조로움에서 생겨나는

사회생활의 욕망은 인간을 한 덩어리로 만든다.

그러나 그들은 불쾌감과 반발심으로 다시 서로를 멀리한다.

그러나 그들은 마침내 서로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간격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정중함과 예의이다.



인간은 의지와 표상에 갇혀 뿌연 안갯속에헤매지만

의지와 표상에 의해 위대해지기도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도덕은 '끊임없는 해석의 대상이다.'

욕망과 욕망이 충돌할 때, 전쟁을 갈등으로,

갈등을 타협으로 이끌어내는 행위가 정치이자

현대 시민 사회다.

이것이 '해석으로서의 도덕이다.'



니체는 '주인의 삶'을 살라고 명령한다.

우리는 자기 삶의 주인이자 세계의 중심이다.

니체는 위버멘쉬가 되는 법을 우화로 함축했다.



"나 이제 그대들에게 이야기하려 하네.

정신이 어떻게 낙 나가 되고 낙타가 어떻게 사자가 되고

어떻게 어린아이가 되는지를"



니체에 따르면 어린아이를 초인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자기의 욕망을 긍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로 태어나고 사회가 만든 시스템으로 교육을 받아 가며

성장할수록 자신의 욕망은 숨기고

사회가 만든 법과 질서에 맞춰 살아가게 된다.

니체는 타인의 욕망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욕망도 긍정하는 삶을 살라고 한다.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는 주체적인 삶


그저 부모가 원하는 삶.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부자가 되겠다고 하는 맹목적인 삶

다 필요 없고 그냥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안일한 삶



이러한 삶을 살지 말고 하루를 살아도 매일 반복되어도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라고 생각이 들게 살라고 한다.



니체는 유대인을 차별을 반대하면서도 싫어했다고 한다.

그는 유대인이 누리는 기득권, 즉 '고리대금업'이라는

삶의 방식을 혐오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해서

유대인이 하는 모든 일이 불쌍하다고 정당화해주면

이야말로 유대인을 노예 취급하는 행동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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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y's 2018-09-16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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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새창으로 보기 구매
홀로서기
Wony's 2018-09-12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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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새창으로 보기
‘철학’을 떠올려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일단 어렵다, 힘들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떠오르지 않는지. 철학은 왜 그런 생각이 들까?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학문이라고 하는데 왜 이다지도 어렵기만 한 건지 모르겠다. 철학사를 쭉 따라 올라가보면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스토아학파 어쩌구 저쩌구 읽다보면 늘 그 자리다. 그러다보니 다시 읽으려 하면 지겹고 또 지겹기만 하다.



이 책은 제목부터 뭔가 힘차다.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현대인들은 철저하게 개인주의적이면서도 또 동시에 한없이 공동체 정신을 강요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무시하고 분리하는 경향이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면서 그들의 사상과 저서 그리고 일생을 정리하고 있다. 6명의 철학자들을 한 명씩 만나보았는데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다.



이중에서 쇼펜하우어의 인생이 인상 깊었다. 어릴 때 부유한 상인 아버지와 유쾌하고 문학적인 재능을 가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우울한 성격을 닮아 늘 부정적이고 우울했다. 아버지가 상인의 삶을 거부한 아들 때문에 자살을 하고 난 후에는 더더욱 여성 혐오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살롱을 열고 문학적인 능력을 보이는 어머니를 혐오하고 평생 증오하면서 보내게 된다. 결국 의절까지 하고 평생 여성을 혐오하는 말을 남기고 실제로 비하하면서 지냈다. 세상에.... 어릴 때의 기억이나 경험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의 생각이 자라나는 시기에 잘 못 심어진 작은 생각 하나가 평생 한 가정과 한 남자를 누르는 굴레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쇼펜하우어는 이런 생각의 바탕 중에 책도 쓰고 사상을 완성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자들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일생을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사항만을 잘 정리하고 있어 바로 바로 읽기 좋다. 6명의 철학자들에 대한 것은 확실하게 알 수 있어 은근히 공부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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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침 2018-08-2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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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0

알라딘: 천자문 해석 - 맹꽁이도 문득 깨달은 윤일원

알라딘: 천자문 해석


천자문 해석 - 맹꽁이도 문득 깨달은
윤일원
(지은이)피서산장2022-11-12




















미리보기

레터링 머그.다이어리.본투리드 텀블러(자격증.토익.공무원.IT교재 4만원 이상)

정가
18,500원
300쪽
책소개
인문, 경제, 과학, 기술 등의 지식을 망라한 법고창신으로 천자문을 재해석 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등의 책과 평생 직업으로 살아왔던 디지털 관련 첨단기술 경험이 뒷받침된다. 옛글이라 하여 모두 진리인 것처럼 미화하지도 않고, 내 해석이 무조건 맞는다고 합리화하지도 않는다.

천자문은 사언절구 2개씩, 총 125문장이다. 천자문의 다양한 사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고 싶다. 그것이 내 임무다. 거기에는 도리도 있고, 변론도 있고, 설명도 있고, 칭송도 있고, 사랑도 있다.


목차


Ⅰ. 치국(治國)

▸001 天地玄黃(천지현황) 宇宙洪荒(우주홍황) / 18
▸002 日月盈昃(일월영측) 辰宿列張(진수열장) / 20
▸003 寒來暑往(한래서왕) 秋收冬藏(추수동장) / 22
▸004 閏餘成歲(윤여성세) 律呂調陽(율려조양) / 24
▸005 雲騰致雨(운등치우) 露結爲霜(노결위상) / 26
▸006 金生麗水(금생여수) 玉出崑岡(옥출곤강) / 28
▸007 劍號巨闕(검호거궐) 珠稱夜光(주칭야광) / 30
▸008 果珍李柰(과진이내) 菜重芥薑(채중개강) / 32
▸009 海鹹河淡(해함하담) 鱗潛羽翔(인잠우상) / 34
▸010 龍師火帝(용사화제) 鳥官人皇(조관인황) / 36
▸011 始制文字(시제문자) 乃服衣裳(내복의상) / 38
▸012 推位讓國(추위양국) 有虞陶唐(유우도당) / 40
▸013 弔民伐罪(조민벌죄) 周發殷湯(주발은탕) / 42
▸014 坐朝問道(좌조문도) 垂拱平章(수공평장) / 44
▸015 愛育黎首(애육여수) 臣伏戎羌(신복융강) / 46
▸016 遐邇壹體(하이일체) 率賓歸王(솔빈귀왕) / 48
▸017 鳴鳳在樹(명봉재수) 白駒食場(백구식장) / 50
▸018 化被草木(화피초목) 賴及萬方(뇌급만방) / 52

Ⅱ. 수신(修身)

▸019 蓋此身髮(개차신발) 四大五常(사대오상) / 56
▸020 恭惟鞠養(공유국양) 豈敢毁傷(기감훼상) / 58
▸021 女慕貞烈(여모정렬) 男效才良(남효재량) / 60
▸022 知過必改(지과필개) 得能莫忘(득능막망) / 62
▸023 罔談彼短(망담피단) 靡恃己長(미시기장) / 64
▸024 信使可覆(신사가복) 器欲難量(기욕난량) / 66
▸025 墨悲絲染(묵비사염) 詩讚羔羊(시찬고양) / 68
▸026 景行維賢(경행유현) 克念作聖(극념작성) / 70
▸027 德建名立(덕건명립) 形端表正(형단표정) / 72
▸028 空谷傳聲(공곡전성) 虛堂習聽(허당습청) / 74
▸029 禍因惡積(화인악적) 福緣善慶(복연선경) / 76
▸030 尺璧非寶(척벽비보) 寸陰是競(촌음시경) / 78
▸031 資父事君(자부사군) 曰嚴與敬(왈엄여경) / 80
▸032 孝當竭力(효당갈력) 忠則盡命(충즉진명) / 82
▸033 臨深履薄(임심이박) 夙興溫凊(숙흥온청) / 84
▸034 似蘭斯馨(사란사형) 如松之盛(여송지성) / 86
▸035 川流不息(천류불식) 淵澄取暎(연징취영) / 88
▸036 容止若思(용지약사) 言辭安定(언사안정) / 90
▸037 篤初誠美(독초성미) 愼終宜令(신종의령) / 92
▸038 榮業所基(영업소기) 籍甚無竟(적심무경) / 94
▸039 學優登仕(학우등사) 攝職從政(섭직종정) / 96
▸040 存以甘棠(존이감당) 去而益詠(거이익영) / 98
▸041 樂殊貴賤(악수귀천) 禮別尊卑(예별존비) / 100

Ⅲ. 제가(齊家)

▸042 上和下睦(상화하목) 夫唱婦隨(부창부수) / 104
▸043 外受傅訓(외수부훈) 入奉母儀(입봉모의) / 106
▸044 諸姑伯叔(제고백숙) 猶子比兒(유자비아) / 108
▸045 孔懷兄弟(공회형제) 同氣連枝(동기연지) / 110
▸046 交友投分(교우투분) 切磨箴規(절마잠규) / 116
▸047 仁慈隱惻(인자은측) 造次弗離(조차불리) / 118
▸048 節義廉退(절의염퇴) 顚沛匪虧(전패비휴) / 120
▸049 性靜情逸(성정정일) 心動神疲(심동신피) / 122
▸050 守眞志滿(수진지만) 逐物意移(축물의이) / 124
▸051 堅持雅操(견지아조) 好爵自縻(호작자미) / 126

Ⅳ. 전쟁(戰爭)

▸052 都邑華夏(도읍화하) 東西二京(동서이경) / 130
▸053 背邙面洛(배망면락) 浮渭據涇(부위거경) / 132
▸054 宮殿盤鬱(궁전반울) 樓觀飛驚(누관비경) / 134
▸055 圖寫禽獸(도사금수) 畫綵仙靈(화채선령) / 136
▸056 丙舍傍啓(병사방계) 甲帳對楹(갑장대영) / 138
▸057 肆筵設席(사연설석) 鼓瑟吹笙(고슬취생)<제가> / 140
▸058 陞階納陛(승계납폐) 弁轉疑星(변전의성)<치국> / 142
▸059 右通廣內(우통광내) 左達承明(좌달승명)<치국> / 144
▸060 旣集墳典(기집분전) 亦聚群英(역취군영)<치국> / 146
▸061 杜槀鍾隷(두고종례) 漆書壁經(칠서벽경)<치국> / 148
▸062 府羅將相(부라장상) 路挾槐卿(노협괴경) / 150
▸063 戶封八縣(호봉팔현) 家給千兵(가급천병) / 152
▸064 高冠陪輦(고관배련) 驅轂振纓(구곡진영) / 154
▸065 世祿侈富(세록치부) 車駕肥輕(거가비경) / 156
▸066 策功茂實(책공무실) 勒碑刻銘(늑비각명) / 158
▸067 磻溪伊尹(반계이윤) 佐時阿衡(좌시아형) / 160
▸068 奄宅曲阜(엄택곡부) 微旦孰營(미단숙영) / 162
▸069 桓公匡合(환공광합) 濟弱扶傾(제약부경) / 164
▸070 綺回漢惠(기회한혜) 說感武丁(열감무정) / 166
▸071 俊乂密勿(준예밀물) 多士寔寧(다사식녕) / 168
▸072 晉楚更覇(진초경패) 趙魏困橫(조위곤횡) / 170
▸073 假途滅虢(가도멸괵) 踐土會盟(천토회맹) / 172
▸074 何遵約法(하준약법) 韓弊煩刑(한폐번형)<치국> / 174
▸075 起翦頗牧(기전파목) 用軍最精(용군최정) / 176
▸076 宣威沙漠(선위사막) 馳譽丹靑(치예단청) / 180
▸077 九州禹跡(구주우적) 百郡秦幷(백군진병)<치국> / 182
▸078 嶽宗恒岱(악종항대) 禪主云亭(선주운정)<치국> / 184
▸079 雁門紫塞(안문자새) 雞田赤城(계전적성) / 186
▸080 昆池碣石(곤지갈석) 鉅野洞庭(거야동정) / 188
▸081 曠遠綿邈(광원면막) 巖岫杳冥(암수묘명) / 190

Ⅴ. 평천하(平天下)

▸082 治本於農(치본어농) 務玆稼穡(무자가색) / 194
▸083 俶載南畝(숙재남무) 我藝黍稷(아예서직) / 196
▸084 稅熟貢新(세숙공신) 勸賞黜陟(권상출척) / 198
▸085 孟軻敦素(맹가돈소) 史魚秉直(사어병직) / 200
▸086 庶幾中庸(서기중용) 勞謙謹勅(노겸근칙) / 202
▸087 聆音察理(영음찰리) 鑑貌辨色(감모변색) / 204
▸088 貽厥嘉猷(이궐가유) 勉其祗植(면기지식) / 206
▸089 省躬譏誡(성궁기계) 寵增抗極(총증항극) / 208
▸090 殆辱近恥(태욕근치) 林皐幸卽(임고행즉) / 210
▸091 兩疏見機(양소견기) 解組誰逼(해조수핍) / 212
▸092 索居閒處(색거한처) 沈默寂寥(침묵적요) / 216
▸093 求古尋論(구고심론) 散慮逍遙(산여소요) / 218
▸094 欣奏累遣(흔주누견) 慼謝歡招(척사환초) / 220
▸095 渠荷的歷(거하적력) 園莽抽條(원망추조) / 222
▸096 枇杷晩翠(비파만취) 梧桐早凋(오동조조) / 224
▸097 陳根委翳(진근위예) 落葉飄颻(낙엽표요) / 226
▸098 遊鯤獨運(유곤독운) 凌摩絳霄(능마강소) / 228
▸099 耽讀翫市(탐독완시) 寓目囊箱(우목낭상) / 230
▸100 易輶攸畏(이유유외) 屬耳垣牆(속이원장) / 232
▸101 具膳飧飯(구선손반) 適口充腸(적구충장) / 234
▸102 飽飫烹宰(포어팽재) 飢厭糟糠(기염조강) / 236
▸103 親戚故舊(친척고구) 老少異糧(노소이량) / 238
▸104 妾御績紡(첩어적방) 侍巾帷房(시건유방) / 240
▸105 紈扇圓潔(환선원결) 銀燭煒煌(은촉위황) / 242
▸106 晝眠夕寐(주면석매) 藍筍象牀(남순상상) / 244
▸107 絃歌酒讌(현가주연) 接杯擧觴(접배거상) / 246
▸108 矯手頓足(교수돈족) 悅豫且康(열예차강) / 248
▸109 嫡後嗣續(적후사속) 祭祀蒸嘗(제사증상) / 250
▸110 稽顙再拜(계상재배) 悚懼恐惶(송구공황) / 252
▸111 牋牒簡要(전첩간요) 顧答審詳(고답심상) / 254
▸112 骸垢想浴(해구상욕) 執熱願凉(집열원량) / 256
▸113 驢騾犢特(여라독특) 駭躍超驤(해약초양) / 258
▸114 誅斬賊盜(주참적도) 捕獲叛亡(포획반망) / 260
▸115 布射僚丸(포사요환) 嵇琴阮嘯(혜금완소) / 262
▸116 恬筆倫紙(염필윤지) 鈞巧任釣(균교임조) / 264
▸117 釋紛利俗(석분이속) 並皆佳妙(병개가묘) / 266
▸118 毛施淑姿(모시숙자) 工嚬姸笑(공빈연소) / 268
▸119 年矢每催(연시매최) 羲暉朗曜(희휘낭요) / 270
▸120 璇璣懸斡(선기현알) 晦魄環照(회백환조) / 272
▸121 指薪修祐(지신수우) 永綏吉邵(영유길소) / 274
▸122 矩步引領(구보인령) 俯仰廊廟(부앙낭묘) / 276
▸123 束帶矜莊(속대긍장) 徘徊瞻眺(배회첨조) / 279
▸124 孤陋寡聞(고루과문) 愚蒙等誚(우몽등초) / 280
▸125 謂語助者(위어조자) 焉哉乎也(언재호야) /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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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과 변해야 하는 것이 있다.
천자문이라는 고전 속에서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찾아 떠난 여행,
그 속에는 사랑과 미움, 효도와 우애, 반란과 전쟁은 물론 통치의 격론이 숨어 있다.
『맹꽁이도 문득 깨달은 천자문』은 최신의 인문·경제·과학·기술 지식을 통하여 풀어낸
1500년의 지적향연 인문학 보고다.


-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듬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면서, 나 또한 하늘과 땅, 별로 돌아간다.
<001 天地玄黃(천지현황), 宇宙洪荒(우주홍황) 중에서>

- 낚시를 훔친 자는 사형에 처하지만,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
무엇을 훔치느냐에 따라 도둑이 되고 임금이 된다.
<013 弔民伐罪(조민벌죄), 周發殷湯(주발은탕) 중에서>

- 너무 늦기 전에 부모님께 꽃을 보내라. 살아 있는 사람은 향기를 맡지만
죽은 사람은 향기를 맡지 못한다.
<032 孝當竭力(효당갈력), 忠則盡命(충즉진명) 중에서>

- 나라를 세우는 데는 군대가 필요하고, 다스리는 데는 철학이 필요하다.
철학 없는 정치는 국가를 망하게 하는 악덕이다.
<068 奄宅曲阜(엄택곡부), 微旦孰營(미단숙영) 중에서>

- 천하의 명장도 자신의 목숨은 지킬 수 없었다.
어리석은 군주는 수십만의 적군보다 더 위험하다.
<075 起翦頗牧(기전파목), 用軍最精(용군최정) 중에서>

- 시간이 쏜 화살에 죽지 말고, 자기 빛깔을 온전히 드러내라.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을 보듬어 가슴에 품어라. 그것이 삶이다.
<119 年矢每催(연시매최), 羲暉朗曜(희휘랑요) 중에서>

- 리더는 폼 나는 일이 아니라 똥내 나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 그들이 진정 영웅이다.
<125 謂語助者(위어조자) 焉哉乎也(언재호야) 중에서>



<이상>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윤일원 (지은이)

1963년 경북 예천 출생, 경북대 공대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학 석사와
숭실대에서 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
국방부에서 31년 동안 디지털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왜 어떤 나라는 파괴적 기술로 부국강병의 길을 걷고,
왜 어떤 나라는 파괴적 기술로 지배를 당할까?”
라는
궁극적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그 길을 찾는 과정에서 만난 역사와 인문학, 경제, 기술,
혁신에 관한 글쓰기다.
인류는 수많은 난제를 뚫고 발전했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은 수만 가지지만
결국 인간해석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그 과정의 첫 번째 저술이 『부자는 사회주의를 꿈꾼다』이며,
두 번째 저술이 주흥사가 지은
『천자문(千字文)』에서 찾은 변치 않은 인간 본성에 기인한
삶의 해석이다. 접기



최근작 : <천자문 해석>,<부자는 사회주의를 꿈꾼다> … 총 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하늘 천 따 지 가마솥에 누룽지”, 누구나 천자문을 외웠지만, 끝까지 읽어 본 적이 없는 천자문. 제비도 ‘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 논어를
외우고, 개구리도 ‘독악락여중악락(獨樂樂與衆樂樂)’ 맹자를 외우니,
맹꽁이도 ‘득능막망망담피단(得能莫忘罔談彼短)’ 천자문을 외운다.

동아시아는 한자 문화권이다. 한․중․일 3국이 공통으로 쓰는 한자 1,000개를 고른 후 서로 소통한다면 웬만한 의사전달에는 문제가 없다. 『열하일기』를 지은 박지원이나, 천애지기(天涯知己, 만 리 떨어져 있어도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이룬 홍대용은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인과 필담(筆談, 문자로 대화를 나눔)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본 책은, 인문, 경제, 과학, 기술 등의 지식을 망라한 법고창신(法古創新, 옛 지식을 현대에 알맞게 적용)으로 천자문을 재해석 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등의 책과 평생 직업으로 살아왔던 디지털 관련 첨단기술 경험이 뒷받침된다. 옛글이라 하여 모두 진리인 것처럼 미화하지도 않고, 내 해석이 무조건 맞는다고 합리화하지도 않는다.

천자문은 사언절구 2개씩, 총 125문장이다. 천자문의 다양한 사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고 싶다. 그것이 내 임무다. 거기에는 도리도 있고, 변론도 있고, 설명도 있고, 칭송도 있고, 사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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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그몸] 중국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3부 발제문 > 세미나 | 감이당

[중한그몸] 중국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3부 발제문 > 세미나 | 감이당

[중한그몸] 중국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3부 발제문

작성자 얼음마녀 13-06-11 13:48 조회3,072회 댓글2건

제 8장 체계화로의 길 - 난경(難經) (153~168p)
 
후한 시대 당시 시대적 요청이었던 침구의학의 체계화에 응한 것이 『황제팔십일난경』, 난경(難經)이다.
난경의 특징은 ⑴ 취급 범위를 침법에 한정시킨 점 (약은 물론 구법도 배제함) ⑵ 목표를 우선 맥법과 맥론으로 정하고 전체의 반 이상을 할애하여 논한 점이다.
 
* 맥의 기(氣) 대순환
난경(難經)맥법의 기본원칙은 머리, 목, 수족에 산재하는 박동장소 대신 진맥부위를 손목의 촌구부로 한정한 것인데 이렇게 촌구부로 일체의 맥을 짚는 것이 가능한 근거가 맥의 기(氣) 대순환에 있다. 맥이란 장부를 지나 경맥을 거쳐서 전신을 순환하는 영기의 운동이기 때문에 촌구부로 모든 경맥의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 난경에서는 영추에서 언급된 영기의 흐름을 이어받아 경맥 순환의 경로에 대한 간명한 설을 제창하였다. 이것은 현재의 12경맥 유주와 일치한다.
 
→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 →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 →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 →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
→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 →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 →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 →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 →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 →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 →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 →
 
* 맥의 체계
『난경』의 모델은 인공 수로에 호수를 조합시켜 설명하는데 십이경맥은 환류하는 수로이고, 제어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예상을 넘는 큰 비가 오면 그것도 듣지 않고 물은 기경팔맥의 호수에 흘러든다. 환류계로부터 떨어진 호수는 수로의 제어기구 밑에 있지 않다. 전신을 순환하는 수로 본류의 경맥(經脈), 경맥에서 갈라져 경맥 사이를 잇는 지류의 낙맥(絡脈), 넘쳐난 본류의 물을 저수하는 기경(寄經) 등 3요소로 구성되는 수계가 『난경』이 잡은 맥의 체계였다. [28난]
   
* 진료법의 체계화
난경은 병인에 있어 내인과 외인을 구별하고 오사(五邪)라 부른 다섯 종류의 외인병을 중시하였다. 진단법으로 망(望:오색을 보고 그 병을 안다), 문(聞: 오음을 듣고 그 병을 구분한다), 문(問 : 그 바라는 바의 오미를 물어서 병이 일어난 곳을 안다), 절(切:촌구를 살펴 허실을 보아서 병과 병이 생긴 장부의 위치를 안다)의 사진(四診)법을 처음 거론한 것이다. 난경에서는 십이경맥의 오유(五兪)를 중시했는데, 십이경맥 각각으로부터 다섯 개씩 뽑아낸 급소, 정(井), 형(滎), 유(兪), 경(經), 합(合)이다. 정(井)혈은 수족상단, 물의 원천이고, 경기가 출발하는 부위. 형(荥)혈은 물의 미약한 흐름에 비유, 종기(终气)가 나오는 부위, 수혈(输穴)은 물의 흐름이 작음에서 커지는 것에 비유, 천부에서 심부로 주입, 경기는 점차 왕성하는 부위, 경(經)혈은 물의 흐름이 점차 넓어지는데 비유, 기가 왕성한 부위, 합(合)혈은 강물흐름은 바다에 비유, 경기는 심입하여 장부에 회합한다. (166p표 혈자리 이름이 다른 부분 있음)『난경』은 오유혈 66개만 골라서 자법(刺法)을 논했는데 육부에 있어 원(原)이라 불리는 급소가 삼초의 기가 머무는 곳이라 해서 중히 여겼다. 오장의 경우는 유(兪)혈이 원(原)혈이 되며 <오장육부에 병이 있을 때는 그 원(原)을 취해 침을 놓는다>하였다.[66난]
 
제 9장 임상의학의 확립 - 『상한론(傷寒論)』(169~199p)
후한 말 장중경의 저작 『상한잡병론』의 출현은 중국의학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다. ① 실재한 한 사람의 저자가 쓴 최초의 의서이고, ② 체계적인 구성원리에 입각한 최초의 임상의학서이며 ③ 내복약(탕액)을 중심으로 하는 요법과 약의 처방 집성, 탕법 성과의 결정체였고 ④ 진단법과 약물을 주체로 하는 치료법을 긴밀히 결합한 최초의 임상의학서 (맥증을 유형화해서 거기에 치료법을 긴밀하게 대응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상한잡병론은 3가지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데 (1) 맥론 및 상한의 병리학과 진단법 (2) 상한의 맥증(맥상과 증후), 치료법(장중경의 최대공헌(3) 상한 이외 소위 잡병의 맥증과 치료법이 그것이다. 이로써 육경변증(六經辯証)이라는 진단(=치료)방법이 명백해졌고 그것이 오늘날 중국의학을 특징 짓는 변증논치(辯証論治)의 방법으로 발전했다.
 
의학의 길의 <방법>이 완전히 갖춰진 것은 중경이후이다. 그 때문에 세간에서는 중경을 <방법>의 터를 닦은 사람이라 부른다. <방법>의 방은 처방(=치료법), 법은 진단법을 의미한다. 상한론은 397법, 130방을 갖추고 있는데 <중경보다 앞에는 법이 있고 방이 없었으며, 중경보다 뒤에는 방이 있고 법이 없었다. 방법을 갖춘 것은 다만 중경의 이 책뿐인 것이다.> 상한론조변(傷寒論條弁, 방유집)   
 
그러나 이러한 장중경의 책은 산실됐고 왕숙화가 유문을 채집해서 상한론을 재편집했다. 그는 다른 책에서도 채록했고 자신의 의견이나 문장을 덧붙였다. 이후 상한론은 모습을 바꾸어서 세 번 출현하여 텍스트를 남겼는데 ① 금대의 『주해상한론』 ② 당대 손사막의 『천금익방』 9,10권에 수록된 상한 ③ 위의 왕숙화가 쓴 맥경의 권7과 8에 나타난다. 이 3가지 텍스트는 각 시대 사람들의 마음에 비친 『상한론』이다. 이들은 모두 다른 눈으로 『상한론』을 보았다. 역사가 후세에 남긴 것은 각 시대 사람들이 보고 느낀 『상한론』, 말하자면 <풍경으로서의 『상한론』>이다. 상한론에서는 경맥간의 병이행이 맥증의 큰 변화를 의미하고, 그것에 따라 약의 유형도 크게 변한다고 보았다.『상한론(傷寒論)』은 <맥증-약명증-약>의 3중 구조에 의해 이론적으로는 진행성 상한의 모든 국면을 철저하게 망라함으로써 적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 <맥증=약>이라는 등식 전체가 진료방법으로서의 육경변증이다.
 
제 10장 의학의 전개와 성숙 – 위‧진‧남북조‧수‧당의 의서 (200~225p)
* 한대의 의학을 종합한 대표적인 의서가 왕숙화의 『맥경』, 황보밀의 『침구갑을경』이다.
『맥경』은 진단법 책으로 맥법과 맥론 및 진단의 실제에 대해 서술하고 치료법도 어느 정도 언급했다. 황제내경, 상한론, 편작의 맥법과 진단법 수록했는데 한 대 당시까지의 의학 전체를 넓게 멀리 보고 망라한 책이다. 왕숙화의 공헌은 2가지인데 (1) 24종의 맥상을 확정하고(이후 명대에 28맥으로 완성됨) (2) 좌우 양손의 촌, 관, 척 삼부를 각각 장부에 대응시켜 진맥하는 방법(좌:심,간,신 우:폐,비,명문)을 확립한 것이다.『침구갑을경』은 황제 내경에 수록된 문장을 분야별 및 문제별로 정리하고 편집하여 그 성과를 체계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 공헌은 ① 황제내경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해서 고친 것이고 ② 공혈(孔穴) 총람 게재한 것이다349개 혈위의 위치, 소속경락, 특성, 주치증 등의 내용이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임상과 이론연구에 현실적 구체성을 제공하여 침구학이 이론에 그치지 않고 임상현장에서의 경험과 상호작용하며 계속 발전해갈 수 있는 토대가 제공되었다.
 
* 약물 요법의 임상의학서
진(晉)에서 남북조시대에는 약물요법을 주로 다룬 임상의학서 많이 나타났는데 전쟁으로 인한 대이동으로 풍토와 생활의 변화가 병을 일상화했다. 의서도 많이 만들어졌는데 지방수령과 같은 하급 귀족이나 관료들이 담당했다. 불교 승려나 도교 도사들 역시 의학을 겸수(兼修)했으나 당시 의서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갈홍은 무질서하게 섞여있고 급병에 대한 내용이 불충분한 당시 의서를 비판, 스스로 두 종류의 책 100권 『옥함방』을 편찬했다. 병명에 따라 나누고, 같은 종류의 것은 이어서 나열하여 섞이지 않게 했다. 그 중『구졸』3권에서는 간단하게 약물을 이용하는 손쉬운 처방과 많은 급병에 대한 처방을 다루었다.
 
*『주후방』
갈홍의『구졸』 86수(조목)를 200여년 뒤 양나라 도홍경이 개정‧증보(86수를 79수로 줄이고 22수를 늘려 101방으로)하여『주후백일방』을 저술했다. 이것은 (1) 명의의 기술(記述), 대를 거듭하며 전해진 양방(良方), 널리 효능이 알려진 것, 실제로 이용해서 효력이 있었던 중요한 것만 뽑아서 채록하고, 요점을 게재해서 각 조의 제목으로 정함했는데 수진본의서로 얇아서 휴대하기 편하다. (2) 긴급한 경우에 검색하기 쉽게 조문의 배열을 고쳤고 (3) 3권의 구성이 장부‧경락에서 생기는 <내병>, 사지구규가 밖과 접해서 생기는 <외발병>, 타물로 인해 상해를 입는 <타범>이 각각 1권씩으로 되어 있다. 내병과 외발병이 병인(病因)이 아니라 발병부위에 근거했기에 후세의 삼인론과는 미묘하게 다르지만 병의 3가지 분류의 선구임은 분명하다.
 
* 『경방소품』에는 중국에서 의서가 어떻게 공적(公的)으로 기록되고 보존되었으며 그리고 어떻게 사회적으로 인지되고 권위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다음과 같이 남아 있다.
 
“미리 처방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모두 질병에 직면했을 때 그 원인을 순서대로 서술하고 증후를 관찰한 뒤 약성에 따라 처방한 것, 병자가 나을 수 있다면 즉시 집중적으로 치료하여 그것을 순서에 따라 기록하고 서술하여 처방 증명서를 만든 후 관부에 진상했다.”
 
저자인 진연지에 따르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의서가 있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의학을 배우려고 생각하는 사람은 원리부터 풀어나간 본격적인 임상의학서를 따라 공들여 음미하면서 읽고 적절한 방식에 따라약을 조제하고 침구를 놓아야 하지만 이것을 배우려 하지 않고 다만 몸 주위에 준비해두고 긴급한 경우에 대처하려는 사람은 처방규정에 따라야 하며 일부를 읽는 것이 긴요하다. <소품>의서의 역할은 가정상비용‧비급용이었고 의학입문서였다. 의학의 입장에서 볼 때 <대품>과 <소품>의 큰 차이중 하나는 진단법에 있다. 도홍경도 『주후백일방』에서 맥진법을 이용하지 않았다. 진연지도 맥진을 중시했지만 『경방소품』은 거의 맥진을 사용하지 않고 병자의 성별과 연령을 묻고 처방설명서에 따라 처방의 설명과 병의 증후가 대략 일치하면 그것을 복용시키도록 한다. 다만 약의 분량을 어떻게 가감하는가의 판단기준으로 병자의 건강정도, 연령, 병의 깊이, 경과시간, 진행정도 등을 조합한 여덟 유형을 나타내고, 그 위에 풍토, 여성, 허약한 사람 등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뜸은 사용하지만, 침은 쓰지 않는다. 침은 그만큼 고도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 중국 의학의 성숙기
수‧당 하의 의서 저술은 남북조 시대에 배양되고 넓혀진 의학의 기반 위에서 눈부신 전개를 보였는데 개인들의 처방집 저작은 활발했으나 그 책들은 모두 소실되었다. 북위에서는 국가적 의서 편찬사업이 활발했는데 『사해유취방』 2600권, 『사해유취단요방』 300권 편찬, 『소씨제병원후론』 은 1720가지 병의 병인과 병리와 증후를 논했는데 병리학이라는 전문분과가 성립했다고 할 수 있다. 당대에는 의서편찬의 국가사업이 본초를 대상으로 했는데 도홍경의 『집주본초』를 개정, 증보하여 『신수본초』 54권 완성함. 현종과 덕종은 민중후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광제방』 5권을 반포하고 군현의 수령에게 그 중 긴요한 것을 뽑아 큰 판에 써서 주요 길목에 고찰을 세우게 했다. 관료제도로 정부의 의약부분이 정착되었는데 당대에 황제의 진찰 시약을 관장하는 상약국에 의사와 약제사 84명, 의료행정과 관료의 진찰, 의학연구를 담당하는 태의서에 의사와 약제사 222명, 학생 119명이 있었는데 학생은 의(醫), 침(鍼), 안마, 주금(呪禁) 등 각 과로 나뉘어져 교육받고 시험을 통해 진급하고 졸업이 인정되면 중앙과 지방의 정부기관에 배속되었다.
 
* 당대 의학의 유산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고전의 재편집과 주석작업이다. 왕빙이 재편집하고 주석을 가한 『황제소문』에서 삽입된 「운기칠편」은 새로운 이론인 <오운육기설>을 발전시키게 되는데 오행의 운행과 육기의 변화를 통해 자연과 인체의 운동법칙성을 인식하려한 이것은 오대부터 송에 걸쳐 갑자기 부상하여 금‧원 이후 의학의 강력한 이론적 도구가 되었다. 당대 의학의 최대 유산은『천금방』과 『외대비요』인데 둘 다 위‧진 남북조에서 수‧당에 이르는 임상의 각과와 침구 의학의 성과를 집대성한 책이지만 상당히 대조적인 성격을 나타낸다.
『천금방』은 재야 의사인 손사막이『비급천금요방』30권과 보유(補遺:빠진 것을 채워넣음)로 쓰여진『천금익방』30권을 가리킨다. 의(醫)의 논리를 설명하고 질병의 기재분야를 임신과 출산부터 시작해 양생법에 많은 쪽을 할애하는 등 저자의 강렬한 개성과 사상에 입각해서 저술된 『천금방』은 약물을 주로 하는 임상의학 외에 약법‧본초‧맥법‧침구부터 주금까지 일괄해서 전권을 대항목과 중항목으로 구성되었다.이에 반해『외대비요』는 태수 왕도가 편찬한 40권의 의서로 병리학의 체계를 따르고 『제병원후론』에 가깝다. 『외대비요』에 왕도는 거의 소실된 이전 시대(위,진,남북조,수,당)의 의서들에서 채록한 엄청난 문장에 하나하나 출전을 기록하고 게다가 원전의 권수까지 주기하였다.
 
맺음말 (227~228p)
중국의학은 전국시대에 탄생해서 후한말까지 대략 5세기동안 이론과 기술의 범형이 만들어짐으로써 독자적인 의학으로 확립되었다. 비유하자면 전국시대는 이륙기, 한대는 급상승기, 위‧진시대는 안전한 항로에 도달한 시기라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응축된 시간이 있고 그 응축된 시간 속에서 응축된 고전이 결정되었다. 그로부터 역사는 고전의 응축된 내용을 읽어내고 그 뜻을 풀어 펼쳐가는 과정이었다. 해독하는 것이 곧 창조하는 것이었다. 각 시대 사람들은 고전 속에서 각각 다른 것을 보아 취하였다. 다른 시대에는 다른 고전의 풍경이 있었고, 고전의 풍경은 그대로 시대를 반영하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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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전세계 어느 문명권에서나 보편적으로 사용된 의학적 도구인 약물이외에도 "침구"라는 독특한 방식을 발전시켜온 중국의학이 어떻게 변화 발전을 거듭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감이당 수업에서 계속 배우고 있는 한의학적 지식이 어느 시대, 어떤 맥락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의미있었다. 전체 내용 중에서는 맺음말에 나온 부분," 의학이라는 것 역시 각자 자기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해석"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우리가 세미나때마다 하나씩 배우면서 자기 몸에다 찔러 보고 있는 침법이 고도의 기술이어서 구급방에서는 다루지 않았다는 놀라운 사실!!!  아마도 예전에는 침을 가늘게 연마하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두껍고 큰 침(게다가 끝부분도 날카로운)을 찔러야해서 더욱더 자침하는데 기술이 요구되었던 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황제내경과 서양의학이 만났다 《 망진(望診) 》 | 중앙일보

황제내경과 서양의학이 만났다 《 망진(望診) 》 | 중앙일보



황제내경과 서양의학이 만났다 《 망진(望診) 》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07.08.03 11:36

▶불문진단(不問診斷), 보고 아는 것을 신(神)이라 한다


동양의학의 최고 경전인《황제내경》에서는 '외부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봄으로써 그 내장을 알고, 곧 병든 바를 안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고명한 의술의 의사는 듣지 않고, 묻지 않고, 만지지 않고 인체의 각 부위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건강 혹은 질병의 상황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의 생물정보학에서도 인체의 각 부위, 기관, 조직, 물질 하나하나는 인체의 모든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전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인식한다. 인체의 오장육부와 조직기관은 경락을 매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의 육음(六淫) 즉 자연계에서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환경적ㆍ물리적 요인에 의해 기혈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 장부조직에 병리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 병리정보는 음양(陰陽), 한열(寒熱), 허실(虛實), 표리(表裏)로 장부와 상응하는 외부 조직과 기관에 드러나게 되니, 그 증상을 보고 전체의 병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진단법의 으뜸은 망진법

동양의학에서는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인 망(望), 문(聞), 문(問), 절(切)의 네 가지 진단법 중에서 망진(望診)을 으뜸으로 친다. 망진법을 숙달하는 것은 임상의의 진단 수준과 일반인의 자가 보건능력을 제고하여 조기에 병을 진단, 치료, 예방한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


본서는 동서고금을 망라하여 수집한 광범위한 망진 관련 연구의 기초 위에 임상진단을 결합하고 과학적인 정리분석과 연구를 거쳐 머리에서 발끝까지 신체의 각 조직과 기관에 대한 망진법(望診法)을 체계적으로 논술했으며, 수천 가지의 망진에 의한 질병 진단방법을 소개하였고, 200장이 넘는 삽화로 설명을 보충하였다. 망진이라는 것이 다분히 주관적 독단으로 떨어질 수 있는 오류가 있음에도 객관적 임상데이터를 첨부하여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각종 진단학 자료를 뒤져가며 재미있고 현실감 있는 실례들을 엮어 놓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세목이 분명하고 내용이 명확하며, 이해하기 쉽고, 체계가 참신하고 과학성과 실용성을 겸비하였다. 따라서 한의와 양의를 불문하고 임상진단에 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단학을 공부하는 의학도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또한 일반인에게는 읽음으로써 스스로 조기 진단 및 예측을 할 수 있는 가정보건용으로도 적합하다.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오늘날, 새로운 첨단 진단기기와 진단법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생겨나고 있지만 망진법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편작(扁鵲)의 부활, 임상진단의 명의 펑칭화 교수

책의 저자 펑칭화(彭淸華, 팽청화) 교수는 편작이 살아 돌아왔다고 할 만큼 진단방면의 명의로 통하는 인물이다. 중국 호남중의대학 교수로 국가 중의의료센터의 주임의사이며 중국 정부로부터 특별지원을 받는 석학이다.
《황제내경》을 비롯한 각종 고대의서를 철저히 고증하고 거기에 서양의학의 진단기술을 접목하여 임상에 적용함으로써 중국 임상진단의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본서를 비롯하여 《중국민간국부진법》《안과병》등 20권의 저서와 200여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박사논문으로 호남성 우수 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7개의 과학기술진보상과 13개의 교수성과상을 수상하였다.

▶역자 소개

이상룡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 졸업(석사학위)
원광대학교 대학원 졸업(박사학위)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 역임
현재 우석대학교 한방재활연구센터장 및 한의과대학 교수(경혈학)
저서로는《침구수혈해부도해》《경혈응용해부도해》
《동씨침구미용살빼기》《경혈학》등 다수가 있다.

김종석
단국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북경 제2외국어대학에 유학하였다.
현재 한의서 번역 및 출판에 종사하고 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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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진(望診)

동양의학 으뜸 진단법객관적 임상데이터 첨부가정보건용으로도 적합200장 넘는 삽화 설명 보충
기자명김홍두 기자
입력 200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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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청화 지음, 이상룡·김종석 옮김
5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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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에서는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인 망(望), 문(聞), 문(問),절(切)의 네가지 진단법 중에서 망진(望診)을 으뜸으로 친다.

망진법을 숙달하는 것은 임상의의 진단 수준과 일반인의 자가 보건능력을 제고해 조기에 병을 진단, 치료 예방한다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

이 책은 동서고금을 망라해 수집한 광범위한 망진 관련 연구의 기초 위에 임상진단을 결합하고 과학적인 정리분석과 연구를 거쳐 머리에서 발끝까지 신체의 각 조직과 기관에 대한 망진법을 체계적으로 논술했으며 수천 가지의 망진에 의한 질병 진단법을 소개했다. 200장이 넘는 삽화로 설명을 보충했다.

망진은 다분히 주관적 독단으로 떨어질 수 있는 오류가 있으나 객관적 임상데이터를 첨부해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또 각종 진단학 자료를 뒤져가며 재미있고 현실감 있는 실례들을 엮어 놓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세목이 분명하고 내용이 명확해 이해하기 쉽고 체계가 참신하고 과학성과 실용성을 겸비했다. 한의와 양의를 불문하고 임상진단에 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단학을 공부 하는 의학도에게도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일빈인에게는 스스로 조기진단 및 예측을 할 수 있는 가정보건용으로도 적합하다.

저자 팽청화 교수는 편작이 살아 돌아왔다고 할 만큼 진단방면의 명의로 통하는 인물이다. '황제내경'을 비롯 각종 고대의서를 철저히 고증하고 거기에 서양의학의 진단기술을 접목해 임상에 적용함으로써 중국 임상진단의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김홍두 기자







최고의 경지는 온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듣는 것 :휴심정 : 한겨레

최고의 경지는 온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듣는 것 : 벗님글방 : 휴심정 : 뉴스 : 한겨레
최고의 경지는 온 마음으로 귀 기울여 듣는 것
등록 :2022-12-18

#1. 한밤중 몇 시쯤 되었을까? 잠 깨어 랜턴 불 밝히고 ‘선가귀감’을 펼친다. “경계를 보아도 마음 일지 않으면 불생이라 이르고(見境心不起名不生) 불생을 무념이라 이르고(不生名無念) 무념을 해탈이라 이른다.(無念名解脫).” 누구는 맘대로 고쳐 읽는다. “사물을 보아도 마음 일지 않으면(見物不生心) 죽음으로 산다 이르고(名生以死) 죽음으로 살면 해탈이라 이른다(生以死名解脫).” 다시 잠들었다가 깨어나 개울에서 머리 감고 물 끓여 차 우려 마시고 초점 없는 눈으로 앞산을 바라본다. 아아, 숲 그늘 사이로 밝은 햇살 스며드니 숨어있던 거미줄이 ‘나 여기 있다’고 출렁거리는구나. 저리 출렁이며 흐르는 것이 거미줄인가? 햇살인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저 혼자 존재하는 아무것도 없다는 오롯한 진실 하나!

#2. 이른 새벽. 잠결에 한 말씀 듣고 깨어나 ‘선가귀감’을 읽는다. “부처 가르침을 부처 모시듯 소중히 여기면(重戒如佛) 부처가 늘 거기 계시니(佛常在焉) 초계(草繫)와 아주(鵝珠)를 선도(先導) 삼아라.” ‘초계’는 강도 만난 사람이 풀로 온몸이 묶여 있는데 풀이 상할까 염려하여 그대로 있더니 사냥 나온 임금이 저를 보고 감동하여 불교에 귀의했다는 옛이야기. ‘아주’는 거위가 보석 삼키는 것을 본 비구가 도둑 누명을 쓰고 보석 주인에게 매를 맞으면서도 거위가 삼켰다는 말을 하지 않다가 거위 똥에서 보석이 나오매 누명도 벗고 거위도 살렸다는 옛이야기. 옳다, 스승의 가르침을 스승처럼 받들지 않고서 어찌 제자의 길을 갈 수 있겠는가? 한님 어머니, 오직 당신의 뜻이 우리에게서 옹글게 이루어지기만을 소원할 따름입니다. 아멘
.
#3. 소리가 누구의 글을 번역했는데 잘 됐는지 봐달란다. 이런 내용이다. 피아니스트가 무대에서 하이든 소나타를 연주한다. 그가 피아노를 애무하며 속으로 생각한다, “이 곡은 삼라만상이 하나라고 말하는구나.” 그가 같은 무대에서 모차르트 트리오를 연주하며 속으로 생각한다, “이 곡은 삼라만상이 하나라고 말하는구나.” 다른 무대에서 쇼팽 판타지를 연주하며 생각한다. “이 곡은 삼라만상이 하나라고 말하는구나.” 같은 무대에서 베토벤 사중주를 연주하며 생각한다. “이 곡은 삼라만상이 하나라고 말하는구나.” 누구의 무슨 곡을 어디에서 연주하든 그의 생각이 “이 곡은 삼라만상이 하나라고 말하는구나”로 귀결되는 것을 보며, 이건 생시가 아니라 꿈이군, 하다가 잠에서 깨어난다. 잠시 생각한다. 작곡가들의 음악뿐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알고 보면 우리 모두 하나”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렇다, 열쇠는 그것들의 소리 없는 이구동성을 알아듣는 귀에 있다.


#4. 한밤중에 랜턴 불빛으로 ‘선가귀감’을 읽는다. “빛과 어둠은 서로 대적하지 않는다(明暗不相敵).” 그렇다, 어미인 어둠은 자식인 빛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 둘은 서로 싸울 수 없다.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는 까닭은 빛보다 약해서가 아니다. 어둠은 없고 빛은 있다. 없는 것이 있는 것과 무슨 수로 싸워서 이기든 지든 하겠는가? 혹여 어미와 자식이 서로 다툰다면 어미가 어미 아닌 거다.

#5. 오늘도 한밤중에 읽는 선가귀감. “풀꽃 향기로운 길을 가지 않으면 꽃 지는 마을에 닿기 어려우리(不行芳草路難至落花村).” 풀꽃 향기로운 길은 머무는 곳이 아니라 거쳐서 지나가는 곳이다. 이 세상이 머무는 데가 아니라 통과하여 지나가는 곳임을 잊지 말자. 한순간도 자전과 공전을 멈추지 않는 지구별에서 누가 무슨 수로 한 자리에 머물 것인가? 꽃이 지는 마을은 열매가 맺히는 마을이다. 열매란 노력해서 성취하는 결과가 아니다. 생긴 대로 살다 보면 그 삶의 내용에 따라서 맺어지는 게 열매다.

#6. 산비탈 바위 아래 벌통 몇 개 있고 여기는 벌을 치는 데라 벌에 쏘일 수 있으니 “출입하지 마세요”라는 팻말이 보인다. 주제넘다. 벌에 쏘이거나 말거나 들어가고 안 들어가는 것은 이쪽 맘이다. 혹 거기가 ‘사유지’라면 여기는 사유지니 들어오지 말라고 하든지 아니면 저기는 사유지니 들어가지 말자고 하는 게 옳다. 거기가 국유림이면 저런 팻말을 세울 근거 자체가 없다. 주제넘을 뿐 아니라 웃긴다. 한님 세상에 사유(私有)란 처음부터 있을 수 없는 말이다. 한낱 인간으로 태어나서 누가 무엇을 제 것이라 주장한단 말인가? 한님이 아이에게 보리떡 다섯개와 생선 두마리를 주신 것은 혼자 먹으라고 주신 게 아니었다. 만물이 공유(共有)다. “모두가 속해있다(Everything Belongs)”는 리처드 로어의 책 제목이지만 그가 만든 말은 아니다. 모든 존재물이 하나인 존재의 부속품이다. 자동차 부속품이 자동차를 떠나서는 존재 불가능이듯, 전체에서 떨어진 부속품은 있을 수 없는 것. 떨어져 나온 부속품은 그냥 고철(古鐵)이다. 사유(私有)란 본디 사(私)로 존재할 수 없는 인간을 죽음으로 이끄는 치명적 착각 바이러스다. 말장난이긴 하지만, 사유(私有)는 사유(死由)다.

#7. 백석(白石)의 시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하는 것은 작은 기쁨이고 한숨이다.
‘이리하여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텬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 무엇? 시심마(是甚麽)? 무엇이 이 물건으로 움직이고 멈추는가? 무엇이 이 물건으로 이렇게 묻고 있는가? 오직 묻기만 하라. 답을 찾지 마라. 어디에도 없는 물건이다. “여기 한 물건이 있거니와 본디부터 환하고 맑아서 나지도 죽지도 아니하며 이름을 부를 수도 없고 모양을 그릴 수도 없다(有一物於此從本以來昭昭靈靈不曾生不曾滅名不得狀不得―禪家龜鑑).”

#8. “마음은 거울의 몸이요 성품은 거울의 빛이다. 성품은 스스로 맑고 깨끗하다(心如鏡之體, 性如鏡之光, 性自淸淨. -禪家龜鑑).” 거울이 비추는 것 아니다. 빛이 거울로 비추는 거다. 네 마음이 생각하는 것 아니다. 내가 네 마음으로 생각하는 거다. 내가 누구냐고? 묻지 마라. 아니, 물어라, 끊임없이 물어라, 묻기만 해라.

#9. 어제오늘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는다. “…싯다르타는 귀를 기울였다. 그는 이제 온전히 귀 기울여 듣는 자가 되어, 오로지 듣는 데 몰두하였으며, 마음을 말끔 비운 채, 모두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마침내 귀 기울여 듣는 법을 끝까지 다 배웠음을 느꼈다.” 이 문장 하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야 했던가?

#10.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다시 읽는다. 이 비극의 제목을 ‘오셀로’보다 ‘이야고’로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그가 중요 등장인물들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실제 주인공이니까. 그림자가 짙다는 건 그만큼 빛이 밝다는 얘기다. 밤낮없이 해를 돌며 빛과 어둠을 겪어야 하는 지구별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네가 나무를 보는 것 아니다. 나무가 들어오게 마음의 창을 열어두는 것이다. 네가 누구를 또는 무엇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다. 그가 또는 그것이 들어오게 두는 것이다. 네가 누구를 또는 무엇을 떠나보내는 것 아니다. 그가 또는 그것이 떠나가게 두는 것이다. 네가 네 일을 하는 것 아니다. 한님이 당신 일을 너로 이루시도록 가만있는 것이다. 오냐, 이제부터 이렇게 아무 일 하지 않으면서 온갖 일을 하는 거다.

#11. 새벽에 돌연 한마디 질문이 다가온다. 나중에 속더라도 지금 사람을 믿겠느냐? 아니면 나중에 속지 않으려고 지금 사람을 믿지 않겠느냐? 답한다. ‘나중에 속더라도 지금 믿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변장한 당신이라는 선배들의 귀띔을 못 들은 척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좋다, 하지만 그 생각을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마라. 예, 선생님.

#12. 주는 것이 받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주어도 받지 않으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주는 이와 받는 이가 하나라는 전제 아래 비로소 성립되는 말이다. 줌과 받음이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아침 식탁에서 효선이 말한다. 너나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내 자식이라는 어머니 말씀을 새벽 명상 시간에 들었다고. 속으로 손뼉 쳐준다. 선하고 아름다운 말이다. 말이 씨라는 말은 있지만 말이 열매라는 말은 없다. 뭐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니까 그게 없는 거다. 뭐가 없어서 그게 없다고 말하는 것 아니다. 이 순서를 뒤집어서 온갖 불만(不滿)의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한다.

글 이현주 목사
***이 시리즈는 전남 순천사랑어린학교 교장 김민해 목사가 발간하는 <월간 풍경소리>와 함께합니다.

2022/12/19

알라딘: 感應의 哲學 - 한의학과 연단술에서 읽어낸 동양의 시선 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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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應의 哲學 - 한의학과 연단술에서 읽어낸 동양의 시선 
정우진 (지은이)소나무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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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는 서양의 과학과 동양의 과학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백여 년 넘게 이 문제에 관해서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많은 논의와 이론 제시가 있었다. 저자는 기존 이론인 '시스템론', '상관적 사유 이론' 등을 상세히 비판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관점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기존 이론들이 동양의 몸을 서양이라는 옷에 맞춘 격이라며, 동양의 과학은 동양 고유의 세계 인식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양 인식론이 객관성과 명증성에 치우쳐 대상으로 세계를 이해한 것인 반면에, 동양의 세계 인식은 자연과 합일하는 수양자의 마음으로 읽어낸 세계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은 동서양 세계관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우열을 가리는 문제가 될 수 없다. 문명의 정초기에 서양은 존재와 인과에 기대어 세계를 규명하려 했고, 동양은 기와 감응에 주목하면서 이론화의 길을 걸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서장
1. 문제의식
2.이 책의 구성
제1장 메타이론의 비판적 검토와 서양의학
1. 시스템론
2. 상관적 사유
1) 구조주의 상관적 사유
2) 니덤과 융의 상관적 사유
3) 한의학과 상관적 사유
3. 서양의학의 세계관
1) 서구의 지적 경향성과 세계관의 탄생
2) 철학에서 의학으로
제2장 기(氣):감응의 세계관
1. 기란 무엇인가?
2. 한의학의 몸
1) 경맥의 신체관
2) 오장의 신체관
3. 한의학의 자연
제3장 감응의 질서
1. 감응
2. 유별(類別)
1) 중국적 유별의 상황 의존성과 보편성
2) 한의학의 유별
3. 감응의 의과학적 전개
제4장 감응의 결과
1. 패턴
1) 패턴 감응의 토대와 법칙성
2) 패턴의 적용
3) 상징수와 패턴의 확장
2. 취상(取象)과 상징
3. 오행론
1) 오행론의 성립사
2) 오행론의 논리적 특성
제5장 세계관과 수양
1. 논증:수양과 기론(氣論)
2. 감응의 인지
참고문헌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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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우진 (지은이)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청주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고려대학교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경희대학교에서 한의철학협동과정을 수료한 후, 2010년도에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원주의대, 청주교대, 경희대 등에서 강의했고, 2013년 봄부터 2016년 봄까지 경희대학교 철학과에서 연구조교수로 근무했다. 경희대학교 철학과의 BK사업 “동서양과학문화에 대한 철학적 성찰” 사업에 참여교수로 있었다. 2014년 2학기에 중국 四川大學校 宗敎文化硏究所에서 방문학자로 초기 도교사를 연구했고, 2015년 말부터 대만 臺中科學技術大學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도교를 연구하고 있다. 「강설1 황제내경」(청홍), 「강설2 황제내경」(청홍), 「한의학의 원류를 찾다」(청홍), 「몸의 노래」(이음)를 공역했고, 「증산사상의 다층적 분석」(청홍), 「동서양문명과 과학적 사유」(문사철)를 공저했으며, 「노자상이주 역주」(문사철), 「한의학의 봄」(청홍)을 저술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수양론과 동양과학문화로 현재는 도교수양론의 변화와 의학적 신체관과 수행자의 신체관 사이에 나타나는 긴장관계, 수양론에 기반한 마음의 구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양의 도가도교수양론, 한의학, 연단술 등의 사상적 배경을 통사적으로 고찰하는 것과, 동양의 몸과 마음을 공시적으로 재구성해내는 것을 이후의 목표로 삼고 있다. 접기

최근작 : <感應의 哲學>,<포박자연구>,<증산사상의 다층적 분석> … 총 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의학의 철학에서 캐낸 동양의 뿌리 세계관

아프면 어느 병원으로 갑니까? 양의사에게 아니면 한의사에게. 개인적인 선호와 판단도 중요하지만 문화적인 패턴도 개입하는 게 우리 삶의 현장이다. 서양 의학과 동양 의학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집요하게 캐고 들어가다 보면, 서로 다른 두 개의 세계관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이 두 세계는 과연 어떻게 다른가? 이것이 이 책의 화두다.
이 책은 한국 철학계의 앞날을 비출 역작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정우진(1972년생)은 순수 국내파 학자로 본격적으로 학문적 성과를 내기 시작한 연부역강의 신진 철학자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한의학의 철학, 동양과학문화, 도가 수양론 등이다. 이번에 출간한 「感應의 哲學」은 대표적 연구 성과의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의 주제는 서양의 과학과 동양의 과학은 어떻게 다른가이다. 백여 년 넘게 이 문제에 관해서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많은 논의와 이론 제시가 있었다. 저자는 기존 이론인 ‘시스템론’, ‘상관적 사유 이론’ 등을 상세히 비판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관점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기존 이론들이 동양의 몸을 서양이라는 옷에 맞춘 격이라며, 동양의 과학은 동양 고유의 세계 인식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양 인식론이 객관성과 명증성에 치우쳐 대상으로 세계를 이해한 것인 반면에, 동양의 세계 인식은 자연과 합일(감응)하는 수양자의 마음으로 읽어낸 세계상이라는 것이다. 예로써 서양 의학이 맥박의 속도와 크기로 질병을 진단하려 했다면, 동양 의학은 그 떨림의 뉘앙스를 통해 고통의 진상에 도달하려 애썼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은 동서양 세계관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우열을 가리는 문제가 될 수 없다. 문명의 정초기에 서양은 존재와 인과에 기대어 세계를 규명하려 했고, 동양은 기(氣)와 감응(感應)에 주목하면서 이론화의 길을 걸었다고 분석한다.
저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세계관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지평을 만들고 그 위에서 양쪽의 세계관을 대응시켜야 한다. 이쪽에서 보자면 그것은 동양세계관의 재구성을 의미한다. 재구성으로 인한 왜곡을 피하기 위해서는 동양의 내밀한 소리를 들려줄 만한 소재를 찾아야 한다. 중심에 있는 것들은 종종 이념적으로 편향되어 있어서 세계관의 구체적 특성을 드러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왜곡시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의학을 포함하는 동양과학문화는 좋은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신체관처럼 주류 사유에는 부재한 내용이 풍부할 뿐더러, 사회윤리적 측면의 과장(誇張)이라는 주류 전통의 문제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의학 등의 동양과학문화에서 동양의 세계관을 재구성해내려는 시도가 지속되어왔다. 이 책은 이런 흐름의 연속선상에 있다. 이 책에서는 서양의 존재와 인과에 대해 기(氣)와 감응(感應)을 대응시킨 후, 구체적 내용을 한의학을 포함하는 동양의 문화전통에 토대해서 재구성해냈다.(6쪽)

서양 세계관 위에 직조된 현대는 더 이상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극한 상황이다. 인드라망처럼 얽혀 있는 세계에 감응하는 동양의 세계관에서는 단절된 개체 사이로 생명이 흐르고, 세상은 봄철의 들녘처럼 화사하게 바뀐다. 동양의 세계관을 지나치게 아름답게 묘사하는 듯하지만, 동양의 세계관이 심미적이라는 점은 많은 이들이 지적했던 것이다. 욕망 외에 세상과 만나는 다른 방식을 알지 못했던 이가 동양의 세계관을 이해한다면, 그는 편린으로 존재하던 개체적 자아의 생명을 깨워서 세계와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의 배후에 세계관의 갈등이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라. 정신을 푸르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관은 현실적 문제풀이의 방향과 미래의 행방을 제시한다. 동양적 시선의 재구성은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흥미롭고도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타인의 세계관을 인식하면서 나의 세계관을 구성하되, 타인의 시선으로 인한 왜곡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 타인의 것이 내게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 뿐 아니라, 나의 세계관이 타인의 정확히 반대쪽에 있다고 말하는 것도 왜곡일 수 있다. 서둘러서 타인의 반대쪽에 나를 가설하는 경우에 세계관은 빈약한 모습을 지니고, 동양은 불필요한 장식품으로 전락한다.
또 다른 문제는 동양의 주류 전통인 유학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사회적 책무의식이 강한 유학자들은 삶의 가치에 지나치게 몰두함으로써, 그것을 포괄하는 세계관에 관한 논의에 소홀했다. 한의학을 포함하는 동양과학문화는 이런 주류 전통의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울 뿐 아니라 보다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기존에도 이런 시도가 없지 않았지만, 그들은 동양 세계관의 구성을 위한 질문을 회피하곤 했다. ‘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상기해보라. 결과는 자명했다. 동양의 세계관은 서양의 세계관과 다르고, 현실 문명의 대안은 동양에 있다고 선언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이 책은 한의학과 연단술이라는 동양의 전통과학을 통해 동양 세계관을 구체적으로 재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접기




감응의 철학, 모르는 분들이 더많으나
준 명작중의 하나입니다
대제 2019-12-1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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