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8

인류세의 철학 - 사변적 실재론 이후의 ‘인간의 조건’시노하라 마사타케, 조성환, 이우진, 야규 마코토, 허남진

인류세의 철학 - YES24


인류세의 철학
사변적 실재론 이후의 ‘인간의 조건’시노하라 마사타케, 조성환, 이우진, 야규 마코토, 허남진 역 | 모시는사람들 | 2022년 08월 31일




지구인문학의 시선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기획/박치완 등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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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인류가 새롭게 맞이한 인류세에 즈음하여 한나 아렌트가 제기한 ‘인간의 조건’이라는 철학적 물음을 재조명한다. 아렌트의 견해에 인류세를 인간사와 자연사의 얽힘으로 이해한 차크라바르티의 견해를 더하고, 퀑탱 메이야수의 사변적 실재론이나 티모시 모튼의 객체지향철학 등이 제기한 ‘사물’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경유하여,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의 체험과 연결시키면서 재구성하고 있다.

인류세란 “산업혁명 이래의 인간의 활동으로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붕괴되고, 그로 인해 인간의 조건이 위협받는 시대”이다. 이에 즈음하여 근대문명이 구축해 온 인공세계는 자연세계 위에 놓인 것이며, 자연 세계는 연약하고 깨지기 쉬우며 인간에게 우호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은 인류세에 즈음하여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수용하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밝히고, 인간이 붕괴의 길로 추락할 것인가, 성찰을 바탕으로 자연세계와 화해하고 붕괴 이후의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지향할 것인가를 묻는다.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한국어판 저자 서문
프롤로그 『인류세의 철학』은 어떻게 탄생했나?
해제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서론

제1장 인간과 자연의 관계

· 인공물과 자연 · 인공물로서의 경계
· 인간의 세계·경계·자연과의 만남 · 인간의 세계와 그 붕괴
· 인간세계의 한계로서의 경계 · ‘아우라의 붕괴’에서의 양의성(兩義性)
· 자연 이해의 어려움 · 세계의 사물성
· 상호연관의 펼쳐짐

제2장 인간세계의 이탈

· 인간이 아닌 것의 세계 · 인류세
· 인류세 시대의 인간의 조건 · 인간의 조건의 사물성
· 이탈하는 인간세계 · 인간세계를 교란시키는 자연

제3장 인간세계의 취약함

· 인간세계의 과학기술화 · 지구로부터의 인간 이탈
· 인간의 조건의 붕괴 · 환경 위기와 인간 소멸
· 무용해지는 기분과 인공세계의 구축 · 생태적 현실로

제4장 생태적 세계

· 데이터로 본 현실의 충격 · 데이터가 제시하는 현실의 역설
· 마음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 유체적(流體的) 사고에 대한 비판
· 인간은 자연 속에 살아 있다 · 인간적인 것과 생태적인 것의 사이
· 취약성의 현실성

제5장 사물의 세계와 시적 언어의 가능성

· 사물과의 상호교섭 · 과학기술화 과정에서의 주체성 상실
· 시적으로 말하기 · 사물의 응시
· 정신의 극복 · 사물이 만나고 모이는 장소
· 과대 도시화와 공업화의 결말

제6장 생태적 공존

· 현전(現前)의 공간과 그곳으로부터의 제거
· 인간 아닌 것의 힘들과의 접촉 · 인간의 유한성
· 혼돈공간의 발생 · 확산에서의 연관
· 파편과 함께 있다는 것 · 빛과 어둠의 경계
· 분리되지 않지만 구별된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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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역 : 시노하라 마사타케 (篠原雅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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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대학(京都大?) 총합인간학부(?合人間?部) 졸업. 교토대학대학원 인간?환경학연구과 박사. 현재 교토대학대학원 총합생존학관(思修館) 특정 준교수. 저서로『공공공간의 정치이론(公共空間の政治理論)』(人文書院, 2007), 『공간을 위하여(空間のために)』(2011), 『전-생활론(全-生活論)』(2012), 『살아진 뉴타운(生きられたニュ?タウン)』(2015),『복수성의 에콜로지(複?性のエコロジ?)』(2016), 『‘인간 이후’의 철학(‘人間以後’の哲?)』(2020)이 있고, 번역서로 마누엘 데란다, 『사회의 새로운 철학(社?の新たな哲?)』(2015), 티모시 모튼, 『자연없는 생태학(自然なきエコロジ?)』(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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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 조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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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다시개벽] 편집인. 지구지역학 연구자. 서강대와 와세다대학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였고,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한국 근대의 탄생』과 『개벽파선언』(이병한과 공저)을 저술하였다. 20∼30대에는 노장사상에 끌려 중국철학을 공부하였고, 40대부터는 한국학에 눈을 떠 동학과 개벽사상을 연구하였다. 최근에는 1990년대부터 서양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지구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관된 문제의식은 ‘근대성’이다. 그것도 서구적 근대성이 아닌 비서구적 근대성이다. 동학과 개벽은 한국적 근대성에 대한 관심의 일환이고, 지구인문학은 ‘근대성에서 지구성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양자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지구지역학’을 사용하고 있다. 동학이라는 한국학은 좁게는 지역학, 넓게는 지구학이라는 두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장차 개화학과 개벽학이 어우러진 한국 근대사상사를 재구성하고, 토착적 근대와 지구인문학을 주제로 하는 총서를 기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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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교육대학교 교수. 공주교육대학교 글로컬인문학연구소 소장. 공주교육대학교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교육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차세대 한국학자로 선발되어 워싱턴대학교에서 연구하였다. 저서로 Korean Education:Educational Thought, Systems and Content (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정의를 위한 교육 ? 야누시 코르차크』, 『동아시아 양명학의 전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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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아렌트는 근대 이후의 인간 생활의 문제를 ‘인간의 조건이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버린 문제’로 생각하고자 하였다. 『인간의 조건』 제2판(1998)에 실린 서문에서 마거릿 캐노번(Margaret Canovan, 1939~2018)은 아렌트가 인간의 영역인 공적 세계에 대한 고찰을 지구라는 행성, 즉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하려 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렌트는 1957년의 인공위성 발사를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으로 파악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이 지구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즉 “지구에서 하늘로 달아나고, 핵기술과 같은 실험을 통해서 인간 존재는 자연의 한계에 도전해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4 아렌트는 인간의 영역이 지구에서 이탈하여, 그 자체로 자족하게 되는 징조를 인공위성 발사에서 감지했다.
--- p.42

○ 인간 생활의 조건이 취약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인간 생활의 조건이 인간적인 의도의 산물이라는 의미에서의 인공 공간만으로는 완결되지 못하고,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둘러싸고 지탱해 주는 자연과 만나는 곳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모튼이 “사물에는 기묘한 구석이 있다.”라고 주장했던 것은 인공과 자연이 은밀하게 만나는 곳에 사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인간 생활에서는 사물의 기묘함을 대체로 의식하지 못한다. 인간이 만들어 내는 세계에 사는 데 익숙해지게 됨에 따라, 그 이외의 세계, 즉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세계는 아렌트가 말하는 ‘세계 아닌 것’으로 지각되고, 거기에서 감각이 닫히고 사고도 멈추기 때문이다.
--- p.90

○ 차크라바르티는 기후변화와 함께 일어나는 사태를 둘러싼 사유를 펼쳐나가는 일을 야스퍼스의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한 의식”에 관한 검토에서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기술화가 인간 생활의 조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현실은 전문적으로 분화된 개별 지식의 테두리에 머물러서는 사유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인간이 지구로부터 분리됨으로써 뿌리 없는 풀과 같은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자각을 촉구하고, 그 결과에 대한 사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 p.127

○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을 사물성(事物性)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사물을 두 가지 상태로 구분하였다. 하나는 인간적 세계의 구성 요소가 된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그 바깥으로 내몰려 서로 무관한 것들이 퇴적되어 있는 상태이다. 인간 존재를 조건 지우는 상태에 있는 사물은, 인간 생활이 영위되는 인간적 세계의 영역 안에 확실히 존재하는 것으로 지각되고, 인간 생활을 현실에서 뒷받침하는 것으로 감지되며 인식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인간적 세계의 외부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물은 명확히 ‘세계 아닌 것’(non-world)으로 불리고 있다. ‘세계 아닌 것’이란 인간 생활과 무관하고 인간 생활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인간 생활로부터 방치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 p.153

○ 오노의 시는 공업화된 장소를 사물성에서 포착하고자 하였다. 그것은 균질 공간의 확장과 그 확장에 대한 대항이라는 관념적 도식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모튼의 표현을 빌리면, 오노의 시는 “인간이 구축한 장소보다 훨씬 더 거대한 장소에 우리가 있음을 발견한” 시로 읽을 수 있다. 거대한 장소에 있을 때 인간은 바람과 연기를 느끼며, 풀과 광물의 현실성을 느낀다. 이 드넓은 펼쳐짐 속에 들어감으로써, 인간이 문화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만들어 낸 장소가 협소하고 제한적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환영이나 정신으로 가득 찬 번화가와는 다른 ‘갈대밭’이라고 하는 변경의 정적 속에 몸을 두는 것이 요청된다.
--- p.182

○ 인간세계가 그 자기완결성을 완화하고, 생태적 세계와 만나는 것은 실로 이 사이, 중간적인 곳이다. 인간적인 세계가 원활한 작동을 멈추고 확장을 멈출 때, 거기에서 생성되는 것은 자신의 존재의 확실함을 깨닫게 해주는 공간, 즉 자연세계에서 다양한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얻어지는 확실함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정적, 세누히마(せぬひま)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곳은 인간세계가 자연세계와 접하고 만나는 곳으로, 그래서 자연 그 자체에 삼켜지거나 자연과 일체화되는 곳과는 다르다. 자연과도 구별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세계의 자기완결성이 삐져나오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p.215

○ 아렌트는 인간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파시즘 시대에서 인간이 자신의 거주지 감각을 상실하고 고립되고 기댈 곳 없는 존재가 되자, 인간의 내면적 자연성이 돌변하여 야만화되고 폭력적이 되는 공포를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것에 비하면 인간세계를 안정적인 것으로 만들고 유지하여, 자기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정치철학자로서 아렌트는 설령 인간세계의 형성이 자연에 대한 폭력의 행사를 동반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고립되고 퇴행하고 야만화하는 것에 비하면, 이 폭력은 허용되어도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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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동아시아 최초의 ‘인류세 철학서’
붕괴 이후의 인간의 조건을 사물철학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한다
죽어갈 것인가, 살아볼 것인가?

이 책은 2018년에 교토대학의 시노하라 마사타케(篠原雅武, 1975~ ) 교수가 쓴 『人新世の哲?: 思弁的?在論以後の ‘人間の?件’』(東京: 人文書院, 2018.01)을 번역한 것이다. 여기에서 〈人新世(인신세)〉는 anthropocene의 일본어 번역으로, 한국에서는 ‘인류세’로 번역되고 있다. 〈思弁的?在論(사변적 실재론)〉은 speculative realism의 번역어로, 최신 철학의 한 흐름이다. 〈人間の?件(인간의 조건)〉은 한나 아렌트의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유래하는 개념이다.

‘인류세’는 2000년에 네델란드의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Paul Jozef Crutzen)이 사용하여 널리 알려진 개념이고, ‘사변적 실재론’은 프랑스의 철학자 퀑탱 메이야수(Quentin Meillassoux)가 2006년에 쓴 『유한성 이후(Apres la finitude)』에 등장하는 용어이다. ‘인간의 조건’은 독일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1958년에 쓴 저서 제목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인류세 시대의 인간의 조건을 사변적 실재론이라는 철학적 관점에서 다시 생각한다”가 된다.

‘인류세 철학’은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이다. 서양에서도 인류세를 ‘철학적’ 관점에서 사유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인류세 철학”이라는 제목의 책이 처음 나온 것이 2016년이기 때문이다. 이 해에 덴마크의 철학자 Sverre Raffnsøe가 쓴 『인류세의 철학(Philosophy of the Anthropocene): 인간적 전환(The Human Turn)』(Hampshire: Palgrave Macmillan)이 출판되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8년에 ‘마침내’ 비서구권에서도 “인류세의 철학”을 제목으로 한 단행본이 간행된 것이다.

저자인 시노하라 마사타케는 일본에서는 인류세 철학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 국내에도 번역되어 유명해진 『지속불가능한 자본주의』와 『마르크스의 생태사회주의』의 저자 사이토 고헤이(?藤幸平)와 『현대사상』에서 대담을 나눴고(?ポスト資本主義と人新世(포스트 자본주의와 인류세)?, 『現代思想』, 2020년 1월호), 객체지향존재론(object-oriented philosophy)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티모시 모튼(Timothy Morton, 1968~)과 대화를 나누고, 그것을 자신의 책 『複?性のエコロジ?(복수성의 생태학)』(2016)에 수록하였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가 제기한 ‘인간의 조건’이라는 철학적 물음을 ‘인류세’ 시대에 다시 생각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 제기는 이미 시카고대학의 역사학자 디페시 차크라바르티(Dipesh Chakrabarty)가 2009년에 ?역사의 기후 : 네 가지 테제?라는 논문에서 제기한 바 있다. 차크라바르티는 인류세의 의미를 인간사와 자연사의 얽힘으로 이해하였다. 저자는 여기에다 퀑탱 메이야수의 사변적 실재론이나 티모시 모튼의 객체지향철학 등이 제기한 ‘사물’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추가하고, 그것을 고베지진이나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의 체험과 연결시켜, ‘일본인’의 관점에서 인류세 철학을 재구성하고 있다.

‘인류세의 철학’이라는 논리와 개념이 함의하는, 그리고 이로부터 출발하는 사유의 지평은 긴박하고도 광범위한 문제를 포괄한다. 저자는 인간의 조건 문제를 특히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우발적(?) 자연재해와 그로 말미암은 쓰나미 그리고 그 이후에 펼쳐진 세계상이라는 지엽적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은 그 이전 반세기나 한 세기로 소급하고(1958년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출간), 또 그 이후로는 티모시 모튼, 디페시 차크라바르티 등과의 만남을 포함하여 미래로 ‘열린 구조’를 갖고 있으며, 생물 대멸종을 포함하여 인간의 조건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현재 진행형의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매년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폭염, 폭우, 가뭄, 초대형 산불 등의 재난이 일상적이며 연례적인 사태로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북극 해빙이나 북구 만년빙하의 급속한 해동, 그리고 시베리아 영구동토의 해빙으로 말미암은 재난과 재앙도 인류 역사와 사회변화의 상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탄소중립 일정표 문제나 플라스틱을 포함한 각종 쓰레기의 유출 등등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인간 조건의 문제가 범세계적이며 전 지구적인 현재진행형의 과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으로, 이러한 자연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비롯한 사물 세계의 인간 세계로의 진격과 혼섭(混涉) 또한 인류세 시대에 인간의 조건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되고 있다.

다시 원론적인 문제로 돌아가 보면 인류세란, 차크라바르티의 개념 정의를 참조할 때 “산업혁명 이래의 인간의 활동으로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붕괴되고, 그로 인해 인간의 조건이 위협받는 시대”로 요약될 수 있다(『인류세의 철학』 2장 1절 “인류세 시대의 인간의 조건”). 여기서 ‘인간의 조건’은 인간 자신을 제외한 인간 활동의 산물(인공물)과 동식물이나 광물, 나아가 바다나 대기와 같은 자연물과 최종적으로는 인간이 살아가는 이 ‘행성 지구’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인류세’란 바로 이러한 ‘행성 지구’ 이하의 인간의 조건이 격변하고 급변하는 와중에 구온난화 사태의 경우에서 보듯이 인간의 생활은 물론 생존과 생명 전체가 위기에 처하게 된 시대를 의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불타고, 녹아내리고, 멸종하고, 숨 막혀 죽어 가는 이 인류세의 실제상황 시대에 ‘철학’을 이야기하는 이유와 의미와 여지는 무엇인가. 이제야말로 인간이 이 자연 세계, 인간의 조건의 주인이 아니라 일개 거주민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인간은 결코 인공 세계(문명)만으로 생존하고 생활해 나갈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인간이 자연(동물~바이러스)에 너무 깊숙이 침입하는 바람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바로 이러한 인류세라는 거대 구조의 손바닥 위에서 펼쳐진 파노라마의 도입부였던 것이다.

인류세 시대에 철학적으로 고찰하고 확인하게 되는 사실은 인공의 세계만이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자연이야말로 광범위하고 근원적인 인간의 조건이라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그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의 바깥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닐뿐더러, 그로부터의 해방이란 것도 원천적으로 환상, 환몽, 환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근대 이후로 건설된 인간의 인공세계는 자연세계 위에 겹쳐지고 포개지듯이 성립하였고, 따라서 대단히 연약하고 깨지기 쉬우며, 자연재해나 기후변동으로 인해 쉽게 붕괴될 위험이 있다. 인류세의 철학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류세는 인간세계가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고, 쉽게 붕괴될 수 있으며, 이러한 불안정 상황이 지속되는 시대를 말한다. 근대라는 안정된 시스템이 ‘붕괴’되는 지금 여기에서의 경험을 절망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이를 사물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기회로 삼아 성찰하고 자연세계와의 화해와 만남,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추구할 것인가?

한마디로 “죽어갈 것인가, 살아볼 것인가?”를 묻는 것이 바로 ‘인류세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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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환경정치학 강의한 교수의 조언 "기후위기 내 탓 보다 중요한 건..." - 오마이뉴스 모바일

28년 환경정치학 강의한 교수의 조언 "기후위기 내 탓 보다 중요한 건..."
[인터뷰] 권혁범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임유진(yujin9023)등록 2022.08.17

▲ 권혁범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임유진
대전 대덕구 미호동에 자리 잡은 '미호동넷제로공판장'.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로웨이스트샵이 펼쳐지고, 2층으로 올라서면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아래 해유)이 운영하는 넷제로도서관이 열려 있다.

환경 분야 도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도서들로 빼곡히 채워진 공간에 새로운 서가가 마련됐다. <녹색평론>부터 환경분야·인문사회도서 200여 권들로 빼곡히 채워진 서가를 마련하게 한 이는 바로 권혁범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이달 말에 은퇴할 예정이니 이제는 학자라 소개하는 것이 맞겠다. 기후위기 시대, 넷제로를 일구는 미호동넷제로도서관에 책 기증을 한 그를 지난 5일 만났다.
===

"진보 개념, 확장되는 중"

-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29년 학생들을 가르치셨어요.

"1994년 대학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으니, 28년 반을 교수로 있었네요. 일단은 만세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 들어요. 특히 행정적인 일로부터의 해방감이 있죠. 대학이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 휘둘리면서 대학의 본래 역할을 잃어버린 측면이 커요. 사무 관료적인 행정 절차는 언제든지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지식인들에게 억압적인데 그 부분에서 해방된 게 좋아요.

아쉬움이 드는 건 학생들을 만날 수 없다는 부분이고요. 강의 철학 중 하나가, 방학 끝나갈 무렵 설레지 않으면 당장 교수 그만둬야 한다는 건데, 28년 동안 설레지 않았던 적이 없어요."

- 주로 생태·여성·지역·인권 등과 관련한 강의를 하셨어요.

"대학에서 생태·환경·인권 분야가 비주류로 분류되죠. 신자유주의적인 발상 탓에 비판정신을 길러내는 인문학과 기초 사회과학이 대학에서 천시받는 거죠. 외국에서 국제 정치·경제 및 제3세계의 발전·저발전 연구를 하다가 1993년도에 귀국했어요. 그때는 환경에 중심을 둔 연구는 아니었는데, 한국의 개발 중심 성장 속에 자연환경이 파괴되어온 광경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그걸 계기로 대학에서 '환경평화정치론'이라는 과목을 개설하게 됐어요. 현재는 '세계환경정치론'으로 과목 이름이 바뀌었고, 지난 학기까지 그 강의를 했네요. <민족주의와 발전의 환상>, <국민으로부터의 탈퇴>, <민족주의는 죄악인가> 등의 책들도 썼고요. 젠더문제 의식도 강해서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라는 책을 쓰고 <성과 문화의 정치학>이라는 강좌도 개설해서 학생들과 치열하게 토론했지요."


- 진보적 비주류 정치 의제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반영되었을까요, 강의하면서 사회의 변화를 느꼈나요.

"무엇보다도 '진보'의 개념이 확장되고 다양한 길로 분화되어 나아갔다고 봐요. 기존 진보의 억압성과 획일성에 대한 반성으로 탈진보적 세력도 커졌구요. 양심적 병역거부만 해도 이전에는 군대에 갔다 온 많은 남성이 말도 안 된다며 매우 적대적이었지만, 지금은 대체복무제가 생겼잖아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아직 제정 전이지만 퀴어퍼레이드를 접하면서 희망적인 기대가 생겼어요. 주한미국대사가 와서 '이것은 인권이다'라고 선언했으니, 퀴어퍼레이드를 욕하는 수구 진영도 난감해지는 상황이 되는 거고요.

보수정권이 들어서긴 했지만, 전반적인 흐름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고 봐요. 국가인권위원회·인권단체·성평등·환경에 대한 관심과 그걸 추구하는 단체도 많이 생겨나고요.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숙제죠. 비정규직 노동자를 계속 양산하는 추세로 흐르고 있으니, 오히려 퇴행했다고 봐요. 노동자뿐 아니라 농민 등 소외계층이 계속 차별에 노출된 상황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예요."

- 교수님의 강의나 책을 보면 환경문제는 곧 정치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중요한 건 공동체의 문제가 될 때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예요. 환경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개인의 습관이나 태도의 문제로만 몰잖아요. '내 탓'이라고만 생각하면, '공동체의 문제'라는 사실은 사라지죠. 물을 아껴 쓰자,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허리띠 두르고 개천 청소하면서 자연을 보호하자 등등 이런 말만 하지 말고요. 정책·제도·법 등을 포괄하는 정치·경제 구조가 있잖아요. 이 구조적인 문제 의식을 갖고 환경문제에 접근해야 해요."

- 환경문제의 이슈와 양상이 시대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흐름을 짚어주신다면요.

"환경문제 자체를 '공해 추방' 정도에서 바라보던 시대가 있었지요. 70·80년대보다는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비주류 의제 중 하나로 바라봐요. 개인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이 좀더 강해요.

기후위기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가 어려운 건 단기적으로 이 문제가 눈에 잘 안 보인다는 점이에요. 폭염과 폭설을 말할 때, 이게 기후위기 때문이니 해결하자고 해봐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이 될까요?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치화해서 전달한다고 해도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위기의 연관성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마찬가지예요. 논리적으로 다가가는 것의 한계가 있을텐데, 조금 더 창조적인 전달 방식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는 말 믿는 사람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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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호동넷제로도서관 한편에 그가 기증한도서 200권으로 채워진 서가가 마련됐다. ⓒ 임유진

 
- 기후위기 대응으로 전 세계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가능할까요.

"솔직히 비관적입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자고 했더니 어느 진영에서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는 말을 퍼뜨리는데,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2050년까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 같고, 장기적으로 국민국가의 틀을 깨야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비관적이라는 말이 노력하지 말아야 한단 뜻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야겠죠. 다만 방향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일부 나라에서 여전히 석탄과 원자력에너지를 생산하니 더욱 그렇죠."

- 기후위기 시대, 우리 정치는 어떤 길로 가야 할까요.

"그 얘기를 제대로 하자면 책 한 권이 필요하니 다음번으로 미루고 두 마디만 하겠습니다. 개별적인 분야에만 골몰하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잖아요. 흔히 쓰는 말이지만,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신사회운동(시민운동)과 정치는 연관되어 있으나 사실은 성격이 다릅니다. 정치인에게 운동가의 자세를 요구하거나 시민운동이 일부 운동가의 정치 진입을 위한 발판이 되는 거 둘 다 위험해요."

- 시민들의 정치인식과 참여, 시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할 거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실천을 어떻게 하시나요.

"실천이랄 게 별로 한 게 없어요. 강단에서 환경정치학을 가르치고 책을 내고 관련 칼럼을 쓴 걸 실천이라고 할 수 있나요. 일단 지역환경운동단체에 후원하는 정도죠. 서울·중앙의 유명한 운동단체를 뒷순위로 두고, 대전·충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를 우선 후원하는 편이에요. 특히 환경운동에서 지역이 가진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일종의 '정치적 세금'을 낸다는 생각하기도 합니다."

- 제자들이 환경운동을 하는 건 교수님의 교육 실천으로부터 비롯된 거 같아요.

"수업을 성실하게 하는 게 늘 제일 중요했던 일이에요. 이론과 실천은 분리될 수는 없지요. 강단도 현장의 일부라는 인식, 예전에는 욕먹을 얘기지만 지금은 필요합니다. 은퇴 후에 책을 쓰는 계획을 하고 있어요. 환경을 주제로 한 권,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한 권.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물론 지역의 시민운동단체와 협의하여 환경이나 인권 혹은 사회과학 기초에 대한 시민강좌 같은 것을 개설할 꿈도 있어요."

- 미호동넷제로도서관에 기증하는 책들은 어떤 책들인가요.

"주로 환경도서에요. 우리나라 최고의 잡지라 여기는 <녹색평론>도 함께 있고요. 환경분야의 책만 읽으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고도 생각해 기초적 인문사회도서들도 함께 있어요. 거대한 사회 전환을 이루려면 환경도서만 읽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또 환경을 주제로 한 문학, 에세이, 그림책도 20권 정도 추가로 기증하려고 해요. 어떤 것이든 일방적으로, 계몽의 방식보다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책들이 가진 힘이 있어요."

- 기증 책 중에 이것만큼은 필독했으면 하는 책을 꼽아본다면요.

"<오래된 미래>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지금은 라다크 마을 공동체가 많이 파괴되었지만, 그 이전 공동체가 살아 숨쉴 때의 모습을 다룬 책이에요. 환경 분야에 대한 입문서로 추천드리고 싶어요. 앞서 얘기했듯, <녹색평론>은 환경뿐만 아니라 관련된 우리 시대의 일상적 생활양식과 정치사회구조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잡지에요. 실제로, 학교에서 주 교재로 사용도 했었고요. 그 중 빼어난 글을 모은 <녹색평론선집>1·2·3권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요."

-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을 새롭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생·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

"한방에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는 거요. 사실은 활동가·지식인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해야겠네요. 자기 자신을 소모하고 탈진 시키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되니까요. 동시에 학생들·지식인들에게 실천 영역에서의 경험이 부족하면 관념적으로 급진성을 띠게 된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어요.

관념 안에 갇힌 채로 일반 시민들과 분리된다면 그 또한 위험한 일이 되겠죠. 또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죄의식에 호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봐요.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을 만드는 일이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니까요. 앞서 말했듯 연대 안에서 희망을 함께 찾아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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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5일, 문화동 한 카페에서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양흥모 이사장이 권혁범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인터뷰하고 있다. ⓒ 김나현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블로그에도 게재 예정입니다.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being conversations and letters of Nicholas Herman of Lorraine, Brother Lawrence :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Brother, 1611-1691 : Free Download, Borrow, and Streaming : Internet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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