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6

알라딘: 에로스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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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를 찾아서 - 사랑과 아름다움에 관한 성찰 | 성찰 시리즈
강유원 (지은이)라티오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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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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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00자평(6)리뷰(1)

148쪽
128*188mm (B6)
17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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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강유원의 성찰 두 번째 책. <에로스를 찾아서>는 결핍과 갈망이라는 두 가지 모순적 계기를 끌어안는 에로스에 관한 학적 탐구이다. 에로스를 학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다시 모순적인데, 에로스는 인간의 주관적 정념이고, 에로스를 탐구하는 것은 그러한 정념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에로스를 객관적으로 관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로스를 학적으로 탐구하기 위해서는, 에로스의 궁극적인 대상이 ‘아름다운 것’이며 그 아름다움은 ‘좋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렇게 미美와 악惡, 또는 선善이 연관되면 미학은 철학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플라톤이다. 플라톤에서는 아름다운 것과 선한 것이 동등한 위치에 있다.

이 책은 플라톤, 플로티노스, 쿠자누스, 피치노, 헤겔, 소동파, 헤시오도스, 호메로스, 발터 벤야민, 아르놀트 하우저, 에른스트 카시러 등의 글을 통해 ‘아름다움이란 무엇이고 아름다움의 기준은 객관적으로 가능한가’ 등에 대해 성찰하고 있으며, 시대적 연관 속에서 고전주의, 바로크, 매너리즘, 인상주의 등의 철학적 근원도 제시한다. 이에 독자는 미학과 예술철학의 주요 문제들을 사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적 체험의 이해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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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하늘 한구석의 미인을 바라본다.
진실처럼 들리는 거짓말,
무사 여신이여!
당신은 아마도 알고 계시겠지만
어떤 놀라운 것,
모든 좋은 것,
이런 건 조금도 겪어 본 적이 없네.
불꽃에서 댕겨진 불빛처럼 혼 안에 비로소 생겨나서,
때는 밤이었다.
아름다움을 넘어선 아름다움,
닮은 것은 닮은 것에서 태어나니…
예술적으로 재현한 것,
끝없는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 있게 해주시길 빕니다.
사랑이 당당하게.
위기,
탈취,
정신은 감각적인 것에 발을 내딛으면서도
이후 심하게 아팠다.
당신이 한 말은 모두 도리에 맞는 말이오!

주해註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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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소동파는 노래를 노래하였다.

P. 38 “인간은 갈망에서 다른 인간의 몸을 탐하고, 그 몸에서 흘러나 오는 것을 들이마시고, 그것을 마시고 자신을 발산함으로써 무아無我의 순간을 향해 간다. 그리하여 그때까지는 알지 못했던 아름다움의 차원에 올라선다. 이는 갈망에서 시작되었으니 에로틱erotic하고, 전혀 낯선 것이니 엑조틱exotic하며, 절정의 환희를 경험하는 것이니 엑스타틱ecstatic할 것이다.” 접기

P. 51 “피치노는 플라톤의 《향연》을 읽으며, 그 형식을 그대로 본떠서 또 하나의 ‘향연’을 만들어 내며 사랑, 그것도 경건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신에 대한 사보나롤라의 불 타는 사랑에 놀랐는지, 피치노의 사랑은 따스하다. 성급하지 않다. 물론 피치노도 사보나롤라와 마찬가지로 신과 인간, 신과 세상 사이의 완전한 일치와 교류를 시도하는데, 그 교류의 매개는 역시 사랑이다. 다만 피치노는 뜨겁지 않으며 활활 타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치노는 스승으로서의 소크라테스를 찬양한다. 알키비아데스를 흉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피치노가 사랑하는 대상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다. 인간을 사랑하면 곧바로 절망을 대가로 얻게 되지만 신을 사랑하는 것은, 죽도록 충족에 이를 수 없다는 본연의 양상 때문에 죽을 때까지 사랑을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그리하여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영원한 사랑을 구가하는 극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접기

P. 67 “지금은 이렇게 그럴싸한 말들로써 인상주의를 치장하는 우리들이 과연 19세기에 그것을 마주했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울퉁불퉁하던 세계가 돈 앞에 무너져 평탄하게 되어 가던 세계에서, 프랑스와 프로이센의 전쟁 때문에 애국심이 파탄나는 세계에서, ‘파리코뮌’이라 불리는 계급투쟁의 시가지 전투에서, 인상주의 화가들은 유례없는 혹평을 견디면서 자신들의 그림을 고수했다. 분명 그들은 19세기라는 시대의 혼란함과 교감하고 있었고, 당대의 ‘높으신 분’들은 시대를 살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예술가는 정치적 권위도 후원자도, 더 나아가 관객도 믿어서는 안 되는, 오로지 자신만을 믿어야 하는 시대였던 것 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믿었던 자들은 후대의 평가를 얻어 불멸을 획득하게 되었다.” 접기

P. 79 “동파가 바라보는 것은 ‘하늘 한구석의 미인’이다. 이는 동파의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실제의 미인이 하늘에 투사된 것일 수도 있고, 인간세人間世를 벗어난 이상적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이해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초의 무격은 하늘과 대화하였고, 동파는 초의 무격을 떠올리며 하늘을 바라본다. 무격은 시인에게 영감을 주었고 시인은 그 영감으로써 시를 내놓았으며,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시를 읽는 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동파의 시를 읽는 이들은 무엇을 읽는 것인가. 초의 무격들이 전해 준 하늘의 이야기를 읽는 것인가, 아니면 동파의 시를 읽는 것인가, 아니면 시를 읽을 때 자신 안에서 생겨나는 감흥을 느끼고 있을 뿐인가.” 접기

P. 115 “체계공간 안에서 보느냐 집합공간 안에서 보느냐에 따라 세계는 다르게 파악되므로, 사물을 어떤 방식으로 보느냐는 화가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단초라 할 수 있다. 집합공간 안에 놓인 사물들은 그것들 각각의 의의를 독자적으로 표현하며, 그것들 사이의 빈 공간에도 일정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체계공간 안에 사물을 놓는 원근법에 따르면 사물들은 하나의 시점에 수적으로, 또는 연속량(Quantum continuum)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 시점을 중심으로 현실의 모든 사물들이 추상화되어 정돈된다. 후대의 인상파 화가들이나 입체파 화가들은 그러한 이상화된, 또는 신적 입장에 올라선 시점을 폐기하고 눈앞에 놓인 현상들의 순간적 집합 인상(또는 인상 묶음)을 나열하거나, 그러한 다양하고 다면적인 인상을 묶어서 전체를 재구성해 보려 한다. 이들의 시도는 근본적으로 ‘르네상스 고전기’를 지배한 양식원리인 원근법과의 연관 속에 있는 것이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강유원 (지은이)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철학, 역사, 문학, 정치학 등에 대한 탐구 성과를 바탕으로 공동 지식과 공통 교양의 확산에 힘써 왔다. 오랫동안 개인 플랫폼에서 ‘책읽기 20분’을 진행했으며, CBS ‘라디오 인문학’과 KBS 제1라디오 ‘책과 세계’ 등 방송에서도 전문 서평가로 활동했다. 《책》 《책과 세계》 《주제》 등의 서평집과 《인문 古典 강의》 《역사 古典 강의》 《철학 古典 강의》 《문학 古典 강의》 《숨은 신을 찾아서》 《에로스를 찾아서》 등을 썼으며, 《경제학 철학 수고》 《철학으로서의 철학... 더보기


최근작 : <책 읽기의 끝과 시작>,<에로스를 찾아서>,<문학 고전 강의> … 총 42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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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결핍과 갈망이라는 이중적 계기, 에로스에 관한 학적 탐구

인간은 결핍을 자각할 때에야 비로소 무엇인가를 갈망하며, 그러한 갈망이 있을 때에야 생성도 가능하다. 욕망은 생명력이다. 그러한 욕망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그 욕망이 단계를 높여 가면서 궁극적으로 갈망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결핍과 갈망이라는 두 가지 모순적 계기를 끌어안는 에로스에 관한 학적 탐구이다. 에로스를 학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다시 모순적인데, 에로스는 인간의 주관적 정념이고, 에로스를 탐구하는 것은 그러한 정념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에로스를 객관적으로 관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로스를 학적으로 탐구하기 위해서는, 에로스의 궁극적인 대상이 ‘아름다운 것’이며 그 아름다움은 ‘좋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렇게 미美와 악惡, 또는 선善이 연관되면 미학은 철학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플라톤이다. 플라톤에서는 아름다운 것과 선한 것이 동등한 위치에 있다.
이 책은 플라톤, 플로티노스, 쿠자누스, 피치노, 헤겔, 소동파, 헤시오도스, 호메로스, 발터 벤야민, 아르놀트 하우저, 에른스트 카시러 등의 글을 통해 ‘아름다움이란 무엇이고 아름다움의 기준은 객관적으로 가능한가’ 등에 대해 성찰하고 있으며, 시대적 연관 속에서 고전주의, 바로크, 매너리즘, 인상주의 등의 철학적 근원도 제시한다. 이에 독자는 미학과 예술철학의 주요 문제들을 사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적 체험의 이해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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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전체 분량의 반 이상이 주해다. 이 작고 얇은 책이 이런 구성을 하고 있어서 당혹스러웠다. 목차는 하나 하나 개별 시행인 듯하고 그 행들이 모여 ‘아름다움‘에 대한 서사시를 이루는 듯하다. 압축된 문장이 고대 무사의 여신을 통해 드러내던 시인의 노래이자 이야기 같다.
독서중 2017-12-12 공감 (8) 댓글 (0)



책 표지의 질감과 색감이 정말 아름다워요. 모양새나 만듦새가 정말 예쁘고 깐깐한 책이네요. 잘 읽을게요.
acaciagirl 2017-11-24 공감 (7) 댓글 (0)



좋은 책이지만 에로스에 관한 입문용으로는 어렵다. 다르게 표현하면 밀도가 높고 내용에 충실하다는 의미. 본문(67쪽)보다 주해(74쪽)가 더 많아 앞뒤로 오가는 수고로움도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의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인문 고전 연속 강의‘를 먼저 읽으면 좋을 거 같다.
마음소리 2018-01-10 공감 (5) 댓글 (0)



한 번 읽고 이해하긴 어렵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표지의 마력도 큰 몫을 한다.
쑤기 2017-12-16 공감 (4) 댓글 (0)



이 책이 나에게 에로스의 사다리이길
dantespoem 2017-11-24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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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아름다움

사랑은 과연 뭘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저는 종종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대목을 떠올립니다. 브랜드 박사의 딸 아멜리아는 까마득히 먼 외계 행성에 사랑하는 이를 보냈습니다. 아멜리아는 자신을 싸늘하게 대하는 우주비행사 쿠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은 우리 인간이 발명한 게 아니지만 관찰이 가능하고 강력하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높은 차원의 존재에 대한 증거일지 모른다구요.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우리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에요. 이해는 못하지만 믿어 보기는 하자구요.”

인간의 고안물이 아닌 사랑은 그 자체로 신비롭습니다. 사랑을 보고 또 경험하지만, 누구도 자기것으로 소유할 순 없습니다. 시공을 초월하는 사랑의 힘을 알 것 같다가도, 무엔가 합리적으로 해명해 보려고 하면 말문이 막혀 버립니다.

소동파의 시와 소동파의 시를 사랑하는 현대의 인간을 이어주는 끈이 있는 걸까요?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여 정서까지 연결해 주는 불멸한 것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에로스를 찾아서>는 우리가 알지만 해명하기는 어려운 그 사랑에 관한 탐구입니다.
사랑은 아름다우며, 사랑이 없다면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그 둘은 떼놓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사랑에 민감한 사람입니다.
따라서 <에로스를 찾아서>는 아름다움에 관한 성찰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진리를 구경하는 즐거움을 압니다. 우리가 살면서 진-선-미를 종종 함께 거론하는 것은 그 셋이 서로 잘 어울리기 때문일 겁니다. <에로스를 찾아서>는 아름다움과 사랑, 진리나 좋음이 모두 같은 쪽을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절제 있는 일들을 꾸준히 연습하면 절제 있는 인간이 되고, 용감한 일들을 꾸준히 행하면 용감한 인간이 될 수 있듯,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아름다운 일을 연습하면 우리는 언젠가 아름다운 인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진리와 좋음도 언뜻언뜻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그 중 하나를 오랜시간에 걸쳐 부지런히 연습한다면, 사랑과 아름다움, 또는 진리나 좋음 자체로 향하는 단서를 하나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이 책에 그런 여러 단서들이 숨어 있다고 믿습니다.

풍요의 신과 결핍의 신 사이에서 태어난 에로스는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사이를 이어 주는 중간적인 존재로 그려집니다. 에로스는 충족을 향한 갈망입니다. 에로스를 품은 인간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아름다운 것, 더 사랑스러운 것, 더 좋은 것을 찾고자 합니다.

에로스는 무지와 지 사이에 항상 놓여 있기에, 항상 ‘더’ 알고자 갈망하는 우리의 상태, 즉 지혜를 향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섣부른 자는 자신이 지혜를 가졌다고 말할 테지만, 에로스를 품은 자는 자신이 다만 저편에 있는 지혜를 사랑하여 저쪽을 향해 갈 뿐이라고 말할 겁니다.

성찰 시리즈의 전작인 <숨은 신을 찾아서>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우리의 모든 탐구는 ‘숨은 신’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그것이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찾아가는 삶의 과정에 있다. 더러는 바다를 건너가기도 하면서 더러는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면서, 때로는 오뒷세우스처럼 때로는 에이해브처럼.”

‘그것을 찾아가는 삶의 과정’은 바로 ‘에로스’에 몰입된 이의 고된 여정 같습니다.

가장 높은 물마루에 오른 파도처럼 에이하브는 죽기 직전에 절정을 맞이했습니다.


“… 미인은 하늘 한구석에 있는가 … 마음속에 있는가, 아니면 애초에 … 없는가, 그저 동파와 손님이 마음속에 품고 있을 뿐인, 뭔가 아득한 … 아름다움이라 이름 붙여진 환영인가.” - p. 7

이 책은 아득합니다.

망망대해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처럼요.
저 멀리 보이지만 다가가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 멀리에 또 여전히 있습니다.
사랑이 아름다움을 향한 아련하고 아득한 동경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느끼는 아득함도 좋은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강유원 선생님의 다른 책들도 이미 그러하듯, 더 아름다운 형식을 갖추려고 애쓴 흔적들은 내용을 더 풍부하고 재미있게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미덕 같습니다. 예컨대 각 절의 한 구절씩 따와서 구성한 목차는 각 제목들이 앞뒤로 신기하게 연결되어, 차례로 쭉 읽으면 전체 내용을 개괄할 수 있습니다. 그게 차례의 기능이죠.

이 책의 본문과 주해는 분량이 거의 같습니다. 이것은 주해가 본문에 딸린 출처 표기 기능에 그치지 않고, 주해 자체로 별도의 책 한 권, 즉 해설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의 만듦새가 무척 훌륭합니다. 눈으로 보면 아름답고 손으로 만지면 사랑스럽습니다.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에로스를 찾아서>의 뒷부분이 다음 편의 주제와 맞닿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네가 바라보는 미인과 내가 바라보는 미인은 네가 가진 방식과 내가 가진 방식에 얽매여 있다. 너의 아름다움과 나의 아름다움은 다르다. 아름다움은 내 것이요, 사랑은 내 곁에 있다.” – p. 73

“강유원의 성찰” 시리즈의 다음 편을 고대합니다. 좋은 책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접기
리드미 2017-11-26 공감(2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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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out of 5 stars Excellent history of philosophy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July 11, 2016
Format: Kindle EditionVerified Purchase

This summer I decided to that I wanted to work my way through several histories of philosophy, and despite this on not having th notoriety of Russell's or Durant's it is simply better than what I've read of either. (I put reading them on pause for this." It offers a sold overview of the history and interaction of metaphysical systems, and unlike Durant doesn't think it is somehow appropriate to skip over 1000 years of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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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Johnston

5.0 out of 5 stars One of the Best Histories of Philosophy In Print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September 13, 2013
Format: Kindle EditionVerified Purchase
This is a terrific overview, starting with the Pre-Socratics; it has one of the best discussions I've read of how the Greeks managed to turn from myth to rational explanation when trying to figure out the cosmos. I would rank this above Bertrand Russell's famous survey (which I admire, for the most part) and equal to Copleston's much longer work. Highly recommended. I was delighted to find it available as an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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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huda

4.0 out of 5 stars Very Useful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October 19, 2015
Format: PaperbackVerified Purchase
This is an extremely useful book for the study of philosophy, although it is hardly stand alone. Marias presupposes the students knowledge of many philosophical ideas, and limits himself to broad overviews of every concept. However, the perspective he offers will prove an invaluable resource in the general appreciation and understanding of trends in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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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ong standing Jung / Hesse fan

5.0 out of 5 stars Philosophy has a history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May 1, 2014
Format: PaperbackVerified Purchase
Knowing about knowing keeps the ball rolling. This is a well written book from the earliest days of wanting to know about theorems in truth and how these developed from before the Greeks. What is it that we really want to know ? This book is a fun road to travel on that adventure.

지난해 北서 풀려난 김동철 목사 “난 韓·美CIA 스파이였다”

지난해 北서 풀려난 김동철 목사 “난 韓·美CIA 스파이였다”

지난해 北서 풀려난 김동철 목사 “난 韓·美CIA 스파이였다”
정미경기자입력 2019-07-30 16:33수정 2019-07-30 20:26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풀려난 재미교포 김동철 목사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북한 동향을 파악하는 ‘안테나(촉수)’ 역할을 했다고 29일(현지 시간) 고백했다. 김 목사는 이날 발행된 NK뉴스 영문판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부터 2015년 북한에서 체포되기 전까지 6년간 CIA를 위해 일했다”고 밝혔다.

나선경제특구 기업인으로 활동했던 김 목사는 북한에서 체포된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을 위해 북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그가 북한의 고문에 못 이겨 거짓 증언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로 당시 증언이 거짓은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NK뉴스에 따르면 북한에서의 스파이 활동에는 CIA로부터 지원받은 각종 첨단기기들이 동원됐다. 시계에 장착된 카메라로 비밀리에 촬영하고 전자파를 이용한 고성능 도청을 했다. 뿐만 아니라 핵 및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를 가진 ‘더블 에이전트(이중간첩)’를 포섭하라는 CIA의 지시를 받고 북한 전역을 여행하기도 했다.



김 목사의 마지막 임무는 나진항에 입항한 수상한 선박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위성촬영을 통해 선박을 발견한 CIA는 근접 촬영과 어떤 활동을 하는 선박인지 알아낼 것을 요구했고 김 목사는 체포되기 직전 그 정보를 전달했다. 하지만 CIA와 미 국무부, 한국 국정원은 이에 대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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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8차례에 걸쳐 물고문을 당했고 몇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 등 억류 미국인 3명은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하면서 전격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들의 석방을 주요 치적으로 강조해왔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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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하 핵실험실 1만 개...핵기술자 4만 명” 北 억류됐던 '스파이' 김동철 씨가 밝힌 북한의 속살

양연희 기자
최초승인 2019.12.06 16:53:18
최종수정 2019.12.10 17:01
댓글 10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656



北에서 17년 간 ‘미국인 사업가’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美정보당국 위해 첩보활동
"김정일, 비밀 집무실에서 사망...김정은, 아버지 측근 거의 다 숙청"
“北, 지하 핵 실험실 1만 개가 넘어...핵무기 10~15개 보유”
‘최고 존엄 모독죄’ 등으로 北감옥에 31개월 억류...美정부의 끈질긴 노력으로 2018년 석방
“대한민국, 자국민 구출할 생각 않는 아주 나쁜 국가”
김동철 목사가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양연희).

그와의 인터뷰는 5시간 동안 계속됐다. 퍽 긴 시간이었다. 그는 신중하게 단어를 골랐고, 천천히 문장을 이어갔다. 북한에 관한 많은 정보를 말해줬지만 이미 언론에 알려진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의 첩보원으로 활동했지만, 북한정권을 위해서도 많은 일을 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김정일은 그에게 3번이나 감사의 표창을 수여하지 않았던가.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그는 누구인가. 맞은편에 앉은 초로의 남자는 쌍꺼풀이 없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거리에서 수없이 마주치는 평범한 인상이었다. 창밖을 보니 벌써 어스름이 내려앉고 있었다. 문득 그의 삶은 북한선교의 딜레마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 동포들을 돕기 위해 독재정권을 돕는 그 ‘역설’ 말이다.

영등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동철 목사(66)는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편안한 정장 차림이었다. 그는 일부러 머리를 짧게 유지한다고 했다. 북한에 억류됐던 31개월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나는 사선을 넘어온 사람입니다. 그때 그 시절을 잊기 싫어서 일부러 머리를 기르지 않고 있습니다...” 김 목사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동철 목사는 1953년 한국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권유로 1980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댈러스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미국에서 클리닝 사업으로 돈도 꽤 모았다. 2001년 조선족 아내와 중국 옌지로 건너가 무역을 하다 북한에 들어갔다. 그는 북한에서 ‘미국인 사업가’로 나진-선봉 무역특구에서 외국인 전용 두만강 호텔을 운영하는 등 ‘남 부러울 것 없는’ 17년을 보냈다. 그는 “내가 북한에 들어가게 된 것은 미스터리”라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그의 아내가 북한의 혁명 1세대들과 친인척 관계라고 했다.

아내는 김일성의 빨치산 투쟁 동지였던 황순희(조선혁명박물관장)와 친척이었다. 아내의 사촌오빠 김영지는 김일성의 어머니 강반석의 묘가 있는 소사하 촌장이었다. 아내의 사촌은 최룡해(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아버지 최현하고 가까운 친인척이다. 또한 아내의 큰 아버지는 북한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이종사촌지간이다. 그들의 가장 큰 뒷배였던 현영철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5년 김정은으로부터 숙청당했다. 김 목사는 “당시는 북한은 일촉즉발의 사회였다”며 “나는 미국에 만약 북한을 무력으로 진압할 생각이 있다면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알렸다”고 말했다.

기자: 그 때가 언제였나요?

김동철: 2013년이었습니다. 김정일의 사망으로 정권이 갑자기 이양되면서 북한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산속의 호랑이가 죽고 토끼만 남은 것이죠. 김정일이 죽고 나자 군부와 당이 서로를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은을 사이에 두고 분란이 생긴 것입니다. 나는 한미 정보당국에 북한을 해체하려면 바로 ‘지금’이라고 알렸습니다.

기자: 김정일은 어떻게 사망했습니까?

김동철: 2011년 김정일은 심장 쇼크사로 죽었습니다. 김정일은 항상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니 병이 많았습니다. 특히 심장, 신장, 콩팥이 안 좋아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갑작스럽게 죽었습니다. 나는 김정일의 병에 좋은 약과 의료기기를 직접 외국에서 구해 선물을 했습니다. 그 까닭에 표창을 3번이나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김정일이 갑작스럽게 죽을 수 있다고 판단해 그런 내용의 첩보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이 사망한 후에도 한국과 미국에서 관련 정보를 많이 요구해서 감찰 보고서를 작성해 보냈습니다.

기자: 김정일은 정말로 달리는 열차에서 사망했나요? 아니면 자신의 딸 집에서?

김동철: 아닙니다. 김정일은 노동당 청사 안에 있는 자신의 비밀 집무실에서 사망했습니다. 김정일의 집무실은 금수산기념궁전 외에 노동당 청사 안에도 있습니다. 노동당 청사 뒤 만경대 구역에는 김정일만 출입할 수 있는 지하 통로가 뚫려 있는데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습니다. 김정일은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들 김정은에게 특별한 지시를 하지 못한 것을 보면요. 김정은은 당시 어린 마음에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나름대로 꾀를 내서 처단할 사람은 다 처단하고 자기 사람들을 세우기 시작했죠.

기자: 김정은 집권 후 얼마나 많은 엘리트들이 숙청됐습니까?

김동철: 아버지 세대의 거의 모든 인사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죽였습니다. 제일 많이 죽은 것은 군 출신 인사들입니다. 북한에서 나고 자란 김정은은 북한의 생리를 잘 압니다.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적어도 내가 붙잡히기 전인 2014년까지는 계획적으로 숙청을 계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알고 지내던 3~4명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아내와 이종사촌지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당했고,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도 결국 김정은에게 이용당한 뒤에 숙청당했습니다. 장성택은 그 전에 죽었고요. 나는 처음에 북한에서 ‘장성택 계열’로 일했습니다. 장성택은 김정일의 신임을 받았고 행정부장으로 북한의 모든 경제와 무역을 틀어쥐고 있었습니다. 그는 내게 나진·선봉 무역경제특구를 활성화하는 일을 맡겼습니다.

기자: 장성택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김동철: 장성택은 곁가지입니다. 백두혈통이 아니니까요. 실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부인 김경희가 김일성의 딸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건드리지는 못 했습니다. 김정일과도 매형-처남 사이니까 가깝고... 장성택은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그가 특별히 무엇인가를 잘못했기 보다는 옆에서 자꾸 옆에서 이 사람을 씹어대며 견제한 것이죠. 북한 사람들은 대단히 시기, 질투가 많습니다.

기자: 김경희는 살아있습니까?

김동철: 아직 살아있다고 봅니다. 김경희는 백두혈통이기 때문에 함부로 죽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여성이 아무리 권력이 있어도 소용없습니다. 북한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면 불행합니다. 북한에서 여성은 그야말로 노예와 같은 처지입니다.

기자: 북한은 핵 역량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김동철: 북한은 핵무기 10~15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핵연료로 쓰이는 우라늄은 추출이 쉽습니다. 며칠이면 됩니다. 실험도 필요 없죠. 컴퓨터 시뮬레이션만 돌리면 됩니다. 북한은 무산광산 등 우라늄 광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북한은 바보가 아닙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생명줄인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고 할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기폭장치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라늄 핵탄두의 경량화, 최소 1kg 이상의 핵탄두 탑재 가능한 미사일 개발을 위해서도 여전히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가장 큰 성과는 핵 과학자들을 직접 양성했다는 것입니다. 그 전에는 과학자들이 외국 유학을 가서 핵 기술을 배워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유학생들이 북한으로 돌아온 뒤에는 후대를 직접 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기자: 북한에는 핵 과학자들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김동철: 정확한 숫자 파악은 어렵지만 내가 알기로는 약 4만 명의 핵 기술 과학자들이 존재합니다. 지하 핵 실험실 ‘땅굴’은 1만 개가 넘습니다. 내가 정확하게 파악한 숫자만 해도 8천개 정도입니다. 북한의 핵 과학자들은 인공위성으로도 포착되지 않는 땅굴 속에 들어가 핵 기술을 실험합니다.

기자: 북한이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 실험을 자주 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김동철: 북한은 다양한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고 시뮬레이션을 비롯해 많은 실험을 합니다. 핵탄두 경량화, 미사일 고도화 및 사거리 증가를 위해서 많은 실험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북한 특유의 인간성으로 미뤄볼 때 나는 북한의 최근 잇따른 무력도발을 ‘허풍’이라고 봅니다. 무기를 앞세워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있는 것이죠. 마치 자신이 강한 것처럼 한국과 미국에 대고 엄포를 놓는 것입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말로 김정은 참수 계획을 세웠습니까?

김동철: 내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김정은 참수계획’을 시행할 정도의 특수조직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최고지도자 참수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북한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통제의 그물이 얽혀있는 곳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은 활동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나 같은 ‘외국인 간첩’이 존재했다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내가 체포된 후 북한 전역이 떠들썩했다고 합니다. 며칠씩 학습시간에 나에 대한 공개 비판을 했다고 합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의 큰 사건이었죠.

기자: 북핵 등 민감한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셨나요?

김동철: 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정보원으로 일했습니다. 북한과 같은 감시 사회에서 스파이 노릇을 하는 것은 한국 같은 자유세계에서 스파이 노릇을 하는 것과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한국, 미국 정보당국과는 특수장치를 통해 연락을 했습니다. 김정일이 죽었을 때는 손목시계로 북한주민들이 비를 맞으며 그를 애도하는 광경을 촬영해 KBS 등에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개성공단, 통진당 해체와 관련된 정보도 넘겼습니다.

내게는 많은 정보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점조직으로 운영했습니다. 내가 직접 상대했고 정보원들끼리는 서로 모르게 했습니다. 가장 예민한 정보 수집과 북한 고위층 상대는 내가 직접 했습니다. 내가 체포되고 나서 정보원 6명도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저를 밀고한 ‘배반자’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잘 해주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해서 잘해주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를 밀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돈 때문에 밀고했다는 건가요?

김 목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2016년 간첩행위 혐의로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 받고 31개월 동안 노동교화소에 감금됐다. 위치가 어딘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거리로 짐작하건데 평성 근처라고 했다. 그는 미국인으로서는 가장 오랫동안 억류됐다. 북한당국이 그에게 붙인 죄목은 17가지. 그 중에서 가장 큰 죄목은 ‘최고 존엄 모독죄’였다고 한다. 김 목사가 김정은 정권에 대해 ‘얼마 가지 못 한다’고 말한 것을 도청한 것이다.

기자: 체포된 후에는 고문도 받으셨죠?

김동철: 손을 뒤로 묶고 욕조 안에 머리를 집어넣는 물고문을 받았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고문을 하도 많이 해봐서 언제 빼내야 죽지 않는지 압니다.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머리를 끄집어 올리는데 이때 숨을 쉬면 물이 코와 입으로 딸려 들어갑니다. 이런 방식으로 한번에 4~5 차례나 고문을 가합니다. 나는 총 4번 물고문을 당했습니다. 당시 나는 생사를 포기했습니다. 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속에서 내게 고문을 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나는 너희들이 이렇게 고문을 가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너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기자: ‘너희를 위해서’라면 ‘북한을 위해서’라는 뜻입니까?

김동철: 나는 그동안 언론에 솔직히 다 이야기 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위해 첩보활동을 했지만 북한체제를 위해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군 관계자들과의 거래에서 군자금을 만들어주기도 했고 노동당을 위해서도 약간의 외부 세계에 대한 동향파악 등도 해줬습니다. 그래서 북한에 17년씩이나 거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 감옥에서의 억류생활은 어땠습니까?

김동철: 죽지 못해 살았습니다.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모릅니다. 배고픔이 무엇인지 알고 싶으면 내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배고픔은 인간을 망가뜨립니다. 양심을 부정하게 만듭니다. 내가 겪어봐서 압니다. 북한정권이 주민들의 식량을 통제하는 이유는 양심을 짓밟기 위해서입니다. 양심이 살아나지 못하도록, 체제에 순응하게 만들기 위해서 양식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결코 식량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북한정권은 인간성을 말살합니다. 나는 배고픔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실제로 경험해봤기 때문에 압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살아있는 한은 배고픔을 견디기 힘듭니다. 나는 겨울에도 밖에서 일을 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벌레나 나무열매, 땅 속의 곡식 알갱이 등 무엇이든 주워 먹으면 조금이라도 허기를 면할 수 있었으니까요.

나는 감옥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평성 근처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방이 9개 있었지만 수감자는 저 혼자였습니다. 나를 지키는 군인들은 8명이나 됐습니다. 그곳에서 지난 세월을 들춰보니 한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 위한 일꾼으로 부름을 받은 후에 도대체 내가 한 일이 무엇인가. 나는 주의 온전한 종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것이 회개였을까요. 괴로웠습니다. 나는 목사였지만 그때까지 회개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했고 사명을 위해 북한선교를 한다고 했는데 다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철저하게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동안에도 누군가가 나와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참한 그곳에서도 나를 떠나지 않고 위로해주는 존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느낌이 들자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내가 만약 살아 돌아갈 수 있다면...


2018년 5월 김 목사는 마침내 석방됐다. 폼페이오 장관의 3번의 방북과 미국정부의 끈질긴 노력에 덕분이었다. 김 목사는 “마지막 방북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나를 구해낼 때까지 평양에 머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기자: 석방되실 때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김동철: 아침 9시쯤 문화궁전으로 불러나갔는데 저녁 7시까지 석방 결정이 안 났습니다. 나는 너무 불안해서 기절을 했습니다. 의사들이 나를 커피숍에 눕혀놓고 응급처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곧 석방 결정이 내려왔습니다. 회의실로 들어가니 미국사람 3명이 앉아 있고, 북한의 조직지도부, 보위부 요원들이 보였습니다. 최고법원 판사가 내개 “장군님의 배려에 의해서 석방조치를 한다”며 “이 사람의 신병을 미국 측에 인도한다”고 말했습니다. 비행기가 미국에 도착한 후 트럼프 대통령과 15분 면담을 했습니다. 첫 인상이 ‘정치인’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정상적인 상식이 살아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북한에서 하도 단련을 받아서 사람 볼 줄을 압니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북한에 억류된 6명의 한국인 선교사들과 중국 국적의 조선족 장만석 선교사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출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문했다. 김 목사는 “대한민국은 자국민을 구출할 생각을 하지 않는 아주 나쁜 국가”라며 “어떻게 이런 국가를 믿고 밖에 나가서 국민이라고 자랑스러워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가가 할 일은 자국민의 신변보장입니다. 국가가 나서서 자국민을 구출해 내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거나 아예 포기했다고 하는 것은 국가가 아닙니다. 나는 대한민국에 태어났지만 국적을 바꿔서 미국인이 됐습니다. 그래도 태어난 곳이 한국이라 위해서 협력해줬는데 지금은 아무도 나를 찾지 않습니다. 버림받은 것이죠. 씁쓸합니다. 그분들이 북한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가족들은 얼마나 애가 타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한국은 마땅히 지탄을 받아야 합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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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수 2019-12-06 17:13:43
더보기이런 나라의 국민이되었다는것이 너무도 억울하고 분통이터진다 어느 방송 매체에서도 다루지 않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해 주는 펜앤이있어 다행입니다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국민들을 일께워줘야합니다 ㅍㅇㅌ답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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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언 2019-12-07 08:51:09
더보기지금도 북한에서는 못먹고 헐벗고 인신매매를 당하고 성착취와 고문과 사상강요를 당하고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없이 수없는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반면 북한의 최상위 군사독재정권은 여전히 호위호식 하고 있다. 진정한 불평등, 사회부조리의 그 자체이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인간성을 갖은 한 사람으로서 북한 주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생각해야 함이 마땅하다.답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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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환 2019-12-07 08:45:47
더보기國民 알기를 개~돼지로 取扱하는 士.農.工.商 System이 存在하기에 過去學文한 者들이 支配하는 개~같은 나라...글로벌 競爭하려면 未來學文을 重히 여겨 發展시켜야 하는데 知力없는者들이 支配하구 있으니..답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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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엽 2019-12-07 12:31:41
더보기김동철목사님 인간승리 하셨네요~
파란만장한 삶을 이겨내었으니
회개의 삶으로 편히 사시기 바랍니다~~
북한동포를 위한 목사님이 되어주세요~~
살아돌아오심에 경의를 표합니다~~^*^~~답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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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극수 2019-12-07 13:12:44
더보기문재앙이 보수 지도자들을 다 순청 한 것과 비슷 하네 이게 빨갱이들 방법 인가 보다답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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