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클로즈업 북한] 北 태양광 에너지 독려…전력난 대안 되나?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北 태양광 에너지 독려…전력난 대안 되나?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北 태양광 에너지 독려…전력난 대안 되나?
입력 2016.12.03 (08:08) | 수정 2016.12.03 (08:52)남북의창| VIEW 3,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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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지난 2013년 이른바‘재생 에네르기법’을 제정한 이후 끊임없이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생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교적 손쉽게 설치가 가능한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선전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런 북한의 태양에너지 선전은 계속되고 있는 북한 전력난을 보여줍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태양광 에너지에 집착하는 북한, 그 속내를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내리쬐는 햇살에 반짝이는 평양 대동강.

그 위를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유유히 떠다닌다.

특히 눈길이 가는 건 배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

대동강 운항을 시작했다며 북한 TV가 지난 달 대대적으로 보도한 태양광 유람선이다.

<녹취> 김호(륙해운성 국장/지난 달 4일/조선중앙TV) : “태양빛 에네르기(에너지)를 동력으로 해서 운행하는 배입니다. 진동과 소음이 매우 작으며, 평균 속도는 4내지 5노트 정도입니다.”

이 유람선이 김일성광장부터 주체사상탑까지, 수도 평양 시민들의 출퇴근에 활용된다고 북한 매체들은 선전한다.

북한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의식한 듯 외신에까지 화면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녹취> 최미경(유람선 승무원) : “수도 시민들의 유람 봉사와 함께 국내외 손님들의 관광 및 주문 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붕이 온통 태양광판으로 덮힌 버스.

지난해 북한 TV가 태양광 동력의 효율성을 적극 선전하며 보도한 태양광 버스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11월) : “자연 에네르기(에너지)를 적극 이용할 데 대한 당의 사상과 뜻을 높이 받들고 서로의 창조적 지혜와 힘을 합쳐 이처럼 태양빛 에네르기(에너지)를 이용하는 버스를 만들어 내놨습니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자급자족한다는 주유소를 소개하면서는 전력량이 충분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녹취> 리철호(지도원/지난 3월 11일/조선중앙TV) : “이 태양빛 전지판에서만도 항시 40킬로와트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풍력발전기를 같이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 판매소는 전기가 남으면 남았지 모자라 본 적은 절대 없습니다.”

그밖에도 양계장, 대학, 공장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태양광 에너지 활용 사례를 빠짐없이 보도하고 있는 북한.

최근엔 공공부문 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보급 사례도 자주 소개되고 있다.

가정집 지붕과 아파트에 설치된 집열판.

TV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한결같이 태양광 에너지의 편리함을 강조한다.

<녹취> 김봉옥(지난 5월 19일/조선중앙TV) : “우리 것은 120와트짜리인데 충전 효율이 얼마나 높은지 이 한 대를 가지고도 조명은 물론이고 이렇게 녹화기, 텔레비전, 냉동기, 세탁기까지도 필요한 시간만큼 충분히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의 태양광 에너지 선전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부쩍 더 강조되고 있다.

2013년, 집권 1년 여 만에 이른바 ‘재생에네르기법’을 제정한 김정은.

<녹취> 김정은 자연에네르기연구소 시찰(2014년 10월) : “(김정은은) 자연 에네르기(에너지)를 개발‧이용하기 위한 과학 연구 사업에 큰 힘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듬해 신년사에선 태양광을 비롯한 자연 에너지의 개발을 직접 언급했고, 지난 5월, 36년 만에 열린 당대회에서도 그 활용을 확대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녹취> 김정은(지난 5월/제 7차 노동당 대회) : “풍력과 조수력, 생물질과 태양 에네르기(에너지)에 의한 전력 생산을 늘리며 자연 에네르기(에너지)의 이용 범위를 계속 확대하여야 합니다.”

태양광 에너지가 마치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을 해결해주는 듯 선전하는 모습,

북한 당국이 이렇게 태양광 에너지 선전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북한의 기존의 전력 생산 구조에서는 전력 문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자연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시대에는 전력 사정이 좋아질 수 있다는 이러한 대내외적인 선전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태양광 에너지는 북한 주민들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지난 2014년 <남북의 창> 취재진이 찾은 중국 연길의 전자 부품 상가.

입구부터 진열되어있는 다양한 크기의 태양광 전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 직원은 제품의 대부분을 북한 무역상들이 사간다고 말했다.

<녹취> "(북조선 사람들이 많이 사가나요?) 네, 사갑니다. 북조선에서 주로 씁니다."

<녹취> 중국 전자부품 매장 직원 : “주로 북조선이지. 이 중국에선 쓸일이 별로 없잖습니까. 전기가 다 있으니까, 북조선은 전기가 없으니까 사갑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를 마주보는 단둥의 사정도 마찬가지.

전자상가에서 판매하는 태양광 전지판들은 대부분 북한 내 기업소나 가정집에 보급된다고 했다.

<녹취> 태양열 발전기 판매상 : “구매자가 성의껏 선물 하려면 좋은 거 사는 거고 북한에서 지정해서 보내 달라고 하면 그걸 사는 거고...”

태양광용 12V(볼트) 배터리와 가전제품도 등장했다.

냉장고,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 충전을 위한 설비 개조와 변압기 거래도 은밀히 이뤄지고 있을 정도.

평양과 인근 평성, 개성 등의 아파트와 주택에서는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빛으로 해서 대낮에 배터리 같은 걸 다 충전해서 저녁에 볼 수 있고 그러다 보니 그걸 사람들이 많이 선호했죠. 생활 여유가 조금이라도 되는 사람들은 그 빛전지판을 다 놓죠. 제가 평성 쪽에 살았잖아요. 나가 보면 정말 10집에 한 2집 정도 그 정도로 세대수에 많아요 태양열 빛전지판이... ”

이토록 태양광 에너지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밤하늘 위성에서 바라본 한반도.

절반이 툭 잘린 듯, 북한 쪽은 평양만 반짝일 뿐 온통 암흑천지다.

평양에서도 만수대언덕이나 주체사상탑 등 체제 선전과 우상화를 위한 시설들만이 유독 밝은 빛을 내고 있다.

멈춰선 열차를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북한 주민들.

전기가 부족한 북한에선 이러한 연착도 흔한 일이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평성에서 해주 양강도까지 들어가는 거 천리 정도 보거든요? 근데 그거 들어가는 거 한 열흘 걸려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는 하루에 왔다 갈 수 있는 거리를 열흘 동안 간다고 보면 되죠.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전기를 전혀 못 본다고 보면 돼요.”

2014년 기준 북한의 전력량은 216억 kWh.(킬로와트시)

남한의 24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노후화된 송·배전 시스템까지 감안하면 실제 사용 가능한 전력량은 이보다 훨씬 적다.

<인터뷰>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송배전 손실률을 전문가들은 20%에서 30% 수준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해서 소비지까지 보내는 과정에서 20%에서 30%의 전기가 사라진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가뜩이나 발전량도 적은데 소비지까지 가는 동안에 손실되는 양도 많아서 전력난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

<녹취> "모두 다 비상한 애국의 열의안고 전력문제해결을 위한 투쟁에 떨쳐나서자!"

수력과 화력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북한은 전력난 해결을 위해 수많은 발전소를 건설해 왔다.

<녹취> 조선중앙TV ‘발전기들의 동음 세차게 울린다’(지난 달 25일) : “일찍이 나라의 전기 문제를 풀자면 대규모의 수력발전소들과 함께 중소형 발전소들을 대대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하신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심장으로 받들고... ”

그러나 그 이용률은 수력과 화력 모두 30% 수준.

남한이 70~80%의 발전 설비 이용률을 유지 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인터뷰>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수력, 화력 양쪽에 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요. 노후 발전소가 많고 부품 등의 공급이 안 돼서 보수 정비가 잘 안 되고... 그리고 특히 화력발전소는 연료 공급에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또 북한 수력발전소들은 전국에 중소규모의 조그만 수력발전소들이 많이 산재해 있는데, 그런 발전소들도 날씨나 또는 갈수기에 작은 수자원 변동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녹취> "전국적으로 자연에네르기를 광범히 리용하자!"

<녹취> "풍력과 조수력, 생물질과 태양빛 등 자연에네르기에 의한 전력 생산을 더욱 늘이자!"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하나의 돌파구로 삼고 있는 북한 당국.

그러나 실제 북한 전체 전력에서 태양광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0.1% 미만으로, 아직 수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또 태양광 에너지의 특성상 만성적인 전력난 해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뷰>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태양광 에너지 자체가 에너지 밀도가 낮고 생산 원가가 굉장히 비싸다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이것이 상업적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태양광 에너지를 가지고 대규모 발전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일단 현실성이 없고요. ”

주민들 역시 궁여지책으로 비싼 가정용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원하는 질과 양의 전기를 얻으려면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실제 전자 상가에서도 쓸 만한 집열판은 부자들의 몫이라고 말한다.

<녹취> 중국 단둥 태양광 전지판 판매점 직원 : "돈 있는 사람들은 좀 좋은 거 쓰는 거는 300와트짜리, 190와트짜리 큰 범위에서 쓰고. 좀 그냥 일반적인 거는 좀 작은 와트 써요. (100와트면 뭐뭐 쓸 수 있어요?) 여기 32인치 액정 텔레비전, 가정 기본 조명..."

그럼에도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태양광을 중심으로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전력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고, 그게 지금 앞으로 활성화된다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오히려 당국에 대해서는 불신하는 이런 경향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

북한 당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재생에너지 산업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태양광을 포기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북한이 기존에 스마트폰이나 장마당을 중심으로 엄청난 돈을 버는 이러한 계층이 생겨났듯이 태양광 사업을 이용해 가지고 돈벌이 사업으로 활용하는 이러한 돈주들이 생겨나고... 북한 당국은 오히려 이걸 활용해 가지고 자금을 흡수하는 측면에서 태양광 사업을 암묵적으로 장려하는 측면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

북한 전체 발전량에 비하면 태양광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

하지만 휴대전화와 컴퓨터, DVD 등 북한 사회 변화를 촉진할 장비들의 충전과 전원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도 전력 자급 수단으로서 북한 주민의 태양광 사용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북한영상] 북한에 할렐루야?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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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北 무상 의료 실상은?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北 무상 의료 실상은?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北 무상 의료 실상은?
입력 2016.11.05 (08:07) | 수정 2016.11.05 (08:38)남북의창| VIEW 3,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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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돈 한 푼 안들이고 마음껏 치료 받을 수 있다”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당국이 부쩍 많이 선전하는 말인데요.

현실은 어떨까요?

몸이 아프면 약을 구하러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 향하고 심지어 아편에 의존하기까지 합니다.

평양 특권층과 일반 주민들 사이의 심각한 의료 양극화 현실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조명했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정권 들어 개발 사업이 활발한 평양 문수지구.

큰 병원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최근 새 병원이 들어섰다.

사람의 눈 모양을 닮은 건물 외관이 인상적인 이 곳, 류경안과종합병원이다.

<녹취> 최태복(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 "볼수록 멋있고 희한한 류경안과종합병원이 솟아오른 것은 일대 경사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무상의료로 대변되는 ‘사회주의 보건 제도’를 한껏 선전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달 31일) : "세계적 수준의 현대적인 류경안과종합병원이 훌륭히 일떠서 개원됨으로써 우리 인민은 사회주의 보건제도의 혜택을 보다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정은은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5월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최근 공개 활동이 뜸한 가운데서도 개원식에 앞서 병원을 방문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달 18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인민들을 위해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해놓았다고, 인민들을 위한 자신의 소원이 또 하나 풀렸다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북한 문수지구에는 이번에 문을 연 류경안과 외에도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와 옥류아동병원, 류경치과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들이 들어서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것을 모두 김정은의 치적이라고 치켜세운다.

<녹취> 北기록영화(2014년 5월)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지어주신 궁전 같은 병원에서 돈 한 푼 내지 않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정말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삼가 드리고 또 드리는 우리 인민입니다."

1952년 ‘무상치료제’를 도입한 북한은 1960년부터 무상치료제를 전면 실시했다.

봉급의 1% 정도를 사회보험료 명목으로 원천징수하고 있지만, 의사의 진찰과 처방, 수술비와 약값 등은 모두 국가가 부담한다고 선전한다.

<녹취> 北기록영화 ‘인민사랑의 뜻 받들어가는 보건일군들(2014년 10월) : "돈 한 푼 안 들이고 마음껏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은 우리 인민의 세계적 숙망을 풀어주시려는 어버이수령님께서만이 구상하시고 실현하실 수 있는 대 용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선전하는 무상 의료 체계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며 이미 붕괴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무상치료라는 것은 국가의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그 다음에 모든 병원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이제 효과가 나오는 거죠. 일정 정도, 그런데 이게 다 무너지고 고리가 끊어지고 한 상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지난 2014년 kbs가 입수한 함경북도 회령시 한 인민병원의 모습이다.

북한이 선전하는 평양의 병원들과는 다르게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검게 녹슨 의료 기구와 반복해서 사용한 1회용 주사기.

무엇보다 큰 문제는 치료에 쓸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녹취> "치료약들이 국가에서 받은 게 아니고 다 선생님들이 자체로 이렇게 마련해서 한 겁니까? (그런 거까지 다 대줄라고? 그런 건 환자들이 가져오죠.) 근데 이거 뭐 약들이 다 텅텅 비었구나..."

북한의 무상 치료제가 그저 구호에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뷰> 최정훈(前 북한 의사/2011년 탈북) : "수술을 하러 병원에 가게 되면 소독용 알콜, 거즈, 반창고, 붕대 이런 건 의무적으로 준비해야 되는 걸로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건 다 시장에 가서 환자 스스로가 사야 되는... 항생제같은 것도 환자나 가족이 부담해야되는 그런 환경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달 3일 특집 ‘살구는 내과의사’) : "살구는 여러 가지 질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서 그 효능이 특이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살구를 일명 내과의사라고까지 일러오고 있습니다."

의약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북한은 오래 전부터 양방에 한방을 접목한 이른바 ‘고려의학’을 강조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월 17일 ‘고려약 탐구에 한생을 바치며’) : "강영례 여성은 지금 이렇게 어느 농촌 집 마당에서 고향 여인의 부탁대로 치료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녹취> 강영례(특발성 괴저(괴사) 치료약 개발) : "우리 어머니가 고려약 치료에서 아주 능했습니다 한생을. 8남매를 길렀는데 아이들이 아프면 무슨 딸기물로 설사를 이렇게 그치고, 또 무슨 출혈을 하면 조가비를 또 해서 하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민간요법을 체계화한 것인데, 북한은 고려의학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자평한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월 17일 ‘고려약 탐구에 한생을 바치며’) : "특발성 괴저(괴사)라는 무서운 병에 대해서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있는 약초들로 만든 고려약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고려의학이 불러온 민간요법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사회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터뷰> 최정훈(前 북한 의사/2011년 탈북) : "석유나 휘발유나 이런 걸 먹게 되면 기생충들이 다 구충이 된다, 뭐 이런 것들... 잘못된 의학 상식이 전해져가지고 자기가 알아서 뜸을 뜨다가 그게 이제 뜸을 뜬 자리가 화농이 되면서 그게 심해지다가 그냥 방치하다가 패혈증까지 걸려가지고 목숨까지 잃게 되는 그런 상황들도 빈번하죠."

잘못된 민간요법보다 더 심각한 건 바로 마약이다.

아편을 추출할 수 있는 양귀비를 ‘백도라지’라 부르며 국가 차원에서 재배를 장려하고 있는 북한.

은밀한 외화벌이를 위한 수단이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아편은 흔히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기도 한다.

<인터뷰> 최정훈(前 북한 의사/2011년 탈북) : "아편 자체에 한 40여 가지의 이런 약 성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다 자기 약물을 추출해가지고 약으로 사용되는 게 많은데 그게 민간 차원에서 일단 마약으로 사용되지 않습니까. 실제 아편을 사용하면 좀 주민들의 고달픈 삶이라든가 그리고 힘들었던, 육체적으로 힘든 이런 것들이 일시적으로 가려지는 그런 효과도 있습니다."

무상 의료는 이미 유명무실해진 현실.

약을 구하러 병원이 아닌 장마당을 찾고, 그마저도 없어 아편으로 견디는 주민들과 달리 고위 간부들과 김정은 일가는 높은 수준의 의료 혜택을 누리고 있다.

북한 최고의 병원인 봉화 진료소.

김정은과 그 친인척, 그리고 중앙당의 부장급 이상 고위 간부만 이용할 수 있는 특급 병원이다.

국가정보원은 이 봉화진료소가 첨단 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녹취> 이철우(국회 정보위원장/지난 7월 1일) : "봉화병원을 재건축하고 있는데, 기존 장비를 독일산 MRI, 미국산 방사선 치료장치 등 서방의 첨단 장비로 모두 교체하고 있는데..."

김 씨 일가와 체격이나 건강상태가 비슷한 사람을 선발해 임상 실험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김일성이 피우는, 또 김정일이 피우는 담배를 그대로 피우게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갑을 피운다 하면 환자들, 입원 환자들 한 갑씩 피우게 해요. 그렇게 하고, 똑같은 담배를 하고 치료, 약을 또 쓰는 거죠. 해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검증을 다 합니다. 김 부자, 태양의 만수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정당화 되는 거예요."

맞춤형 의료를 제공받는 특권층과는 달리 열악한 보건 의료 환경에 놓인 북한 주민들...

이는 남북한의 평균 수명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현재 남한의 평균수명은 여자 84.6세, 남자 78세인 반면, 북한의 평균수명은 여자 73.3세 남자 66.3세에 그쳐 각각 11세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대홍수 등 자연재해에 따른 식량난과 경제난, 여기에 보건의료체계의 붕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인 의료 장비와 필수 의약품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한 투자는 미룬 채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대북제재를 자초해 국제 사회의 지원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지금 특히나 콜레라, 큰 물 피해 때문에 설사 이런 질병들이 발생을 많이 하고 있는데 핵 만드는 비용, 그리고 미사일에 쏟아 붓는 그런 돈이면 그런 건 얼마든지 많이 할 수 있죠. 북한으로서는. 핵, 미사일 개발 때문에 약품과 관련된 그런 인도적 지원도 지금 못 받는 상황이죠. 해서 북한 당국에게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민할 점은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가 결코 우리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터뷰> 신희영(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 "북한은 바로 인접 국가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말라리아라든지 결핵이라든지 이러한 질병들이 언제든지 우리한테 내려올 수가 있고요. 양쪽의 의료 수준을 언젠가 통일이 되었을 때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그러한 투자를 미리미리 해 놓는 게 나중에 큰 돈 들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인도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건 무상치료제로 대변되는 북한의 의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터뷰> 신희영(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 "무상의료라는 것을 고집하면서 그러한 걸 지원해 줄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이 하나도 없으니까 당연히 의료는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제약 공장 같은 것을 시설 같은 걸 남쪽에서 다 해준 경우에도 그 약이 나와 봐야 그 약을 만든 사람은 아무런 보상을 못 받으니까 아무도 약을 만들지 않죠."

북한 보건의료시스템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무상 의료, 그런데 최근 들어 북한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평양을 중심으로 약국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녹취> 김창호(지난 해 3월 조선중앙TV/약국 손님) : "먹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힘이 솟고 그래서 나는 여기 단골손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환자와 의사 사이에 치료에 대한 대가로 물품을 주고받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인터뷰> 신희영(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 "의사들한테 환자들이 담배를 갖다 주면 우선 그걸 받고 치료를 해주고 의사가 그 담배를 다 모으면 바로 병원 앞에 담배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담배상한테 팔면 의사는 그걸 화폐로 바꿀 수가 있고. 해서 그러한 식의 자본주의 경제가 의료에도 조금씩 도입이 되면서... 의료면이 조금씩은 살아나고 있는 것같이 보입니다."

무상 의료를 통해 북한은 사회주의 보건 체제의 우월성과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선전한다.

하지만 약을 구하러 병원이 아닌 장마당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은 북한이 내세우는 무상의료가 이미 수명이 다했음을 말해준다.

특권층과 일반 주민, 평양과 지방 사이의 심각한 의료 양극화는 대다수 북한 주민의 기본권과 나아가 통일 한국의 미래마저 위협하는 시급한 해결 과제가 되고 있다.

    [클로즈업 북한] 어버이날 없는 북한, ‘어머니날’ 만든 이유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어버이날 없는 북한, ‘어머니날’ 만든 이유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어버이날 없는 북한, ‘어머니날’ 만든 이유는?
    입력 2016.11.19 (08:08) | 수정 2016.11.19 (08:48)남북의창| VIEW 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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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수령이자 어버이로 섬겨선지,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어버이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김정은이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머니날’을 새로 제정했습니다.

    사흘 전이죠, 지난 16일이 바로 다섯 번째 어머니날이었는데요.

    어머니날을 만든 속내는 뭔지, 또 사회의 꽃, 가정의 꽃이라 불리는 북한 여성의 실상은 어떤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손님들로 가득한 이 곳.

    지난 16일, 북한의 ‘어머니날’을 맞아 축하카드를 파는 상점의 모습이다.

    <녹취> 백명신(평양 기념품상점 직원) : "우리 상점은 11월만 되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흥성입니다."

    어머니날을 기념해 제작된 화려한 축하카드들... 손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다짐도 이어진다.

    <녹취> 최혁철(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 : "저는 이 축하장(축하카드)이 마음에 듭니다. 어머니에게 이 아들의 마음과 인민군 군인들의 마음을 담아서 축하 인사를 보내려고 합니다."

    화장품 상점 역시 어머니날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6일) : "우리 어머니가 더 젊어보이게 하자면 향기도 있고 피부도 보호해주는 기능성 화장품이 좋겠는데 그걸 좀 주십시오."

    북한 매체들은 이번 주 어머니날을 맞은 모습들을 집중적으로 전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6일) : "뜨거운 사랑과 정으로 충만된 가지가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어머니날..."

    해마다 이 무렵이면 어머니날 분위기를 띄우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전파를 탄다.

    <녹취> 조선중앙TV(2014년 11월) : "뜻깊은 어머니날을 맞으며 많은 시청자들이 노래를 요청해왔습니다."

    <녹취> 북한 노래 ‘그대는 어머니’ : "어머니의 끝없는 힘 떨쳐가는 당이여."

    선물과 꽃을 전달하거나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건 우리의 어버이날 모습과 꼭 닮아있지만 어머니를 존경하는 이유는 사뭇 다르다.

    <녹취> 김류화 : "우리 어머니는 청춘 시절에 사회주의 대건설장에 진출해서 많은 노력적 위훈을 세웠습니다."

    <녹취> 박명철 : "우리 어머니가 누가 알아주건 말건 지원 사업에 모든 것을 다 바쳐간 그 모습에서 훌륭한 가풍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더 굳게 다지게 됩니다."

    낳아주고 길러준 고마움 보다는 당이 진행한 사업을 충실히 수행한 어머니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것이다.

    별도의 어버이날이 없던 북한은 지난 2012년 ‘어머니날’을 새로 제정하고 공휴일로 지정했다.

    <녹취> 조선중앙TV(평양 화초연구소/2012년 9월)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국가적으로 어머니의 날이 제정된 것만큼 이날에 꽃을 사다가 어머니들이나 아내들에게 주면 좋아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날인 11월 16일은 지난 1961년 김일성이 ‘자녀교양에서 어머니의 임무’라는 연설을 했던 날이다.

    <녹취> 조선중앙TV(특집 ‘우리의 어머니날’/2013년 11월) : "어린이의 첫째가는 교양자는 어머니이며 아들딸들에 대한 교양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머니 자신이 훌륭한 혁명가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주신 어버이수령님..."

    할아버지 시대의 향수를 들춰가며 김정은이 어머니날을 새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이인정(통일교육원 교수) : "김일성 이미지 메이킹하는 차원에서 이제 김정은은 김일성과 관련돼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또 벌이고 있고, 특별히 실적이나 업적이 좀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김일성 방식에 애민 이미지, 그래서 여성과 그다음에 자녀, 어린이들을 사랑한다, 이런 이미지 가운데서 어머니의 날을 제정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국제부녀절’로 기념하고 있는 북한.

    이 날이 남녀평등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머니날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이른바 ‘사회주의적 여성’의 역할을 한층 강조한다.

    <녹취> 조선중앙TV(‘녀인들의 하루’/지난 3일) : "가족들은 아직 잠자리에 들어있지만 이 여인은 벌써 밥상을 차려놓고 어디론가 바삐 뛰어갑니다."

    <녹취> 김행석(김책공업종합대학 연구사) : "저기 가는 저 여성이 우리 집사람입니다. 70일 전투가 시작된 첫날부터 저렇게 드바삐 다닙니다. 누가 시켜서 하면 저렇게 하겠습니까."

    새벽부터 아침밥을 차리고는 출근길 선전전에 나서는 여인들.

    이들은 조선노동당의 외곽단체인 조선민주여성동맹, 즉 여맹에 속한 주부들이다.

    <녹취> 조선중앙TV(‘녀인들의 하루’/지난 3일) : "먼 훗날 어머니는 충정의 70일 전투, 200일 전투의 나날들에 무엇을 했는가하고 묻는 자식들 앞에 떳떳이 이 어머니도 당당한 만리마 기수였다고 말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31세부터 55세까지 전업주부들은 의무적으로 여맹에 가입한다.

    이들의 임무는 ‘당의 정책을 가정에서부터 관철하는’ 것.

    이를 위해 매주 정기적으로 사상 교양을 받는다.

    또, 남편을 도와 다양한 작업 현장에 투입되는데, 주로 선전대 활동을 하거나 구호품 등의 물자를 지원한다.

    <녹취> 김성희(여맹 초급 위원장) : "어떤 여맹원 동무들은 하루라도 막장에 들어오지 않으면 정말 섭섭하다고 하는 여맹원 동무들도 많습니다."

    <녹취> 광부 : "이렇게 여맹원들이 매일 들어오니 우리 탄부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오늘 계획도 문제 없습니다."

    여맹은 분단 직후인 1945년 11월 18일 창립됐다.

    여성해방이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근본적 목적은 여성들을 사상적으로 무장시키고 노동력을 동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터뷰> 현인애(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전 北 청진의대 교원) : "사회주의 건설에서 혁명의 수레바퀴를 끌고 밀고 나가는... 수레바퀴는 두 쪽 수레바퀴가 다 같이 있어야 제대로 굴러가니까 한쪽 수레바퀴는 남성이고 한쪽 수레바퀴는 여성이다. 사회주의 건설장에서, 우리로 말하면 직장에 가서 일을 잘해서 이바지하는 여성이 돼야 하고, 또 집에서는 내조도 잘해야 되고, 또 아이들도 잘 키워야 되고..."

    여맹의 세력이 커진 건 김정일의 계모 김성애가 여맹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하지만 1974년 김성애의 친아들 김평일을 제치고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여맹의 세력은 급격히 위축된다.

    그랬던 여맹의 지위가 다시 부각된 건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부터다.

    국가가 주도하는 배급체계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장마당.

    직장에 나간 남편을 대신해 장마당에 나온 건 가정주부, 즉, 여맹원들이었다.

    장사를 하기 위해 기혼이라 속이고 여맹에 가입하는 일까지 생겨났다.

    <인터뷰> 이소연(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2008년 탈북) : "북한에서는 사실은 결혼을 해야만 장마당에 나오게 됩니다. 결혼한 사람만 여맹조직의 한 성원으로서 시장에 나와서 장사를 하게 되어있는데. 한국으로 말하면 혼인관계증명서 같은 거죠. 그걸 가져오라고 그러죠. 그러면 보안서에 가서 담배 한 갑을 주면 거짓말 서류 한 장을 떼어줍니다. 그러면 그거 갖다가 시장 관리소에다 바치고 그러면서 장사를 했죠."

    장마당이 북한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면서 여성들의 지위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김정은이 어머니날을 제정하고 화장품 생산을 독려하는 등 여성을 우대하는 듯한 정책을 펴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맞닿아있다는 분석이다.

    여성을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배경은 출산 장려 정책이다.

    북한 TV에 방송된 한 다자녀 가족의 모습.

    <녹취> 北 기록영화 ‘조국을 받들어가는 애국자부부들’(지난해 11월) : "오늘은 강철우·박금옥 부부가 10번째로 낳은 딸이 첫 걸음마를 떼는 날입니다."

    북한은 출산을 여성의 의무라 강조하며 다산을 적극 장려한다.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을 ‘모성 영웅’이라 칭하며 메달까지 줄 정도다.

    <녹취> "우리 장군님 곁에 더 많은 총대 병사들을 세우는 것이 우리가 잘 사는 길이리... 견디기 힘든 고난 속에서도 내일을 생각하며 우리는 자식들을 계속 낳아 키웠습니다."

    이는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생산을 책임질 북한의 인구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뷰> 통일교육원 교수(이인정) : "고난의 행군기인 1990년대 출생자가 그 영유아 사망률이 높았었기 때문에 현재 워낙 북한의 군복무 인력에 해당하는 20대 초, 그리고 노동 생산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그 인구들이 굉장히 부족하고... 출산을 장려해서 조국 보위를 할 많은 자녀들을 낳아서 건강하게 잘 키워서 국가건설에 이바지해야 된다. 이것이 어머니의 의무다..."

    특히 다둥이는 김정은까지 나서 선전할 만큼 ‘나라의 경사’로 치부된다.

    <녹취> 北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1’(2014년 6월) : "세쌍둥이들이 잘 자라는가 알아보시려 몸소 현지에까지 찾아오시어 극진히도 보살펴 주시는 우리 원수님..."

    <인터뷰> 현인애(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세쌍둥이는 온 나라 다 털어야 뭐 몇 명이 되겠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을 그 집중 조명하고 그 몇 명을 내세운 걸 통해서 그 당과 국가가 수령이 이렇게 여성들을 존중하고 아이들을 돌본다. 이런 걸 그 선전하기도 좋고요."

    <녹취> 조선중앙TV(국제부녀절 기념 공연/지난 3월 8일) : "생활의 꽃, 나라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 가정과 사회에 아름다운 향기를 안겨주는 우리 여성들! 정다운 어머니, 아내, 그리고 누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녹취> 북한 노래 ‘여성은 꽃이라네’ :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여성을 사회주의의 꽃, 가정의 꽃이라 선전하고 있는 북한.

    하지만 북한 여성들의 인권 실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탈북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폭력이 만연해 있다고 말한다.

    <인터뷰> 이소연(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2008년 탈북) : "북한은 성폭행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당 간부라거나 심지어 회사에서 내 위의 작업반장, 심지어 어깨에 뭐 하나라도 걸친 사람이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하거나 강간을 했다라고 하면 북한 사회의 분위기가 뭐냐면 여자를 욕합니다. 이게 뭐냐면 인권이 없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런 식의 사회 분위기가 국가에 의해 조장되거나 묵인된다는 점이다.

    <인터뷰> 현인애(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성추행, 성 유린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거죠. 왜? 국가가 그런 의식을 고양하지 않고 거기에 대한 법적 책임을 크게 묻지 않으니까. 그래서 북한 여성들이 참 고생도 많이 하고... 여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중 삼중 인권유린을 당한다고 봐야 되겠죠."

    안으로는 가부장적인 권위, 밖으로는 노동력 동원에 시달리는 북한 여성들.

    하지만 장마당의 성장과 함께 여성의 경제적 역할이 커지면서 북한에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뷰> 이소연(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2008년 탈북) : "저는 이 장마당이라는 곳은 여성이 움직이고 있고 여성이 북한사회를 이제는 변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왔다. 그래서 우리가 북한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 장마당 또는 여성,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주고 주장해주는 것이 바로 북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하나의 그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세월 출산과 가사, 여맹 활동에 체제를 지탱하는 경제활동까지 떠맡아야 했던 북한 여성들.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 원동력으로 꼽히는 장마당 여성들의 성장이 북한 사회의 진정한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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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회고록’ 계기로 본 대북 인권 정책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이슈&한반도] ‘회고록’ 계기로 본 대북 인권 정책
    입력 2016.10.22 (07:50) | 수정 2016.10.22 (09:01)남북의창| VIEW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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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회고록 한 권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투표를 하기 직전에, 당시 정부가 북한에 의사를 물어본 뒤 입장을 정했다는 취지의 내용 때문입니다.

    대북 정책의 정치적 민감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데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이른바 회고록 논란을 계기로 우리의 대북인권정책을 짚어봤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무자비한 공개 처형, 국경을 넘기만 해도 총알이 날아드는 참혹한 실상.

    <녹취> "‘땅’하는 소리가 나는데 쓰러진 사람인데 벌벌 기어서 그 때까진 움직이더라고요."

    질병과 배고픔에 시달리고,

    <녹취> "영양실조지 근데, 혀가 다 갈라지고 여기 이런 껍질이 다 벗겨지면서 햇볕에 나가질 못해. 너무 쓰려서..."

    강제 북송에, 여성과 어린아이들의 피 말리는 고통, 북한 인권 유린의 참상들입니다.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과 국제사회의 조사로 김정은 정권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만천하에 공개됐습니다.

    <녹취> 마이클 커비(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지난 2014년) :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은 (인권 침해 사건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유엔은 이 같은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부터 해마다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해 왔습니다.

    올해도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와 책임자 처벌을 담은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해외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장) : "3만~5만 또는 12만까지 추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노동자들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지금보다도 한 단계 더 증가할 것이고 이 노동자들의 생활을 개선해야 된다는 압력이 그 노동자들이 소재한 국가들에 좀 더 책임 있게 가해질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의에서 양국은 북한 인권 협의체를 발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이처럼 국제 정치 무대에서 계속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지난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가 처음 채택한 뒤,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 사회는 물론 국내에서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정치권에서 과거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둘러싸고 공방이 뜨거운데요, 특히 논란이 된 지난 2007년 결의안 투표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습니다.

    북한 인권결의안을 처음으로 채택했던 2003년,

    당시 노무현 정부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이유로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녹취> 천영우(당시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지난 2003년) :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이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는 현 시점에서 투표에 불참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표결엔 참여했지만 모두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그러나 2006년 처음으로 찬성 투표를 했습니다.

    투표 한 달 전인 10월 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이 결정적 배경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다음 해인 2007년, 고문과 공개 처형, 심각한 영양실조 같은 북한 인권 실태의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이 다시 상정됩니다.

    <녹취> 페로나 마틴스(포르투갈 대표/지난 2007년) : "이것은 북한에 만연하고 있는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녹취> 박덕훈(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지난 2007년) : "이것은 날조된 거짓 정보로 가득 찼고 사악한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일 뿐입니다."

    결국 찬성 97, 반대 23, 기권 60이란 큰 표차로 결의안이 통과됐지만, 한국 정부는 기권을 선택했습니다.

    기권, 찬성, 기권으로 오락가락한 겁니다.

    불과 한 달 반 전 남북정상회담을 했고,

    <녹취> 노무현(당시 대통령/지난 2007년 10월) : "공동 번영, 화해 협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익하고 진지한 대화가 이뤄졌습니다."

    <녹취> 김정일(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지난 2007년 10월) : "수시로 만나자고 했으니까 자주 만납시다."

    북한 총리가 서울을 찾는 등 남북 관계 개선 국면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란 게 당시 정부 설명입니다.

    반면 대선 한 달 전, 임기 말 정부가 남북관계의 큰 흐름을 결정하고,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대해 입장을 번복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맞섰습니다.

    북한 인권 결의안에 찬성해달라 요구했던 미국과의 이견도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인류 보편적 잣대를 갖고 북한 인권 문제를 보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고 당시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그 문제도 중요하지만 남북 관계의 특수성, 특히 대화와 협력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에서 인권 문제가 돌출돼서 남북관계를 또 대화의 장들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이후 정권이 바뀐 2008년부터 한국은 공동 제안국으로서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에 줄곧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쓴 회고록이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에 대한 논란을 다시 촉발시켰습니다.

    송 전 장관이 현직 장관이 던 2007년 한국 정부가 결의안에 입장을 정할 때 북한에게 먼저 의견을 물은 뒤 기권 결정을 했다는 내용 때문입니다.

    자신이 결의안 찬성을 강하게 주장하자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북한의 의견을 확인하자고 했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렇게 하자고 결론을 냈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송 전 장관은 인권 결의안에 찬성하지 말라는 북한 측 입장이 담겼다는 쪽지 내용도 회고록에 함께 소개하며, 정부의 최종 입장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결의안 투표 직전인 11월 20일 결정됐다는 취지로 기록했습니다.

    <녹취> 송민순(전 외교통상부 장관) : "그 당시에 인권 부분(결의안) 이렇게 찬성하고 갔으면 노무현 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나 우리 통일정책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가는데 훨씬 좋았을 것이다. 다음 정부가 들어와도 뒤집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 삼십 몇 년 간 공직에 있었던 사람이 (회고록을) 소설같이 썼겠습니까?

    하지만 김만복 전 국정원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당시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은 정부가 이미 입장을 정한 뒤 북에 통보했을 뿐이라고 부인하고,

    <녹취>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명확하게 기억해요.‘(기권으로) 결론을 냅시다’하고 가신 거예요,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에) 물어본다는 게 말이 되겠어요?"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논란 자체를 색깔론으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녹취> 문재인(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 : "사실 관계는 지금 나올 만큼 다 나왔으니까요. 더 말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정부가 유엔 표결 2시간 전에 기권을 결정했다는 내용의 미국 외교전문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논란은 점차 정치권의 진실 공방으로 번지며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활발히 논의돼온 북한 인권 문제는 정작 국내에서는 정치적 논란 속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11년의 진통 끝에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하고 지난 달 발효된 북한인권법 역시 여전히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요,

    북한인권법의 내용과 진행 경과를 살펴봤습니다.

    <녹취> "북한 인권 법안 대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지난 3월, 북한인권법이 처음 발의된 지 11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북한 정권을 압박해 남북관계를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반대로 폐기를 거듭하다, 마침내 여야가 합의를 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지난달 4일, 북한 인권법이 발효되면서 법무부 산하 기구인 북한 인권 기록 보존소가 문을 열었습니다.

    북한 인권 기록 보존소는 옛 서독의 사례를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을 넘어 탈출하려는 자국민들에게 총까지 쐈던 동독, 서독 정부는 이 같은 인권 유린 실태를 기록, 보존하기 위해, 검찰 산하 중앙 기록 보존소를 세웠습니다.

    <녹취> 최태원(북한 인권 기록 보존소 소장) : "우리의 모델이 됐던 게 독일의 중앙기록보존소입니다. 독일 통일 이후에 그 기록을 가지고 기소를 하고 재판을 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도 그런 방안도 저희의 목적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법무부 북한 인권기록보존소는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로부터 북한 인권 실태를 이관 받아 북한의 반인권 범죄 책임자를 단죄할 근거 자료를 관리하게 됩니다.

    유엔과 공조해 반인권 범죄자를 국제 형사 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형중(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장) : "인권 유린이 기록이 되고 그 책임자가 누구라는 것을 적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동독 내에 알려짐으로 해서 동독 내에서 인권 유린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데 공헌을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마찬가지 의미에서 한국에서 정부가 체계적으로 북한 인권 기록을 하고 보존을 한다는 것이 북한 내부에 즉 지금 현재 북한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가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반면 북한인권법 시행 한 달 반이 지났지만 또 다른 핵심기관인 북한 인권 재단과 북한 인권 증진 자문위원회는 출범 조자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자리 다툼 속에 야당 몫 이사와 자문위원 추천이 지연돼 북한 인권 연구와 시민단체 지원 등 업무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그 방식을 둘러싸고는 이론은 있을 수 있지만 그러나 남북 관계에서 남남 갈등을 최소화시키면서 남북 관계의 개선, 북한이 좀 더 인류 보편적인 인권 국가로 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차원에서의 노력이 좀 더 국민적인 어떤 결집 속에서 필요하다..."

    군사적 도발과 인권 탄압의 책임자이자 대화와 협상의 대상인 북한,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일도양단으로 나누어 시행하기 어려운 현실.

    이 같은 모순되고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하는 북한 인권 정책은 그만큼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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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로 미래로] 무대에서 하나 된 남과 북…자강도 이야기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통일로 미래로] 무대에서 하나 된 남과 북…자강도 이야기
      입력 2016.10.22 (08:19) | 수정 2016.10.22 (09:03)남북의창| VIEW 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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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사선을 넘어온 탈북민들에 대해서 말로는 ‘미리 온 통일’이라고 반기기는 해도, 때론 막연한 편견을 갖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바로 그런 편견의 벽을 허물어 내기 위해 의미있는 무대가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네. 평소 북한의 실상을 다루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성우들과, 실제 탈북민들이 함께 참가한 연극입니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하던데요.

      그 현장으로 흥은지 리포터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곳 한 쪽에 마련된 북한이탈주민 상담실에서 서울의 한 시립 공공병원.

      4년 전 탈북한 강하나씨가 상담 업무에 한창입니다.

      낯선 체제에 적응해야 하는 탈북민들에겐 이런 도움이 필수적인데요.

      <인터뷰> 강하나(가명/탈북민) : "여기서는 다리가 ’쑤신다’, ‘아프다’, ‘통증이 온다’, 이렇게 말하는데 우리(탈북민)는 ‘쏜다’는 말을 하거든요. 다리... ‘선생님 다리가 쏩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선생님이 그 ‘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서..."

      하나 씨는 북한에서 군 간호사로 일하던 경험을 살려, 탈북민 입원 환자들까지 아침저녁으로 살뜰히 챙깁니다.

      <인터뷰> 강하나(가명/탈북민) : "재활 받을 때 잘 받아야지, 잘못하면 강직이 온단 말이야..."

      탈북민 환자들은 그런 하나 씨를 엄마처럼, 친누나처럼 따릅니다.

      <녹취> "머리 언제 감았어? (오늘 아침엔 못 감았지.)

      <인터뷰> 김은철(탈북민) : "강선생님이 항상 잘 해주니까, 여기 오면 의지가 됩니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상담실과 입원실을 오가던 하나 씨.

      퇴근 후, 어디론가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데요.

      <인터뷰> 강하나(가명/탈북민) : "연극 연습해야 되기 때문에 빨리 가야 돼요. 늦으면 안돼요."

      갑자기 연극이라니 무슨 일인지, 함께 가 볼까요?

      이곳에선 지금 아주 특별한 연극이 준비되고 있는데요.

      바로, 탈북민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무는 '통일 연극'입니다.

      한국 사회의 한 건설 현장인데요,

      연극 ‘자강도의 추억’,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은 탈북민과 함께 일하게 된 작업반장의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녹취> "그런데 탈북하면 집도 주고, 그쟈? 학교도 보내주고, 그쟈? 생활비도 내주고, 그쟈?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뭘 했다고 특별대우야!"

      이 연극은 자강도 출신 탈북민 세 명의 정착 스토리를 진솔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데요.

      <인터뷰> 이규석(작업반장 역/성우) : "(제가 연기하는) 인물의 성격은 한국 사람들 중에 많은 부분들이 해당된다고 봅니다. 편견이라든가 차별적 시선이라든가..."

      성우들과 대본을 쓰는 작가가 탈북민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다루는 KBS 한민족방송 드라마에 출연하는...

      <인터뷰> 이지환(연출 겸 현장소장 역/성우) :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서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 연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더라고요. ‘여기서 작은 통일이 된 것 같다’라는 느낌? 그래서 정말 연습하는 과정에서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되게 새로운 걸 많이 느꼈어요."

      오랜 시간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탈북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게 된 이들은 연극을 통해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데요.

      <인터뷰> 유환숙(드라마트루기/방송작가) : "동족이라는 것으로 뭉뚱그리면 절대 안돼요. 서로 전혀 다릅니다, 생활 방식은... 문화도 다르고요. 그러면 그런 상황에서 서로 다른 것을 서로 인정해주는 게 제일 먼저라고 저는 생각해요."

      이번 연극에서 하나 씨는 어떤 역할을 맡았을까요?

      까다로운 노인의 집에서 일하는 탈북민 가사도우미 역인데요.

      <녹취> "그까짓 거, 내가 물어주면 되지 않습니까?"

      연기가 처음인데도 정말 실감나죠?

      <인터뷰> 강하나(가명/가사도우미 역/탈북민) : "떨려요. 원래 대본 받을 때부터 좀 떨렸습니다. 근데 연습을 하면서 하나하나 성우님들이 저희들을 가르쳐주고 연출가님이 하나하나 다 이렇게 가르쳐주면서 ‘아, 이렇게 하면 되겠네.’ 이런 용기가 생겼고..."

      하나 씨 외에 따돌림을 당하는 탈북 여고생, 탈북민 건설 노동자 역할도 연기를 처음 하는 실제 탈북민이 맡았는데요.

      이들의 연기도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주인공의 사연이 곧 자신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국(가명/건설 노동자 역/탈북민) : "(건설 노동자 혁수는)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서 돈을 열심히 벌기 위해서 지금 나와서 일하고 있는 거예요. 실제 (내 얘기가) 담겨져 있는 거예요. 여기에 담겨져 있고, 내 생활의 절반이 거기에 차지하고 있거든요.."

      <녹취> "설화 맞지? (네, 맞습니다!)"

      <인터뷰> 지미혜(집주인 역/성우) : "대사 하나하나에 본인들의 막 그런 감정이나 이런 것들이 묻어나서 실은 저희보다, 저희 늘 연극을 했던 사람들보다 더 진솔한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생업을 마치고 달려와 저녁마다 연습에 몰두한 지 한 달 째... 고단할 법도 한데, 초보 연기자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인터뷰> 강하나(가명/가사도우미 역/탈북민) : "끝나고 집에 가면 보통 열한시, 열한시 넘어요. 그런데 힘든 줄 모르겠습니다. 기대치가 엄청 크거든요. 왜 남북한이 화합을 위한 이런 연극이기 때문에 그래서 힘든 줄 모르겠습니다."

      며칠 후,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입니다.

      ‘자강도의 추억’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

      3일 동안 이어진 공연은 모두 매진입니다.

      <녹취> "보조석까지 다 깔아야 되는 상황이라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예상보다 뜨거운 관심에 배우들은 힘도 나고, 책임감도 커집니다."

      <녹취> "자강도의 추억 파이팅!"

      <인터뷰> 강하나(가명/가사도우미 역/탈북민) : "이런 오해와 편견도 있을 수 있구나...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도와 주면 좋을까? 이런 데까지 나가면 너무 좋겠습니다."

      배우들의 바람처럼,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무대 위 인물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탈북민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사람, 남한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해 힘들었던 탈북민...

      너나없이 한마음이 되어 울고 웃는데요.

      남과 북 사람들이 어울려 만든 짧은 연극이 끝난 후 관객들의 소감은 어떨까요?

      <인터뷰> 김한중(관객) : "남북한 문제가 사실 쉬운 문제가 아닌데 그 문제를 되게 위트도 있고 또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소재로 잘 풀어낸 것 같아서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인터뷰> 우찬희(관객) : "탈북민을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탈북민들이 정착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이 바로 '차별과 배타적인 시선'인데요. 단순한 지원 대상이나 경계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이웃으로 함께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번 연극이 그런 계기를 마련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탈북민 3만 명 시대, ‘미리 온 통일’이라는 새 이웃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는데요.

      서로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거두기 위한 이런 의미 있는 시도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도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응원과 다짐일 겁니다.

      [클로즈업 북한] ‘유명무실’ 北 12년 무상 의무교육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유명무실’ 北 12년 무상 의무교육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유명무실’ 北 12년 무상 의무교육
      입력 2016.10.15 (08:09) | 수정 2016.10.15 (08:33)남북의창| VIEW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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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북한 엘리트 양성을 위해 설립한 김일성 종합대가 최근 개교 70주년을 맞았는데요...

      김일성대 출신들의 탈북도 부쩍 늘어서 서울에서 동문회를 할 정도라고 합니다.

      북한이 공들여 양성한 엘리트들마저 북한 정권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뭔지, 또 북한이 선전하는 ‘12년 무상 의무교육’의 실태는 어떤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 조선아!"

      북한 엘리트 교육의 산실인 김일성 종합대학이 얼마 전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녹취> 북한 노래 ‘조선아 너를 빛내리’ : "해 솟는 룡남산 마루에 서니~"

      교직원과 재학생, 그리고 졸업생들이 함께 한 기념행사...

      아흔 살을 바라보는 1기 졸업생을 포함해 김정일과 함께 대학을 다녔다는 동문들까지 모두 나섰다.

      <녹취> 김기범(김정일 동창생) : "나는 오늘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대학 전 기간 단벌 교복을 입으신 사연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합니다."

      <녹취> 리지향(김일성종합대학 졸업생) : "아버지 장군님(김정일)께서 창립 쉰 돌을 맞는 우리 대학에 오셨던 그날도 바로 12월이었습니다."

      김정일에 얽힌 찬양성 추억을 이야기하며 그가 다녀간 교정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순서.

      김정일의 마지막 방문을 떠올리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참가자 전원이 돌연 숙연해진다.

      <녹취> 고영해(김일성종합대학 교수) : "바로 이 날이 우리 장군님(김정일)께서 김일성 종합대학을 찾아주신 마지막 날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북한에서 신격화돼있는 김일성의 이름을 따오고 후계자 김정일이 다닌 학교.

      그 시작은 분단 직후인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족 간부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1946년 문을 연 김일성종합대학.

      1948년, 일부 학부를 분리해 김책공업종합대학과 평양의학대학 등 여러 대학들을 신설했고, 현재는 철학부와 법학부 등 총 15개 학부로 운영되고 있다.

      대남 정책을 이끈 김용순과 김양건, 그리고 김일성의 사위 장성택 등 북한의 파워엘리트 가운데 상당수가 이곳 출신이다.

      또, 김정일과 여동생 김경희 외에도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경진과 김평일, 김영일 등 이른바 로열패밀리 대부분이 이곳을 거쳐 갔다.

      수령에 대한 충성만을 내세우며 동문회나 동향 모임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북한.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 유일의 김일성대 동문회가 서울에 있다는 점이다.

      <인터뷰> 김광진(김일성대 동문회장(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서울에 우리 동문회가 있죠. 이제 세계적으로 아이러니하고 좀 웃음거리이기는 합니다만 북한의 현실이기 때문에... 서로 이제 가끔씩 얼굴 보고요. 맛있는 음식 찾아서 먹고, 다음에 서로 소식, 안부 이런 것들을 좀 나누고 그런 목적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김일성대 총장을 지낸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경제학과 출신인 조명철 전 의원 등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은 3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세가 보장된 북한 최고 대학 출신들마저 탈북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엘리트 계층 탈북을 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치적인 이유가 중요한 몫을 차지하지 않을까 이렇게 봅니다. 현 체제에 대한 실망, 그것이 안받침 되지 않으면 떠나기가 힘들죠. 그러니까 결정적인 순간에 아 이건 안 되는, 잘못된 체제다 그런 바탕을 두고 왔다고 봅니다."

      북한 최고의 대학이라지만 학문적 성취에 앞서 사실상 김일성 유일지도체제에 충직한 간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일성종합대학.

      이 같은 교육 목표는 북한의 교육 과정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다.

      1950년, 5년제 의무교육을 시작한 북한.

      이후 1975년부터 40년 가까이 유치원 1년, 소학교 4년, 중학교 6년, 도합 11년의 의무교육을 시행했다.

      그러다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년 9월, 12년제 의무교육 개편을 단행한다.

      4년이었던 소학교 교육 기간을 1년 연장해 5년으로 개편했고, 6년 과정이었던 중학교는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 나눴다.

      <녹취> 김정은(7차 당대회 사업 총화 보고/지난 5월) : "국가적으로 교육을 중시하고 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를 체계적으로 늘리며 전사회적으로 교육 부문을 적극 도와주어야합니다."

      달라진 교육 과정에 맞게 새 교과서를 배포하는 것으로 본격 시행된 12년제 의무교육.

      김정은이 대대적인 교육제도 개편을 단행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 해답은 북한이 새로 제작한 의무 교육 강령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김일성, 김정일,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에 이어 ‘김정은 혁명역사’가 정식 과목으로 신설된 게 눈에 띈다.

      고급중학교 3년에 걸쳐 수업 시간은 81시간 정도지만, 혁명 역사 4과목을 모두 합치면 총 400시간이 훌쩍 넘는다.

      북한 정규 교육 과정 가운데 무려 15% 비중을 차지하는 김 씨 일가의 혁명 역사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교육의 내용을 보면 김정은이 지도자로서 얼마나 뛰어난 어떤 성품과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예를 들어서 웃지 못 할 내용으로 세 살 때부터 총을 쐈고 몇 살 때는 아주 명사수가 되었다, 이런 내용부터 시작을 해서 최근에 미사일이라든지 핵 개발에 관한 업적들을 다루는 것까지 전부 포괄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타고난 천재다 3살부터 총쏘기를 했다, 3초 만에 총 10발을 명중시킨다...

      허무맹랑하기까지 한 이런 내용들을 북한 어린이들은 의무 교육의 첫 단계인 유치원 시절부터 배우게 된다.

      <녹취> 북한 동요(김정은 원수님 명사수이지요) : "야~ 김정은 원수님 명사수야 명사수셔 목표마다 땅땅, 명중했다 땅땅"

      37년 만에 단행된 학제 개편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본격적인 김정은 우상화인 것이다.

      한 소녀의 일상을 통해 북한 사회의 민낯을 폭로한 다큐 영화 '태양아래'에도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녹취> 다큐 영화 ‘태양아래’ : "우리에게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계십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계시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네 승리합니다."

      개편된 교육과정의 또 다른 특징은 토론식 수업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녹취> 정향순(소학교 교원) : "최근 연간에 12년제 의무교육이 실시되면서 새로운 교수 방법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5인조 수업 방법도 그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단 말입니다."

      토론식 수업을 강화해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겠다고 선전하고 있는 북한.

      하지만 토론 주제를 살펴보면 토론식 수업 역시 사상 교육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특정한 사고방식을 그대로 주입하는 그런 교육이고, 그것이 사회 재생산, 사회를 유지시키고 재생산시키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하는 그런 교육이기 때문에 그것 이외에 어떤 창의성을 발휘한다든지 좀 더 색다른 사고를 함으로서 그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는 그런 정치사상 교육이 굉장히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재 북한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북한 사회가 처한 경제난, 그 자체다.

      교과서와 학용품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누구나 차별 없이 12년 의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는 북한.

      하지만 북한의 무상 공교육 체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인터뷰> 강미진(데일리NK 기자(2010년 탈북) : "체제로만 보면 무상교육이지만 북한 내부 학생들 자체도 이제 12년제 의무 교육이 나왔을 때 불만이 그거였어요. 1년이라는 학년을 더 늘렸기 때문에 과제(부과금)를 더 받아내는 것 아니냐. 교구 비품이라든가 학교에다 내는 동원 비용, 그리고 교실 꾸리기 이런 것들도 다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면에서 보면 돈을 내고 공부하는 그런 자본주의 시스템보다 열악하지 않을까..."

      북한 당국이 만성적인 재정난으로 학교 운영비와 교원 생계비를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일선 학교와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돈이나 물품을 걷기 시작하면서 무상교육이 사실상 사문화 된지 오래라는 것이다.

      <인터뷰> 김OO(전 북한 중학교 교사/2008년 탈북) : "생활에 격차가 있잖아요. 학급 안에도 어려운 집 애들은 정말 힘들어요. 그러니까 학교를 안 보내는 부모들이 많아요. 학교에서 세(교육비) 부담이 너무 많기 때문에..."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과외 지도 명목으로 돈이 오가면서 성적 조작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인터뷰> 김OO(전 북한 중학교 교사/2008년 탈북) : "월급 가지고는 절대 못 살아요. 그러면 교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학부모들 덕분에 살아가요. 그러면 나는 또 그만한 보상을 해주면 되거든요. 그 보상이 뭔가. 우리 기말고사라고 하죠. 기말고사 이런 데서 학생 성적이 떨어지면 내가 고쳐서 올려놔서 학생을 (대학에) 지원시킨다든가 이런 식으로. 북한 사회에서 그런 게 있어요, 성적 조작이."

      교육 현장에 만연한 부정부패...

      허울뿐인 무상 교육의 가장 큰 희생양은 학생들이다.

      산나물 캐기와 고철 줍기, 토끼 기르기 등 학교 운영비 충당을 위한 갖가지 노동에 동원되는가하면, 당이 지시하는 노력 동원에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한다.

      <인터뷰> 김OO(전 북한 중학교 교사/2008년 탈북) : "제일 많은 게 이번 함경북도 수해처럼 엄청난 수해가 발생했을 때 저희 지역 가면 이 철길 노반(철길 궤도를 지지하는 기반), 레일이 몽땅 흙에 덮여요. 학생들이 그 밑에서 그 다음부터 정확하게 침목과 침목 사이 흙을 파낸다든가 이렇게 하고 거기에 자갈을 채워 넣고 이렇게 그것들을 하는데 노력, 정확하게 노력 동원(이라고 하죠)."

      지난 7월,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북한의 수학 영재가 망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길이 창창한 학생이 조국을 등지고 한국행을 택한 이유에 대해, 국가가 정해놓은 삶이 아닌 좀 더 자유로운 미래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은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고 재원도 제한돼있습니다. 하니까 국가를 이끌고 나가고 특히나 사이버테러라고 할지 핵물리학 개발이라고 할지 그런 쪽에 나라가 국가가 재원을 집중해서 선택해서 양성하고 키우는 거죠. 개인들 수요에 의한 교육이 아니고 그야말로 시장의 수요에 의한 교육이 아니고, 국가의 필요에 의한 교육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12년 의무교육은 물론이고 최고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조차 ‘수령에 충성하고 당에 복종하는 인민 양성‘에 방점이 찍혀 있는 북한의 교육 현실.

      독재정권 유지라는 목적을 버리지 않는 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통한 국가 발전이라는 목표는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