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5

알라딘: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알라딘: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김희준 (지은이)생각의힘2012-07-27





















































Sales Point : 810

9.2100자평(3)리뷰(12)
이 책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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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쪽
152*223mm (A5신)
480g
ISBN : 9788996919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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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봤음직한 인간의 존재론적 질문에 대해 지난 100여 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과학을 통해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고갱의 그림 제목이기도 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이고도 종교적인 질문에 대해 현대과학이 명쾌한 답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서울대 ‘명품 강의’로 꼽힌 ‘자연과학의 세계’ 강의 내용을 포함하여 과학의 세계를 종교와 철학, 문학, 예술, 경제 등 흥미로운 이야기와 곁들여 소개함으로써 일반 독자들이 과학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의 신비한 매력에 푹 빠졌던 순수한 소년이 어른이 되어 현대과학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찾아가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자신의 감동을 나누는 한 과학자의 산책이다.


목차


I.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1. 빅뱅 19
노자의 태일생수 / 라부아지에의 태일생수소
러더퍼드의 태일생양성자 / 빅빵
2. 칸트의 섬 우주 35
칸트의 묘비명 / 메시에의 성운 / 푸른 하늘 은하수
/ 베셀의 연주 시차 리비트의 변광성 / 안드로메다 은하
3. 콩트의 오류 58
원소의 지문 / 불확정성 원리 / 별빛의 스펙트럼
4. 팽창하는 우주 68
슬라이퍼의 적색 편이 / 허블 법칙 / 우주의 나이 / 별의 나이올베르스의 역설
5. 빅뱅의 메아리 83
우주적 잡음 / 흑체 복사 스펙트럼 / 신의 지문 / 우주의 인플레이션

II. 우리는 누구인가?
1. 외계 생명체와의 대화 109
아레시보 성간 메시지
2. 도법자연 115
생명의 원소 / 도생일 / 일생이 / 이생삼 / 삼생만물
3. 상생의 도 146
속 삼생만물 / 이상한 나라의 전자 / 선택의 자유 / 분류와 통합
4. 생존과 번영 161
대사와 유전 / 우리 몸은 대성당 / 로댕의 대성당 / 이중나선 만세 진화의 기록
5. 호모 사피엔스 181
만물의 영장 / 만 몰의 원자 / 문화인 / 문명인
6. 생명의 행성 191
창백한 푸른 점 / 산소의 지구 / 떠도는 지각
7. 우연과 필연의 이중성 210
역사란 무엇인가? / 파동-입자 이중성

III.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1. 국화 옆에서 219
2. 불과 얼음 222
3. 아인슈타인의 실수 225
4. 집으로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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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36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면 별들은 얼마나 멀리 있는지, 또 별들은 어떻게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별들의 색깔이 조금씩 달라 보이는 것도 신기했다. 내가 어릴 때 하늘의 별 못지않게 좋아했던 것은 외할아버지께서 온실에서 기르던 각종 꽃이었다. 특히 장미의 색과 향기가 좋았다. 나중에 장미의 색과 향기에 들어 있는 탄소, 산소, 질소 등의 원소가 별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별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별을 사랑하게 되었다. 접기
P. 60 만일 별에서 직접 시료를 가져와서 분석해야 한다면 별의 원소 조성을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빛의 속도로도 최소한 몇 년 걸리는 별에서 시료를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835년에 유명한 프랑스의 실증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콩트Auguste Comte는 우리가 별의 위치, 운동 등은 조사할 수 있지만 별들이 어떤 화학 원소로 이루어졌는지를 아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시료가 없이는 내용을 실증할 수 없다는 의미로 빛이 얼마나 많은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으니 당시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콩트는 1857년에 죽었는데 그가 2년만 더 살았더라면 별의 원소 성분을 조사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접기
P. 110 로마 시대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사적, 정치적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을 본다는 점을 꿰뚫은 데 있다고 한다.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을 보는 인간 사회에서 각자에게‘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각자의 배경과 관심에 따라 수많은 대답이 나올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답이 있다면 과연 어떤 답일까?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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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중앙일보 2012년 8월 4일자 '주목! 이 책'



저자 및 역자소개
김희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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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물리화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20년 동안 보스턴 지역에서 연구 생활을 하다가 1997년부터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며 광주과학기술원 석좌교수(2013~2017)로 재직하였다. 과학 교육에도 관심을 가지고 ‘국제화학올림피아드 학술위원장’, ‘과학 교과과정 개정 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2005년에는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 기술인’으로 선정되었고, 2007년에는 ‘서울대 교육상’을 수상하였다. 서울대학교에서 15년 이상 강의한 비이공계생 대상 ‘자연과학의 세계’는 2012년에 SBS 등이 주관하는 ‘대학 100대 명강의’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상상 스토리로 이해하는 통합과학』,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과학, 화학Ⅰ, 화학Ⅱ 교과서(상상아카데미, 대표저자)를 집필하였으며, 이 밖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자연과학의 세계』, 『생명의 화학, 삶의 화학』(공저), 『밀러와 함께 하는 기초화학』, 『과학으로 수학보기, 수학으로 과학보기』(공저), 옮긴 책으로 『리비트의 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화학』, 『어떻게 원자를 쪼갤까』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리셋 고등 화학 1.2>,<상상 스토리로 이해하는 통합과학>,<대학 100대 명강의 (5disc)> … 총 3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현대과학의 명쾌한 답을 들여다 보다.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봤음직한 인간의 존재론적 질문에 대해 지난 100여 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과학을 통해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고갱의 그림 제목이기도 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이고도 종교적인 질문에 대해 현대과학이 명쾌한 답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서울대 ‘명품 강의’로 꼽힌 ‘자연과학의 세계’ 강의 내용을 포함하여 과학의 세계를 종교와 철학, 문학, 예술, 경제 등 흥미로운 이야기와 곁들여 소개함으로써 일반 독자들이 과학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감동시켜 온 저자의 명품 강의를 철학과 연결지어 일반 독자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 책은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의 신비한 매력에 푹 빠졌던 순수한 소년이 어른이 되어 현대과학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찾아가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자신의 감동을 나누는 한 과학자의 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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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궁금했던 생각들을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풀어, 이야기해주는 책.... 흥미롭습니다.
zoonzoon 2012-07-26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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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사람에게 있어 수많은 선택지, 수많은 답은 오히려 혼란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은 논리와 근거가 명확한, 똑 부러지는 답을 찾고 싶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도 마찬가지다.
철학적이면서도 종교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질문들.
이도 저도 아니면서 장황하기만 한 설명은 왠지 사양하고 싶다.
그것이 아무리 짧은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근원적인 질문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 책에서는 위의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대답하고 있다.
거시세계와 미시세계를 넘나들며 지구과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는데
조리 있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이해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마치 책이 아니라 배율 높은 렌즈를 가진 망원경 혹은 현미경이 손에 주어진 기분이다.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바라보거나,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을 계속 확대하며 들여다보니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그런 기분!!
막연하게 느껴졌던 것들의 기본 뼈대를 알고 나니 이제는 더 알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에 대한 답은 지구의 역사, 생명체의 시작을 되짚어보다가
빅뱅 우주론까지 다다르게 된다.예전에는 빅뱅을 그저 우주의 시작, 한 점에서의 폭발로만 여겼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의 답이 될 수도 있다니 새삼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주란 곳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은 그저 티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떠올리면 우주란 곳이 갑자기 거대하고 압도적으로 내리누르는 것 같은 기분인데 하나씩 알게 되면서 좀 더 궁금해졌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 법칙들이 나오게 된 배경도 재밌고 성운의 거리를 측정하고 우주의 나이, 우주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그리고 계속 팽창하기에 무한하다고 여겼었는데 올베르스의 역설을 보니 우주가 유한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인가?’
이에 대한 답은 첫 번째 질문의 답이었던 ‘빅뱅’에서 그 실마리가 이어지지만, 개인적으로
<아레시보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이 메시지는 푸에트리코의 아레시보 전파 천문대에서 별과 별 사이를 헤치고 외계로 보냈다고 해서 아레시보 성간 메시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진법을 디지털화해서 보내고 있는데 정말 중요한 것들을 잘 함축해서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다시 등장하는 빅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에선 빅뱅이 시작하면서 그 에너지가 어떻게 다른 형태로 바뀌어 왔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질이란 개념이 등장하면서 원자, 전자, 양성자, 중성자라는 용어도 나오고 생물 생존의 필수적인 단백질, 아미노산 결합, DNA 이중나선 구조, 염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으니 차근차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과학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새롭게 기초를 다질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 질문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이다.




약 50억 년 후에 수소가 다 고갈되면 주계열성인 태양은 적색 거성으로
바뀐다. 이것은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다.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되면 100
배 정도까지 커지는데, 그때가 되면 태양 표면이 수성을 넘어서고 지구
표면 온도는 수백 도에 달해서 그 전에 이미 모든 생명은 종말을 맞을 것
이다. (p.224)




책에서는 태양 에너지와 지구 환경에 대해 예상과 가능성을 제시하며 우리는 종말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사실이기에 꽤 현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가 남았던 종말이란 단어는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영화에 나오듯 그때쯤이면 새로운 행성에 이주하며 살고 있을지.
예전만 해도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없을 거라 믿었지만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무거운 기체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만들어내는 단계에까지 왔다.
게다가 드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 지구 한 곳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을 찾지 못한다면 반대로 사람이 살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방법도 연구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내 대답은 이렇다.
우주가 팽창하며 뻗어 가듯 지구에 사는 인류도 우주로 점점 나아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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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빛책갈피 2012-09-0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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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철학과 과학의 묘한 섞임이 주는 그 신비감이 참 좋다. 사실 철학과 과학 장르의 책들을 몇 번 접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 전 읽은 '존재하는 신' 등과 같은 서적에서도 철학과 과학의 공존 및 대립을 다루는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두 분야는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많은 부분 관계가 얽혀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에서처럼 철학이 질문을 던지면 과학이 대답을 하고, 반대로 과학이 던진 의문을 철학이 풀어내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 이 책을 쓰면서, 철학적으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들을 과학을 통해 이해하게끔 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들은 사실 철학적으로 굉장히 오묘한 질문인데, 이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참 재미있고 거침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지구는 어떻게 생겨났고, 그에 더해 우주는? 은하는? 이라는 질문으로 세분화되면서 과학은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철학적 질문에 접근하게 된다. 과학에 대해 문외한 이거나 문과계열을 공부했던 사람들이라면 자칫 이해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했는데 천천히 부담 없이 읽는다면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은 우주입장에서는 아주 하찮은 크기의 '지구'라는 행성에서 기생하고 있는 한 생명체일 뿐이다. 극히 미미하고 영향력 없는 존재. 우주에 속한 은하들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이와 관련하여 별들도 정말 많다. 우리는 이렇게 우주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임에도 우주라는 것 자체를 갈망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며 때로는 철학을 통해 논하기도 한다. 인간인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하고, 다르게 생각하면 참 건방진 것 같은데, 우주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별의 반짝임을 통해서 우주의 나이, 행성의 나이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다양한 과학자 및 철학자들을 통한 다양한 상식으로의 접근. 이 모든 것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 그 기회가 바로 이 책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을 읽은 것이다. 다 읽고 나서도 100%이해하지 못한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서 과학과 철학적 지식을 동시에 습득했다.



철학이란 참 애매하고 어려운 학문이다. 생각의 깊이에 따라 그 의미와 결과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리고 과학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하지만 과학은 어렵긴 하지만 꼼꼼히 파악하며 들어가 보면 이해가 되고 사실입증이 가능한 학문이다. 이렇게 두 분야가 서로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공존'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둘이 대립할 때도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나는 이 둘의 '공존' 및 '대립'을 다룬 책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읽어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 책들을 읽을 때마다 이 책이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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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야성야성 2012-09-0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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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우리의 일상적인 삶은 과학의 열매로 풍부하고 편리하지만 실상 우리는 과학적 지식은 학교때 시험을 보기위한 공부에 불과했다. 그것도 물리나 화학은 어렵고 점수따기도 힘들어 생물이나 지구과학정도만 공부하는 추세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과학적인 지식이 없는 나같은 문과적인 사람이 이해나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평품강의란 말과 일반인도 알기 쉽다는 선전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못 읽으면 말고.. 하는 심정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택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 뿐만아니라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은 너무나 형이상학적이고 논리적이고 그러다 보니 머리가 아픈 존재이다. 나에게는. 거기다 과학이라니 과학도 마찬가지로 아주 미세한 부분으로 파고들어 또한 형이상학처럼 되어버리니 우리가 보지 못하는 영역에까지 확대되는 지식을 도저히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철학의 중요한 질문 세가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에 대한 대답을 과학에서 하나 하나 짚어가며 찾아본다. 그러는 과정에 우리가 고등학교때 들었던 짧은 과학지식도 나오고 처음 만나는 내용도 있지만 몰라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궁금하면 바로 인터넷검색으로 알아봐가면서 읽으니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많았고 이렇게 따져가면 읽기가 얼마만인가하며 오랜만에 공부하는 기분도 나서 좋았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나로부터 시작해서 원류를 따지고 따지고 가다보면 지구상에 생명이 처음 탄생한 것은 언제인가하는 문제와 만나게 되고 지구는 언제 만들어졌나와 또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우주는 언제 만들어졌나하는 문제까지 가게 된다.

인간의 몸은 거의 대부분이 물로 되어있다.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수소와 산소는 어디에서 왔나? 산소는 수소보다 나중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면 수소는 어디에서 왔나?로 단순화시킬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인간은 빅뱅우주에서 미세한 에너지 차이가 별과 은하로 발전해서 오늘날 우리가 존재할 수있는 기반이 되었고 우리는 우주 에너지의 일부이며 양성자,중성자,전자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답을 또 얻게 된다.

과학에서 물질을 다루는 적절한 기본단위인 원자로 볼때 사람은 10의 28승 개의 화학결합을 이룬 원자들로 되어있고, 사람체중의 10%는 빅뱅우주에서 만들어진 수소로 나머지 90%는 거의 모두가 적색거성에서 만들어진 산소,탄소,질소,인,철등으로 되어있어 초신성 폭발로 우주공간에서 빠져나와 만들어진 존재라 별은 우리의 고향이며 우리는 별의 잔해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와우!! 우리가 별을 그리워하고 사는 이유가 혹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우리는 누구인가? 지구에 사는 우리는 외계인과 교신하려고 메세지를 보내기도 하고 또다른 생명체를 찾기위해 다른 별도 탐색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대사를 통해 일생을 살아가고 생식을 통해 대물림을 하는 지구상에 사는 지적인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는 태양에너지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지구는 언제까지 생명을 지탱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할 것인가로 정리될 수 있다. 태양은 약 50억년전에 태어났는데, 이때 약 100억년 융합해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정도의 수소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수소의 반 정도를 사용한 셈이다. 약 50억년 후에 수소가 다 고갈되면 주계열성인 태양은 적색거성으로 바뀐다. 그러면 100배정도로 커지는데 그때 태양표면이 수성을 넘어서고 지구표면 온도는 수백도에 달해서 그 전에 이미 모든 생명은 종말을 맞을 것이다. 프로스트가 말한대로 불로 망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과학도 철학도 다 내게로 와! 하는 겁없는 자신감이 생긴다. 내가 아직 이해도 못한 책속의 많은 내용들은 무시한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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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2012-09-0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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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김희준, 생각의힘, 2012.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질문에 대해 과학자는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철학의 세계가 과학적 관점으로 접목되고 과학적 시각으로 철학의 세계를 보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략적인 우주의 나이는 137억살. 137억년 전 빅뱅을 통해 만들어진 우주에 물질이 만들어나고 생명체가 진화해가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학적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노자와 같은 동양의 철학자나 탈레스와 같은 서양의 철학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았는지를 논의해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우주의 크기에 대한 설명으로 은하수를 언급한다. '푸른 하늘 은하수'로 시작하는 윤극영 작곡의 동요에서도 등장하는 은하수에는 3천 억 개 정도의 별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은하수까지의 거리는 어떻게 되며 그 크기는 어떻게 되는지 의문이 든다. 은하수의 지름은 10만 광년 정도이고 두깨는 2,000광년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광속으로 8분, 토성까지는 1시간 정도의 거리지만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 광속으로 4년 정도가 걸리며, 현재 연구결과로는 100억 광년 거리의 천체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과학의 발전은 경의로운가.



두번째 주제인 '우리는 누구인가'는 외계생명체와의 대화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SETI(Search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에서 추진 중인 외계인 찾는 프로젝트에 대해 잠깐 소개한다. 1974년에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의 주도로 메시지를 전파에 실어 외계로 보냈는데 현재 25,000광년 거리에 있는 M13 구상성단을 향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메시지에는 생명의 필수적인 다섯가지 원소인 수소, 탄소, 질소, 산소, 인의 원자번호가 기록되었으며, 지구상 생명체의 DNA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A,T,G,C의 화학식이 표시되어 있다. 또한 태양계의 9개 행성(명왕성 퇴출 이전)이 표현되었으며 그 중에서 이 메시지는 지구에 사는 생명체가 보냈다는 표시를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생명체는 어떤 물질로 구성되었는가. 이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해답을 노자철학에 근간을 둔 도생일,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이라고 표현한 동양철학에 빗대어 설명한다. 결국 별들의 진화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생명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빅뱅 우주에서 만들어진 수소, 그리고 적색 거성에서 만들어진 탄소, 산소 등이 초신성 폭팔에 의해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가서 수소와 만나 메테인, 물 등 간단한 화합물을 만든 다음 수억 년 후에 태양계의 재료가 되어 결국 우리 몸에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별은 우리의 고향이고, 우리는 별의 잔해(star dust)라고 말할 수 있다. - p.145



DNA 이중나선 구조에 대한 설명을 지나 현명한 인류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현생 인류가 존재할 수 있었던 지구와 태양계의 환경적 특성을 논의한다.



마지막 주제인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대답은 다소 명확하지 못하다. 이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할 수 있는 해답으로는 냉혹한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는 계속 팽창을 거듭하고 있으며, 그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척력인 다크 에너지가 우주 전체의 에너지의 73%를 차지한다는 점을 한번 더 강조한다. 다만 종교적인 의미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돌아갈 곳'에 대해서는 과학의 영역은 아니라고 단정한다. 평생동안 과학을 연구한 학자로서 과학의 한계를 인정한 결론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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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리더 2012-10-0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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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지식을 구분할때 암묵적 지식과 명시적 지식으로 구분하곤 한다. 타인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전하고 가르치기 위해서는 명시적지식이 필요한데.. 나 같은 경우는 암묵적 지식의 비중이 더 높은듯 하다. 그러다보니 대충 알기는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해주는 것을 잘 못한다. 그래서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을때 어려운 이야기를 잘 풀어서.. 깊이있는 이야기를 쉬운말로 설명해주시는 분들을 부러워하곤 한다. 그리고 이 번에 읽은 책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을 통해 만난 김희준 교수님의 강의를 꼭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 왜 '명품강의'로 선정되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기 쉽다. 일단 사용되는 용어들이 낯설고 여러가지 현상을 발견한 박사들의 이름은 많고.. 그들의 이름을 딴 법칙과 정의는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암기위주가 아니라 이렇게 스토리텔링 형식을 빌어서 만나는 과학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철학자 칸트의 사유가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도 하고, 콩트의 오류도 나온다. 그가 몇년만 더 살았어도 자신의 이론이 틀렸다는 걸 알수도 있었을텐데.. 아쉽기도 하다. 인간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철학자들이 상당히 과학에도 조예가 깊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유를 통해 세상과 사람과 자연을 분석하고 연구했고 상당히 타당한 전개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가 무작정 외웠던 정의나 이론의 뒷이야기를 살짝살짝 만날수도 있어 재미있었다.




이 그림을 먼저 봤다면.. 아 이 책이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이 그림을 만나게 되었을 때는.. 내가 읽어온 내용을 한 눈에 정리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질문을 제목으로 갖고 있는 그림 한점으로 시작된다.



고갱이 이 작품을 그린 이유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을 갖을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 김희준 교수님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현대과학을 통해 찾아나간다. 첫번째 질문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에 비해 두번째 질문 우리는 누구인가? 에 대한 답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학창시절에 4가지로 나뉘어 있던 과목..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인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하나로 다가오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마지막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에 대한 답은 분량적으로도 매우 짧고 상당히 철학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특히나 집으로 라는 챕터에 등장한 시는 더욱 인상적이다.


그리고 생의 저녁이 이르러
인간의 하루가 마감되면
그들은 모두 천국으로
드디어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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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2-09-1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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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마음이 우리를 속이는 5가지 방법 - Wonderful Mind

상처받은 마음이 우리를 속이는 5가지 방법 - Wonderful Mind



상처받은 마음이 우리를 속이는 5가지 방법

·  2018-09-18
마음은 의외로 쉽게 부러진다. 마음이 부러지고 다쳤을 때, 상처받은 마음이 우리를 기만하게 된다. 절망에 빠지게 하고, 이뤄질 수 없는 헛된 희망에 집착하게 한다. 그러다 조금씩 마음은 포기하게 되고, 평범한 상태로 돌아간다.
상처받은 마음이라는 주제는 슬프게도 현대에서는 매우 빈번하다. 하지만 동시에, 결코 익숙하지 않기도 하다. 70년대에 가장 히트했던 곡 중 하나가 비지스의 노래였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어떻게 상처받은 마음을 고칠 수 있을까? 비가 내리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태양이 빛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우
리는 이 단어들에서 절망의 작은 호흡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의 상실로 인해 결코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발생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사랑하고 잃어 버리는 편이 낫다.” –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
사회심리학자들이 종종 지적하는 사실은바로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육체적 고통보다 훨씬 더 사회적, 정서적 고통을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뼈가 부러진다는 생각은 우리에게 실망감을 주거나, 사기를 꺾거나, 정서적으로 쇠약하게 만드는 것만큼 우리를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우리의 신체는 무엇을 해야 하고, 신체적인 부상이나 감염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만일 우리의 인간 관계가 깨지면, 그만큼 우리의 몸과 마음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상처받은 마음이 어떻게 우리를 속이게 될까?

무심코 우리의 마음은 우리를 속인다. 상처받은 마음이 원래의 마음을 잃어버린 채로, 아직도 주인에게 붙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 거절에 대한 대처법을 잘 모르는 마음, 또는 얼마 전까지 만해도 모든 것이었던 연인과의 결별 등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일어난 일을 부정하려는 방어 메커니즘의 연쇄 속에 갇혀 있게 된다. 그리고 이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면, 더욱 정교하고 불리한 과정이 두뇌에서 발생하게 된다.
우리의 뇌는 2차 체성 감각 피질과, 후부 척수충을 활성화시킨다. 이는 육체적 고통과 연결되는 구조와 같다. 정서적 고통은 육체적 고통과 같은 방식으로 경험된다. 따라서 우리가 명확하게 생각할 수 없고, 우리 자신을 속이게 된다. 이 과정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해보자.
당신의 마음이 당신을 속일 때, 그것은 의도한 것이 아니다. 자신도 아프기 때문이다.

1.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어버렸다

정서적 고통은 자신의 고뇌를 불러 일으키고, 그 고뇌와 절망을 피하게 만드는 피난처를 스스로 찾게 만든다. 이 파열 이후의 단계에서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었으며,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있는 유일한 사람을 잃었다’와 같이 해로운 생각이 생겨나기 쉽다.
마음은 우리를 속이고, 우리를 사로잡는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물론 전 애인도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이었고, 소중한 인연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끝났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2. 나는 잘못했지만, 나는 나를 바꿀 수 있어!

부정은 이 전투의 첫 부분이며, 이것은 우리가 불가피하게 매달리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우리가 스스로를 비난하고, 우리가 관계를 소홀히 했음을 말해 주며, 우리가 여전히 고쳐질 수 있는 잘못을 흔히 저지르는 것과 같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가 다시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거의 강박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깨끗한 맨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가진 것을 그렇게 쉽게 버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시, 우리의 마음은 우리를 속이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상처받았고, 호의는 우리를 눈멀게 한다.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며, 두 번째 기회도 존재하지 않는다.

3. 접촉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집착

우리는 즉각적인 의사 소통, 즉각적인 도움, 그리고 모든 종류의 좌절을 용납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할까나는 그가 나를 막았으며, 더 이상 나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의 생각은 침묵, 거부, 또는 연락 지연 등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수천 번의 변명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마지막 메시지를 위해 또는 마지막의 절실한 요청을 말하기 위해, 온갖 수많은 전략을 세우려 할 것이다. 이러한 파괴적인 역동성은 충분하다고 느껴질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연락처나 SNS에서 전 애인을 삭제하는 등 필요한 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때때로 사람이 떠날 때 온 세상이 비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4. 내 인생이 결코 이전과는 같을 수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삶은 이 정서적 붕괴를 겪은 후에는 결코 이전과 똑같아질 수는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우리를 속이며 결코 다시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속삭인다. 그것은 우리가 사랑을 다시 받을 가치가 없다는 것을 말해 줄 뿐이다.
나를 떠난 것과 다른 사람을 결코 찾게 될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러한 생각은 터무니없는 자기 학대이자 고문이다. 물론 인생은 다시는 같을 수는 없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삶을 마주하고, 훨씬 더 좋은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를 사랑하지만 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마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5. 상대가 나를 싫어하게 된 이유를 들어야만 한다

인정하자.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멈추는 이유가 분명하고 객관적이며 확실한 이유가 있는 걸까? 때로는, 어쩌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지나간 사랑에 대해 집착하고, 그 때문에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의 불꽃은 때로 그 이유를 모른 채 꺼져버린다. 다른 사람들이 원인일 수도 있다. 아니면 티끌 모아 태산이 되듯이, 작은 것이 쌓여서 큰 문제를 터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에 의한 분열은 한 가지 단어로 번역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수용하는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는 것을 멈추게 된 사람과의 관계는 이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정직하고 진중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결론을 내자면, 우리는 상처받은 마음이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감정과 추론은 우리의 마음 속의 전투에 의한 결과이다. 우리가 그때 일어난 일을 용기를 갖고 받아들이면, 우리 주변의 혼돈을 가라앉혀줄 것이다. 조금씩 우리 자신의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윽고 우리는 마음을 치유하는 미묘하면서도 필수적인 일을 시작해야만 할 것이다.

2019/06/04

1903 박한식 [1] #길/박한식/1회/카터/상 : 국방·북한 : 정치 : 뉴스 : 한겨레



#길/박한식/1회/카터/상 : 국방·북한 : 정치 : 뉴스 : 한겨레




#길/박한식/1회/카터/상

등록 :2019-03-18 16:05수정 :2019-05-21 14:35

1970년대 중반 조지대아대 교수 시절
제자인 예비역 해군장교 하워드 버넬
카터와 해군사관학교 같은 반 ‘절친’
대선 나선 카터의 ‘국제정치 고문’으로

1976년 카터에 ‘주한미군 철수’ 제안
대선 공약 내걸자 박정희정권 ‘민감’
애틀란타 총영사에 ‘서울대 선배’ 배치

1994년 ‘전쟁막자’ 카터에 ‘방북’ 강권
‘퇴임 대통령 개입’ 거부하던 빌 클린턴
돌연 갈루치 북핵특사 카터 자택 보내
“클린턴 ‘최후통첩’ 김일성에 전해달라”
북한도 24시간 이내 공식 초청장 ‘화답’

정종욱 수석 전화 “카터 방북 막아달라”
‘불가’ 답하자 “서울 먼저 방문” 재요청


1994년 봄부터 이른바 ‘1차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박한식 교수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게 ‘김일성 주석과 만나 평화 협상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흔쾌히 수락한 카터는 6월15~18일 ‘첫 방북 드라마’를 펼쳐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해 6월17일 카터(왼쪽)와 김일성(오른쪽)이 대동강 유람선 위에서 두번째 회담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길을 찾아서-1회-카터의 첫 방북 드라마-상“클린턴 ‘카터 평양행’ 돌연 승락하자 김영삼도 급선회했다”



1994년 봄 한반도는 전쟁 직전의 위기로 치달았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폭격 준비를 거의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처럼 고조되던 위기는 지미 카터의 방북을 계기로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카터는 그해 6월 김일성과 만나서 북한 핵개발 동결 약속을 받아냈고, 그 약속의 내용을 곧바로 <시엔엔>(CNN)을 통해서 세상에 공개했다. 그러면 그때 퇴임한 지 10년도 지난 전 대통령 카터가 갑자기 북핵 위기를 극적으로 해결한 주역으로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카터는 대통령 재선에 실패한 뒤 1982년 ‘인류의 평화를 유지하고, 질병을 퇴치하며, 희망을 북돋는다’(waging peace, fighting disease, building hope)는 목적을 내걸고 카터센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센터의 설립 정신을 충실하게 실천했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카터가 대통령 재임 때보다도 퇴임 이후 더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평가한다.

사실 카터는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서 비핵화가 이루어져야만 하고, 미국도 남한의 전술 핵무기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카터의 그런 성향을 잘 알고 있었기에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그의 북한 방문을 적극 권했다. 카터도 나의 제안에 적극 호응해서 북한을 방문했던 것이다.

얘기를 계속하기에 앞서, 내가 카터를 알게 된 배경을 되도록 상세하게 얘기하고자 한다. 카터와 나의 독특한 인연이 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기여를 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박한식 교수의 조지아대 대학원 제자인 하워드 버넬은 카터와 1944년 미 해군사관학교 동기로, 76년 대선 출마한 카터의 국제정치 담당 고문을 맡아 두 사람을 연결해줬다. <한겨레> 자료사진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카터는 1944년 미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46년 장교로 임관했다. 사진은 해사 졸업식에서 예비아내 로잘린(왼쪽)과 함께 한 모습이다. 두 사람은 한 동네 이웃 사이로 만나 46년 결혼했다. <한겨레> 자료사진나와 카터를 이어진 친구는 하워드 버넬이었다. 버넬은 1946년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30여년동안 해군으로 복무했다. 그는 제대한 뒤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내가 몸담고 있던 조지아대학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가 먼저 나를 찾아와 지도 학생이 된 것이다. 버넬은 자신의 부친이 선교사로 활동하던 중국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카터와 버넬이 해군사관학교 재학 시절 같은 반 친구로서 대단히 절친한 사이였던 것이다. 버넬이 나의 지도학생이 된 1970년대 중반, 카터는 조지아주 주지사를 마치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터는 국제정치에 대한 식견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버넬을 자신의 국제정치 담당 고문으로 채용했다. 그러니 내가 그 고문의 스승의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와 카터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나는 카터에게 많은 국제정치학적 조언을 해주었고, 카터 역시 지금까지 내 얘기를 경청해 주었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해외주둔 미군철수 문제였다. 나는 논문을 작성해서 해외 미군의 철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무엇보다도 미국을 위해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해외에서 장기간 주둔할수록 반미감정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카터는 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카터의 주한미군 철수 정책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었다.



박한식 교수는 197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카터에게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 미군 철수정책을 조언했고 카터는 공약으로 채택해 당선됐다. 1979년 6월29일 방한한 카터(오른쪽)는 박정희(왼쪽) 대통령에게 실제로 주한미군 철수계획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한겨레> 자료사진그러나 카터의 미군철수 정책은 미국에서 막대한 돈줄을 쥐고 있는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돈이 없으면 정치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돈줄이 차단된 카터는 결국 1980년 대통령 재선에서 실패했다. 나 역시 카터의 재선 실패에 도덕적 책임을 느낀다. 그래서 카터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하곤 했다. 그러면 카터는 나의 얘기가 설득력이 있어서 자신이 받아들였으니 미군철수는 자신의 정책이라면서 나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1976년 첫번째 대통령 선거 출마 때 카터가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걸자 한국 정부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무렵 박정희 대통령의 외교담당 특보로 재직했던 함병춘은 카터와 “딱 붙어있는” 한국인 젊은 교수를 좋게 보지 않는 것 같았다. 카터가 아직 대통령에 당선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76년 12월 애틀랜타에 한국총영사관을 최초로 설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서울대 ‘까마득한’ 선배(오명호?)를 총영사로 보냈다. 아마도 나를 감시하고 설득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았다.



카터의 주한미군 철수 공약에 놀란 박정희는 1976년 12월 북미에서 가장 먼저 애틀란타에 한국총영사관을 열고 박한식 교수의 서울대 정치학과 선배인 오명호를 초대 총영사로 보냈다. 사진 주애틀란타 총영사관 제공이제 내가 카터와 함께 1994년 북핵문제 해결에 관여한 얘기를 계속해 보기로 한다. 나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북핵 위기를 지켜보면서 기존의 연구 주제를 미뤄둔 채 한반도 전쟁 저지에 온 관심을 기울였다. 내가 일찌기 유년기에 직접 체험했던 한국전쟁의 참상이 한반도에서 또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터에게 북한을 방문해서 김일성을 직접 만나달라고 강권했다. 카터의 방북을 통해서 북미간의 경색된 대화 채널이 재개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마련되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카터 역시 나의 제안에 공감하고 방북을 희망했지만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카터의 방북을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클린턴이 볼 때 북핵문제는 현직인 자신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 퇴임한 카터의 몫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로버트 갈루치 미 국무부 북핵특사가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카터의 자택을 방문했다. 플레인스는 공항이 없는 변두리의 작은 시골마을이다. 그곳은 애틀란타에서 자동차 타고 5시간 정도 가야만 겨우 도달할 정도로 외진 곳이다. 그런데도 갈루치가 집까지 직접 방문했다는 사실은 카터에게 전달할 클린턴의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1994년 6월초 카터의 ‘방북특사’ 제안을 전격 수용한 클린턴 대통령은 로버트 갈루치 북핵특사를 조지아주의 작은 마을 플레인스에 있는 카터의 자택(사진)으로 보냈다. 사진 박한식 교수 제공그뒤 카터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클린턴이 방북을 허락했으니 수속을 좀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카터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클린턴의 ‘최후통첩’(ultimatum)을 김일성에게 전달하는 것이 방북 목적이라고 했다. 상황이 급하게 돌아갔다. 또한 카터는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필요하다고 그랬다. 나는 영문 초청장 초안을 작성해서 북한에 전달했다. 북한에서는 24시간 내에 내가 잡아준 초안에 따라 초청장을 완성해서 나에게 팩스로 보내주었다. 한밤중이었다. 나는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 학교 연구실 팩스가 아니라 우리집 지하실에 있는 팩스로 받았다. 나는 곧바로 카터에게 전달했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서 카터에게 전화해서 초청장 수령을 확인했다.

카터는 방북 수속을 밟는 와중에서 나에게 북한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다. 자신은 북한 내부 사정을 잘 모르니까 북한에 함께 가면서 자신이 꼭 알아야 할 사항을 설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나 역시 카터와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내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한국사람이다. 또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그럼 북한에 가서 카터 옆에 앉아야 할까? 그렇게 되면 결국 ‘이완용’처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김일성 옆에 앉을 수도 없는 일 아니겠는가? …” 그런 고민을 밤새도록 하다가 결국 방북을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 대신 약 40쪽 분량의 북한 브리핑 자료를 작성해서 카터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나는 워낙 몸이 약해서 밤을 지새우면서 작업하는 일은 평생토록 하지 못했다. 그러나 카터에게 제공할 브리핑 자료만은 밤을 지새우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작성했다. 카터의 치밀한 성격을 고려하면 아마 그 자료를 거의 암기하고서 북한에 들어갔을 것이다.



1994년 6월15일 ‘방북 특사’ 카터는 판문점을 통한 육로 방북으로 또한번 세계적인 화제를 낳았다. 군사분계선을 넘기 전 남쪽 환송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카터(맨왼쪽)를 동행할 보인 로잘린(오른쪽 둘째)과 제임스 레이니(맨오른쪽) 주한 미대사가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카터가 비행기를 타고서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고 있을 즈음 정종욱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정종욱과 나는 서울대 정치학과 동창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카터의 방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카터와 가까이 지내는 내가 카터의 방북을 막아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나는 카터를 태운 비행기가 이미 떠났다고 답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계획을 수정해서 내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카터가 평양에 앞서 서울을 먼저 방문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아울러 카터가 김일성을 만나면 청와대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전달해 달라고 그랬다. 나는 청와대의 제안을 카터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카터는 타고간 비행기로 평양에 직행하는 대신, 서울에서 도보로 38선을 건너서 북한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카터는 한국·북한·미국의 양해를 얻어 자기의 뜻을 실현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랄 일이었다.

집필/이현휘 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 구술정리/박연진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86342.html#csidx0cd37006dbd017da96f2a3c3a87c565

1905 박한식[4] ‘칠흑같은 북한’ 한반도 야경 사진의 진실은 무엇인가 : 국방·북한 : 정치 : 뉴스 : 한겨레



‘칠흑같은 북한’ 한반도 야경 사진의 진실은 무엇인가 : 국방·북한 : 정치 : 뉴스 : 한겨레




‘칠흑같은 북한’ 한반도 야경 사진의 진실은 무엇인가

등록 :2019-05-05 21:01수정 :2019-06-03 09:56

길을 찾아서-4회 시브이아이디(CVID)가 불가능한 까닭
80·90년대 북에서 겪은 ‘팀스피릿 훈련’
한미 연합군사훈련 때면 ‘전시’ 초비상
농번기 맞물리면 한해 농사에도 악영향

집집마다 미군 공습 대비 ‘야간소등’
나사 위성촬영 사진 ‘남북 대비’ 선전
“북 전력난 극심-남 경제발전” 왜곡

“미군이 돌연 선제공격하면 어쩌나”
학자·고위급 정치지도자들 ‘공포감’

‘완전·검증 가능·불가역적 비핵화’
북-미 서로 불신하는한 실현 불가능



길을 찾아서-4회 시브이아이디(CVID)가 불가능한 까닭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시작된 이른바 `북핵위기'는 그로부터 무려 26년이 지난 2019년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미국, 중국, 북한, 한국 등이 북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예컨대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합의가 체결되었고, 2005년에는 9·19 공동성명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성과는 이내 와해되고 말았다. 또한 그런 협상이 반복될수록 북핵위기는 더욱 악화되었다. 다시 말해서 북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북핵위기는 오히려 악화되는 패턴을 보였다. 북한은 현재 실질적인 핵 보유국가가 되지 않았는가? 도대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기이한 역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나는 1981년 북한을 처음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50회 이상 다녀오면서 뼈저리게 느낀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북한을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과 북한 사람들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도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시각으로 북한을 해석하고, 또 심지어 그런 시각을 북한에 강요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런 시각을 통해서는 북한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그런 시각은 오늘도 여전히 북한을 강제하고 있다.

나는 그런 시각으로 북한을 재단하는 행위를 ‘인식론적 제국주의’(epistemic imperialism)란 용어로 개념화했다. 아울러 인식론적 제국주의에 입각해서 입안된 모든 북핵위기 해법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 26년 동안 북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궁극적 까닭 역시 인식론적 제국주의에서 찾아야만 한다고 본다.

나는 2002년 <통념을 넘어서 본 북한정치>(North Korea: The Politics of Unconventional Wisdom)(린 리너 출판)를 출간했다. 북한의 정치문화를 직접 관찰하고, 또 북한 내부 학자들과 진지한 토론을 거듭하면서 터득한 주체사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2년 나는 또 한 권의 북한 연구서를 동료 학자들과 함께 펴냈는데, <탈신비화시킨 북한>(North Korea Demystified·케임브리지 프레스)이 그것이다. 우리의 통념으로 각색된 북한의 모습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2018년에는 우리말로 된 북한 연구서 <선을 넘어 생각한다>(부키)를 펴냈다.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통념의 한계를 넘어서서 북한을 이해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었다.



2014년 1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찍은 한반도의 야경 사진으로, 그해 <로이터>에서 ‘올해의 사진’으로 뽑혀 화제를 모았다. 박한식 교수는 흔히 ‘남북한의 경제 발전상 대비 자료’로 널리 쓰이고 있는 이런 사진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론적 제국주의’ 시각을 상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2002년 펴낸 박한식 교수의 저서 <통념을 넘어서 본 북한정치>(린 리너 출판)그런데 약 10년을 주기로 출간된 나의 책 제목들이 어떤 공통의 명제로 수렴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한마디로 그것은 인식론적 제국주의를 넘어서서 북한을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람들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담고고 있었다. 그런 나의 연구 태도를 ‘엠퍼시’(empathy)라는 용어로 개념화했는데, 우리말로 의역하면 ‘역지사지’(易地思之)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은 현재 이른바 시브이아이디(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뜻하는 피브이아이디(PVID), ‘최종적으로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뜻하는 에프에프브이디(FFVD) 등의 용어도 사용하고 있지만, 시브이아이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시브이아이디가 미국의 인식론적 제국주의를 전형적으로 반영한 개념이라고 판단한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북한의 핵 개발 동기를 전적으로 무시하면서 일방적으로 무조건 핵을 없애라고 강제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실현 불가능한 비현실적 개념이라는 사실도 주목해야만 한다.

시브이아이디에서 ‘시’(C), 즉 `완전한’(Complete)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은 크게 일반사찰과 특별사찰로 나뉜다. 보통은 일반사찰로 한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기 소재지와 핵무기 수량 등을 신고하면 원자력기구 에서 현지를 방문해서 검증한다. 북한이 신고한 곳의 일부를 샘플로 선별해서 검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사찰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려면 반드시 북한에 대한 `신뢰'를 전제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 원자력기구나 미국은 북한을 극단적으로 불신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아무리 정직하게 신고한다손 치더라도 믿지를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특별사찰은 더더욱 어렵다. 원자력기구에서 북한이 신고한 곳뿐만 아니라, 자체 분석에 따라 핵무기 소재지로 의심되는 곳까지 검증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는 사실상 북한의 모든 곳을 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 그런데도 원자력기구와 미국이 특별사찰을 강행한다면 북한은 자국의 주권을 유린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총격전을 의미할 수도 있다.

시브이아이디에서 `브이’(V), 즉 `검증 가능한'(Verifiable) 비핵화는 더욱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핵무기 전문가가 북한이 신고한 지역을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원자력기구와 미국은 근본적으로 북한을 믿지 않으니 신고 지역만 보고 검증할 생각이 없다.

시브이아이디에서 `아이’(I)', 즉 `불가역적'(Irreversible) 비핵화 역시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고, 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전문가, 핵무기를 만든 경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원료 등도 보유했다. 따라서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를 모두 폐기한다손 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불가역적' 비핵화가 가능하겠는가?

이런 분석을 종합해보면 시브이아이디는 개념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핵위기의 해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시브이아이디는 이제 그만 얘기해야만 한다.

북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북한의 처지에서 핵을 보유한 까닭을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나는 앞에서 얘기한 엠퍼시(역지사지)를 통해서 그런 진단을 해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



2012년 나온 박한식 교수의 편저 <탈신비화시킨 북한>(케임브리지 프레스)나는 이른바 남쪽의 `팀스피릿훈련'(1976~93) 기간 중에 북한에 머물며 상황을 지켜본 적이 여러번 있었다. 팀스피릿훈련은 북한 공격을 목적으로 시행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이었다. 해마다 두 달 남짓 동안 냉전시대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으로서 참가병력이 20만~30만명에 이르기도 했다. 남쪽에서 팀스피릿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은 곧바로 전쟁상태에 돌입한다. 미국은 훈련이라지만, 언제든지 총부리를 북한으로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전쟁 상태에서 일상생활은 전면적으로 마비된다. 팀스피릿훈련이 주로 농번기여서 북한은 농사 준비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악순환을 반복적으로 체험하면서 북한은 필사적으로 자구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내 찾아낸 해법이 바로 `핵무기'였다. 더욱이 북한은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가 핵무기를 포기하면서 이내 죽음을 당하고, 또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미국에 의해 쉽게 살해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핵무기가 정답이라는 판단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1981년부터 최근까지 거의 해마다 북한을 방문해온 박한식 교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팀스피릿훈련’ 때마다 전쟁 상황에 휩싸이는 북한 지도자들과 주민들의 공포를 현지에서 여러차례 체험했다. 사진은 1984년 팀스피릿훈련 때 ‘청군’으로 참가한 주한미군의 모습이다. 사진 국방홍보원

나는 팀스피릿훈련 시기에 북한의 교수나 일반 주민의 집을 방문해서 그들의 대처방식을 관찰하기도 했다. 그들은 밤이 되면 일제히 소등을 하고 창문에 커튼을 친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불빛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틀어막는 것이다. 혹시라고 불빛이 새어 나가면 정부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다. 그러면 북한 전역이 곧바로 칠흑 같은 어두움에 휩싸인다.

그런데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에서 위성으로 촬영한 한반도의 야경 사진을 종종 잡지나 언론을 통해 널리 유포되고 있다. 온통 깜깜한 북한의 모습과 대낮같이 밝은 남한의 모습을 선명하게 대비되는 사진이다. 팀스피릿훈련 같은 때 북한에 머문 적이 있었던 나로서는 실소를 하거나 때로는 화가 날 정도로 북한의 현실을 왜곡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얼마나 전기가 없으면 북한 전역이 저렇게 깜깜할 수 있단 말인가? 전기가 풍족한 남한은 저렇게 대낮처럼 밝은데 말이다. 참으로 지옥과 같은 북한과 비교하니 남한과 같은 천국이 따로 없지 않은가?!' 내가 직접 목격한 북한의 밤이 평상시에는 그 정도로 깜깜한 적은 없었다.



1976년 박정희 정권의 요청으로 시작해 93년까지 해마다 시행된 팀스피릿 훈련은 ‘평화수호를 위한 한미 결속의 훈련’(1990년) 구호처럼 방어작전을 표방했으나 북한이 자구책으로 ‘핵개발’에 나서는 빌미가 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2005년 3월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주도했던 럼스펠드(맨왼쪽) 미 국방장관이 ‘남북 대비 한반도 야경 사진’을 미국 방문중 펜타곤의 집무실을 찾은 박근혜(맨오른쪽) 당시 한나라당 대표 일행에게 보여주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팀스피릿훈련이 진행되는 와중에 북한의 학자나 고위급 정치지도자과 대화를 해본 적도 여러차례인데, 그럴 때면 내겐 북한이 먼저 남한을 공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특히 북한의 고위급 지도자들은 지금까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막강한 무력을 준비해왔음에도, 자칫 선제공격을 당해 대응조차 못하게 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나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극도의 `공포' 때문에 북한이 먼저 남한을 공격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 생각해 보라.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History of the Peloponnesian History)에서 스파르타가 아테네의 팽창에 `공포'를 느낀 나머지 먼저 공격했다는 사실을 무려 3차례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

나는 지금도 북-미간 북핵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의 선제공격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믿고 있다. 1993년 팀스피릿훈련이 공식적으로 종식된 이후에도 명칭을 달리한 한-미 군사훈련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내가 직접 확인한 북한의 전시 대비 상황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5년 미 국무장관 럼스펠드가 공개해 화제를 모은 집무실 탁자 위의 한반도 야경 사진. 나사에서 2003년 9월 위성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자료사진그런데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내가 북한을 거쳐 남한에 와보면 완전히 딴 세상이란 것이다. 남쪽에서는 팀스피릿훈련 중에도 전쟁 가능성을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한은 북-미간의 심각한 긴장구조와 그로인해 반복적으로 전쟁 상태에 내몰리는 북한의 실상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느끼는 극심한 공포와 그 공포에 따른 선제공격 가능성은 더더욱 모르고 있었다. 단지 그런 실상과 완전히 동떨어진 `색깔론'만 난무하고 있을 뿐이었다. 심지어 색깔론 강변이 곧 애국적 행위인 것처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 그처럼 공허한 색깔론으로 한반도의 참혹한 전쟁을 방지할 수 있겠는가? 만약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이 터져도 북한이라는 `악마'가 일으켰다고 저주만 할 것인가?

`전쟁은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오직 누가 살아 남았는지 만을 결정할 뿐이다.'(War does not determine who is right ― only who is left)

버트런드 러셀의 이 경구를 기억하는 것, 한반도 평화의 길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집필 이현휘 제주대 특별연구원, 구술정리 박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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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92723.html#csidx05c5c30aa68c3f99291d13246edc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