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6

알라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알라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 금강요정 4대강 취재기
김종술 (지은이)한겨레출판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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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328쪽
140*205mm
420g
ISBN : 979116040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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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실태보고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학 일반


편집장의 선택
"강은 살아있고,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전 국토에 걸쳐 이루어진 사업이었고, 시행 전부터 진행 과정까지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4대강 사업에 대한 인상 한두 가지는 누구나 갖고 있을 터, 청보리밭처럼 푸르게 물든 녹조라떼 강물, 처음에는 이름을 부르기도 어려웠으나 어느새 익숙해진 이름 큰빗이끼벌레 같은 장면이 대번에 떠오른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의 구체적인 과정과 오늘의 상황 그리고 이후 벌어질 일은 얼마나 알려졌을까.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이 워낙 거대해서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행히 2009년 사업 초기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거의 매일 금강 주변을 탐색하고 기록한 이가 있으니, 바로 '금강요정'이라 불리는 시민기자 김종술이다. 그는 생명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 금강을 너무 사랑했기에 금강이 망가지는 모습을 그대로 둘 수 없었고, 때로는 몸으로 때로는 글로 4대강 사업을 막고 알리고 바로잡으려 애썼다. 이 책은 강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 이를 그저 바라보며 각자의 이익을 챙기기 바쁜 사람들, 그럼에도 다시 희망을 전하는 강의 생명을 차례로 전하며, 엎지른 물의 일부라도 다시 담으려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인간과 강이 함께 살아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전한다.

거창한 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낀 기록이고, 그 기록에 바탕한 자명한 방향이기에, 진실에 비친 현실이 더욱 참담하고, 절망을 딛는 희망이 훨씬 생기 넘친다. 강은 지옥을 견디며 여전히 살아있고, 그렇기에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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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이 시작되었다. 정권이 바뀌고 닫혔던 금강의 수문이 열렸다. 자그마치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4대강 16개 보 중 겨우 몇 개의 수문이 열렸을 뿐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금강에 터를 잡고 살면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금강에 나가 4대강 사업 이후 강의 변화를 기록한 취재기이다.

말 못하는 새와 수달, 오리의 편에 선 ‘시민’ 김종술과,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한 사업을 밀어붙인 ‘거대권력’ 이명박 대통령의 싸움의 기록이기도 하다. 김종술 기자는 모든 언론이 떠난 자리에 남아 이명박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이 저지른 사건들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물고기 집단폐사 사건 때는 정부가 발표한 물고기 사체의 수를 일일이 확인하고, 건강에 무해하다는 환경부의 주장대로 녹조로 뒤덮인 강물을 직접 마셔보기도 한다.

4대강 공사로 갈아엎은 땅에 사는 농민들과 어민들을 찾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정말 먹고살기가 좋아졌는지 묻기도 한다. ‘사업’의 명목으로 쏟아부은 수십 조원의 혈세와 그 혈세로 파괴된 것들, 그리고 그 파괴된 것들을 은폐하려는 기묘한 행정과 언론 플레이들을 낱낱이 고발한다.



목차


추천의 글 |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드는 방부제, 김종술
프롤로그 | 금강에 산다

[1부] 강의 죽음
새들목에 생긴 일
오리의 편에 선 다윗
1,164억 원이 가져다준 것
빼앗긴 땅의 가격
“맹박이가 낚시도 못하게 해…”
물고기 떼죽음: 열흘의 기록
정신과 치료를 받다
금빛 모래톱의 역사
골재 채취사업의 아이러니
강의 역습
공산성이 무너졌다

[2부] 생명 혹은 죽음의 색깔
5,600원어치 취재
괴생명체의 등장
큰빗이끼벌레 생태전문가
사라진 큰빗이끼벌레의 비밀
녹조를 숨기려는 사람들
“저 물에 커피 타 먹고 싶다”
녹조는 독이다
뱀과의 사투
나의 생체실험
우리가 마시는 물은 안전할까?
고라니 발자국에 남은 붉은깔따구
한강에 실지렁이가 산다
대통령의 거짓말
녹조폭탄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나는 왜 환경전문 기자가 되었나?

[3부] 강의 삶
고철덩어리, 보
숨겨질 뻔한 기름유출사고
수녀와의 동행
미국 댐 답사기 1 : 댐의 시대는 갔다
미국 댐 답사기 2 : 트럼프 대통령도 못하는 일
털 빠진 너구리
유령공원
사라진 금강이,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주 특별한 초대
수문개방과 관료들의 사회
강의 희망에 대하여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1항

에필로그 | 다시 공존의 강으로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강변 모래톱은 나의 휴식처였다. 지역신문 기자를 하면서 화가 나거나 힘이 빠질 때면 무조건 강으로 뛰어갔다.




P. 135~136 그동안 강에서 수많은 생명체를 봐왔지만, 처음 보는 녀석을 놓고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 ‘그래 먹어보자. 먹어보고 나서 나의 마지막 기사를 쓰자.’ 손가락 두 마디 크기 정도를 떼어냈다. 녀석을 입 앞에 두고 한참을 망설였다. 시궁창 냄새를 얼굴에 끼얹은 듯했다. 결국 이놈이 강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전에 내 몸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자고 결심했다. 코를 막고 입에 넣었다. (…) 누런 똥물을 토했다. 그러고 나서도 한동안 끈적끈적한 액체가 입속을 타고 흘렀다. 시커멓게 탄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시간이 조금 흘렀는데 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별것 아니었구나 하고 안도하고 있을 때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큰빗이끼벌레” _ 〈괴생명체의 등장〉 접기
P. 240 “저거 기름 아닌가요?”
“기름인데, 친환경이라 아무 문제가 없어요.”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강변에 있던 파란 천막을 걷어내고 기름통에 적힌 빨간색 경고문구를 확인했다. 친환경 기름이라는 말은 거짓이었다. 다시 따져 물었다.
“무슨 소린가요? 친환경이라고 하지만 윤활유인데. 기름통에 ‘삼키면 유해함, 피부에 자극을 일으킴, 눈에 심한 자극을 일으킨다’고 적혀 있잖아요?”
그제야 당황한 듯, 담당자는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이미 흘러내린 기름이 문제였다. “빨리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기름을 제거해야 하지 않느냐”고 재차 다그쳤다. 직업기자들은 기사를 쓰는 게 우선이겠지만, 나는 환경이 파괴되는 상황을 당장 중단시키는 게 더 시급했다. _ 〈숨겨질 뻔한 기름유출 사고〉 접기
P. 264 브라이언 감독관은 “엘와 강 복원에 관계된 모든 이들의 공통된 생각은 ‘강은 반드시 와일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론 거친 역동성과 생명을 품는 야생성이 존재하는 강이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그것이 결국 사람에게, 그리고 자연 그 자체에게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 강을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는 것이 곧 돈을 버는 일이다. 그것도 건강하게 말이다. _ 〈미국 댐 답사기 1: 댐의 시대는 갔다〉 접기
P. 326 드디어 수문이 열리고 물길이 흐르게 된 새봄, 흐르던 강물을 막아서 수질을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이명박 정권이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혐의는 뇌물수수와 비자금 조성 등에 치우쳐 있다. 정부가 주도한 4대강 사업의 허와 실을 낱낱이 밝히고, 더불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던 학자, 언론인, 정치인 등 4대강 찬동 인사들도 청문회에 세워야만 대한민국은 건강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지난 10년여 동안의 싸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것은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는 4대강 부역자들의 죄를 기록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또다시 강을 망치고 세금도 낭비하는 ‘탐욕의 사업’이 재연될 수 있을 것 같은 우려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4대강에 가해진 인공적인 재앙에 대해 깊이 알아야 하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_ 〈에필로그〉 접기


추천글

이 책은 강이 죽으면 연쇄적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를 확실히 깨닫게 만들어드립니다. 어찌나 묘사가 생생한지 여러분의 방 안에서도 마치 금강 기슭을 걷고 있는 듯한 현장감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 이외수 (소설가)

금강요정과 함께하는 우리 강 파헤치기

- 인디고 서원

언젠가 그의 강연을 듣는 자리에서였다. 그가 차분히 4대강 사업 이전의 금강 모습을 이야기했다. 기자의 의무감, 말도 안 되는 사업에 대한 분노 이전에, 그가 정말 금강을 사랑하는 게 느껴졌다. 사랑하는 대상이 망가지는 것에 대한 슬픔, 그것이 김종술의 힘이었다.
- 박상규

그는 저널리즘을 모른다. 책 펴들고 배운 적 없다. 강물에 젖은 옷, 눈물로 빤 손수건, 강변 흙 묻은 신발, 무릎에 날마다 붙이는 파스, 그리고 그가 쓴 1,000여 개 기사. 그것들만이 그를 증거한다. 그는 리얼리즘이다.
- 전진식 (<한겨레> 기자)




저자 및 역자소개
김종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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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사람들은 그를 ‘금강요정’이라 부른다. 금강 탐사 전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다. 2009년 4대강 공사가 시작된 이래 10년째 4대강을 취재하고 있다. 2004년부터 공주 지역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태백, 경산, 장성, 청양 등의 석산 개발 문제점을 제기, 지역 여론을 환기해 만 2년 만에 공주시 석산 개발계획을 중단시키는 성과를 냈다. 2009년부터 다니던 신문사를 직접 인수해 운영했다. 4대강 사업 홍보성 기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발 업체의 광고를 받지 않는 방침으로 운영난을 겪었다. 결국 신문사를 넘기고 본격적으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된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매일 금강에 나간다. 차량 기름값이 없을 때는 걸어 다니면서 금강의 변화를 기록한다. 물고기 떼죽음, 준설선 기름 유출, 큰빗이끼벌레 창궐, 공산성 붕괴 등 특종을 보도해 사회 이슈로 만들었다. 큰빗이끼벌레는 녹조와 더불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대표하는 생물이 되었다. EBS 〈하나뿐인 지구: 금강에 가보셨나요〉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금강의 실태를 알렸다. SBS 물환경대상, 민주언론시민연합 성유보 특별상, 충남공익대상, 대전충남민주언론 민주언론상을 받았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시민기자로서는 최초로 기자상을 받았으며, 〈오마이뉴스〉에서 최고의 시민기자에게 주는 뉴스게릴라상을 2년 연속 받았다. 정부에 눈엣가시였지만 소송은 한 건도 당하지 않았다. 현장에 가서 보고 묻고 만져본 뒤에야 기사를 쓴다는 철칙 때문이다.

“이렇게 개고생하며, 취재를 계속해야 하나?” 어느 날 울컥해서 눈물을 쏟았다. 홀로 빗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물고기 주검들 사이에서 노숙을 했다. 뱀에 물리고 공사인부한테 두드려 맞았다. 물길이 막히니 상식도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 건, 사람들의 뇌리에서 그들이 저지른 일들이 사라진다는 거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끝날 때까지 기록하려한다. 4대강 사업은 현재형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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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분야 : 한국사회비평/칼럼 1위 (브랜드 지수 283,424점), 에세이 9위 (브랜드 지수 545,978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9위 (브랜드 지수 323,95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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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적어도 그대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처하신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이 책이 4대강의 팩트입니다.” _이외수

“물고기 몇 마리 죽은 게 대수냐?”
“녹조 좀 생긴다고 호들갑이야!”
죽어가는 금강에 대한 기사를 쓰면 한두 개씩 악플이 달렸다.
생명의 연결고리를 모르는 무지렁이의 말이다.
강에 사는 뭇 생명들의 죽음 뒤에는 바로 우리,
인간이 위태롭게 서 있다.

월급 받는 기자도 아니고 그냥 시민기자,
‘금강요정’ 김종술 씨의 좌충우돌 4대강 취재기

개고생 취재에 나선 기자가 있다. ‘금강요정’이라 불리는 김종술 씨다.
4대강 공사가 시작되고 2010년, 굉음을 울리며 쳐들어온 중장비들이 공주시 백제 큰다리의 바위덩어리 보호공을 잘라버렸다. 강물을 가로막고 있던 돌무더기가 무너져내리자 갑자기 본류의 수위가 낮아졌다. 겨울잠에 빠졌던 물고기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모래무지, 누치, 끄리, 마자, 피라미, 붕어, 잉어 등 물고기 수천 마리가 물 빠진 모래톱에 허연 배를 드러내고 죽어갔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재해의 시작이었다.

“이날 현장에 있던 계약직 금강지킴이의 눈물이 터졌다. 서러움에 북받친 그는 ‘죽어가는 물고기 세 마리를 살리려고 집으로 옮겨서 애쓰고 있는데… 금강에 나올 때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있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았다. (…) 그날은 악몽을 꾸지 않았다. 한숨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썩은 내가 풍기는 강변에서 나 혼자 살아 있다는 것이 악몽이었고 치욕이었다. _86쪽 〈물고기 떼죽음: 열흘의 기록〉

4대강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물고기 집단폐사가 이어졌다. 규모가 수십 만 마리에 달했다. 강변에 방치된 물고기의 사체에서는 침전물이 흘러나왔다. 구더기가 들끓고 강물이 썩었다. 물고기 주검들 사이에서 노숙을 하며 열흘을 취재했다. 현장은 그가 난생처음 겪은 생지옥이었다. 취재를 마치자 밤마다 가위에 눌렸다. 악몽에서 깨면 두통이 시작됐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괴롭고 힘들었던 것은, 물고기 떼죽음 기사에 달린 악플과 매일같이 걸려오는 항의전화였다. 팔도의 욕지거리를 다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가 기사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김 기자야말로 금강을 사랑하고 지켜나가는 요정이다. 보지도 않고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92쪽).” 그러자 거짓말처럼 악플이 사라졌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를 ‘금강요정’이라 부른다.


“나는 기록한다, ‘탐욕의 사업’이 재연되지 않도록”
#4대강은_누구의_탓인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 달에 10만~20만 원. 차량 기름이 떨어질 때면 대리운전도 하고 ‘노가다’도 뛴다. 전 재산 5,600원이 남았을 때는 강가에서 풍찬노숙을 하다가, 4대강 사업이 탄생시킨 괴생명체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해 특종을 터뜨렸다(125쪽 〈5,600원어치 취재〉).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금강”에 터를 잡은 4급수 최악의 오염지표종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 녹조를 전해주려고 유리병에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는 끝내 경호원들의 철통 경비에 막혀 그를 만나지 못했다. “저들은 골리앗, 나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새와 수달, 너구리, 오리의 편에 선 다윗이었다(34쪽).”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이 시작되었다. 정권이 바뀌고 닫혔던 금강의 수문이 열렸다. 자그마치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4대강 16개 보 중 겨우 몇 개의 수문이 열렸을 뿐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금강에 터를 잡고 살면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금강에 나가 4대강 사업 이후 강의 변화를 기록한 취재기이다. 말 못하는 새와 수달, 오리의 편에 선 ‘시민’ 김종술과,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한 사업을 밀어붙인 ‘거대권력’ 이명박 대통령의 싸움의 기록이기도 하다. 김종술 기자는 모든 언론이 떠난 자리에 남아 이명박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이 저지른 사건들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물고기 집단폐사 사건 때는 정부가 발표한 물고기 사체의 수를 일일이 확인하고, 건강에 무해하다는 환경부의 주장대로 녹조로 뒤덮인 강물을 직접 마셔보기도 한다. 4대강 공사로 갈아엎은 땅에 사는 농민들과 어민들을 찾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정말 먹고살기가 좋아졌는지 묻기도 한다. ‘사업’의 명목으로 쏟아부은 수십 조원의 혈세와 그 혈세로 파괴된 것들, 그리고 그 파괴된 것들을 은폐하려는 기묘한 행정과 언론 플레이들을 낱낱이 고발한다.

“때때로 괴물들과 싸우면서 나 또한 괴물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홀로 강변에서 빗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뱀에 물리고 공사 인부한테 두들겨 맞으면서도 취재수첩과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 추악한 삽질을 세상에 알리다 몸이 망가지고 마음이 찢어졌다. 이게 다가 아니다. 경제적 재앙이 남아 있었다. 텅 빈 주머니, 매일 시달리는 빚 독촉에 모든 걸 놓고 싶을 때도 있었다.
_228쪽 〈나는 왜 환경전문 기자가 되었나?〉

더는 길이 없다 싶을 때, 그와 함께 4대강을 취재하는 ‘4대강 독립군’들이 힘을 보태어 다음스토리펀딩을 시작했다. 그의 사연이 널리 알려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후원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이외수 씨가 그를 찾기도 했다. 지금 쓰고 있는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2017년 출간)에 4대강을 죽인 자들을 응징하는 기자가 등장하는데, 바로 김종술 기자가 모델이라고 했다(216쪽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이외수가 작가는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는 대한민국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적어도 그대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처하신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이 책이 4대강의 팩트입니다. 이 책에 4대강의 가감 없는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 부정과 불의를 혐오하고 상식과 정의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열정과 영혼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_9쪽 〈이외수 추천의 글〉


자연의 권리, 생명의 연결고리, 그 생태계의
원리를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일에 대하여

김종술 기자가 지난 2016년 세종보를 찾았을 때다. 보 하류에 하얀 기름띠가 흘러내렸다. 기름띠 주변으로 물고기들이 머리를 쳐들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저거 기름이 아닌가 물었다. 기름인데, 친환경이라고 했다. 기자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기름통에 적힌 빨간색 경고문구를 확인했다. ‘삼키면 유해함.’ 기자는 그들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로 기름을 빨아들일 때까지 내내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그에게는 기사를 쓰는 일보다 환경이 파괴되는 상황을 중단시키는 게 시급했다(239쪽 〈숨겨질 뻔한 기름유출사고〉).

그를 움직이는 것은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분노만도 아니다. ‘한낱’ 강변 모래톱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는 처음 금강 새들목에 발을 내딛던 날을 기록한다(27쪽 〈새들목에 생긴 일〉). 해질녘 무리를 지어 쉼터를 찾아가는 백로의 몸짓에 넋을 잃었다. 죽은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도 들렸다. 고라니는 환약처럼 생긴 까만 똥을 쌌다. 강변 모래톱에 쏟아지는 별빛 속에서 잠이 들면서, 모래가 내 몸만 정화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가늘고 고운 입자의 모래는 물의 오염을 걸러내는 필터다. 그는 자연을 글이 아니라 몸으로 배웠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것은 글로 쓰지 않았고, 그래서 그의 글은 꾸밈없고 절실하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순수하게 경탄하고, 이름 모를 풀과 꽃, 야생동물과 인간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생생히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은 한 기자의 취재기로만 머물지 않고, 자연 그 자체를 보여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에세이가 된다. 기자는 말 못하는 자연의 변호인임을 자처하며, 자연의 권리와 생명의 연결고리를 모르는 일이 우리 인간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와 국민은 수동적으로 환경보전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국가는 미래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자연에도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줘야 한다.” _320쪽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1항〉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1979년 미국 환경단체가 제기한 ‘팔릴라 소송’에서 법원은 “하와이의 희귀조인 팔릴라도 고유한 권리를 지닌 법인격으로 법률상 지위를 가지기 때문에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에콰도르 헌법은 “자연은 헌법이 명시한 권리들의 주체”임을 선언한다. 김종술 기자는 대한민국이 말뿐인 환경권이 아니라 사람과 생명, 미래가 담긴 새로운 환경권을 제시한 헌법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땅에 다시는 ‘4대강 사기극’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강은 그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은 물안개의 강이자 백로와 고라니의 강이며 사람의 강이다. 예전처럼 다시 살아날 강을 기다리며 강의 변화를 기록한다. 강이 깨어나면서 숨을 토하는 하얀 새벽 강가에서 나는 지금도 공존의 강을 꿈꾼다. 강에서 살아가며 강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할 것이며 강으로의 ‘소풍’에 동참할 것이다. 이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_328쪽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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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꼭 봐야 하는 책이다. 글쓴이의 바람대로 4대강의 모든 보들을 빨리 허물었으면 좋겠다. 권력을 가진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 때문에 말 못하는 뭇생명들이 저렇게나 많이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나를 포함하여 (막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막지 못한 사람들의 죄도 크다.
함초롬 2018-09-1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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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역사는 흐르기에 우리가 중간에 멈출 수 없는 한 공부해야 한다.
오늘은 지인들에게 금강의 요정 이야기를 많이 해줘야겠다.
언젠가는 ‘금강에 살어리랏다!’는 구수한 노래들이 펑펑 터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금강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해준 김종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레모니안 2018-09-1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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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요정이 전하는 4대강 사업의 실체...


한 달이 넘게 폭염경보 문자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여름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별말 없이 견디는 계절이었다. 하지만 올해처럼 더운 여름이라면 구시렁대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여름은 어떨까. 더 더울까? 지구 온난화로 앞으로 간절기는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남을지도 모른다는데... 덥다고 노래를 부르니까 옆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한다. 인간이 그렇게 만든 거라고, 그동안 편한 생활 누리고자 신나게 지구를 오염시켜서 이런 더위가 온 거라고, 인간이 자초한 일이라고 하더라. 안다. 뭐가 어떻게 잘못된 건지 자... + 더보기
구단씨 2018-08-23 공감(12)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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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광야의 외치는 선지자











우리는 학교에서 인간 삶의 기본 조건이 의식주라고 배웠다. 하지만 그것은 그 밑에 더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됐을 때의 말이다. 즉, 공기와 물이 깨끗하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지금 우리는 의식주 문제가 뒤로 밀려나는 역행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공기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오염됐고, 4대강 사업으로 식수도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 좋은 집, 더 좋은 옷, 더 좋은 먹을 것을 추구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중이다. 우리는 이미 그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김종술 기자는 이런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책 한 권을 우리 앞에 내놓았다.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가 와도 반박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지고 말이다. 저자는 4대강 사업의 폐해를 10년 동안 추적했고, 4대강에서 먹고 자며 ‘큰빗이끼벌레’의 등장 등 수많은 특종을 세상에 알린 일명 ‘금강 요정’이다. 이 책은 기자의 10년 동안의 취재 기록이다.



4대강 사업 10년의 기록은 부조리와 난장판으로 가득 차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과연 이 난장판의 원인이 뭘까,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세 가지 정도의 원인이 느껴진다.



첫 번째로는 자연과 과학에 대한 무지, 혹은 무시다(결국 둘 다이겠지만).

자연에 함부로 손을 대면 우리가 예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고, 그것을 함부로 수습하려다 보면 일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4대강 사업처럼 대규모로 자연을 조작하는 일은 면밀한 조사와 전문가와 과학자들의 조언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큰돈이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연은 한 번 망가지면 돌이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치와 행정은 과학과 가장 거리가 먼 단어 같다. 과학자들을 물정 모르는 뜬구름 잡는 사람들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국민적인 과학 교육이 부재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다. 책에 소개된 4대강 사업의 여파를 보면 무식이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통령도 그렇지만 공무원은 과학자가 아니다. 그래서 사태가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두 번째는 ‘행정 편의적 일처리’를 들 수 있겠다. 물론 여기에는 윗선의 압력도 포함된다. 일명 ‘가카’로 불렸던 제왕적 대통령의 시대에는 더욱 상명하달이 중요해질 것이다. 일개 시민 기자에 불과한 저자에게는 견고한 바위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나는 지난 10년간 강에서 살면서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 큰빗이끼벌레,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등이 발생할 때마다 환경부의 입장을 들으려고 수없이 전화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늘 이랬다.




“(물고기 떼죽음) 조사중입니다.”

“(녹조) 확인해보겠습니다.”

“(큰빗이끼벌레) 확인하고 있습니다.”

“(실지렁이·붉은깔따구) 연구용역중입니다.” p. 305-306



그리고 그런 태도는 정권이 바뀐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권이 바뀌고 수문이 조금 열렸으나 공직사회는 그대로다. 현장이 아니라 책상이 일터다. 환경부가 내놓은 수문개방 뒤 현장조사 결과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오늘도 책상 앞에서 전화기를 붙잡고 ‘보고’만 받고 있다. 환경부는 4대강 수문개방에 따른 결과를 모니터링하려고 상황실을 운영한다. 하지만 현장조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몫이다. p. 304



앞에서 말한 과학에 대한 무지에 더해,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공무원들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정말 코미디다. 근시안적인 대책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자연은 한번 망가지면 여파가 어디까지 향할지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 황토를 뿌리고, 배를 띄워 녹조를 흩어놓고, 수차를 돌린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언제까지 해결하고 있다는 퍼포먼스만 보여줄 것인가.



현장을 모르는 공무원에 대한 질책은 저자의 자신감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연 공무원들이 김종술 기자보다 4대강을 더 많이 돌아봤다고 할 수 있을까. 더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을까. 행정 편의적 일처리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은 계속 들어가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문제 해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역시 ‘지도자의 오만함’이다. 대통령 본인이 제왕적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 그것은 국가와 국민을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연과 과학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마치 자신이 신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이런 오만함 없이는 애초에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오만함이 아니라면 다시 ‘무지’뿐이다. 무책임한 무지) 청계천 복원을 비롯해 건축적인 성과로 대통령까지 오른 ‘그’의 눈에 자연 그대로인 4대강은 ‘미개척지’나 ‘전근대’로만 보였을 것이다. 그야말로 구시대적 발상이다.




죽어가는 금강을 지켜보다가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의 얼굴. 그는 자기가 저지른 짓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회고록에 담긴 내용을 그는 정말로 믿었을까, 아니면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오만과 탐욕에 눈이 멀어 진실을 보지 못한 것일까? p. 209




“(…) 하지만 지금은 댐을 짓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댐을 지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드물어요.(…)” p. 271, 캘리포니아 아메리칸 워터의 로버트 제임스 감독관



이 사태의 밑바닥에는 자연을 향한 인간의 오만이 있었다. 이 책을 쓴 김종술 기자와 추천사를 쓴 이외수 작가는 그것을 꿰뚫어 보고, 그것을 고발하고 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을 진리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직 만물의 영장 자격이 없는 인간들도 적지 않습니다. p. 5, 이외수 작가의 추천의 글 중



하지만 강은 ‘역습’(‘강의 역습’ p. 110)해 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것을 막아낼 능력이 없다. 자연 앞에서 우리는 무기력한 존재다. 우리는 누구도 신이 아니다.



지도자의 제왕적 오만함은 앞에서 얘기했듯이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국가와 국민, 다른 하나는 자연과 과학. 자연과 과학에 있어서 저자는 ‘자연 스스로 갖는 법적 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가는 미래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자연에도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줘야 한다. p. 319



여기에 더 구체적으로 더해, 우리는 좀 더 과학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국가 권력에 의해 위협받지 않아야 한다. 저자인 김종술 기자는 말한다.




돈은 어디선가 융통하면 된다고 쳐도, 연구기관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조사를 하지 않으려 했다. 단 한 번도 신뢰할 수 있는 수질분석을 해주는 곳이 없었다. p. 179-180



국가와 국민에 대한 지도자의 오만에 대해서는 시스템에 대한 지적을 한다.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들었지만, 언제 한번 제대로 고쳐진 적이 없는 바로 그 문제다. 미국 사례를 취재하러 갔을 때 현장 감독관은 말한다.




“한국의 4대강 사업과 같은 일은 미국에서 일어날 수 없습니다. 사전에 여러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니까요. 여러 기관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돼 있습니다. 아메리칸 워터는 21개 주에서 영업중인 큰 회사여서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습니다.” p. 273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휘둘러 강행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그래도 어렵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거절하면 끝입니다. 한국의 4대강 사업은 여기서 결코 벌어질 가능성이 없습니다.” p. 274



이 책에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을 제외하면, 수도승의 고행과도 같은 저자의 취재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라도 새끼가 여기까지 굴러와서 반대만 하는 거야?”

“오늘부터 우리 광고 끊어주세요…”

“너무 강하면 부러집니다.”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요즘 당신 얘기만 하던데 조심해요. 기사 좀 그만 쓰라고.”

“요즘 중국 사람들한테 돈 300만 원만 주면 사람 하나 묻어버린다고 하던데….”



모두 저자가 실제로 들은 욕설과 협박들이다. 현장에서 삽과 곡괭이로 위협 당하고, 쫓겨나는 과정을 보다 보면 도대체 이 사람은 왜 이러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개고생하며, 취재를 계속해야 하나?” 어느 날 울컥해서 눈물을 쏟았다. 홀로 빗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물고기 주검들 사이에서 노숙을 했다. 뱀에 물리고 공사 인부한테 두드려 맞았다. 물길이 막히니 상식도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 건, 사람들의 뇌리에서 그들이 저지른 일들이 사라진다는 거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끝날 때까지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4대강 사업은 현재형이다. (책날개 내용 중)



강에서 노숙을 하고, 신발과 옷은 모두 헤지고, 큰빗이끼벌레를 먹고, 녹조 강물을 마시는 장면들은, 성경에 나오는 엘리야나 세례 요한 같은 선지자를 떠오르게 한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에 집착하며 문제가 심각하다고 광야에서 외치는 선지자. 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의 환경과 자연을 위해서 저자와 같은 기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눈에 불을 켜고 강과 정부를 감시해줄 감시자가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미안해진다. 우리는 그들의 고행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고행의 현장에 한 수녀님이 찾아와 동참했다는 것은 그래서 뭔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그리고 그 수녀님이 끝내 수녀복을 벗고 사회운동에 참여했다는 말은 더더욱 이해가 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우리 삶을 이루는 기본 조건인 의식주를 생각해 봤을 때, 우리는 우리의 의식주를 위해서 김종술 기자의 의식주를 희생시킨 건지도 모르겠다. 집이 없는 것처럼 강변에서 노숙을 하고, 옷이 없는 사람처럼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먹을 것이 없는 사람처럼 큰빗이끼벌레를 먹고, 녹조 강물을 마시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이런 지킴이들을 지지하고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우리 일을 대신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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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buff 2018-08-18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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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금강을 죽게 하지 마라



















"떼죽음당한 물고기 숫자에 눈을 감았던 그들은 그 많던 물고기가 사라진 진짜 이유마저 애써 외면했다. 말없는 금강은 썩은 냄새를 풍기며 누런 몸으로 진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_89쪽



#김종술 #위대한강의삶과죽음 #위대한_강의_삶과_죽음 #한겨레출판



<오 마이 뉴스>의, 금강요정으로 유명한 김종술 시민기자(내가 기억하기로는 큰빗이끼벌레도 직접 먹어봤다는, 그 사람)의 10년 금강 취재기.

인간이 자연을 괴롭히고 자연(특히 금강, 금강 안과 주변의 생물들, 새로 출몰하게 된 것들)이 고통받고, 그걸 지켜보는 또다른 인간(들)에 대해 덤덤하게 적었다.



금강이 처음 파헤쳐지고,
물고기들의 의문의 집단 폐사 사태가 일어나도,
계속되는 취재 방해와 정부의 축소발표,
심각한 녹조의 출현,
최후의 5,600원까지 털어 쓰는 취재의 의지가 계속되고,
금강에의 큰빗이끼벌레의 출현,
이어지는 강변 파임 등의 수해,
정부부처의 눈감고 아웅하는 식의 대처와 매년 거기에 집행되는 예산,
금강 외 4대강 사업의 후처리로 들어가는 매년의 막대한 비용,
이용객 적고 쓰레기 쌓이는 애물단지가 된 강변공원,
환경단체와 의지있는 개인들의 개입,
그리고 (수질 등급 하락으로) 큰빗이끼벌레까지 사라짐,
그 물과 인접한 위기의 인간인 우리,
미국의 보와 댐은 점점 철수되고 있다는 그에따라 환경영향은 적어진다는 현황조사,
그리고 댐을 여는 것만으로도 벌써 나아지는 금강의 모습...
그야말로 (정치를 최대한 뺀) 4대강 사업 한가운데의 ‘금강 관찰 기록’이다.
금강의 10년을 함께 살고 지켜 본 사람의 글, 그 담담하고 가난하고 당당한.



금강에 몸을 적시고 있을 수 밖에 없는 한 개인의 큰 의지가 대단하다는 마음과, 자연을 해하지 않는 방법은 역시 ‘그냥’ 두는 것이 뿐인가의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런 의지와 마음이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새삼 다시 생각하다.



인간은 손만대는 것으로 뭔가를 망가뜨리기 일쑤니까. (인간인게 아리고 또 슬프다.)
내가 오늘을 살면서 그 흔적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기를, 내 주변의 모든 ‘금강’들에 무신경하기만 한 내가 되지 않기를, 그 강이 실제로 조금은 살아나기를.





"나는 강을 기록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기록을 위해서는 강에 더 가까이 다가서야 했다. 걸쭉한 녹조 물에 들어가는 일은 다반사였다. 인체에 유해한지 확인하려고 큰빗이끼벌레를 씹어 먹기도 했다. 강변을 혼자 걷다가 지치면 강변에서 텐트를 치고 먹을 것이 떨어질 때까지 며칠을 지내기도 했다." _325쪽





#인문 #환경 #환경학 #환경실태보고 #취재기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금강요정 #금강요정4대강취재기 #환경전문기자 #사대강사업 #4대강사업 #금강 #10년그들은숨겼고나는캐물었다 #큰빗이끼벌레 #저널리즘 #리얼리즘 #강의죽음 #생명혹은죽음의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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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 2018-08-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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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 김종술




피로 쓴, 죽어가는 금강을 위한 10년의 기록



여러 이유에서 읽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서평단 신청했다. 혹시라도 선정되면, 싫어도 읽어야 하니까.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읽을 필요가 있겠다 싶은 책은, 읽을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유도하기도 한다. 독서 전략 중 하나다.
그럼 시작하기 전에.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이므로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은 다를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2008년까지 식수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금강이, 힘들 때마다 찾아가서 위안을 받았던 소중한 쉼터가, 모든 생명력을 잃어버렸을 때, 저자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상상을 해보려다 관두었다. 자신이 없었다.

이 책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단지 보여줄 뿐이다. 보여주고 설명해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너무 충분해서, 보지 못하고, 읽지 못한 것으로 해버리고 싶다.
열흘 간 죽어간 물고기들. 금강의 모든 물고기가 죽어버린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계속 떠오르는 죽은 물고기. 죽은 물고기 때문에 강은 다시 오염되고, 오염 때문에 물고기는 또 죽어 나가고. 저자는 그걸 보며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한다. 제정신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사람조차 아니리라. 생지옥도, 그런 생지옥이 없다. 비극의 서두다.

한겨례 출판의 포스트를 보면, 저자가 큰빗이끼벌레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보면서 생각했다. 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저렇게까지 하느냐고. 책을 읽으며 반성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너무 쉽게 생각했다.
수중에 남은 돈, 5600원. 돈을 융통할 곳도 이제 더는 없다. 집주인도 이제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동안의 취재로, 몸과 마음은 다칠 대로 다쳤다.
이 정도 했으면 되었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저자는 마지막으로 금강을 찾았다. 그때 발견한 괴생명체. 자신의 마지막 기사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더한 짓인들 못할까. 그 절박한 심정이 손에 잡힐듯 다가오는 것 같았다.

식수로 쓰던 물이었는데. 그 많던 물고기가 죽어간 자리에, 이상한 괴생물체가 등장했다. 보도가 나가자, 정부는 처리하기 시작했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할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 다시 금강에서 펼쳐진다. 무수한 사체가 강을 떠다니고, 사체에서 나온 물이 다시 강을 뒤엎고. 보는 내가 할 말이 사라지는데, 현장에 있던 저자는.
금강은 대체 무슨 죄가 있어서. 물고기 떼죽음으로 인한 피해도 모자라, 이번에는 큰빗이끼벌레로 인한 피해까지 전부 뒤집어써야 하나. 그 물, 심지어 식수로 사용된다는데.

더 끔찍한 건, 금강에서 큰빗이끼벌레도 사라져 버린다. 큰빗이끼벌레조차, 버티지 못하는 물이 되어 버린다. 책 한 구절을 인용하자. 304쪽. “현지조사는 비정규직의 몫” 확인해서 대책을 세워야 할 당담 공무원은 그 누구도 그 자리에 없다. 어찌하여 금강만 고생하는지,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게 해주는 구절.
지금은 그래도 강이 맑아지고 있단다. 다행이다. 마지막까지 금강이 죽어있습니다. 그러면 진짜 울고 싶었을지도.

맛의 달인에, 치수 공사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그중 하나. 공무원이 말한다. 어로를 뚫어 놓았으니, 물고기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무려 80%가 자유롭게 이동 가능합니다. 기자는 질문한다. 1년에 80%면 2년이면 64%. 그러다 보면, 결국 강은 죽는 것 아닙니까?
읽으며 계속 그때 읽은 내용을 되새겼다. 입맛이 썼다.

4대강 사업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러려면 이명박 회고록도 읽어봐야 할 테고, 찬반 관련 자료를 더 깊이 찾아봐야 한다. 그럴 역량은 안 된다.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없다.
다만.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원래라면 몇 년 걸린 사업을 2년 만에 해치운 탓에. 강 생태계가 제대로 엉망진창이 된 현실만큼은 부정하고 싶지 않다. 몇 번이고 상황을 호전시킬 방도가 있었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이 관심이 갖지 않아, 악화일로만 걸은 현실조차 외면하고 싶지 않다.

부제를 ‘피로 쓴, 죽어가는 금강을 위한 10년의 기록’이라고 달았다. 읽으며 생각했다. 심장을 쥐어짜서, 그 피로 쓴 책이라고. 하고 싶은 말이 정말 이것뿐일까. 그 모든 일을 당하며 분노가, 원망이 휘몰아쳤을 텐데. 그 모든 걸 고려하면 이 책은 지나치게 담담하다. 오히려 읽는 사람을 괴롭게 한다.
차라리 원망이라도 해주었으면. 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소리 내어 외치기라도 한다면. 그러면 마음 편하게 읽을 텐데. 말을 하지 않아서. 말을 하지 않으니. 오히려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지 짐작이 가버려서.

현재 한겨례에서 진행하는 북토크 일정은, 마감되었다. 설령 마감이 안 되었더라도, 시간에 맞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대전이나 세종 등 금강 근처에서 북토크를 한 번만 더 열어주었으면 좋겠다. 저자를 만나고 싶다. 만나서 직접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힘들었을 텐데도, 이 모든 과정을 글로 남겨서, 읽을 수 있게 해주어 정말 감사하다고. 글로나마 전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이번에는 이 책을 읽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권해보고 싶다.
어떤 결론을 내리든 존중받아 마땅하다. 본인의 가치관과 논리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면, 그 결론은 옳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라도 옳고 그름을 설파할 마음은 없다.
다만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외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읽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이 책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쓴 책이다.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도 불쾌할 책은 아니다.
금강에 대해, 나아가서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면, 기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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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mackwrl11 2018-08-1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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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자연환경 파괴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 김종술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주도한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이 실시된 지 어느새 10년여가 되었다. 4대강 사업은 사업에 임하기 전부터 현재까지 굉장히 논란이 많은 사업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 사업이 치수, 관광 등의 바탕이 되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 사업을 찬성해왔다. 또 다른 이들은 이 사업이 자연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4대강 사업을 반대해왔다. 이렇게 4대강 사업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길을 잃은 국민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4대강 사업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지켜본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이 그 책이다.



김종술 시민기자는 '금강 요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가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10년 동안 금강에 거의 살다시피 하며 4대강 사업이 금강에 미친 영향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그는 비록 시민기자이지만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발로 뛰며 자신이 얻은 4대강 사업의 결과를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했다. 이 책은 그런 그의 10년 간의 고생스러운 취재기를 집대성한 책이다.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하는 작가 이외수의 추천의 글로 시작된다. 깐깐한 이외수 작가의 추천사라니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된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강의 죽음, 2장 생명 혹은 죽음의 색깔, 3장 강의 삶'으로 나눠 저자의 취재기가 진행된다. 1장에서는 4대강 사업이 시행되며 강의 자연환경과 인근 주민들의 삶이 망가졌는지를 담는다. 2장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자연환경이 파괴되며 우리의 일상에까지 미치는 문제를 담았다. 3장에서는 강의 흐름을 막으며 생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강이 다시 흐르게 해야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4대강 사업은 강만 망친 게 아니다. 강을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내 일이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망친 생태계 속에 사람이 살고 있다. 권력자들이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4대강 주변 농민들이 대신 치르고 있다. 강의 역습 앞에서 힘없는 서민들만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강을 땜질하는 사이, 강은 온몸을 뒤틀며 황당한 국책사업의 진실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 김종술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중



1장에서 그는 4대강 사업이 서민의 삶을 망쳐놓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4대강 인근에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던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은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자연 환경을 바꾸며 해당 지역에서 서식하던 동식물의 식생이 바뀐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던 어업이 어려워진다. 또한 강을 '보수'하며 주민들에게 주어진 보상금이 투기꾼, 사기꾼들을 불러모아 마을을 망친 경우도 나타난다. 또한 역사가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인 백제 공산성이 무리한 사업 진행 때문에 무너지기까지 한다.

이러한 현상은 4대강 사업이 자연환경을 개발하여 사람들에게 이익을 불러올 것이라는 개발 논리에서 빗겨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강은 450만 충청인의 생명수다. 산업·농업 용수 역할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을 가로막은 보가 생기면서 물그릇은 커지고 물의 양은 더 풍족해졌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뭄에 시달리고 물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따. 상수원인 대청댐에는 해마다 독성물질이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물을 가지고 있어도 사용할 수 없다면 보관하고 정화하는 비용만 낭비하는 것이다.



- 김종술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중



2장에서 김종술 기자는 큰빗이끼벌레, 붉은 깔따구, 실지렁이, 그리고 녹조 현상으로 4대강 사업이 생태계를 교란하며 강을 더럽혔다는 것을 입증한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확인한 바를 바탕으로 강의 오염이 단순히 인근 지역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은 없다. 이 4대강은 우리의 주요 식수원이다. 4대강 사업으로 오염된 강물은 우리의 기술력으로는 천문학적 액수를 들이더라도 완전히 걸러낼 수 없는 독소를 품은 채 우리의 식수로 활용된다. 이로써 우리는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불러왔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갖는다. 국가와 국민은 수동적으로 환경보전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국가는 미래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자연에도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줘야 한다.



- 김종술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중



자연스럽게 흘러가던 강을 인간의 이기심으로 제대로 흐를 수 없게 만든 4대강 사업은 결국 인간에게 문제로 다가왔다. 그는 3장에서 4대강 사업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비합리적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더러워진 물을 정화하고실용적이지 못한 강 활용 정책을 계속 우격다짐으로 운영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가며 4대강 사업에 버리는 돈이 너무 많다고 본다. 그는 차라리 강이 자연스레 흐르게 만드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강이 흐르면 자정작용으로 이제까지 망가진 강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태 환경이 망가진 강을 바로 잡는 것이 곧 인간의 건강하게 살 권리를 지키는 방식이기 때문에라도 4대강 사업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보를 개방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실행하는 공무원은 바뀌지 않았기에 우리가 계속 주의를 기울이기를 촉구한다.



보통 환경 파괴 문제를 추상적으로, 나와 상관 없는 이상론자들의 이야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깟 자연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이 책은 4대강 문제를 그렇게 '개발(발전)VS 환경 보전'의 대립 구도로 설명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발전'된 도시에서 생활한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생태계의 한 부분을 이루는 동물이다. 잘못된 방식으로 성급하게 진행되는 개발로 환경이 무너지면 결국 나의 일상 역시 무너지게 된다.



이 책은 양적방법론, 즉 과학적인 통계, 수치와 같은 증거들을 잔뜩 들고와서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요목조목 지적하는 책은 아니다. 저자는 시민기자의 신분으로 활동하였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 신뢰의 문제로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질적방법론을 활용한다. 자신의 몸에 실험하여 4대강 사업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문제를 불러올 지를 보여준 것이다.

마치 외계 생물 같은 큰빗이끼벌레를 직접 뜯어 먹어보고 몸에 문질러 본 이야기, 그가 본 죽은 물고기들, 그가 직접 마셔본 '녹조라떼', 직접 잡은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들, 강이 오염되며 나는 비린내. 이 모든 경험담은 정갈한 과학적 수치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독자의 마음에 다가온다. 강이 얼마나 오염되었고 우리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물을 마시고 또 그 물로 생활하게 될 지를 상상하게 되면서 아찔해진다.



분명히 4대강 사업이 마냥 나쁜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이익을 누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4대강 사업이 비효율적이고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4대강 사업을 어떤 논리로 찬성 혹은 반대하든 우리는 우리의 식수원이자 생활 환경과 직결된 4대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을 위해서라도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심을 기울이자.

물을 마시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4대강 사업에 대해 당신이 어떤 생각을 가졌든 자연환경과 개발이 어떻게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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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2018-08-2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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