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1

알라딘: 세속주의를 묻는다

알라딘: 세속주의를 묻는다


세속주의를 묻는다 - 종교학적 읽기 
한국종교문화연구소 (기획)모시는사람들2024-01-15
이전
다음





























미리보기

정가
30,000원
판매가
28,500원 (5%, 1,500원 할인)
마일리지
1,500원(5%) + 멤버십(3~1%)
+ 5만원이상 구매시 2,000원
배송료
무료
수령예상일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월 1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기준) 지역변경

모든 책 오늘 출고 대상 도서
당일 출고 안되면 적립금 100원
Sales Point : 10

0.0 100자평(0)리뷰(0)
이 책 어때요?

카드/간편결제 할인
무이자 할부
소득공제 1,290원





수량










장바구니 담기
바로구매
선물하기
보관함 +


전자책 출간알림 신청
중고 등록알림 신청
중고로 팔기











기본정보
480쪽
책소개
종교와 세속의 이분법을 넘어서서, 세속주의의 형성 과정과 세속주의가 다루어지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종교학적 연구사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인류학, 정치학 등의 인접 학문 분야에서의 세속주의 연구들을 종교학적 시선으로 종합하고 분석하면서 현대 사회에서 세속주의가 미치는 영향, 그 역할을 탐구한다.

이 책의 내용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심포지엄의 발표를 기반으로 하며, 6명의 저자가 쓴 10편의 글들이 다양한 관점을 포괄한다. 종교학과 세속주의에 대한 이론적 접근, 한국의 종교와 세속주의, 세속주의의 국가별 전개, 그리고 세속주의와 현대 사회의 관계를 다룸으로써, 종교학 연구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에서 세속주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목차


책을 내며

1부 종교와 세속주의 이론. 입문과 쟁점

종교와 세속주의 입문하기 | 최정화
1. 세속주의 연구, 무엇인가?
2. 세속주의 공부의 자취들을 정리하며
3. 세속주의의 비판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4. 나오는 말: 종교학과 세속주의 연구의 의의

엘리아데와 세속주의 담론 | 김재명
1. 세속주의 담론
2. 탈랄 아사드와 세속주의
3. 탈랄 아사드의 성과 속
4. 엘리아데의 성현
5. 종교학과 세속주의 연구

2부 한국의 종교와 세속주의

한국의 종교연구와 비평(비판)의 세속성 논의 | 장석만
1. 들어가는 말
2. 한국에서의 종교연구와 비평
3. 한국의 세속성과 종교연구
4. 『비판은 세속적인가?』라는 책
5. 이후의 논의: 두 가지 단면
6. 나오는 말

세속화에 대한 저항―동학에서 한살림까지 | 조성환
1. 세속화된 자연
2. 신성한 자아의 발견
3. 일상의 성화(聖化)


3부 세속주의의 전개: 나라별 접근

세속-종교-미신의 3분법을 통해 본 신사참배의 정치학―근대 일본을 중심으로 | 이진구
1. 들어가는 말
2. 국가신도체제의 성립과 세속-종교-미신의 3분법
3. 일본 기독교계에 나타난 신사참배 담론의 세 유형
4. 나오는 말

기울어진 세속주의―독일의 통일국가 만들기 과정에서 세속주의가 작동되는 방식 | 최정화
1. 서구 세속주의의 작동 방식 들여다보기
2. 통일 후 독일의 세속주의: 내부와 외부의 논리
3. 세속주의의 이중 잣대
4. 세속주의의 두 가지 작동 방식과 ‘길들이기’

4부 세속주의와 현대 사회

생태 위기에 대한 지구학적 대응―성스러운 지구와 세속화된 가이아 | 조성환
1. 들어가는 말
2. 인간의 조건으로서의 지구
3. 가이아, 살아 있는 지구
4. 세속화된 가이아
5. 나오는 말


보건의료에서의 종교와 세속―건강돌봄과 영성의 만남 | 김재명
1. 들어가는 말: 세속화 담론의 재등장
2. 근대 세속주의 임상의학의 탄생
3. 보건의료에서 종교와 영성의 귀환
4. 보건의료계와 종교 - 세속 담론
5. 나오는 말

비판의 세속성에 관한 갑론을박―11명의 관점 | 장석만
1. 들어가는 말
2. ‘내재적 프레임’의 사이트와 그 말에 관하여
3. <비판은 세속적인가?>의 온라인 논의 내용
4. 나오는 말

세속주의, 무슬림 혐오, 마르크스주의와 종교 | 존 몰리뉴, 이진화 옮김
1. 아일랜드의 사례로 보면
2. 전체적 시야에서 본 프랑스 세속주의
3. 무슬림 혐오의 성장
4. 두 개의 쿠데타
5. 마르크스주의와 종교

주석
참고문헌
발표지면
찾아보기
접기


책속에서


P. 19 ‘세속적’이란 말은 ‘종교적 가르침과 신념을 따르지 않고 세상의 잣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에서 종교 근본주의 진영에서 적대시하는 말이기도 하다. ‘세속적’이란 말과 ‘세속주의’라는 용어는 실생활에서 다르게 사용된다. 세계관으로서의 세속주의는 존재론적 물질주의, 자연주의적 세계관, 물리주의적 사고방식 등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필자의 성향을 굳이 구분하자면 초자연이기보다는 물질적이고 물리적으로 세상을 이해한다는 점에서는 ‘세속주의자’라고 할 수 있지만, 실천과는 별개의 문제로 인생의 방향 설정에 있어서 실리적 이해관계보다는 도덕적 이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세속적’이지는 않다. 역사학자 토드 위어(Todd H. Weir)처럼 세속주의를 세계관으로서의 세속주의와 정치적 세속주의로 나누면서 그 둘은 구분된다고 보기도 한다. 접기
P. 66 엘리아데가 세속주의에 대해 직접 언급한 바는 없다. 하지만 엘리아데의 종교학은 고대인의 종교에 강조점을 두면서 현대인과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1973년에 발표한 『세속 세계에서의 성스러움』에서는 현대 사회에서의 성스러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였다. 엘리아데는 말하길, “내가 확신하는 바는 근대의 세속화된 인간(secularized man)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그는 여전히 어떤 성스러운 차원(a sacred dimension)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엘리아데는 이렇게 “감추어진 성스러움”은 “해독(decipher)”되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종교학의 역할이라고 말한다.31 따라서 엘리아데의 종교학은 넓은 의미에서 세속주의 담론과 어떤 형태로든지 관계가 있다. 접기
P. 93 ‘종 인하려 하지 않는다. 특정한 현상에 대한 부정적 판단을 이미 전제하고 접근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P. 103 한국에서도 종교학은 소통 불능의 극단적 보수신학을 겪어내며 상당 기간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비독단적이고 비신학적인 종교연구의 요청이 강력했고, 현재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돈구는 1945년 이후의 종교학을 서술하면서 1950년대와 1960년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의 교과과정을 조사했는데, 1950년대 후반까지 개설 과목이 거의 일방적으로 개신교 신학 위주로 구성되었음을 보여주었다.77 이후 점차 신학적 성격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여주지만, 결코 저절로 바뀐 것이 아니라, 극심한 반목과 갈등의 과정을 통해 조금씩 변화를 이루어낸 것이므로 종교학자들이 불통의 신학에서 받은 트라우마는 대단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은 『종교문화비평』 창간호의 특별좌담회 내용78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접기
P. 154 최시형의 경우에는 최제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인간뿐만 아니라 만물도 “하늘님을 모시고 있다”고 하는 만물-시천주 사상까지 설파하였다.16 그리고 만물을 하늘님처럼 공경하라는 경물(敬物) 사상을 말하였다. 아울러 경물에 이르러야 인간의 도덕이 완성된다는 포스트휴먼적 도덕론을 말하였다.17 최제우의 시천주를 만물에도 적용하여, 인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던 도덕의 범위를 자연의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킨 것이다. 그래서 최시형에 이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 하늘 아닌 것이 없게 된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하늘처럼 신성한 존재로 여겨진다. 심지어는 동물끼리 서로 잡아먹는 행위조차도 “하늘의 작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접기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김재명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서울대학교 종교학 박사, 건양대학교 의학과 의료인문학교실 조교수.
논문으로 「세속화론에 대한 지구화론적 관점의 이해」, 「지구화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여러 관점: 이론적 검토」, 「종교학과 의료인문학」, 「한국개신교의 ‘생명평화’ 운동과 사상」 등이 있다.

최근작 : <세속주의를 묻는다>

이진구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서울대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및 서울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 근현대사와 종교자유』, 『한국개신교의 타자인식』, 『한국종교의 민족의식』(공저), 『한국 기독교사 탐구』(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한국 종교학>,<세속주의를 묻는다>,<한국의 과학과 종교> … 총 11종 (모두보기)

장석만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최근 논문으로 「분류체계 등장과 퇴장의 조건」, 「한국종교학의 처음」, 「두 가지 몸의 늙음: 한국 근대 노년 관점의 변화」 등이 있다.

최근작 : <한국 종교학>,<세속주의를 묻는다>,<종교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종교> … 총 21종 (모두보기)

조성환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서강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중국철학을 공부한 뒤에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한국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철학과 강사,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의 전임 연구원,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책임 연구원을 거쳐 현재 원광대학교 HK+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 근대의 탄생》과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키워드로 읽는 한국철학》, 《동북아, 니체를 만나다》(공저) 역서로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인류세의 철학》(공역) 등이 있다.

최근작 : <세속주의를 묻는다>,<한국의 철학자들>,<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 총 24종 (모두보기)

최정화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독일 라이프치히대학 박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 강사.
저서로 『한국사회와 종교학』(공저), 『마음과 종교. 종교문화 속 마음탐구』(공저), Rudolf Otto: Theologie-Religionsphilosophie-Religionsgeschichte(공저), Religion als Weltgewissen 등이 있다.

최근작 : <세속주의를 묻는다>,<세속주의를 묻는다> … 총 2종 (모두보기)

존 몰리뉴 (John Molyneux)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영국의 트로츠키주의 계열 이론가이자 사회주의 활동가. 아일랜드 마르크스주의 리뷰(Irish Marxist Review) 편집자.
『마르크스주의와 정당: 마르크스에서 그람시까지』,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은 무엇인가?』,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 입문』, 『레닌에 대해 말하지 않기』(공저) 등 다수의 저서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최근작 : <세속주의를 묻는다>,<기후 위기, 불평등, 재앙>,<레닌과 21세기> … 총 26종 (모두보기)

최정화 (엮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독일 라이프치히대학 박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 강사.
저서로 『한국사회와 종교학』(공저), 『마음과 종교. 종교문화 속 마음탐구』(공저), Rudolf Otto: Theologie-Religionsphilosophie-Religionsgeschichte(공저), Religion als Weltgewissen 등이 있다.

최근작 : <세속주의를 묻는다>,<세속주의를 묻는다> … 총 2종 (모두보기)

한국종교문화연구소 (기획)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사단법인 한국종교문화연구소는 ‘종교문화’에 대한 학제적 연구와 문화비평을 수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의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인문학적 전망을 모색하면서, 지식과 지혜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작 : <종교문화의 안과 밖>,<종교문화비평>,<종교문화비평> … 총 3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세속’이 형성되는 과정과 세속주의가 다루어지는 방식에 대한 종교학적 관점의 다양한 연구를 망라하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2년여에 걸친 준비 과정과 연구 발표, 이후의 공동 정리 작업을 거친 결과물들을 모아냈다.
세속주의란 일반적으로 사회로부터 종교의 영향력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태도이다. 세계관으로서의 세속주의는 존재론적 물질주의, 자연주의적 세계관, 물리주의적 사고방식 등으로, 초자연적이나 초월적이기보다 물질적이고 물리적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종교학이 일반적으로 종교 자체를 다루는 데 반하여 이 책은 세속, 세속화, 세속주의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들에 주목함으로써 오히려 종교-세속의 상호 의존성과 상대성을 드러낸다. 이 책이 다루는 세속주의의 관점에서, 종교와 세속은 적대적이지도 않고, 대척적으로 갈등하는 영역도 아니다.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세속 이해를, 세속을 이해하기 위해 종교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자리매김하느냐가 ‘세속주의 논란’의 중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세속주의와 관련된 다양한 논점들을 정리함으로써 종교학 연구의 새로운 영역을 확장한다.

기본적으로 세속화 이론은 근대 이후로 탈종교 흐름과 사회의 세속화가 가속화하면서 종교가 소멸하거나 주변화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출발하였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반면에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세속주의의 몰락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세속주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비판은 세속주의의 이면에 기독교의 세계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며, 세속주의가 이슬람권의 탈세속화된 종교문화권에 대한 비판의 근거로 작동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1부 <종교와 세속주의 이론. 입문과 쟁점>에는 두 편의 글이 실렸다.
「종교와 세속주의 입문하기」는 종교와 세속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세속주의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지배적 담론이 되었는지에 대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근대 국가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종교와의 관계, 그리고 세속주의에 대한 도전과 변화하는 역사적 맥락을 고찰함으로써, 종교와 세속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엘리아데와 세속주의 담론」도 계속해서 종교와 세속의 중첩 현상을 탐구한다. 탈랄 아사드의 세속주의 비판과 오니쉬의 종교철학적 연구가 세속주의의 본질과 그 안에 내재된 신성성을 탐구하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자연주의적 연구의 중요성과 엘리아데의 연구가 제공하는 풍부한 재료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2부 <한국의 종교와 세속주의>에도 두 편의 글이 실렸다.
「한국의 종교연구와 비평(비판)의 세속성 논의」는 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발행하는 잡지 『종교문화비평』을 중심으로 종교문화비평의 다양한 의미, 종교학에서의 문화비평 논의, 그리고 정진홍의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후속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국의 세속성과 종교연구의 관계, 특히 보수신학과의 대립, 세속 영역과 종교학의 관계, 서구의 비판과 비평에 관한 최근 논의, 종교연구, 비판, 세속성에 대한 깊은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속화에 대한 저항 ― 동학에서 한살림까지」는 ‘세속화’로 대변되는 서구 근대의 틀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를 지향한 한국 자생의 철학, 동학을 소개한다. 이어서 수운-해월의 동학의 지향성이 윤노빈과 김지하를 거쳐 도달한 한살림의 흐름들을 묶는 공통의 키워드로 ‘일상의 성화’를 꼽고, 그것이 생태위기와 기후변화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인류세 시대에 ‘성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음을 소개한다. 동학이 꿈꿨던 ‘일상의 성화’는 이제 전 인류의 과제가 되고 있다.

3부 <세속주의의 전개: 나라별 접근>에도 두 편의 글이 실렸다.
「세속-종교-미신의 3분법을 통해 본 신사참배의 정치학 ― 근대 일본을 중심으로」는 메이지 유신 이후 19세기 후반 일본에서 형성된 국가 신도 체제의 형성과 정치적 함의를 탐구한다. 국가와 종교의 분리 원칙과 종교의 자유를 바탕으로 전통 신도를 신사 신도와 종파 신도로 분리한 체제를 논의하면서, 특히 국가 신도 체제가 종교와 세속의 이분법 내에서 어떻게 위치하는지, 그리고 미신이라는 제3의 범주가 이러한 역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한다.
「기울어진 세속주의 ― 독일의 통일국가 만들기 과정에서 세속주의가 작동되는 방식」은 독일의 통합 과정에서 사회주의와 이슬람에 대해 세속주의가 선택적으로 운영되는 방식을 소개하면서 사회주의와 이슬람 모두 ‘길들이기’의 대상이 됨을 말한다. 리버럴 민주주의 모델의 세속주의에 대한 비판을 다루며, 그 해석의 우위와 갈등 해결에 대한 역할을 지적하고, 독일 이슬람 회의에서의 세속주의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다룬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현대 국가들에서 세속주의를 재고할 것을 촉구하며, 현재 모델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 철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4부 <세속주의와 현대 사회>는 네 편의 글을 담고 있다.
「생태 위기에 대한 지구학적 대응 ― 성스러운 지구와 세속화된 가이아」는 생태 위기에 대한 반응으로 형성된 서구의 새로운 자연관, 특히 ‘가이아’ 이론에 관한 린 화이트의 주장이 생태신학적 접근 태도로 지구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는 종교적 관점을 취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이러한 접근법을 비판하는 브뤼노 라투르가 가이아를 세속화된 형태로 재해석하는 관점을 소개한다. 이 글은 이런 세속화된 한나 아렌트, 토마스 베리, 라투르의 관점을 검토하며, 이를 ‘지구학’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제안하고 있다.
「보건의료에서의 종교와 세속 ― 건강돌봄과 영성의 만남」은 우선 유럽의 기독교 쇠퇴에서 시작된 세속화 논의, 미국에서의 신종교운동, 그리고 탈세속화론의 등장과 그 확장에 대해 설명하고, 1990년대의 지구화론과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종교의 공적 역할에 대한 논의로 나아간다. 특히 탈랄 아사드의 세속 관련 담론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그의 접근이 사회학계의 세속화 논의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최근 보건의료계에서 종교와 영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계가 세속주의의 이름으로 종교의 영역까지 포괄하려는 경향에 주목한다.
「비판의 세속성에 관한 갑론을박 ― 11명의 관점」은 『종교문화비평』 통권 42호에 게재된 ‘한국의 종교연구와 비평(비판)의 세속성 논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는 한국에서의 종교 연구와 비평, 한국의 세속성과 종교 연구, 탈랄 아사드와 사바 마흐무드의 관점을 중심으로 한 <비판은 세속적인가>라는 책의 내용 및 그 이후의 논의들을 다룬다. 이 글은 특히 아사드, 마흐무드, 주디스 버틀러 등의 학자들이 온라인 모임에서 ‘비판은 세속적인가’라는 주제로 의견을 주고받은 내용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한다. 이러한 논의는 세속성과 비판의 연관성, 그리고 종교와 세속의 상호작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탐구하는 데 기여한다.
「세속주의, 무슬림 혐오, 마르크스주의와 종교」는 세속주의 개념의 잘못된 사용이 정치적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룬다. 중동, 특히 이집트와 튀르키예의 사례를 중심으로, 세속주의 개념이 어떻게 좌파의 고립을 초래하고 반동 세력에게 이익을 주는지 설명하고, 이집트와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군사 쿠데타와 이슬람주의자들의 상황을 분석하며, 세속주의 개념이 정치적, 종교적 힘의 균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한다. 또한,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사이의 구분이 종교적, 정치적 문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하면서, 세속주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인류학과 정치학 같은 종교학 인접 학문 분야에서 세속주의 연구들이 쌓여 가고 있고, 종교학적 시선으로 정치와 세계관으로서의 세속주의 분석을 요구하는 작업들이 적지 않은 시점에서 이 책이 세속주의 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고, 연구의 활력을 제공해 주리라 기대한다.

■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종교문화비평총서
한국종교문화연구소는 종교문화 전반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의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인문학적 전망을 모색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본 연구소는 2011년부터 국내외 종교문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종교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와 비평을 통해 종교에 대한 건전한 의식을 함양하고 바람직한 종교문화를 창달하는 데 기여하고자 종교문화비평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접기


[김조년] 나에겐 가을서리 같고, 남에겐 봄바람 같이 < 금강일보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나에겐 가을서리 같고, 남에겐 봄바람 같이 <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금강일보

[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나에겐 가을서리 같고, 남에겐 봄바람 같이
기자명 금강일보   입력 2024.01.09


어려서부터 집안의 어른들이나 학교 선생님들께 참 많이 듣고 스스로 그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것이 있다. ‘나에겐 가을 들판에 내리는 서리(추상·秋霜) 같이 엄하게 하고, 남에게는 훈훈한 봄바람(춘풍·春風)처럼 하라’는 무서운 말이다. 요사이는 기후가 많이 변해서, 또 사람들이 추위나 더위를 이겨내는 기술을 많이 개발하여 자연이 주는 그대로를 오롯이 받아들여야 했던 때와는 전혀 달라져서 이 말을 받는 느낌도 상당히 많이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가을들판에 서리가 내리면 어느 정도 싱싱하던 농작물들은 후줄근해지고 성장을 끝낸다. 가을서리는 그런 면에서 보면 무서운 형벌이다. 채찍이다.

그것처럼 사람이 사람답게 제대로 자라고 살려면 자기 자신이나 제 식구들이나 주변의 사람들의 잘못에 대하여는 가을 서리처럼 무섭게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신 남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하여는 모든 것을 녹이고 포근하게 감싸서 언 것을 녹이고 새싹을 틔우게 하는 훈훈한 봄바람처럼 대하라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을 때는 참 좋았다.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도 좀 해 보았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더 많이 느낀다. 성경에도 나오듯이 내 눈에 들어있는 대들보 같이 큰 흠을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들어 있는 아주 작은 티끌을 보고 나무라는 놀라운 능력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내 몸에 묻은 똥을 보지 못하고, 남의 옷에 겨가 살짝 묻은 것을 아주 더럽다고 심하게 나무란다. 어려서부터 받은 교육과는 달리 자라면서 내가 익힌 실제 생활은 이렇게 거리를 많이 하고 있었다. 어느 한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상당히 넓고 많은 사회분야에 늘펀하게 깔려 있는 것이 그런 것인 듯하다.

요사이 나는 많은 사람들을 참 안타깝게 바라본다. 그 중에 두 사람을 압축하여 보게 된다. 그들을 보면서 인생을 참 어렵게 사는구나 하는 참 안쓰러운 느낌을 가지기도 한다. 하나를 볼 때는 저 인생이 왜 저렇게 곤고하고 힘들어야 하는가 하는 아픈 맘을 가진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도 받지만, 그에 못지않게 심하게 욕먹고, 경찰과 검찰에 의하여 굉장히 심하게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고, 그러다가 심지어는 목에 칼을 받아 생명의 큰 위험에서 기적같이 살아났다는 그 사람을 볼 때, 왜 저 인생이 저렇게 힘이 들까 맘 깊은 곳에서부터 아픔을 함께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저러한 어려움이 파도처럼 겹쳐서 다가오는 데 왜 그는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사는 사회를 만들어보겠다고 자기 몸을 단련하면서 살까?

그런가 하면 또 한 사람은 남의 몸과 맘속에 붙은 작은 먼지까지도 탈탈 털어보는 삶을 그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살았던, 그래서 온 몸과 마음이 그렇게 남의 잘못을 찾고 벌주는 것이 일생일대의 과제로 알고 사는 사람도 내 눈에는 참 불쌍하게 보인다. 뭐 할 일이 없어서 남의 잘못이나 파고 캐는 일을 제 사명으로 삼고 사는 인생을 어떻게 귀한 일을 한다고 칭송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는 그런 삶 때문에 나라의 일반 사람들의 삶까지도 책임 지는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그 부인과 주변 사람들에 아주 지저분한 일들이 많다고 언론과 사람들이 말한다. 그렇게 남의 잘못을 파내는 탁월한 능력과 눈길이라면 자기 자신이나 주변에도 추상같은 엄혹함으로 다스려 공정한 삶을 스스로 살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어서 그 높은 자리에까지 올려놓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는 엄정하지 않구나 하는 판단을 하게 하는 일이 일어난다.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과 주변에는 봄바람처럼 훈훈하다는 판단을 하게 하는 일을 그는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그의 화면에 비치는 얼굴에는 평온함이나 안온함이 보이지 않고, 불안과 분노와 짜증이 가득히 보인다. 그 때 저 인생도 참 불쌍한 존재로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한 개인의 비리를 잘못 수사하거나 수사하지 않았다고 국회에서 특별검사법을 만들어 수사해야 한다는 것은 보통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회에서는 대통령 부인이 저지른 일에 대한 공식 수사가 없었다고 하여, 특별검사를 동원하여 수사해야 한다는 법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냈다. 그는 그 법을 즉각 거부하였다. 모든 정치행위에 진실성이 얼마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이른바 국정책임자는 자기 전 존재로 참을 실현하므로 국민을 교육할 의무가 있다. 공인이라면 자신과 주변을 깔끔하고 깨끗하게 할 의무가 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어떤 불미스러움이 자신이나 주변에서 일어났다면 철저하게 털고 나가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그는 이번 자기 부인에 관련된 문제로 일어난 그 일을 수사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 가장 큰 공공한 권력을 사사로운 일을 지키는 데 사용한 못된 사례가 될 것이다. 자기와 관련된 문제를 자기가 결정하는 자리에서 벗어나야 하는 제척사항에도 벗어나는 일이다. 상대방이 졸렬한 정치행위로 했다고 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참의 길로 가는 자세를 보여야 했다. 공공함을 좁은 사사로움으로 처리한 그 인생이 참 불쌍하게 느껴진다.

한 인생에 대하여는 왜 그런 곤고한 삶이 끝나지 않고 지속될까 안타까운 맘이 들면서 그 고난의 음침한 굴을 속히 벗어날 수 있기를 빌고, 또 한 인생에게는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너무 큰 자리에 앉아서 허덕이는 그 모습을 볼 때 참 슬프고 안타깝다. 여기는 내가 앉을 자리가 아니요, 이 옷은 내가 입을 것이 아니다 하고 훌훌 벗어던지는 그 인생의 놀라운 기적을 볼 수 없는 것일까? 다시 나에게는 가을서리 같고, 남에게는 봄바람 같은 삶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