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클로즈업 북한] “자력 자강”…北 ‘국산화 강조’ 의도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자력 자강”…北 ‘국산화 강조’ 의도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자력 자강”…北 ‘국산화 강조’ 의도는?
입력 2017.01.21 (08:08) | 수정 2017.01.21 (14:57)남북의창| VIEW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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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들어 김정은이 유난히 강조하는 구호, 바로 ‘자력자강’입니다.

쉽게 말해 북한의 기술과 자원으로 국산품을 잘 만들어 쓰잔 얘긴데요.

대북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고육책이라지만, 간부고 주민들이고 수입품 좋다는 걸 다들 알만큼 아는 상황에서 이게 과연 잘 될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 국산화 정책의 속사정과 성공 가능성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평양의 한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 로션과 크림 등 각종 화장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여성들이 삼삼오오 화장품을 구경하는 가운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성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녹취> 조선중앙TV ‘애국의 마음은 하나의 경공업제품에도’(지난 7일) :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며 서로들 속삭이는 여성들의 말 속에 ‘저 머리물감도 좀 봅시다.’ 하는 웅그른(움츠러든) 남자의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북한에서 ‘머리물감’이라 부르는 염색약을 사러 온 남성들의 모습.

이어 미용실에서 이 ‘머리물감’으로 염색을 한 남성이 거울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머리물감을 생산하는 공장의 모습과 함께, 마치 광고를 연상케 하는 염색 전후 비교사진까지 보여준다.

<녹취> 조선중앙TV ‘애국의 마음은 하나의 경공업제품에도’(지난 7일) : “새로 단장한 저 모습들은 금세 젊어 보이고 밝고 얼마나 활력에 넘쳐 보입니까.”

여러 화장품과 그 생산 과정을 소개하는 북한 TV의 한 프로그램.

방송은 특히 이 제품들이 ‘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애국의 마음은 하나의 경공업제품에도’(지난 7일) : “그렇습니다. 우리 사람들의 젊음과 아름다움은 우리의 화장품으로...”

최근 북한 매체들은 자체 기술로 생산했다는 제품들을 잇따라 선전하고 있다.

현대적 설비를 갖춘 공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산품 애용 운동'을 부쩍 독려하는 분위기다.

김정은의 새해 첫 공개 활동은 가방공장 방문이었다.

여기서도 어김없이 설비의 국산화를 강조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5일) : “설비의 국산화 비중을 95%이상 보장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하셨습니다.”

이어 이불 공장과 김치 공장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국산품의 양적·질적 향상을 언급한 김정은.

이 같은 행보는 새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녹취> 김정은 (2017년 신년사) : “자력자강의 위대한 동력으로 사회주의의 승리적전진을 다그치자!', 이것이 새해의 행군길에서 우리가 들고나가야 할 전투적 구호입니다.”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우선순위를 두던 군 시찰도 잠시 미룬 채 새해 초부터 경제 행보를 이어가며 자력자강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박영자(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자강력 제일’을 경제정책, 정치경제적인 정책으로 보면 수입 대체 산업화 전략입니다. 중국이나 미국과의 거리를 두면서 자체의 소비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그게 가장 기본이 되는 게 노동력이거든요. 자원 수출을 줄이더라도 노동력과 노동력의 질과 양을 증가시키면서 자체산업 개발을 조성하겠다 라는 그런 경제정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이 국산화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집권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김정은이 북한산 휴대전화인 ‘아리랑 손전화’ 공장을 방문해 생산을 독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녹취> 조선중앙TV(2013년 8월)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손전화기를 우리기술로척척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하고 하시면서 우리 상표를 단 제품들을 많이 생산해야 인민들에게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안겨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집권 초부터 ‘국산화’를 강조하던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에선 수입품을 선호하는 세태를 ‘수입병’이라며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녹취> 김정은(2015년 신년사) : “모든 공장, 기업소들이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이며...”

김정은은 특히 화장품이나 가공식품 같은 경공업 제품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라고 요구했다.

<녹취> 조선중앙TV(2015년 3월) : “은하수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도 소문나게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대내외적인 선전도 활발해졌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의 ‘명품 소개’ 코너.

<녹취> 北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2015년 7월) : “자연이 인간에게 베푼 최상의 선물인 인삼!”

TV 광고가 따로 없는 북한에서 판매 촉진을 위해 이례적으로 만든 광고 형태의 영상이다.

<녹취> ‘대동강맥주’ TV 광고(2009년) : “평양의 자랑 대동강맥주!”

북한 최초의 TV 광고로 꼽히는 ‘대동강맥주’ 광고.

너무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수년간 자취를 감췄던 이 광고도 비슷한 내용의 영상으로 선전 매체에 다시 등장했다.

<녹취> 北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지난해 8월) : “우리 인민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가 대단한 청량음료 대동강맥주!”

지난해는 김정은이 ‘자강력 제일주의’라는 시대적 구호를 내세운 시기였다.

<녹취> 김정은(2016년 신년사) : “사회주의 강성국가건설에서 자강력 제일주의를 높이 들고나가야 합니다.”

<녹취> 김정은(노동당 제7차대회 사업총화보고) : “자강력 제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투쟁방식은 자력갱생, 간고분투입니다.”

이 같은 정책은 핵실험 등 잇단 도발로 대북제재를 초래해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한 김정은 정권의 자구책이다.

<인터뷰> 박영자(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일시적으로는 경기 침체의 탈출구 효과가 있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움직이고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면 각종 건설이나 도로 닦기라도 하다 보면 이에 필요한 각종 소비 물품들, 그다음에 자재, 이런 것들을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데가 있고 그걸 유통하는 곳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소비 시장들, 내부의 소비 시장들이 지금 진척이 되고 과학기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작은 원료라도 만들 수 있는 기술들, 이런 기술들을 조금씩은 쌓는 효과가 있죠.”

올해 신년사에서 뚜렷한 경제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서도 김정은은 자강력과 자력갱생만은 유독 강조했다.

특히 주민들의 필수품과 연관되는 화학공업과 경공업 발전을 거듭 강조했고.

<녹취> 김정은(2017년 신년사) : “화학공업은 공업의 기초이며 경제의 자립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는데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석탄과 철도 부문의 분발도 촉구했다.

<인터뷰> 김영희(KDB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 : “화학공업을 통해서 원료자재를 자체로 국산으로 생산을 해서 경공업 제품을 생산을 하자. 그런데 전력이 그런 받침이 되느냐... 수출 못하는 석탄을 최우선으로 공급해서 화력발전을 돌려서 전력을 공급하자. 그러면 석탄도 최우선으로 공급하려면 운송이 돼야 되겠죠. 철도 운수에서는 그걸 무조건 맡아라, 이렇게 돼있고... 그다음에 화력발전소는 석탄을 받아들이려면 너희가 자체로 수리 보강을 해야지... 그런 강조를 하고 있어요.”

대북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석탄으로 화력발전소를 가동시키고, 그 전력으로 화학공업공장에서 원자재를 만들어내 경공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

점점 강화되고 있는 대북제재에 대한 이 같은 대응 전략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무엇보다 기술력과 생산 능력 부족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 분야는 생산 능력 자체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김정은의 대관식, 노동당 대회를 한 달 앞둔 지난 해 4월.

중국 단둥 세관에서 ‘아리랑’이란 북한 상표가 붙은 LED TV가 무더기로 북한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KBS 카메라에 포착됐다.

<녹취> 영상 촬영자(음성변조) : “세관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신고된 (TV) 댓수가 5만 대라고... 오늘 들어갈 숫자가 5만 대다...”

LED TV를 생산할 능력이 없는 북한이 중국 기업이 만든 TV에 북한 상표만 붙여 당대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선물용으로 수입한 것이다.

‘아리랑 손전화’와 ‘평양 터치’와 같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다고 선전하는 휴대전화 역시 중국이나 동남아산 수입품을 재조립하거나 상표만 붙이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핸드폰도 평양에서 생산한다는데 핸드폰도 동남아에서 들여오거든요. 전자제품은 북한이 아직 너무 나도 떨어졌어, 후졌어요. 그건 우리가 따라갈 수 없어요. 그러니까 TV같은 것도 대동강 텔레비 공장에서 생산을 한다는데, 그것이 한 1년만 보면 전혀 나오지 않는대요. 그러니까 아직 안 돼요. 선전할 뿐이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수십년 째 고질적인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의 공장들은 전력난 등으로 대다수 가동을 멈췄다.

<인터뷰> 김영희(KDB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 : “아직까지도 거의 80%가 중국산이고 거기에 지금 국내산은 아직은 10%에도 못 미치죠. 북한이 국산을 계속 떠들지만, 수요를 맞추기는 상당히 어렵죠. 수십 년이 가야되지 않을까, 지금 현재 상황으로 간다면... 지금 공장·기업소가 가동률이 20에서 30% 밖에 안 되기 때문에 100% 가동을 해야지만이 주민들의 수요를 보장할까 말까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죠.”

더욱이 북한 주민들은 이미 수입품에 길들여져 있다.

각종 생필품에서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등 수입품이 범람하면서 주민들은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산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

북한에서 수년간 밀수업을 했다는 탈북민은 특히 수입품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은 한국 제품이라고 말한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가장 돈을 내가 좀 근사하게 많이 번 것은 한국 중고 옷이었습니다. 우리는 한 개 뻘이라고 하는데, 그 뻘에 100kg씩 나와요. 딱 압축을 하면 옷이 100kg를. kg를 딱 떠서 100kg씩 들여오는데, 그걸 팔면 한 10배의 수익을 얻는다 해도 과언은 아니에요.”

해외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북한 정권이 아디다스와 퓨마와 견주어도 손색없다고 자랑하며 선보인 토종 스포츠 브랜드 ‘내고향’.

평양 대동강변의 번화가 문수 지구에 3층 짜리 매장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북한주민들이 관심이 있는 건 해외 브랜드라고 한다.

게다가 정작 김정은과 고위 간부들은 해외 사치품을 중독된 듯 즐겨쓰고 있다.

김정은이 집권 이후 4년간 사치품 수입에 쓴 외화만 약 27억 달러에 이른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이설주가 옷차림을 하고 나서는 걸 보고, 야 이 뭐야. 김정은이가 그렇게 진짜 김정일처럼 (검소하게) 제기밥(주먹밥)을 먹고 살진 않네? 여자가, 색시가 저런 옷을 입는 걸 보니까. 이건 아니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간부들 같은 거는 그들의 자녀들이 정말 생활하는 걸 보고 어느 정도로 산다는 건 다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들은 국산품은 전혀 쓰지 않아요.”

북한으로 들어가는 돈줄이 차단되고 수출길도 막히고 있는 상황에서 자력자강과 국산화는 김정은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정책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터뷰> 김영희(KDB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 : “한계가 있고, 이거는 자충수죠. 말하자면 이거는 북한이 국산화를 강조하는 것은 대북제재 속에서 무역이라든가 외자유치라든가 이게 다 막혀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거죠. 그러나 핵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대외무역이 활성화되고 이러면 북한이 국산화를 그렇게까지 강조를 할까... 국산화는 대북제재를 고려한 지금 당분간의 정책적으로 제시하는 목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독자적 힘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자며 북한이 내세웠던 ‘자력갱생’의 구호.

김정은은 지난해 이를 ‘자강력 제일주의’라는 구호로 다시 등장시킨 뒤 잇단 도발을 감행했다.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상황에서 김정은의 자립경제 추구는 김일성·김정일 시대 때 실패한 정책의 반복에 불과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클로즈업 북한] 제재·인권 사각지대…러시아의 北 노동자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제재·인권 사각지대…러시아의 北 노동자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제재·인권 사각지대…러시아의 北 노동자
    입력 2016.12.24 (08:06) | 수정 2016.12.24 (09:09)남북의창| VIEW 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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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유엔 총회가 이번 주 12년 연속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북한 해외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우려가 처음으로 포함돼 눈길을 끌었지만, 북한의 ‘해외 노예 노동’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은 연말 특집으로 북한의 해외노동자 실태를 2주 연속 추적하겠습니다.

    오늘 그 첫 순서, 러시아 북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강나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북서쪽,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스토예프스키와 차이코프스키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과거 러시아 제국의 황금기를 상징하각종 궁전과 사원들로도 유명한 문화와 예술의 도시입니다.

    도심에서 차로 30분 쯤 달리자... 공사가 한창인 대규모 경기장이 눈에 띕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건설 중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입니다.

    여기저기 건설 자재가 쌓여있고,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바쁘게 오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경기장 건설이 한창입니다.

    이 경기장 바로 길 건너편에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컨테이너 숙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마치 적재된 화물처럼 빼곡하게 들어찬 수십 개의 컨테이너.

    가까이에서 보니 난민촌을 방불케 합니다.

    외국인 인부에게 북한 노동자들의 숙소 위치를 물었습니다.

    손짓하는 곳을 따라가 컨테이너 한 곳의 문을 열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파견 북한 노동자 : "(중국에서 오신 분들인가요?) 아니요. 우린 북한 사람들입니다."

    좁디좁은 컨테이너 숙소 한 곳에 무려 여섯 명의 노동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2층 침대의 윗칸에 있는 사람은 몸도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

    이곳 월드컵 경기장의 북한 노동자들은 최근 긴급 투입됐습니다.

    지지부진한 경기장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녹취> 파벨(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언론 기자) : "최근 급하게 경기장 공사를 마쳐야하는 일이 생겨서 북한인들을 투입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경기장은 올해 완공 예정이었지만 각종 안전사고와 부패 문제로 공사가 지연됐습니다.

    ‘프레 월드컵’ 격인 내년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개최도 불투명했던 상황.

    이런 위기에 돌파구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북한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녹취> '北 노동자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왜 북한 사람들 쓰는가? 일 많이 해요, 그 사람들... 그다음 빨리 끝내줘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가르쳐 줘도 빨리 못 따라가요. 그런데 북한 사람들은 가르쳐 주면 빨리 따라와요. 북한 사람들은 미장을 어떻게 어떻게 한다 이렇게 알려주기만 하면 재깍재깍 거기에 맞춰서..."

    질 좋은 노동력에 저렴한 임금,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열악한 작업환경에 항의 한 번 안 하는 북한 노동자둘.

    그러나 그만큼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기 쉽고 사고도 잦습니다.

    지난달에는 이곳 월드컵 경기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1명이 숨졌고, 블라디보스톡에서는 1명이 분신하는 등 올 한해에만 러시아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10여명이 숨졌습니다.

    <녹취> 파벨(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언론 기자) : "경기장에서 추락사건으로 숨진 북한 사람에 대한 뉴스를 듣고 (러시아인들이) 도대체 경기장 공사 현장에 북한 사람들이 왜 있느냐고 놀라기도 합니다. 내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러시아에서 태어난 평범한 러시아 시민에게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는 조건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최악의 열악한 조건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러시아에 송출된 북한 노동자는 3만 여명.

    대부분 벌목현장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데, 이들은 하루 12시간에서 20시간까지 중노동과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어떤 때 보면 진짜 새벽 2시~3시까지 일할 때도 있거든요? 그렇게까지 일하고 들어와서 두시간 정도 지나서 또 나가서 일하고요."

    그러고도 한 달에 받는 돈은 50달러, 우리 돈 6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임금의 70%이상을 이른바 충성자금으로 북한 당국에 상납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진짜 목젖까지 (차오를 정도로) 일했는데요. 진짜, 한가닥 희망인 돈 좀 벌겠다고. 그런데 갔다 오면 돈은 소장한테 들어가요. 그날 일했으면 얼마 줬다는 거 다 아니까 그대로 바쳐야죠."

    이런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노예노동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북한의 돈줄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해외노동자 송출은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오경섭(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부센터장) : "해외 노동자 송출은 대북제재의 빈틈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UN에서 석탄이나 지하자원 수출을 계속 압박하고 있고 그걸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걸 계속 통제, 제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그 지하자원 수출이 막힘으로써 줄어드는 외화를 해외 노동자 송출을 통해서 그걸 충성자금으로 거두어들임으로써 벌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현역 군인과 여성들까지 외화벌이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의 우델리야 시장.

    중고 시장인 이곳은 값싼 물건을 찾는 사람들로 늘 북적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단골로 찾는다는 이곳에선 앳된 얼굴의 북한 노동자들이 눈에 띕니다.

    <녹취> "(북에서 오신 분들이에요? 북에서 오신 분 맞네. 어디서 오셨어요?) 평양. (여기 일하러 오셨어요?) ... (몇 년 되셨어요, 여기 나오신 지?) 2년 정도..."

    해외로 송출되는 북한 노동자는 주로 가족을 북한에 남겨둘 수 있는 30대 이상 기혼자들이지만, 이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정도입니다.

    <녹취> "(북한에선 장가간 사람들만 다 보낸다던데 젊은 분이네. 장가가셨어요?) 아니요. (안 가셨어요?) 네."

    북한 공병대 소속 현역 군인들로 추정됩니다.

    <녹취> '北 노동자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작년 겨울에 왔는데, 그때 와 보니까 (북한군) 공병국이더라고요. 그때 물어보니까 70명 정도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모스크바에서 일감이 없으니까 밀려 들어왔어요."

    군인들이라 노동 환경은 더 비참합니다.

    철저한 감시 속에 단체 생활을 하는데다 일반 노동자들과는 달리 임금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공병 7총국 아이들은 식사는 어떻게 하던가요?) 우리보다 더 한심하다고 하면 한심합니다. 주머니에 돈이 없으니까요. (러시아에) 들어와서 걔(군인 노동자)는 1년 됐단 말이에요. 그런데 주머니에 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도 처지는 비슷합니다.

    러시아의 한 대형 피복 공장.

    늦은 밤,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무리지어 건물 밖으로 나옵니다.

    추가 수당을 받기 위해 밤늦게까지 야간근무를 한 겁니다.

    서둘러 숙소로 향하는 여성들, 철저한 통제 속에 숙소와 공장만을 오가는 이들은 매일 충성자금 상납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北노동자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여자 분들은 옷이 없어서 제가 교회에서 걷어다가 많이 갖다 줬어요. 돈 자체, 그 사람들은 내가 1년 동안 고용해도 그 사람들 손에 돈이 루블도 간 게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1루블도 안 가요, 여자들한테?) 예, 간 게 없어요. 하나도."

    그렇다면 이들을 감시․감독하는 간부들의 생활은 어떨까.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을 벗어나 차로 한참을 달리자 붉은색 벽돌로 쌓아올린 고급 건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북한 노동자 400명이 소속된 인력 송출 회사 '강성'입니다.

    이 곳은 상트페테르부르그 중심지에서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도심의 외곽 지역입니다.

    바로 이 곳이 북한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당 간부들의 숙소와 사무실인데요.

    한 눈에 봐도 일반 노동자들의 건물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 주차장에서 만난 간부급으로 보이는 북한 사람들.

    취재진을 보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녹취> "(괜찮으시면 여기 담당자분 계시면 한번 말씀을 여쭤보고 싶어서...) 우리는 대상(상대) 안하는데요. (네?) 우리는 대상(상대) 안하는데요. 왜 우리가 자기하고 대상(상대)해야 되나? (혹시 괜찮으시면...) 아아 괜찮지 않아요."

    사무실 벨을 눌러 대화를 시도했지만, 사람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녹취> "(계십니까? 계세요?) 아, 필요 없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없습니다. (책임자 계시면 얘기 좀 나눠보고 싶은데...) 안됩니다. 오늘 휴식이 돼서(쉬는 날이라서) 다 나갔습니다."

    난방도 안 되는 좁디좁은 컨테이너와는 상반되는 간부들의 숙소.

    <인터뷰> 김승철(북한개혁방송 대표/1994년 탈북) : "간부가 입고 있는 옷도 아주 고급진 옷으로서 일반 러시아인들은 입을 수 없는 그런 고급진 옷인데, 노동자들이 정말 피땀 흘려 버는 돈으로 간부들은 너무나도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 같아요. 북한 당국이 돈 버는 거에만 관심이 있지 북한 근로자들의 이 생활이나 이런 뭐... 그다음에 위생조건 이런 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북한 당국의 배만 채우는 이 같은 ‘노예 노동’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교묘하게 계속돼 왔습니다.

    지난 10월, 이곳에 무장 강도가 들어 미화 8만 달러, 우리 돈 약 9천 5백만원을 강탈당했습니다.

    <녹취> 현지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8만 달러쯤하고 개인 시계, 개인 지갑에서 돈 빼 간거고..."

    이곳 노동자들이 뼈 빠지게 벌어 북한 당국에 상납할 충성자금과 가족들에게 보낼 돈이었습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작업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정확히 알아보고 ‘이 사람 정확히 나온다' 그런 사람들한테만 돈(운반을 맡깁니다.)"

    UN의 대북제재로 해외 금융 거래가 어려워지자 노동자들의 상납금을 모두 현금화해 운송하고 있는 겁니다.

    최근엔 이런 노예생활을 견디다 못해 탈북을 감행하는 북한 노동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북한 노동자 10명 정도가 집단 탈북했습니다.

    <녹취> '北 노동자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북한 사람들 어제, 그제 만난 사람들도 또 누구 달아났다, 누구 달아났다, 자꾸 달아난다... 좀 도와달래서 나한테 왔다가 우리 집에서 재워놓고 버스까지 태워준 적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시와 통제는 더 삼엄합니다.

    시장에서 마주친 또 다른 북한 사람들.

    선글라스에, 고급 가죽점퍼를 입고 장갑을 낀 이들이 대여섯 명 씩 떼 지어 다닙니다.

    다른 노동자들과는 행색이 완전히 다른 이들은 군인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위성 요원들로 추정됩니다.

    이들 때문에 노동자들에게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녹취> "(현지인들이 있어서 위험하진 않을 텐데...) 위험한 게 아니고 말을 붙이는 게 어려워."

    버스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만난 노동자들 역시 외부인들에 대한 경계가 상당했습니다.

    <녹취> 러시아 北노동자 : "촬영 하지 마세요. 저것 좀 치워주세요. 경찰 부르겠습니다. (네, 촬영 안 할게요.) 이 사람이 촬영 좀 못 하게 해주세요."

    북한 노동자들의 고된 현실은 잠깐 스쳐지나가는 모습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녹취> 김승철(북한개혁방송 대표/1994년 탈북) :아이고~ 참 불쌍해라. 저 중에 한 사람은 얼마나 고생했으면, 저 옷 좀 보이소. 신발 봤어요? (고생스러워 보이네.) 여름 신발, 여름 신발... (너무 고생스러워 보이네.)"

    지난 19일,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 상황에 우려를 표명한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2321호도 외화벌이 수단으로 내몰리는 북한의 인력 송출 문제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주의를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려면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국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해당 국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오경섭(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부센터장) : "최소한 러시아가 북한의 노동자의 인권 침해를 막을 수 있도록 협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노동법을 적용하도록 계속 압력을 러시아 정부에 가해야 됩니다. 그걸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계속 러시아 정부에게 요구하면 러시아 정부도 그걸 수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갈 겁니다."

    북한의 핵 개발에 들어가는 돈줄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 속에서 그 빈틈을 파고들고 있는 북한의 해외노동자 송출.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의 측면에서도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요즘 북한은] “주체농법으로 농업 발전”…현실은?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요즘 북한은] “주체농법으로 농업 발전”…현실은?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요즘 북한은] “주체농법으로 농업 발전”…현실은?
    입력 2016.12.17 (08:03) | 수정 2016.12.17 (08:32)남북의창| VIEW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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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북한이 농민조직인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제8차 대회를 34년 만에 열며 김정은에 대한 충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심지어 ‘태양과 오곡백과’라는 제목의 사진 전시회까지 열어 김 씨 일가 3대 덕택에 북한의 농업이 크게 발전했다고 선전했는데요.

    실제 북한의 식량 사정은 어떨까요?

    <리포트>

    흥겨운 농악 가락에 맞춰 농악무가 펼쳐집니다.

    ‘결사옹위’ 같은 충성다짐 구호를 배경으로 현란한 상모돌리기와 소고춤, 풍물놀이가 선보여집니다.

    34년 만에 제8차 대회를 연 조선 농업근로자 동맹 농악무도회 현장입니다.

    <녹취> 홍명순(농근맹원) : “저도 농장에서 농악무를 추곤 했는데 이 대회에 참가해서 농악무를 보니 정말 가슴 뜨거워짐을 금할 수 없습니다.”

    130만 명의 농근맹원 가운데 선발돼 평양에 집결한 북한 농민들.

    김일성‧김정일 동상 참배를 시작으로 각종 궐기모임을 잇따라 열며 김정은을 향한 충성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김정은도 대회 참가자들 앞으로 서한을 보내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곡식과 채소가 넘쳐나는 나라로 만들자’고 주문했습니다.

    또 평양에선 ‘태양과 오곡백과’라는 전시회가 열려 김 씨 일가 3대 덕택에 북한 농업이 크게 발전했다고 선전했는데요.

    <녹취> 조선중앙TV : “백두산 절세위인들의 영원불멸할 혁명 업적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었습니다.”

    때맞춰 방영된 선전영화에서도 김일성이 개발했다는 이른바 주체 농법을, 김정일이 발전시켜 식량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북한 기록영화 :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는 우리 농업근로자들이 위대한 주체농법을 구현하여 농업 생산에서 일대의 전환을 가져오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9월에만 중국으로부터 만 6천 톤의 쌀을 수입하며 김정은 집권 이후 월 단위로는 가장 많은 쌀 수입량을 기록했습니다.

    국제식량농업기구 FAO도 2년 연속 북한을 식량부족 국가로 지정했는데요.

    북한 당국의 화려한 선전과 달리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주겠다는 김일성의 약속은 핵개발에 밀려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꼬마 한석봉…서체도 우상화 도구

    <앵커 멘트>

    최근 북한 TV가 서예가를 꿈꾸는 서예 꿈나무들의 활약상을 방영했는데요.

    ‘꼬마 한석봉’이라 불러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6살 어린이들의 붓글씨 솜씨는 무척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쓴 글귀는 김 씨 일가 3대에게 충성을 다짐하거나 우상화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는데요.

    전통예술마저 세습 우상화 도구로 전락시킨 북한의 행태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리포트>

    자신의 손보다 큰 붓을 쥔 어린이들이 한 획 한 획 정성들여 붓글씨를 쓰고 있습니다.

    온 정신을 집중하는 어린이들.

    붓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녹취> 박은경(교사) :“붓글을 잘 쓰자면 붓 끝에 힘과 율동감을 담는 것이 중요한데 이 어린이는 손목의 힘 조절을 잘 하는 것이 매우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6살인 어린이들이 또박 또박 쓴 글귀는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하거나 김 씨 일가를 우상화하는 내용입니다.

    또 이렇게 쓴 붓글씨들을 작품집으로 만들어 김정은에게 전달한다고 하는데요.

    <녹취> "(영의 어린이, 작품집에서 어떤 글을 썼습니까?) 바른 글씨체로 ‘백두광명성’과 ‘일심단결’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영재들을 찾아 조기교육을 시키는 북한은 서예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는데요.

    대형 간판이나 영화 포스터에도 여전히 붓글씨가 많이 사용되고 있고, 서예가들은 북한 예술단체에 소속돼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김일성 생일 등 북한의 주요 기념일에는 전국서예축전을 개최할 정도로 서예를 주요 예술로 우대하고 있는데요.

    박력 있게 쓴 반흘림 글씨인 청봉체, 역동성을 강조한 붉은기체 등 북한이 개발한 서체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정은주(평양미술대학 학생) : “'조선속도' 이것을 힘 있고 기세차고 박력 있는 '붉은기체'로 형상화 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김일성의 필체를 ‘태양 서체’로, 김정일의 필체를 ‘백두산 서체’라 부르며 서체까지 우상화 도구로 삼고 있는데요.

    김정은은 3대 세습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김정일의 필체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北 태양광 에너지 독려…전력난 대안 되나?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北 태양광 에너지 독려…전력난 대안 되나?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北 태양광 에너지 독려…전력난 대안 되나?
    입력 2016.12.03 (08:08) | 수정 2016.12.03 (08:52)남북의창| VIEW 3,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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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북한은 지난 2013년 이른바‘재생 에네르기법’을 제정한 이후 끊임없이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생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교적 손쉽게 설치가 가능한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선전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런 북한의 태양에너지 선전은 계속되고 있는 북한 전력난을 보여줍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태양광 에너지에 집착하는 북한, 그 속내를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내리쬐는 햇살에 반짝이는 평양 대동강.

    그 위를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유유히 떠다닌다.

    특히 눈길이 가는 건 배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

    대동강 운항을 시작했다며 북한 TV가 지난 달 대대적으로 보도한 태양광 유람선이다.

    <녹취> 김호(륙해운성 국장/지난 달 4일/조선중앙TV) : “태양빛 에네르기(에너지)를 동력으로 해서 운행하는 배입니다. 진동과 소음이 매우 작으며, 평균 속도는 4내지 5노트 정도입니다.”

    이 유람선이 김일성광장부터 주체사상탑까지, 수도 평양 시민들의 출퇴근에 활용된다고 북한 매체들은 선전한다.

    북한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의식한 듯 외신에까지 화면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녹취> 최미경(유람선 승무원) : “수도 시민들의 유람 봉사와 함께 국내외 손님들의 관광 및 주문 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붕이 온통 태양광판으로 덮힌 버스.

    지난해 북한 TV가 태양광 동력의 효율성을 적극 선전하며 보도한 태양광 버스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11월) : “자연 에네르기(에너지)를 적극 이용할 데 대한 당의 사상과 뜻을 높이 받들고 서로의 창조적 지혜와 힘을 합쳐 이처럼 태양빛 에네르기(에너지)를 이용하는 버스를 만들어 내놨습니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자급자족한다는 주유소를 소개하면서는 전력량이 충분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녹취> 리철호(지도원/지난 3월 11일/조선중앙TV) : “이 태양빛 전지판에서만도 항시 40킬로와트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풍력발전기를 같이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 판매소는 전기가 남으면 남았지 모자라 본 적은 절대 없습니다.”

    그밖에도 양계장, 대학, 공장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태양광 에너지 활용 사례를 빠짐없이 보도하고 있는 북한.

    최근엔 공공부문 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보급 사례도 자주 소개되고 있다.

    가정집 지붕과 아파트에 설치된 집열판.

    TV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한결같이 태양광 에너지의 편리함을 강조한다.

    <녹취> 김봉옥(지난 5월 19일/조선중앙TV) : “우리 것은 120와트짜리인데 충전 효율이 얼마나 높은지 이 한 대를 가지고도 조명은 물론이고 이렇게 녹화기, 텔레비전, 냉동기, 세탁기까지도 필요한 시간만큼 충분히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의 태양광 에너지 선전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부쩍 더 강조되고 있다.

    2013년, 집권 1년 여 만에 이른바 ‘재생에네르기법’을 제정한 김정은.

    <녹취> 김정은 자연에네르기연구소 시찰(2014년 10월) : “(김정은은) 자연 에네르기(에너지)를 개발‧이용하기 위한 과학 연구 사업에 큰 힘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듬해 신년사에선 태양광을 비롯한 자연 에너지의 개발을 직접 언급했고, 지난 5월, 36년 만에 열린 당대회에서도 그 활용을 확대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녹취> 김정은(지난 5월/제 7차 노동당 대회) : “풍력과 조수력, 생물질과 태양 에네르기(에너지)에 의한 전력 생산을 늘리며 자연 에네르기(에너지)의 이용 범위를 계속 확대하여야 합니다.”

    태양광 에너지가 마치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을 해결해주는 듯 선전하는 모습,

    북한 당국이 이렇게 태양광 에너지 선전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북한의 기존의 전력 생산 구조에서는 전력 문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자연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시대에는 전력 사정이 좋아질 수 있다는 이러한 대내외적인 선전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태양광 에너지는 북한 주민들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지난 2014년 <남북의 창> 취재진이 찾은 중국 연길의 전자 부품 상가.

    입구부터 진열되어있는 다양한 크기의 태양광 전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 직원은 제품의 대부분을 북한 무역상들이 사간다고 말했다.

    <녹취> "(북조선 사람들이 많이 사가나요?) 네, 사갑니다. 북조선에서 주로 씁니다."

    <녹취> 중국 전자부품 매장 직원 : “주로 북조선이지. 이 중국에선 쓸일이 별로 없잖습니까. 전기가 다 있으니까, 북조선은 전기가 없으니까 사갑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를 마주보는 단둥의 사정도 마찬가지.

    전자상가에서 판매하는 태양광 전지판들은 대부분 북한 내 기업소나 가정집에 보급된다고 했다.

    <녹취> 태양열 발전기 판매상 : “구매자가 성의껏 선물 하려면 좋은 거 사는 거고 북한에서 지정해서 보내 달라고 하면 그걸 사는 거고...”

    태양광용 12V(볼트) 배터리와 가전제품도 등장했다.

    냉장고,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 충전을 위한 설비 개조와 변압기 거래도 은밀히 이뤄지고 있을 정도.

    평양과 인근 평성, 개성 등의 아파트와 주택에서는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빛으로 해서 대낮에 배터리 같은 걸 다 충전해서 저녁에 볼 수 있고 그러다 보니 그걸 사람들이 많이 선호했죠. 생활 여유가 조금이라도 되는 사람들은 그 빛전지판을 다 놓죠. 제가 평성 쪽에 살았잖아요. 나가 보면 정말 10집에 한 2집 정도 그 정도로 세대수에 많아요 태양열 빛전지판이... ”

    이토록 태양광 에너지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밤하늘 위성에서 바라본 한반도.

    절반이 툭 잘린 듯, 북한 쪽은 평양만 반짝일 뿐 온통 암흑천지다.

    평양에서도 만수대언덕이나 주체사상탑 등 체제 선전과 우상화를 위한 시설들만이 유독 밝은 빛을 내고 있다.

    멈춰선 열차를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북한 주민들.

    전기가 부족한 북한에선 이러한 연착도 흔한 일이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평성에서 해주 양강도까지 들어가는 거 천리 정도 보거든요? 근데 그거 들어가는 거 한 열흘 걸려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는 하루에 왔다 갈 수 있는 거리를 열흘 동안 간다고 보면 되죠.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전기를 전혀 못 본다고 보면 돼요.”

    2014년 기준 북한의 전력량은 216억 kWh.(킬로와트시)

    남한의 24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노후화된 송·배전 시스템까지 감안하면 실제 사용 가능한 전력량은 이보다 훨씬 적다.

    <인터뷰>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송배전 손실률을 전문가들은 20%에서 30% 수준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해서 소비지까지 보내는 과정에서 20%에서 30%의 전기가 사라진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가뜩이나 발전량도 적은데 소비지까지 가는 동안에 손실되는 양도 많아서 전력난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

    <녹취> "모두 다 비상한 애국의 열의안고 전력문제해결을 위한 투쟁에 떨쳐나서자!"

    수력과 화력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북한은 전력난 해결을 위해 수많은 발전소를 건설해 왔다.

    <녹취> 조선중앙TV ‘발전기들의 동음 세차게 울린다’(지난 달 25일) : “일찍이 나라의 전기 문제를 풀자면 대규모의 수력발전소들과 함께 중소형 발전소들을 대대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하신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심장으로 받들고... ”

    그러나 그 이용률은 수력과 화력 모두 30% 수준.

    남한이 70~80%의 발전 설비 이용률을 유지 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인터뷰>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수력, 화력 양쪽에 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요. 노후 발전소가 많고 부품 등의 공급이 안 돼서 보수 정비가 잘 안 되고... 그리고 특히 화력발전소는 연료 공급에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또 북한 수력발전소들은 전국에 중소규모의 조그만 수력발전소들이 많이 산재해 있는데, 그런 발전소들도 날씨나 또는 갈수기에 작은 수자원 변동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녹취> "전국적으로 자연에네르기를 광범히 리용하자!"

    <녹취> "풍력과 조수력, 생물질과 태양빛 등 자연에네르기에 의한 전력 생산을 더욱 늘이자!"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하나의 돌파구로 삼고 있는 북한 당국.

    그러나 실제 북한 전체 전력에서 태양광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0.1% 미만으로, 아직 수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또 태양광 에너지의 특성상 만성적인 전력난 해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뷰> 김경술(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태양광 에너지 자체가 에너지 밀도가 낮고 생산 원가가 굉장히 비싸다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이것이 상업적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태양광 에너지를 가지고 대규모 발전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일단 현실성이 없고요. ”

    주민들 역시 궁여지책으로 비싼 가정용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해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원하는 질과 양의 전기를 얻으려면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실제 전자 상가에서도 쓸 만한 집열판은 부자들의 몫이라고 말한다.

    <녹취> 중국 단둥 태양광 전지판 판매점 직원 : "돈 있는 사람들은 좀 좋은 거 쓰는 거는 300와트짜리, 190와트짜리 큰 범위에서 쓰고. 좀 그냥 일반적인 거는 좀 작은 와트 써요. (100와트면 뭐뭐 쓸 수 있어요?) 여기 32인치 액정 텔레비전, 가정 기본 조명..."

    그럼에도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태양광을 중심으로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전력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고, 그게 지금 앞으로 활성화된다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오히려 당국에 대해서는 불신하는 이런 경향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

    북한 당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재생에너지 산업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태양광을 포기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북한이 기존에 스마트폰이나 장마당을 중심으로 엄청난 돈을 버는 이러한 계층이 생겨났듯이 태양광 사업을 이용해 가지고 돈벌이 사업으로 활용하는 이러한 돈주들이 생겨나고... 북한 당국은 오히려 이걸 활용해 가지고 자금을 흡수하는 측면에서 태양광 사업을 암묵적으로 장려하는 측면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

    북한 전체 발전량에 비하면 태양광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

    하지만 휴대전화와 컴퓨터, DVD 등 북한 사회 변화를 촉진할 장비들의 충전과 전원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도 전력 자급 수단으로서 북한 주민의 태양광 사용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북한영상] 북한에 할렐루야?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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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北 무상 의료 실상은?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北 무상 의료 실상은?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北 무상 의료 실상은?
    입력 2016.11.05 (08:07) | 수정 2016.11.05 (08:38)남북의창| VIEW 3,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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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돈 한 푼 안들이고 마음껏 치료 받을 수 있다”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당국이 부쩍 많이 선전하는 말인데요.

    현실은 어떨까요?

    몸이 아프면 약을 구하러 병원 대신 장마당으로 향하고 심지어 아편에 의존하기까지 합니다.

    평양 특권층과 일반 주민들 사이의 심각한 의료 양극화 현실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조명했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정권 들어 개발 사업이 활발한 평양 문수지구.

    큰 병원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최근 새 병원이 들어섰다.

    사람의 눈 모양을 닮은 건물 외관이 인상적인 이 곳, 류경안과종합병원이다.

    <녹취> 최태복(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 "볼수록 멋있고 희한한 류경안과종합병원이 솟아오른 것은 일대 경사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무상의료로 대변되는 ‘사회주의 보건 제도’를 한껏 선전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달 31일) : "세계적 수준의 현대적인 류경안과종합병원이 훌륭히 일떠서 개원됨으로써 우리 인민은 사회주의 보건제도의 혜택을 보다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정은은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5월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최근 공개 활동이 뜸한 가운데서도 개원식에 앞서 병원을 방문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달 18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인민들을 위해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해놓았다고, 인민들을 위한 자신의 소원이 또 하나 풀렸다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북한 문수지구에는 이번에 문을 연 류경안과 외에도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와 옥류아동병원, 류경치과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들이 들어서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것을 모두 김정은의 치적이라고 치켜세운다.

    <녹취> 北기록영화(2014년 5월)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지어주신 궁전 같은 병원에서 돈 한 푼 내지 않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정말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삼가 드리고 또 드리는 우리 인민입니다."

    1952년 ‘무상치료제’를 도입한 북한은 1960년부터 무상치료제를 전면 실시했다.

    봉급의 1% 정도를 사회보험료 명목으로 원천징수하고 있지만, 의사의 진찰과 처방, 수술비와 약값 등은 모두 국가가 부담한다고 선전한다.

    <녹취> 北기록영화 ‘인민사랑의 뜻 받들어가는 보건일군들(2014년 10월) : "돈 한 푼 안 들이고 마음껏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은 우리 인민의 세계적 숙망을 풀어주시려는 어버이수령님께서만이 구상하시고 실현하실 수 있는 대 용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선전하는 무상 의료 체계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며 이미 붕괴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무상치료라는 것은 국가의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그 다음에 모든 병원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이제 효과가 나오는 거죠. 일정 정도, 그런데 이게 다 무너지고 고리가 끊어지고 한 상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지난 2014년 kbs가 입수한 함경북도 회령시 한 인민병원의 모습이다.

    북한이 선전하는 평양의 병원들과는 다르게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검게 녹슨 의료 기구와 반복해서 사용한 1회용 주사기.

    무엇보다 큰 문제는 치료에 쓸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녹취> "치료약들이 국가에서 받은 게 아니고 다 선생님들이 자체로 이렇게 마련해서 한 겁니까? (그런 거까지 다 대줄라고? 그런 건 환자들이 가져오죠.) 근데 이거 뭐 약들이 다 텅텅 비었구나..."

    북한의 무상 치료제가 그저 구호에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뷰> 최정훈(前 북한 의사/2011년 탈북) : "수술을 하러 병원에 가게 되면 소독용 알콜, 거즈, 반창고, 붕대 이런 건 의무적으로 준비해야 되는 걸로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건 다 시장에 가서 환자 스스로가 사야 되는... 항생제같은 것도 환자나 가족이 부담해야되는 그런 환경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달 3일 특집 ‘살구는 내과의사’) : "살구는 여러 가지 질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서 그 효능이 특이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살구를 일명 내과의사라고까지 일러오고 있습니다."

    의약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북한은 오래 전부터 양방에 한방을 접목한 이른바 ‘고려의학’을 강조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월 17일 ‘고려약 탐구에 한생을 바치며’) : "강영례 여성은 지금 이렇게 어느 농촌 집 마당에서 고향 여인의 부탁대로 치료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녹취> 강영례(특발성 괴저(괴사) 치료약 개발) : "우리 어머니가 고려약 치료에서 아주 능했습니다 한생을. 8남매를 길렀는데 아이들이 아프면 무슨 딸기물로 설사를 이렇게 그치고, 또 무슨 출혈을 하면 조가비를 또 해서 하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민간요법을 체계화한 것인데, 북한은 고려의학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자평한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월 17일 ‘고려약 탐구에 한생을 바치며’) : "특발성 괴저(괴사)라는 무서운 병에 대해서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있는 약초들로 만든 고려약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고려의학이 불러온 민간요법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사회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터뷰> 최정훈(前 북한 의사/2011년 탈북) : "석유나 휘발유나 이런 걸 먹게 되면 기생충들이 다 구충이 된다, 뭐 이런 것들... 잘못된 의학 상식이 전해져가지고 자기가 알아서 뜸을 뜨다가 그게 이제 뜸을 뜬 자리가 화농이 되면서 그게 심해지다가 그냥 방치하다가 패혈증까지 걸려가지고 목숨까지 잃게 되는 그런 상황들도 빈번하죠."

    잘못된 민간요법보다 더 심각한 건 바로 마약이다.

    아편을 추출할 수 있는 양귀비를 ‘백도라지’라 부르며 국가 차원에서 재배를 장려하고 있는 북한.

    은밀한 외화벌이를 위한 수단이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아편은 흔히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기도 한다.

    <인터뷰> 최정훈(前 북한 의사/2011년 탈북) : "아편 자체에 한 40여 가지의 이런 약 성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다 자기 약물을 추출해가지고 약으로 사용되는 게 많은데 그게 민간 차원에서 일단 마약으로 사용되지 않습니까. 실제 아편을 사용하면 좀 주민들의 고달픈 삶이라든가 그리고 힘들었던, 육체적으로 힘든 이런 것들이 일시적으로 가려지는 그런 효과도 있습니다."

    무상 의료는 이미 유명무실해진 현실.

    약을 구하러 병원이 아닌 장마당을 찾고, 그마저도 없어 아편으로 견디는 주민들과 달리 고위 간부들과 김정은 일가는 높은 수준의 의료 혜택을 누리고 있다.

    북한 최고의 병원인 봉화 진료소.

    김정은과 그 친인척, 그리고 중앙당의 부장급 이상 고위 간부만 이용할 수 있는 특급 병원이다.

    국가정보원은 이 봉화진료소가 첨단 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녹취> 이철우(국회 정보위원장/지난 7월 1일) : "봉화병원을 재건축하고 있는데, 기존 장비를 독일산 MRI, 미국산 방사선 치료장치 등 서방의 첨단 장비로 모두 교체하고 있는데..."

    김 씨 일가와 체격이나 건강상태가 비슷한 사람을 선발해 임상 실험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김일성이 피우는, 또 김정일이 피우는 담배를 그대로 피우게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갑을 피운다 하면 환자들, 입원 환자들 한 갑씩 피우게 해요. 그렇게 하고, 똑같은 담배를 하고 치료, 약을 또 쓰는 거죠. 해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검증을 다 합니다. 김 부자, 태양의 만수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정당화 되는 거예요."

    맞춤형 의료를 제공받는 특권층과는 달리 열악한 보건 의료 환경에 놓인 북한 주민들...

    이는 남북한의 평균 수명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현재 남한의 평균수명은 여자 84.6세, 남자 78세인 반면, 북한의 평균수명은 여자 73.3세 남자 66.3세에 그쳐 각각 11세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대홍수 등 자연재해에 따른 식량난과 경제난, 여기에 보건의료체계의 붕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인 의료 장비와 필수 의약품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한 투자는 미룬 채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대북제재를 자초해 국제 사회의 지원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지금 특히나 콜레라, 큰 물 피해 때문에 설사 이런 질병들이 발생을 많이 하고 있는데 핵 만드는 비용, 그리고 미사일에 쏟아 붓는 그런 돈이면 그런 건 얼마든지 많이 할 수 있죠. 북한으로서는. 핵, 미사일 개발 때문에 약품과 관련된 그런 인도적 지원도 지금 못 받는 상황이죠. 해서 북한 당국에게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민할 점은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가 결코 우리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터뷰> 신희영(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 "북한은 바로 인접 국가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말라리아라든지 결핵이라든지 이러한 질병들이 언제든지 우리한테 내려올 수가 있고요. 양쪽의 의료 수준을 언젠가 통일이 되었을 때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그러한 투자를 미리미리 해 놓는 게 나중에 큰 돈 들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인도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건 무상치료제로 대변되는 북한의 의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터뷰> 신희영(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 "무상의료라는 것을 고집하면서 그러한 걸 지원해 줄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이 하나도 없으니까 당연히 의료는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제약 공장 같은 것을 시설 같은 걸 남쪽에서 다 해준 경우에도 그 약이 나와 봐야 그 약을 만든 사람은 아무런 보상을 못 받으니까 아무도 약을 만들지 않죠."

    북한 보건의료시스템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무상 의료, 그런데 최근 들어 북한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평양을 중심으로 약국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녹취> 김창호(지난 해 3월 조선중앙TV/약국 손님) : "먹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힘이 솟고 그래서 나는 여기 단골손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환자와 의사 사이에 치료에 대한 대가로 물품을 주고받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인터뷰> 신희영(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 "의사들한테 환자들이 담배를 갖다 주면 우선 그걸 받고 치료를 해주고 의사가 그 담배를 다 모으면 바로 병원 앞에 담배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담배상한테 팔면 의사는 그걸 화폐로 바꿀 수가 있고. 해서 그러한 식의 자본주의 경제가 의료에도 조금씩 도입이 되면서... 의료면이 조금씩은 살아나고 있는 것같이 보입니다."

    무상 의료를 통해 북한은 사회주의 보건 체제의 우월성과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선전한다.

    하지만 약을 구하러 병원이 아닌 장마당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은 북한이 내세우는 무상의료가 이미 수명이 다했음을 말해준다.

    특권층과 일반 주민, 평양과 지방 사이의 심각한 의료 양극화는 대다수 북한 주민의 기본권과 나아가 통일 한국의 미래마저 위협하는 시급한 해결 과제가 되고 있다.

      [클로즈업 북한] 어버이날 없는 북한, ‘어머니날’ 만든 이유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어버이날 없는 북한, ‘어머니날’ 만든 이유는?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클로즈업 북한] 어버이날 없는 북한, ‘어머니날’ 만든 이유는?
      입력 2016.11.19 (08:08) | 수정 2016.11.19 (08:48)남북의창| VIEW 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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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멘트>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수령이자 어버이로 섬겨선지,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어버이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김정은이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머니날’을 새로 제정했습니다.

      사흘 전이죠, 지난 16일이 바로 다섯 번째 어머니날이었는데요.

      어머니날을 만든 속내는 뭔지, 또 사회의 꽃, 가정의 꽃이라 불리는 북한 여성의 실상은 어떤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손님들로 가득한 이 곳.

      지난 16일, 북한의 ‘어머니날’을 맞아 축하카드를 파는 상점의 모습이다.

      <녹취> 백명신(평양 기념품상점 직원) : "우리 상점은 11월만 되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흥성입니다."

      어머니날을 기념해 제작된 화려한 축하카드들... 손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다짐도 이어진다.

      <녹취> 최혁철(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 : "저는 이 축하장(축하카드)이 마음에 듭니다. 어머니에게 이 아들의 마음과 인민군 군인들의 마음을 담아서 축하 인사를 보내려고 합니다."

      화장품 상점 역시 어머니날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6일) : "우리 어머니가 더 젊어보이게 하자면 향기도 있고 피부도 보호해주는 기능성 화장품이 좋겠는데 그걸 좀 주십시오."

      북한 매체들은 이번 주 어머니날을 맞은 모습들을 집중적으로 전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6일) : "뜨거운 사랑과 정으로 충만된 가지가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어머니날..."

      해마다 이 무렵이면 어머니날 분위기를 띄우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전파를 탄다.

      <녹취> 조선중앙TV(2014년 11월) : "뜻깊은 어머니날을 맞으며 많은 시청자들이 노래를 요청해왔습니다."

      <녹취> 북한 노래 ‘그대는 어머니’ : "어머니의 끝없는 힘 떨쳐가는 당이여."

      선물과 꽃을 전달하거나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건 우리의 어버이날 모습과 꼭 닮아있지만 어머니를 존경하는 이유는 사뭇 다르다.

      <녹취> 김류화 : "우리 어머니는 청춘 시절에 사회주의 대건설장에 진출해서 많은 노력적 위훈을 세웠습니다."

      <녹취> 박명철 : "우리 어머니가 누가 알아주건 말건 지원 사업에 모든 것을 다 바쳐간 그 모습에서 훌륭한 가풍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더 굳게 다지게 됩니다."

      낳아주고 길러준 고마움 보다는 당이 진행한 사업을 충실히 수행한 어머니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것이다.

      별도의 어버이날이 없던 북한은 지난 2012년 ‘어머니날’을 새로 제정하고 공휴일로 지정했다.

      <녹취> 조선중앙TV(평양 화초연구소/2012년 9월)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국가적으로 어머니의 날이 제정된 것만큼 이날에 꽃을 사다가 어머니들이나 아내들에게 주면 좋아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날인 11월 16일은 지난 1961년 김일성이 ‘자녀교양에서 어머니의 임무’라는 연설을 했던 날이다.

      <녹취> 조선중앙TV(특집 ‘우리의 어머니날’/2013년 11월) : "어린이의 첫째가는 교양자는 어머니이며 아들딸들에 대한 교양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머니 자신이 훌륭한 혁명가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주신 어버이수령님..."

      할아버지 시대의 향수를 들춰가며 김정은이 어머니날을 새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이인정(통일교육원 교수) : "김일성 이미지 메이킹하는 차원에서 이제 김정은은 김일성과 관련돼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또 벌이고 있고, 특별히 실적이나 업적이 좀 적은 상태이기 때문에 김일성 방식에 애민 이미지, 그래서 여성과 그다음에 자녀, 어린이들을 사랑한다, 이런 이미지 가운데서 어머니의 날을 제정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국제부녀절’로 기념하고 있는 북한.

      이 날이 남녀평등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머니날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이른바 ‘사회주의적 여성’의 역할을 한층 강조한다.

      <녹취> 조선중앙TV(‘녀인들의 하루’/지난 3일) : "가족들은 아직 잠자리에 들어있지만 이 여인은 벌써 밥상을 차려놓고 어디론가 바삐 뛰어갑니다."

      <녹취> 김행석(김책공업종합대학 연구사) : "저기 가는 저 여성이 우리 집사람입니다. 70일 전투가 시작된 첫날부터 저렇게 드바삐 다닙니다. 누가 시켜서 하면 저렇게 하겠습니까."

      새벽부터 아침밥을 차리고는 출근길 선전전에 나서는 여인들.

      이들은 조선노동당의 외곽단체인 조선민주여성동맹, 즉 여맹에 속한 주부들이다.

      <녹취> 조선중앙TV(‘녀인들의 하루’/지난 3일) : "먼 훗날 어머니는 충정의 70일 전투, 200일 전투의 나날들에 무엇을 했는가하고 묻는 자식들 앞에 떳떳이 이 어머니도 당당한 만리마 기수였다고 말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31세부터 55세까지 전업주부들은 의무적으로 여맹에 가입한다.

      이들의 임무는 ‘당의 정책을 가정에서부터 관철하는’ 것.

      이를 위해 매주 정기적으로 사상 교양을 받는다.

      또, 남편을 도와 다양한 작업 현장에 투입되는데, 주로 선전대 활동을 하거나 구호품 등의 물자를 지원한다.

      <녹취> 김성희(여맹 초급 위원장) : "어떤 여맹원 동무들은 하루라도 막장에 들어오지 않으면 정말 섭섭하다고 하는 여맹원 동무들도 많습니다."

      <녹취> 광부 : "이렇게 여맹원들이 매일 들어오니 우리 탄부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오늘 계획도 문제 없습니다."

      여맹은 분단 직후인 1945년 11월 18일 창립됐다.

      여성해방이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근본적 목적은 여성들을 사상적으로 무장시키고 노동력을 동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터뷰> 현인애(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전 北 청진의대 교원) : "사회주의 건설에서 혁명의 수레바퀴를 끌고 밀고 나가는... 수레바퀴는 두 쪽 수레바퀴가 다 같이 있어야 제대로 굴러가니까 한쪽 수레바퀴는 남성이고 한쪽 수레바퀴는 여성이다. 사회주의 건설장에서, 우리로 말하면 직장에 가서 일을 잘해서 이바지하는 여성이 돼야 하고, 또 집에서는 내조도 잘해야 되고, 또 아이들도 잘 키워야 되고..."

      여맹의 세력이 커진 건 김정일의 계모 김성애가 여맹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하지만 1974년 김성애의 친아들 김평일을 제치고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여맹의 세력은 급격히 위축된다.

      그랬던 여맹의 지위가 다시 부각된 건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부터다.

      국가가 주도하는 배급체계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장마당.

      직장에 나간 남편을 대신해 장마당에 나온 건 가정주부, 즉, 여맹원들이었다.

      장사를 하기 위해 기혼이라 속이고 여맹에 가입하는 일까지 생겨났다.

      <인터뷰> 이소연(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2008년 탈북) : "북한에서는 사실은 결혼을 해야만 장마당에 나오게 됩니다. 결혼한 사람만 여맹조직의 한 성원으로서 시장에 나와서 장사를 하게 되어있는데. 한국으로 말하면 혼인관계증명서 같은 거죠. 그걸 가져오라고 그러죠. 그러면 보안서에 가서 담배 한 갑을 주면 거짓말 서류 한 장을 떼어줍니다. 그러면 그거 갖다가 시장 관리소에다 바치고 그러면서 장사를 했죠."

      장마당이 북한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면서 여성들의 지위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김정은이 어머니날을 제정하고 화장품 생산을 독려하는 등 여성을 우대하는 듯한 정책을 펴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맞닿아있다는 분석이다.

      여성을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배경은 출산 장려 정책이다.

      북한 TV에 방송된 한 다자녀 가족의 모습.

      <녹취> 北 기록영화 ‘조국을 받들어가는 애국자부부들’(지난해 11월) : "오늘은 강철우·박금옥 부부가 10번째로 낳은 딸이 첫 걸음마를 떼는 날입니다."

      북한은 출산을 여성의 의무라 강조하며 다산을 적극 장려한다.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을 ‘모성 영웅’이라 칭하며 메달까지 줄 정도다.

      <녹취> "우리 장군님 곁에 더 많은 총대 병사들을 세우는 것이 우리가 잘 사는 길이리... 견디기 힘든 고난 속에서도 내일을 생각하며 우리는 자식들을 계속 낳아 키웠습니다."

      이는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생산을 책임질 북한의 인구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뷰> 통일교육원 교수(이인정) : "고난의 행군기인 1990년대 출생자가 그 영유아 사망률이 높았었기 때문에 현재 워낙 북한의 군복무 인력에 해당하는 20대 초, 그리고 노동 생산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그 인구들이 굉장히 부족하고... 출산을 장려해서 조국 보위를 할 많은 자녀들을 낳아서 건강하게 잘 키워서 국가건설에 이바지해야 된다. 이것이 어머니의 의무다..."

      특히 다둥이는 김정은까지 나서 선전할 만큼 ‘나라의 경사’로 치부된다.

      <녹취> 北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1’(2014년 6월) : "세쌍둥이들이 잘 자라는가 알아보시려 몸소 현지에까지 찾아오시어 극진히도 보살펴 주시는 우리 원수님..."

      <인터뷰> 현인애(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세쌍둥이는 온 나라 다 털어야 뭐 몇 명이 되겠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을 그 집중 조명하고 그 몇 명을 내세운 걸 통해서 그 당과 국가가 수령이 이렇게 여성들을 존중하고 아이들을 돌본다. 이런 걸 그 선전하기도 좋고요."

      <녹취> 조선중앙TV(국제부녀절 기념 공연/지난 3월 8일) : "생활의 꽃, 나라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 가정과 사회에 아름다운 향기를 안겨주는 우리 여성들! 정다운 어머니, 아내, 그리고 누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녹취> 북한 노래 ‘여성은 꽃이라네’ :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여성을 사회주의의 꽃, 가정의 꽃이라 선전하고 있는 북한.

      하지만 북한 여성들의 인권 실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탈북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폭력이 만연해 있다고 말한다.

      <인터뷰> 이소연(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2008년 탈북) : "북한은 성폭행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당 간부라거나 심지어 회사에서 내 위의 작업반장, 심지어 어깨에 뭐 하나라도 걸친 사람이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하거나 강간을 했다라고 하면 북한 사회의 분위기가 뭐냐면 여자를 욕합니다. 이게 뭐냐면 인권이 없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런 식의 사회 분위기가 국가에 의해 조장되거나 묵인된다는 점이다.

      <인터뷰> 현인애(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성추행, 성 유린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거죠. 왜? 국가가 그런 의식을 고양하지 않고 거기에 대한 법적 책임을 크게 묻지 않으니까. 그래서 북한 여성들이 참 고생도 많이 하고... 여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중 삼중 인권유린을 당한다고 봐야 되겠죠."

      안으로는 가부장적인 권위, 밖으로는 노동력 동원에 시달리는 북한 여성들.

      하지만 장마당의 성장과 함께 여성의 경제적 역할이 커지면서 북한에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뷰> 이소연(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2008년 탈북) : "저는 이 장마당이라는 곳은 여성이 움직이고 있고 여성이 북한사회를 이제는 변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왔다. 그래서 우리가 북한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 장마당 또는 여성,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주고 주장해주는 것이 바로 북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하나의 그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세월 출산과 가사, 여맹 활동에 체제를 지탱하는 경제활동까지 떠맡아야 했던 북한 여성들.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 원동력으로 꼽히는 장마당 여성들의 성장이 북한 사회의 진정한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