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30

알라딘: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

알라딘: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
김재형,고석수,천바이비 (지은이)모시는사람들2021-12-10





























미리보기


정가
15,000원
판매가

10.0 100자평(3)리뷰(0)
이 책 어때요?



책소개
가장 오래된 수양서의 하나인 『도덕경』을 쉬운 번역, 현대의 가치관과 언어의 독창적 해설로 풀어냈다. 『도덕경』이 한중일 삼국에서 공통된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출발, 하나의 책에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를 함께 수록하는 이 기획을 완성했고, 시대와 지역의 한계를 넘은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목차


I 有無相生(유무상생)
II 上善若水(상선약수)
III 微妙玄通(미묘현통)
IV 愚人之心(우인지심)
V 恍兮惚兮(황혜홀혜)
VI 道法自然(도법자연)
VII 道常, 無爲而無不爲(도상, 무위이무불위)
VIII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도생일,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
IX 知止(지지)
X 聖人無常心(성인무상심)
XI 含德之厚(함덕지후)
XII 玄同, 和光同塵(현동, 화광동진)
XIII 治人事天莫若嗇(치인사천막약색)
XIV 天下難事, 必作於易(천하난사, 필작어역)
XV 不敢爲天下先(불감위천하선)
XVI 不爭之德(부쟁지덕)
XVII 易知易行(역지역항)
XVIII 天之道損有餘而補不足(천지도손유여이보부족)
XIX 小國寡民(소국과민)

에필로그: 표지 그림 ‘현빈의 문[玄牝之门]’ 작가노트
접기


책속에서



P. 14~15‘무無’에서 하늘과 땅이 시작됩니다. ‘유有’는 어머니처럼 세상 만물을 낳습니다. ‘무無’를 자세히 보면 드러나지 않은 미세한 기운이 보입니다. ‘유有’를 자세히 보면 ‘무無’와 만물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보입니다. 세상이 시작된 첫 마음(無, 天地之始)과 세상 만물(有, 萬物之母)은 다른 것이 아니라, 양자 얽힘(quantum emtanglement)으로 이어진 하나입니다. 접기
P. 26하늘과 땅 사이는 풀무처럼 텅 비어 있어 써도 써도 끝이 없는 것처럼, 성인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다 받아들입니다. 지나치게 많이 말하면 궁지에 몰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텅 빈 중심을 지킵시다(守中).
P. 48~49오래된 것을 이해하면서 현실에 맞게 사용하는 사람은 삶의 양면성을 꿰뚫어보는 미묘현통微妙玄通한 힘이 있어서 그 깊이를 알 수 없습니다. 굳이 그 모습을 설명하라고 하면, 겨울 언 강을 건너듯 주춤거리고, 사방에 어려운 이웃이 있는 것처럼 멈칫멈칫하고, 손님처럼 어려워하고, 녹는 얼음처럼 맺힘이 없고,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소박하고, 계곡처럼 트이고, 계곡을 흐르는 흙탕물 같습니다. 접기
P. 100남을 아는 것은 지혜이지만,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지혜를 넘어선 밝음입니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데는 힘이 필요하지만, 자기를 이기려면 힘을 넘어선 강함이 있어야 합니다. 만족할 줄 알면 풍요로워지고, 힘써 실천하면 뜻을 이루게 됩니다.
P. 138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내 삶을 보면 세상을 알 수 있습니다. 창문으로 하늘을 보지 않아도 우주의 질서를 알 수 있습니다. 멀리 돌아다닌다고 더 많이 아는 게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를 성찰하는 성인은 멀리 다니지 않아도 알고, 보지 않아도 본 것처럼 밝게 구분하고, 애쓰지 않고도 이룰 수 있습니다.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김재형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해월 최시형 선생님의 마음을 가르치기 위해 보따리 학교(cafe.naver.com/pottari)를 만들어 선생님의 말씀을 아이들에게 읽어 줬다. 청소년들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어졌다.
1996년 농촌으로 귀농해서 좋은 농민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대신 몸과 마음에 농민의 정서를 담을 수 있었다. 2002년 우리쌀 지키기 100인 100일 걷기 운동을 기획해서 실행했다. 곡성에서 죽곡농민열린도서관을 만들어 오랫동안 책임을 맡았다. 두 권의 마을 시집을 편집했고 ‘농민 인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강의와 행사를 기획한 공부 운동을 일으켰다. 마을 연구자 정기석은 ‘24인의 마을주의자’라는 책에서 이 과정을 소개하며 ‘마을 선비’라고 불렀다. 선애마을 공동체의 마을 학교인 선애학교의 교장을 맡았다.
50살이 되던 해 이후 삶의 역할을 ‘동아시아 인문운동가’로 정한 뒤 일년에 3~4개월을 중국에 머물며 중국의 여러 생태 운동가들과 만나고 공부한다. 항조우(杭州)에 있는 삼생곡(三生谷) 공동체의 개방 대학인 삼생곡서원(三生谷?院)의 동아시아 사상 객원 교수이다. 매년 동아시아 시민들의 자율 축제인 동아시아지구시민촌에 참여한다. 『시로 읽는 주역』(내일을 여는 책, 2016)을 쓴 이후 전국 여러 도시에서 주역 강의를 열고 있다. 동아시아 우주관인 음양오행 세계관에 기반을 둔 ‘음양오행 민주주의’ 모델을 만들어 동아시아인들이 공유하게 하는 것이 남은 생의 꿈이다. 동학 공부는 동아시아 민주주의 이해를 위한 기반 중 하나였다. 접기


최근작 :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지구별 생태사상가>,<시로 읽는 주역> … 총 4종 (모두보기)

고석수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한중일 세 언어를 동아시아 산 속에서 배우며 살고 있다. 돈이 아니라 언어에 기대며 서로를 살리는 창발적 문화를 만들고 싶다. 대만의 사이좋은 스튜디오友善南庄工作室, 일본의 표주박 시장ひょうたん市場을 함께 만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제주 강정에서 친구들과 범선으로 동아시아 바다를 다시 잇는 공평해公平海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작 :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

천바이비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시인. 여성 농민. 중국의 전통 문화 예술을 현대적 안목으로 읽는 ‘재조고향再造故鄕’ 운동을 했다. 그 결과를 모아 ‘열 세가지 아름다움十三 味’을 윈난민족출판사에서 냈다. 깊은 산속 항조우杭州 삼생곡 공동체 마을에서 고전을 읽고 시를 쓰고 농사짓는다. 주역의 상징을 시로 다시 읽으며 중국어판 ‘시로 읽는 주역’을 기획하고 있다.


최근작 :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


출판사 제공 책소개


춘추전국시대는 전쟁이 국가의 중요한 국정과제이던 시대였습니다. 부국강병의 열망이 중국 전역을 휘감았습니다. 전쟁이 일상이 된 시대 지식인의 자기 과제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현실적 전략과 미래 비젼을 세우고 평화를 이루는 일입니다. 고통이 큰 만큼 지식인들의 대응도 깊고 넓었습니다. 노자는 이 시대를 깊고 넓은 눈과 마음으로 바라본 대표적 지식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정도 지식인의 열망이 타오른 시기 중 하나가 1,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럽입니다. 서구의 수많은 지성들이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열망을 다양한 철학적 사유와 실천을 통해 정리해 나갔고, 그 결실 중 하나가 유럽연합입니다. 유럽은 최소한 유럽연합 내에서 전쟁이 없는 상태 정도에는 이르렀습니다.
북미의 미합중국, 유럽의 유럽연합 다음에 이루어질 국가, 지역을 넘어서는 연방이나 연합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지역은 동아시아입니다. 유럽의 평화 경험에서 보이지 않는 정신적 동질성은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입니다. 오래된 경전과 신화의 재해석은 국가와 민족의 틀을 넘어서는데 유용한 전략입니다.
저자인 김재형, 고석수, 천바이비를 비롯한 여러 동아시아의 형제들은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꿈을 공유하며 오랫동안 만나왔습니다. 그 만남에서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동아시아 고전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의미있는 전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만나면 먼저 동아시아 경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표면적인 차이가 있더라도 한문에 기반을 둔 텍스트를 같이 읽는 순간부터 깊은 마음의 세계, 도(道)와 덕(德), 중용(中庸), 인(仁)과 의(義) 라는 깊은 심층 의식 속에서는 깊은 형제 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중일 세 언어로 쓰여지는 동아시아 경전 시리즈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고, 동아시아 도덕경은 그 꿈의 첫 결실입니다.
도덕경은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한 권은 노자께서 쓰신 우리가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도덕경입니다. 또 한 권은 읽을 수 없는 도덕경입니다. 어쩌면 도덕경은 읽을 수 없는 도덕경을 읽기 위한 마중물 같은 책인지도 모릅니다. 도덕경은 이런 논리를 ‘유(有)와 무(無)’ 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글자로 쓰여 지지 않은 도덕경은 도덕경을 함께 읽는 사람들 안에 있습니다.
이 책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북조선의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에서 읽혀질 책이 되길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개념을 출판에 적용해서 현실적인 책으로 편집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언어를 재구성하고 다른 언어 사용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아름다운 언어와 적절한 이해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책은 동아시아인들이 평화로운 삶에 대한 상상을 할 때 공유 지점을 찾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접기



매일 아침, 도덕경 한장을 또박또박 읽는다.
한자로도 읽고 일본어로도 읽어본다.
재형선생님이 풀어주신 해설은 사랑, 평화 그 자체.
아름다운 언어에 출렁이는 마음을 느끼며 한 장을 아껴가며 읽고, 다시 반복해서 읽으며 마음에 담는다.
호야호야 2021-11-30 공감 (2) 댓글 (1)
Thanks to
공감



동아시아 도덕경.
경전을 동아시아인들이 각자의 언어로 읽는 일은 동아시아 평화 운동의 의미있는 과제입니다.
botarinim 2021-12-02 공감 (2) 댓글 (0)
Thanks to
공감



김재형선생님의 동아시아 도덕경은 다정한 어른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조곤조곤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조용히 스며든다. 세나라 언어가 마치 음표처럼 적혀있어 신기하다. 세나라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동시에 같은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것 만으로 신선한 발상의 책이다.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퇴계ㆍ다산ㆍ동학의 하늘철학, 조성환 저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 YES24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퇴계ㆍ다산ㆍ동학의 하늘철학조성환
| 소나무 | 2022년 01월 25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60 판매지수란? 베스트 한국철학 15위

정가 22,000원
판매가 19,800원 (10% 할인)





용담유사

김용옥 저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1월 25일
카테고리 분류
국내도서 > 인문 > 한국철학 > 한국철학의 이해/한국철학사

카드뉴스로 보는 책


1/4다음 이미지 배너

책소개
이 책은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사상사적 시론이다. 이 시론은 종래의 한국사상사 기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흔히 조선사상사는 중국 주자학의 수용과 전개라는 구도로 서술되곤 한다. 그래서 주자학의 용어를 원용한 ‘주리론-주기론’이라는 다카하시 도오류식의 분석틀을 사용하거나, ‘중국성리학의 조선화’라는 유학사의 맥락에서 기술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만약에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굳이 ‘한국철학’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한국 땅에서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라면, 그냥 ‘동아시아유학사’ 내지는 ‘조선유학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의 근저에는 “과연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대단히 본질적이며 상식적인 물음이 깔려 있다. 과연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왜 지금까지 무시되어 왔는가? 이러한 물음들이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기본적인 동기다.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서문 _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

I. 도학에서 천학으로

1. 한국철학의 특징을 찾아서
2. 동방의 제천의례 논쟁
3. ‘천학’이라는 범주
4. 이 책의 구성

II. 조선의 하늘철학

1. 한국인의 하늘사랑
하늘축제
하늘경험
‘하?’의 탄생
역사 속의 하느님
2. 조선정치와 하늘철학
경건함으로 다스려라
하늘님을 대하듯 하라
하늘을 참되게 대하라
3. 퇴계의 하늘철학
성인에 대한 믿음
하늘에 대한 효도
리(理)와의 감응
다카하시 스스무 학설 비판
4. 퇴계 이후의 하늘철학
윤휴의 사천유학(事天儒學)
다산의 상제유학(上帝儒學)
실심(實心)과 천학
5. 동학에서 ‘천교’로의 전환
천교(天敎)의 등장
천도(天道)의 탄생
천도와 천교
천인(天人)과 시민(侍民)
하늘의 개별화와 일상화

III. 한국사상의 풍토와 한국인의 영성

참고문헌
주석
접어보기

저자 소개 (1명)
저 : 조성환

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다시개벽] 편집인. 지구지역학 연구자. 서강대와 와세다대학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였고,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한국 근대의 탄생』과 『개벽파선언』(이병한과 공저)을 저술하였다. 20∼30대에는 노장사상에 끌려 중국철학을 공부하였고, 40대부터는 한국학에 눈을 떠 동학과 개벽사상을 연구하였다. 최근에는 1990년대부터 서양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지구인문학’에 관...
펼쳐보기

작가의 다른 상품






동학의 재해석과 신문명의 모색

13,500원 (10% 할인)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

16,200원 (10% 할인)





한국 근·현대 민중중심 제천의례 조명

14,400원 (10% 할인)





평화의 여러 가지 얼굴

35,000원

=======

출판사 리뷰
한국철학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책은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사상사적 시론이다. 이 시론은 종래의 한국사상사 기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흔히 조선사상사는 중국 주자학의 수용과 전개라는 구도로 서술되곤 한다. 그래서 주자학의 용어를 원용한 ‘주리론-주기론’이라는 다카하시 도오류식의 분석틀을 사용하거나, ‘중국성리학의 조선화’라는 유학사의 맥락에서 기술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만약에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굳이 ‘한국철학’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한국 땅에서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라면, 그냥 ‘동아시아유학사’ 내지는 ‘조선유학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의 근저에는 “과연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대단히 본질적이며 상식적인 물음이 깔려 있다. 과연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왜 지금까지 무시되어 왔는가? 이러한 물음들이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기본적인 동기다.

“일반적으로 한국철학이라고 하면 전부 중국철학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고려시대의 불교와 조선시대의 유교는 전부 중국에서 수용된 것이다. 퇴계가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현도 전부 중국의 주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치부해버리고 말면 ‘사상사’를 서술할 수 없게 된다. … 똑같은 개념을 써도 함의가 같을 수는 없다. 유학의 천(天)과 동학의 천(天)이 같을 수 없고, 주자의 리(理)와 퇴계의 리(理)가 동일할 리가 없다. 이러한 차이를 밝히는 작업이야말로 ‘한국사상사’ 서술의 관건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사상사 서술방법론에 관한 사례연구일 뿐만 아니라,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밝히는 시론이기도 하다.” (13쪽)

“우리는 주자나 양명이 아닌 퇴계나 다산이 딛고 서 있는 사상적 풍토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야말로 ‘사상사’의 본령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결정적 힌트는 유학이라는 틀을 벗어난 동학이 제공한다. 동학은 주자학이라는 중국적 사유가 그 시효를 다한 상태에서 드러난 한국적 사유의 표출이다. … 그래서 우리가 “한국사상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를 생각할 때에는 먼저 ‘유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사상은 “중국의 영향이 전부”이고 “유학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상 한국사상의 특징은 포착하기 어렵고, 따라서 한국사상사의 서술은 점점 어려워진다. ‘유학’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조선유학을 바라보지 않는 이상, 조선유학의 특징도 잡아내기 어렵고 동학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놓치게 된다.” (215~216쪽)

우리에게 ‘하늘’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에 접근하는 하나의 단서로서 필자가 주목한 사상은 ‘동학’이다. 동학은 조선성리학이 그 효력을 다해갈 무렵인 조선말기에 한반도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한 주체적인 사상이었다.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는 자신의 사상을 유도(儒道)나 불도(佛道)와 대비하여 ‘천도(天道)’라 명명하고, ‘하늘’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한국)의 세계관(道)은 생명과 평등 그리고 존엄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인간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우주적 생명력인 ‘하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동등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학이 자신의 사상체계를 ‘하늘’을 중심으로 전개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탈아입구로 대변되는 서구화와 더불어 사상언어로서의 하늘 관념은 사어(死語)가 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중국철학 역시 선진시대 이래로 ‘천(天)’에서 ‘도(道)’로(제자백가), ‘도(道)’에서 다시 ‘리(理)’로(신유학), 그리고 ‘리(理)’에서 다시 ‘기(氣)’로(청대실학), 그 진행이 점점 ‘하늘’의 초월성이 약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갔다. 이렇게 보면 동학의 탄생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는 하나의 ‘사상사적 역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특이한 현상에 대해 과연 어떠한 사상사적 설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이 해결하고자 하는 하나의 과제다. 그리고 이 과제는 처음에 제기했던 중국철학과는 다른 한국적인 철학이 과연 무엇인지, 그런 것이 있기나 하는지라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두 가지 물음, 즉 동학의 탄생에 대한 사상사적 설명, 그리고 한국철학의 특징 찾기를 위해 필자는 ‘하늘철학’을 제시한다.

“고대 한반도인들은 황제나 임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누구나’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내고 축제를 벌였다. 그것도 개별적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개인적이 아니라 공공적으로 거행하였다. 이 책에서는 “하늘을 그리다”라고 명명하였다. 여기에서 ‘그리다’는 ‘그리워하다[思]’와 ‘그리다[描]’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하늘을 그리워하고 두려워하며, 마음속에 그리고 언설로 표출하였다.” (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