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

백승종 동학은 '문화투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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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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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은 '문화투쟁'이었다.
동학운동은 이중, 삼중적 의미에서, 즉 다중적 의미에서 주목할 만한 ‘문화투쟁’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첫째, 서구의 충격으로 존망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건지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을 상징하였지요.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동학은 주목할 가치가 있어요.
여기에는 또 하나의 측면도 있어요. 차별과 착취라고 하는 내적인 문제, 이것은 비단 조선사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지요. 이 문제는 19세기 동아시아 사회 전반에 해당하는 문제이자 서구 사회를 포함하여 전 지구적인 문제였어요. 인류의 역사상에는 항상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지금도 그런 문제가 남아 있지요.
이런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하기 위한, 19세기 동아시아의 노력이 바로 동학운동으로 나타났어요. 동학은 동아시아 문화에 공통적인 종교, 철학적 기반 위에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문화가 한국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유교와 불교와 도교는 한국의 문화이기도 했으나, 동아시아 전반의 보편문화였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 동학과 비슷한 운동이 일어났지요. 중국의 태평천국운동과 의화권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운동들은 동아시아의 문화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낸 해결책이었어요. 이것이 동학을 문화투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두 번째 요인이지요.
세 번째로는요, 이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입니다만, 서구의 근대는 제국주의적 근대였던데 비하여, 동아시아의 자주적 근대화는 생태적 전환을 지향하였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인간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중요하지요. 한 마디로, 동학은 탈인간중심이었다고 말해도 좋겠어요.
동학이 인간중심이 아니라는 점은, 최시형이 설파한 ‘삼경’에 뚜렷이 나타나 있지 않아요? 동학은 생태중심의 사고였다는 말이지요. 지극히 존귀한 인간도 지구상의 다른 모든 존재와 동등하다는 것입니다. 동물이나 식물들도 착취의 대상은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었어요. 요컨대 동학은 인류 문제의 생태적 해결을 촉구했다고 보고 싶어요. 최제우와 최시형의 사상은 대단히 특별한 사상이었어요.
저는 이런 점을 한마디로 요약해, 자주적 근대화를 위한 절실한 노력이 동학이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실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출처: 백승종, 동학에서 미래를 배운다, 들녘,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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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송

훌륭한 싹을 외세에 의지하여 모든게 잘리워졌으니 통재입니다.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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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송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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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택주

진정한 의미에서 탈근대(postmodern)를 위한 범세계적 대안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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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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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soon Chang

오늘도 고압습니다. 동학이 생태적 전환을 지향하였다는 견해가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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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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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

이런 '문화투쟁'이 지역 속에서 힘차게 일어났으면 합니다만...현실은 너무 미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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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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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 Seog Nam

선생님 덕에 귀한 공부를 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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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 Kee Hong

통탄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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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금옥

진정 동학에서 미래를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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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웅

지난 월요일 교보문고 서가 모습입니다. ^^ 늘 메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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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좋은 공부하고 갑니다ᆢ윈시반본하는 시대의 운을 따라 세상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고 질서를 새로 세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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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repl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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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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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화

함께 공부 할 토론 주제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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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Lee

조선 민중의 자주적 근대화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이 고통을 당하면서 겪어오고 있는 서양, 일본이라는 괴질, 병폐를 완전히 극복한 대조선 문명을 전세계 피압박 인민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근대세계의 모범으로서 가르쳐주고 선도해줄 수 있었던 하늘의 뜻 천지공사의 대사명을 일본, 서양의 무력에 의해 좌절당한 것이고, 그러한 역사의 죄과의 후과가 지금 목도하는 인간, 자연, 사회의 괴질을 낳게 만들었으니, 인과응보는 반드시 그 후세에게 당하게 내려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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