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6

Soo Ko is [동학, 주문으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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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주문으로 할 것이다]
- 다시개벽 겨울호를 읽고
한발치에 떨어져서 보던 동학이 다시금 내게 왔다. 우스갯소리로 동학하는 선비들로 불리는 내 친구들.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민주화 혹은 민중 운동에서 동학'혁명' 정신을 들고 왔던 세대들과 달리. 우리는 생명사상에 좀 더 감응한 것 같다. 최시형-장일순으로 이어져온, 그리고 한살림으로 반짝였던 그 불빛. 그 불빛을 다시금 피우고 싶어 다시개벽을 펴들고 있는지 모른다.
제5호를 맞은 다시개벽은 갓 돌을 넘은 셈이다. 이래저래 무게를 빼고 현장의 감각을 되찾기 시작한 듯 싶다. 내 글을 포함해서 젊은 청년, 여성 필진이 대거 참여했다. 현장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삶의 감각이라고 말하는게 낫겠다. 연구실의 묵직한 언어대신 삶의 몰아치는 원투 잽잽의 용어가 실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묵직한 힘이 있다. 이전의 묵직함이 발목에 달린 납주머니와 같아 내 발을 가라앉게 했다면, 이번 호의 묵직함은 단단한 코어힘과 같다. 인체의 무게중심은 단전에 실린다. 단전이 무게중심을 잡아주니까 우사인 볼트처럼 달릴 수 있고, 마이클 펠프스처럼 헤엄칠 수 있다. 걔 중 가장 돋보이는 글을 이병창 선생의 글이었다. 시대정신과 개인의 영성의 균형을 절묘하게 읽어낸다. 결국 가장 낮은자를 보았던 것이다. 예수나 수운이나 창녀와 계집종에서 하늘과 하나를 보았다. 그 억압받는 피비린내 진동하는 현실에서 한울이 있음을 온 몸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낮은 자가 주는 위대한 영성, 그것이 헤겔이 말한 '집단적 의지' 였으며, 하늘을 모신다는 것은 이 집단적 의지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몇몇 어설픈 사이비가 말하는 구원, 깨달음에서 그친게 아니라, 다시 피비린내 나는 곳에서, 오히려 밝게 빛나고 있던 개인들을 재조명한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호의 글들은 하나 같이 모두 뜻깊다. 하루에 한개씩 읽었다. 하루종일 곱씹을 수 있었다. 동학하는 사람들. 그들이 보여준 활동, 글, 연구 등등. 그런 것들이 쉽게 몰아읽기 보단 하루에 하나씩 읽고 싶게끔했다. 그리고 한자한자 주문을 외웠다. 글자 하나마다, 소리 하나마다, 음절 하나마다. 나는 그 의미를 놀이처럼 집어넣고 싶었다.
지기. 심령과 영성의 이야기들
금지. 지금 이 시대를 관통하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순간
원위대강. 개인으로서 집단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지.
강령주문을 중얼중얼 외운다.
시천주. 하늘을 모시겠습니다. 
조화정. 한 송이 한 송이 꽃이 피어나고, 350일이면 360송이의 꽃이 피어나겠다.
영세불망. 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수많은 존재들이 나아가는데.
만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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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hwan Jo, 홍승진 and 3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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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도선
    타마의 이야기가 새해 벽두에 참 깨달음의 목소리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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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h
  • Chaewon Shin
    석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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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환기
    그 책을 나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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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경
    책 사야지 하고선 깜빡 잊고 있었는데, 바로 주문해야겠어요.
    타마님 글 덕분입니다.
    나이가 드니 바로 하지 않은 건 자꾸 깜빡 잊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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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