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얼마전 부르더호프 한국공동체에서 연락이 왔다. '우린 다르게 살기로했다'에 아름다운 삶이 소개된 세계적인 기독교공동체인 부르더호프는 미국, 영국, 호주등에 십여개 공동체마을이 있는데 몇년전 한국에도 강원도 영월에서 공동체를 시작했다.
한국 부르더호프공동체 멤버들 열분이 '한국의 기독교 영성가들'에대해 내가 쓴 '울림'으로 스터디를하기로했는데, 책이 품절됐고, 중고책을 찾아보니, 권당 8만원이 넘고, 그것도 나와있는 책이 몇권 안된다는 것이다.
부르더호프공동체는 십년전 딸과 함께 몇주간 머물기도 하고, 여러차례 방문할만큼 교분이 있는곳인데, 이분들이 한국공동체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한국 기독교 영성가들을 알기위한 스터디 교재로 '울림'을 선택해준 이 고마움이 부응하고싶은데, 나도 보관한 책이 한권뿐이어서 난감. 실례를 무릅쓰고 한겨레출판사에 창고를 다 뒤져서라도 책을 좀 찾아달라 부탁했더니, 약간의 손상 등으로 파손된 부위등이 있는것등 8권을 찾아내는 성과. 한겨레출판사 편집장이 부르더호프 영월공동체에 그 책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이리 고마울수가.
'울림' 초판본이 출간된지가 15년이 됐지만,그 이후 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 등 한국의 대표적인 신학대에서 공동으로 '100대 교양 필독도서'로 선정해줘 책도 꾸준히 나간 공로를 사 품절됐는데도 호의를 베풀어준것.
그런데 그 이후 갑자기 '울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울림엔 요즘 목사들에게서는 좀체 찾아보기 어려운 불교 고승들 못지않은 기인들이 등장한다. 특히 이미 사서삼경을 비롯한 동양사상을 섭렵한 가운데 기독교를 받아들여 한문한시를 줄줄 외거나 유불도에 통달해 서양 2천년 기독교사에도 찾아보기어려운 인문들의 기인 열전이라할만하고, 프란치스코 성인 못지않은 성자적 기행의 주인공들이 적지않다.
나 스스로도 이미 수많은 불교의 고승들을 접한뒤에 근현대 기독교 영성가들을 대하고, 전에 느낌들과는 전혀 다른 깊은 울림이 있었기에 책 제목을 울림이라 했고, 당시 도올 선생님께서 과분한 찬사로 울림의 서문을 써주었다.
그렇다해도 부루더흐프 한국공동체가 울림을 찾은 이래 여기저기서 찾는 분들이 많아 "웬일 일까" 그 원인을 몰랐는데, 한참 뒤에야 알았다.
구독자 50만에 육박하는 일당백이라는 유튜브에서 '일생동안 읽어야할100권의 책'중의 한권으로 울림을 상세히 소개했다는것.
그래서 찾아봤더니, 한신대 정승민교수가 해박한 지식인답게 흥미있게 소개하는데, 진행자인 정영진 이지선씨는 '기독교에 뭔 흥미있는게 있을려고?'란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있다가 점차 흥미있는 인물들의 등장에 몰입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어쨌건 그 일당백으로, 한겨레출판사에서 '울림'을 다시 찍어 판매를시작했다며 새로 찍은 책을 보내왔다. 꺼진불을 살려놓다니, 일당백 맞는갚다. 아니 그간 차이 다른 클라스로 손꼽히던 '조현TV휴심정' 시청자들은 뭐한데요. 앞으로 '조현TV휴심정' 나오기만하면 책들도 사줘서 꺼진불을 큰불로 만듭시다. 우린 일당천으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