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로버트 퍼트넘의 ‘나 홀로 볼링’
1990년대 이후 지구적 차원에서 큰 주목을 받은 사회과학 개념의 하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적 자본은 지식사회는 물론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에서도 빈번히, 그리고 즐겨 쓰여 왔다. 우리나라에선 2011년 이 개념을 타이틀로 한 TV 교양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졌다.
사회적 자본이란 개념을 학문적으로 정착시킨 이들은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와 미국 사회학자 제임스 콜먼이었다. 이들의 연구에 기반을 둬 이 말을 더욱 널리 알린 이는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Robert Putnam·1941~ )이었다. 퍼트넘은 1995년 ‘나 홀로 볼링’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부제가 ‘미국의 쇠퇴하는 사회적 자본’인 이 논문은 즉각 미국사회에서 사회적 자본에 대한 논쟁을 일으켰다. 2000년 그는 이 논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저작 <나 홀로 볼링: 사회적 커뮤니티의 붕괴와 소생>(Bowling Alone: The Collapse and Revival of American Community)을 발표해 지구적 관심을 다시 한번 끌어모았다.
<나 홀로 볼링>에 앞서 퍼트넘에게 정치학자로서의 명성을 안겨 준 저작은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원제: Making Democracy Work, 1994)였다. 이 저작에서 그는 남부와 북부 이탈리아의 비교를 통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발전에 기초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이 미국의 사회적 자본에 대한 분석인 논문 ‘나 홀로 볼링’과 저작 <나 홀로 볼링>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주목할 것은 퍼트넘의 이론이 미국사회를 넘어서 다른 사회에 던지는 함의 또한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적 자본이란 무엇인가
<나 홀로 볼링>은 총 5부로 이뤄져 있다. 미국사회의 변화를 다룬 제1부 ‘서론’에 이어 ‘시민적 참여와 사회적 자본의 변화 경향’(제2부), ‘사회적 참여의 쇠퇴 원인’(제3부), ‘사회적 자본의 기능’(제4부), ‘무엇을 할 것인가’(제5부)가 탐구된다.
저작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은 사회적 자본이다. 퍼트넘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이란 개인들 사이의 연계, 이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호혜성(reciprocity)과 신뢰의 규범을 의미한다. 사회적 자본은 다양한 모습들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가족과 친족을 합친 확대가족, 교회의 주일학교, 통근열차에서 포커를 하는 단골 회원들, 대학 기숙사 룸메이트, 회원으로 가입한 시민단체, 인터넷 채팅 그룹, 주소록에 적혀 있는 직업 관련 인물들의 네트워크 등이 그것들이다.
퍼트넘은 사회적 자본과 이와 연관된 시민적 참여가 미국에서 20세기 첫 60년에는 발전해 왔지만, 이후에는 점차 쇠퇴해 왔다고 분석한다. ‘더불어’가 아니라 ‘나 홀로’ 볼링을 친다는 책 제목은 사회적 자본의 쇠퇴에 대한 은유다. 그는 이러한 쇠퇴의 원인으로 세대교체, 텔레비전, 장거리 출퇴근, 맞벌이 부부 등을 지적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등장에서 볼 수 있는 세대교체다.
주목할 것은 퍼트넘이 사회적 자본을 ‘결속형’과 ‘연계형’으로 구분한다는 점이다. 결속형이 혈연·지연·학연과 같은 내부지향적이고 배제적인 유형을 말한다면, 연계형은 공적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외부지향적이고 포섭적인 유형을 지칭한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연계형의 사회적 자본이 증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퍼트넘에게 사회적 자본이란 시민적 참여를 증가시키고 삶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결론에서 그는 미국에서 쇠퇴한 사회적 자본을 소생시키기 위한 역사적 교훈과 현실적 방안을 탐구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적 유대를 회복하기 위해선 학교에서 매스 미디어를 거쳐 정부에 이르는, 개인은 물론 제도를 포괄하는 사회 전체에서의 변화다.
■‘사회적 자본’을 둘러싼 논쟁
‘나 홀로 볼링’은 저작에 앞서 논문으로 먼저 출간됐다. 이 논문에서 제시된 주장, 즉 시민사회가 허약하면 시민적 연대 및 사회적 신뢰가 약화된다는 견해는 즉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강한 시민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의 조건이라는 것은 시민사회 이론가들이 즐겨 강조하는 명제다. 하지만 강한 시민사회가 강한 민주주의로 귀결되기 위해선 이 둘 사이에 정당을 포함한 성숙한 정치제도가 매개돼야 한다. 미국 정치학자 셰리 버먼은 1920~1930년대 독일의 경험을 사례로 강한 시민사회의 존재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정치제도가 취약한 탓에 오히려 나치즘의 등장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버먼은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간의 복합적 관계를 주목함으로써 ‘나 홀로 볼링’의 단선적인 논리를 비판했다.
지성사적으로 퍼트넘의 사회적 자본 이론은 시민적 습속과 문화를 중시하는 토크빌적 시민사회론의 전통에 놓여 있다. 이 전통은 자본주의와 계급관계를 중시하는 그람시적 시민사회론의 전통과는 상이한 흐름이다. 토크빌적 전통이 주목하는 자발적 결사체와 시민문화는 강한 시민사회를 이루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연대와 협력의 성숙한 시민사회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충분조건이 아니더라도 필요조건임은 분명하다. 강하고 성숙한 시민사회를 어떻게 구축 또는 재구축할 것인지는 미국사회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들에서도 매우 중대한 과제다.
■한국어판 저작은
<나 홀로 볼링>은 정치학자 정승현에 의해 우리말로 옮겨졌다. 이탈리아 사례를 분석한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는 정치학자 안청시 등에 의해 번역됐다.
<김호기 |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1990년대 이후 지구적 차원에서 큰 주목을 받은 사회과학 개념의 하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적 자본은 지식사회는 물론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에서도 빈번히, 그리고 즐겨 쓰여 왔다. 우리나라에선 2011년 이 개념을 타이틀로 한 TV 교양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졌다.
사회적 자본이란 개념을 학문적으로 정착시킨 이들은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와 미국 사회학자 제임스 콜먼이었다. 이들의 연구에 기반을 둬 이 말을 더욱 널리 알린 이는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Robert Putnam·1941~ )이었다. 퍼트넘은 1995년 ‘나 홀로 볼링’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부제가 ‘미국의 쇠퇴하는 사회적 자본’인 이 논문은 즉각 미국사회에서 사회적 자본에 대한 논쟁을 일으켰다. 2000년 그는 이 논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저작 <나 홀로 볼링: 사회적 커뮤니티의 붕괴와 소생>(Bowling Alone: The Collapse and Revival of American Community)을 발표해 지구적 관심을 다시 한번 끌어모았다.
<나 홀로 볼링>에 앞서 퍼트넘에게 정치학자로서의 명성을 안겨 준 저작은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원제: Making Democracy Work, 1994)였다. 이 저작에서 그는 남부와 북부 이탈리아의 비교를 통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발전에 기초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이 미국의 사회적 자본에 대한 분석인 논문 ‘나 홀로 볼링’과 저작 <나 홀로 볼링>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주목할 것은 퍼트넘의 이론이 미국사회를 넘어서 다른 사회에 던지는 함의 또한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적 자본이란 무엇인가
<나 홀로 볼링>은 총 5부로 이뤄져 있다. 미국사회의 변화를 다룬 제1부 ‘서론’에 이어 ‘시민적 참여와 사회적 자본의 변화 경향’(제2부), ‘사회적 참여의 쇠퇴 원인’(제3부), ‘사회적 자본의 기능’(제4부), ‘무엇을 할 것인가’(제5부)가 탐구된다.
저작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은 사회적 자본이다. 퍼트넘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이란 개인들 사이의 연계, 이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호혜성(reciprocity)과 신뢰의 규범을 의미한다. 사회적 자본은 다양한 모습들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가족과 친족을 합친 확대가족, 교회의 주일학교, 통근열차에서 포커를 하는 단골 회원들, 대학 기숙사 룸메이트, 회원으로 가입한 시민단체, 인터넷 채팅 그룹, 주소록에 적혀 있는 직업 관련 인물들의 네트워크 등이 그것들이다.
퍼트넘은 사회적 자본과 이와 연관된 시민적 참여가 미국에서 20세기 첫 60년에는 발전해 왔지만, 이후에는 점차 쇠퇴해 왔다고 분석한다. ‘더불어’가 아니라 ‘나 홀로’ 볼링을 친다는 책 제목은 사회적 자본의 쇠퇴에 대한 은유다. 그는 이러한 쇠퇴의 원인으로 세대교체, 텔레비전, 장거리 출퇴근, 맞벌이 부부 등을 지적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등장에서 볼 수 있는 세대교체다.
주목할 것은 퍼트넘이 사회적 자본을 ‘결속형’과 ‘연계형’으로 구분한다는 점이다. 결속형이 혈연·지연·학연과 같은 내부지향적이고 배제적인 유형을 말한다면, 연계형은 공적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외부지향적이고 포섭적인 유형을 지칭한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연계형의 사회적 자본이 증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퍼트넘에게 사회적 자본이란 시민적 참여를 증가시키고 삶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결론에서 그는 미국에서 쇠퇴한 사회적 자본을 소생시키기 위한 역사적 교훈과 현실적 방안을 탐구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적 유대를 회복하기 위해선 학교에서 매스 미디어를 거쳐 정부에 이르는, 개인은 물론 제도를 포괄하는 사회 전체에서의 변화다.
■‘사회적 자본’을 둘러싼 논쟁
‘나 홀로 볼링’은 저작에 앞서 논문으로 먼저 출간됐다. 이 논문에서 제시된 주장, 즉 시민사회가 허약하면 시민적 연대 및 사회적 신뢰가 약화된다는 견해는 즉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강한 시민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의 조건이라는 것은 시민사회 이론가들이 즐겨 강조하는 명제다. 하지만 강한 시민사회가 강한 민주주의로 귀결되기 위해선 이 둘 사이에 정당을 포함한 성숙한 정치제도가 매개돼야 한다. 미국 정치학자 셰리 버먼은 1920~1930년대 독일의 경험을 사례로 강한 시민사회의 존재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정치제도가 취약한 탓에 오히려 나치즘의 등장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버먼은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간의 복합적 관계를 주목함으로써 ‘나 홀로 볼링’의 단선적인 논리를 비판했다.
저작 <나 홀로 볼링>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비판이 공존했다. 긍정적 시각에서 <나 홀로 볼링>은 사회적 자본에 초점을 맞춰 미국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쇠퇴를 일목요연하게 분석했다는 평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부정적 관점에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쇠퇴를 가져온 것은 사회적 자본이라기보다 신자유주의가 강제하는 과도한 경쟁에 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됐다.
지성사적으로 퍼트넘의 사회적 자본 이론은 시민적 습속과 문화를 중시하는 토크빌적 시민사회론의 전통에 놓여 있다. 이 전통은 자본주의와 계급관계를 중시하는 그람시적 시민사회론의 전통과는 상이한 흐름이다. 토크빌적 전통이 주목하는 자발적 결사체와 시민문화는 강한 시민사회를 이루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연대와 협력의 성숙한 시민사회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충분조건이 아니더라도 필요조건임은 분명하다. 강하고 성숙한 시민사회를 어떻게 구축 또는 재구축할 것인지는 미국사회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들에서도 매우 중대한 과제다.
■한국어판 저작은
<나 홀로 볼링>은 정치학자 정승현에 의해 우리말로 옮겨졌다. 이탈리아 사례를 분석한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는 정치학자 안청시 등에 의해 번역됐다.
■한국에서의 ‘사회적 자본’ 논의 - 외환위기 맞물려 관심…2011년엔 TV 프로그램에서도 조명
사회적 자본에 관한 국내 연구를 주도한 이들은 사회학자들이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사회학), 이재열 서울대 교수(사회학), 이재혁 서강대 교수(사회학), 박찬웅 연세대 교수(사회학) 등은 사회적 자본과 신뢰에 관한 이론을 국내에 소개하고, 한국 사회 분석에서 이 이론이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이들의 연구는 1998년 외환위기 발생과 맞물려 학계 안팎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강수택 경상대 교수(사회학)는 사회적 신뢰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이뤄진 연구들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논문 ‘사회적 신뢰에 관한 이론적 시각들과 한국사회’(2003)를 발표했다. 그는 루만의 체계이론, 콜먼의 합리적 선택이론, 웨이젓 등의 상징적 상호작용론, 바잇커스의 사회현상학, 기든스의 역사사회학, 후쿠야마와 퍼트넘의 이론들을 비교하고, 앞서 언급된 국내 사회학자들의 연구들을 평가했다. 강 교수는 생활세계에서의 신뢰 상실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감적 상호주관성에 기반을 둔 신뢰 형성을 제안했다.
사회적 자본 이론이 미친 영향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2011년 한국방송공사(KBS)는 특별기획 3부작 <사회적 자본>을 방영했다. 황진성·조영중 프로듀서가 만든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자본의 이론과 현실을 흥미로우면서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제1편의 제목은 ‘모든 것을 바꾸는 한 가지, 신뢰’, 제2편의 제목은 ‘승리자의 언어, 소통’, 제3편의 제목은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변신, 협력’이었다.
이 기획은 <트러스트>의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 인디애나대 교수, 행동경제학 전문가 찰스 플롯 캘리포니아 공대 교수의 인터뷰를 싣는 등 TV 프로그램이 갖는 장점을 잘 살렸다.
무한경쟁·승자독식과 같은 이기심을 넘어선 신뢰·소통·협력을 중시하는 이타심에 기반을 둔 사회적 자본이 미래 발전의 원동력임을 3부작 <사회적 자본>은 강조했다.
최근 들어 사회적 자본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과거만은 못하다. 그 까닭은 이 이론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데 있다기보다 그 설득력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퍼트넘이 강조하듯이 사회적 참여는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 삶과 사회적 제도에 결코 작지 않은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사회적 자본에 관한 국내 연구를 주도한 이들은 사회학자들이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사회학), 이재열 서울대 교수(사회학), 이재혁 서강대 교수(사회학), 박찬웅 연세대 교수(사회학) 등은 사회적 자본과 신뢰에 관한 이론을 국내에 소개하고, 한국 사회 분석에서 이 이론이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이들의 연구는 1998년 외환위기 발생과 맞물려 학계 안팎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강수택 경상대 교수(사회학)는 사회적 신뢰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이뤄진 연구들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논문 ‘사회적 신뢰에 관한 이론적 시각들과 한국사회’(2003)를 발표했다. 그는 루만의 체계이론, 콜먼의 합리적 선택이론, 웨이젓 등의 상징적 상호작용론, 바잇커스의 사회현상학, 기든스의 역사사회학, 후쿠야마와 퍼트넘의 이론들을 비교하고, 앞서 언급된 국내 사회학자들의 연구들을 평가했다. 강 교수는 생활세계에서의 신뢰 상실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감적 상호주관성에 기반을 둔 신뢰 형성을 제안했다.
사회적 자본 이론이 미친 영향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2011년 한국방송공사(KBS)는 특별기획 3부작 <사회적 자본>을 방영했다. 황진성·조영중 프로듀서가 만든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자본의 이론과 현실을 흥미로우면서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제1편의 제목은 ‘모든 것을 바꾸는 한 가지, 신뢰’, 제2편의 제목은 ‘승리자의 언어, 소통’, 제3편의 제목은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변신, 협력’이었다.
이 기획은 <트러스트>의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 인디애나대 교수, 행동경제학 전문가 찰스 플롯 캘리포니아 공대 교수의 인터뷰를 싣는 등 TV 프로그램이 갖는 장점을 잘 살렸다.
무한경쟁·승자독식과 같은 이기심을 넘어선 신뢰·소통·협력을 중시하는 이타심에 기반을 둔 사회적 자본이 미래 발전의 원동력임을 3부작 <사회적 자본>은 강조했다.
최근 들어 사회적 자본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과거만은 못하다. 그 까닭은 이 이론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데 있다기보다 그 설득력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퍼트넘이 강조하듯이 사회적 참여는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 삶과 사회적 제도에 결코 작지 않은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김호기 |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원문보기: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609272102005&code=210100&med_id=khan#csidx311403c6bb66c5c8ad0e8bd4b187b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