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도서: 제임스 H. 포레스트, <원수를 친구로 만들기>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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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Friends of Enemies: Reflections on the Teachings of Jesus Hardcover – 1 May 1988
by James H. Forest (Author)
3.0 3.0 out of 5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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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Friends of Enemies: Reflections on the Teachings of Jesus 1988
by James H. Forest --- 1,000 단어 요약+평론 써주세요
세진님, 요청하신 제임스 H. 포레스트(짐 포레스트)의 저서 <원수를 친구로 만들기 (Making Friends of Enemies)>에 대한 요약과 평론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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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냉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88년에 출판되었으며, 평화 운동가이자 정교회 신자인 저자가 예수의 산상수훈을 바탕으로 갈등 해결과 화해의 영성을 깊이 있게 다룬 수작입니다. 세진님께서 관심을 두고 계시는 사회적 이슈와 평화에 대한 주제와도 깊이 맞닿아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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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임스 H. 포레스트, <원수를 친구로 만들기> (1988)
1. 요약: 두려움을 넘어 화해의 영성으로
이 책은 단순한 정치적 평화론을 넘어선다. 저자 짐 포레스트는 국제화해동지회(International Fellowship of Reconciliation)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토머스 머튼, 도로시 데이와 교류했던 인물로, 그가 제시하는 평화는 <영적인 뿌리>에서 시작된다. 1988년이라는 시대적 배경—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던 시기—속에서 그는 <적(Enemy)>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해체하고 재구성할 것인지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탐구한다.
가. 적 만들기의 심리학과 신학
포레스트는 인간이 타인을 적으로 규정하는 과정이 <두려움>과 <비인격화>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적은 추상적인 존재가 될 때 가장 쉽게 미워할 수 있다. 그는 <우리는 얼굴이 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쉽지만, 눈을 마주친 사람을 해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며, 적대감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타인의 인간성을 지우려 노력하는지 지적한다. 예수의 가르침인 <원수를 사랑하라>는 명령은 감정적인 호감이 아니라, 상대를 하느님의 형상(Imago Dei)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겠다는 <의지적 결단>임을 강조한다.
나. 산상수훈의 사다리
책의 핵심 구조는 마태복음의 산상수훈, 특히 <행복 선언(팔복)>을 평화 만들기의 단계별 지침으로 해석하는 데 있다.
가난한 마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타인의 입장을 받아들일 공간이 생긴다.
애통하는 자: 세상의 고통과 분열을 보고 슬퍼하는 것은 무관심을 깨는 첫걸음이다.
온유한 자: 비폭력은 수동성이 아니라 통제된 힘이며, 분노를 창조적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포레스트는 이 단계들을 통해 우리가 내부의 폭력성을 정화하고, 외부의 적과 대화할 준비를 갖추게 된다고 설명한다.
다. 구체적 실천: 기도와 만남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다. 저자는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경험, 소련 방문 중 만난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과의 일화 등을 풍부하게 인용한다. 특히 냉전 시대 <악의 제국>으로 불리던 소련의 평범한 사람들과 빵을 나누고 대화하며 느꼈던 동질감을 묘사하며, 이데올로기가 쌓은 장벽을 허무는 것은 결국 <구체적인 만남>임을 역설한다. 그는 또한 적을 위한 기도가 그들을 변화시키기 이전에, 기도하는 사람 자신의 증오를 녹이는 치유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2. 평론: 이념의 시대에 던진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
가. 정치적 투쟁에서 영적 화해로의 전환
짐 포레스트의 저술이 갖는 가장 큰 미덕은 평화 운동을 <정치적 구호>에서 <영적 수행>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1980년대 운동권 문학들이 대개 구조적 악에 대한 분노를 동력으로 삼았다면, 포레스트는 <내면의 무장해제>가 선행되지 않은 평화 운동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뿐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토머스 머튼의 사상과 궤를 같이하며, 사회 변혁을 꿈꾸는 이들에게 <자신 안의 파시즘>을 먼저 경계하게 만드는 거울 역할을 한다.
나. <얼굴>의 신학
이 책의 철학적 기저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타자의 얼굴> 윤리학과 맞닿아 있다. 포레스트는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는 유일한 길은 상대방의 얼굴에서 신성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소련의 이콘(Icon) 전통을 소개하며,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인간이 사실은 닦아내야 할 이콘임을 상기시킨다. 먼지가 묻고 훼손되었을지언정 그 아래에는 성스러운 형상이 있다는 믿음, 이것이 그가 말하는 <원수 사랑>의 핵심이다. 이는 혐오가 오락처럼 소비되는 21세기의 소셜 미디어 시대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통찰이다.
다. 냉전이라는 시대적 한계와 보편성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의 예시들은 다분히 냉전 시대에 묶여 있다. 소련이라는 거대하고 명확한 적이 존재했던 시절의 이야기는, 테러리즘이나 경제 전쟁, 내부의 정치적 양극화처럼 <적이 모호하고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두려움이 적을 만든다>는 그의 핵심 명제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유효하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세대 갈등이나 젠더 갈등, 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바라볼 때도 포레스트의 조언—상대를 악마화하지 말고 그들의 두려움을 이해하라는 것—은 여전히 강력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라. 이상주의라는 비판에 대하여
혹자는 포레스트의 접근이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기도하고 대화하면 전쟁이 멈추는가?>라는 현실주의적 반론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포레스트는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의 진실성>에 집중한다. 그는 우리가 역사의 결과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 자신이 역사의 폭력에 가담하지 않기로 선택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성공이 아니라 신실함>을 추구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거대한 구조적 모순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위로와 용기를 준다.
마. 결론: 혐오의 시대를 건너는 지침서
<원수를 친구로 만들기>는 적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를 친구로 만드는 것임을 논증한다. 이는 전략적 처세술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영적 투쟁이다. 저자가 보여준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는, 우리가 타인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정의를 추구할 수 있는 <제3의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분노가 정의로 포장되는 시대에, 이 책은 멈춰 서서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적이 정말로 <괴물>인지 다시 한번 묻게 만든다.
세진님, 이 책은 짐 포레스트가 정교회로 개종한 후의 깊어진 영성이 잘 드러나는 책입니다. 혹시 이 책의 내용 중 <산상수훈을 통한 단계별 평화 훈련>에 대해 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추가로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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