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5

다시 한번 말하는데, 좀 잘 알아보고 비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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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말하는데, 좀 잘 알아보고 비판하세요

작 성 자 hooz11 등록날짜 2016-05-08 15:39



"인류의 역사는 남자가 여자를 지배해온 역사다. 지배한다는 뜻은 남자가 여자를 소유한다는 뜻이다. 남자가 여자를 소유케 만드는 가장 핵심적 개념이 정조라는 것이다. 정조라는 미덕 때문에 여자는 남자에게 묶이게 된다. 정조라는 것처럼 남자가 보이지 않게 여자를 묶을 수 있는 효율적인 장치도 없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도덕의 핵심이다."

『앙코르와트 · 월남 가다 (下)』 45~46쪽



"『효경』이나 『삼강행실도』나 기타 유교경전을 보면 효의 대상이 모두 아버지로만 되어 있다. 모녀관계는 언급되지 않고 부자관계, 부녀관계, 부부관계만 언급되어 있다. …… 그러니깐 모든 것이 아버지 중심이요, 남성 중심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이것은 자연현상을 넘어서는 문명현상이요, 정치현상이다. 인간세의 문명은 전쟁과 더불어 시작하였고, 전쟁의 주도권을 남성이 장악하였다는 데 있다. 전쟁의 주도권과 함께 가정의 경제권을 아버지가 장악하였다는 데 부계의 우위가 확보된다. …… 아버지 중심의 효는 한마디로 불순한 측면이 있다."

『효경한글역주』 166~169쪽





자신의 두 딸에게조차 결혼이나 여성성을 강요하지 않고 자유롭게 세계를 누비며 살도록 현실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는 도올 선생인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저지른 죄악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라는 말 한마디를 꼬투리 잡아 "선생님의 태도가 여성의 현실에 더욱 안좋은 방향으로 보탠다고 봅니다"라는 비약에 도달하는 걸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군요. 인류문명 전반에 여성비하와 가부장적 강압이 깔려있다는 지적은 도올선생의 80년대 저서에도 다 나오는 말입니다.





"여자가 아담의 갈빗대 하나에 불과한 부수적 존재라는 사실은, 이 신화가 얼마나 철저하게 부계중심이며 막강한 가부장제적 권력구조를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나의 혹평이 필요없다."

『여자란 무엇인가』(1986년 초판) 106쪽



"이러한 「창세기」의 신화에 나타나는 여성관은 서구인을 수천년 지배했고 또 최근세에는 전세계로 확대되어 인류를 농락하고 있는 거짓말임에는 틀림 없지만, 그 거짓말은 실상 중동문명권의 매우 특수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형성된 특수한 문화가치의 소산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것은 후에 상술하겠지만 사도바울의 매우 혹독한 남성우위의 여성가치관에 잘 반영되어 있으며 또 오늘날 한국의 기술자들이 중동에 가서 체험하고 있는 검은 면포를 가린 여성의 실태, …… 터키의 명감독 일마즈 귀니의 "욜"에서 고발되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과 일치한다."

『여자란 무엇인가』(1986년 초판) 108쪽



혹시나 해서 미리 언급하는데, 제가 인용한 부분만 딸랑 읽고 반박한답시고 함부로 손가락을 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책 전체를 인용할 시간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안 한 것이지, 이 내용 말고도 더 자세하고 다양한 내용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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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은 이러한 실태를 다 알고서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저지른 죄악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아무도 그 점을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게 아닙니다.



일본이 저지른 죄악들 중에서 좀 아는 게 위안부 문제밖에 없으니까 그 문제가 일본의 죄악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도 남는다고 착각하고 있는 겁니다. 다른 문제들을 잘 모르니까. 전쟁 중 여성에게 조직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문제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신다면 베트남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만행에도 집중해주기 바랍니다. http://ppss.kr/archives/65738 그리고 한스 페터 뒤르의 『음란과 폭력』이라는 책을 보면 전쟁 중에 얼마나 상상도 못할 성폭행과 만행이 일어나는지 그 사례를 하나하나 인용해 놓았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일본의 죄악은 단순히 대량학살이나 대량인신매매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양의 문명과 역사를 전체적으로 부패시키고 왜곡시킨 것입니다. 위안부 문제는 이러한 전체적인 병폐의 원류 속에서 나타나는 일부 지류일 뿐입니다. 원류의 썩은 물이 해결이 안 되니까 위안부라는 지류의 썩은물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인데, 위안부문제가 여성문제라고, 옳거니! 하면서, 이거 하나 붙잡고 "이 문제에 집중 안 하는 놈들은 여성의 현실을 나쁘게 만드는 여성 멸시의 시각을 가진 놈이다" 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꼴 아닙니까?



이런 식의 편협한 시각으로 억지주장을 늘어놓으니까 아래에 있는 답글 중에도 "도올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위안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면 문제가 좀 큰데요." 같은 반응이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가 직접 인터넷의 사례를 가지고 와서 "책에서 보니까 도올 김용옥은 둘 다 부족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실망인데요~" 식의 대화가 제멋대로 오가게 되면서 왜곡이 일어나는 과정까지 굳이 설명을 해놨는데, 그 밑의 답글에서 또 이런 비슷한 방식으로 왜곡이 일어날 뻔하지 않았습니까?



다시 한번 말하는데, 좀 잘 알아보고 비판하세요. 제가 이런 경우를 한두번 본 게 아닙니다. 도올 선생의 다른 책이나 강연에서 상세하게 다 언급되는 내용을 새삼스럽게 자기만 알고 있는 내용인냥 착각해서 "도올 선생의 이런 시각은 잘못된 것 같네요~" "도올 선생도 다 아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식으로 떠드는 사람을 정말 한두번 본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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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lastrada [ 2016-05-09 07:33:57 ]도올 선생님께서 여성주의 방면까지도 생각이 있으시고 공부와 이해가 있으신 분이라는 것은 님이 말 안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안부 관련 말씀은 잘못된 것입니다. 일본인들이 저지른 짓이 상상못할 수준의 만행이라는 것을 강조하시기 위해 말씀하신 것도 잘 알고 있었으나 님이 인용했듯이 전쟁이라는 것이 원래 무자비한것이고 한번 일어나면 여성은 더더욱 강간 상해와 같은 폭력의 희생양이 되기 십상이고 그런 희생을 전체 희생중 털끝만한 부분으로 묘사하는 것은 아무래도 여성의 희생을 너무나 당연하고 가볍게 여긴것 아닌가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 입니다. 도올 선생님이 <여성이란 무엇인가>등의 책에는 잘 써 놓으셨지만 여남이 평등할수는 없다고 발언하신 부분에 대해 동의를 못하겠고 또 책은 책이고, 여성의 희생을 가볍고 당연하게 여기며 우습게 보는 여성 멸시의 시류에 동참하시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 입니다.

lastrada [ 2016-05-09 07:41:18 ]지금 사회가 이정도 입니다. 교육계가 이런 수준이 되었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4/26/0200000000AKR20160426084551064.HTML?input=feed_daum
은근히 여성을 우습게 여기는 분위기가 용인되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이 이렇게 버젓이 일어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유가의 가르침도 이정도는 아니었으나 님이 말하는 대로 기독교의 유입과 서구화가 여성 멸시에 가속을 붙여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을 우습게 여기는 멸시의 태도를 견지하고 보다 높은 차원에서 잘못을 일깨워주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chance0680 [ 2016-05-09 19:35:34 ]lastrads님이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과 염려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도올선생에 대한 비판은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문제될만한 실언도 아닌것 같은데.. 도올선생도 참 피곤하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진핑 상해 당서기 시절 일체의 애드립없이 신중하게 작성한 원고만 읽고 다니셨다는데, 도올선생님도 앞으로 그렇게 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lastrada [ 2016-05-10 09:07:14 ]'여성 자신이라도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자' 입니다. 더이상 토론을 이어나갈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어짜피 수컷의 특징은 지적 우월을 다투어 이기든 근력으로 이기든 뭐가 되든 이기는 것에만 관심을 둘 뿐 공감이 불가능하지 않나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교육입니까? 민족의 기상을 가르치는 것만이 교육이 아닙니다. 도올 선생님이 간과하지는 않더라도 가벼이 여기시는 기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교육계조차 그지경이라는 것을 도올 선생님도 좀 아시고 여성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