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9

이은선 - <한국 信연구소 오늘> 코로나 19 以後 교회를 위한 해학 이기(海鶴 李沂, 1848-1909) 읽기...





이은선 - <한국 信연구소 오늘> 코로나 19 以後 교회를 위한 해학 이기(海鶴 李沂, 1848-1909) 읽기...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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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信연구소 오늘>



코로나 19 以後 교회를 위한 해학 이기(海鶴 李沂, 1848-1909) 읽기





지난해 가을 3.1운동 백 주년 기념을 마무리하고 조국(윤석렬) 사태를 겪은 후, 남북과 북미 관계가 다시 엄청나게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한말(韓末)의 저항적 유학자 해학 이기의 신인(神人/眞君) 의식과 동북아 평화”라는 긴 글을 쓰게 되었다. 당시 남한 사회에서의 정치적, 종교적 분열과 갈등은 끝모르게 펼쳐지고 있었고, 그 가운데서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 문제가 나의 핵심 관건이었다.



그런데 오늘 2020년 봄 코로나 19 전염병 창궐이라는 인류 문명의 미증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특히 한국에서는 ‘신천지 예수교’라고 하는 기독교 신앙의 한 변종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핵심적으로 가르는 것을 보면서, 이 글이 다시 생각났다.



구한말 해학 이기의 사고가 바로 자신 사고의 정점으로서 나라의 참다운 독립과 자주, 주체의 일은 종교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보았고, 그런 가운데 강력한 힘으로 물밀 듯이 들어오는 서구 기독교(천주교)의 도전에 맞서서 자신을 깊이 반성하면서도 오늘 신천지 종교와 같은 사이비 신앙을 배태할 수 있는 서구 기독교 신앙의 태생적 한계를 미리 간파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 대안으로서 한민족 고유의 오랜 역사(古記)와 신앙 전통을 돌아보며 그때까지의 중국적 유교와 서구 기독교를 모두 넘어서 참다운 민족 주체적 신앙을 세우고자 했다.



오늘 세계는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당해서 한국 정부와 국민이 온 힘을 다해 함께 대처하는 방식과 모습을 보고서 무척 놀라면서 많은 칭송의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강대국으로 한껏 뽐냈고, 교만하기 이를 데 없던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가 큰 위기와 위험에 봉착하자 한국을 본받자고 하면서 우리 진단키트를 얻고자 하는 부탁이 쇄도한다고 한다. 지금 총선을 앞둔 국내에서의 상황은 한국 보수 야당과 언론들의 여전한 왜곡과 트집잡기로 많이 다르지만 이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오늘 세계가 감탄하는 이러한 한국의 실제가 나는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일제 식민지가 된 후 10년 만에 일어난 3.1 독립운동도 그렇듯이 오랜 역사적 단련 속에서, 여러 종교적, 사상적 경험의 응축을 바탕으로 가능해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위기 때마다 표출되는 민족적 근본 힘이 다시 나타난 것이라고 이해하는데, 이러한 경험의 응축에 한말의 저항적 유학자 해학 이기의 고뇌에 찬 투쟁도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나라가 일제에 병탄되는 한 해 전에 세상을 떴지만, 그 전에 당시 서구 및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스러져가는 나라의 운명을 바로 세우고자 한 사람의 곤궁한 학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하고자 했다. 특히 종교에서의 진정한 독립과 주체야말로 모든 다른 영역에서의 독립보다도 긴요하다고 여기면서 자신의 오랜 고향이었던 유교도 넘고 기독교도 넘으면서 참으로 보편적인 진정한 인간의 종교, 모두가 주체로 서면서도 온 우주를 포괄하는 “진교(眞敎)”를 세우고자 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통해서 그 실체가 드러난 신천지 신앙이나 그로부터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는 기성 한국 기독교의 타락을 볼 때 이러한 해학의 사상이 줄 것이 많아 보인다. 그래서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휘청거리는 기독교 국가 미국이나 유럽, 그 기독교의 사이비 변종인 신천지나 전광훈 목사 류의 극단적 문자주의 보수신앙으로 위기에 놓여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보면서 해학 이기의 사고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거의 소개되지 않은 구한말 저항적 유학자 해학 이기(海鶴 李沂, 1848-1909) 선생은 조선말 봉건체제가 크게 흔들리던 때 지금의 전북 김제 호남 만경에서 고성(固城) 이씨(李氏) 장남으로 태어나서 거의 독학으로 학문을 성취하였다. 28세에 부패한 과거시험을 완전히 포기한 후 온전히 평민으로 살면서 62세인 1909년 국권 상실을 비관하여 스스로 호흡을 절식해서 자진하기까지 그는 온갖 방도로 나라를 구하고자 애썼다. 특히 농촌 현실의 비참과 모순에서 깊은 각인을 받고서 어떻게든 그 비참한 현실을 개혁하고 사대주의와 부패에 젖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구학(舊學)의 유학을 혁신하고자 적극적으로 신학(新學)을 찾아 나섰다.



그 가운데서 10년간 영호남 각처를 주유하며 대구의 천주교 선교사 로베르((A.P. Robert, 金保祿, 1863-1922)를 찾아 천주교 서적을 빌려 읽으면서 충격을 받아 <천주육변天主六辯>을 저술하기도 하고, 이후 1894년 갑오 농민전쟁도 경험하고, 러일전쟁과 을사늑약 등을 겪으면서 정부의 부패한 토지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는 경세 개혁가로서, 또는 무능한 정부의 외교에 탄핵소를 쓰면서 직접 몸으로 도미하고 도일하여 외세의 탐욕을 저지하려고 하는 큰 뜻과 용기를 보였다. 그것도 실패하자 을사오적을 처단하기 위한 비밀결사조직을 결성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노력과 시도가 물거품이 되자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개혁 이상을 1909년 생애 마지막 해에 나인영(羅寅永, 홍암 나철, 1863-1916) 등과 더불어 민족 시조 단군 정신을 다시 ‘중광’하는 단군교(대종교)를 창립하는 민족종교 운동으로 펼치고자 했다.



이때 그의 고성 이씨 가계에서 오랫동안 전승되어 오던 한민족 고기(桓檀古記)의 가르침을 밝힌 『진교태백경眞敎太白經』을 저술하면서 한민족의 역사와 종교, 인류의 미래에 대한 나름의 이해와 이상을 고유한 시각에서 표현한다. 나의 글은 이러한 생애 이력을 가진 해학 사상 중에서 특히 구습에 빠진 당시의 유교 구학(舊學)을 혁신하기 위해서 어떻게 천주교 등의 신학(新學)과 대화하였고, 그 과정에서 그가 결론적으로 내세운 민족종교 ‘대종교(大倧敎)’ 내지는 “진교(眞敎, 참종교)”의 어떤 뜻이 참된 구국의 의미로 여겨졌는지를 살피고자 했다.



그것은 21세기 오늘 상황도 유사하게 나라의 독립과 자주가 위기에 처해 있고, 거기서 극우 보수화된 기독교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에, 구한말 위기 상황에서 일종의 유교(중국)와 기독교(미국)의 대화가 되면서 그 둘도 마침내는 민족의 참된 자주 의식과 세계 하나 됨의 이상으로 극복하고자 한 해학의 사상(진교)이 오늘 우리 시대에도 줄 것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1세기 우리 시대를 위한 또 하나의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라고 할 수 있고, 특히 오늘날 극단적 반(反)지성과 반(反)주체의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 신앙의 등장은 이러한 대화를 긴요하게 요청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 전세계,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이번 사태로 큰 위기 가운데 처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를 우리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서 다시 돌파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고도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해학 이기의 자주와 독립, 급진적인 사회 변혁을 위한 실험이 하나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