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2
"이제 가장 효율적인 건 김정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 오마이뉴스
"이제 가장 효율적인 건 김정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 오마이뉴스
"이제 가장 효율적인 건 김정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박종철 경상대 교수 "판문점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시진핑 주석의 중재 결과"
19.07.02 11:51l최종 업데이트 19.07.02 11:51l
윤성효(cjnews)
하노이 합의 불발 이후 남북·북미 관계가 교착되어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함께 만날 거라고 예측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다.
당일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 초대를 받았다"고 공개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한국 언론이며 학자와 전문가들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추면서도 '설마'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보름 전부터 전망했던 학자가 있다. 경상대 국제지역연구원 통일평화연구센터 원장 겸 소장인 박종철 교수(일반사회교육학과)다. 그는 중국, 일본 등에 상당한 네트워크가 있는 중국문제전문가다.
지난 6월초,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박 교수는 이후부터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을 예측했다. 박 교수는 6월 16일 <고발뉴스> 이영광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 만날 가능성 아직 있어"(6월 27일 보도)라고 했고, 6월 19일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슷한 언급을 했다.
그리고 박 교수는 6월 24일 <프레시안> 기고문을 통해 "조심스레 고개 드는 '남북미 3자 판문점 정상회담' 전망"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우리 정부는 평화 협상에 북미를 끌어들일 좋은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남북미 정상회담'도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기대는 해 볼만 하지 않을까.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또다시 이런 기회를 포착하는 데 몇 달의 시간이 흐를 것이다. 시간은 평화 세력의 편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리는 '세기의 협상'을 만들어 내야 한다.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 혹은 7~8월 중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설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재"
▲ 박종철 경상대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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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교수는 1일 <오마이뉴스>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역사적 결단을 한 주인공으로 보이지만, 이번 판문점 만남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설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재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평화는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없다. 수십 년 지난 후 최고기밀문건이 공개되면 알겠지만, 역사적 우연이라고 생각한 많은 것들이 훗날 보면 사실 평화설계자의 기획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우연의 연속이 필연으로 전환되어 역사의 순간까지 되는 것은 드문 경우이지만, 이러한 필연이라는 역사의 흐름을 만드는 설계가 있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은 그런 역사적 평화설계가 있었고, 지난 몇주 간 문 대통령은 북유럽과 청와대 회견에서 그런 암시를 주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만약 보안이 깨졌다면 이번 역사적 리얼리티쇼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이번 작전의 시발점이 G20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었는데, 강효상 의원의 '정상회담 극비자료 유출사건'으로 무산될 뻔했다"는 말도 했다.
박 교수는 "판문점 회동이 끝나고 나니까 다들 자기들도 전망했다고 하는데, 그 전에 예측한 학자는 많지 않은 듯하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부터 분석했던 것. 박 교수는 "우리가 미국의 첨단무기를 사고, 미국에 대한 투자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번에 방한을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선물은 이미 다 주었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6월 30일이면, 미국은 이미 대통령 선거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이런 미국국내일정을 고려하여 문 대통령이 그랜드 평화설계를 하고, 시진핑 주석도 평양답방에서 김 위원장을 상대로 압박과 설득을 병행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G-20에서 만나 북 상황을 설명한다면 유리한 국면이 있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대련 항공노선을 단순히 보면 안 된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평양~대련 항공노선 개설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영변+α'의 일부를 받아낸 것이고, 북에도 선물을 줘야 하는데 제재 틀 내의 비무역분야, 무역과 항공노선 개설이다. 평양~대련 노선을 단순히 보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2017년 5개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은 문제점이 있다. 핵과 미사일을 저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북 내부의 중하층을 빈곤하게 하고 있다. 민생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 민생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제재 틀내에서 실행할 수 있는 비무역 수단이 관광인 것이다"고 했다.
이어 "현재 경제제재는 무역제재로 대북 무역의 80%를 감소시켰다. 2018년 북중무역액은 불과 8000억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평양~대련 노선을 개설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연간 북측에 800억 원의 수출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는 2018년 북중무역액의 10%에 해당한다. 만약 관광인원이 100만 명이 증가하면, 연간 무역액 8천억 원은 쉽게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문제해결을 위한 묘수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을 보면, 우리가 자주성이 없다고 비난한다. 우리가 북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열어줄 것처럼 해서 협상을 유도 했는데, 이게 되지 않으니까 북 입장에서 보면 섭섭했던 것이다"고 했다.
이어 "북 입장에서는 민족 공조를 하기로 해놓고 사소한 문제까지 미국 허락을 받는다고 보고 있는 것인 것 같다. 아마도 북 안보라인의 판문점 회담 준비를 국장급에서 잘 모르는 것 같고, 비판하는 매체가 다행히 당의 핵심기관지가 아니거나 혹은 미국국장 정도인 듯"이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박 교수는 "그 회담의 결렬 책임은 트럼프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국내정치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노이 회담 당시 플랜B가 없었다. 비건-김혁철 특별대표가 큰틀의 합의해 놓고, 뮬러 특검 등의 이유로 미국이 변칙적으로 본 협상장에서 '+ α'를 요구한 것이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충격에 빠졌다. 대미 강경파의 입장을 고려하여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미국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남북과 북미가 곧바로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돌파를 만드는 게 좋은지, 90% 학자들은 앞으로도 두세 달 냉각기가 이어지고, 하반기에나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이게 학자들의 '상상력 빈곤'이라 본다.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지면 현상을 단편적이며 자기중심적으로 보게 된다. 기밀해제 문건을 많이 보는데, 우리는 아는 사실과 역사적 진실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새로운 방식 시작됐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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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새로운 방식의 설계와 중재가 시작된 것이다. 즉 남북-북미가 동시에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남북미 만남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가능성도 내다봤다. 박 교수는 "가장 효율적인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에 몰리거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때, 이번 판문점 회담처럼 미국인 주목을 집중하는 방법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영변+α'를 대중 앞에서 약속할 수 있다. 그것은 북한의 '핵 리스트 공개 혹은 추가 농축설비의 파기'일 수 있다. 미국으로 상응조치로 안전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종철 교수는 "이제는 남북 관계 회복을 위한 남북 민간교류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제재 틀 내에서 중국과 같이 관광 등 분야와 인도주의적 교류를 재개해야 한다"라면서 "이는 남북 교착국면에 대응하는 다층적 안전장치이며 보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