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9
달라이 라마가 본 그리스도교의 세계 - 법보신문
달라이 라마가 본 그리스도교의 세계 - 법보신문
승인 2004.08.10
불교와 그리스도교 유사·차이점 밝혀
종교 초월한 진솔한 법문 잔잔한 '감동'
《달라이 라마 예수를 말하다》
티베트 성자 달라이 라마가 기독교를 짚었다.
영국의 저명한 가톨릭 신부들이 티베트 영적 지도자이며 불교를 대표하는 달라이 라마를 1994년 9월 '존 메인 세미나'에초청, 사흘동안 특별 세미나를 연 바 있다. 세미나 주제는 성경 복음서 강의. 세미나를 주최한 신부들은 자신들이 가려 뽑은 성경 사복음서(마태,마가, 누가, 요한 복음)를 미리 달라이 라마에게 건네주고 그것에 대한 강의를 부탁했다. 《달라이 라마 예수를 말하다》(나무심는 사람)는 바로 그 역사적인 강론을 담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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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그리스도교인들이 명상을 통해 배타적으로 여기는 종교 중의 하나인 불교와 영적 초월의 만남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두 종교가 보다 깊은 차원에서 대화를 나누는 일이 필요하며 그것은 무엇보다 명상을 통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한 구도자로서 그리스도교들이 불교에 대해 품고있는 의문을 풀어주고, 어떤 종교인이든지 각자가 추구하는 신앙을 통해 삶의 신비로운 본질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불교와 그리스도교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시각은 눈여겨 볼만 하다. 그는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근본이 같지만 단지 서로 다른 언어로 표현되어 있을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불교 교리에서는 창조주 하나님 또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세상에 내려온 구세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설프게 '불교도이자 그리스도교'로 불러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도덕과 자비와 형제애와 용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두 종교의 유사점을 인정하고 있다. 서로 믿음이 다른 사람들은 학문적인 만남과 명상 그리고 성지순례를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권한다.
복음서에 나오는 '모습의 변화'에 대해 깊이 탐구하면서, 그는 기적과 초자연 현상에 대한 불교의 시각을 독단주의와 감상에 빠지지 않고 박식하게 풀이해 나간다.
달라이 라마는 무엇보다 각자 자신의 종교를 보다 깊이 이해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사람의 감성과 문화 배경이 너무도 다양하므로 오직 하나의 '길'만이 길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달라이 라마 자신에게 생소할지 모르는 성경 구절을 맑은 시선으로 관조하고, 그 안에서 찾아낸 진리를 여과없이 들려 주는 법문은 종교를 초월해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나무심는 사람, 류시화 옮김, 7,800원)
채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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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