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1

Yoo Jung Gil 놀라운 뮤지컬 [싯다르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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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 Jung Gil
놀라운 뮤지컬 <싯다르타>를 보고

<와! 이거 대박...>

코로나19의 상황으로 공연계는 대단히 위축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엔터테인먼트의 여러 인연과 관심이 있어

올해들어 탈마당극 1월 22일 <아가멤논>을 봤고 다음날 23일은 대학로에서 창작 오페라 <장총>, 3월 5일 아람누리에서 <130회 두레콘서트>를 봤고, 급기야 오늘 3월 19일 올림픽공원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뮤지컬 <싯다르타>를 봤습니다.
이렇게 잘난체하는 것은 제가 나름 평균적인 한국인에 비해 한 10배는 넘게 공연분야에 관람경험이 있어 남다른 안목이 쫌(?)있다는 것을 드러내어 다음 감상의 글에 사실성의 무게를 주고 싶어서입니다.

결론을 말하면, 이 뮤지컬의 스토리 흐름이 아주 좋았고, 장중하고 입체적인 음악에 놀라웠으며, 배우들의 시원하고 거침없는 성량의 노래, 화려한 군무와 무대예술 등 공연을 볼수록 몰입도가 높아진 공연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처님의 출가 고뇌를 보며 나 스스로 수행과 마음공부의 초심을 돌아보고 깨달음을 향한 깊은 각성의 계기를 갖게 된 인생뮤지컬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슛도다나왕의 고통과 싯다르타의 출가>

예언자 아시타 선인은 아이가 태어나 왕이 된다면 강력한 군주, 전륜성왕이 되거나, 수행자가 되면 큰 부처가 되리라는 예언을 듣고 전륜성광을 기대하는 카필라국의 왕 아버지는 슛도다나는 아들이 출가할까봐 전전긍긍 걱정합니다. 뮤지컬로 보니 그 고뇌가 다시금 구체적으로 전달이 됩니다.
인근의 강대국 코살라국이나 마가다국에서 받는 서러움 때문에 아버지는 반드시 아들이 왕이 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지만, 예민한 태자는 결국 농경제에서, 사문유관에서 생명의 고통과 중생의 고통을 보고 왜 <생명들이 서로 죽고죽이는가, 함께 행복하지 못할까>를 고뇌하며 결국 아들 <라훌라>를 낫고 출가를 하게 되는 장면에 다시금 깊은 성찰을 하게됩니다.
또한 마지막 깨달음을 얻기 직전에 싯다르타의 내면의 마장을 상징하는 마왕 파순 (마라 파피야스)의 유혹과 가슴을 후벼파는 그의 대사와 배우의 호소력있는 연기는 뮤지컬을 보는 내내 나에게 하는 질문이 되었습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옆에 노래의 가사와 대사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웅이 아니라 한 인간의 득도 과정을 보여주는 오페라>

처음엔 부처님의 일생을 과연 어찌다 표현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뮤지컬의 미덕은 고통을 벗어나 깨달음을 위해, 삶의 가치와 이상을 위해 금수저를 넘어 다이아몬드수저로 태어난 태자의 안정된 삶을 홀연히 던지고 출가하는 과정, 고통받는 생명과 가난한 중생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고행과 수행의 과정, 그리고 결국 강력한 마왕의 유혹에 갈등하고 고뇌하다 마지막에 큰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드라마적인 설득력을 갖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홀로있지 않고 연결된 인연의 존재임을 합창으로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과정이 아주 시원했고 깔끔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전체를 보니 개인 싯다르타가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깨달음의 과정을 보여주고, 스스로 탈각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주제여서 더욱 감흥이 깊었습니다.
특히 음악에 대해 칭송하고 싶습니다. 역동적이고 힘있는 음악과 연주도 좋았지만 안정적으로 시원한 호소력 넘치는 최고 뮤지컬 경력의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는 몰입을 넘어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작곡가와 오케스트라 연주자의 노고, 배우들이 참 경외스럽더군요.

<보편적 호소력있는 세계적 뮤지컬이 되길>

실제 종교의 교조로서 싯다르타가 아니라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탈피(脫皮)의 과정에 집중된 이 내용은 유럽과 미국등 서구사회에서도 보편적 호소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이 정도의 거대한 음악과 화려한 안무 연출이면 충분히 K-뮤지컬로서 세계성을 갖을 수 있는 한국문화 컨텐츠라고 생각되었고 실제 정말 그렇게 되길 기원합니다.
저와 함께 간 두 분도 이 공연의 화려함과 장중함, 그리고 득도의 깨달음 과정에 대한 메시지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어린 싯다르타가 <왜 사람들이 살려면 작은 생명을 죽여야 하는지>를 노래하는 대목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 또한 <고행을 중단하고 보통사람의 삶을 통해 깨달음을 얻겠다>고 말하는 대목에 남다른 울림이 있었습니다.

<안보면 인생의 후회>

사실 처음 이 <뮤지컬 싯다르타>공연이야기를 들은 것은 한 4년전입니다. 당시에 내가 아는 분이 대단히 열심히 공연홍보했지만 어려운 불교내의 문화환경 때문에 그다지 기대하지 않아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3월 19일은 우리 불교환경연대의 공동대표이신 태고종전국비구니회 회장 <현중스님>께서 초청해 주셔서 이런 감동의 기회를 갖게 되었군요. 이럴 줄알았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는 건데. 땅을 치고 후회합니다.
4월 3일까지 서울공연후에 4월 8-10일은 광주에서, 15일 17일은 부산에서, 22일-24일은 대구에서 한답니다. 꼭 가보시길...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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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omments

Gookhyeon Hwang

원작이 헤세인가요? 책은 정말 몰입해서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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