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통일로 미래로] 내가 침묵할 수 없는 이유…인권운동가 이현서 > 남북의창 > 정치 > 뉴스 | KB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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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내가 침묵할 수 없는 이유…인권운동가 이현서
입력 2016.07.16 (08:19) | 수정 2016.07.16 (14:39)남북의창| VIEW 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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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희 ‘남북의 창’에서는 그동안 여러차례 북한 인권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뤄왔는데요.
최근엔 미국 정부가 김정은이 포함된 대북 인권제재 보고서를 발표했다는 소식도 전해드린 적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는데요.
이런 변화를 가져 온 데는 탈북민들의 증언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실태를 더 널리 알리겠다며 세계를 무대로 북한의 실상을 폭로한 한 젊은 여성이 주목받고 있지요?
네, 바로 탈북 인권운동가 이현서 씨 인데요. 그녀가 말하는 자신이 결코 침묵할 수 없는 이유를 들으러 홍은지 리포터와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녹취> 이현서(탈북 인권운동가) : "제가 어렸을 적엔 우리나라, 북한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013년, 세계적 지식 강연회인 ‘테드’ 무대에 한 젊은 탈북민 여성이 올랐습니다.
<녹취> 이현서(탈북 인권운동가) : "제가 7살 때, 저는 처음으로 공개 처형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의 제 삶이 평범하다고 생각했죠. 많은 사람들이 풀이나 벌레, 나무 껍질 등을 먹으며 겨우 연명했습니다. 저는 가끔씩 시신이 강을 따라 떠내려 오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담담한 그녀의 증언은 인터넷 조회수 4백만 건을 넘어설 만큼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지난 5월 북한인권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뉴질랜드 의회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증언한 것도 바로 그녀였습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탈북한 이현서 씨. 이제는 국제적인 북한인권 운동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자유를 얻은 자의 의무! 이현서 씨가 전 세계를 향해 북한의 실상을 폭로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전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냈는데요.
이현서 씨는 이를 밑거름 삼아,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더 많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일들일까요?
현서 씨를 비롯해 탈북민과 북한 전문가, 빈곤 퇴치 운동가, 미국인 인권운동가 등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국적도,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모두의 관심사는 하나!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입니다.
현서 씨는 이들과 함께 북한의 인권 실태를 알리고 탈북민들을 돕는 국제 비영리단체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아(탈북민) : "탈북민이 주인공이 돼서 이런 단체를 조직하는 건 이번이 최초거든요. 그런 것을 봤을 때, 상당히 이 단체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동참하게 된 거예요."
<인터뷰> 김광인(코리아 선진화연대 소장) : "국제 사회에 탈북자 문제나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런 홍보 문제가 취약하죠. 국제 사회에 북한 인권문제와 탈북자 문제를 알리는 데에 좀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각종 미디어 홍보 전략에서부터 해외 각국의 탈북민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까지.
오는 9월 단체 설립을 목표로 여러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현서(탈북 인권운동가) : "지금 이 순간에도 고생하고 계시는 북한에 있는 우리 북한 동포, 우리 부모 형제들... 그분들 몫까지 제가 진짜 목소리를 내드리고 싶은 거죠."
회의를 마치고, 역시 탈북민인 김정아 씨와 근처 공원을 찾은 현서 씨.
두 사람 모두 고향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누리게 해 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녹취> "내 이름으로 내 명의로 된 차가 있다, 그걸로 시시각각 내가 운전하면서 다닌다 이거는... 고향사람들이 보면 그거는 진짜 충격에 빠질 것 같아. (여자도 운전할 수 있어? 뭐 이렇게 되는 거지. 완전 좋은, 히트야 히트 언니...)"
국내든 해외든 탈북민이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인터뷰> 이현서(탈북 인권운동가) : "베이징에서 제가 오픈 강연을 하고 왔어요. 그때 솔직히 베이징 공항에서 숨어 있었거든요. 숨어 있으면서 내가 여기서 잡히면 진짜 북송되겠지 이런 생각도 들고 저한테는 진짜 전쟁 같은 시간이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같은 길을 가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됩니다.
집에 돌아온 현서 씨가 이번에는 화상 회의를 합니다.
화상으로 만나는 박지현 씨는 영국에 살며 북한 인권운동을 하는 탈북 여성인데요.
두 사람은 지난 겨울, 스웨덴 인권 포럼에서 만나 의기투합했습니다.
<인터뷰> 박지현(유럽북한인권협회 간사) : "늦은 감은 좀 있지만 이제라도 김씨 독재자들을 인권제재 명단에 올리고 국제 형사 재판소에 제소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 뿌듯하고..."
박지현 씨는 가장 급한 건 탈북민이 시리아 난민처럼 ‘국제 난민’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박지현(유럽북한인권협회 간사) : "(영국 내 북한 출신) 난민 숫자가 670명이거든요. 근데 작년보다 좀 줄어들었어요 난민 숫자가... (영국이) 작년부터 지금 현재까지 난민(탈북민)을 안 받아들이거든요."
현서 씨는 특히 탈북 경로인 중국에서 탈북민들이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강제 북송, 인신매매 등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꼽습니다.
현서 씨도 그런 이유로 중국에서 10년 동안 이름을 바꿔가며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또, 6년 전 가족을 탈북시키는 과정에선 온가족이 북송될 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한 외국인 여행객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던 현서 씨는 그 때 국제 사회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합니다.
이현서 씨는 탈북 과정에서 이름을 일곱 번이나 바꿨습니다. 어떤 때는 중국인 행세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북한에서 온, 대한민국 국민 이현서라고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는데요.
내가 누구인지를 말할 수 있는 그 평범한 자유를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매체에 인터뷰도 하고, 열심히 기고도 하는데요.
요즘은 중국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중국 SNS인 웨이보 계정도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공유 버튼이 사라지기도 하고, 네티즌끼리 뜨거운 댓들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냅니다.
<인터뷰> 이현서(탈북 인권운동가) : "너한테 팬이, 14억 팬이 있는 거 기억해 달라고, 자기네도 중국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같이 도움이 되겠다고..."
단지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했고, 그렇게 얻은 자유를 과거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을 구하는 데 쓰겠다는 현서 씨.
그녀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응원하며 세계인의 관심과 동참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