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7

[대자보]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있는지 조차 의심돼`

[대자보]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있는지 조차 의심돼`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있는지 조차 의심돼"
이석주
기사입력 2008-09-26
참여정부 시절 마지막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전 장관이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에 대해 26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혼란을 일으킬 정도"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을 거쳐 지난달 12일 취임한 서재진 원장은 지난 23일 서울대 통일연구소 주최로 열린 정책포럼에서 "계속 관찰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정말 이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면, 미래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 전 장관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국책연구원 원장이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적절치 않다. 더구나 대화 문제를 운운하면서 얘기한 것은 정부 내에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 CBS노컷뉴스

이 전 장관은 "어떤 부처에 있는 사람이든 대북 정책에 대해서 일관성 있게 나가야 한다. 때문에 이번 발언들은 유감스럽다"며 "더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표현을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북한이 비정상적이고 잘못된 정권이어서 대화를 해 봐도 소용이 없다'는 서 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말 이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정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 이 전 장관은 '서재진 원장의 발언이 북한을 자극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북을 자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대화 재개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적절할 발언이었음을 재차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대북정책은 정부 내의 일관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하지만 현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정말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혹은 있다면 어떤 것이 기본 입장인지 정말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까지 6자 회담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노력해 왔다. 우리 정부로서도 지난 10년간 그런 입장에서 추진해 왔고 이것이 상당한 결실을 맺었다"며 "정확하지도 않은 얘기를 가지고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남북은 대화를 해오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상대방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두 차례 정상회담도 했다"며 "대화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면, 한반도의 긴장 관계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에 긴장을 주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원장, '김정일 건강악화설 입장 자제하라' 정부에 찬물 끼얹어
 
이에 앞서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지난 23일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건강이상설이 발표되면서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특히 그는 "김정일 이후의 북한은 개혁개방의 가능성이 훨씬 높고 남북관계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북한 정권은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잘못된 정권이어서 아무리 대화해봐야 소용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서 원장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외교안보분야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한 서 원장이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을 이끌면서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다는 것.
 
즉 정부 부처 당국자의 발언은 아니지만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이후 정부가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과,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이끌려는 분위기에 비춰 너무도 상반된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이다.
 
그는 당시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지않는 게 모든 악의 근원이 되고 있다"며 "김정일 이후의 북한은 개혁 개방의 가능성이 훨씬 높고 남북관계도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