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6

알라딘: 자본을 넘어선 자본 이진경

알라딘: 자본을 넘어선 자본
자본을 넘어선 자본  | 리라이팅 클래식 2  
이진경 (지은이)그린비2004-04-19초판출간 2004년

양장본512쪽

책소개

19세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비합리성을 목도했던 칼 맑스는 자본주의 운동법칙을 밝히고 그 법칙을 넘어서는 새로운 삶을 제시하기 위해 <자본론 Das Kapital>을 썼다.

2004년, 저자 이진경은 '화폐가 절대 가치의 척도가 되어버린 지금 이 시대, 스포츠도 예술도 심지어 국가나 체제에 대한 저항도 '돈'이 된다면 상품화하여 자본의 지배 아래 끌어들이고 마는 이 시대를 보며 정확히 맑스와 동일한 문제의식 아래 <자본론>을 다시 썼다'고 밝힌다.

즉 맑스의 자본을 재해석하거나 요약한 책이 아니라, 맑스의 이론과 그간 <자본론>에 대해 배운 내용, 그리고 저자 자신의 사유를 중첩시켜 새롭게 써낸 책이다.

<자본론>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어들(노동과 노동력의 구분, 상품, 가치와 잉여가치, 화폐와 등가물, 노동가치론, 자본의 본원적 축적, 자본의 유통과 회전, 재생산표식, 이윤율 저하 경향 등)이 저자 특유의 대중적인 문체로 명쾌하고 쉽게 정리되어 있다. 또한 현대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금융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 조절이론, 노동의 종말, 사회적 노동 등의 개념어들 역시 자세히 설명되고 있다.

정통적인 의미의 맑스주의 경제학에서 다루지 않는 개념 '기계적 잉여가치', 확대된 '지대'(地代) 개념도 등장한다. 각 장마다 주제의식에 부합하는 4~8장씩, 총 60여 장의 도판을 실어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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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 문

1장 칼 맑스, <자본>의 저자

2장.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
1. 상품과 비-상품
2. 상품생산
3. 가치와 노동
4. 노동가치론과 휴머니즘
5.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3장. 교환과 화폐
1. 가치 개념의 발생
2. 표현적인 가치관계
1) 단순한 가치형태 2) 확대된 가치형태
3. 가치와 상품세계
1) 일반화된 가치형태 2) 화폐형태
4. 화폐와 물신주의(物神主義)
5. 화폐의 기능과 발생
1) 화폐의 기능 2) 화폐형태의 발생

4장 자본과 잉여가치
1. 가치론의 공리계
2. 노동가치론의 이율배반
1) 자본의 일반적 공식 2) 자본의 일반적 공식의 모순 3) 노동가치론의 이율배반
3. 노동과 노동력
1) 노동의 가치화 2) 노동력의 상품화 3)노동의 개념
4. 착취와 잉여가치
1) 비교와 가치화 2) 절대-이윤과 상대-이윤

5장 잉여가치와 계급투쟁
1. 상품 가치의 구성요소
2. 잉여가치의 외부성
1) 무엇이 잉여가치를 결정하는가? 2) 잉여가치와 계급투쟁
3. 절대적 잉여가치
1) 노동의 형식적 포섭 2) 노동시간과 계급투쟁
4. 상대적 잉여가치
1) 노동의 실질적 포섭 2) 협업과 분업 3) 기계와 계급투쟁 4) 공장체제
5. 기계적 잉여가치
1) '새로운 산업혁명' 2) 노동의 기계적 포섭 3) 기계, 인간, 생명 4) 훈육체제에서 통제체제로

6장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적 법칙
1. 자본의 축적
2. 자본 축적의 일반적 법칙
1) 축적과 재생산 2) 자본의 유기적 구성 3)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적 법칙 4) 과잉인구, 혹은 산업예비군
3. 자본의 축적과 '인간'의 축적
1) 동일자와 타자 2) 실업화 압력 3)자본의 요구, 노동자의 욕망
4. 자본주의의 미래, 혹은 미래의 자본주의
1) 생산의 사회화, 자본의 딜레마 2) 탈노동화, 혹은 '노동의 종말' 3) 사회적 양극화? 4) 자본주의적 축적의 역사적 경향

7장 이른바 '본원적 축적'과 자본의 계보학
1. 자본의 기원 신화
2. 근대적 무산자의 창출
1) 농민으로부터의 토지약탈 2) 유혈입법과 감금 3) 자본의 혈통
3. 국내시장의 창출
1) 자본주의적 시장 2) 도시와 시장 3) 시장과 국가
4. '본원적 자본'은 어떻게 축적되었나?
1) 공채와 세금 2) 식민주의 3) 노예사냥 4) 축적의 신과 그 선교사들 5) 폭력의 경제학
5. 자본의 계보학
1) 맑스의 '방법론' 2) 계보학적 비판: 정치경제학 비판의 방법

8장 자본의 유통과 자본주의의 재생산
1. 자본의 순환과 그 외부
1) 자본의 세 형태 2)자본 순환의 세 형태 3) 자본의 순환과 '축적체제'
2. 자본의 유통과 가치의 생산
1)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 2) 생산비용과 유통비용 3) 유통과정에서 생산과정으로
3. 자본의 회전과 속도의 화폐화
1) 고정자본과 유동자본 2) 자본의 회전기간과 속도의 경제
4.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과 유통
1) 단순재생산 2) 확대재생산 3) 재생산표식과 균형의 문제 4) 재생산표식과 정치경제학 비판
5. 자본의 재생산과 현대 자본주의
1) 현대 자본주의에서 재생산과 균형 2) '위기'의 경제학, '위기'의 정치학

9장 이윤율의 논리와 자본주의
1. 이윤율과 평균화
1) 이윤율 평균화와 생산가격 2) 가치와 가격의 괴리 3) 가치와 가격의 '일치' 4) 평균화의 논리 5) 평균화와 정치경제학 비판
2. 지대론과 포획의 논리
1) 봉건적 지대와 자본주의적 지대 2) 차액지대와 절대지대 3) 지대론, 혹은 포획의 논리 4) 지대와 자연
3. 이윤율 저하 경향과 자본주의
1)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 2) 이윤율 저하를 상쇄하는 요인들 3) 이윤율 저하와 과잉자본 4) 자본주의의 한계

10장 자본주의의 외부

부록
자본을 읽는 데 도움이 될 책들
<자본> 원목차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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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진경 (지은이) 

전환기 한국사회의 토대를 분석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을 써서 24세에 이진경이라는 필명을 얻었다. 본명은 박태호.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논문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대한 공간 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식 공동체 ‘수유너머104’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근대성에 천착해 『철학과 굴뚝 청소부』를 썼고, 자본주의와 근대성의 변혁을 모색한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이진경의 필로시네마』... 더보기
최근작 : <철학의 모험>,<수학의 모험>,<감응의 유물론과 예술> … 총 90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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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의 <자본론>을 다시 읽으면서 정리해 놓은 책이어서 제목처럼 넘어섰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구매
이명 2014-10-2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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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을 넘어선 자본 새창으로 보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비평하는 식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이진경처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우리에게 해석해 줄 생각을 해보았는가. 당신들의 무기는 이론이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이진경의 무기는 진심이다. 그리고 나는 자주 이론보다는 다소 어긋나있더라도 진심을 말하는 자에게 귀를 기울이고 싶다.
Joule 2005-04-14 공감(8)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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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판 ‘자본을 읽자‘ 새창으로 보기
1.

{자본을 넘어선 자본}은 맑스가 고전정치경제학자들을 비판했던 방법을 차용하여 저자 이진경이 맑스를 비판하고자 하는 욕망의 소산이다. 나는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두 번을 읽었다. 내가 어떤 책을 재미있게 보게 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다. (1) 모르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고 이후의 공부방향을 일러줄 때 (음.. 그렇군), (2) 어렴풋이 생각하던 것을 명료하게 정리해줄 때 (아.. 이 시대의 훌륭한 두뇌라 할 수 있는 이진경도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3) 나의 다른 생각이 설득될 때, 혹은 완전 설득되지 않더라도 내가 믿어 의심치 않던 것을 균열시킬 때, 그 균열을 통해 이 대단한 저자에게 게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때 (뭐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단 말인가? 어디 한번 보자...), etc. 난 이 책을 보면서 이 셋 모두를 느꼈다. (1)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2). 이 책은 예전에 푸코와 폴라니를 읽으면서 맑스의 본원적 축적을 떠올렸을 때나, 아래에서 보겠지만 자본의 구절들을 읽으면서 그 외부를 생각했을 때를 상기시켜줬다. 그러나 (3). 다른 무엇보다 "기계가 잉여가치를 창출한다고?" 나는 고정자본이 그 마모분만큼 인간의 죽은 노동을 생산물에 이전시키는 것으로 배웠다. 어디 한번 물고늘어져 보자...

 

2. (2) {자본}의 외부

이론은 개념 및 범주들, 공리들, 그리고 그것들을 연결하고 하나의 場 안에 제각각의 위치를 부여하는 논리들을 통해 구성된다. 곧 이론은 그 자체로 역사적 실제가 아니다. 어떤 이론 속의 개념과 현실 세계 속의 대상 사이에 일대일 대응 관계를 상정하는 것은 유동적이며 우발성에 가득찬 역사사회적 현실을 도외시하고, 세계가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 완결된 형태를 관통하는 논리가 신에 필적하는 천재에 의해 간파됨으로써 진리가 양산된다고 가정하는 순진무구한 생각이다. 이론은 대상의 모든 측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제 측면의 중요도를 가늠하여 이론 내부의 계기로 포섭되는 현상과 무시되어 계속 이론 밖에 내버려지는 측면을 선별한다. 이것이 추상의 방법이다. 이 추상, 곧 취사선택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 위함이 아니라, 각 계기들 간의 연관을 드러내고자 함이며, 바로 이 연관을 드러내는 것이 이론적 설명이며, 필연성이란 오로지 이 이론적 설명 내에서만 의미를 갖는 것일 뿐, 세계 내에서 그 자체로 항상-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추상적인 범주나 이론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그것이 속해 있는 역사적 모태로부터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따라서 역사적 특정성을 지닌 어떤 실제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 구성된 이론은 자신이 자기가 이해하고자 하는 대상의 일부임을 겸허히 인정함으로써 시작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론과 역사는 별개이지만, 하나의 이론은 그 자신이 다루는 역사적 대상에 의해 범위가 제약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역사적 모태에 의해 구속된다.

 

<외부 1>

하나의 역사적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자본}에서 제시된 맑스의 이론적 설명(explanation)은 결코 역사적 기술(description)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 1권은 역사적 사실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공장감독관의 보고서에 그려져 있는 영국 공장들의 비참한 현실이나, 소위 본원적 축적을 다루는 마지막 부분에서 농민들이 어떻게 토지로부터 분리되었는지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담고 있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 맑스가 제시하고 있는 이론의 예증을 위해 쓰인 사례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증과 달리 '전제'로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들이 있다. 식민지 체제와 세계시장의 확장과 같은 역사적 사실들은 그 자신의 이론이 겨냥하고 있음과 동시에 발딛고 서있는 산업 자본주의가 출현할 수 있었던 일반적 조건으로서 전제(premise)로 도입된다. 전제란 무엇인가? 전제란 이론을 지탱하기 위해 도입되지만, 바로 그 이론 안에서는 분석되지 않는 것이다. 그 전제를 보증할 수 있는 것은 이론 바깥의 역사적 사실성 -  곧 실제로 일어났는가 - 일 뿐이다. 맑스는 식민지 체제와 세계시장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연한다. 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고... 추상적 모형인 이론은 이렇게 사실적 전제를 통해 그 외부와 자신과의 경계를 표시한다. 

 

<외부 2>

{자본}의 이론과 그 외부가 만나는 또 하나의 지점은 자본과 노동 간의 계급투쟁 역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노동일의 분할에 관한 설명에서이다. 노동일이 어떻게 필요노동시간과 잉여노동시간으로 분할되는가는 오직 역사적으로만 (곧 그 이론 바깥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두나예프스카야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맑스의 주장의 논리적 연속성이 파열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계급 간의 역관계는 맑스가 {자본}을 통해 펼치고 있는 연속추론(successive approximation) 외부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3. (3) 갸우뚱: 기계적 포섭? 기계적 잉여가치?

{자본을 넘어선 자본}의 미덕 중 하나는 저자가 {자본}의 이론적 설명을 다른 저작들에서 제시된 역사적 기술과 병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가치와 화폐'를 다루는 3장에서 저자는 화폐의 발생에 대한 {자본}의 이론적 설명, 곧 가치의 표현적 관계가 재현적 관계로 전화하는 과정과 더불어, 폴라니와 베버의 역사적 기술을 통해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와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가 서로 다른 기원을 갖지만 양자 모두 국가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이론과 역사 간의 '대질'이라는 발리바르 식 비판을 몸소 보여주고 있고,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의 뛰어남에 경탄했다. 이 방식은 다른 장들에서도 종종 드러난다. 이진경은 {자본}에 대해 말하지만, {자본}의 저 도저한 논리에 갇혀있지 않다.

 

이 방식은 '잉여가치와 계급투쟁'을 다루는 5장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노동의 기계적 포섭과 기계적 잉여가치의 생산에 관한 저자의 주장은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절대적 잉여가치와 상대적 잉여가치, 그리고 이 잉여가치를 가능케하는 노동의 형식적 포섭과 실질적 포섭에 대한 맑스의 개념화는 '관계적'이다. 곧 상대방을 전제하지 않고는 성립되지 않는 개념이다. 이 경우 '상대' 없이 '절대'는 사고되어질 수 없으며, '형식' 없이 '실질'은 사고되어질 수 없다. 그러나 맑스가 이 개념쌍들을 어떻게 구분하던가? 바로 대규모 공업의 출현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가능케 한 기술 혁신이다. 이제 자본가들은 단지 노동자들을 공장에 더 오래 매어두는 방법 외에도 잉여가치를 증가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더 빨리 돌아가는 기계를 들여온다거나, 노동자가 덜 필요한 기계를 들이거나 하면서, 이전에는 노동자 세 명이 생산했던 것을 한 명이 생산하게 만든다. 이진경은 기계적 잉여가치와 노동의 기계적 포섭을 설명하기 위해 맑스가 알 수 없었던 그 이후의 역사적 발전을 소개한다. 자동화와 정보화, 포스트포드주의, 이로 인해 변화된 생활양식, etc. 저자에 따르면, 이제 잉여가치는 고용된 임노동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기계가 되어버린 세계 내부의 활동 전반을 통해 생산된다. 포드주의 체제를 통해 획득되었던 맑스의 관계적 개념화들의 일반성은 이제 상실된다. 이진경은 노동의 기계적 포섭이라는 일종의 ultra-실질적 포섭을 상정하면서 맑스의 관계적 개념화를 무시하며, 기계가 잉여가치를 생산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그 개념들이 딛고 있는 지반들을 제거해버린다. 여기서 기계란 단순한 메타포가 아닌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만이 노동하고 인간만이 가치를 생산한다는 인간학적 관념이 기계와 인간, 기계와 생명의 경계가 점차 소멸하고 있는 현재 세계에서 점차 지지할 수 없는 허구적 관념임을 드러내"는 것이란다 (205쪽). 저자는 진정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점차 소멸하고 있다고, 소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어법처럼 그 소멸점은 "무한히 연기"되긴 하지만 존재하는 경향의 방향으로 존재한다는 것인가? 나는 자연도 노동과 더불어 가치의 생산과 증식에 참여한다는 주장까지는 수긍할 수 있지만, 죽은 노동이 응고된 기계가 가치를 생산한다는 말은 도통 받아들이기 힘들다. 여기서 기계란 무엇인가? 누군가에 의해 생산된 방추가 이제 자기 혼자서 가치를 또 생산한다고?? 그게 아니라면, 그 기계란 이미 기계처럼 되어버린 사회인가? 만약 그렇다면 또 이제 가치란 무엇인가? 또 노동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제 노동과 활동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 난관은 {자본}의 이론 내부에서 애초에 한 쌍으로 개념화된 개념쌍들을 고립적인 개념들로 분리시키고, 여기에 이후의 역사 전개에 따라 제3의 새로운 개념을 첨가함으로써 야기된 난관이다. 곧 관계가 제거된 개념들 간의 병렬로 바꿔 놓는 것이다. 다른 장들에서 제시된 역사적 기술들이 대체로 맑스의 문제설정에 충실하면서 {자본}의 이론적 설명들을 훌륭하게 보충하는 반면, 이 5장은 자본의 이론적 설명을 폐기처분한다. 그래.. 그럴 수 있다... 19세기 중후반 저작인 자본과 21세기 벽두의 우리의 거리는 한참 멀다. 그런데 그럴 바에야, 이진경이 차라리 맑스와 각을 더 제대로 세우고, 이제 이런 세상에 맑스의 가치론은 박물관으로 들어가라고 좀더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아.. 이 '뭐뭐하지 않을까?'라는 표현 이 책에 참 많이 나온다. 읽을 때마다 눈에 걸렸는데, 나도 그렇게 썼다. 그냥.. 톡 까놓고 말하자. '낫지 않았을까?'가 아니라 '낫다'라고... 그래야 맑스던 이진경이던 좀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4.

아무리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해도, 곧 읽고 있는 책에서 인용한 책까지 옆에다 놓고 줄쳐가면서 읽는다고 해도, 읽는 사람의 성의란 쓰는 사람의 성의에 비할 수 없다. 이 책은 결코 녹록한 입문서가 아니다. 저자만큼의 多讀을 독자들에게 기대하기란 무리이겠지만, 난 이 책에 대해 말할 수 있으려면 {자본}을 읽고 어느 정도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자본}을 통달했다고 말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 모르겠다. 아마 그 통달의 순간이란 내게 무한히 연기되는 어떠한 상상의 지점일 지도 - 이 책을 읽고 난 후 {자본}의 내용들을 다시 곱씹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마 다시 {자본}을 읽게 되는 어떤 날, 난 로스돌스키와 함께 이진경의 이 책을 옆에 두고 다시 읽을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으신 독자들... 저자 이진경 선생의 관점이 꼬우면.. {자본}에 도전하시라..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읽으면 1년 남짓이면 3권까지 일단은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때 당신은 지금 당신이 이 책을 읽고 하고 싶은 말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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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05-06-28 공감(6)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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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읽을만한 책~! 새창으로 보기
사회과학 서적도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나의 편견은 이 책을 보면서 여지 없이 깨졌다. 내가 받은 이 감동이 맑스에 기인한 것일까? 아니면 이진경씨에게 기인한 것일까? 그런건 별 상관없다. 중요한건 지금 내가 이 책을 통해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일테니.

이진경씨는 '맑스'와 '자본'을 재해석함으로써 맑스라는 불사조에 또하나의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물론, 이진경씨의 맑스 속에는 폴라니, 네그리, 푸코, 알튀세르 그리고 무엇보다 들뢰즈!!의 맑스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 물론 나 또한 이 책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들은 바 있고, 아울러 실제 내가 보기에도 다소 궤변처럼 보이는 논리도 있긴 했지만, 적어도 맑스를 지금, 여기에서 부활시키려는 그의 노력과 발상의 전환을 비난할 사람은 그 누구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진경씨는 줄곧 '외부'를 이야기한다. 외부는 사물과 체계가 존재한다면 있을 수 밖에 없는 바로 그 '외부'이다. 그리고 그는, 맑스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의 외부를 사유하려 했던 학자였고, 그리고 그 외부를 사유하기 위해 '자본'을 썼다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자본을 리라이팅 즉, '다시 쓴다.'(물론 그 다시쓰는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자본'에 쓰여져 있다고 알고 있는 몇몇 '법칙'에 대한 설명을 누락시키는 우를 범하지도 않는다)

읽다보면 종종 정말 '반짝반짝 빛난다'는 느낌이 들 지경이었다. 정보화시대 그리고 세계화 시대 맑스는, 혹은 '자본'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에 대해 정말이지 감동적일 정도로 좋은 정보를 얻었고, 그의 사고 방식은 그만큼 내가 사유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준 것 같다. 물론 그의 작업이 이 책으로 '완성'된 것이라 보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 책에서 보여준 분석과 기획은, 나로하여금 이후 그의 행보를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말았다. 정말 강추~!! 나에게 있어 이 책은 정말 '올해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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率路 2006-10-26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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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은 ' 정치경제학 비판 '이라는 화두에서 출발한다.

왜 정치경제학비판인가? 정치경제학의 공리계인 노동가치설을 맑스는 인정하고 완성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그것의 모순을 드러내면서 극복을 해나간다고 한다.

결코 상품이 될 수 없는 노동이 상품이 되고 가치화시키는 것이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이라면  노동만이 가치를 창조한다는 말은 노동을 해방시키는 명제가 아닌 노동을 예속시키는 지양되어야 할 자본주의의 특수한 공리계임을 주장한다. 기계도 잉여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 기계적 잉여가치, 노동하지 않는 개인의 삶고 생활도 가치화시켜내고 ,자연도 가치화되면서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자연까지도 착취하고 상품화시키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충분히 공감이 되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이것과 연결되는 실천적인 함의가 정확히 해명이 되지 않으면 단순히 그럴 듯한 주장에 그칠 수도 있다. 자본주의하에서 노동의 담지자인 노동자 계급은 변혁의 주체로서 위치지워진다. 전통적인 맑스주의에서 이것을 뒷받침했던 공리는 바로 노동가치설이다. 즉 노동계급만이 가치를 창조하며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유일한 주인임을... 이러한 공리계를 해체시키면 자본에 대항해서 자본주의 세상을 전복시키는 주체는 누구여야 하는가? 네그리가 말하는 ' 다중 '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자본에 대한 비판.. 좋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떠한 실천이 자본을 전복시키고 이진경이 말하는 자본의 내부에 외부를 만드는 가 하는 것이다.

거시적인 담론을 지지하고 받쳐주는 세상을 전복시키는 아주 작은 실천적인 출발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모색은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가? 이제 이런 고민과 실천이 하나 하나 쌓여야 할 시점이 아닌가? 그리고 이러한 실천속에서 이러한 거시담론의 옳고 그름도 판가름 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세월의 누적과 실천의 누적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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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62by 2006-01-08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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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을 넘어선 자본

- 맑스로 다시 돌아온 이진경의 역작, [자본을 넘어선 자본] 소개

 

80년대 학번들에게 익숙했던 논쟁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른바 '사구체' 논쟁. '사구체'는 '사회구성체'의 약자로 우리 사회의 구조 혹은 성격을 규정하기 위한 논쟁이었다지요. 가장 오른쪽 노선은 우리 사회를 '식민지봉건국가'로 규정하거나 이와 비슷하게는 '신식민지반봉건국가'로, 다른 한편에서는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국가'(일명 '신식국독자')로 규정하면서 세상을 개조하기 위한 각기 다른 시각과 프로그램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90년대 초반 학번인 우리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았던 개념들이었습니다. 물론, 학회 세미나 시간이나 술자리에서는 선배들로부터 '사구체'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선배들은 한결같이 오래된 이야기를 하듯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기는 이미 '사구체'보다는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보다 회자되던 시기였습니다. 
98년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오래된 책냄새와 함께 조용히 자리하고 있던 책을요.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이라는 제목의, 이전 '사구체' 논쟁을 본격적으로 촉발시켰다던, 한 시기를 풍미한 유명한 그 텍스트였습니다. 저는 [자본]Ⅱ권과 함께 학교 도서관 4층에 틀어박혀서 무협지 보듯 읽었습니다.

엥겔스에 의해 출판된 [자본]Ⅱ권의 저자는 주지하다시피 칼 맑스였고,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의 저자는 이진경이었습니다.
그 때문이었는지, 저의 뇌리에 [자본]Ⅱ권과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은 항상 공존했었는데요. 당시의 제가 보기에 이진경은 [자본]으로 대변되는 '사회과학방법론'을 우리 사회에 이론적으로 적용한 탁월한 이론가였습니다. 그로부터 약 5년간 그는 고전적 인식론에서 '탈주'하여 '근대성'을 화두로 '포스트모더니즘'의 골치아픈 영역에서 '사유'를 하였고, 질 들뢰즈니 펠릭스 가타리 등을 운운하는 이진경은 조금씩 저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그랬던 이진경이 2004년도에 [자본]을 들고 다시금 맑스로 돌아왔습니다.
그 책의 제목이 바로, [자본을 넘어선 자본]입니다.
오래 전 기억의 편린을 잡고 저는 바로 책을 구입했고, 이해를 했는지 아닌지도 잘 모른 채 소설책 보듯 읽었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요, 아마도 지금까지 제가 본 몇 안되는 [자본] '해설서' 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자본]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만.
단 한 가지, 독자인 제 입맛에 맞지 않은 점이 있다면,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고전적 [자본]의 '외부'를 사유하고자 하지 않았나 싶은 점, 이는 저자가 '탈주'의 습성으로 [자본]을 독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이 책 내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제 식대로 그냥 [자본]의 '해설서'로 읽고 말았으며, 나름 만족스런 책이었기에 강력 추천합니다.

아래, [자본] 관련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
 

1. [자본을 넘어선 자본], 이진경 지음, <그린비>, 2004.
: 저자는 자본주의 '이후'가 아닌, 현재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그 '외부'를 사유하고, 미래의 '공산주의'가 아닌, 현재의 '꼬뮤니즘'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념을 떠나서 고전으로서의 [자본]의 내용이 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2. [자본]Ⅰ,Ⅱ, 칼 맑스 지음, 김수행 번역, <비봉출판사>

: [자본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원어 그대로 번역하면 [자본]이 맞다고 하더군요. [자본]Ⅰ권은 상권과 하권을 가지고 있는데, [자본]Ⅱ권은 학교도서관에서 읽으면서 요약했던 노트 형태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번역본과 비교할 정도로 제가 똑똑하지 못하기 때문에 김수행 교수가 번역을 잘 하셨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Ⅲ권은 어려워서 읽을 엄두를 못내고 포기했습니다.
 

3. [디지털시대 다시 읽는 자본론], 가와카미 노리미치 지음, 최종민 옮김, <당대>, 2000.

: 상품, 가치와 가격, 화폐 등 [자본]1권에서 분석한 개념들을 중심으로 현재적인 해석을 가한 책

 

4. [두 경제학의 이야기], 이정전 지음, <한길사>, 1998.

: 주류 경제학과 맑스의 '정치경제학'을 비교한 책인데요, 다분히 이론적인 텍스트이오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5. [자본론을 읽는다], 루이 알뛰세 지음, 김진엽 옮김, <두레>, 1991.

: 군에서 제대하고 나서 아마도 처음 읽은 사회과학서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본]을 원전으로 읽어야 한다고 결심하게 한 책이지요. [자본]을 나름 정치경제학 텍스트나 경제학 텍스트가 아닌 '철학'적 텍스트로 독해하게끔 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즉, 자본주의를 실재적 대상이 아닌 지식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계급투쟁의 이론적 무기로서 철학적 사유를 결합시킨 알뛰세의 시도. 역시 쉽지않은 책입니다. 

 

6. 짜골로프 감수 [정치경제학 교과서] 제Ⅰ권 2분책, 짜골로프 외 지음, 윤소영 편역, <새길>, 1990. 

: 구 소련에서 편찬한 정치경제학 교과서인데, 사회주의 이전의 생산양식들 중 자본주의체제에 대해 연구, 분석했다는 책입니다. 제가 대학 2학년때인가, 이른바 '사구체' 논쟁의 부스러기 같은 연속선 상에서 우리 사회를 '신식국독자' 체제로 규정했던 선배들로부터 추천받아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자본]의 내용을 소비에뜨식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참고서적이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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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rice1007 2007-07-21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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