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을 포함한 식품과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한 ‘푸드테크’(FoodTech. Food와 Technology) 산업은 농업에도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충북 진천 이월면에 위치한 스마트팜 스타트업 ‘만나 씨이에이’(MANNA CEA)의 농장
(사진)에는 흙을 찾아볼 수가 없다. 싱그럽게 꽃처럼 피어나는 채소들은 물속에 뿌리를 박고 자란다. ‘수경재배 제어시스템’이다. 박아론(31)·전태병(28) 공동대표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방식이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농법)와 빛, 습도, 사료 공급 등을 자동 조절하는 소프트웨어 등이 결합된 시스템이다.
스마트 농장인 ’만나 씨이에이’’바이오 필터’ 특허기술 개발해물고기 양식한 물로 수경재배엽채류 생산량 일반농가 30배박 대표는 “양식한 물고기의 배설물을 질산염으로 처리해 액상배료를 만들어 식물을 키운다. 물고기를 양식한 물이 바이오필터를 거쳐 식물의 뿌리로 전달되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 물은 다시 물고기 양식장으로 간다. 바이오필터는 만나씨이에이의 대표적인 특허기술이다.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박씨와 기계공학이 전공인 전씨는 대학에서 룸메이트였다. 농업이야말로 미래산업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본 이들은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2013년 법인을 설립한 이들은, 전공을 살려 첨단정보기술을 농업에 적용했다. 2014년 1만9800㎡(약 6000평) 규모로 세운 만나씨이에이 농장이 그 결과물이다. 현재 엽채류 50가지, 뿌리채소 7가지, 허브 20가지 등을 재배하고 있다. 엽채류는 일반 농가보다 생산량이 30배 많다. 이들 채소는 지난해 1월 선보인 유통 서비스 ‘만나박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매월 30~40% 정도 성장해 누적 회원수가 대략 1만2000명”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공유농장 프로젝트인 ‘팜잇’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선보였다. 하루 만에 386명의 투자자가 몰리면서 목표했던 투자금 7억원 유치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팜잇은 지분을 나눠 가지면서, 오너십과 수익을 배분하는 공유농장 개념”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아쿠아포닉스 시설과 수경재배 제어시스템 등도 판매 상품으로 내세운다. 2015년에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으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 만나씨이에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