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7

UN Praises Cuba as Model for Sustainable Policies | News | teleSUR English

UN Praises Cuba as Model for Sustainable Policies | News | teleSUR English





    • A Cuban farmer rides a cart pulled by oxen near the village of Artemisa, some 80 km (50 miles) west of Havana February 6, 2010.

      A Cuban farmer rides a cart pulled by oxen near the village of Artemisa, some 80 km (50 miles) west of Havana February 6, 2010. | Photo: Reuters

    Published 6 June 2019 (6 hours 24 minutes ago)

    Minister of Science, Technology and Environment Elba Rosa Perez added that despite the U.S. blockade the Cuban government will keep defending life on earth.

    Cuba is a world reference for its constant efforts to preserve and take care of the environment, and for prioritizing a model of sustainable development,  Consuelo Vidal-Bruce, resident coordinator of the United Nations' (U.N.) System in Cuba said on Wednesday during a visit to Santa Clara whilst celebrating World Environment Day.
    The senior official praised the programs implemented on the island for the protection of natural resources, such as water, soil, coastal areas, forests and the increase of renewable sources of energy, among others, making Cuba an example to follow for other nations.
    The U.N. Resident Coordinator also gave a special mention to the "Task Life" (Tarea Vida), a state-sponsored plan meant to address climate change, specially designed for the needs of the Caribbean archipelago and its specific geographical conditions.
    Vidal described the plan as one of strategic importance for the present and future of the island.

    09 종교재판 당사자 홍정수 박사 "예수로 살고 싶었다"


    종교재판 당사자 홍정수 박사 "예수로 살고 싶었다" : 교계/교회 : 베리타스



    종교재판 당사자 홍정수 박사 "예수로 살고 싶었다"
    한국기독교연구소 설립자 홍정수 박사 인터뷰
    입력 Feb 23, 2009 06:59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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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십수년이 지난 얘기다. 당시 4대 일간지에 대서 특필된 한국판 종교재판의 당사자 홍정수 박사(62). 그가 20년 전에 설립한 한국기독교연구소가 주최하는 ‘예수 목회 세미나’에 참석하고자 한달 전 방한했다.

    홍 박사는 20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한번 씩 열리는 세미나이지만 이번 세미나만큼은 남달랐다”며 “한국교회에서 다시금 실날 같은 희망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 희망을 교권을 쥔 자가 아닌, 목회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예수의 삶을 살아내려고 발버둥치는 소수의 목회자들에게서 찾았다고 홍 박사는 말했다.

    홍정수 박사에게 예수는 저 멀리 계신 분이 아니었다. 그는 “오늘의 시대 성경의 말씀 그리고 예수가 생명력을 얻고 우리 또한 생명력을 얻으려면 예수의 삶을 재해석해서 우리 역시 그 삶을 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기독교인들이 예수와 동떨어진 길을 걷는다면 “진정한 기독교인이라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오늘날 삶의 현장에서 예수의 삶을 살아내는 실천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출국을 몇시간 앞두고 만난 한기연의 설립자인 홍정수 박사는 인터뷰 중 어렵사리 질문한 종교재판에 관해서는 아직도 뼈 아픈 기억으로 남는지 주춤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답했으며 예수가 누구인지를 물었을 땐 자신이 지난 20년간 삶으로 따랐던 예수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 20일 오전 출국을 앞둔 홍정수 박사를 원당역 부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홍 박사는 인터뷰 내내 진지하게 답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진한 기자


    - 연구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안병무 박사님을 자주 뵈며 민중신학을 많이 접했다. 민중 운동 그룹들과 깊은 친분을 유지했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막스 사상을 이념적 도구로 사용하는 민중 운동. 신학자로서 이것을 어떻게 하면 기독교 민중 운동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하나였다. 예수를 알아 보자는 것이었다.

    80년대만 해도 한국교회는 자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허우적 거리며 성장, 물량주의에 한참 빠져 들고 있을 때였다. 민중 운동은 당시 금권의 노예화 되어가는 한국교회에도 필요한 목소리였기에 이것을 막스의 사회변혁 논리에 기초를 둔 것이 아닌 예수를 기초로 한 기독교인들의 독특한 색깔을 가진 목소리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예수 연구를, 특히 예수의 생애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한기연의 전신인 ‘세계신학연구원’을 설립하게 됐다”

    - 연구소를 시작한 지 얼마 후 종교재판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이 질문을 받자 홍 박사는 잠시 멈칫 거렸으나 이내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벌써 십수년이 지난 옛 이야기이지만 당시 신학도로서 받았던 상처가 새삼 떠오르는지 홍 박사는 이야기 중간 중간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잠시동안 이나마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89년도부터 91년까지 연구소에 연재한 글들을 묶어 펴낸 ‘베 짜는 하나님’이 당시 교권을 움켜진 교회 권력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 같다”

    - ‘베 짜는 하나님’의 어떤 내용이 당시 지도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보십니까.

    “38여년 전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의했으나 언로가 막히자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것으로 항거를 대신했던 한 젊은이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교회는 냉정하게 그 젊은이를 ‘자살한 자’로 규정하고, 기독교인인 그를 교회 밖으로 내쳤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나는 그를 자살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이란 과제 앞에서 다소 과격한 형태로 항거를 한 것 뿐이다. 그를 그런 환경으로 몰아간 세력들은 나몰라라 하고, 그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그런 입장에서 기독교 교리가 근본적으로 재해석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더니 감리교 목사직을 파문시킨 것이다”

    ▲ 홍정수 박사가 종교재판 당시 착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당시 한국교회 교권의 희생양이 되어 목사직을 박탈당했다 ⓒ김진한 기자


    - 당시 심정을 좀 말해 주십시오.

    “착잡한 심정이 앞섰다. 신학도로서 양심의 선언을 한 것 뿐이었는데 감리교 내 있지도 않는 교단법을 들먹이며 교리에 혼란을 줬다는 이유로 파문시켰다. 뒤통수를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목사직이 파문되자 얼마 후 문교부로부터 교수직도 파면 당하고 말았다. 그 후 이젠 한국교회엔 거처가 없구나 싶어 뒤도 안돌아 보고 태평양 건너 미국 땅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때부터 나는 ‘이민자’란 이름으로 낯선 땅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 낯선 땅 미국에서의 삶은 어땠습니까.

    “제도권의 신학에서 제야의 신학으로 벗어나니 훨씬 자유롭게 연구하고 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민자이자 한국인 그리고 신학자로 기독교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그 기간 한국에서 받은 뼈 아픈 상처들이 나도 모르게 하나 둘 씩 아물고 있었던 것 같다.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맞딱드린 것이 정체성 문제였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이 특별한가’라는 질문에 나는 무슨 말로 대답해야 할까. 서방에서 온 기독교를 믿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나는 누구이고, 내가 믿는 예수는 도대체 어떤 분일까?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나의 이런 갈증을 해소해 줄 만한 저서들을 발견했고, 한국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지(김준우 소장)에게 번역을 맡겨 연구소 활동을 계속하게 됐다”

    http://veritas.kr/articles/1713/20090223/%EC%A2%85%EA%B5%90%EC%9E%AC%ED%8C%90-%EB%8B%B9%EC%82%AC%EC%9E%90-%ED%99%8D%EC%A0%95%EC%88%98-%EB%B0%95%EC%82%AC-%EC%98%88%EC%88%98%EB%A1%9C-%EC%82%B4%EA%B3%A0-%EC%8B%B6%EC%97%88%EB%8B%A4.htm

    - 박사님이 생각하는 예수는 누구입니까.

    “우리가 단순히 성경을 볼 때 문자적으로만 봐선 안될 것이 자칫 기독교가 화석화된 종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대 성경의 말씀 그리고 예수가 생명력을 얻고 우리 또한 생명력을 얻으려면 예수의 삶을 재해석해서 우리 역시 그 삶을 살아낼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예수는 예수고, 인간은 인간이란 사고 방식을 먼저 뛰어 넘는게 중요하다. 예수는 신이기에. 우리가 따라할 수 없는 동떨어진 존재이기에 우리는 그 분의 삶을 살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며 예수를 믿는 것은 좀 과격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본다”

    여기서 홍 박사가 말하는 진정한 기독교인은 예수를 따를 수 있고, 예수처럼 살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진 신앙인들을 뜻하는 것 같았다. 때문에 그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예수의 신앙고백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연구했고, ‘사도행전 살아내기’(한기연) 등 다수의 책들을 펴내기도 했다
    .

    ‘지금 여기에’란 칼 바르트의 신학 표어가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예수는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세계 여러 선진국들은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예를들어 미국하고 스위스를 들어도 두 나라 간 형태만 조금씩 다르지 자본주의의 본질적 속성은 유지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란 이데올로기 앞에 예수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이어 홍 박사는 갑작스레 기자에게 “자본주의가 불가피하게 낳는 사회적 병폐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본주의가 갖는 치명적인 결함이 다름 아닌 ‘상대적 박탈감’그리고 이로 인한 ‘공동체 속 인간애 상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윤과 경쟁의 원리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단 한명은 트로피의 영광을 안을 수 있어도 절대 다수는 패배하기 마련. 이런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서구식 자본주의가 낳을 수 있는 동료애 말살의 위험을 경고한 것이다.

    ▲ 홍정수 박사가 가시밭길을 걸어 온 한기연의 20년사를 잠시 회고했다 ⓒ김진한 기자


    -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예수는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성경에 있는 예수 안에 해답이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보라.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과 사랑이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볼 때 우리 안에 따뜻함이 생기지 않는가? 작은 생명들을 보살피며 거기서 얻는 보람. 그 삶의 의미를 가르쳐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이런 예수의 이야기 속에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간극은 찾아 보기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 상대적 빈곤이란 만성적인 병을 치유하려면 예수의 삶, 예수의 이야기를 전해 풀 한 포기라도 소중한 생명으로 돌보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거룩한 하나님의 일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 한기연의 지난 20년을 돌아볼 때, 역사적 예수 탐구에 부단히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사님이 알고 있는 역사적 예수는 누구입니까.

    “언젠가 한번 지인들의 소개로 큰 부흥회를 가본적이 있다. 그 날 부흥 집회를 인도하는 사람은 하나님 그리고 축복만 강조하지 예수란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그래서 한번 붙잡고 물어봤다. 당신은 왜 예수를 말하고, 가르치지 않고, 하나님만 얘기하냐고. 그랬더니 이 사람이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그 사람 말인 즉, 하루 종일 지치고 힘들어 부흥집회를 와서 은혜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십자가의 처절한 고통을 겪으신 예수 이야기를 하면 받을 은혜도 까먹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우리 한국교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그 만큼 한국교회는 하나님은 찬양 할 존재로 인정하면서도 예수 하면 저마다 고개를 돌려 꺼려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를 말해도 마치 공식 처럼 ‘예수= 대속사건’이란 교리적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이런 미신적인 신앙관에 안주하기에 십자가의 깊은 의미 그리고 부활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꺼려한다.

    이 예수, 특히 십자가의 예수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성경의 인물은 사도 바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십자가를 현실로 끌어 들여 이해하려고 했다. 우리의 신앙이라는 것이 세상의 신과 싸움을 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냐. 이것은 기독교인이라면 비켜갈 수 없는 길일 것이다. 내 삶과 예수의 십자가를 자꾸 따로 분리하고 떼어내려 하지 말고, 십자가 속에서 예수의 위로를 받고 가는 삶. 그것이 신앙이고, 참 기독교인이 삶이라고 본다.

    2000여년 전 예수의 삶을 어떻게 재해석해 오늘 이 시대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그 삶을 살아낼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역사적 예수 탐구의 과정이었다”

    - 한국교회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역사적 예수 찾기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민의 예수상도 찾아 봤으면 좋겠다. 오직 한국인에게만 있는 전통성과 특수성을 살려 기독교의 새 바람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품앗이, 계모임 등 이웃간의 끈끈한 우애 관계를 강조했다. 세계 도처를 돌아봤지만 이렇듯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인이 갖고 있는 이 인간애를 전적으로 되살려 역사적 예수에 잘 접목시킨다면 한국교회 뿐 아니라 세계교회 나아가 세계 공동체에 호(好)작용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1988년 11월 29일 홍정수 박사가 설립한 한국기독교연구소는 예수의 가르침과 삶에서 벗어난 한국기독교를 예수의 가르침과 삶에 기초해 재확립함으로써, 한국교회와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출판사업(격월간 설교자노트, 단행본 등), 교육사업(월례 예수포럼, 예수학당, 예수목회세미나, 목회자 원서 강독 및 세미나) 등을 펼치고 있는 한기연의 비전은

    ▶ 예수에 대한 최근의 학문적 성과들을 연구하고 소개함으로써 예수를 바로 알기 위해 노력하고

    ▶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가르침과 삶을 계승하고 재현함으로써 예수를 바로 살도록 도우며

    ▶ 한국교회가 예수의 가르침과 삶에 기초하여 신학과 목회를 재확립함으로써 교회다음을 회복하고

    ▶ 한국사회가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 힘입어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세상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

    현재 설립자인 홍정수 박사는 미국의 LA 한아름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기연과 더불어 Jesus Academy, 갈릴리 신학교 등을 통해 예수를 살아내려는 교역자들을 위한 교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예수는 과연 「육체부활」했는가-감신대 홍정수 교수 부정론에 교단서 발끈

    예수는 과연 「육체부활」했는가-감신대 홍정수 교수 부정론에 교단서 발끈

    예수는 과연 「육체부활」했는가-감신대 홍정수 교수 부정론에 교단서 발끈
    [중앙일보] 입력 1991.06.29


    감리교신학대학 홍정수 교수(조직신학·목사)가 최근 한 개신교계 신문에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부인하는 글을 썼다가 감리교단측으로부터 교리위반에 의한 출회(파문)·교수직 박탈 등 중징계 위협을 받고 있다.
    홍 교수에 대한 교단의 징계는 서울연회(연회)자격심사상임위원회(위원장 김기동) 등에서 아직은 문서화 이전의 검토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그의 출회나 교수직 박탈 등 징계 안이 정식 결의될 경우 홍 교수 스스로 교단에 맞서 끝까지 싸운다는 입장이어서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교리 위반"출회 등 중징계 검토-교단|"학문적인 소신 양보할 수 없다"-홍 교수특히 이번 사건은 종교다원주의·토착화신학을 학문적 전통으로 하고 있는 감리교신학대학과 교단내 보수적 복음주의 세력간 누적된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그 걸과에 따라서는 기독교계 전체로 논쟁이 확산될 가능성 마저 안고 있다.

    문제의 발단이 된 홍 교수의 글은 지난 3월30일자 크리스천신문에 실렸던 「부활은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의 시작」이란 제하의 부활절 특집에세이. 「부활의 메시지를 다시 조명한다」는 부제가 붙은 이 기고문에서 홍 교수는 한국교회가 영혼불멸과 육체적 부활이라는 모순된 신앙체계에 붙들려있다고 기적하고 『인간이 죽어 그 영혼이 하나님과 보다 깊은 관계를 누리게 된다면 그것 자체로 기독교적 구원은 완성되는 것인데 사람들은 무엇이 모자라는지 하나님과 함께 있던 영혼이 공중이나 지상으로 되돌아와 육체라는 낡은 옷을 덧입는 소위 「부활」을 또한 믿는다』며 정면으로 부활의 육체성을 부인하는 논지를 폈다. 그는 『하나님과의 교체이외에 그 무엇이 더 있어야 인간의 구원이 완성된다고 믿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부신화산이라며 『이는 마치 하나님이 아니라 「나의」 불로장생을 더 바라는 것과 같은 것으로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는 부활에 관한한 무신론자들』이라고 꼬집었다.

    홍 교수가 최근에 낸 『베짜는 하나님』이란 저서 내용의 일부를 요약했다는 이 부활논의에 대해 감리교의 곽전태 감독회장는 곧 서울연회측에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부인하는 홍 교수의 글은 교리에 위반된다』며 『이 중대한 문제를 연회가 신중히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곽 감독회장의 요청서 제출에 따라 서울연회자격심사상임위는 그동안 두 차례 회의를 열어 홍 교수가 썼던 문제의 글을 검토, 육체적 부활을 부정한 내용이 교리와 교회 법에 위반된다는 1차적 결론을 내렸으며 그에 따른 홍 교수의 교단 출회 및 교수직박탈 등 중징계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측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당사자인 홍 교수와 감리교 신학대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홍 교수는 『예수의 육체부활에 대한 의문은 세계교회 내에서 으래 전부터 제기돼왔던 것이며 이번에 문제가 된 글은 부활신앙에 대한 나의 학문적 소신과 양심을 반영한 것으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연회 자격심사상임위가 최종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이 사회측에나의 교수직 박탈을 건의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만약 교단측이 징계를 강행하려 든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에 맞서 싸울 것이며 미국감리교의 교리와 신학위원회 같은 권위있는 기구에 호소해 나의 신학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감리교신학대학 총학생회와 신과학생회도 『교단측의 행위는 기존 신학의 재해석을 시도하는 신학자의 학문적 자유를 빼앗는 교회권력의 횡포』라고 주장 


    홍현씨(32)는 이번 행사가 낳은 신성이다.
    『처음 연출한 작품이 전국최고상을 받다니 정말 믿기지 않아요. 동초 연극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결과겠죠.』
    스스로 말하듯 그는 「프리랜서 지방연극인」이란 아마추어로 본업은 옷가게 주인이다. 하지만 그는 여느 지방연극인처럼 연극에 미쳐 10여년간 배우생활을 계속해왔다.
    『원래는 대전에서 배우생활을 했지요. 충남대 국문과에 다닐때부터 극단 「마당극장」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 88년 결혼한뒤 속초로 이사갔는데 그곳에서도 연극을 버릴 수는 없었죠.』

    홍씨는 올해초 전국연극제에 참가하기 위한 지역연극인들의 모임에서 「연출」을 제안 받아 공동창작에 뛰어들었다.
    『최근 남북관계 변화 등 시류변화를 고려해 통일문제를 다룬 「한씨 연대기」를 선택했습니다. 서울무대 못지 않게 만들기 위해 넉달 동안 매일 새벽까지 연습했습니다.』
    『한씨 연대기』는 극단 「연우무대」의 대표작이며 지금도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되고있다.
    『일부러 서울공연은 보지 않았습니다. 대본에 충실했기에 서울공연과 비슷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홍씨는 예선통과 후 배우들만 연우무대에 보내 서울공연을 보게 했다고 한다. 서울공연과 비슷할 수밖에 없는 서울작품 선택의 불가피성이 「지방창작극 부재-극작가부재」의 현실에 있음도 한탄했다.
    심사위원들도 『서울공연과 비슷한 면도 있었지만 나름의 독창적 시도도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가장 우수했다』고 평했다.
    홍씨는 연출데뷔작으로 최고 작품상과 연출상을 한꺼번에 차지하는 행운과 함께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지방연극의 한계」라는 더 큰 벽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더 큰 벽 역시 「지방연극인들의 한마음」으로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오병상 기자>

    [출처: 중앙일보] 예수는 과연 「육체부활」했는가-감신대 홍정수 교수 부정론에 교단서 발끈

    알라딘: 베짜는 하느님 : 풀어쓴 기독교 신학 (개정판) - 풀어쓴 기독교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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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ook] 베짜는 하느님 : 풀어쓴 기독교 신학 (개정판) - 풀어쓴 기독교 신학

      홍정수 (지은이)한국기독교연구소2015-05-11









      종이책 16,000원 15,200원 (480점)

      전자책정가 1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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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책 페이지수 4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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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기독교 신학의 핵심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쓴 이 책(초판 1991, 개정판 2002)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신앙, 하느님, 예수의 삶과 가르침, 십자가와 부활, 성령, 교회, 성찬, 종말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예수의 십자가 보혈에 의한 구원”을 설득력 있게 해명할 뿐 아니라 예수가 삶과 가르침을 통해 보여준 상생(相生)의 길을 한국 사상사 속의 상생의 전통과 연결시키는 동시에 상생을 실천하기 위한 교회의 과제를 천명함으로써 한국적 신학의 독창적인 기초를 놓았으며,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한 실천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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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개정판 중쇄 서문 / 5

      개정판 머리말 / 9

      초판 머리말 / 11



      제I편 포스트모던 시대/사회의 신앙과 하느님

      1장 시작하는 이야기: 왜 ..................................................... 23

      1. 왜 “베짜는 하느님”인가 / 24

      2. 왜 “포스트모던”인가 / 28



      2장 신앙은 감격 ..................................................................... 32

      1. 신앙은 시대착오인가 / 32

      2. 신앙은 일종의 병인가 / 36

      3. 종교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 41

      4. 신앙은 일상생활과 별개의 것인가 / 48

      5. 신앙은 이성과 상반되는가 / 53

      6. 신앙의 확실성은 어디서 오는가 / 60

      7. 신학은 왜 필요한가 / 62



      3장 후회하시는 하느님 ......................................................... 66

      1. “하느님은 계신가?” / 66

      2. “몸도, 부분도, 감정도 없는” 죽은 하느님 / 71

      3. “전능”하시나 마음씨 고약한 하느님 / 77

      4. 무엇을 창조하신 하느님인가 / 81

      5.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87

      6. 예정론과 운명론 - 하느님은 전지하신가 / 92

      7. 악의 존재 - 사랑의 부재냐 한계냐 / 98



      제II편 한국인이 만나는 제5 운동의 예수

      4장 제5 운동의 예수 .......................................................... 105

      1. 나는 이렇게 만났다 / 105

      2. 예수의 때와 땅 / 110

      3. 스승의 죽음을 뒤따라 / 115

      4. 요나를 사랑한 술꾼 / 120

      5. 제5 운동 ? 더러운 예수 / 125

      6. 점잖은 사람? / 135



      5장 고향이 버린 설교자 ..................................................... 140

      1. 기도하는 사람 / 140

      2. 기적을 행하는 설교자 / 145

      (1) 기적이란 무엇인가 / 146

      (2) 병을 고쳤으나 의사는 아니었다 / 153

      3. 탄식하는 설교자 / 162

      (1) 정치의식 / 162

      (2) 고향이 버린 설교자 / 163

      (3) 통하지 않는 세상 / 164

      (4) 구애자의 유적 / 166

      4. 세 개의 십자가 / 168

      (1) 예수가 만일 병이나 교통사고로 죽었다면 / 168

      (2) 그는 여전히 나의 메시아이다 / 169

      (3) 우편 십자가: 교권주의(敎權主義) / 170

      (4) 좌편 십자가: 이데올로기 / 172

      (5) 가운데 서 있는 십자가: 상생(相生)의 길 / 174



      6장 묻혀 있는 예수: 상생(相生)의 신학 ............................. 175

      1. 새 시대와 우리의 과제 / 175

      2. 한국 사상 속의 상생(相生) 전통 / 179

      (1) 원효의 화쟁(和諍) 사상 / 181

      (2) 민족운동가 박은식의 대동(大同) 사상 / 183

      (3) 증산의 해원상생(解寃相生) 사상 / 187

      (4) 소태산의 일원상(一圓相) 사상 / 192

      3. 예수 운동 속의 상생(相生) 주지(主旨) / 196

      (1) 예수의 상황 / 197

      (2) 4개 노선의 민족주의 신앙 운동 / 197

      (3) 예수는 제5 노선 / 199

      4. 상생 공동체로서의 한국 교회의 과제 / 203



      7장 죽음과 부활: 이 세상에서의 이야기 ........................... 206

      1. 죽음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것이 아니다 / 207

      (1) 돌아감, 안식, 해방으로서의 죽음 / 210

      (2) 눈감지 못하는 죽음 / 214

      2. 예수의 죽음 - 한 설교자의 ‘언어행위’로서의 죽음 / 218

      3. 제2의 해방: 예수의 부활 / 223

      (1) 다시 살아남 / 224

      (2) 부활의 주체 - 하느님 / 227

      (3) 예수 자신의 부활절 메시지 - 열쇠 / 228

      4.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부활 / 230

      (1) 부활의 육체성과 사실성 / 231

      (2) 부활 - 후천개벽 / 233

      5. 나의 신체가 부활하는가 / 236

      6. 한국교회들의 부활이야기 / 238

      (1) 감리교 예문 / 238

      (2) 장로교(통합측) 예문 / 239

      (3) 일반적 고찰 / 240

      7. 죽음에 대한 재고 / 241



      제III편 새 역사의 성령과 상생(相生)의 영성

      8장 새 역사를 짓는 바람 ..................................................... 245

      1. 무당에게 팔린 나 / 246

      2. 성령의 유혹과 ‘가난’의 재발견 / 249

      3. 성령(은사)의 진정성 척도 / 259

      (1) 바울 문서 - 공동체성 / 261

      (2) 요한 문서 - 예수의 육(肉) / 262

      4. 성령의 은사는 초자연적인가 / 267

      5. 성령을 받으라? / 275



      9장 교회(1): 한반도가 기다리는 제3 교회 ...................... 279

      1. 신앙의 다양성과 특수성 / 280

      (1) 한국인의 민간 신앙 / 280

      (2) 절에 간다/교회에 나간다 / 282

      2. 교회의 반석 - ‘베드로’ 신화 / 285

      3. 교회의 탄생 ? 부활 ? 성령 강림의 사건 / 290

      (1) 누가복음 기자의 신앙 / 290

      (2) 요한복음 기자의 신앙 / 294

      4. 한반도가 기다리는 제3 교회 / 295

      (1) 라너의 제3 교회 / 296

      (2) 뷜만의 제3 교회 / 298

      (3) 한반도의 제3 교회 / 299



      10장 교회(2): 3?4?3?4 교회론 .................................. 305

      1. 교회의 3 구성 요소 / 306

      2. 성직자와 평신도 / 310

      3. 성찬식의 다양한 이해 / 312

      (1) 변체설(變體說) / 316

      (2) 쯔빙글리 / 316

      (3) 루터 / 316

      (4) 칼빈 / 317

      (5) 변의설(變意說)과 리마 문서 / 317

      4. 다시 생각해 보는 성찬식 / 321

      5. 3 ? 4 ? 3 ? 4 교회론 / 324

      (1) 4 기능 / 325

      (2) 삼위일체론적 교회상(敎會像) / 326

      (3) 참 교회의 4 표지 / 327

      6. 세상 속의 교회 / 329

      7. 제3 선교론 - 문화 선교 /330



      11장 두려움 없는 종말과 소망 ............................................ 332

      1. 출발점 / 332

      2. 모던(근대) 신학자들의 불투명성 / 335

      (1) 쉴라이에르마허 - 플라톤주의자 / 336

      (2) 쿨만 - 자칭 바울주의자 / 338

      (3) 파넨버그 - 플라톤과 더불어 바울 / 341

      3. 예수의 ‘죽음’과 ‘세상 끝’ / 345

      4. 과정 신학자들의 모험 / 352

      (1) 만물의 시간성과 무아성(無我性) / 354

      (2) 죽는 영혼, 거듭나는 육체 / 358

      5. 사랑의 최후 승리와 영생을 믿나이다 / 363

      (1) 희망의 생물학: 성(性) / 367

      (2) 세계 변혁에의 참여와 불멸 / 369

      (3) 영성 - 객관적 불멸의 신학적 차원 / 370

      6. 진실한 소망과 욕망의 투영 / 372



      12장 상생(相生)의 영성 ....................................................... 376

      1. 출발하는 이야기 / 376

      2. 별난 사람의 기질과 영성: ‘영성’의 역사 / 379

      3. 전근대적/근대적 영성의 전형과 그 반성 / 385

      4. 불의한 땅에서 만난 하느님 - 해방의 영성 / 391

      (1) 세계(속세)적 영성 / 393

      (2) 가난한 자들과의 연대/투쟁 / 395

      (3) 공동체적, 정치적 영성 / 398

      5. 포스트모던/한국적 영성 - 상생(相生)의 영성 / 400

      (1) 포스트모던/한국이라는 자리 / 400

      (2) 암탉의 영성 / 405

      6. 마라나다! / 411



      참고문헌...................................................................................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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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베짜는 하느님”은 가난하고 부지런한 한국의 농부들, 특히 여인들을 사랑하시고 귀히 여기시는 신이시며, 성서적으로 말해 역사를 다스리시는 “섭리의 하느님”이시다. 그리고 “베를 짜는” 여인들처럼 우리 하느님의 사랑은 “가없고 순수하시다”(존 웨슬리). 그리하여 아이들도 노인들도, 남자들도 여인들도 하느님께서 친히 준비하시는 “옷”을 입고 복되게 살아갈 수 있다...



      예수의 죽음을 구원의 능력으로 만드는 것은 그의 죽음이 피 흘리는 죽음에 있었다는 것도 아니며(마술), 그의 죽음이 신(신의 아들)의 죽음이라는 데에 있지도 않다(신화). 오히려 그의 죽음의 특징은 처형의 방식이 아니라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그의 생애(삶) 자체에 있다. 따라서 “피”가 우리를 속량한다는 성서의 증언은 피로써 말한 예수라는 설교자의 “말씀”(그것은 이미 그의 생애 속에서 시작되었다)이 인간 우리를 해방시키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고백이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홍정수 (지은이)





      중학생 때 강원도 철암장로교회에서 예수님(믿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 후 감리교에서 성장하여,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10년 동안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녘교회를 개척했다.

      오늘날 한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예수를 소개할 일념으로 1988년에 <세계신학연구원>(한국기독교연구소의 전신)을 세워 목회자들을 위한 심포지움을 개최하는 한편 계간지 『세계의 신학』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광주사태 이후 무자비한 공권력에 맞선 학생들의 저항운동을 목격하고, 1991년 대학생들과 노동자들의 분신사태 속에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재해석하여 “동작동 기독교와 망월동 기독교”(1991)를 발표했다. 결국 부흥사들이 조작하고 교권주의자들이 결탁한 종교재판에 의해 1992년에 한국감리교회와 맺은 일체의 인연을 박탈당했다. 그 후 20년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아름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는 한편, 2004년에 <갈릴리신학대학원>을 세워 “예수 목회”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4영리 목회(공포의 심리학)와 성공과 번영의 목회(욕심의 전술)는 예수의 정신을 배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 자신을 구원하지(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 이외에도 1980년대의 “눈감지 못하는 죽음들”에 대한 신학적 성찰로 쓴 『개벽과 부활』을 비롯해서 『감리교 교리와 신학』, 『다종교와 기독론』, 『포스트모던 예수』, 『사도신경 살아내기』를 발표했으며 『상생신학』, 『읽을거리 포스트모던 신학』을 편집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서평



      “홍정수 교수의 글은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그래서 위험하다. 예수 이야기는 예수 당시나 지금이나 똑같이 도전적이다. 『베짜는 하느님』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과 교회와 사회와 국가와 제국에게 지금 잘 살고 있는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만약 예수가 이렇게 도전적이고 위험하지 않다면, 과연 예수이겠는가? 기독교인이든 기독교인이 아니든,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만약 인생을 제대로 살기를 원하고, 이 세상이 올바른 세상이 되기를 원한다면....”

      ? 한인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겸 교목실 교목)



      “베짜는 하느님은 상극의 세상에서 눈 감지 못하는 죽음들과 함께 피범벅이 된 하느님이다. 새벽마다 정한수 한 사발 떠놓고 지극정성으로 해원상생과 평화를 빌었지만, 자신의 숨통을 끊어버리기 위해 마구 찌르고 목을 매다는 이들조차 마침내는 용서하는 하느님이다. 목숨을 내어줌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얻게 하며, 최후에 승리하는 것이 사랑임을 보여주는 역설과 신비의 하느님이다.”

      - 김준우 (한국기독교연구소 소장)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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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리뷰





      신학에 대한 과학적 이해





      16년 전, 별다른 고민 없이 습관처럼 종교를 가지고 있던 나는,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나의 신앙에 대해 큰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다.



      이무렵 접했던 이 책.

      (사실 이 책은 후배에게 빌려 줬다가 되돌려 받지 못했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사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의 근원과 목적으로부터 철저히 이성적인 판단으로 접근한다.

      나아가서는 기독교 뿐 아니라, 종교 그 자체에 대한 이성적 접근을 말하고 있다.

      더이상 종교는 "이해되지 않으면 그저 믿어야 할 뿐"인 교조와 관습의 짙은 안개가 아니라, 그 근원과 목적을 충실히 이해하고, 왜 신앙을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신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와 목적을 명확히 하는 행위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베를 짠다는 것은 노동을 한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씨줄과 날줄을 통해 세세하게 설계하고 설비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신(神)의 존재는, 인간 위에 군림하며 인간에게 명령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인간의 영역에서 할 일을 하고, 신은 그의 영역에서 할 일을 하는 것이며, 인간 세상의 모든 필연과 우연들은 신의 설계와 장치들에 의해 작동한다.

      신이 인간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신과 인간은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에 대한 신앙이다.
      진정한 신앙은 예수의 기적들과 부활 사건 자체에 집착하여, 그것이 실제 벌어진 일인지 아닌지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행적들과 말들을 이해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이다.




      얼마전, 일부 종교인들이 영화 "다빈치 코드"를 사탄의 영화라 칭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만약 예수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들의 신앙이 부정되는 것인가??

      예수의 행적들과 말들이 모두 신앙의 근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일까?

      예수의 후손이 발견되면, 기독교는 믿어서는 안될 것이 되는 것일까??



      정말 그런 것이라면, 기독교는 앞으로도 역사적 사료를 통해 예수의 행적을 밝히려는 모든 과학적 시도들을 탄압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기적"과 "부활"에 집착하여, 신기한 존재로서의 예수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그의 말과 행적들을 기리며 신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책의 내용처럼 말이다.

      - 접기

      Evan 2008-07-30 공감(1) 댓글(0)

    2019/06/05

    박찬승 - - 보수와 진보, 자유와 평등

    박찬승 - - 보수와 진보, 자유와 평등






    박찬승
    Yesterday at 16:33 ·



    - 보수와 진보, 자유와 평등 -

    어제 밤 홍준표와 유시민의 토론 내용의 앞 부분을 잠시 보았는데, 보수와 진보가 각각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나왔다. 홍준표는 보수는 자유를, 진보를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했다. 유시민은 원론적으로는 이에 찬성했으나 과거 역사 속에서는 보수는 오히려 자유를 억압하였고, 진보가 자유를 추구해왔던 것이 아닌가 하고 되물었다. 홍은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보수의 이승만은 공산주의 체제의 수립을 막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웠고, 박정희도 역시 5.16 이후 미얀마와 같은 국가사회주의 체제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

    그러면 그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란 무엇일까. 그것은 사실은 반공국가 체제였다. 왜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그들의 지지자들은 반공국가 체제를 지향했을까. 그것은 사유재산권의 보장과 자유로운 행사가 그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기 때문이다. 이승만 시대에 그의 지지자들에게는 지주의 토지소유권의 보장(농지개혁 시의 유상몰수 유상분배 시행), 박정희 시대에 그의 지지자들인 자본가들에게는 국가에 의한 기업 활동 지원과 이권, 특권의 보장, 그리고 농민과 도시서민들에게는 빈곤 탈출이 가장 중요했다. 따라서 그들의 지향은 서양의 이른바 '자유주의'나 ‘자유민주주의’와는 그 성격이 크게 달랐다.
    .

    서양의 자유주의는 시민계급의 형성 과정에서 나온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것으로, 시민계급의 사유재산권뿐만 아니라 언론, 집회, 결사, 표현, 사상, 종교의 자유 등을 중시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일제 강점기나 해방 이후 적어도 1960년대까지는 시민계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따라서 '개인주의'와 그에 기초한 '자유주의'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당시 야당이나 재야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던 이들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주창하였지만, 그들에게도 자유주의를 뒷받침하는 개인주의는 여전히 약하였다. 학생운동 진영의 경우에도 내부적으로 보면 개인주의나 자유주의보다는 집단주의와 가부장주의가 강하였다. 1960, 70년대 민주화운동의 중심 가치는 자유보다는 민주주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1980년대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

    개인주의에 기초한 자유주의가 대두한 것은 1990년대 이후가 아닐까 싶다. 1980년대의 경제호황 국면을 타고 중산층이 어느 정도 형성되었고, 대학 졸업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서구의 자유주의 사조가 본격 유입되면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도 확산되었다.
    .

    한국 사회에서 이처럼 '자유'라는 가치, '자유주의'라는 이념에 대한 추구는 보수나 진보를 막론하고 모두 취약하였다. 다만 상대적으로 본다면 그래도 진보 쪽이 더 '자유'를 추구해왔다고 할 수 있다.
    .

    그러면 한국의 진보는 평등을 추구해왔을까.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국의 진보에게는 제도적인 민주주의의 쟁취도 힘에 겨웠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적 평등에는 크게 관심을 갖기 어려웠다. 1980년대 들어 일부 청년 학생들이 노동현장에 들어갔고, 80년대 말에 민주노총이 등장하기는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민주화운동 진영에게 '평등'의 가치는 여전히 뒷 순위였다. 그런 가운데 1997년 IMF 사태가 왔고, 이후 10년 동안 진보쪽 정권이 들어섰지만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한국 사회는 평등과는 거리가 먼 양극화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보면,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 진영을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 추구와 연결시켜 구분하는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169Sung Deuk Oak, 李昇燁 and 167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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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ng-chan Lee 이보다 더 명료한 정리가 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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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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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희 공감합니다. 아직까지 물질주의 추구중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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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승 replied · 1 reply


    Young-kyoung Yoo 이제 평등을 좀더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갈수록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신흥귀족들이 나타나고 계급사회가 더욱 뚜렷해지며, 현대판 임금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로 많습니다성별, 학력별, 정규직과 비정규직, 내국인과 외국인의 임금격차를 해소해야 누구나 인간답게 인간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로 나아갈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유세 도입, 기업에 노사 공동 경영 참여제도 도입, 최금임금 인상 뿐 아니라, 최고임금 인하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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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승 replied · 1 reply


    Choo Yoon Kim 지금 20대와 30대 초반의 대부분은 서구적 개인주의와 계약이 무엇인지를 이미 깨닫고 실천하기 때문에

    단순히 좀 더 진보적이라고 해서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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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n-sun Bae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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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일섭 저도 적극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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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d

    연창호 잘 읽었습니다
    반공과 자유지요
    서구의 자유주의는 근대 역사의 투쟁의 산물인데 한국의 보수는 이런게 없지요
    서구의 자유주의는 사회주의가 등장하자 보수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또는 사회민주주의로 진화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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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h

    오병수 한국에서 자유주의는 보수적 정당(양당)체제, 선거에 의한 권력구성, 기업활동의 자유 등 미국식 정치문화를 핵심으로 한 이식된 '냉전 자유주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연히 반공이데올로기로서 기능했고, .. 그래서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것도 (자유니 평등이니 이런 가치 보다는)냉전체제에 대한 태도가 기준이 아닌가요? 물론 현재 탈냉전이 진행되면서 지형이 다양화되는 측면이 있지만, 좀더 탈냉전이 구체화 되면 자유주의든 사회주의든 근대사상을 자원으로 한 새로운 모색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지상 강좌|김성구 교수의 ‘화요 열린 강좌’ 양자얽힘은 물리학적 측면에서 연기의 이치를 말해주는 현상 - KBPF



    지상 강좌|김성구 교수의 ‘화요 열린 강좌’ 양자얽힘은 물리학적 측면에서 연기의 이치를 말해주는 현상 - KBPF



    019년5월호, 월간불교문화

    지상 강좌|김성구 교수의 ‘화요 열린 강좌’ 양자얽힘은 물리학적 측면에서 연기의 이치를 말해주는 현상

    POSTED ON 2019-05-10 BY 대한불교진흥원

    양자얽힘은 물리학적 측면에서

    연기의 이치를 말해주는 현상





    김성구(이화여대 명예교수)



    과학은 이론과 실험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여기에 해석이 덧붙는다. 실험적 결과가 너무 이상하니 이론과 결과를 이어주는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슈뢰딩거 방정식이 이론을 담당하는데, 모든 물리적 대상을 파동으로 기술하며 입자의 개념은 아예 없다. 그런데 이중성이라든가 중첩, 양자얽힘 등 측정되는 물리 대상은 반드시 입자로 나타난다. 이론은 파동으로 기술했는데 실험에서는 입자로 나타나는 것을 설명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 확률론적 인과율로 실험 결과를 설명한다. 슈뢰딩거 방정식에 나오는 파동함수는 현재 보고 있는 이 물리 세계에 대해 여러 가지 상태가 겹쳐 있다고 말하며, 이것을 ‘중첩’이라 한다. 항상 이 미시 세계에서는 여러 가지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 그 중첩된 상태 중에서 어떤 것을 보게 되느냐는 관찰자가 관찰할 때마다 달라진다. 우리는 전기 스위치가 할 수 있는 일이 ‘꺼짐’과 ‘켜짐’ 두 가지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양자역학 이론의 파동함수는 그 두가지도 있지만 그 둘이 겹쳐 있는 상태도 가능하다고 본다. 오히려 미시 세계에서는 그 둘이 섞여 있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만약 상태가 두 가지가 아니고 백 가지라면 그것의 확률이나 분포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양자역학의 해석이 필요하다. 그 해석 가운데 정통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코펜하겐 해석이다.

    코펜하겐 해석의 기본은 객관적 실재를 부정한다. 여기 컵이 하나 있다. 각각의 사람이 컵을 어떻게 보느냐와 상관없이 모두가 ‘이렇게 생겼다’고 해야 컵이 실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양자역학에 따르면 사람마다 보는 것이 모두 다르다. 즉 관찰 행위에 따라 어떤 상태가 나타나는 것이다. 물리계의 모든 정보는 파동함수에 있으나, 관측자는 가능한 고유 상태 중 어느 하나를 볼 뿐이다. 이게 바로 확률론적 인과율이다. 따라서 미시 세계의 원자나 소립자들은 관찰에 의해 창조된 것일 뿐 실재하지 않는다. 소립자들은 허깨비 같은 존재다. 소립자들은 위치나 운동량 같은 속성을 지니지 않는다. 위치나 운동량 등의 물리량은 측정과 더불어 만들어진 것이다. 컵은 관찰하니까 여기 있다.

    거시 세계의 물리적 대상들은 실용적인 맥락에서 실재한다. 거시 세계는 허깨비 같은 원자와 소립자로 이루어졌다. 허깨비가 많이 모이면 실체를 갖게 되고 실재하게 되는가? 거시적 세계는 고전역학의 법칙을 따른다. 고전역학이란 정확한 양자역학의 근사 이론에 불과하다. 이론적으로 보면 미시 세계의 소립자들이 더 실재적이고 거시 세계의 물체들이 근사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볼 때는 그 반대다. 그래서 『반야심경』에서 부처님은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삼세제불”이라고 말씀하신 것일까. 허깨비가 정확한 법칙을 따르고 (허깨비가 모인) 실재하는 것은 근사적 법칙을 따른다? 이게 현재 물리학에서 사물을 볼 때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코펜하겐 해석의 핵심 인물로는 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막스 보른, 볼프강 파울리가 있다. 반대 입장에 선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며 포돌스키, 로젠과 함께 EPR(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 이름 앞글자) 패러독스, 즉 양자역학에 역설이 있음을 주장해 보어를 곤경에 빠뜨렸다.

    원자가 독립적 실체라면 그것은 하나의 위치와 정해진 운동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원자가 어딘가에 위치해 있지 않거나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말할 수 없다면(양자역학의 주장) 그것을 실체를 가진 존재라 말할 수 있는가? 그런데 양자론은 ‘입자가 어디에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가?’ 하는 물음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한 보어와 아인슈타인의 쟁점을 요약하면 이렇다. 보어는 “입자가 X에서 발견되었다면 입자는 원래 X 부근에 있었다”(아인슈타인의 주장)는 것은 고전적 관점이라 보았다. 전자가 하나의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발상이라는 것이다. 보어는 관측되지 않은 전자는 위치라는 속성을 지니지 않는다고 보았다(불확정성 원리).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불확정성 원리는 인정하지만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해석을 불완전한 것으로 보았다(“하느님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입자를 어디선가 관측했다면, 이론이 그것을 예측하지 못했을 뿐이지 입자는 관측된 곳의 부근 어딘가 있었다는 것.

    보어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크기, 색깔, 무게이다. 다른 관찰자가 측정했다면 다른 물리량을 얻을 수도 있었다. 우리가 보았기 때문에 크기, 색깔, 무게라는 물리량이 나타난 것이지 보지 않는다면 그런 것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대상을 교란시키지 않고(건드리지 않고) 크기, 색깔, 무게를 알아낼 수 있다면 우리가 보건 보지 않건 크기, 색깔, 무게라는 물리량이 존재하는 것이고 그런 물리량이 실재한다는 것은 ‘돌’이라는 물리적 실재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EPR은 하나의 입자가 2개로 깨진 경우 이 중 하나의 입자에 관한 위치와 운동량을 측정해 다른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때 계를 교란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측정 행위에 의한 상태가 변했다는 말은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입자의 실체가 보이지 않더라고 관측되는 부근 어딘가에 존재하므로 우리가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라 주장했다. 인간이 모르는 어떤 숨은 요인이 있음을 뜻한다(숨은 변수 이론).

    훗날 데이비드 봄은 EPR이 제안한 실험과 원리적으로는 같으나 실제로 수행 가능한 실험 방법을 제안했다. 물리량의 합이 ‘0’인 입자가 2개의 입자로 분리되어 반대 방향으로 진행한다. 측정된 왼쪽 전자가 1/2(-1/2)의 스핀 값이면 오른쪽 양전자의 스핀 값은 –1/2(1/2)이 될 것이다. 이처럼 전자의 스핀 값만 보고 양전자의 스핀 값을 알 수 있다. EPR 패러독스에 의하면, 전자와 양전자가 분리되어 수백 광년 떨어지면 측정하기 전까지 전자의 스핀 성분이 1/2인지 –1/2인지 알 수 없다. 1/2일 확률이 50%, -1/2일 확률이 50%일 뿐이다. 전자의 스핀을 측정한 값이 1/2이면 수백 광년 떨어진 양전자의 스핀은 –1/2로 결정된다. 어떻게 수백 광년 떨어진 양전자가 전자의 스핀이 1/2로 된 것을 알 수 있는가? 이것은 모순이다. 왜냐면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정보의 속도는 빛보다 빠를 수 없기 때문이다. 측정 전에 스핀 값이 결정되어 있어야 한다. 즉 측정 전에도 입자는 실재한다. 따라서 양자역학은 불완전하다.

    보어는 몇 달 뒤 똑같은 제목의 논문으로 EPR의 주장을 반박했다. 아인슈타인은 2개의 파편이 완전히 분리되었다고 보고 그 둘을 독립적인 존재로 보았기 때문에, 그런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측정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분리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관측 결과 몇 백 광년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 판명될지라도 그것은 관측 후의 일이다. 관측 전에는 단일체로 보아야 한다. 분리되었다고 생각하고 계를 기술하면 이미 물리계에 교란을 준 것이기 때문에 시스템이 바뀐다.

    보어와 아인슈타인 중 누가 옳은지 측정하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이 벨(John S. Bell)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벨은 EPR 패러독스에 내포된 철학적 논란들을 검증 가능한 부등식의 형태로 나타내고 벨의 정리를 발표했다. 데이비드 봄이 제안한 위의 실험에서 전자-양전자의 쌍이 계속해서 생성되어 모든 전자는 왼쪽으로, 모든 양전자는 오른쪽으로 날아간다고 가정하자. 앨리스는 왼쪽으로 오는 전자들의 스핀을, 밥은 오른쪽으로 오는 양전자들의 스핀을 빠짐없이 측정한다. 앨리스와 밥이 가진 스핀 측정기의 축이 같은 방향을 향할 때는 두 사람이 측정한 스핀 값을 더하면 측정할 때마다 0일 것이다. 방향이 틀어졌다 하더라도 50% 이상의 확률로 측정값은 0이 된다(벨의 부등식). 인간의 사물 인식 방식에 잘못이 없다면 벨의 부등식을 위배하는 사례는 관찰되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사물 인식 방식이란 아인슈타인의 생각처럼 물리량에는 물리적 실재가 대응하고 이 실재는 측정과 관계없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달리 말해 벨의 부등식에 위배되는 사례를 한 가지라도 발견한다면 우리가 사는 실제 세계에는 기본적으로 실재성이 없거나 분리성이 없거나 아니면 둘 다 없음을 뜻한다.

    우주 만물은 태초에 한 지점에서 출발했다. 우주의 근원을 추적하면 모든 만물은 양자적으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양자얽힘은 물리현상이지만 주와 객이 하나가 된 경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주와 객이 하나가 된 신비 체험을 한 사람들은 많다. 이블린 언더힐은 “신비주의란 자신보다 더 큰 무엇과 일체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자타불이, 무아지경의 체험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14세기 독일의 수녀 마가레타 에브너(“할렐루야가 울려 퍼졌을 때 … 하느님의 신성한 힘이 나를 붙잡고 … 내 영혼이 몸에서 떠나가는 것 같았다”)나 독일의 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이 하나 속으로 우리는 무에서 무로 가라앉으리니, 하느님이여 우리를 도와주소서”), 이슬람의 수피인 후세인 만수르 알 할라디(“나는 내가 사랑하는 그이고, 그는 내가 사랑하는 나이다. 우리는 하나의 육신 속에 머물고 있는 2개의 영혼이다”), 미국 원주민의 샤먼인 블랙 엘크(“우주와 자신이 하나라는 것을 깨달을 때 평화는 사람의 영혼 속으로 찾아온다”), 하버드대 의과대 교수이자 뇌과학자 이븐 알렉산더(“나는 내가 그동안 언제나 우주와 동일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가끔씩 잠깐 그 사실을 알아차리곤 했다”) 등 신비 체험을 말하고 있는 경우는 적지 않다.

    그렇다면 힌두교나 기독교, 기타 샤머니즘의 체험은 불교의 상수멸정과 유사한가. 부처님은 다음처럼 상수멸정의 체험을 말한다. “비구들이여 흙도 없고, 물고 없고, 불도 없고, 바람도 없는 그런 영역이 있다. 그 속에는 이 세간도 없고 출세간도 없고 (…) 그것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 이것은 괴로움의 끝이다.”(「우다나」, 80-81) 불교 역시 분별이 없는 하나의 경지를 말하고 있다. 이처럼 불교의 깨달음과 타 종교의 신비 체험에는 이원론이 사라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주와 객의 일체감, 평화와 평온함을 느낀다. 반면 차이점도 있다. 타 종교는 자유의지에 의한 게 아니라 큰 존재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면, 불교는 자신의 의지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 첫 번째 선정에 든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 네 번째 선정에 든다. (…)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상수멸에 들고 (…)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여러 가지 초월적 능력을 경험한다. (…) 카샤파도 그가 원하는 대로 그렇게 한다.”(『상윳따 니까야』 16:9, 선정과 곧바로 앎의 경)

    주와 객의 구분 없이 전체가 하나라는 것은 ‘연기’의 이치를 말하며, 사물의 실상이 ‘공’과 ‘중도’라는 것을 뜻한다. 이런 체험을 한 사람은 인격에도 변화가 오게 마련이다. 제임스 오스틴과 쿨라다사는 둘 다 현대 뇌과학자이다. 이들은 40년 이상 불교의 선수행을 꾸준히 해온 사람들이고 모두 우주와 자신이 하나가 됨을 체험했다. 제임스 오스틴은 “선을 하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이런 점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난다. 왜냐하면 수행은 단순함, 안정됨, 올바른 행동, 자비로 나아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쿨라다사는 “정기적으로 좌선하면 집중도 향상, 혈압 강하, 수면 개선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은 만성통증, 트라우마 이후의 스트레스,불안, 우울증, 강박 신경증 등을 치유하는 데 사용된다”라고 말했다. 수행자는 자신의 인격, 행동, 관계에 대한 소중한 통찰력을 계발해 삶을 어렵게 만드는 과거의 조건화된 비생산적인 관점을 인지해 바꾸는 것이 용이하게 된다. 그들에게는 다른 사람에 대한 탁월한 자각과 감수성이 있는데, 이는 일터에서나 인간관계에서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 우리는 마음을 열고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직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우리의 자아에 의해 만들어진 분리감의 환상을 떨쳐버릴 수 있다.

    현대 지식인의 특징은 이성적 판단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금은 과학적으로 인정되는 것들이 있다. 명상(선)의 효과가 좋은 예다. 20세기 서양의 한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무지란 정말로 그 끝을 알 수 없다. 나는 결코 어떤 힌두교도들처럼 배꼽에 정신을 집중하고 일생을 보낼 수는 없다.” 그러나 1975년 하버드대의 뇌과학자 허버트 벤슨이 명상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시작한 이후, 오늘날에는 많은 뇌과학자들이 명상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명상의 심리적 효과 또한 탄탄한 과학적 기반 위에서 입증되고 있다. 양자얽힘은, 물리학적 측면에서 우주와 내가 하나이고 모든 것은 분리하기에 익숙한 우리 마음이 만들어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명상은 관찰자와 관찰 대상이 둘이 아님을 체험하게 한다.







    물리학적 실험과 명상의 체험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자얽힘은 물리학적 측면에서 연기의 이치를 말해주는 현상이며

    명상의 체험은 관찰자와 관찰 대상이 둘이 아님을 체험하는 것이다.





    질의 : 유식불교에서 말하는 식전변(識轉變)과는 어떻게 다른가.

    응답 : 관찰자의 의식에 대한 부분은 말해야 할 내용이 많다. 관찰자의 의식 여부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계속되어왔지만, 의식이 있는 관찰자여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식전변과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한재희



    ● 이 글은 본지에서 개최하는 대중 인문학 강좌인 화요 열린 강좌 중 지난 3월 19일 ‘양자얽힘과 사물의 실재성’을 주제로 열린 김성구 교수 초청 3월 강좌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Namgok Lee - “우주(宇宙)란 무엇일까?‘. 이석영 교수의 이야기



    Namgok Lee - 월간 ‘불교문화’ 이 달호 특집이 “우주(宇宙)란 무엇일까?‘다. 이석영 교수의 이야기 가운데...




    Namgok Lee
    4 hrs ·



    월간 ‘불교문화’ 이 달호 특집이 “우주(宇宙)란 무엇일까?‘다.
    이석영 교수의 이야기 가운데 일부다.

    *인류는 기록의 역사를 살아온지 수 천년만에 드디어 우주의 존재를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배경을 갖게 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우주론적 지식에 의하면 우주는 대략 137억년 전 쯤 거대한 팽창(빅 뱅)과 함께 시작됐다.
    우주의 나이 대략 38만년 쯤 되엇을 때 빛과 물질이 분리되어 자유롭게 항해하기 시작햇다. 빛으로부터 독립한 물질은 중력에 의해 밀집하고 은하와 별을 만들기 시작했다.
    *약 45억년 전 우리 태양계가 만들어졌다. 지구도 그 때 탄생했다. 우리 천문학자들은 그 후 생명이 어떻게 자리잡게 되었는지 잘 모른다. 생물학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우주엔 많은 에너지가 있는데, 그 중에 우리가 정체를 알고 있는 , 원자와 분자로 구성된 물질은 4%만을 차지한다. 나머지 96%는 그 존재의 증거는 많지만 아직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새로운 에너지 덩어리다.
    *태양은 앞으로 약 50억년쯤 후에는 그 수명을 다해 부풀고 결국 지구를 삼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일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과학자들이 지성인으로서의 인류가 만년 이상 존속할 확률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천문학자들이 인정하는 우주론을 요약하고 나니 머쓱해진다. 우주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에너지의 정체를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 꽃이 아름다운가? 나는 꽃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이 우주에 잇다고 말한다. 우주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는다. 우주는 그 존재를 확인햇을 때 갑절, 규모를 알게 되엇을 때 갑절, 그리고 그것이 나에 대해 가지는 의미를 깨달을 때 또 갑절이 되는 감동을 준다. 우주는 나이고, 나는 곧 우주다. 그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김희준 교수의 원고 뒷 편이다.

    *여러분과 아인슈타인 중 누가 더 우주를 이해하는 것 같은가?
    여러분이다. 아인슈타인은 1955년 죽을 때까지 ‘우주배경복사’라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다.
    *우주의 역사를 드라마로 보자면, 빅뱅으로 출발해 초기 우주의 급격한 입자들의 진화, 별의 진화, 화학적 진화, 생물학적 진화, 인류의 진화가 전개되었다.
    이 5단계 진화의 핵심에 화학적 진화가 잇다. 무생물이엇던 단순한 분자로부터 생명체의 필수요소인 아미노산 같은 것이 생긴 일은 엄청난 진화적 사건이다. 이 5단계의 진화는 그야말로 놀라운 드라마다. 기승전결(起承轉結)로 보자면 기(起)는 빅뱅, 승(承)은 빅뱅을 계승해 입자들이 태어나는 것, 전(轉)은 무생물에서 생물로 획기적 전환, 결(結)은 우리 자신이라 할 수 잇다.

    내 생각

    *지금까지 알고 있다고 하는 것도 가설(假設)일 뿐이다.
    2500년 전의 현자(賢者), 공자의 무지(無知)를 출발점으로 하여 단정(斷定)이나 고정(固定) 없이 이 아름다운 우주의 비밀을 탐구해가야 한다.
    우주 진화의 총아(寵兒)로 보이는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밤하늘의 별을 가끔이라도 쳐다보자.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느껴보자.
    우리가 다녀가는 이 기적의 우주와 더 기적의 지구와 더더 기적 같은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생각해 보자.
    ‘아집’과 ‘소유’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그렇다고 별을 보다가 개울에 빠지진 말자.

    우주 천문학은 인문학의 범주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천문학자 이석영 연세대 교수가 본 ‘그래비티’ : 신동아



    천문학자 이석영 연세대 교수가 본 ‘그래비티’ : 신동아




    천문학자 이석영 연세대 교수가 본 ‘그래비티’

    “‘사이언스 픽션’ 아닌 가슴 뛰는 다큐멘터리”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8-10-03 17:00:01


    ● ‘자연의 섭리’에 대한 믿음을 통쾌하게 깬 영화
    ● ‘그래비티’에서 찾은 과학적 오류
    ● 우주를 통해 인간을 연구하는 학자들
    ●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존재”


    [김도균 기자]
    ‘그래비티’는 2013년 10월 국내 개봉해 큰 인기를 모은 영화다.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던 우주비행사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 분)가 갑자기 폭파된 인공위성 잔해의 공격을 받아 우주를 떠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 당시 우주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뛰어난 영상미로 호평받았고, 이를 바탕 삼아 올해 8월 말 재개봉했다.

    이석영(52)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는 이 영화를 2013년과 올해 두 번 봤다. 매번 “세상에 이렇게 뛰어난 영화가 있다니” 하며 감탄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 예일대 천문학과에서 은하(galaxy)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연구원으로 일했고,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교수도 지냈다. ‘사이언스’ ‘네이처’ 등 세계 최고 수준 학술지에 논문을 100편 이상 게재한, 명실상부한 천문학계 석학이다.


    별이 쏟아지는 연구실


    인공위성 파편이 우주에 퍼지면서 우주비행사를 재난에 빠뜨리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그래비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이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한쪽 벽에 걸린 커다란 사진이었다. 어두운 우주 공간을 찬란하게 물들인 별빛의 향연에 눈이 부셨다.

    “지구에서 11억 광년쯤 떨어져 있는 은하단의 모습입니다. 은하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은하단이라고 하는데, 이 사진에 찍힌 건 ‘아벨2670’이에요. 우리 연구팀이 칠레에 있는 미국 망원경으로 촬영한 결과물이죠.”



    알고 보니 이 교수 등 연구진은 ‘아벨2670’을 관찰해 은하 진화의 비밀을 푸는 데 도움이 될 단서를 찾아냈다. 그 결과를 천문학 분야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하기도 했다. 매우 아름다운 동시에 과학적 발견에 도움을 준 사진인 셈이다.

    문득 사람들이 천문학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도 이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의 비밀을 풀어내는 ‘과학’이지만, ‘하늘과 바람과 별’에 대해 이야기하니 조금은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 교수도 이 생각에 동의했다. 그는 자신을 종종 ‘천-문학자’라고 소개한다고 말했다. ‘문학’에 좀 더 힘을 실어 발음함으로써, 자연과학이지만 인문학적 속성도 가진 천문학의 매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세상에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기계공학자는 드물죠. 하지만 아마추어 천문학자를 자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천문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그래비티’ 같은 영화가 개봉하면 극장을 찾고, 블랙홀이나 은하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면 귀를 기울이고, 종종 밤하늘의 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람은 더 많아요. 천문학자는 그 재미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입니다.”

    늘 연구하는 분야 이야기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도 즐거우셨나요.

    “사실을 말하면 저는 SF영화를 즐기지 않아요. 과학은 제 삶이니까 여가시간엔 좀 동떨어진 걸 보고 싶죠. ‘그래비티’도 2013년 개봉 초기엔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제게 ‘그래비티’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겁니다. 견디다 못해 극장에 갔어요. 일종의 의무감이었죠(웃음).”

    그랬는데 막상 보니 재미있으시던가요?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이 영화를 ‘공상과학영화’로 봤을 겁니다. ‘공상’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우리 삶과 동떨어진, 일상을 벗어난 이야기로 받아들였겠죠. 저한테는 리얼 다큐멘터리였어요. 제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누가 찍어서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할까요. 영화 속 우주인들이 공포를 느낄 때 똑같이 공포를 느끼고, 맨 마지막에 살아서 귀환할 때는 똑같은 희열을 느꼈습니다. 영화 배경으로 캄캄한 하늘이 나올 때마다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내가 과학영화를 보고 이렇게 또 좋아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이번에 재개봉한 뒤 다시 봤는데 여전히 참 좋았습니다.”

    ‘정말’ ‘아주’ ‘무척’ 등 최상급 부사가 연거푸 쏟아졌다. “뭐가 그렇게 좋으신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자연의 섭리’에 던지는 심오한 질문
    “‘그래비티’는 우리에게 ‘지구에서 땅을 밟고 산다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많은 사람이 땅을 딛고 걷는 것, 식물이 대지에 뿌리내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죠. 그런데 우리가 사는 곳에서 590km만 떨어져도 그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우주에서 식물을 키우면 뿌리가 사방팔방으로 뻗어가요. 바닥이라는 게 따로 없죠. 그런 상황을 목도하면 우리가 말하는 ‘자연의 섭리’라는 건 과연 뭘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래비티’의 배경이 바로 지상에서 590km 떨어진 상공, 허블우주망원경이 있는 곳이다. 영화 속에서 스톤 박사가 눈물 흘리던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박사의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대신 투명한 구슬이 돼 공중을 둥둥 떠다닌다. ‘그래비티’는 이런 세상이 존재한다는 걸 우리에게 생생히 보여줬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더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걸 자연계의 일반 원리로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를 지배해온 거대한 상식이 무너진 자리에서 새로운 질문이 시작된다.

    이 교수는 “베토벤의 현악사중주를 처음 들은 사람들이 ‘profoundly profound(심오하게 심오하다)’라고 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영화가 그렇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또 깊다”고 말했다.

    영화 ‘그래비티’가 이 교수의 가슴을 뛰게 만든 이유는 또 있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린 우주 공간에 기꺼이 뛰어드는 ‘사람’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이 영화를 보면 수많은 과학자가 우주에 나간다. 하지만 살아남아 돌아오는 건 단 한 명뿐이다. 그런 참사를 겪고도 인간은 좌절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우주를 탐험하려 하고, 누군가는 그 일에 참여한다. 인류의 오랜 질문을 풀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언제나 있다.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이들이, 인류의 이름으로 대단한 일을 해내는 거다. 그런 생각을 하니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미국 NASA에서 일하며 그런 과학자를 많이 보셨겠군요.

    “보통 과학자를 ‘너드(nerd·세상 물정 모르는 공붓벌레)’라고 하죠. NASA에서 제가 만난 과학자들은 한국 과학자보다 좀 더 너드 같았습니다. 순진하고, 세상에 대해 항상 궁금해하고, 시킨 일 열심히 하고(웃음).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다 같이 큰일을 하고 있다’는 데 대해 어마어마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어요.”

    이 교수는 이 대목에서 화성 탐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천문학자인 리처드 고트(Richard Gott)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과거 한 저널에 글을 기고해 ‘지금 당장 사람을 화성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현재 과학기술 수준으로 볼 때 인간이 화성에 도착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돌아오지는 못한다. 영화 ‘마션’ 같은 상황이다. 고트 교수는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당장 화성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여러 논거를 들었다. 당시 상당수 과학자가 이 주장에 동의했다고 한다. 해당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기꺼이 자원하겠다는 이도 적잖았다. 이 교수는 “일반인 눈에는 비윤리적인 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시는 지구에 돌아오지 못할지라도 직접 화성에 가서 인류가 가진 수많은 의문을 풀고 싶어 하는 과학자도 있는 거다. ‘그래비티’의 우주인들을 보면서 그런 내 주위 과학자들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래비티의 ‘옥에 티’
    긴 찬사가 이어졌다. 이 교수에게 ‘그래비티’가 매우 특별한 영화라는 걸 충분히 이해했다. 이제는 조금 삐딱하게 묻기로 했다.

    그래도 교수님, 영화 전체가 마냥 좋기만 하신 건 아니죠?

    “과학적으로 좀 잘못된 부분이 눈에 띄긴 했습니다.”

    갑자기 대화가 흥미진진해졌다. “뭐가 틀린 건가요?” 다시 물었다.

    “영화 처음을 떠올려보세요. 스톤 박사에게 주어진 미션은 지구에서 590km쯤 떨어져 있는 허블우주망원경을 고치는 겁니다. 영화에서는 이 망원경이 공중에 가만히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죠.”

    이 교수가 벌떡 일어나 칠판 앞에 섰다. 그리고 이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동그란 지구 위 어느 지점에 허블우주망원경을 표시하는 점을 찍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이 위치에서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습니다. 떨어지지 않으려면 지구를 중심으로 궤도 운동을 해야 해요. 그 원심력으로 지구 중력과 균형을 맞추는 겁니다. 이때 이동 속도는 초속 8km예요.

    자, 허블우주망원경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구 주위를 빙빙 돌고 있습니다. 이 궤도에는 스톤 박사와 국제우주정거장(ISS), 중국의 톈궁 등이 같이 있죠. 중간에 폭발하는 러시아 스파이 위성도 마찬가지고요. 영화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폭파하면서 파편이 쏟아져 스톤 박사를 공격하는 걸로 나옵니다. 그 여파로 ISS가 참혹하게 부서졌을 때 우주인 코왈스키(조지 클루니 분)가 스톤 박사에게 경고하죠. “이 파편이 90분 뒤 다시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요. 실제로 90분 뒤 거대한 파편 구름이 다시 스톤 박사를 향해 몰아칩니다.

    과학적으로 볼 때 허블우주망원경이 있는 지점에서 초속 8km로 공전할 경우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90분이 걸리는 건 맞습니다. 단 ‘그래비티’는 그 시간 동안 파편뿐 아니라 스톤 박사, ISS, 톈궁 또한 초속 8km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듯해요.”

    파편과 스톤 박사가 같은 속도로 같은 궤도를 돌 경우, 영화에서처럼 90분 간격으로 맞닥뜨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그래비티’에서는 스톤 박사가 허블우주망원경이 있는 지점에서 파편의 1차 공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90분 뒤 ISS에서, 다시 90분 뒤 톈궁에서 연달아 파편 구름과 마주합니다. 마치 ISS 등 다른 구조물은 제자리에 있고 파편만 공전하는 것처럼 보여요. 그게 아니라는 거죠. 원칙적으로 말하면 러시아가 위성을 폭파했다 해도 같은 궤도에 있는 한 그 파편이 스톤 박스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둘의 이동 속도가 같으니까요. 만약 파편이 미사일 충격 때문에 속력을 좀 더 얻었다면, 중력과 원심력의 평형이 깨져 궤도 밖으로 탈출하게 됩니다. 이때도 역시 스톤 박사를 공격할 수 없어요.”

    그럼 영화의 설정 자체가 틀린 거네요.

    “우주에서 위성 파편이 스톤 박사를 공격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이 교수는 다시 한번 칠판 앞에 섰다. 아까 그린 지구 위에 서로 교차하는 두 개의 공전궤도를 그려 넣고 번호를 붙였다.

    “만약 스톤 박사가 1번 궤도, 우주 파편이 2번 궤도로 돌고 있다면 90분이 지났을 때 같은 지점에서 마주칠 수 있을 겁니다. 거대한 우주에서 하나의 점 같은 존재들이 이렇게 만날 확률은 굉장히 낮지만,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단 이 대단한 우연이 처음엔 허블우주망원경, 그 뒤에 ISS와 톈궁에서 차례로 발생하기는 매우 어렵죠.”


    우주마저 파괴된다면…


    이석영 연세대 교수가 연구실 칠판 앞에 서서 우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도균 기자]
    ‘과학적 사실’과 다른 내용 때문에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지는 않았나요.

    “처음 ‘그래비티’를 볼 때는 이 부분에 대해 생각도 못 했어요. 이번에 다시 보면서 비로소 허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하느라 영화에 집중하지 못한 건 길어야 1, 2분 정도일 겁니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은 과학을 다룰 때 전문가에게 매우 철저하게 자문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비티’ 제작진도 뭘 몰라서 그런 내용을 넣은 게 아닐 거예요. 영화의 극적 장치로 이 정도는 허용해도 괜찮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파괴된 위성 잔해가 우주 공간에 대재앙을 일으키는 설정은 우리한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과학적으로 다소 틀린 부분이 있어도 의미 있는 설정이라고 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머잖아 우리가 직면할 우주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인류가 우주에 올려 보낸 인공위성이 벌써 수천 개에 달합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수명이 다했고, 여기저기 부서진 것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크고 작은 파편 3만여 개가 지금 우주를 떠돌고 있습니다. ‘그래비티’에는 스톤 박사가 우주망원경을 수리하다 실수로 나사 한 개를 놓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매우 작은 나사지만 초속 8km 속도로 궤도를 돌다 다른 물체와 부딪치면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중력과 원심력의 균형을 잃고 지구로 추락할 경우 인간을 공격할 수 있고요. 그런 잠재적 위험을 품은 조각들이, 마치 바닷속의 미세플라스틱처럼 우리 머리 위를 점점 더 많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영화 ‘그래비티’에 등장하는 중국의 첫 우주정거장 톈궁도 4월 초 수명을 다해 남태평양 칠레 앞바다에 떨어졌다. 당시 추락 직전까지 과학자들이 정확한 낙하 지점을 예측하지 못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톈궁은 다행히 지표면을 비켜갔지만 ‘우주 낙하물’의 공포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우주 선진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아무 제약 없이 우주 공간을 이용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예전에 잘사는 나라들이 상대적으로 못사는 나라에 핵폐기물을 수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죠. 최근에는 일부에서 ‘핵폐기물을 우주로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에요.”

    이 교수가 다시 한번 칠판 앞에 섰다. 이번엔 커다란 원, 좀 작은 원, 그리고 점 하나를 차례로 그렸다.

    “맨 왼쪽이 태양, 가운데가 지구입니다. 오른쪽은 우리가 ‘L2 포인트’ 또는 ‘라그랑주 점(Lagrangian Point)’이라고 부르는 지점이고요.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는 약 1억5000만km입니다. L2 포인트는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곳에 있죠. 이 위치에 물체를 보내면 지구에서 볼 때 한자리에 영원히 정지해 있는 걸로 보여요. 태양 및 지구가 잡아끄는 힘과 해당 물체의 원심력이 균형을 이뤄서입니다. 지금 과학자들은 바로 이 지점에 망원경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우주를 안정적으로 관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 분명 ‘저기에 쓰레기를 버리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꺼낼 겁니다. ‘지구에 두면 안 좋은 나쁜 물질을 저리 보내면 지구에는 아무 문제가 안 생기지 않겠느냐’고 설득하겠죠. 그리고 원자폭탄을 처음 개발한 나라가 그 성능을 시험했듯, 관련 기술을 가진 누군가는 분명 그런 시도를 하려 할 겁니다. 이미 3만 개 넘는 우주 부유물이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쓰레기까지 보내면 우주 환경은 어떻게 될까요.”


    우주가 선물한 생명


    영화 ‘그래비티’의 두 주인공 산드라 블록(오른쪽)과 조지 클루니는 우주 공간에서 표류하는 인간의 공포를 실감 나게 연기했다.
    아름다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그래비티’를 보는 내내 온갖 생각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제가 학술 행사 등으로 유럽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그때 비행기에서 땅을 내려다보면 어느 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잘 정돈된 모습이 보여요. 완만한 구릉과 푸른 밀밭이 펼쳐지고, 곳곳에서 소가 풀을 뜯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풍경을 보고 ‘낙원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겐 그 풍경이 아름답게 여겨지지 않아요. 1500년 전만 해도 그 땅이 전부 원시림이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멀리 갈 것 없이 로빈 후드가 활을 쏘던 시절로만 거슬러가도 유럽 전역에 빽빽한 숲이 있었습니다. 이후 농경화와 산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그 지역 환경을 바꿔버렸죠. 연구자들이 뒤늦게 황폐해진 자연을 목도하고 ‘아, 우리가 유럽을 다 해먹었구나’라고 자성합니다. 돌아보니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이제 쓸 수 있는 방법은 막 변화를 시작하려는 브라질을 ‘잡는 것’ 뿐이죠. ‘원시림이 사라지면 인류는 산소 부족으로 살 수 없게 돼’라면서요. 우주도 이런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저는 종종 그런 걱정을 합니다.”

    선진국들의 ‘우주 약탈’이 조만간 현실화할까요.

    “글쎄요. 지금 제가 알고 있는 건 대구튀김 요리 ‘피시앤드칩스’로 유명한 영국 바다에서 대구가 더는 잡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바다코끼리 몸속에서는 언제부턴가 빨대가 발견되고요. 육지에 이어 바다 또한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는 겁니다. 이런 현실에서 누군가는 머잖아 우주를 바라볼 겁니다. 달에 가서 희토류를 캐올 테고, 점점 더 멀리 눈을 돌리겠죠.”

    우주가 지구만큼 파괴되는 데는 그래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요.

    “재앙이 내가 사는 동안에 벌어지지 않는다 해도,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 무엇인지 자명하다는 생각을 하면 안타깝습니다.”

    우주를 정말 사랑하시는군요.

    “우주는 곧 나이고, 나는 곧 우주이기 때문입니다.”

    이 교수의 이 말이 처음엔 ‘천-문학자’의 ‘문학적’ 수사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진지했다. 그에게 인간은 우주와 결코 분리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대부분을 이루는 ‘물’의 원료 수소는 거의 100% 빅뱅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우주가 태어나고 약 1초가 흐른 순간부터 최대 3분 사이에 일어난 핵합성을 통해 수소와 헬륨 원자핵이 탄생했죠. 우리 몸의 다른 구성 성분인 산소, 질소, 마그네슘, 인, 황, 구리, 철 등은 초신성에서 왔어요. 수십억 년 전, 이름 모를 초신성이 평생을 바쳐 모은 귀한 중원소를 은하에 환원하지 않았다면 지구 생명은 결코 시작되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 몸속의 어느 한 구석도 우주에서 오지 않은 것이 없어요. 이 땅에 있는 모든 존재는 별의 후예이고, 곧 우주의 후예인 겁니다.”

    그래서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고, 은하의 진화와 별의 생멸에 대해 연구하는 건 곧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인간의 오랜 질문을 풀어나가는 과정이라는 게 이 교수 생각이다. 그는 “천문학의 단 한 가지 단점은 지나치게 재미있다는 점”이라며 “‘그래비티’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우주와 생명, 인간에 대해 생각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동아 2018년 10월호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연재
    아주 사적인 타인의 리뷰

    알라딘: 초신성의 후예 - 나는 천문학자입니다

    알라딘: 초신성의 후예 - 나는 천문학자입니다






    [eBook] 초신성의 후예 - 나는 천문학자입니다
    이석영 (지은이)사이언스북스2017-06-30











































    제공 파일 : ePub(14.07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240쪽
    책소개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인생과 우주 이야기. 2006년 《네이처》에 실린 타원 은하 별 생성 과정을 밝힌 연구로 전 세계 천문학계를 놀라게 한 젊은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고백록이다. 이 책에는 우주 탄생의 신비와 밤하늘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과 유학 과정,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의 경험담을 비롯해 일상 속 깨달음과 기쁨이 모두 담겨 있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지식창조대상을 수상한 이석영 교수는 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있으며 은하 형성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와 연세 대학교에서 강의한 우주론을 엮은 저자의 전작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2009년)는 지난해 KBS 「인문 강단 락(樂)」에서 이루어진 4회에 걸친 저자 강연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기도 했다.


    목차


    머리글 5

    1부 나의 우주는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인다 12
    나는 별 볼 일 있는 사람이다 | 우주 속의 나 | 라슨 교수 대 이석영 | 내 삶의 몫
    나의 NASA 입성기 | 스승의 날 | 나는 아버지가 둘이다 | 둔필승총
    내가 만난 가장 참을성 없는 학생 | 허영

    2부 박사가 되는 길에서 제일 쉬운 것 56
    매트릭스가 보인다 | 과학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 젊은이들이 지향하는 직업
    2퍼센트의 비밀 | 한국 대학의 순위 | 영웅은 있는가 | 박사가 된다는 것 | 고기능성 자폐?
    펜싱 선수 천체물리학자

    3부 우주의 생강 106
    NASA 우주 왕복선의 마지막 여행에 즈음하여 | 허블 우주 망원경 20주년을 기념하며
    나는 빛이 왜 있는지 알아 | 초신성의 후예 | 태양: 세렝게티의 사자
    세 쌍둥이 우주 망원경 | 암흑 에너지 | 암흑 물질과 사람 인프라 | 우주의 생강
    겨울 학교 | 1만 시간의 법칙: 은하 형성 이론 | 열역학적 평형과 아님 말고 현상
    코페르니쿠스 원리 | 우리뿐인가? | 밤하늘은 당신이 상상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어둡다

    4부 나는 천문학자입니다 188
    빅뱅 대 빅뱅 | 천문학, 천체물리학 |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느린 나라 영국 | 의롭게 산다는 것 | 과학과 종교 | 읽지 않은 책 | 천문학과 점성술
    천문학이 살아남는 이유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이석영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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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 대학교 천문학과에서 타원 은하의 자외광 진화에 관한 이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내면서 허블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론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 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물리학과 교수를 지냈다. 2005년에는 별 생성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던 타원 은하가 별을 꾸준히 생성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 세계 천문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천문학회의 초청을 받고 기조 강연을 하기도 했다. 현재 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타원 은하의 별 생성 과정과 초거대 블랙홀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은하의 진화 연구로 천문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 천체 물리학회지》, 《영국 왕립 천문학회지》, 《사이언스》, 《네이처》 등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고, 미국 과학 한림원 협력 연구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초신성의 후예』가 있다. 접기


    최근작 :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초신성의 후예>,<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 총 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인생과 우주 이야기
    하나의 별에서 태어난 초신성의 후예

    우리의 존재는 그 자체가 기적과 같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물의 기본 원소인 수소는 우주가 빅뱅 후 처음 수 분 동안 만들어 낸 것이고, 나머지 원소는 모두 그 후에 우주의 별이 만든 것이다. 지구에 우리가 태어나고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태양이 태어났어야 했고, 무거운 별들이 과거에 존재했어야 했으며 우리 은하의 존재를 위해 암흑 물질이 집을 만들어야 했다.-본문에서

    우주에 우리 말고 다른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오로지 우리만 이 광활한 우주에 존재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나 하나의 존재를 위해 실로 전 우주가 일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본문에서

    올해 초 ‘겨우’ 1200만 광년 떨어진 SN 2014J 초신성 폭발이 관측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초신성은 수명을 다한 별이 폭발을 일으키는 현상을 가리킨다. 천체 간의 거리를 재기 위한 단위가 바로 빛이 이동하는 거리일 정도로 무한한 거대한 우주 공간 너머는 「스타 트렉」에 심취한 SF 팬이나 상아탑 속 학자들의 영역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이 초신성이 인류 존재의 열쇠이기도 하다.
    46억 년 전 초신성 폭발 이후 하나의 별에서 유래한 인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타원 은하의 별 탄생의 비밀을 밝혀 낸 세계적인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가 들려주는 일상 속 우주의 비밀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 본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는 2006년 《네이처》에 실린 타원 은하 별 생성 과정을 밝힌 연구로 전 세계 천문학계를 놀라게 한 젊은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고백록이다. 이 책에는 우주 탄생의 신비와 밤하늘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과 유학 과정,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의 경험담을 비롯해 일상 속 깨달음과 기쁨이 모두 담겨 있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지식창조대상을 수상한 이석영 교수는 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있으며 은하 형성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와 연세 대학교에서 강의한 우주론을 엮은 저자의 전작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2009년)는 지난해 KBS 「인문 강단 락(樂)」에서 이루어진 4회에 걸친 저자 강연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기도 했다.

    나의 우주는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입니다

    초신성이 그저 폭발만 하면 주위에 엄청난 충격을 일으켜 평화롭던 주변을 망가뜨리기만 한다. 하지만 폭발을 통해 중요한 원소들을 우주에 환원할 때 오히려 우주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 것 아닌가!-본문에서

    우주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어떻게 뜨거운 초기 우주에서 물질의 근원이 만들어졌을까? 식어 가는 우주 속에서 어떻게 은하와 별들이 태어났을까? 별의 최후는 어떤 모습일까? 이 모든 것들의 순환 과정을 알 수 있을까? 저자는 끊임없는 질문과 상상을 통해 과학과 이성의 눈으로 우주를 검증해 나간다.
    초신성 폭발 후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안에 갇히지 않은 대부분의 물질은 우주 공간으로 환원된다. 만일 초신성이 자기가 만든 귀한 원소들을 우주에 나누어 주지 않는다면 젊은 별은 초기 우주가 만든 수소와 헬륨 등 극히 단순한 원소 외에는 갖지 못한 채 태어날 것이다. 지구를 이루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들도 마찬가지다. 산소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대부분 46억 년 전 초신성 폭발과 함께 생을 마감한 이름 모를 어느 거대한 별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인류는 모두 한 별의 흔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나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어린 소년의 막연한 꿈은 박사 과정 5학년 때 집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현실이 되었다. 저자의 학회 발표가 나사 고더드 비행 연구소 스와이거트 박사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스와이거트 박사가 어떻게 집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는지가 아직도 궁금하다는 저자는 담담하고도 유쾌하게 천문학자로서의 여정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이 책에 실린 43편의 에세이들은 호기심 많은 소년,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는 유학생, 떨리는 마음을 누르고 세계 석학들과 마주하는 연구자, 그리고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제자와 스승의 관계 속으로 독자를 안내해 준다.

    나는 하늘을 보며 거기에 새겨진 나를 본다. 우주를 연구하며 그 우주의 일부인 나를 알아 간다. 그리고 나의 존재와 역할을 발견해 나간다.-본문에서

    나는 천문학자입니다

    일상 속에서 하늘을 보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은 오늘날 저자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이 책은 힘든 현실에 쫓기면서도 성공이나 출세만을 바라보지 않고 그 너머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비단 천문학자를 꿈꾸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초신성의 후예로 태어나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천문학을 해서 먹고살 수 있겠느냐는 젊은이들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 저자가 박사 과정 중 겪은 일화를 소개하는 「천문학이 살아남는 이유」는 그래서 더 의미하는 바가 크기도 하다.

    “빌. 나는 천문학을 하는 게 정말 행복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월급도 받고. 그런데,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들게 사는 아프리카의 나라들을 보면, 국가가 돈을 들여 이런 연구를 하는 게 조금 미안할 때도 있어. 인류 경제가 극한으로 나빠진다면 제일 먼저 없어질 학문이 천문학이겠지?”
    내 말에 빌이 갑자기 걸음을 멈춘다. 그의 눈이 두 배가 되었다.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우주는 인류가 먹을 것이 없어서 기진맥진해 누워서 굶어 죽어 가는 중에도 하늘을 보며 마지막으로 궁금해 할 대상이야. 그러니 천문학이 가장 먼저 시작한 학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오래 남을 것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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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학자의 눈으로 보는 대한 인문학적 고찰

    여러가지 에피소드의 시작은 과학이나 그 끝은 인문학이다. 이 책의 제목의 초신성의 후예처럼 우리 70억인구가 하나의 별을 구성하고 있었다는 흥미로운 사실로부터 출발하여 우리 인간의 삶에서 죽음은 완전한 끝이 아니라 또다른 생명의 시작임을 ..
    2014-08-2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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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제일 천재가 많은 집단같다
    leucogen 2014-12-0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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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2014의 핫 키워드인 '힐링'에 가장 맞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천문학을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써 넓은 관점에서 사람을 바라보고 어루만져 주는 느낌.
    돌연변이 2014-12-2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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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존재 이유와 기원을 간명하게 설명하는 책
    미르 2014-12-2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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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과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과학책일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제목이 '초신성의 후예'일 때는 뭔가 과학적인 것을 기대한다. 작가 이석영은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교수를 지낸후 현재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한 훌륭한 학자이다. 표지 소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세계 상위 1% 피인용 논문 횟수가 가장 높은 한국 과학자 10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이런 대단한 과학자의 글을 읽을 때 가지는 기대에서 벗어나, '과학' 컬럼이라기엔 애매한 글들이 차지하고 있다. 유학 시절의 경험과 학교 내의 문화 차이, 지도교수와 담당 학생들과의 이런저런 개인적인 일화, 천문학회 내의 풍경 등이 지면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본 판형보다 조금 작고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230 쪽 정도의 얇은 분량 중 '1부 나의 우주는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인다', '2부 박사가 되는 길에서 제일 쉬운 것'은 거의 개인적인 소소한 이야기이고 '3부 우주의 생강'에 해당되는 14편의 컬럼 약 80 페이지 정도가 천문학과 관련있는 에세이들이다.



    3부의 내용은 현대 우주론의 개념 중 일반인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주제들로 채웠다. 빅뱅 이론, 초신성 폭발 태양의 운동, 나사의 세 개의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의 발사와 실패 과정,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 우주의 완벽한 균일 상태에서 생명 탄생의 기원인 원시 밀도 요동의 불완전험에 대한 비유, 초기 우주의 열역학적 평형, 자기 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의 원리,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 등에 대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인간과 사회에 빗대어 현대 우주론의 개념을 재미있게 제시한다.



    그 중 우리 은하 내에 우리와 같이 서로 교신 가능한 지성 문명이 몇 개(N)있는가를 산출해 내기 위한 드레이크 방정식이 흥미로웠다.







    R은 별 생성률이다. 우리 은하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략 일년에 하나 꼴로 별이 태어났으므로 R=1이다. fp는 별들이 행성을 가지는 비율로, 우주의 별들은 대략 절반 정도가 날별로 태어나기 때문에 fp는 0.5 정도가, 아마도 0.3~0.7 값을 가질 듯하다. ne는 별이 행성을 가진다면 생명 탄생에 적합한 행성을 몇개나 가질수 있을까에 대한 확률이다. 우리 태양계의 예를 들자면 7개의 행성이 있고 그 중 생명체가 탄생한 행성은 지구 1이므로 ne는 1이다. Fl은 적당한 크기의 행성이 있다면 거기에서 생명체가 발현할 확률로 지구의 경우 1 화성은 0이므로 이를 근거로 정할 수 있다. Fi는 행성의 생명체가 지적 생명체로 진화 하는가에 대한 비율이다.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하고 그 생명체가 오랜 세월을 통해 지적 생명체로서 문장을 발달시키는데는 너무나 많고 복잡한 과정과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므로 fi는 매우 불확실하다. 다만 지구의 인류가 존재하는 이유로서 fi가 0 보다는 크다는 것만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Fc는 외부에 생명체가 있을 경우 우리와의 교신가능성이다. 지구의 경우 6천년 역사 중 최근 60년 동안만 교신 가능한 점을 들어 fc는 0.01이라고 저자는 어림짐작한다. 맨 마지막 L에는 교신 가능할 만큼 발달한 지적 생명체가 얼마나 오래 존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값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수준의 지구 문명이 약 1천년애서 1만년 정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드레이크 방정식에 가장 낙관적인 값을 대입하면







    이 낙관적 결과를 가지고 우리 은하에 50개의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리라는 가정하에, 우리와 비슷한 외계 문명이 우리와 문양을 교류할 확률을 따져 보면. 은하의 부피를 1조 세제곱광년으로 어림잡아 만광년 부피 안에 약 100억 개의 별 중 단 하나의 행성에서 빛의 속도로 소식을 전하고 소식을 받는데, 1만광년x 광년이 걸린다. 결국 교신에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의 속도로 운행이 가능한 매우 발달한 외계 생명체가 1만여 시간동안을 지구로 날아오는 동안, 비행체 내에서의 시간은 더디 흐르게 되므로 그들은 1년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된다. 따라서 외계 생명체가 우리를 먼저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태양계는 우리은하 내에서도 젊은 별이므로, 훨씬 오래된 별들에서 선진화된 더욱 발전된 생명체가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들에 의해 빛의 속도로 우리 행성 지구와 교신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면 지구에는 외계 생명이 넘쳐나야 한다.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가 페르미의 반격이다.


    세이건 : 만일 우리뿐이라면 우주는 엄청난 공간낭비다.

    코코나와 모리슨 : 찾으려고 시도하지 않으면 발견할 확률은 영이다.

    페르미 : 그들은 어디로 갔나. -180
    사회도 열역학적 평형과 비슷한 개념 있다. 공감이다. 어떤 새로운 가치 개념이 사회의 소개되고 받아들여지고 의미있는 결과를 창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우주에서는 매개체가 빛이거나 유체의 움직임이고 사회에선 일의 종류에 따라 소문, 미디어, 인터넷, 공청회, 실제 사람들 간의 공동 협력 등이 그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같은 시각을 갖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린다.165


    4부의 주제는 나는 천문학자입니다로, 천문학자로서 국제 학회와 유학중 있었던 여러 일화와 자신의 철학을 가볍게 풀어나간다. 결국 과학에 대한 이야기, 과학자에게 기대했던 글은 80 쪽 조금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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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BBP 2014-06-1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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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의 읽을 만한 책

    4. 자연과학



    자연과학 쪽에서는 정부희의 <곤충의 빨간 옷>(상상의숲, 2014)이 추천도서다. <곤충의 밥상>(상상의숲, 2010)부터 시작된 '정부희 곤충기'의 다섯번째 책. 몇 권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완간된다면 한국판 파브르 곤충기를 갖게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평들이 좋다. 아, 파브르 곤충기는 10권짜리로 완역돼 있다.







    관찰 대상으로 곤충과 맞먹을 만한 게 별들이 아닐까 싶은데, 과학 내지 천문학 관련서도 몇 권 더 얹는다. 이준호의 <과학이 빛나는 밤에>(추수밭, 2014)는 '천체물리학부터 최신 뇌 과학까지, 우주의 역사부터 과학의 역사까지' 다룬 통합형 과학 입문서. 저자는 과학분야의 인기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 지기라고 한다. 청소년들에게도 권장해볼 만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인생과 우주 이야기' <초신성의 후예>(사이언스북스, 2014), 국립과천과학관 지기 이강환의 <우주의 끝을 찾아서>(현암사, 2014)도 밤하늘에 대한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만한 책들이다.


    로쟈 2014-06-04 공감 (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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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과학]에서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를 읽으면서, 저자의 다른 책 <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를 읽었다. <초신성의 후예, 나는 천문학자입니다>와 두 책의 내용이 일부 겹치기 때문에 읽는 데 조금 수월하기도 한데, <초신성의 ~>는 천문학과 관련된 내용에서 자신과 사회를 돌아본다.




    <초신성의 후예~ >에서는 이 분이 천문학에 굉장한 애착이 있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이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같이 보인다.




    우주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을 설명하면서, 과학고나 외국어고를 떠올린다.


    나는 1980년대 초반에 고등학교를 다녔으니 특목고가 탄생하기 이전 세대이다. 처음엔 좋은 일이지 싶었다. 과학서적을 탐독하고 라디오를 만든다고 납땜질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온갖 실험을 맘껏 할 수 있는 학교가 생긴다니, 외국어 교육이 부실한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외교관과 언어를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외국어 교육에 중점을 둔 학교가 생긴다니 반가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의 기회는 결국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기득권을 가진 계층에겐 활짝 열려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가정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이미 가진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새롭게 제공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시 서류 심사를 하다 보면 특목고 출신들은 화려한 경력의 훈장을 셀 수 없이 많이 달고 있다. 그들에 비해 지방 멀리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서류는 수수하기 그지없다. 훈장의 숫자로서열을 매기는 현재의 시스템 상에서 부와 기회의 대물림에 거스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훌륭하신 분들이 어련히 많은 고민을 하시고 계시겠지만 내 짧은 생각으론 특목고는 이미 다양한 공,사교육의 기회를 가진 대도시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그런 기회가 적은 지방의 학생들과 사교육이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실시되면 좋겠다. 일생을 바쳐 과학을 하고 싶어 안달이난, 그러나 기회가 적은 그런 학생들을 육성하고, 외국어를 진지하게 배우고 싶어 하는 인문 사회학도를 찾아 가르치는 그런 교육 정책 말이다. (145-146)




    요즘 젊은 이들에게 뭐라 말하는 꼰대와 달리, 저자는 스승의 날에 어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 선배들 부모들 그리고 이 땅의 선생들 우리는 후대에게 끝없이 더 잘되라고 교육을 하지만 정작 우리가 처한 위치에서 올바로 서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은 별로 없다. 내 나이 오십에 무슨 공부를 더하겠냐 하겠지만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공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책을 읽지 않으며 어떻게 후대에게 책을 강요하며, 내가 내 가정의 복지를 위해 술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할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후대에게 자신을 다스리라고 호소력 있게 말할 수 있겠나.




    우리 학생들은 연구가 잘 안 풀리면 다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며 주눅이 든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까지 예일 대학교,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칼텍), 옥스퍼드 대학교, 연세대학교에서 십수 년 교육에 종사한 경험상 교수가 친절히 잘 지도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학생이 얼마나 좋은 연구를 하는가에 멘토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말이다. 거꾸로 말하면, 학생이 힘들어 한다면 책임의 큰 부분이 교수에게 있다는 것이다. 어떤 논리도 일반화하긴 힘들지만 내 학생 대부분이 뭔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먼저 나의 역할을 의심해 볼 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다섯 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영국에 있던 시절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세 명, 귀국한 후 연세대학교에서 두 명이다. 모두 다 프로 천문학자로 일하고 있고 나의 큰 자랑거리이다. 그중 바티칸에서 교황을 보필하는 과학자도 있고, 세계 적인 명문 대학교의 교수가 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그들을 보면 부족한 것이 보인다 1、2년에 한 번씩 나를 찾아와 함께 공동 연구를 할 때엔, 나는 어김없이 옛날 의 나로 돌아가 꾸짖고 책망하길 반복한다. 마치 나는 늘 옳고 그들은 늘 부족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실상을 말하자면, 나는 그들과 같은 나 이에 훨씬 능력이 부족했고, 그들이 내 나이가 되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역사가 흐르는 방식이다.




    나는 요즘 내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내 학생들이 내게서 박사 학위 를 받은 후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하는 것을 보고 싶지만 내겐 그들의 뜀판이 되기엔 충분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게 지도를 받는 학생들의 학문 세계는 지도 교수인 나의 학문 세계의 크기를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결국 내 학생들의 수준은 곧 나의 수준의 반영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내 한계를 더 많이 뛰어넘기만을 바랄 뿐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좋은 연구 결과를 내더라도, 그들의 학문적인 아버지인 내가 국제적인 인지도가 낮아서 그들의 진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땐, 더욱 기분이 쳐진다. (36-38)




    저자는 유학시절, 돈이 없어 곤궁했던 시절 남의 차 후미등 하나를 깨뜨렸으나 도망친 일을 원죄로 생각한다. 사정이 급박한 사람들에게는 그럴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복된 삶을 누라는 사람이 의로운 삶을 사는 것은 쉽다. 우리는 깨끗 차를 몰고다니면서, 하루종일 길을 걸으며 힘든 숨을 가래침으로 길에 뱉는 휴지 줍는 할아버지를 나무란다. 한 번도 배를곯아 본 적 없으면서, 사흘을 굶다가 시장에서 빵을 훔치다가 잡힌 우리 시대의 장발장을보며 혀를 찬다. 자기가 소유한 다섯 채의집중딴하나도 자기 힘으로 사야 할 필요가 없었으면서, 생애 처음 집 하나 장만하는 젊은 부부가 집값을 깎아 달라고 비굴한 미소를 지으면 경멸의 눈초리를 보낸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살지 않으면서 저녁이 되면 산책을 오는 나보다 못사는 사람들이 싫다. 우리 아름다운 교정에 음식을 배달하러 들어오는 오토바이가 눈에 거슬린다. 나의 깨끗한 집을 다른 사람들이 어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담을 높이 쌓는다. 복된 삶을 사는 내 자녀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싫어서 특수학교를 보낸다. 사회에 범죄를 짓고 이미 죗값을 치른사람들을 우리로부터 영원히 격리하고 싶다. 나는 마치 어떤 종류의 불행에도 면역을 가진 것처럼. 하지만 무슨 말이 내 입에서 나오기 전에 나는 내 원죄를 기억한다. (215-216)




    우주과학이 어려워 함께 읽어본 책인데, 우주과학 못지 않게 한 어른께 조언 아닌 조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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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雨香 2017-09-02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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