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0

알라딘: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알라딘: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l 옛글의 향기 4

노자(저자) | 최상용(역자) | 일상과이상 | 2018-03-05






정가 13,500원


반양장본 | 328쪽 | 225*173mm | 623g | ISBN : 9788998453510



노자, 최상의 덕은 물과 같다


장자 : 쉽고 바르게 읽는 고전


간명한 중국철학사


논어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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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의 향기 4권. 『도덕경』은 한자와 동양사상을 많이 알고 있는 독자에게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처럼 한 번에 읽힐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본문 중에 실린 옮긴이의 주석과 주요한자의 독음 및 해설들이 원전에 집중해 읽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이 책의 옮긴이 최상용은 노자의 『도덕경』 원문을 쉬운 우리말로 옮기려 했고, 노자가 전하고자 하는 깊은 뜻은 『도덕경』 원문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드니 『하상공장구』도 우리말로 함께 옮겨야겠다고 생각했고 노자의 『도덕경』과 하상공의 주석인 『하상공장구』 원문을 최대한 최초의 판본으로 복원해 번역하려 했다.

노자의 『도덕경』 원문의 의도를 가장 올바르게 전달한 주석본인 『하상공장구』를 원전에 충실히 번역하고자 했고, 각주나 해설 등을 생략한 채 읽어도 『도덕경』 원문에 담긴 본연의 뜻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더 나아가서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우리말로 최대한 풀어 썼으며, 딱딱한 문어체 대신 다감한 구어체로 이야기하듯 문장을 전개했다.

‘한자어원풀이’도 수록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대기만성(大器晩成) 등 이 책에 실린 주요 한자어의 어원풀이를 통해 한자에 담긴 본연의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글자의 원형이 담긴 갑골문(甲骨文)과 금문(金文) 그리고 설문해자(說文解字)를 참조 인용하며 상세한 풀이도 했다.





들어가는 말 8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권1 11
제1장 도를 체득할 수 있음-체도體道
제2장 심신의 수양법-양신養身
제3장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법-안민安民
제4장 없음의 근원이란-무원無源
제5장 텅 비움의 유용함-허용虛用
제6장 오장신의 상을 이룸-성상成象
제7장 자신을 드러내는 빛을 감춤-도광韜光
제8장 상황에 쉽게 적응하는 물의 성품-이성易性
제9장 만물운행의 공평함-운이運夷
제10장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능위能爲
제11장 없음으로 쓰임이 되는 것-무용無用
제12장 욕망을 단속해야 하는 이유-검욕檢欲
제13장 수치스러움을 멀리하는 법-염치?恥
제14장 현묘한 도를 찬양함-찬현贊玄
제15장 드러내지 않아도 드러나는 덕-현덕顯德
제16장 고요함의 근본으로 돌아감-귀근歸根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권2 89



법인 (스님)
: 불교와 노자는 매우 친숙하다. 위진남북조 시대, 공과 열반 등을 설명하기 위하여 『도덕경』의 ‘무’와 ‘무위’의 주요개념을 차용하였다. 팔만대장경은 선/악, 미/추의 분별이 인간의 헛된 분별과 집착에서 비롯된 허망한 환몽임을 깨닫는 그 자리가 해탈이라고 말한다. 노자는 말한다. 없음의 근원, 텅 빔의 유용성, 이런 ‘함이 없는 함’이야말로 개인을 자유롭게 하고 안민과 정치의 참된 시작이라고. 최상용 박사의 이번 번역은 분명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를 바라보는 우리를 보다 깊고 넓은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고창영 ((주)범천 전무이사,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근무)
: 동양고전은 우리에게 인간과 대자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주변을 둘러보게 만드는 훌륭한 스승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도덕경』은 무위(無爲)의 삶을 설파하는 가르침으로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이번에 최상용 박사가 번역한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는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책으로, 유교적 해석이 가미된 왕필본보다는 훨씬 원전에 가까운 소중한 판본이라 할 수 있다. 아무쪼록 기업경영에 바쁘더라도 일독을 권하며 『도덕경』의 지혜가 사업 번창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안진수 (인체생명기학연구원장, 기학박사)
: 도가 및 도교사상을 구성하는 주요 원천이 『도덕경』과 『장자』인데, 『내 안의 나를 깨우는 장자』에 이어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을 출간한 기철학자인 저자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수행자라면 ‘종교의 근본 가르침과 수행의 이(理)와 생(生)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늘 가슴 깊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 물음에 답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기학과 참된 수행의 세계를 경험해 보길 권한다.





저자 : 노자 (老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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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노자>,<도덕경> … 총 78종 (모두보기)
소개 :
중국 춘추시대에 도가사상(道家思想)을 창시한 철학자이다.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는 담(聃)이다. 노자의 생몰연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지만 사마천의 『사기』 중 「노자열전」에 따르면, 기원전 6세기경에 초나라의 고현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춘추시대 말기에 주나라의 장서실(藏書室, 오늘날의 국립도서관)을 관리하던 수장실사(守藏室史)로 활동했다.
일설에 의하면, 공자가 젊었을 때 노자를 찾아가 예(禮)에 관한 가르침을 받았다고도 한다. 주나라가 쇠퇴하자 노자는 은둔하기로 결심하고 서방(西方)으로 떠나는 도...





역자 : 최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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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자 실력이 과학 실력이다>,<한자 실력 세트 - 전3권>,<한자 실력이 사회 실력이다> … 총 23종 (모두보기)
소개 :
언론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동양학의 깊이에 매력을 느끼고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에 입학했다. 기공학(氣功學)으로 석사학위를, 기학(氣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신비롭게만 여겨왔던 기(氣)를 체득하기 위해 참선, 명상, 도인법 등 다양한 수련을 해왔다. 더 나아가 동양학의 과학적인 접근을 위해 서울대학교 한의물리학교실에서 인체의 경락, 바이오포톤, 생체자기장, 생체에너지 등을 연구하기도 했다.
현재 인문기학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대학 및 대학원, 기업 및 여러 사회단체 등에서 동양학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시대를 초...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하버드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 세계 상아탑의 필독서 『도덕경』,
600여 종이 넘는 『도덕경』의 주석서 중에서 최초의 주석서이면서 가장 온전한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를 소설처럼 쉽게 읽는다!
상선약수(上善若水), 대기만성(大器晩成) 등 『도덕경』을 보다 깊게 이해하는 한자어원풀이

>> 위기의 시대, 『도덕경』을 읽으면 길이 보인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실업과 노후파산 등으로 불안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삶의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고전은 우리에게 길을 제시한다. 노자(老子)의 『덕경(道德經)』은 시대를 초월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에게도 신선한 청량제로 다가온다. 『도덕경』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면서, 삶의 나침반을 세우고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모두 81장으로 구성된 『도덕경』은 5천여 자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은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않고(無爲), 자기에게 주어진 대로 자연스럽게 행해야 한다(自然)”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바탕으로 도가사상을 처음 주장했다. 겉치레를 중시하고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문명사회를 비판하고, 약육강식의 세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영원한 고전이 되었으며, 종교와 문학, 회화, 정치, 경영 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마오쩌둥, 톨스토이, 헤겔, 하이데거, 니체, 프로이트, 빌 게이츠, 마윈 등이 이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았다. 또 『도덕경』은 ‘시대를 초월하는 넓고 깊은 지혜를 담은 책’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하버드대 필독서 100’,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연세대 필독서 200’, ‘고려대 권장 교양 명저’에 선정되는 등 전 세계 상아탑의 필독서이다.
노자의 『도덕경』은 한(漢)나라 문제(文帝) 때 하상공(河上公)이 주석을 단 하상공본과 위(魏)나라 때 왕필이 주석을 단 왕필본을 비롯해 600여 종이 넘은 다양한 판본이 전해 오고 있다. 그런데 600여 종이 넘는 『도덕경』의 주석서 중에서 하상공본인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老子道德經河上公章句)』를 지난 2천여 년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는 최초의 주석서이면서도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가장 온전한 문헌이다. 이 책은 동양 최고의 의학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의학적 바탕과 『도덕경』의 사상에 기반한 황로학(黃老學)을 응용하며 ‘몸의 사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당나라 시기까지는 도사(道士)를 뽑는 고시의 필수과목으로 이 책을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문학작품은 물론 여러 문헌들에서도 하상공의 주석을 인용했다.
그런데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는 대중독자가 읽기에 만만치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가 있었지만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이 책의 옮긴이 최상용은 많은 『도덕경』 판본 중에서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老子道德經河上公章句)』가 옛사람이나 현대 대중독자에게도 가장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책을 쉬운 우리말로 번역하게 되었다.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 원문과 하상공이 붙인 주석을 함께 실었는데, 하상공의 주석을 읽다 보면 『도덕경』 원문에 담긴 난해한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10년에 걸친 번역으로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히는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도덕경』은 5천여 자의 짧은 분량으로 되어 있지만 매 문장마다 깊은 의미와 상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철학, 문학,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친 고전이다. 하지만 깊은 의미와 상징을 함축한 문장들 때문에 원문만 읽어서는 그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은 옮긴이의 주석이 포함된 책을 읽어야 했는데, 오히려 그로 인해 가독성이 떨어지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사실 『도덕경』은 한자와 동양사상을 많이 알고 있는 독자에게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처럼 한 번에 읽힐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본문 중에 실린 옮긴이의 주석과 주요한자의 독음 및 해설들이 원전에 집중해 읽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이 책의 옮긴이 최상용은 노자의 『도덕경』 원문을 쉬운 우리말로 옮기려 했고, 노자가 전하고자 하는 깊은 뜻은 『도덕경』 원문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드니 『하상공장구』도 우리말로 함께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노자의 『도덕경』과 하상공의 주석인 『하상공장구』 원문을 최대한 최초의 판본으로 복원해 번역하려 했다. 그리하여 지난 10여 년간 옮긴이의 블로그 ‘옛글의 향기와 삶(https://choisy1227.blog.me/)’에 번역문을 올려왔다. 그러자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가 절판되어 아쉬움을 느껴왔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의 옮긴이 최상용은 노자의 『도덕경』 원문의 의도를 가장 올바르게 전달한 주석본인 『하상공장구』를 원전에 충실히 번역하고자 했고, 각주나 해설 등을 생략한 채 읽어도 『도덕경』 원문에 담긴 본연의 뜻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더 나아가서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우리말로 최대한 풀어 썼으며, 딱딱한 문어체 대신 다감한 구어체로 이야기하듯 문장을 전개했다. 따라서 『도덕경』을 처음 읽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책은 ‘한자어원풀이’도 수록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대기만성(大器晩成) 등 이 책에 실린 주요 한자어의 어원풀이를 통해 한자에 담긴 본연의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글자의 원형이 담긴 갑골문(甲骨文)과 금문(金文) 그리고 설문해자(說文解字)를 참조 인용하며 상세한 풀이도 했다. 따라서 『도덕경』
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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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깨끗하게 할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요즘 욕심과 탐욕이 생기는 것 같아 제 자신이 무서운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난어디든갈거야 ㅣ 2018-03-28 l 공감(0) ㅣ 댓글(0)



그동안 알고 있던 도덕경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꽃길 ㅣ 2018-03-27 l 공감(0) ㅣ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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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5편




매일 나를 닦아내듯. 애기여우 ㅣ 2018-03-17 ㅣ 공감(1) ㅣ 댓글 (0)


서양철학이 대세인 때이고 그리스 로마시대의 사상이 현대사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동양철학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오래된 종이 냄새와 한자번역서를 보면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같다. 그럼에도 정작 공자의 논어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깔끔한 원서와 번역본을 읽지는 못했다. 아니 읽으려고 굳이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매력적이지만 가까이 하기엔 지겨울 듯 했고 내가 포기할 것이 두려웠다. 해설서도 좋은 것들이 많아서 발취되어 있는 좋은 구절 한 몇 개만 읽어도 나의 알량한 지적호기심과 교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노자와 장자가 궁금했다. 나름 꽤 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며 인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고 생각했다. 공자의 말씀은 생활속에서 받아들이고 사는데 어렵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 어렵진 않다. 노자와 공자의 사상은 매번 자유롭고 가볍고 유연한데 와닿지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의 사상을 배우고 싶고 체득하고 싶었다. 나의 성향과 다른 부럽고 따라가고 싶은 모습이 그들의 이야기에 담겨있는 것 같았다.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은 원본에 충실하고 담백하게 번역만 하려고 노력한 책이다. 정확하게 자신이 직접 쓴 책이 한권도 없고, 그럴듯한 명맥이 이어지는 제자도 없는 노자는 주나라를 떠나는 도중 만난 관문지기에게 그의 요청에 의해 2권의 짧은 책을 주는데, 속설에 따르면 그것도 그가 직접 쓴 것은 아닐지도 모르고 구전된 것을 누군가 집필했다는 말도 있다. '도'에 대한 '도경'과 '덕'에 대한 '덕경' 총 81편의 짧은 글이 전부이다. 

한자어의 글만 모은다면 몇 장 되지 않은 이 짧은 글은 후세까지 이어지고 인류역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정치, 문학, 종교, 경영 등 많은 분야에 흔적을 남긴다. 이 도덕경의 주석서 중 가장 최초이자 온전한 것인 '하상공장구'를 번역하여 옮긴 것이 이 책이다.

제대로 도덕경의 원문을 읽고자 한 나에게는 너무 감사하고 필요한 책이었다. 총 4권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권마다 앞 장에 그 권의 대표적인 이야기가 실려있다. 자연생태적인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말이자 나에게 가장 와닿는, 필요한 말은 물에 비유한 우리네의 모습이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습니다.
물은 만물을 아주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물기도 하며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습니다.
머물면서 땅을 기름지게 하고/마음은 깊은 연못 같으며
줄 때는 매우 어질고/말할 때는 매우 믿음직스러우며
정직하여 다스림을 잘하고/일에 있어서는 모든 것을 잘하며
그 움직임은 때를 잘 맞츱니다./오직 다투지 아니하니
그러므로 허물이 없습니다.

너무 익숙하지만 읽을수록 나의 모습이 투영되어 부끄럽고 반성하게 되는 구절이다. 최근 만난 직장동료 중에 나이는 어린데 심성이 곱고 일할 때 좋은 자료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며 본래 자기가 만든 것이 아니니 기꺼이 나눌수 있어 기쁘다고 한 이가 있다. 내가 힘들어서 이제 못하겠다 내팽게친 일을 본인이 하겠다고 하고 다른 사람들이 떼어버린 일들까지도 본인이 떠맡아하면서도 다음 후임자가 힘들어할까 걱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일을 잘 해내고 곤란할 때는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그이가 볼수록 존경스럽고 본받을 것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위 구절을 읽으며 그녀가 떠올랐다. 그녀는 물의 이치를 실천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부족한 나에게 12장의 욕망을 단속해야 하는 이유나 23장은 텅 비워 무위로 함 34장의 이루어짐에 맡김, 41장의 같음과 다름의 이야기들은 읽고 책에 표시해두고 다시 읽을 만큼 생각하고 반성할 꺼리를 많이 주었다. 물론 24장의 괴롭지만 은혜로운 충고와 같이 잘난척하기 일쑤인 나에게 제대로 된 날카로운 이야기도 있다.

공자의 논어를 읽을 때도 쉽지 않았다. 엄격하고 단정한 느낌이었다. 노자의 도덕경은 쉽게 읽히는데 생각이 많아진다. 자유롭지만 단단해서 뿌리가 잘 받쳐주고 있어 믿음직스럽다. 그의 말처럼 자연이 진리라 흔들리지 않지만 세상 만물 연결시키며 생각하다보니 나의 모습이 자꾸만 비춰지면서 부끄러움도 반발도 간혹 생긴다. 하지만 자꾸 부끄러운 모습을 돌아보는 내 자신이 싫지 않다. 이 또한 자연의 한 모습이니. 더 인위적이지 않고 흐름에 맡길 수 있게 나를 갈고 닦을 수 있길 바라며 매일 조금씩 도덕경을 꾸준히 보고 싶다고 바란다.


노자의 도덕경 yeon0525 ㅣ 2018-03-16 ㅣ 공감(1) ㅣ 댓글 (0)


<도덕경>은 총 81장 5천여자밖에 안되는 적은 분량의 책으로, '무위자연'을 통해 마음을 일깨우게 하는 '노자'의 도道의 철학이 잘 담겨져있다. 이 책<내 안의 나를 깨우는 도덕경>은 여러 주석가운데 한나라 문제 때의 하상공河上公에 의해 지어진 최초의 주석서인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를 기초로 하여 풀어놓은 것이다.

도를 말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닙니다.


도덕경1장은 이렇게 道에 대한 풀이부터 시작된다.
道는 이름 붙일수 없으며 형체도 없어 이름으로 부를수도 없으며 욕심내는 마음이 없어야 도의 요체를 관찰할 수 있다는 글로 마음을 먼저 비우게 한다. '좋다' '나쁘다'는 마음도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며, 일을 하여도 자랑하지 않고, 공로를 이루어도 그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며 '無爲무위'의 사상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이렇듯 도덕경은 기존 '유학'이 추구했던 형식적이고 보여주는 것이 아닌 '無'와 자연에의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그럼에도 내용은 허무적이나 황당한 것이 아닌, 의외로 굉장히 현실적이었을 뿐 아니라 정치적인 면도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다. 특히나 후반으로 갈수록 어떻게 백성을 대하며 어떻게 신하를 등용하며 어떤 마음으로 통치해야 하는지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유익함을 강조하며 천하는 항상 무위의 일로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장자의 철학과 노자의 '도'의 철학은 '무위'라는 면에서 합일점을 지니고 있는거 같다. 그래서 노장사상으로 묶어서 이야기 하는거 같다. 하지만 장자의 철학은 정치적인 면을 배제한 소인의 삶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노자의 철학은 통치자를 의식한 정치적인 면을 많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두고 있는 듯 하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를 삶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울림을 남긴 문장이다. 작은 물고기는 삶을 때 내장, 비늘을 제거하지 않고 휘젓지도 않는다. 이는 문드러져 죽이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통치를 한다면 그 어떤 나라가 태평성대하지 않겠는가!! 그 복잡하고 어지럽던 춘추전국시대를 어떻게든 안정시켜보고자 노력했던 제자백가들의 철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귀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노자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일상이상, 2018) life7joy ㅣ 2018-03-16 ㅣ 공감(0) ㅣ 댓글 (0)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은 81편의 얇은 시집이다. 5천여 자로 이루어진 짧은 시적 표현은 간결하지만 함축적이어서 그 사상은 깊고도 깊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제대로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600여 종이 넘는 도덕경 주석서가 있다고 한다. 그 중 <도덕경> 최초의 주석서인 <노자도덕경 하상공장구(老子道德經 河上公章句)>는 <도덕경>을 읽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 출판사 ‘일상이상’에서 최상용 선생의 번역으로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을 펴냈다. 이 책, 읽기 편하다. 굵은 글씨체로 노자의 <도덕경>을 번역하고 아래에 원문을 실었다. 그리고 다시 하상공(河上公)의 주석을 충실하게 번역해 놓고 아래에 그 원문을 실었다. 별다른 설명 없이 번역해 놓았는데, 그것으로 충분하다. 각 권 끝에는 ‘한자어원풀이’도 실었는데 참으로 유용하다. 한 마디로 ‘담백한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8장 ‘상선약수(上善若水)’와 9장 ‘지이영지(持而盈之)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은 다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물기도 한다. 지고선(至高善)인 도(道)도 물과 같은 것이 아닐까? 잔이 차면 기울어지고, 날카롭게한 칼날도 다시 무디게 되는 법이다. 귀중품으로 집을 가득 채우면 지키고 어렵고 신분이 높아지면 교만하여져 결국 허물만 남게 된다. 한 세상 살아가는데 나는 무엇으로 나의 인생을 채울까? 너무 욕심 부리지 않는 게 좋겠다. 내 안에 너무 많은 것으로 채우려하지 말아야 한다. 수레도 그릇도 집도 텅 비어있어야 쓸모가 있는 법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 이래서야 어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으며, 세상에 유익한 존재가 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29장 ’무위(無爲)‘에서 ’성인은 탐욕, 음욕, 색욕과 사치스러움과 과분한 것을 버린다(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라고 말한다. 노자의 무위(無爲)와 무아(無我)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첫 문장을 다시 떠올려 본다. 말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덕경>과 주석서 <하상공장구>를 쉽게 번역해 놓은 이 책 덕분에 노자의 사상을 조금 맛볼 수 있었다. 조금 서둘러 읽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차분히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최상용 선생의 다른 번역서 <내 안의 나를 깨우는 장자1, 2, 3>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내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flower ㅣ 2018-03-09 ㅣ 공감(1) ㅣ 댓글 (0)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이 책은 기원전 6세기경에 노자라는 사상가에 의해 쓰여진 도덕경을 하상공의 주석으로 번역된 것을 저자가 10여년에 걸쳐 우리말로 읽기 쉽도록 번역한 것이다. 항상 도덕경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내용이 어렵고 현시대에 알맞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은 구어체로 번역되었고, 해설을 보지 않고도 읽기 쉽도록 번역되었다. 동양 사상 중에 이보다 더 인생을 지혜로 인도하는 책이 있을까. 공자는 땅이고, 석가는 하늘이며, 노자는 바람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바람 같은 세상을 거닐면서 파안대소했으며, 은둔을 사랑했던 노자의 사상은 언제나 마음을 뛰게 한다.



노자가 가리키는 무위의 진리를 이해하고 싶고, 세계의 본질과 내 안의 중심을 확연히 알고 싶기도 하다. 특히 요즘처럼 뉴스와 이슈로 떠오르는 일들에 사람들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바르고 정직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외부로 보이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도덕경을 읽어본다. 도덕경은 제왕학이라서 위정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글이라고 하는데 누구나 삶을 경영하고 있고, 누구든지 자신의 삶의 위정자이므로 도덕경은 모든 이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도덕경’은 ‘도’를 다룬 1~37편과 ‘덕’을 다룬 38~81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상공의 주석을 많이 읽는다고 한다. 이 책은 ‘황제내경’이라는 의학서가 바탕이 되어 심신수련에도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1장에서 말이나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은 진리가 아니고,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에서 천지가 시작되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으로 만물의 어머니가 된다는 알듯 모를듯한 내용으로 시작된다. 난해하면서도 현묘한 의미에 독자의 깊은 사색이 시작된다.



도덕경은 2,5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5천자의 글자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해석되면서 살아 움직이며 현존해왔다. 물질문명의 가치관 속에서 본질로 회귀하려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에게 주는 삶의 지침이고 내면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노자가 가리켜 보이는 도, 무위의 자연은 고대나 지금이나 영적 원천이 되어 준다. 천지만물 중에 노자가 가장 사랑했던 무색무취무미의 ‘물’이 바로 도이며, 세월이 흘러도 부드럽게 살아있는 노자 입 속의 혀이며, 물소 등을 타고 사라진 은둔의 노자가 펼쳐보이는 도덕경!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않고(無爲), 자기에게 주어진 대로 자연스럽게 행해야 한다(自然)’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자유로운 마음을 품고 스스로가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어 주변에 유연하면서도 강인한 처세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담긴 도덕경을 항상 가까이 두면서 배워나가고 싶다.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은 누구나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짧은 글로 이루어진 이 책을 외워보고 싶고, 삶의 길을 제시해주는 도(道)와 덕(德)에 대해 늘 생각해보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풀한포기 ㅣ 2018-03-08 ㅣ 공감(0) ㅣ 댓글 (0)


고등학교 때 우연히 노자를 읽었는데, 그 때 노장 사상에 푹 빠져서 그 후로 노장사상에 대한 책들을 탐독한적이 있다. 10여년전에 도울 김용옥이 tv에서 노자를 강의해서 시중에 큰 화제가 되었는데, 이 때 도올의 노자 해석의 적절성으로 인해 공방이 많이 일었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도올의 노자해석은 상당히 자의적이라 생각하는데, 아마도 영미의 해석학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한다. 그 후로 한동안 노자를 읽지 않고 잊고 지냈는데, <내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이라는 책을 통해 다시 도덕경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최초의 노자 주석인 <하상공장구>를 번역한 책이다. <하상공장구>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주 짧게 해설한 주석이었다.



노장사상이 워낙 심오한 철학이다 보니, 요즘 나오는 노자 책은 아주 많은 해설이 붙어 있는데 비해 <하상공장구>는 아주 간략하게 해설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노자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철학이라기 보다는 그냥 채근담 같은 교훈집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게는 간략한 해설이 노자 전체를 물 흐르듯이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마음이 들었다.



도덕경은 원래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은 도덕경을 4권으로 나누고 있다. 하상공장구가 원래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아니면 저자가 4권으로 나누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별로 중요하지는 않다), 각 권 마지막마다 한자 어원풀이가 있는데, 이 부분도 꽤 재미있게 읽었다.



노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무리없이 읽을 수 있고 익숙한 사람에게는 새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https://blog.naver.com/lhjwy/221224802850


내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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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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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8. 0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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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나긋나긋하지만,

 人之生也柔弱(인지생야유약)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조화로운 기운을 머금고 정과 신을 안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겁니다.

 人生含和氣,抱精神, 故柔弱也(인생함화기, 포정신, 고유약야)

 

 

죽으면 딱딱하고 단단해집니다.

其死也堅强(기사야견강) 

 :사람이 죽으면 조화로운 기운이 고갈되고 정과 기가 사라지기 때문에 딱딱하고 단단해지는 것이죠.

人死和氣竭,精神亡,故堅强也(인사화기갈, 정신망,고견강야)

 

 만물과 초목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萬物草木之生也柔脆(만물초목지생야유취)

 :조화로운 기운이 있기 때문입니다.

 和氣存也(화기존야)

 

 죽으면 말라 뻣뻣해집니다.

 其死也枯槁

기사야고고

 :조화로운 기운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和氣去也(화기거야)

 

 그러므로 딱딱하고 단단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것은 삶의 무리입니다.

 故堅强者死之徒(고견강자사지도)

 :이상의 두 가지 일을 통해 볼 때, 딱딱하고 단단한 것은 죽고,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것은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以上二事觀之,知堅强者死,柔弱者生也(이상이사관지, 지견강자사,유약자생야)

 

 이 때문에 군대가 강하기만 하면 이기지 못하고,

 是以兵强則不勝(시이병강즉불승)

 :강대한 군사는 전쟁을 가볍게 여기고 죽임을 즐기지만, 피해자들의 독기가 흐르고 원한이 맺혀지니, 여러 약한 자들이 하나로 뭉쳐 강함을 이루기 때문엥 이기지 못하는 겁니다.

 强大之兵輕戰樂殺,毒流怨結,衆弱爲一强,故不勝(강대지병경전악살,독류원결,중약위일강,고불승)

 

 나무가 강하면 가지와 잎이 함께 삽니다.

 木强則兵(목강즉병)

 :나무가 강하고 크면 가지와 잎이 그 위에서 함께 삽니다.

 本强大則枝葉共生其上(목강대즉기엽공생기상)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놓이고,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것은 위에 놓입니다.

 强大處下 柔弱處上

 강대처하 유약처상

 :사물을 흥성하게 하고 공을 이룸에 있어, 큰 것은 아래에 놓이고 작은 것은 위에 놓입니다. 하늘의 도는 강한 것을 누르고 약한 것을 도우니, 이것이 대자연의 가르침입니다.

 興物造功,大木處下,小物處上,天道抑强扶弱,自然之效(여물조공,대목처하,소물처상,천도억강부약,자연지효)




» 대만국립박물관에 전시된 노자 그림




 노자도덕경 제76장 계강(戒强)편이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강함을 추구하며 강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강한 것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노자 도덕경은 이렇게 자연과 같은 삶을 살게하는 지혜로 가득한 고전이다.

 도가의 왕도로 꼽히는 이 책을 한국에선 드물게 도교와 기(氣)를 공부한 최상용 인문기학연구소장(58)이 옮겨 출간했다. <내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일상이상 펴냄)이란 제목이다.

 노자의 <도덕경>은 한나라 문제 때 하상공(河上公)이 주석을 단 하상공본과 위나라 때 왕필이 주석을 단 왕필본을 비롯해 600여 종이 넘은 다양한 판본이 전해 내려온다. 하상공본과 왕필본이 가장 널리 읽혀왔다. 그중 하상공본인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老子道德經河上公章句)’는 유교적 해석이 가미된 왕필본보다 원본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가 사상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노자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성은 이(李), 이름은(耳), 자는 담(聃)이다. 노자의 생몰연대는 정확히 알려지지않고 있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쓴 <노자열전>에 따르면, 기원전 6세기쯤 초나라의 고현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노자는 춘추시대 말기 주나라의 장서실, 오늘날로 보면 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일설에 따르면 공자가 젊었을 때 노자를 찾아가 예(禮)에 관한 가르침을 받았다고 전한다. <도덕경>이 어떻게 세상에 전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주나라가 퇴하면서 은둔하기로 결심한 노자가 서방으로 떠나는 도중 관문기지를 만났는데, 그 관문지기의 요청으로 도(道)로 시작되는 글과 덕(德)으로 시작되는 글, 81편 한자 5천자를 남겼는데, 그것이 바로 <도덕경>이라는 것이다.




 옮긴이 최상용 소장은 “<도덕경>은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않고(무위·無爲), 자기에게 주어진 대로 자연스럽게 행해야 한다(자연·自然)는 무위자연을 바탕으로 도가사상을 처음 주장했다”고 한다. 겉치레를 중시하고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문명사회를 비판하고,약육강식의 세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는 책이라는 것이다. <도덕경>은 종교와 문학, 회화, 정치, 경영 등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마오쩌둥, 톨스토이, 헤겔, 하이데거, 니체,프로이트, 빌 게이츠, 마윈 등이 이 책을 읽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도덕경 하상공본은 동양 최고의 의학서인 <황제내경>의 의학적 바탕과 <도덕경>의 사상에 기반한 황로학(黃老學)을 응용하며 ‘몸의 사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하상공본은 당나라 시기까지 도사(道士)를 뽑는 고시의 필수과목이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문학작품은 물론 수련관련 문헌들에서도 많이 인용됐다고 전한다.




 
최소장은 9세기 송나라 때 유불도와 주역, 관상, 명리학까지 통달해 동아시아 도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진단의 내단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진단의 내단사상은 9세기 송나라 때 유불도와 주역, 관상, 명리학까지 통달해 동아시아 도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진단은 야사가 아닌 정사인 송사(송나라역사서)에 ‘무당산에 은거해 118살까지 살며 수공법(睡攻法·수개월씩 잠을 자면서 하는 수련)을 해 황제가 존경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신선이 된다며 온갖 약물들을 먹어 중독사하는 폐해가 적지않던 수련 풍토에서 먹는 외단(外丹)이 아니라 마음공부인 내단(內丹) 수련 체계를 세워 주자의 신유학과 불교의 진공묘유론을 가능하게 한 인물이다. 최소장은 국내에 연구가 전무하다시피한 진단을 공부하면서 한자로 된 역사서들을 뒤지기 시작해 수천권의 한자책을 독파하면서 한자박사가 됐다고 한다. 그는 그 한자 실력과 도교 연구 및 수행 체험을 살려서 도덕경을 번역해냈다.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기보다는 대체로 담백하게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이 책의 특징이다.

 최 소장은 “노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위자연(無爲自然)과 복귀무극(復歸無極·본래의 무극으로 돌아감)이라 할 수 있다”면서 “노자의 이 사상은 도가 추종자는 물론 도교 수련가들에게 2천여 년이 지난 지금도 영감과 함께 심신의 수행의지를 북돋아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 현대 역사의 조명탄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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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역사의 조명탄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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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8. 0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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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는 현대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조명탄입니다. 캄캄한 밤에 적전상륙을 하려는 군대가 강한 빛의 조명탄을 쏘아 올리고 공중에서 타는 그 빛의 비쳐 줌을 이용하여 공격 목표를 확인하여 대적을 부수고 방향을 가려 행진을 할 수 있듯이 20세기의 인류는 자기네 속에서 간디라는 하나의 위대한 혼을 쏘아 올렸고, 지금 그 타서 비치고 잇는 빛 속에서 새 시대의 길을 더듬고 있습니다.’




 함석헌의 간디 평이다. ‘마하트마 간디(1869~1948)의 도덕·정치 사상’을 담은 ‘간디선집’ 3권이 나남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간디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망라한 90권짜리 <간디전집>을 발췌한 것이다. 간디는 평생 동안 자신이 편집 했던 <인디언 오피니언>, <영 인디아>, <하리잔>, <나바지반> 등의 주간지에 매주 기사를 썼다. 그는 남아프리카, 영국, 인도 및 세계 각지에서 편지를 보내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답장을 해줘 하루 최고 70통의 편지를 쓸만큼 양심적이고 열성적이었다. 그렇게 40년을 쉬지않고 쓴 엄청난 양의 편지가 있기에 전집이 무려 90권에 이르렀다. 그가 보낸 편지들의 수신자에는 정치가, 종교인, 법률가, 학자, 교육자, 사업가, 예술가, 노동자, 대학생들이 포함돼 있었다. 여기엔 네루, 윈스턴 처칠, 타고르, 톨스토이, 로맹 롤랑도 들어있다. 간디가 히틀러에게도 편지를 썼지만 배달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같은 방대한 전집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인도 출신의 옥스퍼드대 교수로 <헤르메스> 편집장을 지낸 라가반 이예르가 엮은 것이 이 ‘선집’이다. 그러나 ‘선집’만으로도 각권당 900여쪽에 달하는 분량이다. 선집은 1권 <문명·정치·종교>, 2권 <진리와 비폭력>, 3권 <비폭력 저항과 사회변혁>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번역은 오랫동안 간디와 불교를 연구해온 경희대 비폭력연구소장 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했다. 허 교수는 2000년 하반기부터 학교 수업과 관련된 공부 시간을 빼놓고는 거의 전적으로 간디 번역에 매달렸다고 한다. 허 교수는 1973년 서울대 철학과 3학년 때, 10월 유신 반대 데모로 용산경찰서 유치장에 붙들려 들어가 29일 간의 구류를 살고 나온 직후 박재순 선배의 소개로 간 서울 신촌 봉원동 퀘이커 보임에서 함석헌 선생님에게 <바가바드 기타>를 영어 번역으로 공부하면서 인도 및 간디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정치인이자 독립운동가이자 사회개혁가이자 영성가이자 종교인이자 실천가였던 인간 간디의 저작과 분석 등이 망라돼 간디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편지글이어서 전체를 간파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옮긴이 허 교수는 일단 1. 행동가 간디 2. 진리와 세속 3.간디와 붓다 4.종교와 정치 5. 간디와 함석헌 6.비폭력과 문명비판 7.선동가 간디 등 7가지 주제를 일단 간추려서 소개했다. 1번 행동가 간디편에 소개한 아래 내용만으로도 간디의 진면목이 잘 드러난다.










‘간디는 참을 실현하려고 손발을 포함하여 온몸으로 행동했다. 그는 참의 실현이 단순히 말이나 글에 의해서도 아니고 무행위로 빠질 수 있는 명상이나 선정에 의해서도 아니며, 오로지 민중에 나 봉사행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는 진심으로 봉사하면서 신 또는 아트만을 실현하기 위해서, 홀로 있거나 집단 속에 있을 때 침묵하고 명상하고 예배하고 기도했다. 간디의 삶은 정중동, 아니 동중정의 삶이다.




 간디는 인생의 목적이 민중에 대한 봉사라고 선언하고, 행위에서 무행위를 보고 무행위에서 행위를 보는 사람, 그가 진실한 요기이고 참된 카르마(행동)의 사람임을 믿었다. 증오의 한복판에서 사랑의 삶을 살아갔던 그는 스스로 카르마 요기의 모범이 되었다. 그는 도 닦는다 하고 고행하면서 세상을 버리려는 자에게 세상에 봉사하기 위해서만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가 바로 진실한 구도자라 하고, 이 세상이 구도자를 위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은 정신적 나태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옮긴이는 “간디가 진리와 비폭력이 책을 요구하지않으며 행동만이 가장 위대한 현시이고, 그것들이 실천에 의해서만 보급될 수 있다고 보았다”면서 “간디에게는 세속을 변화시키기 위한 행위를 동반하지 않는 명상이나 수행은 모두 정신적 방탕이고 순결(브라마차르야) 계율의 정면 위반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자아실현이란 봉사를 전제로 한다는 간디의 종교관도 분명하게 말해준다.




 ‘자아실현이나 자기지식은 우리가 모든 생명과 일치되기 전-신과 하나되기 전-까지는 불가능하다. 그와 같은 일치를 완수하는 일은 타인의 고통을 의도적으로 나누는 것, 그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포함한다. 뭇 생명과 그들의 고통, 그리고 신을 외면하거나 도외시한다면 개인적 완성, 자아에 대한 지식, 진리추구도 모두 거짓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아완성은 봉사를 통해서 얻어진다는 간디의 말을 수용하면, 자아가 완성되기를 기다려 봉사하려는 태도는 근본적으로 잘못이다. 봉사 없는 자아 완성은 도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힌두교 풍토에서 태어난 불교와 힌두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허 교수는 간디의 글을 통해 이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정리해준다.

 ‘붓다는 자신이 살았던 참담한 시대의 개혁자였는데, 당시 눈먼 바라문은 이기적이어서 붓다를 거부했지만, 실천적 대중은 붓다가 자신들의 신앙을 앞장서서 주장하는 분임을 확인하고 그를 따랐으므로, 불교는 대중의 이름으로 실천되는 힌두교였다. 간디는 붓다를 비폭력 행동가의 한 사람으로 내세워 징기스칸, 히틀러, 무솔리니와 같은 폭력행위자와 선명하게 대조하기도 했다.’




 허 교수는 “붓다야말로 진리와 비폭력을 앞세워 당시 부패와 나태에 빠져 있는 바라문 계급을 내치고, 민중에게 지고의 행복을 선물했던 인물이었다”면서 “불교도가 나태하여 이웃에게 부담이 되거나, 기아 상태에 있는 민중의 운명에 관심이 없는 것도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신이 한 모든 일은 정치라고 하면서도, 정치가의 기질이 자신을 한번도 지배한 적이 없다고 했던 간디의 정치관도 소개한다. 간디는 ‘정부의 정치 형태는 영적인 힘의 구체적 표현’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2권 <진리와 비폭력>은 간디가 삶을 걸고 지키며 싸워온 ‘아힘사(비폭력)’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간디는 아침사, 즉 비폭력에 의해서 생성되는 도덕적 힘이 이기성에 토대를 둔 어떤 힘보다 무한히 위대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간디는 폭력은 공포에서 나온 것이며, 공포는 무지한 이기주의 그림자로 보았다. 간디의 ‘아힘사’론이다.

 ‘아힘사를 체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의 이기주의를 반드시 청소해야한다. 사람 안에 남을 죽이고 싶어하는 살의가 흔쾌히 죽으려는 태도와 반비례하여 존재한다. 모든 존재에서 어느 정도의 폭력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폭력이 치유될 수 없고 감소될 수도 없다는 점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아힘사는 가장 넓은 의미로는 모든 존재를 자기 자신처럼 취급하려는 자발적 의사다.’




 이 책 2권엔 간디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척살 소식을 듣고 <인디언 오피니언>에 쓴 글이 있다. 간디는 같은해 인도 청년이 런던에서 영국 관리를 암살한 것을 비판한 것처럼 안중근의 저격도 비폭력을 저버린 행위로 비판한다. 그러나 서양 제국주의 문명과 일본 제국주의를 통렬히 비판한다. 간디의 글은 “영국인들이 이집트나 인도에서 세력을 장악해 권리와 특권을 향유하고 있듯이, 일본인들은 한국에서 그렇게 하고 있으며, 이것이 한국을 돕기 위해서가 아님은 물론이다”고 시작한다. 간디는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을 예속시킨 일은 용기를 나쁜 목적에 사용한 것”이라며 “서양문명의 마법에 걸린 사람들은 달리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간디는 “인민의 참된 복지를 심정에서 생각하는 자라면, 오직 사티아그라하(진리파지)의 길을 따라서 인민을 인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익 - 김교신과 유영모 <성경연구> 제9호(2001년 5, 6월호)에 실린 박상익의 글....

박상익 - 김교신과 유영모 <성경연구> 제9호(2001년 5, 6월호)에 실린 박상익의 글....

김교신과 유영모
<성경연구> 제9호(2001년 5, 6월호)에 실린 박상익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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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들어 동양학자 유영모 선생의 글이 책으로 출간되고, 김교신.함석헌 선생의 탄생 1백주년을 맞이함에 따라, 세 분에 관련된 기사가 언론에 종종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일간지 기사란 것이 워낙 졸속(拙速)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관련 기사 중에 석연치 않은 내용이 있어 무교회 진영 일각에서 설왕설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중앙일보』(2001년 3월 15일자)는, 함석헌이 유영모의 제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임에 틀림없지만, 정작 유영모가 “가장 아낀 제자”는 바로 김교신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기사를 직접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다석(유영모)은 『성서조선』에 기고하면서 김교신을 알게 됐다. 그는 김교신의 사람 됨됨이에 매료돼 평소 가장 신뢰할 만한 제자로 생각했다. 다석은 “사람은 죽었다 살아나야 진정한 삶을 깨닫는다” 며 56년 4월 26일 자신의 상징적 죽음의 의식을 갖는데, 이 날짜를 잡은 것도 김교신이 죽은 날(4월 25일)을 의식해 그 다음날로 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김교신을 배려하는 마음이 컸다.>

유영모 선생이 1956년 4월 26일 자신의 상징적 죽음의 의식을 가질 정도로 김교신 선생을 가깝게 여겼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또 수긍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과연 김교신 선생이 유영모 선생을 자신의 스승으로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얼른 납득이 되질 않는다.

김교신 선생 자신은 『성서조선(聖書朝鮮)』에서 “나는 스승을 가진 자”라고 분명히 선언한 바 있다. 물론 여기에서 선생이 말한 “스승”이란, 일본에서 선생이 7년 동안이나 신앙을 배웠던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를 지칭하는 것이다.

우치무라는 그의 사후 15년 이상이나 국가적으로는 천황과 국시를 모독한 국적이요 교계에서는 이단자로 매도되었던 인물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치무라는 정의와 진리의 높은 이상으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했고, 김교신 선생은 이러한 우치무라의 위대한 애국심에 존경심을 금치 못하여 기꺼이 그의 제자가 되었던 것이다.

선생은 우치무라를 일컬어 발톱 끝에서 머리털 끝까지 애국의 화신이라고 했다. 이러한 절대적인 존경심이 생긴 까닭은 선생이 부지불식중에 자신의 심중을 우치무라에게서 읽은 때문이었다.

선생 자신의 글이나 선생 생전의 정황으로 미루어 우치무라야말로 선생의 스승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유영모 선생이 김교신 선생의 스승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문제의 내용을 보도한 기자가 기사 작성을 위해 유영모 선생의 제자들을 상대로 취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유영모 선생의 제자 입장에서 보면, 유영모 선생을 훌륭한 제자를 거느린 위대한 스승으로 존경하는 마음에서, 김교신 같은 이도 그 제자 중 하나였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다. 말하자면 유영모 선생에 대한 높은 존경심 때문에 김교신 선생을 그 제자 중 하나로 언급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김교신 선생이 무교회 기독교 신앙에 철저한 인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자신과 일치하지 않는 인물들과도 이른바 “인간적”으로 가깝게 교유할 수 있는, 비범한 포용력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타종교에 대한 선생의 태도는 놀랍도록 관용적이었다. 선생의 일기에는 “기독교도로서도 불교의 연구를 등한시 하여서는 아니 될 것을 절감”했다는 내용도 있고, “시기를 기다려 우리 동기 집회에서 불교 강좌를 열어볼까 한다”는 말도 나온다. 심지어 “불원에 반도의 불교가 크게 부흥될 것이 기대된다”는 글도 남기고 있다.

유교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로 일관했다. 선생의 일기에는 “유교의 건실한 도덕관념으로 기독교의 천박한 전도자를 공격하는 점이 쾌(快)하였다”는 글도 보인다.

이렇듯 타종교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선생이 어떤 사람이든 도덕적 진실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도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실례로 들 수 있는 인물이 바로 공산주의자 한림(韓林)이다. 선생의 1940년 6월 19일자 일기에는 이런 기록이 나온다.

<저녁에 한림 형 댁에 부름을 받아 쾌담수각. 형은 본래 ML당(마르크스-레닌 당) 사건의 거두(巨頭)요 지금도 물론 유물론자이지마는 나의 근래의 심경을 가장 깊이 통찰하여, 머뭇거릴 때가 아니라고 역설하여 책망하다시피 독촉함을 받았다. 주의와 사상을 위해 그 목숨을 던져본 경험을 가진 사람인지라, 그 심지가 비열하지 않음이 가경가애(可敬可愛). 기독 신도가 안 한다면 자기가 후사를 돌보아 줄 터이니 전진하라고. 신앙의 세계와는 별천지로 의기(意氣)의 세계가 따로 있음을 발견하다.>

선생과 한림은 도쿄 유학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였고, 한림은 후일 선생이 흥남에서 병사했을 때 우인대표(友人代表)로 분향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신앙과는 별개로, “진실”과 “의기”로써 서로 통하는 바가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사상과 종교가 달라도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지녔던 선생이, 비록 자신과 신앙 내용은 달랐지만, 당대의 동양학자로 존경을 받던 유영모 선생을 가까이 했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더구나 유영모 선생은 일본 도쿄 고등사범학교 동기동창생이자, 우치무라 문하에서 함께 신앙을 배운 바 있던 신앙 동지 함석헌 선생이 깍듯이 스승으로 모시던 인물이었다.

조선 선비의 풍모를 간직하고 있던 김교신 선생이, 연장자요 친구의 스승이기도 한 유영모 선생에게 응분의 예를 갖추어 대했을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를 사제 관계로 단정 짓는다면, 그것은 지나친 견강부회(牽强附會)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