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4

알라딘: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이도흠 2020

알라딘: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이도흠 (지은이)특별한서재202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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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쪽


책소개

제1권에서 설정한 의미로 읽는 인류사에 코로나에 대한 상황인식을 곁들였다. ‘디지털 사회와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과 재현의 위기’, ‘초연결사회와 공유경제’, ‘생명공학과 호모 데우스: 연기적 생명과 죽음의 의미’, ‘인류세/자본세에서 생명위기와 생명정치’로 나누어 4차 산업혁명을 자연과학과 인문학, 동양과 서양을 융합해 분석하고,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 교육적 대안과 대안의 패러다임과 사회를 모색했다.

우리는 이제 ‘간헐적 팬데믹 시대(The Age of Intermittent Pandemics)’에 접어들었다. 코로나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농장, 목장, 광산, 공장, 주거지 개발을 하고자 생태계의 순환을 담보해 줄 ‘빈틈’의 숲마저 파괴한 탓이다. IPCC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에 도달하지 않으면 인류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목차


제1부 의미로 읽는 인류사와 과학기술

제1장 의미로 읽는 인류사 1 - 숲생활기에서 농경혁명과 경제생활기까지
1. 왜 의미로 읽는 인류사인가
2. 숲생활기
3. 석기사용기
4. 언어소통과 집단수렵채취기
5. 농경혁명과 경제생활기

제2장 의미로 읽는 인류사 2 - 철기와 종교의 시대부터 인공지능 시대까지
1. 철기와 종교의 시대
2. 과학/산업/시민혁명기
3.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

제3장 과학기술과 신, 인간, 진리의 관계 - 계몽의 변증법과 과학과 도(道)
1. 종교와 과학의 대립
2. 종교와 과학의 종합
3. 구세주로서 과학과 디스토피아의 매개로서 과학
4. 신과학/운동: 대안의 과학인가, 사이비과학인가?
5. 과학/기술과 도의 종합

제2부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제1장 자동화와 로봇화 - 노동과 자본주의의 양상과 미래
1. 노동이란 무엇인가
2. 로봇시대의 도래와 자동화
3. 로봇자동화와 일자리/불평등 문제
4. 자본주의 체제와 4차 산업혁명의 역학관계

제2장 인공지능의 쟁점 1 - 인간 본성의 프로그래밍
1. 인간의 본성에 대한 융합적 분석
2. 인간의 존재론과 선을 증장하는 방법
3. 인공지능의 인간화와 가능성과 한계

제3장 인공지능의 쟁점 2 - 초지능과 자유의지의 프로그래밍
1. 근본 원리의 계량화와 컴퓨팅의 발전
2.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
3. 초지능: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할 것인가?
4. 자유의지 허구론:자유의지라고 생각하는 것만이 있다
5. 자유의지 실재론:그래도 자유의지는 있다

제4장 인공지능의 쟁점 3 - 감정의 프로그래밍과 공존의 문제
1. 감정에 대한 고전적 이론
2. 감정의 구성이론
3. 감정과 불교
4. AI는 인간의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
5. AI 시대에서 인간의 존재론과 위상, 그리고 공존 문제

제5장 로봇화와 인공지능의 대안과 인류의 미래
1. 유령으로서 4차 산업혁명
2. 실상으로서 4차 산업혁명
3. 로봇화와 인공지능에 대한 대안
4.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부록 - 시적/철학적 의미의 창조와 해석의 프로그래밍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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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 의미로 읽는 인류사와 인공지능 2010 이도흠

알라딘: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 의미로 읽는 인류사와 인공지능  |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이도흠 (지은이)특별한서재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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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쪽


책소개
의미를 중심으로 700만 년의 인류사를 새롭게 서술한 책이다. 이 역사적 조망에 따라 과학기술과 진리의 관계를 따진 다음에 자동화와 로봇화로 인한 노동의 변화와 자본주의의 양상과 미래를 살펴보고, 인공지능의 쟁점에 대해 ‘인간 본성의 프로그래밍’, ‘초지능과 자유의지의 프로그래밍’, ‘감정의 프로그래밍과 공존의 문제’로 나누어 분석했다. 부록으로 선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지혜를 인류와 공유하고자, 시적/철학적 의미의 창조와 해석의 프로그래밍 방안을 실었다.


목차


제1부 의미로 읽는 인류사와 과학기술

제1장 의미로 읽는 인류사 1 - 숲생활기에서 농경혁명과 경제생활기까지
1. 왜 의미로 읽는 인류사인가
2. 숲생활기
3. 석기사용기
4. 언어소통과 집단수렵채취기
5. 농경혁명과 경제생활기

제2장 의미로 읽는 인류사 2 - 철기와 종교의 시대부터 인공지능 시대까지
1. 철기와 종교의 시대
2. 과학/산업/시민혁명기
3.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

제3장 과학기술과 신, 인간, 진리의 관계 - 계몽의 변증법과 과학과 도(道)
1. 종교와 과학의 대립
2. 종교와 과학의 종합
3. 구세주로서 과학과 디스토피아의 매개로서 과학
4. 신과학/운동: 대안의 과학인가, 사이비과학인가?
5. 과학/기술과 도의 종합

제2부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제1장 자동화와 로봇화 - 노동과 자본주의의 양상과 미래
1. 노동이란 무엇인가
2. 로봇시대의 도래와 자동화
3. 로봇자동화와 일자리/불평등 문제
4. 자본주의 체제와 4차 산업혁명의 역학관계

제2장 인공지능의 쟁점 1 - 인간 본성의 프로그래밍
1. 인간의 본성에 대한 융합적 분석
2. 인간의 존재론과 선을 증장하는 방법
3. 인공지능의 인간화와 가능성과 한계

제3장 인공지능의 쟁점 2 - 초지능과 자유의지의 프로그래밍
1. 근본 원리의 계량화와 컴퓨팅의 발전
2.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
3. 초지능: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할 것인가?
4. 자유의지 허구론:자유의지라고 생각하는 것만이 있다
5. 자유의지 실재론:그래도 자유의지는 있다

제4장 인공지능의 쟁점 3 - 감정의 프로그래밍과 공존의 문제
1. 감정에 대한 고전적 이론
2. 감정의 구성이론
3. 감정과 불교
4. AI는 인간의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
5. AI 시대에서 인간의 존재론과 위상, 그리고 공존 문제

제5장 로봇화와 인공지능의 대안과 인류의 미래
1. 유령으로서 4차 산업혁명
2. 실상으로서 4차 산업혁명
3. 로봇화와 인공지능에 대한 대안
4.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부록 - 시적/철학적 의미의 창조와 해석의 프로그래밍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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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원효 : 중생과 함께 - 불교신문 2109

[죽음을 철학하는 시간] 원효 : 중생과 함께 < 분류안됨 < 기사본문 - 불교신문

[죽음을 철학하는 시간] <30> 원효 : 중생과 함께
기자명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입력 2021.09.14 
호수 3683
 


중생을 위해 “얽매이지 않은 삶을 살았다”
경주 분황사에 모셔진 원효대사의 진영. ⓒ불교신문

➲ 회통(會通)의 대가

원효(元曉, 617~686)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말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원효는 전날 밤 시원하게 마셨던 물이 해골에 담긴 사실을 알고 구역질을 한다. 똑같은 물인데도 어제는 시원함을, 오늘은 구토를 느낀 것이다. 내 마음에 따라 대상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만들어낸 셈이다.

원효의 이야기가 실감 있게 다가온 적이 있다. 오래 전 어느 여름 복날로 기억된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복달임을 한다며 어느 음식점에 갔는데, 다른 이들은 보신탕을 시키고 나만 다른 음식을 주문했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나무에 묶어놓고 개를 잡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특히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바라보던 그 눈망울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기억이 무의식에 남아있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순대 내장 비슷한 음식이 나오기에 서비스라 생각하고 먹어보았다. 무척 맛이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일행들은 ‘개고기를 못 먹는다면서 잘도 먹네!’ 하면서 웃는 것이었다. 개고기를 처음 먹게 된 순간이었다.

물론 그 음식이 개고기 수육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결코 먹지 않았을 것이다. 원효 역시 아무리 목이 말랐더라도 해골에 담긴 물을 보았다면 마시지 않았을 것이다. 원효와 나 모두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순대 내장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던 수육에서 수저를 내려놓았지만, 그 순간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음식을 향한 나의 편견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 음식을 즐긴 것은 아니지만, 나의 편견만은 버릴 수 있었다. 원효의 지적대로 “마음이 생기므로 모든 것이 생겼던 것이다(心生則種種法生).”

이처럼 같은 대상이나 사건을 마음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바라보는 일은 일상에서도 흔하게 일어난다. 내 안에서도 이러한데, 다른 사람들로 확대하면 얼마나 많겠는가. 특히 오늘처럼 진영 논리에 빠져 모든 것을 해석하는 정치의 세계에서는 익숙한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원효 당시에도 종파 간의 갈등이 무척 심각했다. 그들의 쟁론(爭論)이 ‘강과 바다’를 이룰 정도였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의 충돌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면서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만은 지양해야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원수’가 될 필요는 없지 않는가. 원효는 ‘어떻게 하면 서로 소통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위한 논리를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개합종요(開合宗要)다.

개인적으로 원효를 공부하면서 감탄했던 부분이다. 그는 이 논리를 통해 종파들 간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높은 차원에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원효는 불교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일심(一心)으로 파악하였다. 그러니까 붓다 가르침의 총체인 팔만대장경을 한 단어로 압축하면 일심이 되는 것이다. 그는 각 종파에서 중시하는 소의경전을 일심의 펼침(開)이며, 이것들을 다시 모으면(合) 일심으로 돌아간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화엄종이나 법상종과 같은 종파 또한 일심을 펼친(宗) 것이며, 다시 요약(要)하면 일심과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일심에 즉(卽)한 개합종요의 원리인 것이다.

이 원리를 물과 얼음, 수증기에 비유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물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펼칠(開) 수 있다.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물을 얼려야 하며, 따뜻한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끓여야 한다. 건조한 방안의 습도를 위해서는 수증기가 필요하다. 물과 얼음, 수증기는 모습이 다르지만 이것들을 모으면(合) 다시 물로 돌아간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모두가 H2O라는 동일한 본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심 또한 물과 같아서 사람들의 성향이나 필요에 따라 화엄이나 유식 등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원효의 생각이었다. 그는 분명한 자기 철학과 논리를 갖춘 회통(會通)의 대가였다.

흔히 원효를 화쟁국사(和諍國師)라 부르는데, 이는 고려 숙종 때 내린 시호(諡號)다. 한국 회통불교의 전통을 확립한 인물과 어울리는 이름이다. 그가 특별히 남긴 열반송은 찾아볼 수 없다. 일연은 <삼국유사>에 그의 삶을 기록하면서 ‘원효불기(元曉不羈)’, 즉 원효는 얽매이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평가하였다. 서구식으로 말한다면 일종의 묘비명이라 생각해서 소개한다.

“각승으로 처음 삼매의 축을 열고, 춤추는 호롱박 마침내 온 거리 바람에 걸렸네. 달 밝은 요석궁 봄날의 꿈은 지나가고, 문 닫힌 분황사 돌아보는 그림자 텅 비었네(角乘初開三昧軸 舞壺終掛萬街風 月明瑤石春眠去 門掩芬皇顧影空).”

➲ 중생을 향하여

원효를 이야기할 때마다 함께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요석공주(瑤石公主)와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설총(薛聰)이다. 설총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원효의 속성은 설(薛)씨며, 어릴 때 이름은 서당(誓幢)이다. 그는 불지촌(佛地村), 오늘날 경북 경산군 자인면(慈仁面)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만삭의 몸으로 사라나무를 지나다가 산기를 느껴 그 아래에서 원효를 낳았다고 전한다. 어쩐지 석가모니 붓다의 탄생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태어난 곳도 붓다의 마을(佛地村)이 아니던가. 아마 원효가 붓다처럼 위대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이와 유사하게 그리지 않았을까 싶다. 원효는 승속(僧俗)을 넘어선 위대한 인물이라는 긍정적인 평이 많지만, 그저 파계하고 환속한 속인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그렇다면 일연은 원효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원효불기(元曉不羈)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그는 원효가 승속에 얽매이지 않는 무애(無碍)의 삶을 살았다고 보았다. 그러한 삶의 지향점은 언제나 높은 곳이 아니라 헐벗고 가난한 대중들이 살고 있는 낮은 곳이었다.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上求菩提)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下化衆生)’ 대승의 이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 할 것이다. 그 모습이 ‘각승으로 처음 삼매의 축을 열고 춤추는 호롱박 마침내 온 거리 바람에 걸렸네.’라는 구절에 녹아있다.

여기에서 각승(角乘)은 원효를 가리킨다. 그 유명한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을 지을 때 소의 두 뿔 위에 붓과 벼루를 올려놓고 완성했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또는 두 뿔을 깨달음의 바탕인 본각(本覺)과 수행을 통해 드러내는 시각(始覺)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결국 원효가 깨친 진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효는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중국 유학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다. 깨침을 향하는 삶에서 깨침을 실천하는 삶으로 일대 전환을 하게 된 것이다. 신라로 돌아온 원효는 호롱박을 들고 춤을 추면서 중생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 자신이 깨친 진리를 고요한 산속에서 즐긴 것이 아니라 거리로 나와 대중과 함께 나누었던 것이다. 역사가 원효를 위대하게 평가하는 이유다.

법당 벽면에 많이 그려진 십우도(十牛圖)의 마지막 단계는 입전수수(入鄽垂手)다. 선(禪)의 최고 경지가 시장에 들어가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 나누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는 때로는 거지들과 함께 생활을 했으며, 술집 작부들의 애환을 들어주면서 아픔을 함께 나누었다. 불교에서 깨침을 중시하는 이유가 보살행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중생을 향한 바람은 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된 요석공주에게도 닿았다. 이를 파계라 할지 몰라도, 그에게 승과 속의 구분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었다. 한 여성을 구제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면, 자신이 걸친 옷마저도 거침없이 벗어던진 인물이 바로 원효였다. 어느 봄날의 꿈이라 생각했던 이에게 시비를 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원효가 세상을 떠나자 설총은 그 유해로 소상(塑像)을 만들어 분황사에 안치하고 죽을 때까지 공경하였다. 어느 날 설총이 분황사를 찾아 소상 옆에서 절을 올리자 소상이 설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설총은 어느 봄날의 꿈으로 원효와 맺어진 인연이다. 분황사를 찾은 일연의 눈에는 아들을 향한 그림자마저 공(空)한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원효는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면 모두 그르고 일심으로 소통하면 옳다고 보았다. 당시뿐만 아니라 오늘에도 그 의미는 크게 다가온다. 지역적으로 동과 서, 정치적으로는 보수와 진보, 종교적으로 불교와 기독교, 생태적으로 인간과 자연 등 소통해야 할 대상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에서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고 있는 오늘날 원효의 화쟁론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 셈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가치를 존중하는 소통철학에는 공멸을 공생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 그가 일심으로 돌아가라(還歸一心)고 강조한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곧 모든 중생을 위한(利益衆生) 길이기 때문이다. 그 명제는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불교신문3683호/2021년9월14일자]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

이도흠 / 화쟁기호학의 이론과 실제 1999

이도흠 / 화쟁기호학의 이론과 실제

이도흠 / 화쟁기호학의 이론과 실제
slowdream 2009. 1. 9. 01:30
===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이도흠 (지은이)한양대학교출판원 1999




주간동아  [이주일의 책]「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입력 1999-10-19 업데이트 2009-09-23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이도흠 지음/한양대학교 출판부 펴냄/503쪽 15,000원▼

예장 합신, “예수는 보살” 손원영 교수 “이단성”으로 규정 - 종교와 진리 2023

예장 합신, “예수는 보살” 손원영 교수 “이단성”으로 규정 - 종교와 진리


예장 합신, “예수는 보살” 손원영 교수 “이단성”으로 규정▶ ‘주기도문’도 ‘나무아미타불’도 선정에 들기 위한 수련법으로 간주... 예장통합도 ‘예의주시’ 결의
종교와 진리 | 승인 2023.09.24 14:25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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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손원영 교수의 이단성 주장 핵심
* 예수는 보살이었다. 우리도 정진바라밀 실천하면 보살이 될 수 있다.
* 기독교만 하나님을 섬기는 유일한 종교가 아니다.
* 주기도문도, 나무아미타불도 '선정'에 들기 위한 '수련법'이다.
* 기독교, 동학, 불교, 유교... 등 모두 유한한 제도적 종교다.
* 도(道)는 하나이지만,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길은 독자성이 있다.




▲ 예장합신 제108회 총회, ‘예수는 보살’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이단성’ 규정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 제108회 총회에서 ‘예수는 보살’ 주장하던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에 대하여 ‘이단성’으로 규정하였다.

합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유영권)에서 연구 보고한 손원영 교수의 이단성 주장들은 다음과 같다.



1. 다원주의적 구원론 주장

우리 민족이 믿어온 하느님과 기독교의 하나님은 동일하므로 기독교의 하나님을 믿지 않은 이유나 예수님을 믿지 않은 이유로 구원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서, “성서의 하나님과 우리 민족이 믿어온 하느님은 결코 다른 분이 아니라 같은 분이다. 따라서 내가 꿈꾸는 교회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 안에서 ‘개천절’을 소중히 지키는 교회이다.”(손원영 저, 『내가 꿈꾸는 교회』, 1994, 336쪽)

“최제우의 신비체험을 신뢰한다면, 동학이 섬기는 하느님과 기독교가 섬기는 하나님은 같은 하나님이다... 동학과 서학은 서로 다른 존재라기보다는 오히려 한 부모에게 태어난 이란성쌍둥이 형제랄까?”(손원영 저, 『내가 꿈꾸는 교회』, 1994, 353쪽)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 한국은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은혜 안에, 그리스도의 복음 밑에 살고 있었다... 한국에 선교사가 들어오기 이전에도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그의 일을 하고 계셨다.(「한국문화와 영성의 기독교교육」, 2009, 83쪽)

기독교만 하나님을 섬기는 유일한 종교가 아니다... 역사적인 기독교만이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유일한 종교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역사적인 종교인 기독교만이 하나님을 독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제도적인 종교들이 모두 유한하다고 할 때, 그 중 하나를 절대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기독교도 하나의 종교라는 점을 깊이 명심할 필요가 있다.(「테오프락시스 교회론」, 2011, 134쪽)

따라서 불도, 유도, 노장도가 동양의 선지자를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요, 그리스도는 이 여러 가지 길을 포용하는 큰 길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곧 도(道)요 계시이다. 유대인들에게는 그들의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시고 길을 열어주셨다. 그리고 동양인들에게는 동양의 선지자들을 통해 길을 열어주신 것이다. 불도, 유도, 노장도 등이 그것이다. 그리스도는 여러 가지의 길을 다 포용하는 큰 길(大道)이다. “도”는 하나이지만 그것이 다양한 것은 민족마다의 경험과 문화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민족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길은 독자성이 있게 된다.(「한국문화와 영성의 기독교교육」, 2009, 81쪽)

종교와 상관없이 평화를 위해 일하면 하나님의 자녀될 수 있다... 세례를 받은 사람이든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상관하지 않고, 곧 국적이나 인종,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든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로 불러주신다는 축복의 말씀으로 이해될 수 있다.(손원영 저, 『내가 꿈꾸는 교회』, 1994, 192쪽)



2. 단번에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유일성 부인



▲ 2018년 12월, 불교 ‘열린선원’ 크리스마스축하법회에서 손원영 교수 설교(사진: 열린선원)


육바라밀을 실천하면, 이 땅에 있는 모든 중생들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어느 날 홀연히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고 모두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손원영 설교, “예수 보살과 육바라밀”, 2018, 열린선원)
(*필자 주; 지난 2018년 12월 9일, 불교 ‘열린선원’ 크리스마스축하법회에서 손원영 교수가 초청돼 “예수님은 육바라밀 실천한 보살이었다”고 설교하였다. 목사가 사찰 대웅전 법회에서 예수는 보살이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육바라밀(六波羅蜜)은 보살의 여섯 가지 수행덕목인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반야바라밀을 의미하는 것으로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는 길이란 불교 교리다.
당시 불교닷컴에 소개된 손 교수의 설교 일부를 보면, “제가 알기로 대승불교의 핵심사상 중 하나는 ‘보살사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승불교에서 ‘보살’은 모든 인류가 다 구원받을 때까지 모두가 다 고통에서 해방되어 부처가 될 때까지 나 스스로는 부처가 되는 길을 포기하며 중생의 해탈을 돕는 존재입니다! 그것이 대승불교의 보살입니다. 말하자면 보살은 위로는 보리를 추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자입니다. 한마디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존재입니다. 그가 보살입니다. 그렇다면 불자들에게 예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보살’입니다. 예수 보살! 따라서 오늘 불자와 기독교자 함께 공동으로 예수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는 예수가 우리 모두에게 가장 훌륭한 보살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상적인 말로 표현하면, 예수는 우리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참 인간의 궁극적인 모범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불자가 되었든 아니면 기독자가 되었던 예수 탄생을 기뻐하며 축하하는 것입니다.”

손 교수는 또, “예수는 정말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정진수행에 있어서 천천히, 꾸준히 그러나 철저하게 실천했다. 그래서 정진바라밀의 모범이었다. 우리도 정진의 이 세 원칙만 잘 지킨다면, 예수 그리스도처럼 훌륭한 보살이 될 수 있을 것이다.”(손원영 저, 『연꽃 십자가』, 1994, 36쪽)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선정바라밀의 수행자로 받아들이며, 주기도문을 선정에 들기 위한 수련법으로 만든다... 내가 하나님과 하나가 되었을 때, 그것을 신학에서는 ‘동일본질’의 체험이라고 말한다. 호모우시우스(Homoousious)! 예수는 자신이 하나님과 동일본질이라는 것을 기도를 통해 깨달으신 모범이다. 그런 존재를 일컬어 정교에서는 하나님과 같은 존재, 곧 테오시스(Theosis/ deification/ 神話)라고 표현했다. 그것이 말하자면 기독교인의 꿈이다.

신처럼 우리의 존재가 성화되는 것! 예수께서는 또한 선정에 들기 위한 수련법으로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다. 그래서 교인들은 주기도문 수행을 통해 선정에 드는 것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처럼 선정을 실천합시다. 아니 ‘선정바라밀’을 철저하게 수행합시다... 예수께서는 그 누구보다 선정바라밀을 잘 실천하신 분이다. 또 기도 중에 하나님과 하나되는 체험을 하였다.(손원영 저, 『연꽃 십자가』, 1994, 37쪽)

모세와 엘리야의 춘안거 40일 전통은 예수에게로 그대로 이어졌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나이 30이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본격적으로 선포하기 전, 40일 동안 광야에서 보내게 된다. 말하자면, 광야에서 춘안거를 보낸 것이다.(손원영 저, 『연꽃 십자가』, 1994, 70쪽)

예수는 춘안거 40일 동안 하나님과 마귀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 치열하게 고민하였고, 결국은 마귀가 아니라, 하나님을 선택하는 훈련을 받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의 춘안거 40일이다.(손원영 저, 『연꽃 십자가』, 1994, 71쪽)

생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의 모범으로 가르쳐주신 ‘주기도’를 기억하고, 제자들은 마치 그것을 하나의 주문처럼 반복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사실 동양의 종교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대부분 기도할 때 일종의 ‘주문’ 같은 기도문을 강조한다.

예컨대, 동학의 최제우는 기도할 때, “지기금지 원위대강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라는 주문을 되풀이해서 암송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불교에서도 오직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외우라는 염불기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예수의 제자들이 철저한 피동의 상태에서 성령을 받기 위해 주기도문을 반복하여 외우던 중에 성령을 체험하였으리라고 상상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다.

만약 필자의 이러한 상상이 맞다면, 초대교회는 말 없음의 기도와 주기도 주문을 기반으로 하여 탄생한 수도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관상기도와 주기도문을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야 말로 성령을 받는 길이요, 또 교회가 새롭게 다시 탄생되는 비결이다. 따라서 내가 꿈꾸는 교회는 성령을 받기 위해 관상기도와 주기도문을 열심히 실천하는 기도 수행의 공동체이다.“(손원영 저, 『내가 꿈꾸는 교회』, 1994, 38쪽)

그리고. 재발방지 약속 이후에도 문제의 발언은 계속된다.

2022.8.22. 둥근소리 둥근이야기

“우리 조선 사람들이 초월자이신 하나님을 오래 전부터 아주 대대손손 수천 년 동안 믿어 온 거를 그들이 깨닫게 된 거죠... 하나님이 선교사들 등에 엎여서 조선 땅에 들어온 분이 아니다...”

2022.10.24. 둥근소리 둥근이야기

“...우리 한국에 있었던 당시에 고등종교인 유교, 불교, 도교 이것을 다 포함하는 것이 풍유도고 그것이 한국의 얼이고 또 기독교의 복음은 그것과 서로 대화해야 된다.”

2023.2.5./ 새길교회 주일설교

“한국인으로서 기독교인이 된다는 의미는... 유교를 존중하며 그들을 폐하지 않고 유교의 작은 가르침 하나라도 존중하여 결국은 그걸 완성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불교를 존중하여 그들의 작은 가르침 하나라도 폐기하지 않고 그 가르침을 모두 완성한다는 의미...”

2023.6.8. 둥근소리 둥근이야기

“... 교회가 순수하게 모여서 정경 27권을 정한 게 아니고 그 배경에 로마 황제의 명에 의해서 정경을 결정하게 되었다... 로마 황제의 통치 철학하고 부합하지 않는 문서들은 정경에서 배제가 된 것이죠.”
/

합신총회는 그동안 손원영 교수가 자신의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고 하였으나,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드리는 호소 및 재발방지 약속 후에도 여전히 기독론과 구원론에서 이단으로 정죄받기에 충분한 주장들을 이어왔다면서, 교회와 신자들이 미혹되지 않도록 ‘이단성’으로 규정하고 교류금지 및 참여금지 한다고 이대위 청원서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예장 통합 제108회 총회에서도 손원영 교수에 대하여 ‘2년 예의주시’ 결의를 하였다.

Taechang Kim | 김현효 사유하는 도덕경

Taechang Kim | Facebook:








少なくとも日本と韓国で出版された老子道徳経の翻訳解説本のなかで、現在わたくし自身が手元にもっているいるものを一読し、改めて感じたことは、キムヒョンヒョう(前韓国西江大学) 教授の《思惟する道徳経》 (ソナム、初版発行日 2004年)が翻訳と解説の両面で圧倒的に充実し、更なる思考発展に善き示唆と刺激を与える力作. 他の五書はそれぞれ長点と短点がありながら、部分的に目新しさが散見されるけれど、全体的に 真摯活発な公共する深思熟慮の苦労が体感出来ない.


적어도 일본과 한국에서 출판된 노자도덕경의 번역해설책 속에서 현재 내 자신이 손에 갖고 있는 것을 한번 읽고 다시 느낀 것은 김현효(전한국 서강대학) 교수의《 사유하는 도덕경(소남, 초판 발행일 2004년)이 번역과 해설의 양면에서 압도적으로 충실해, 한층 더 사고 발전에 선한 시사와 자극을 주는 역작. 다른 5서는 각각 장점과 짧은 점이 있지만 부분적으로 참신함이 흩어져 있지만 전반적으로 진지하게 활발한 공공 심각한 숙고의 어려움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공제
사유하는 도덕경 
철학으로 다시 읽는 노자
김형효 (지은이) 소나무 2004-06-12



7
100자평 1편
리뷰 1편
세일즈포인트 635

원제 道德經양장본
552쪽
책소개
노자는 모두 81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철학시들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도道와 그 도의 덕德을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한다. 그런 점에서 노자의 <도덕경>은 '길(道)에 관한 오디세이의 기록' 인데, 동 서양을 넘나들며 사유의 영역을 확장시켜온 저자는 도의 핵심으로, 이 세상을 "심판의 장소로 보지 말고, 사실성의 도를 가르쳐주는 근원적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 고 주지한다.

저자는 위진현학의 인과론적 해석을 기초한 왕필보다는 북송 때의 주석가인 여길보, 소자유, 이식재의 주해가 실린 <도덕경>을 자신의 텍스트로 삼는다. 그들에게서 '열린 사유 방식'이 보인다는 이유인데, 기존의 다른 <도덕경>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주해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원인을 중심으로 하는 수직하향적인 구조의 인과적 사고가 아닌, '상관론적 사고'로 나아가자고 한다. 만물은 스스로 독자적인 고유성으로 존립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모두에 대해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하며, 그것이 바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도덕경>에서 사유해야할 지점이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목차


여는 글
1장 자연의 근원적 사실로서의 도道의 본성과 현상
2장 유물有物의 대대적 차연差延과 성인聖人의 무위법
더보기



책속에서

말하자면 내가 새로이 쓰려는 노자 주석서는 기존의 주석서들과 다른 입장을 향해 가고 있음을 말하려는 것이다. 왜 노자가 지금 21세기에 불교와 더불어 우리의 철학적 사유에 더 가까이 다가오는지 그 이유를 밝히는 데 이 졸저가 작지만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보람은 없으리라. 그리고 이제는 철학적 사유가 과거와 다르게 구현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주장을 펴기 위해 묵시적으로 애썼다.

동서고금의 철학은 결국 두 가지로 대별되는 것 같다. 그 하나는 철학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길을 열어주는 데 큰 안내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고, 또 다른 역할은 지혜의 길을 인도하고 밝히는 데 그 길을 닦아왔다는 것이다. 전자의 방향에서 철학은 자연과학적이나 사회과학적인 지식의 예비학(propaedeutic)이었다.

 이제 그 예비학의 수명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제 과학은 철학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의 실용적 길을 달려가기 때문이다. 이제 철학에게 남은 역할이 있다면, 그것은 전문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과학의 길과 달리, 지혜의 문으로 안내하고 인도하기 위하여 이 세상을 그 전체의 모습에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철학은 인류의 가장 높은 지혜의 가르침들을 터득하도록 인도하는 길 닦기에 지나지 않다고 본다. 과학적 지식이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앎을 전문적으로 추구하고자 한다면, 철학은 이 세상을 불변적 도道의 모습에서 증득證得하게 하는 지혜의 탐구와 직결된다고 여겨진다. (본문 중에서)




“탄허, 21세기 원효… 이젠 ‘탄허학’ 시작할 때”  < 현대불교신문 2022

“탄허, 21세기 원효… 이젠 ‘탄허학’ 시작할 때” < 학술ㆍ문화재 < 문화 < 기사본문 - 현대불교신문

“탄허, 21세기 원효… 이젠 ‘탄허학’ 시작할 때” 이전 기사보기다음 기사보기
기자명신성민 기자
입력 2022.01.25


‘탄허학 연구’ 펴낸 문광 스님

한학과 중문학 공부하던 중
불교에 관심… 출가 이어져
탄허 저서 통해 출가 당시에
막혔던 의문점들을 해결해

“마음 이야기하면 모두 내전”
‘회통’ 탄허 스님이 보인 ‘體’
易經·미래학 등 실천적 행보
현실적 적용 탄허 사상의 ‘用’

핵심 뽑은 國文 불교개론 통해
제대로 된 불교 접하도록 해야
한문 전문가 양성에도 힘써야
문광 스님은… 해인사 원당암에서 각안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통도사에서 보성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직지사에서 성수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동국대학교 선학과·불교학과 학사학위,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석사학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철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에 제월당 통광선사로부터 전강 받아 경허-한암-탄허-통광으로 이어지는 전통 강맥을 전수했다. 법호는 법운(法雲)이다.제3회 원효학술상(대학원생 부문)과 제1회 탄허학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조계종 교육아사리이며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이다. 저서로는 〈탄허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 〈한국과 중국 선사들의 유교 중화담론〉 등이 있다.

탄허택성(呑虛宅成, 1913~1983) 대종사는 평생을 불교 경전 역구와 번역에 매진하며 선교를 회통한 선지식이었으며, 동양 고전과 서양 철학을 융섭해 세상의 이치를 가르쳤던 선지자였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탄허 대종사를 “몸은 산사에 머물렀으나 눈은 우주의 운행을 꿰뚫었다”고 평했다.

이렇듯 탄허 대종사는 불교의 경·율·론과 선(禪)을 비롯해 유교, 도교, 기독교를 모두 섭렵했던 수행자이자 사상가였다. 그렇지만 대종사의 사상에 대해 대중들은 미래를 꿰뚫은 예언 정도로만 인식했을 뿐 어떤 깊이가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간 탄허 대종사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 학승의 열정은 탄허 대종사의 사상과 가르침을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 문광 스님(조계종 교육아사리)은 지난 2013년 탄허 선사 탄신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탄허학’을 주창했다.

당시 스님은 “대강백, 대학승, 대선사, 대종사, 대석학, 교육가, 사상가, 철학자, 대도인 등등 그 어떤 하나의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한 인물이 바로 탄허 선사”라고 규정하며 “탄허 스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찬란한 가르침인 화엄(華嚴)의 사사무애(事事無碍)로, 유불선(儒佛仙)의 심성수련(心性修練)으로, 참선(參禪)과 간경(看經)의 겸수(兼修)로 지구인 전체의 고통과 마음의 병을 치유해야 한다. 이젠 ‘탄허학’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9년, 문광 스님은 탄허 스님 연구로 최초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공로로 제1회 탄허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탄허학’을 규명·정립하는 연구서인 〈탄허학 연구-21세기 한국학의 새 지평〉을 발간했다.

〈탄허학 연구〉는 문광 스님이 탄허 스님의 사상과 가르침에 대한 연구한 궤적을 담고 있으며, ‘탄허 사상’의 요체가 무엇인지를 전하고 있다.

문광 스님은 ‘탄허학’을 ‘체(體)’와 ‘용(用)’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스님에 따르면 탄허학의 ‘체’는 “마음 바깥에 외도지 마음을 이야기하면 모두 내전”이라고 했던 탄허 대종사 특유의 ‘회통’이다.

“탄허 대종사는 불교에만 국한하지 않고 유교의 심(心)이나 도교의 도(道)까지 스펙트럼을 넓혀 놓았습니다. 기독교에 대해서도 넓게 해석했습니다. 탄허 대종사는 실제로 한문본 성경을 모두 외우셨습니다. 마태복음에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구절이 있는데 한문본에서는 ‘허심자 복의(虛心者 福矣)’라고 합니다. 대종사는 ‘여기에 마음이 가난한 자가 어디 있냐’고 지적합니다. 즉 ‘허심자’는 ‘마음을 비운 자’라는 것입니다. 마음을 비운 사람이 복이 있고, 천국에 이른다는 것이죠. 이렇듯 마음을 이야기한다면 모두 내전이라는 게 대종사의 말씀입니다. 일주문을 저 아래까지 넓혀 놓으신 거죠.”

탄허학의 ‘용’은 탄허 대종사가 보였던 교육·역경 사업부터 미래학·경세학까지 실천적 행보라고 문광 스님은 설명한다.

문광 지음/ 조계종출판사 펴냄/ 2만 8000원

특히 문광 스님은 저서에서 탄허 대종사의 미래학과 민족사상을 총괄해 ‘간산사상(艮山思想)’이라고 명명했다. 이는 “대종사가 출가하기 이전에 자(字)가 간산(艮山)이었고 대종사 역학 사상의 핵심이었던 〈정역〉도 간방과 간도수를 중심으로 지축이 바로서고 역사의 종시(終始)가 이뤄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님은 “탄허 대종사의 역학 사상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정역〉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종사가 강의 때마다 〈정역〉을 거론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학계는 아직 〈정역〉에 대한 연구가 부진합니다. 30년 전에 입적한 스님의 견해에서 진척을 보인 불교계의 정역학 연구 성과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렇듯 선교는 물론 동양 고전, 서양 철학을 아우른 탄허 대종사를 문광 스님이 20년 동안 연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문광 스님은 “출가 당시 가졌던 의문점들이 탄허 대종사의 강의와 저서를 통해 해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탄허 대종사의 저서를 통해 의문점을 해결할 수 있던 것은 문광 스님 역시 이를 알아볼 수 있는 종자를 가졌기 때문이다.

문광 스님은 한학자인 아버지에게 한학 배워 10살 무렵에는 한시를 지을 정도의 실력이었고, 대학은 연세대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해 중문학을 배웠다. 이 과정에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출가하게 됐다.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석사학위 논문이 〈한국과 중국 선사들의 유교 중화 담론〉(원효학술상 수상작)인데 준비하면서 감산덕청, 우익지욱, 퇴옹성철, 탄허택성 등 한국과 중국 선사 네 분을 비교·연구했습니다. 한데 탄허 대종사를 제외한 3명은 연구 자료가 많은 반면 대종사의 연구는 전무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탄허 대종사를 연구해야겠다는 발원을 세우게 됐죠.”

문광 스님이 “20세기 한국 사상의 정수를 20세기 한국의 실존 인물에서 상징적으로 찾아본다고 할 때, 그 하나의 해답으로서 탄허 대종사를 꼽는다” “회통의 대가였던 탄허 대종사는 현대판 원효”라고 단언하는 것은 지난 20년 동안 연구한 결과다.

스님은 “유불선 삼교의 동양 정통 사상을 하나로 일이관지(一以貫之) 하고, 거기에 기독교와 서양 사상까지 겸해 융합회통(融合會通) 하면서도, 인간의 영원한 과제인 심성 수행을 선교겸수로 온전히 수행한 뒤 제시했다. 여기에 인재 양성과 역경·교육 사업의 보살행까지 총망라한 20세기 한국학의 ‘학종(學宗)’은 단연 탄허 대종사뿐”이라며 “대종사의 사상은 몇몇 소수자들의 연구로 그 전모가 밝혀질 수 없는 광활함이 있다. 더 늦기 전에 ‘탄허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광 스님은 탄허학의 연구 방향부터 승가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특히, “탄허 대종사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현재 이 지구상에 펼쳐지는 모든 스마트 시대의 복잡다기한 양상들을 화엄학(華嚴學)과 정역학(正易學)의 소통, 동양학과 서양 과학의 회통 등을 포함해 총체적으로 설명하는 데까지 나아가야”하며 “참선과 명상을 비롯한 불교의 정수와 유불선 삼교를 융합한 동양 정신을 바탕으로 새롭게 인류를 교육하고 인재를 양성해 낼 수 있는 교육시스템의 구축까지 확장돼야”함을 문광 스님은 강조했다.

승가교육에 대해서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시대가 바뀌어 모두가 한문과 고문을 다룰 능력을 기를 필요가 없어진 만큼 기본교육은 제대로 된 한글 개론서로 가르치고, 전문적으로 한문과 고문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문광 스님 TV’를 통해 탄허 사상과 불교를 강의하는 문광 스님은 탄허학 연구를 위해 탄허 대종사의 강의 자료 등이 디지털 아카이브화 하는 작업도 계획 중이다.

“제가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탄허 대종사의 아카이브가 구축돼 많은 사람들이 대종사의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고, 연구자들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회통’의 탄허 ‘사상’ 집중 연구서 < BOOKS 현대불교신문 2020

‘회통’의 탄허 ‘사상’ 집중 연구서 < BOOKS < 문화 < 기사본문 - 현대불교신문

‘회통’의 탄허 ‘사상’ 집중 연구서
기자명박재완 기자
입력 2020.09.06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


민족사학술총서 73권 출간
문광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사교 회통 사상’ 집중 고찰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 / 문광 지음 / 민족사 펴냄 / 2만8천원



민족사학술총서 73권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이 출간됐다. 책은 한국불교의 대표적 고승인 탄허(呑虛, 1913~1983)의 사상에 관한 연구서로, 탄허 스님 전공 국내 1호 박사인 문광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한국학 중앙연구원)을 엮은 것이다.

책은 탄허 스님의 유교·불교·도교·기(기독교)를 융합하여 일이관지한 ‘사교 회통 사상’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여 고찰했다. 탄허 스님의 사상을 단편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전체를 하나의 얼개와 일관된 사상체계로 보았다.

또 그의 회통사상을 동양의 3교와 더불어 기독교까지 확장하여 고찰했다. 다시 말해 책은 각기 독자성과 나름의 자기완결성을 가지고 별도로 존립할 수도 있는 선사상, 화엄 사상, 역학 사상, 유학 사상, 노장 사상, 기독교 사상, 간산 사상 등을 ‘사교 회통’이라는 하나의 얼개와 ‘심성(心性)’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수렴하여 연구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허 스님의 학술과 사상이 거대한 유기 체계 속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밝혔다.

△제1장에서는 연구의 연기(緣起)와 연구 목적, 연구 방법 등을 밝혔다.

△제2장에서는 탄허 스님의 생애를 ‘회통 사상의 형성’이라는 측면에 집중하여 출가 전의 학통과 출가 후의 법맥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이를 통해 그의 회통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완성되어 갔는지 분석했다.

△제3장에서는 탄허 스님의 회통 사상의 근본 원리를 선사상과 화엄사상을 통해 추출했다. 먼저 ‘회통’의 일반적인 의미와 탄허 스님이 말하는 회통의 기본정신이 무엇인지 살폈다. 한국불교사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회통 사상의 역사를 간략히 검토하고 그가 영향 받은 원효, 최치원, 함허 등의 회통론을 고찰했다. 원효의 화쟁회통의 정신과 최치원의 포함삼교(包含三敎)의 학술은 그의 회통론의 근거가 됐고, 함허의 “천하에 두 도가 없고 성인에게 두 마음이 없다”는 언명이 그의 회통 사상의 상징이었음을 확인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불교를 중심으로 역학, 유학, 노장학, 기독교를 회통한 사교 회통 사상의 실질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제5장에서는 탄허 스님의 삼교의 말세론에 대한 해석과 앞으로 다가올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예견인 미래학, 그리고 한국의 민족적 역학인 김일부의 〈정역〉에 대한 그의 독자적 해석을 분석했다. 박재완 기자 wanihollo@hanmail.net 기자의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