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1

“북 조림사업, 구호에만 그쳐”



“북 조림사업, 구호에만 그쳐”



“북 조림사업, 구호에만 그쳐”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8-07-12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방송된 '애국의 마음 안고 산림복구 전투를 힘있게 벌여나가자' 프로그램에서 황해북도 송림시와 강동군의 산림경영소 모체양묘장 관리가 부실하다며 산림경영소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사진은 허물어져가는 평양시 강동군 모체양묘장 모습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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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황폐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수림화, 원림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없는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의 산림은 수림(조림)사업 실패와 남벌로 더욱 황폐화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최근 중앙에서는 ‘온 나라의 수림화 원림화’를 통해 산림을 되살려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형식적인 수림화 사업으로 산림 복구는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 초부터 주민들은 ‘온 나라의 수림화 원림화’ 방침에 따라 나무심기에 동원되어 산에 이깔나무를 심었다”면서 하지만 “요즘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산비탈에 심은 어린 묘목들이 빗물에 쓸어 내려와 올해의 경제림조성 사업도 허사가 되어 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함경북도는 워낙 추운 지방이어서 여름에도 이상저온 현상이 잦다”면서 “따라서 차가운 날씨에 견딜성(내성)이 강한 이깔나무, 소나무와 같은 바늘잎나무를 심어야 하지만 이들 나무들은 생육속도가 느리고 경제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근 내린 폭우로 함경북도 부령구역과 청암구역 일대의 산림보호구역에 산사태가 발생해 봄에 심은 묘목들이 엉망이 되었다”면서 “경사 45도의 급경사지에 어린 묘목을 심어 놓았으니 장마철에 무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우리(북한)는 수십 년간 나무를 심고 있지만 산림은 여전히 황폐해 있다”면서 “산림조성 사업을 해마다 되풀이 하지만 묘목을 심은 산에다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외화벌이를 한다며 뽕나무밭을 조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7일 “최근 중앙의 산림조성사업에 대해 주민들의 비난의 소리가 높다”면서 “국토환경보호총국이 각 시군 산림경영소를 앞세워 주민들의 이중농사(묘목 사이에 농작물을 심는 것)를 단속하고 대신 뽕나무 밭을 조성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산림복구를 위해 묘목을 심었는데 이제 와서 뽕나무밭을 조성한다며 묘목을 뽑아버리고 있다”면서 “경사가 완만하고 고도가 낮은 야산은 전부 뽕나무밭이 조성돼 있는데 뽕나무 밭은 산림이라기 보다는 그냥 밭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정이 이런데도 중앙에서는 여전히 산림의 ‘수림화’ ‘원림화’ 구호만 외치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생각이 없다”면서 “산림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산은 더욱 황폐해질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산림 황폐화의 가장 큰 원인은 연료 조달과 외화 획득을 위한 과도한 벌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백명수 부소장: 1990년대 들어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북한의 산림은 더 빠르게 황폐화됐습니다. 경제난 악화로 식량배급이 중단되면서, 북한 주민들은 식량확보를 위해 산에 무차별적으로 다락밭, 뙈기밭, 화전 등을 조성했습니다. 또한 에너지 부족으로 취사, 난방 등을 해결하기 위해 땔감채취도 성행하면서 산림이 더 피폐해졌습니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임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첫 해인 2012년 541만 핵타르에 달했지만, 2013년 528만 핵타르, 2014년 515만 핵타르, 2015년 503만 핵타르 등으로 감소했습니다. 해마다 평양시 면적과 비슷한 12만7천 핵타르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