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7

알라딘: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2023

알라딘: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지은이)
수오서재2023-12-21













































책소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 인생극장의 특별석으로 초대하는 시인의 신작 산문 42편. 30만 명의 독자가 읽고 독일과 스페인 등 5개국에서 번역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이은 신작 산문집이다. 많은 작품을 통해 그만의 인생관을 세상에 알린 작가로 여행자로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실의 힘이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에 문체의 매력이 더해져 서문을 읽는 순간부터 기대감이 커진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난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하는 기분의 연속이다.

그렇듯이, 그의 글에는 가벼움과 깊이가 공존한다.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할 때 사람은 말과의 관계가 돈독해진다. 전달된다고 믿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새는 해답을 갖고 있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 「나의 지음을 찾아서」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성장기에 읽은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 「웃음은 마지막 눈물 속에 숨어 있었어」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등 글의 힘으로 많은 독자의 삶을 변화시켜 온 작가의 글 42편이 수록되어 있다.

글들을 한 편 한 편 읽고 있으면 불꽃놀이가 터지는 유리컵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다양한 부호들이 쏟아진다. 청각과 후각의 예민함을 언어화해 나가는 뛰어남이 느껴진다. 그래서 열심히 읽게 된다. 문장에서 힘을 받고 내일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목차


서문_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여행을 안내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
가지에서 미소 짓지 않는 꽃은 시든 꽃
당신도 누군가를 꽃피어나게 할 수 있다
혼이 뼈와 만나는 곳에서 일어나는 전투
절실히 원한 모든 순간이 날개
나의 지음을 찾아서
그대, 얼마나 멀어졌는가
모든 뱀이 밧줄은 아니다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함께하는 여행이 너무 짧다
성장기에 읽은 책을 대여해 주는 도서관
지루하게 살지 말라고 속삭였는데 듣지 않았다
부서진 가슴에서 야생화가 피어난다
바보가 되려면 큰 바보가 되라
부러졌다가 다시 붙은 넓적다리뼈
기차에서의 인생 수업
사랑하는 것을 따라가라,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특출난 사람을 이기는 방법
봄의 제전
네가 어떤 기분인지 내가 잘 알아
나는 기린이었구나
가슴이 부서지면 기도의 말이 가슴 안으로 들어간다
찾아오지 않으면 찾아가기
웃음은 마지막 눈물 속에 숨어 있었어
천국과 지옥에 대한 내 친구의 기준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
달을 보라고 하면 달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자를 보라
내일은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오늘, 인어를 만났어요
우리 모두는 도움이 필요하다
당신 책을 읽다가 졸려서 베고 잤다
새는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한다
타인의 문제는 노 프라블럼, 나의 문제는 빅 프라블럼
모든 싸움은 비겁하다
바닷가재는 스물일곱 번 허물을 벗는다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입술은 마지막으로 발음한 단어를 보존한다
문제를 발견하는 문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인생 영화
접기


책속에서


P. 4 J. D.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읽는 사람을 이따금 웃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나를 감동시키는 책은, 다 읽고 난 후에 그 책을 쓴 작가가 나의 친한 친구가 되어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 전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 더보기
P. 31 당신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세상이 당신을 보는 방식이다. 장미의 울음을 들은 적 있는가? 사람들이 장미꽃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가시에 대해 말할 때 장미는 운다.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그렇게 할 때 당신도 장미의 울음을 운 적 있을 것이다.
-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
P. 48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시속 10만 킬로미터로 질주하는 바위 행성에 올라탄 채로 삶을 여행 중이다. 자전하면서 공전까지 한다. 때로는 진도 7로 흔들리는 불안정한 삶에서 ‘살아 있는 느낌’이 깎여 나가는 아픔에는 크고 작음이 없다. 누구의 삶도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없다. 당신의 삶도, 나의 삶도. 80억 명이 저마다 다른 방... 더보기
P. 81 깃털처럼 중심도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부유하는 것이 아니라 새처럼 가볍게 날 수 있어야 한다. 새는 뼛속에 공기가 통하는 공간이 있어서 비행할 수 있듯이 존재 안에 자유의 공간이 숨 쉬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경박한 가벼움이 아니라 자유를 품은 가슴의 가벼움이다.
-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P. 103 나는 불행한 인간이 아니다. 단지 불행한 순간이 있을 뿐이다. 나는 우는 인간이 아니다. 단지 우는 순간, 웃는 순간이 교차할 뿐이다. ‘불행한 사람, 화난 사람, 과거의 어떤 사람’이 나라는 고정된 생각은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다.
- 「부서진 가슴에서 야생화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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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SUNDAY 2023년 12월 23일자 '책꽂이'



저자 및 역자소개
류시화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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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을 냈으며, 엮은 시집으로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마음챙김의 시』가 있다.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를 썼고,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바쇼 하이쿠 선집』과 인디언 연설문집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엮었다. 번역서로 『인생 수업』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티벳 사자의 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등이 있으며, 우화집 『인생 우화』와 인도 우화집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인생 학교에서 시 읽기 『시로 납치하다』를 썼다. 산문집으로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와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가 있다. 접기

수상 : 2012년 경희문학상
최근작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큰글자도서]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큰글자도서] 시로 납치하다> … 총 14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
인생극장의 특별석으로 초대하는 시인의 신작 산문 42편 —
‘인생은 길을 보여 주기 위해 길을 잃게 한다.
생을 불태우려면 자신이 불타는 것을 견뎌야 한다.’

30만 명의 독자가 읽고 독일과 스페인 등 5개국에서 번역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이은 신작 산문집. 많은 작품을 통해 그만의 인생관을 세상에 알린 작가로 여행자로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실의 힘이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에 문체의 매력이 더해져 서문을 읽는 순간부터 기대감이 커진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난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하는 기분의 연속이다.
그렇듯이, 류시화의 글에는 가벼움과 깊이가 공존한다.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할 때 사람은 말과의 관계가 돈독해진다. 전달된다고 믿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새는 해답을 갖고 있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다. 오래된 사원 벽에 적혀 있는 문장처럼,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목격하는 순간 사람은 노예가 되기를 멈춘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돌아가는 길투성이의 인생이 문장에 반사되어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또 한 권의 명저.
뛰어난 언어 감각과 감수성에 더해 솔직한 내용이
산문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삶에는 시에 담을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마음의 온도를 바꾸는 만남들이. 시인은 인생 사진의 인물 부분을 오려내는 것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산문에 담는다. 좋은 글은 평범한 단어들을 문장에 배치했을 때 그 단어들이 갖는 특별한 힘이다. 류시화의 눈에 포착되면 평범한 만남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그에게는 왠지 재미있는 일들이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 「나의 지음을 찾아서」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성장기에 읽은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 「웃음은 마지막 눈물 속에 숨어 있었어」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 등 글의 힘으로 많은 독자의 삶을 변화시켜 온 작가의 인생 산문 42편 수록.
시인답게 자신을 포함한 날카로운 인간 관찰, 풍부한 소재,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글들을 읽고 있으면 불꽃놀이가 터지는 유리컵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다양한 부호들이 쏟아진다. 문장에서 힘을 받고 내일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 류시화의 산문집을 읽은 독자들의 리뷰

‘울고, 웃고, 감동하고, 예술이다.’
‘아! 하는 순간이 많아서 좋다.’
‘재미와 감동, 교훈 모두 있다.’
‘삶에서 천천히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의 벽에 새로운 창을 만들어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다.’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다. 읽고 나면 삶을 온전히 사랑하고 싶어진다.’
‘매번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있다.’
‘불면 날아갈 것처럼 휘청이는 영혼에게 지긋이 눌러 주는 바위 같은 책.’
‘삶을 깊이 있게 인도하는 문장을 만나는 독서.’
‘기쁨과 웃음이 세련된 필치로 쓰여져 있다. 글이 주는 감동 때문에 글자가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남의 여행을 훔쳐보는 느낌이 아니라 함께 여행하고 함께 깨닫는 느낌.’
‘단지 하나의 사건일 뿐인데도 마음은 그 하나로 전체를 만들고 그것이 괴물이 되어 더 중요한 것에서 멀어지게 한다. - 마음에 박힌 문장’
‘당신이 지금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절망과 어둠 속에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삶은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고, 경험은 우리 안의 불순물을 태워 버린다고 작가는 말한다.’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정답 없는 삶을 유연하게 긍정하게 된다.’
‘책을 다 읽었을 때 내가 보는 풍경이 달라졌다.’

■ 독일 독자들의 리뷰

‘이 책이 지루한 철학 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책을 읽고 놀라게 될 것이다. 나는 저자로부터 인생의 가장 어려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이 책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삶의 태도를 갖게 되었다. 류시화의 글쓰기 스타일은 눈에 거슬리지 않고 따뜻하면서도 동시에 매우 날카롭다. 그는 자신의 삶과 지식에서 얻은 일화들을 공유하면서 몇 마디의 말로 독자의 눈에서 비늘이 떨어질 정도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나는 그의 사고 과정을 쉽게 따라갈 수 있었고 한 편의 글을 읽을 후에는 그것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때로는 그의 문장에 담긴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종교적이거나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부서지기 쉬움과 우리 존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류시화의 산문집은 문학적인 스토리텔링과 영적 탐구의 연결이다. 영적 감동이 있는 잘 쓰여진 글을 찾고 있다면 류시화의 책이 적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어와 문학을 매우 좋아할 뿐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탐구, 질문이 있는 장소로의 여행, 풍부한 독서 경험을 가진 작가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한 페이지도 놓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우리 앞에 펼쳐지는 사람과의 만남과 상황들은 우리의 감각을 날카롭게 만들어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려고 하는지 깨닫게 한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더 깊은 영역을 전달하고 있는 류시화의 책은 마음 학교의 추천 도서를 읽는 기분을 준다.’

‘무엇이 우리에게 지속적인 행복을 주는가? 우리는 진정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가? 여행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방식으로 좌절에 대처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누구나 직면해야 하고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문이다. 류시화의 책에서 독자는 웃음의 중요성과 함께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도전에 직면한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인식하는 것이 갑자기 매우 쉬워진다. 그의 글은 단지 생각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초점을 넓히고, 관점을 바꾸고, 진정으로 영감을 주며, 실제로 삶에 큰 에너지와 기쁨을 주는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안내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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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10.0




너무 빨리 읽어버리면 아쉬워서 천천히 의미를 되새기며 읽고있습니다. 주말 새벽에 읽으니 너무 좋네요~
manu301 2023-12-17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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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히지만 여운이 오래남는 작가님책, 밑줄긋고 머무르며 나를 만나는 시간을 선물받네요
gaudium 2023-12-20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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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읽고 있어요~글을 통해 한번 더 희망을 느껴요.
tami 2023-12-17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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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다친 새처럼 웅크린 모든 이에게 내미는 손길

"우리는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누군가를 원한다. [...]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위해 내 말을 들은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들었다. 모든 만남의 궁극적인 의미는 조언이나 설교가 아니라 포옹이다. 포옹이 필요한 사람에게 강의를 해서는 안 된다". - 120쪽에서



머릿속에는 온갖 지식을 담고 있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실천하고, 삶의 실천적 의지나 지혜로 실행하는 데에는 미숙하거나 좀처럼 삶의 일상으로 끌어오지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 더구나 좌절과 절망의 고통이나 상실의 슬픔, 이유를 딱히 규명하기 어려운 공허나 우울감에 휩싸일 때면 이성의 작동이 멈추기 일쑤이다. 결코 앎이 삶의 지혜로 전용되지 않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던가? 그럴 때면 내 마음을 마음껏 토로하고 그것을 묵묵히 공감하며 들어줄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또한 따뜻한 포옹이 간절해진다.

이 책에 손이 가 닿은 것은 누군가의 감정의 영역에서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였을 것이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쩔쩔매는 막다른 길에 서있는 듯한 답답함과 이젠 그만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도주의 심정에 사로잡혀 있었던 까닭이다. 책은 마치 누군가의 목소리를 내내 말없이 경청해주고 있는 듯, 시인과 그의 경험 속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지막하게 흐르며 슬퍼하는 다른 영혼을 토닥인다.



우리들은 다른 인간 존재에 대해 얼마나 섣불리 예단하고, 마치 다 안다는 듯 자신이 겪은 사례를 빌어 일반화하고, 공허한 말을 건네곤 하는가. 시인은 상처는 저마다의 고유한 경험이며, 영혼의 일이기에 모두 다른 이름으로 불러 주어야 함을 안다. 섣부른 아픔의 일반화된 말의 진부함이 아닌, “그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도록 거기 함께 있어주는 일”로서 곁에 누군가의 따뜻한 체온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나는 시인의 지적처럼 "하나의 모습으로만 굳어져 다른 모습들을 나로부터 제외시켜버린 에고의 고집과 자아집착" 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시인이 인용하여 전달하는 13세기 수피파 시인 ‘잘랄루딘 루미’의 시 구절은 이처럼 삶의 바깥쪽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 채 꽃이 피어나지 않는 이유를 외부 세계에서 찾으려 한 내게 빛과 같은 깨우침이 되었다.




단단한 봄이 어떻게

정원을 만드는가.

흙이 되라, 부서져라.

그러면 그대의 부서진 가슴에서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날 것이다.

.....[後略]......



한 가지로 딱딱하게 굳어버린 돌밭에서 그 무엇이 태어날 수 있겠는가, 부서져야 한다. 산산이 부서져 수많은 야생화들이 피어날 수 있는 흙이 되어야 함을. 이렇게 한 가지에 붙들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도 삶의 시간은 덧없이 흘러간다. 마치 삶의 시간이 무한하다는 듯 메여있었으니 기쁨도 사랑도 잊어버린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삶의 기쁨은 이곳에서의 나의 머묾이 유한하다는 지각에서 시작된다. [...]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86쪽)” 유한성과 결여가 바로 지금의 실존에 풍요한 감각을 준다는 이 뻔한 지혜가 잊고 있었던 생의 감각을 일깨워주었다. 어쩌면 이 책의 많은 번뜩이는 지혜의 문장들은 새로워서 라기보다는 정말 우리네 감정의 정곡 언저리를 생생하게 들춰내어 그 바닥의 정서가 체험할 수 있는 영혼에 길을 비추어주기에 고마운 생의 선물이 되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책 속에서 요즘 거듭 마주하게 되는 유사한 문장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시인은 인도북부 마나리에서 출발해 라다크의 ‘레’라는 소도시에 이르는 여정에서 가졌던 축복의 순간을 말하고 있다. 시인은 아찔한 4,000미터 고산지대 로탕패스(시체가 쌓인 고개라는 뜻)를 지나 5,300미터 타그랑라의 황량한 어디쯤 차를 멈추고 고개를 처 들었을 때, 존재가 무한히 확장되는 느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너무 놀라 넋을 잃은 한 인간의 형용할 수 없는 환희를 전하고 있다. “내가 열리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시인은 이때 명백한 이것을 여태 보지 못하고 살았음에 후회와 다행의 감정을 오간다. 그래 나를 위한 로드무비를 찍는 여정에 나서 보아야 할 테다. 내 안에 있는지도 몰랐던 그 어떤 힘에 대한 믿음을 위해서.



“자신에 대한 절망 없이는 자신에 대한 사랑도 없다. 결함은 아름다움으로 가는 통로이다. (204쪽)” 이 세계 혹은 자아와의 불화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기꺼이 그 고통을 단지 생각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실존적 문제로 경청해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형을 잃어버린 한 소녀의 영혼을 돕기 위해 허구의 생생한 편지를 지어냈던 카프카의 작고 조용한 도움처럼, 이 책은 슬퍼하는 영혼들에 따뜻한 손을 내밀어 온기를 전해준다. 절벽으로 밀어줘서 날 수 있었다는 시인이 절실하게 갈구하던 그 어느 날의 기록에서 조금은 더 시간을 보냈다.



아마 내가 회피하는 것이며, 또한 반드시 처절하게 나를 밀어 넣어야 할 진실이기에 그러했을 것이다. 시인의 시 구절처럼 “다친 새처럼 웅크린” 모든 이에게 시인은 이 책을 통해 손을 잡아주기 위해 그의 손을 내민다. 금 가고 무시당해 숨겨진 자아를 지닌 무수히 많은 이들에 기쁨을 위한 손을 내밀어준다. 그래 ‘인생극장 특별석으로 초대하는 42편의 산문’에서 우리는 진정한 인생의 길을 찾기 위해 자주 길을 잃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접기
필리아 2023-12-18 공감(1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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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 인생극장의 특별석으로 초대하는 시인의 신작 산문 42편. 30만 명의 독자가 읽고 독일과 스페인 등 5개국에서 번역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이은 신작 산문집이다. 많은 작품을 통해 그만의 인생관을 세상에 알린 작가로 여행자로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실의 힘이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에 문체의 매력이 더해져 서문을 읽는 순간부터 기대감이 커진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난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하는 기분의 연속이다.


그렇듯이, 그의 글에는 가벼움과 깊이가 공존한다.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할 때 사람은 말과의 관계가 돈독해진다. 전달된다고 믿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새는 해답을 갖고 있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 「나의 지음을 찾아서」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성장기에 읽은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 「웃음은 마지막 눈물 속에 숨어 있었어」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등 글의 힘으로 많은 독자의 삶을 변화시켜 온 작가의 글 42편이 수록되어 있다.

글들을 한 편 한 편 읽고 있으면 불꽃놀이가 터지는 유리컵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다양한 부호들이 쏟아진다. 청각과 후각의 예민함을 언어화해 나가는 뛰어남이 느껴진다. 그래서 열심히 읽게 된다. 문장에서 힘을 받고 내일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시속 10만 킬로미터로 질주하는 바위 행성에 올라탄 채로 삶을 여행 중이다. 자전하면서 공전까지 한다. 때로는 진도 7로 흔들리는 불안정한 삶에서 ‘살아 있는 느낌’이 깎여 나가는 아픔에는 크고 작음이 없다. 누구의 삶도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없다. 당신의 삶도, 나의 삶도. 80억 명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오늘을 경험하고 있다. p48



가벼움을 경박함으로 여기는 시각이 나에게 있었다. 가벼움은 비문학적이고, 속물근성의 드러남이며, 추구의 길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치부했다. 그래서 가벼움을 경계하고, 가벼운 철학이 정신에 스며들지 못하게 막았다.

나로 하여금 글을 쓰도록 떠다민 것 자체가 생의 무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내 관점에서 가벼움은 곧 의미와 깊이의 부족이었다. 그래서 가벼운 상승기류를 타고 날아가지 않도록 밤마다 묵직한 번민의 돌로 내 혼을 눌러 놓았다. p79



깃털처럼 중심도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부유하는 것이 아니라 새처럼 가볍게 날 수 있어야 한다. 새는 뼛속에 공기가 통하는 공간이 있어서 비행할 수 있듯이 존재 안에 자유의 공간이 숨 쉬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경박한 가벼움이 아니라 자유를 품은 가슴의 가벼움이다. p81



우리는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누군가를 원한다. 마음속에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품고 사는 것만큼 큰 고통은 없다. 기차안에서 만난 그 인도인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위해 내 말을 들은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들었다. 모든 만남의 궁극적인 인의미는 조언이나 설교가 아니라 포옹이다. 포옹이 필요한 사람에게 강의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p120



어려울 때는 스스로 행복해지라는 티베트 속담이 있다. 우리는 희망하고, 절망하고, 희망한다. 이것이 우리의 날갯짓이다. 물에 얼굴을 박고 넘어져 있다면 당신이 할 일은 얼른 일어나는 일이다. 물속에서 산소를 찾거나, 아가미를 만들려고 할 것이 아니라. p150



내일은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끝까지 가 보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성실함이다. 어차피 나는 죽음에 패배하기 위해 태어났다. 하지만 아름답게 패배하는 것은 나에게 달린 일이다. 심장이 침묵한 것 같으면 스스로 심장을 깨워 그 고동 소리를 들어야 한다. p194



통증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은 통증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고, 그 통증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일이다. 트워스키 박사는 말한다.

“불편함과 갑갑함을 느끼는 시간들은 당신이 성장할 시기가 되었음을 알려 주는 신호이다. 이 역경을 제대로 활용하면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p235





요즘 들어 자꾸 꿈을 꾼다.

어린시절을 보냈던 병원집이다.

처치실 난로위엔 소독중인 주사기가 달그락 거리며 끓고 있고

진료실에서 할아버지는 환자를 진료중이시다.

약제조실에 간호사언니가 반갑게 날 맞는다.

늘 그랬듯 하얀 정사각형 종이위에 분배해 놓은 약을

능숙하게 접어 봉투안에 넣는다.

지금 내가 그토록 두려워 하는 병원이

꿈속에선 안락한 집이고 놀이터이다.



아마도 병원집이 자꾸 꿈에 나오는 건

얼마전 막내고모를 만나서인 것 같다.

잊고 있었던 옛기억이 되살아나며

한동안 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나, 왜 이렇게 사는거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것 같던 류시화작가의 신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나는 불행한 인간이 아니다.

단지 불행한 순간이 있을 뿐이다.

나는 우는 인간이 아니다.

단지 우는 순간, 웃는 순간이 교차할 뿐이다.

‘불행한 사람, 화난 사람, 과거의 어떤 사람’이 나라는 고정된 생각은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다. p103



과거를 돌아보면

지금 이 순간 내모습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도시빈민으로 살아가는 내가

과거에 누렸던 많은 것들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때 그렇게 살았던 난

지금 이렇게 살면 안되는거였다.



누구에게인줄 모를 원망과 한숨 그리고 눈물...

한참을 울고 나니 이제야 답답하고 요동치던 마음이 잔잔해진듯 하다.



오늘까지만 아프고

내일도 여전히 추운 한파라지만

이젠 그만 우울해하고 이불속에서 나와야겠다.

나의 계획이 아닌 신의 멋진 계획 플랜B를 기대하며...


인생의 길을 보여 주기 위해 길을 잃게 한다. 돌아가는 길투성이의 인생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행복한 일은 동시에 일어난다. 플랜A보다 플랜B가 더 좋을 수도 있다.가 아니라 더 좋다.플랜A는 나의 계획이고, 플랜B는 신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p181


- 접기
yhson11 2023-12-21 공감(3)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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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눈물, 감동이 있는 책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웃고 있고, 어느 순간 울고 있고 또 어느 순간 감탄하게 됩니다.절실히 원하는 모든 순간이 날개이며 부서진 가슴에서 야생화가 피어난다는 글귀에 가슴 뭉클해지고대학 신입생 시절 처음 양식당에 가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가 스프만 먹고 나온 이야기에 큰 웃음을 터트리네요.그러면서도 결국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닌, 다른 인생인, 이 인생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임을 받아들이게 하네요.저에게는 이 책이 인생책이 될 것 같습니다.
푸른밤 2023-12-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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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gaudium 2023-12-21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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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y Buddhism: A New Approach: The I... by Hamilton-Blyth, Sue

Early Buddhism: A New Approach: The I... by Hamilton-Blyth, Sue





Early Buddhism: A New Approach: The I of the Beholder Paperback – 16 May 2000
by Sue Hamilton-Blyth (Author)
4.4 4.4 out of 5 stars 14 ratings

Part of: Routledge Critical Studies in Buddhism (77 books)
New interpretations of the central teachings of early Buddhism, mainly the relationship between identity and perception in early Buddhism.
===
Table of Contents

Introduction Sources, Methods and Caveats; 
Chapter 1 Setting the Scene: We have no self but we are comprised of five aggregates; 
Chapter 2 The Indian Context; 
Chapter 3 The Focus on Experience; 
Chapter 4 The World of Experience; 
Chapter 5 The Experience of Subjectivity and Objectivity; 
Chapter 6 The Structure of Experience; 
Chapter 7 The Limits of Experience; 
Chapter 8 World of Metaphor: Continuity, Death and Ethics; On What is a human being?;

===

248 pages

Product description

Review


'A stimulating and challenging discussion of certain aspects of Buddhism. - The Middle Way

'This book contributes significantly to the on-going project of disentangling the teachings of Pali Buddhism. ... Its particular contribution consists in seeking to do this by relating those teachings directly to human subjective experience.' - Journal of Religious History



'A stimulating and challenging discussion of certain aspects of Buddhism. - The Middle Way

'This book contributes significantly to the on-going project of disentangling the teachings of Pali Buddhism.' - Journal of Religious History




About the Author
Sue Hamilton


Product details
Publisher ‏ : ‎ Routledge; 1st edition (16 May 2000)
Language ‏ : ‎ English
Paperback ‏ : ‎ 248 pages

4.4 4.4 out of 5 stars 14 ra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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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drich D.
5.0 out of 5 stars Difficult
Reviewed in Germany on 21 Apri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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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worth reading. Highly recommended for followers who have not been corrupted by the commentary literature and have found joy in the Buddha's Word. It's a shame that the citation information is once again difficult to identify because it's based on the PTS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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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beth A. Gibson
5.0 out of 5 stars One of the best books ever written on early Buddhism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2 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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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brilliant -- challenging and deeply thoughtful and thought-provoking. Hamilton is an excellent scholar and researcher, of early Buddhist and Indian thought, and of Pali, the language in which the earliest buddhist teachings were written.

What has impressed me most about this book is Hamilton's own very deep thinking on this subject -- how and why did the Buddha say the things he did in the ways he did (as presented in the early Buddhist canon)? Hamilton clears up some fuzzy thinking on a few topics -- chiefly anatta, not-self, and creates a rich, coherent picture of what the Buddha knew and wanted us to know.

This is a fascinating, challenging, and deeply rewarding book. I cannot recommend it highly enough.

16 people found this helpfulReport

thoughtful man
5.0 out of 5 stars Excellent book on discussing the teachings of the Buddha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1 February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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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an excellent book that discusses among other topics; the context, psychology, philosophy and teachings of the Buddha. I found myself drawn into the author's discussions and understanding her many excellent points about the Buddha and his teachings. Much denser but highly readable compared to many introduction books on early Buddhism and the Buddha's teachings. Highly recommend it.

5 people found this helpfulReport

J.Alia
5.0 out of 5 stars Clear and insightful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1 Jun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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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s a huge help for people interested in studying early Pali Buddhism.

Sue Hamilton is both sympathetic toward the subject and does not take difficult points, perhaps resulting from previous misinterpretation, as dogma. Her interpretation and analysis is from the point of view of the Buddha's primary and only goal of helping others reach liberation.

The writing is clever and engaging.

... a truly excellent work!!!

11 people found this helpfulReport

Liz
5.0 out of 5 stars An important book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7 March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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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scrutinises the early Buddhist texts in a way that can have an impact on everyday modern lives. It is difficult reading but well worth persevering. I gained a lot of understanding from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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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 초대석 - 40년 동학연구 한길, 박맹수 원광대 명예교수 202312

광주일보


예향 초대석 - 40년 동학연구 한길, 박맹수 원광대 명예교수
2023년 12월 25일(월) 18:55가가
“대한민국 대전환, 동학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1983년부터 현장 찾아다니며
희귀 동학 1차 사료 최초로 찾아내
한·일 역사학자와 시민들
‘동학농민군 희생자 기리는 사죄비’
‘나주역사공원’에 건립
‘창비담론 아카데미’ 등 통해



박맹수 원광대 전 총장(원불교학과 명예교수)은 40년 동안 동학연구의 한길을 걸어오고 있다.

보성군 벌교 태생인 박맹수 원광대 명예교수(전 총장)는 1983년부터 40년째 동학연구의 한길을 걸어오고 있다. 철저하게 현장을 찾아 ‘발로 쓰는 현장공부’를 강조한다. 관리나 양반계급과 달리 농민군들은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길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두발로 동학 관련 현장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희귀한 동학 1차 사료들을 최초로 찾아내 ‘남·북접은 하나’ 등 기존 통설을 뒤집는 새로운 동학사를 정립할 수 있었다. 1895년 1월 5일, 서울에서 3개 가도(충주·청주·공주)를 따라 남하하며 동학농민군을 토벌해 온 일본군 후비(後備)보병 제19대대가 나주성에 입성한다. 한 병사는 일본군이 나주에 35일간 주둔하며 동학지도자 680여 명을 학살했다고 ‘종군일지’에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로부터 128년이 흐른 지난 10월 30일, 한국과 일본의 역사학자와 시민들에 의해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가 나주시 죽림동 ‘나주역사공원’에 세워졌다. 사죄비 건립의 실무를 맡아 결실을 맺은 박 교수를 익산에서 만나 40년 동학연구 이야기를 들었다.


◇순수 한·일 시민의 힘으로 세워진 동학 사죄비

나천수 시인: “동학과 관련해 진압군 일본 측은 가해자 측인데, 가해자 측에서 일본군이 살육했던 역사를 발굴하려 하는가?”

나카츠카 교수: “일본군이 가해했던 역사를 덮어 놓는다는 것은 학자적 양심에 위배된다.”

나천수: “가해 역사를 밝힌 후에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나카츠카: “조그마한 위령비를 세우고 싶다.”



나주 동학농민혁명 한일 국제 학술대회(2019년)
지난 2016년 10월, 고(故) 나카츠카 아키라(中塚明) 나라 여자대학 명예교수가 ‘제11차 한일동학기행’ 방문단을 이끌고 나주에 왔을 때 일이다. 만찬 자리에서 나주지역 동학유적지 안내를 맡았던 나주목 향토문화연구회 나천수 시인(문학박사)과 나카츠카 교수 간에 이러한 대화가 오갔다. 그리고 3년 뒤 2019년 10월 30일, 나주시와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일본 측 동학기행단 대표 등 3자 간에 나주 동학농민혁명 재조명을 위한 MOU가 체결됐다. 2019~2021년 3년간 매년 나주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를 열고, 민간인 차원의 위령비를 건립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같은 날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노우에 가츠오(井上勝生) 홋카이도 대학 명예교수 교수는 “(일본군 대대 병력이 나주성에 입성한) 이후 벌어진 잔혹한 토벌전의 역사와 진상을 밝힐 책임을 다하지 않은 데 대해 일본인으로서 깊이 사과를 드린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발표했다. 이번 세워진 사죄비의 씨앗은 근대 한일관계와 동학농민혁명을 연구해온 일본 역사학자의 ‘학자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 2022년부터 모금운동을 전개한 일본 측은 118만 엔을 모았고, 한국 측도 이에 호응해 3700여만 원을 모았다. 원광학원 그룹과 원광대 재경 동문회, 근대한국 개벽종교 답사단, 보성 ‘불이학당’ 동학공부모임, 공주 우금티기념사업회, 남원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나주학회, 나주목 향토문화연구회 등에서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성금을 모았다. 나주시는 사죄비를 세울 부지를 현물 지원했다.

박맹수 교수는 나카츠카 교수와 함께 사죄비 건립 추진위원장을 맡아 사죄비 건립과 연관된 전반적인 업무를 맡아 4년 만에 완결 지을 수 있었다. 협의를 통해 문구를 작성하고, 모금을 책임지는 등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94세라는 고령과 폐암투병 중에도 사죄비 건립에 적극 나섰던 나카츠카 명예교수는 제막식을 하루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 10월30일 나주역사공원에서 열린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 제막식.
-고(故) 나카츠카 교수가 “가해의 역사를 덮어 놓는 것은 학자의 양심에 위배되고, 나중에 작은 위령탑이라도 세우고 싶다”고 말씀하신 때를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의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직접적인 계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보다 1995년 7월 일본 홋카이도대학 문학부 인류학교실 옛 표본고(標本庫)에서 전라남도 진도 출신 동학지도자 유골이 발견된 것이 사실은 출발이라고 봐야죠. 유골 발견을 계기로 피해국인 우리나라 연구자 저하고 가해국 일본의 이노우에 교수님이 공동 연구를 시작하잖아요. 그 소식을 나카츠카 교수님이 들으시고, 1997년 홋카이도 대학에 유학 갔을 때, 그해 가을에 교토에서 비행기를 타고 삿포로로 오셨어요. ‘피해국과 가해국 두 나라가 공동 연구하기 쉽지 않은데 너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후에 어떻게 일이 사죄비 건립까지 진척됐나요?

“2001년에 귀국하자마자 5월에 전주에서 동학 국제학술대회를 열면서 나카츠카·이노우에 교수님을 초청했죠. 그때 정읍에 있는 무명(無名) 동학농민군 위령탑 안내를 했어요. 여기서 나카츠카 교수님이 엄청난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아요. 일본으로 돌아가셔서 2002년 8월에 시범적으로 ‘동학기행 답사단’을 모시고 와요. 그리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한일 시민이 함께 하는 동학농민군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답사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카츠카 교수님을 비롯한 일본 연구자들을 모시고 나주를 답사할 때 ‘(어두운 역사를 파헤치는 것은) 국가나 민족의 문제가 아니라 학문의 양심, 학자의 양심 문제다. 조그마한 위령비라도 세우면 좋겠다’ 말씀하신 게 씨앗이 됐죠. 그걸 나천수 선생님은 그냥 들으시지 않은 거죠. 그다음에 답사단이 오셨을 때 ‘저희가 이걸 추진하면 어떻습니까?’ 하신 거죠. 2019년 10월에 이노우에 교수님이 공식적으로 사죄문을 발표하죠. 그때 반향이 엄청났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처참하고 비극적인 역사가 있었는지 3년 동안 학술대회를 하고, 그 성과에 바탕해서 한일 양국 시민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자’ 한거죠.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 건립 의의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가장 큰 의미라면 근대 한일관계는, 불로 비유하자면 100년 이상 불타고 있는 한일간의 갈등과 대립을 시민들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모델을 만들어냈다,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봅니다. 129년 전에 우리 광주·전남 전라도 땅에서, 그런 처참하고 가혹한 역사를 딛고 새로운 생명, 평화의 싹을 키워냈습니다. 이것을 일본의 정계와 재계, 언론계, 시민사회에 널리 전파한다면 정말 진정한 한일관계가 새롭게 구축될 겁니다. 나주시 왕곡면 국도 13호선 도로변에 일제강점기때 나주 궁삼면 토지분쟁을 변호한 후세 다쓰지(布施辰治·1880~1953) 변호사(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일본인 최초로 ‘대한민국 건국훈장’이 추서됨)와 관련 있는 ‘나주 궁삼면 항일 농민운동 기념비’가 있습니다. 사죄비와 궁삼면 기념비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아요. 올해 5월에는 후지 국제여행사가 광주항쟁을 핵심 코스로 하는 프로그램을 하나 더 신설했어요.”

◇“동학 연구로 이끈 학문의 원동력은 5월 광주”

“제가 동학농민혁명 연구를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 연구로 젊은 시절을 바쳤던 그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바로 1980년의 광주사건과 그 후의 야학운동이었습니다.” 박맹수 교수는 2014년 펴낸 ‘동학농민전쟁과 일본-또 하나의 청일전쟁’(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刊)에 실린 ‘동학농민혁명과 현대한국-내가 걸었던 도정에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밝힌다.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졸업 후 ROTC 장교로 임관해 상부의 명령을 암호화해 하부의 연대와 대대에 전달하는 연락장교를 맡았던 그는 1980년 5·18을 충청도 지역사단사령부 지하벙커에서 접했다. 나중 5·18의 진상을 알고나서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등을 지켜야 하는 군대가 국민을 학살하는 사태’에서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을 자책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 중앙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 석사과정에 들어가 동학과 2대 교주 해월(海月) 최시형(1827~1898) 선생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1995년 7월, 일제시대 식민학(植民學)의 근거지였던 홋카이도 대학에서 신문지에 싸인 채 발견된 진도출신 동학지도자 두개골은 그의 동학 연구와 학문인생에 커다란 방향 전환을 가져오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학술담당 간사를 맡고 있던 그는 ‘동학지도자 인골 방치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1997년부터 2001년까지 홋카이도 대학 유학시절 이노우에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시고 공부하며 ‘열린 민족주의’와 ‘동아시아’를 발견하는 의식전환을 했다.

박맹수 교수는 ‘창비담론 아카데미’와 ‘보성 불이학당’ 동학공부모임 등을 통해 동학 사상·정신을 널리 알리면서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고자 한다. 왜 지금 시대에 129년 전 개벽을 꿈꾸는 민중들을 사로잡았던 동학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가?

“‘왜 지금 다시 동학인가?’하면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의 대전환이 절실한 시대에 대전환을 이뤄갈 지혜가 동학에 있고,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붐의 뿌리가 되는 사상과 철학이 바로 동학이기 때문입니다. 동학의 ‘천지만물 막비시천주(天地萬物 莫非侍天主·모든 만물과 사람이 똑같이 존귀한 존재)라는 가르침이야말로 지구가 맞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