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6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와 인류 종교의 미래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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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와 기독교의 대화와 인류 종교의 미래

기자명 이은선 한국信연구소 대표
승인 2022.12.15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 22




지난 1년간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라는 제목 아래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를 진행해왔고, 이제 22회로 마무리 짓고자 한다. 

오래전 서구 기독교 신학의 한복판에서 ‘밭에 감추인 보화’처럼 만난 동아시아 한국 유교의 보화들과 대화하면서 나름으로 이 대화가 인류 문명의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다. 

지난 글들에서 본인은 동아시아 유교 기원과 전개에서 한국 유교가 단지 수동적이었거나 외래로부터 전해 받은 것만이 아니라 근본적인 토대로서 역할을 했고, 특히 매우 고유하게 조선적 유교로 전개되어 왔음을 말했다. 또한, 유교 문명은 토착 지역의 오랜 무교(巫敎)나 도교(道敎)적 토양에서 함께 성장하면서 인도 문명으로부터 전해진 불교와 깊게 대화하며 신유교(新儒敎, Neo-Confucianism)로 전개된 것을 살폈다. 조선 유교는 특히 이 신유교의 확장이고, 그러므로 이 신유교와 더불어 서양 문명의 두 토대인 유대 히브리 정신과 그리스·로마 정신 위에서 성장한 서학(천주교)이나 개신교(프로테스탄트) 기독교와 대화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인류 문명의 거의 모든 종교 전통과 대화하는 것이 됨을 본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 21세기 세계정세를 보면 미국과 중국이라고 하는 세계 두 헤게모니 사이의 각축이 치열하고, 그 둘의 관계 맺음에 따라서 인류 전체의 미래가 크게 좌우될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가운데 한반도 땅에서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 이상의 모든 종교 전통들이 여전히 활발히 역동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볼 때도 이 땅에서의 유교와 기독교, 그중에서도 이제까지 본 연재가 주로 초기 서학(천주교)과의 만남에 집중했다면, 마무리로 현대 개신교와의 만남을 잠깐이라도 살펴보는 것이 인류 종교의 미래를 그리는 일에서 무익하지 않으리라 본다. 

1884년경 아펜젤러나 언더우드, 알렌과 스크랜턴 등의 서양 선교사들 입국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개신교는 유교와의 만남에서 주로 전격적인 개종(改宗)을 주장했다. 거기서 기독교 신앙은 주체가 되고 유교는 그 신앙의 보완자가 되어 최초의 개신교 신학자라 할 수 있는 정동감리교회 초대목사 탁사 최병헌(濯斯 崔炳憲, 1858-1927)의 『만종일련(萬宗一臠, 1922)』도 그랬지만, 칸트 『순수이성비판』을 번역해 냈고, 칼 바르트를 사사한 후 단군 이야기를 기독교 삼위일체 이야기와 견주기도 한 해천 윤성범(海天 尹聖範, 1916-1980)의 ‘誠의 신학’도 유사했다. 이어서 본인이 한국의 한 토착화 신학자로 보고자 하는 원초(原草) 박순경(1923-2020)의 ‘(민족)통일신학’도 히브리 유대 민족의 창세기 연원을 동이족 창세기에서 찾기도 하지만 마침내는 그 모든 역사가 히브리 기독교의 ‘하나님’에 의해서 성취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박순경, 『삼위일체 하나님과 시간』, 2014; 이은선, “토착화신학으로서의 박순경 통일신학-한국적 信學의 관점에서, 한민족통일신학연구소 엮음, 『원초 박순경의 삶과 통일신학 톺아보기』, 2022).



이런 가운데 일련의 개신교 사상가들은 훨씬 더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한국 유교 전통을 내면화하면서 나름의 고유한 신학과 종교의식을 펼쳤다. 요사이 더욱 찾아지고 있는 다석 유영모(多夕 柳永模, 1890-1981)는 유불도 삼도(三道)뿐 아니라 대종교 『삼일신고(三一神誥)』나 『천부경(天符經)』 등의 언어를 깊이 체화해서 지금까지 어느 개신교 신학자도 넘지 못한 전통기독교 기독론의 배타주의를 나름으로 넘어섰다. 그는 유교 『중용(中庸)』의 중(中) 개념이나 『대학(大學)』의 민(民)을 예수의 그리스도성을 지시하는 언어로 해석해서 그 그리스도성이 단지 2천 년 전 유대인 청년 예수에게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부여된 하늘적 ‘씨앗’과 ‘바탈’로 보았다(이정배, 『유영모의 귀일(歸一)신학』, 2020). 다석의 제자로서 함석헌(咸錫憲, 1901-1989)은 스승보다 훨씬 더 탈종교적이고 보편의 언어로써 이 세상의 현실과 정치, 역사 속에서의 하늘 영(靈)의 활동과 ‘씨알’의 역동적 활동을 강조했다. 본인이 그래서 참된 한 “仁의 사도”라고 파악한 그는 염재신재(念在神在, 생각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라는 말을 좋아하는 스승 유영모처럼 온 우주의 “영화(靈化)”를 말하며, 씨알의 핵심을 사유하는 일(思,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로 보았다. 본인은 여기서 깊은 맹자적 전승을 보고, 또한 그가 민족 개조에서의 정치와 종교의 합작과 “혁명의 명(命)은 곧 하늘의 말씀이다”라면서 그 명을 공자의 천명(天命)과도 연결하는 일 등이 유교 맹자적 의(義) 의식과 잘 연결되는 것을 본다(이은선, “인(仁)의 사도 함석헌의 삶과 사상”,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 2016).



그런데 사실 이들 모두에게 먼저 큰 영향을 준 사상가는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鎬, 1878-1938)였다. 보통 개신교 사상가로 알려졌지만, 그 삶과 사상에서의 유교적 뿌리와 전개는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으로 그의 흥사단(興士團) 운동이 그것인데, 유교 중용(中庸)과 성(誠)의 점진(漸進)의 덕을 민족 독립과 자주뿐 아니라 인류 공동체 미래를 위해서 참된 영적 생활 공동체 운동으로 펼치고자 한 것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김교신(金敎臣, 1901-1945)의 ‘무교회’ 운동이 있다. 지난 편에 본 유교 개혁가 이병헌은 유교 종교화로서 공교회(孔敎會) 운동을 주창했지만, 김교신은 오히려 ‘무교회’ 신앙을 강조했다. 그는 신생 한국 개신교가 서구에서 만들어진 각종 교단과 교권에 좌지우지되는 것을 보고서, 참 신앙이란 그렇게 눈에 보이는 교회에 속하는 일과는 상관없이 스스로가 성서를 읽고 해석하면서 민족적 현실에 참여하며 “날마다 한 걸음(日步)”씩 나가는 구도 정신으로 파악했다. 유교 남성들이 당연시해왔던 호(號)를 붙이는 일도 일종의 특권 의식으로 보아 거부했는데, 그와 함석헌, 송두용 등이 함께 창간한 월간지 『성서조선』은 대쪽 같은 선비 정신과 독립 기독교 신앙이 함께 일구어낸 뛰어난 열매라고 생각한다(김정환, 『金敎臣, 그 삶과 믿음과 소망』, 1994).

1974년 ‘한국 그리스도의 교회 선언’으로 또 다른 한국 기독교의 독립 정신을 강조한 이신(李信, 1927-1981)은 무교회가 아니라 한국 교회의 근본적인 갱신을 통해 그 뜻을 이루고자 했다. “신앙마저 남의 나라의 종교적 식민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그는 서구 교회로부터 온 교단과 교권의 분열을 넘어서 초대 교회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한국 그리스도의 교회 환원운동을’ 주창했다(이신 지음, 『슐리얼리즘과 영靈의 신학』, 358쪽 이하). 
또한, 특히 신앙의 영적 역동성과 전위성을 강조했는데, 히브리 신구약 중간기 묵시문학에 나타난 하나님 신앙의 시대 전복적 의식과 전적 새로움에 대한 간구가 시대와 민족, 문화 등의 차이를 넘어서 새롭게 지속적으로 영(靈)의 ‘동시성’으로서 역동하는 것에 대한 큰 믿음(信)을 가지고 있었다. 그 믿음과 신뢰를 그는 인간 인식 연구에서 불모지와 다름없는 ‘상상력(imagination)’과 ‘환상(fantasy)’으로도 이해했는데, 예수의 하나님 의식, 키르케고르나 본회퍼의 고독과 저항의식, 한반도 최제우의 민중의식, 20세기 미래 전위파 예술 운동 등에서도 유사하게 재현되는 것을 보는 정도로 그의 하나님 영(성령)의 역동성에 대한 감각은 포괄적이고도 포함적이었다. 그리하여 본인은 그러한 이신의 사유가 16세기 조선 신유교 성리학의 창조에서 전위적인 역할을 한 퇴계의 천명(天命)이나 리도(理到) 의식과도 잘 통한다고 보고 그 둘의 사유를 우리 시대를 위한 참된 신학(信學)의 의미로 해석하고자 했다(이은선 외, 『李信의 묵시의식과 토착화의 새 차원-슐리얼리스트 믿음과 예술』, 2021, 129쪽 이하).

21세기 오늘은 지금까지 인류 문명이 소중히 가꾸어온 정신성(理)과 온갖 드러남의 다양성 속에 내재하는 초월적 인격성(命), 그리고 모두가 하나라는 지속하는 기반으로서의 공동체성(仁)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힘을 주어서 한 존재의 존엄이나 권리가 이미 그가 여기 지금 단순히 태어나 있다(natality/生理)라는 탄생성의 단순하고 직접적인 사실 속에서만 찾는 일을 감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어떤 종족이나 국가, 종교나 문화의 소속 여부에 따라 그것을 조건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다르게 말하면, 오늘 우리는 이제 인류 보편 종교(religio catholica/眞敎)의 시대로 들어섰다는 것이고, 본인은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이러한 보편 종교(common religion)의 이상이 어느 경우보다도 한국 (신)유교와 기독교의 만남에서 잘 찾아질 수 있다고 보는 바이다. 예를 들어 ‘易·中·仁’ 이나 ‘聖·性·誠’ 등의 언어 쌍과의 대화인데, 이 언어들은 전통 기독교의 신론(神論)과 구원론, 교회론(성령론)을 훨씬 더 보편적이고 탈종교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더욱 포괄적이고 세속적으로 말해보면, 이미 동학의 최제우 선생도 밝힌 바 있는 ‘誠·敬·信’의 세 언어가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보기에 아직 깊이 천착 되지 못한 무의식의 영역이나 여전히 큰 보편 속에 통합되지 못한 우리 삶에서의 성차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물음이 남아있다. 미래의 보다 생명 살림적인 한국적 보편종교(天地生物之理/心)로서의 한국 신학(信學)을 위해 씨름해야 하는 주제라고 여기며 본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끝)

※그동안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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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임종환자 돌봄은 내몫’ 예배당 밖으로 나온 종교인 | 중앙일보

[더오래]‘임종환자 돌봄은 내몫’ 예배당 밖으로 나온 종교인 | 중앙일보

[더오래]‘임종환자 돌봄은 내몫’ 예배당 밖으로 나온 종교인
중앙일보
입력 2021.06.13 
이형종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70)

고령자가 늘어나면 당연히 사망하는 사람이 대폭 늘어난다. 다사사회를 인식한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생활의 질(QOL, Quality of Life)’ 외에 ‘죽음의 질(QOD, Quality of Death)’을 논의하고 있다. QOL이란 인생의 질 또는 생활의 질로 번역되며, 인간답게 만족하며 생활하는지를 보여주는 개념이다. 그러나 사망자 수가 대폭 늘어나는 시대에 QOL보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는 QOD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QOD란 일시적인 죽음을 나타내는 ‘Death’가 아니라, 죽음으로 가는 과정과 유족케어를 포함하는 ‘Dying’을 사용하여 ‘Quality of Dying’으로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QOD개념은 어떻게 만족하며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종말기의 삶의 질을 의미한다. 어디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 죽는 장소와 죽는 방법을 생각하고, 지난 인생의 회고, 유언, 묘지 준비, 가족 및 지인과 커뮤니케이션 등은 QOD의 질을 높이는 대표적인 대책이다.


'다사사회'에서는 어떻게 삶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가 심각한 사회 문제다. 많은 고령자가 죽음을 앞두고 평생 살아온 의미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묻는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사진 pixabay]

도대체 질 높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이러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40개 국가)과 2015년(80개 국가) 두 차례에 걸쳐 전 세계의 ‘QOD’을 조사했다. 케어와 그 보건의료 상황, 보건 의료분야의 인력, 경제적 부담, 케어의 질, 지역사회와 관계 등 5개 영역을 조사하고 종말기 의료의 정비상태를 수치화하여 발표하였다. 세계 QOD의 조사결과를 보면, 영국, 호주, 뉴질랜드가 상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2010년 조사에서 40개 국가 중에서 23위(한국 26위)를 차지했지만, 2015년 조사에서 14위(한국 18위)로 상승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대만(6위), 싱가폴(12위)에 이어 3위였다.

2015년 조사에서 대만이 6위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그 배경으로는 대만에서 QOD를 높이는 대책이 일찍부터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대만은 2000년 ‘안녕완화의료조례’가 제정돼 환자가 자유의지로 종말기 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에서 채플렌이라는 성직자(신부나 목사)가 종말기 환자의 케어를 담당하고 있지만, 대만에서는 풍부한 경험을 쌓은 승려(임상종교사)가 병동과 자택에서 의료인과 협력해 간호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만에서는 죽음 방식을 포함한 삶의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다사사회에서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QOD 대책

다사사회에서는 어떻게 삶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실제로 완화의료, 재택의료, 고령자시설 등 ‘노병사(老病死)’와 밀접한 현장에서 다양한 상실 체험이 이뤄지고 있다. 다사사회에서 많은 고령자는 신체적 고통을 제거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 즉 죽음을 앞두고 평생 살아온 의미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묻는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할 때 큰 불안과 고뇌가 따른다. 그러나 의료 복지 분야의 전문가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심리적 불안을 케어할 수 없다. 또 이런 질문에 대해 과학적인 답변도 제시할 수 없다. 과학적 사고로 생활해온 사람에게 홀로 종말기에 인생과 죽음의 철학적 질문을 마주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종말기를 맞이한 사람은 고통·불안·고독·이별의 슬픔과 비통, 죽음의 공포 등 복잡한 감정을 스스로 받아들이며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그 사람다운 최후를 실현하도록 의료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QOD를 의식하고, 사회적으로 지원해주는 대책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즉 유럽의 채플렌과 같이 삶과 죽음의 문제를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종교인이 의료와 복지 영역의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채플렌은 주로 유럽과 미국 등 기독교 문화권의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환자의 심리케어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적 실습을 받은 종교인을 의미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병동 외에 복지시설, 교육기관, 경찰과 소방서, 군대와 교도소 등 다양한 공공장소에서 고용되어 있는 종교인 신분의 전문직이다.


임상종교사는 지역사회, 복지시설 등 공공장소에서 심리케어를 제공하는 종교인이다. 특정 종교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복리를 위해 활동한다. [사진 unsplash]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절, 신사, 교회 등 종교시설 이외의 장소에서 성직자가 활동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공공장소에서 생사의 문제와 마주하는 종교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2018년 3월 유럽의 채플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임상종교사(臨床宗敎師)’라는 직업이 탄생했다.

(사)일본임상종교사회가 임상종교사 자격을 인증하고 있다. 임상종교사란 재해지역, 지역사회, 의료 복지시설 등 공공장소에서 심리케어를 제공하는 종교인을 말한다. 
(사)일본스피리츄얼케어가 인증하는 ‘스피리츄얼케어사’는 특정 직업의 종사자와 종교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임상종교사는 반드시 종교인 출신을 전제하고 있다.

원래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을 계기로 처음으로 도호쿠대학(東北大學)에서 심리케어 자격교육과정이 시작되었고, 그 후 류코쿠대학(龍谷大学), 쓰루미대학(鶴見大学), 고야산대학(高野山大学), 무사시노대학(武蔵野大学) 등 여러 대학도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 2016년 심리케어 자격과정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사)일본임상종교사회를 창설하였다. 일본임상종교사회는 임상종교사가 높은 윤리성을 기반으로 양질의 케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임상종교사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교육기관과 협력해 자격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일본임상종교사회는 임상종교사의 자격인증을 위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종교인 신분으로 소정의 교육과정 수료 증명, 기타 몇 가지 요건을 엄격하게 심사한 후에 임상종교사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자격과정은 3개월에 걸쳐 집합교육과 워크숍, 병원과 보건시설에서 실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기관은 윤리, 종교에 관한 기초강의(10시간), 스피리츄얼케어와 슬픔케어에 관한 전문강의(10시간), 공공장소에서 실습(30시간), 협회에 등록된 연수지도자가 담당하는 실습(20시간) 등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협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자격제도를 만들 당시 매년 80~100명 정도의 자격인증자를 선발해 현장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다른 의료전문직과 협력을 모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 9월 현재 159명이 임상종교사로 자격인증을 받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대만과 달리 의료기관과 연계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임상종교사는 일본의 다양한 공공장소에서 종교인 특성을 살린 심리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토에서는 2015년부터 자살대책의 하나로서 임상종교사를 활용하고 있다. 임상종교사가 특정 종교의 포교와 권유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종교의 차이를 넘어 사람의 비탄과 고뇌에 집중하여 경청하는 종교인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종교사는 특정 종교단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지 않고, 공공의 복리를 위해 활동한다는 엄격한 윤리강령을 준수해야 한다.


미증유의 다사사회에서는 인생 전반기와 같이 인생 후반기에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행복도는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일본에서 고령자의 사망자 수가 전체 사망자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암과 노화 등으로 사망하는 ‘길고 완만한 죽음’이 다사사회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개인은 자유의지로 죽음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국가의 입장에서는 국민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QOD를 높이는 대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커리어넷 커리어 전직개발 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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ビハーラ (医療)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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ビハーラ (医療)

出典: フリー百科事典『ウィキペディア(Wikipedia)』

ビハーラ(vihāra)は、サンスクリット語精舎、僧院、寺院あるいは安住・休養の場所を意味し、現代では末期患者に対する仏教ホスピス、または苦痛緩和と癒しの支援活動を指す。

概要[編集]

欧米で発祥した「ホスピス」がキリスト教系の響きを持っていることに対し、「ビハーラ」は仏教的独自性を出したことに特徴がある。

ターミナルケアにおける人間の精神面の重要性が見直され、終末看護と終末看死において仏教者(ビハーラ僧)と医師、看護職ないしソーシャルワーカーなどによるチームワークに注目したことに仏教社会福祉的特徴がある。

さらに近年においては、谷山洋三が「ビハーラとは何か?ー応用仏教学の視点からー」(『パーリ学仏教文化学』19号、2005)で、狭義・広義・最広義の3つのカテゴリーにまとめてビハーラを定義している。狭義とは、「仏教を基盤とした終末期医療とその施設」であり、広義とは、老病死を対象とした、医療及び社会福祉領域での、仏教者による活動及びその施設」を指し、最広義とは、「災害援助、青少年育成、文化事業などいのちを支える、またはいのちについての思索の機会を提供する仏教者を主体とした社会活動」である。しかし、定義はさまざまになされており、定まっていない。

共通して言えることは、臨床の場において、生老病死の苦を超えるために、本人のみならず、家族を含めて仏教に学ぶ活動、もしくは、そのことを行う施設を意味している。

沿革[編集]

  • 1985年に仏教の主体性・独自性を表すため、仏教を背景とするターミナルケアの施設に「ビハーラ」と命名することを、当時佛教大学社会事業研究所に所属していた田宮仁が提唱。また、このことの理念的研究のさきがけは田代俊孝である。彼の著である『仏教とビハーラ運動-死生学入門-』(1999年、法蔵館)はその後のビハーラ運動をリードした。
  • 1993年に新潟県長岡西病院に最初のビハーラ病棟ができ、その後各地に広まった。
  • 1998年には、仏教を学ぶ医療関係者で全国規模のビハーラ医療団が結成され、ビハーラ運動の推進とその普及がはかられている。
  • 2008年には城陽市浄土真宗本願寺派により「あそかビハーラクリニック」が開業した。

関係文献[編集]

関連項目[編集]

外部リンク[編集]

臨床宗教師 - J Wikipedia 임상 종교사

임상종교사  臨床宗教師 - 일어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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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종교사(린쇼슈쿄시)는, 종말기에 있는 사람에게 종교 의 입장으로부터 심리면에서의 접목을 실시하는 종교자, 및 그 양성 강좌 수료자에 대한 가칭 [1] .

개요 

2011년 3월의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의 5월, 사람들의 마음의 케어를 위해, 미야기현 종교 법인 연락 협의회에 의해 「마음의 상담실」이 개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도호쿠 대학에서 양성이 시작되고, 류야 대학, 쓰루미 대학, 고야산 대학, 무사시노 대학, 종지인 대학 등의 대학 기관도 이에 임하고 있다. [2]

또, 완화 케어 를 실천하고 있던 의사의 오카베 켄 에 의해, 일본 에 있어서도 챠프렌 과 같이, 사원 이외의 장소에서 종말기 환자에게 다가가는 종교자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하는 생각에 의해, 마음의 상담실의 사무국을 맡은 스즈키 이와보가 재적하는 2012년에 도호쿠 대학 에서 양성 강좌가 창설되었다 [3] .

양성강좌의 대상으로 하는 종교자는 승려나 목사, 신종교의 교사 등 특정 종교에 한정되지 않는다.

양성강좌의 개설은 타 대학에도 퍼져, 류야대학 실천진종학 実践真宗学 연구과 나 타치치인 대학 임상 밀교臨床密教센터 , 쓰루미 대학 (및 슈지지 )에서도 실시되도록 되어 있다.

2016년 2월에는, 이러한 강좌를 실시하는 제기구에 의해, 일본임상종교사회日本臨床宗教師会가 발족했다 [4] .

강좌 내용 

대체로 2년간에 걸쳐 좌학과 워크숍, 대학외, 타종교, 병원·노건시설 등에서의 실습이 진행된다.

자격 

재해지나 의료기관 등에서 <비탄이나 고뇌의 케어>에 해당하는 종교자 「임상종교사」에 대해 일본 임상종교사회(시마토진 회장)가 2018년 3월부터 자격인정제도를 시작한다. 자격화에 의해 의사나 간호사 등 다른 전문직과 협력하기 쉽게 하는 목적도 있어, 당초는 80~100명 정도를 인정할 전망이다. [5]


관련 서적 등 

참고 문헌 편집 ]

  • 후지야마 미도리「임상 종교사」자격 제도의 가능성을 찾는다 - 「임상 종교사」를 둘러싼 고찰」(연구원 리포트, 종교 정보 센터, 2012년) 전편 · 후편

관련 항목 

각주 편집 ]

외부 링크 편집 ]



臨床宗教師

出典: フリー百科事典『ウィキペディア(Wikipedia)』

臨床宗教師(りんしょうしゅうきょうし)は、終末期にある人に宗教の立場から心理面での寄り添いを行う宗教者、およびその養成講座修了者に対する仮称[1]

概要[編集]

2011年3月の東日本大震災発生後の5月、人々の心のケアのため、宮城県宗教法人連絡協議会により「心の相談室」が開設。2011年の東日本大震災を機に、東北大学で養成がはじまり、龍谷大学、鶴見大学、高野山大学、武蔵野大学、種智院大学等の大学機関もこれに取り組んでいる。[2]

また、緩和ケアを実践していた医師岡部健により、日本においてもチャプレンのように、寺院以外の場所で終末期患者に寄り添う宗教者の存在が必要との考えにより、心の相談室の事務局を務めた鈴木岩弓の在籍する2012年に東北大学において養成講座が創設された[3]

養成講座の対象とする宗教者は、僧侶や牧師、新宗教の教師など特定の宗教に限らない。

養成講座の開設は他大学にも広がり、龍谷大学実践真宗学研究科種智院大学臨床密教センター鶴見大学(及び總持寺)でも実施されるようになっている。

2016年2月には、これらの講座を実施する諸機関により、日本臨床宗教師会が発足した[4]

講座内容[編集]

概ね2年間に亘り、座学とワークショップ、大学外、他宗教、病院・老健施設等での実習が行われる。

資格[編集]

被災地や医療機関などで悲嘆や苦悩のケアに当たる宗教者「臨床宗教師」について、日本臨床宗教師会(島薗進会長)が2018年3月から資格認定制度を始める。資格化によって医師や看護師などほかの専門職と協力しやすくする狙いもあり、当初は80~100人程度を認定する見通しである。[5]


関連書籍等[編集]

参考文献[編集]

  • 藤山みどり「「臨床宗教師」資格制度の可能性を探る - 「臨床宗教師」をめぐる考察」(研究員レポート、宗教情報センター、2012年)前編後編

関連項目[編集]

脚注[編集]

外部リンク[編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