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석 - 왜 자꾸 선생님들이 나이 드셔서 불교나 이런 것에 관심 갖는지 진짜 희한하다. 철학, 역사학 등의 인문학은... | Facebook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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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선생님들이 나이 드셔서 불교나 이런 것에 관심 갖는지 진짜 희한하다. 철학, 역사학 등의 인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사회과학 전공하는 분들까지 그러시니 나도 나중에 나이 들어서 어디 불경 외고 있을까봐 걱정되네.. 왜 그러는거지, 대체..
인생의 허망함을 해소 못해서 그런가. 그거 원래 안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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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k Joon Kwon
물리학자들 중에도 굉장히 (정말로) 많습니다. 불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 등으로 빠져서 은퇴 후 아예 목사 안수 받는 분들도...
1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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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ara Bae
이런거 볼 때마다 돌아온 탕자 서사가 생각나네요 ㅎㅎ
1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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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찬
인간사에 대한 회한 때문이 아닐런지요... 학자가 아닌 인간 한 사람으로서 맞이할 수 밖에 없는 노년과 죽음에 대해 종교가 주는 위안이 분명 있으니까요. 아직은 너무 젊어서(?)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긴 합니다 ㅎㅎ..
1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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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lume de Matante
거대 언어를 통해서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며 거기로부터 보편성을 느끼려는 (혹은 길어내려는) 호르몬적 본능 아닐가 싶기도... 은퇴하시고 주역이나 성경 읽기 시작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캐쥬얼 득도'하시더라고요.
1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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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oranti Quem
제가 존경하던 분들은 언어에... 나이 드니 좀 이해가 갑니다. 손선생님도 기다리시면 저절로 ㅎㅎ
1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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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형
저도 불교에 관심이 정말로 많습니다. 가톨릭이지만요.
11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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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Dong Hun
예전에 민석님이 쓰셨던 글이었던가, 젊을때는 당연히 자원이 부족하고 사회로부터의 인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고, 이게 또 취직하고 돈벌고 하면 어느 정도는 보수적으로 변하는 흐름이 있어서, 소위 90년대생이니 MZ세대니 하는 세대론으로 새로운 세대가 태어난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뭐 이런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중년 이후의 종교 귀의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꼭 민석님이 보시는 학계가 아니더라도, 제 주변도 기본적으로 노년에 가까워질 수록 종교에 대해서 관심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개인적인 계기들은 다 가지고 계시는데 (보통은 죽음 문제) 찬찬히 살펴보면 이것도 사람을 특정 시기에 종교에 빠지게 만드는 사회의 흐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단순히 나이들면 어쩔수 없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안정성도 생겼고, 삶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줄어드는 생애주기에 접어들면 집사볼까 차사볼까 하는 것 처럼 빠져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사실 제 얘기기도 한 게...원래 불교 신자였지만 20대 30대때는 엄청 저항감을 갖다가 중년에 들어서니 다시 천착하게 되더라고요. 왜 다시 찾게 됐을까? 생각을 해보니 인생사에 대해 나름 일관된 설명을 제공하는 편리함이 있고, 앞으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규율이 있고, 저 스스로 생각하는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탬이 되는 방법론이 있다는 생각에 다시 빠져들게 되는 거 같습니다. 아마 보통 이 범주에서 빠져드는 게 아닌가 짐작을 해 봅니다.
물론 전문가들의 경우 자신의 발언권과 권위는 유지된 상태에서 지나치게 종교적 광신이나 비합리성에 빠지게 되면 세상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다가도 한 인간이라는 게 또 뭐 얼마나 강한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ㅠㅠㅋㅋ 오히려 이를 이겨내고 젊음의 적극성과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는 분들이 대단한 분들이고, 그래서 존경받을만한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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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Lee Dong Hun 요즘 많이 느끼는 게 나이 70, 80에도 여전히 합리적인 지적 생활을 할 정도의 총기가 있다는 건 대단히 축복받을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종교나 이런 것에 빠지는 게 지적 능력의 쇠퇴 전조 현상이 아닌가 싶어서 좀 그렇게 보이는데 또 생각해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생애주기상의 어떤 필요로 인해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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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Dong Hun
노년에 총기를 잃어버리고 이상한 소리 하는 분들 보면 참 열받고 안타깝고 그것이 악용되거나 하는 걸 보면 정말 화가 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람이란게 다 시기별로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으니 저 사람은 그냥 그 역할을 다 했구만...하고 생각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결국 지적 능력이란 것도 물리적인 기반이라서, 나이들고 고중량 스쿼트랑 장거리 달리기 못하는 거랑 같은 이치 아닐까 싶더라고요. 해내시는 분들이 진짜 대단한 것 (...)
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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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Lee Dong Hun 그러게요. 근육은 미리 운동이라도 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지적 능력이라는 건 참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래서 언어를 배우라고 하나봐요ㅎㅎ
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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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ryoul Shin
점점 죽음이 가까워진다는 생각이 들면 종교도 찾게 되더라구요
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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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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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조로 사회라서 그렇습니다. 40대 초반만 되도 자기 손 움직이지 않고 입과 눈으로만 일하는것을 선호하죠. 그렇게 20년 살면 구체적인것은 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아지면서 그럴싸한 고담준론에 혹하게됩니다.
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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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Jeong-Woo
세상은 원래가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이란걸 깨닫고 깊은 현타가 온 후 주화입마에 빠지는거라고 봅니다
이론화, 체계화에 대한 강박이 심했던 사람일수록 그게 더 심하다고 봅니다
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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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필
영성이란 것은 본디 실용적인 것입니다. 원래는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었죠.
5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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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감히 저도 한 말씀 드리면... 제 학문(? 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럽지만)의 한계니 뭐니 저는 이런 건 아니구요. 인간 관계랑 조직 내에서의 문제에 너무 지쳐서... 그냥 불교의 알듯 모를듯한 말들에 공감이 많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구요. 전 그래요. 그냥 이 조직과 시스템 그리고 관계들이 너무 힘들고 지칩니다. 물론 배부른 소리인줄도 잘 알고 있습니닷! ㅎㅎㅎ ㅠ.ㅜ
2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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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rion Chora
참호에 무신론자는 없다던 옛말이 있던데요, 죽음과 삶이 맞닿는 지점들을 갈수록 마주하게 되면서 접하는 실존주의적 고민들을 그런 방식으로 풀어내게 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어떤 진실을 탐구하거나 진리를 추구함에 있어 인간의 지적 능력과 영적 감각이 괴리되지는 않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사회과학의 사실상 창시자라고 볼 수 있는 마르크스가 포이에르바흐에 관한 테제에서 종교의 문제에 골몰했던 이유도 거기에서 착안했다고 생각하고요. 지적하신... 그..…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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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훈
서울대 강성용 교수님 같은 분들을 보면 불교가 얼마나 철학적, 이론적으로 깊은 통찰을 줄 수 있는지 느껴지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