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월간중앙 수도생활 회고한 '이해인의 말' 펴낸 이해인 수녀 2021

월간중앙 202102호 (2021.01.17) [296]

[신준봉 전문기자의 책과 사람(13)] 수도생활 회고한 '이해인의 말' 펴낸 이해인 수녀
“코로나 시기는 더 넓은 사랑 가꾸는 피정”

나만 옳다는 본성 접고 미운 동료 용서하는 ‘작은 죽음’ 평소 연습
잘못 인정 안 하는 리더와 정치인들 거친 언어, 새해에는 바뀌어야





▎평생 시를 통한 영성을 실천해온 이해인 수녀. 국민 시인 반열이었다가 
암수술 이후 명랑 투병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 사진:오 종 택 기 자

지난 연말 ‘국민 이모’ 이해인(76) 수녀가 슬그머니 세상에 또 한 권의 책을 내놓았다.

“수도 생활을 50년 하고 난 제 심정이 어떠냐 물으면 ‘담백한 물빛의 평화를 느낀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치우치지 않는, 차별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런 문장들을 하나의 제사(題辭)로 책 첫머리에 내세운 인터뷰집 [이해인의 말](마음산책)이다. 간략하게 50년이라고 표현한 듯하지만 수녀의 수도자 생활은, 1964년 지금 몸담고 있는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입회부터 따지면 꼬박 57년, 1968년 첫 서원을 시점으로 치더라도 53년이다.

그런데도 수녀는 책의 서문 격인 ‘부끄러운 마음 그대로’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대담은 처음이어서 조금 걱정이 됐다고 밝혔다.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어서 부끄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어느 날 또 다른 먼 나라로 건너가기 전,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 여정을 축약해놓은 것 같아 (책을)읽는 도중 잠시 잠시 멈추어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노라고 털어놓았다. 해방둥이로 태어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녀의 모든 것’이 책 속에 들어 있다는 고백이다.

“고통은 골방에 머물 줄 모르는 데서 온다”





▎지난해 말 펴낸 인터뷰집 [이해인의 말].

책은 자연인이자 수도자로서 이해인이라는 영적 존재의 내면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시의적절하게 전체 11개의 ‘만남’, 그러니까 열한 가지 이야기 갈래 가운데 첫 번째 만남을 코로나에 할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말이다. ‘코로나 시기의 영성’. 모두가 어려운 코로나 시기일수록 자기 안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런데 영성(靈性)이라고 해서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지레 거리를 둘 필요는 없다. 수녀가 말하는 영성은 골방의 영성이다. 좋든 싫든 코로나 시기 누구나 감내해야 하는 혼자만의 골방 생활. 그에 필요한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골방의 영성은 무슨 뜻일까. 수녀는 책에서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이 “인간의 모든 고통은 혼자 방에 머물 줄 모르는 데서 온다”는 말을 남겼다고 밝혔다. 생전 수녀와 관계가 돈독했던 법정(法頂, 1932~2010) 스님 역시 수녀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1978년 수녀에게 써 보낸 붓글씨 편지에서다.

“수도자에게 있어서 고독은 그림자 같은 것이겠지요. (…) 수도자의 고독은 단절에서가 아니라 우주의 바닥 같은 것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지요. 말하자면 절대적인 있음 안에 서 있는 자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배부른 상태에서는 고독을 느끼지 못합니다.”

수도자의 그림자. 우주의 바닥에서 느끼는 고독. 역시 언뜻 와 닿지 않는다. 수녀는 골방의 영성을 이런 교훈으로 해석했다.

“우리는 모두 코로나 수련생이다. 코로나 시기에 깨달은 게 있다면 첫째,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 둘째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의식하며 이타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를 감안해 전화로 진행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다.

기사 머리에서 수녀를 국민 ‘이모’로 언급했지만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 이후 1983년 세 번째 시집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를 출간해 수녀의 인기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무렵을 상상하면 이모라는 표현은 가당치 않다.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의 “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같은 구절이나 역시 대표작인 ‘민들레의 영토’의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같은 문장들. 이런 것들은 세월을 건너뛰어 여전히 싱싱하다.

박두진·구상, 수녀를 시인으로 발굴한 홍윤숙 등 당대의 1급 시인들이 수녀 시의 매력을 찬양했고 과열 취재 경쟁 끝에 취재기자가 수녀원 담장을 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던 수녀는 2008년 직장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아 ‘명랑 투병’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감자바위 영성’, 씩씩한 영성이다.

수녀는 인터뷰 도중 코로나 시기에 더 어렵기 마련인 가난한 이웃들을 보살피는 사회적인 노력을 거론하는 대목에서 거친 언어를 주고받으며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을 이례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이례적이라면 이례적이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입맛에 맞게 해석 가능한 발언이었다.

목소리가 맑다. 건강은 어떠신가?

“큰 어려움은 없지만 이빨에 문제가 생겨 틀니를 했고, 양쪽 다리 모두에 인공관절을 해 넣었다. 암환자다 보니 항상 합병증 두려움이 있다. 건강 염려증으로 약간 우울한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

2008년 직장암 수술 이후 명랑 투병





▎1978년 법정 스님이 이해인 수녀에게 보낸 붓글씨 편지. / 사진:마음산책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삶이 어떤 것인지 상상이 안 된다.

“지난해 11월 25일 친오빠가 돌아가셨다. 서울에서 만난 지 2, 3주밖에 안 됐는데…. 곧이어 같이 지내던 수녀 한 분이 돌아가셨고, 그 수녀님을 돌보던 또 다른 수녀님이 심장대동맥박리라는 병으로 기로에 서 있다가 의식을 회복했다. 죽음이 우리 삶 속에 있다는 점을 절감하게 된다. 그래서 죽음에 관계된 책들을 주문해 읽고 있다. [엄마의 마지막 말들], [애도의 문장들], 이런 책들이다. 죽음을 곁에 두고 묵상하면 순간순간 삶에 충실해질 테니 사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에 이르는 투병 과정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어쨌든 끝이 있는 것이라는 사실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수도자로서 존엄한 죽음을 맞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는데 내 허영심이겠지.”

죽음의 정의를 내린다면.

“자신의 본성을 내려놓고 겸손해지는 거다. 수도자인 나도 인간이다 보니 동료의 어떤 행동이 용서가 안 될 때가 있다. 홧김에 확 표현할 수 있지 않나. 그 순간 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일종의 정신적인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교만한 마음에 큰소리치고 내가 옳다고 우기고 싶을 때, 지금 이 사람하고 내가 영원히 사는 것도 아닌데 겸손으로 본성을 극복하자, 평소 정신적인 죽음 연습을 해둬야 나중에 진짜 죽을 때 잘 죽을 수 있어, 스스로 교육한다. 이렇게 몇십 년을 살다 보니 마음이 순해진 것 같다.”

죽음의 공포까지는 아니겠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린다.

“좁은 공간에 갇혀 지낼수록 골방의 영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 밖으로 나돌았다. 자신을 잘 들여다보되 바깥의 타자에게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 코로나 와중에 넓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괴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어떻게 남을 위하는 일로 연결되나?

“법정 스님의 편지는 인간의 고독과 한계를 더 깊이 들여다볼수록 그것을 기초로 남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얘기였다. 3년 전 돌아가신 친언니 수녀님이 평생 바깥에 나오지 않는 봉쇄 수도원에 계셨다. 만나 보면 자기한테는 엄격하면서 남에게는 바다 같이 넓고 쾌활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본의 아니게 봉쇄 수도자 같은 삶을 살지 않나. 갇혀 지내다 보니 사람들이 그리워지고 남들에게 인색했던 부분들을 반성하게 된다. 가톨릭에서는 1년을 잘 살기 위해 8박 9일 피정을 한다. 코로나 시기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피정 기간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혼자 있는 동안 영성을 잘 가꿔 코로나가 풀리면 맨발로 뛰어나가 이웃들을 막 도와주라는 피정 말이다.”

개인 아닌 공동체 차원에서 형편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전 사회적으로 가톨릭의 카리타스, 그러니까 애덕(愛德)이나 자선 같은 행동을 운동처럼 실천하면 어떨까. 꼭 돈만이 아니라 재능 기부도 좋고. 가족처럼 서로 보살피며 마을 단위로 말이다.”

정치판부터 확 바꾸는 수평적 리더십 나와야





▎이해인 수녀의 시집은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990년대 수녀원 화단에서 찍은 사진. / 사진:마음산책

수녀의 ‘코로나 처방전’은 이 대목에서 정치권 질타로 이어졌다.

“그런데 그런 일이 몇 사람만의 이상 갖고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움직여야 한다. 맨날 싸움만 하지 말고. 아이들이 신문에서 여당 야당 싸움하는 것만 본다. 공부는 해서 뭐하나,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정치인들이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새해에는 너무 배움이 없는 사람들처럼 원색적인 비난을 하지 말고 유머도 섞어 가면서 세련된 언어로 싸우면 좋겠다. 공동선을 향해 사심 없이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 가끔 김수환 추기경님도 생각나고 법정 스님도 생각난다. 그분들처럼 어떤 지침을 줄 수 있는 분들이 아쉽다.”

정치인들이 스스로 바뀔 것 같지 않다.

“우리 문제는 모두 남 탓만 한다는 거다.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어떤 사람이 잘못하는 모습이 혹시 내 모습은 아닐까, 한 번쯤 골방에 들어가 자신을 살펴보면 어떨까. 어떤 잘못을 했을 때 망신당하거나 매 맞을 각오를 하고 약점을 자랑한다고 할까, 그렇게 사과하는 용기를 내는 리더가 나오면 나라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모든 국민이 거짓말인 줄 아는데 정작 본인은 아니라고 하니까 정치가 잘 되는 듯하다가도 퇴보하고….”

책에는 수녀원 안에 이는 변화의 움직임이 소개돼 있다. 전에는 윗사람이 배추를 거꾸로 심으라고 하면 아무 말 못 하고 따랐다면 지금은 안 된다고 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지만 호칭 변화 사례도 소개했다. ‘원장’ 호칭으로 우월적인 느낌의 ‘슈퍼리어(superior)’를 많이 썼는데 요즘은 보다 동반자적인 느낌의 ‘코디네이터(coordinator)’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수녀는 우리 정치권의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1976년 시집 [민들레의 영토] 1983년 시집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내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올해로 90년, 10년 후에 100주년을 맞는데 그동안 경험한 우리 수녀원의 원장들은 한결같이 굉장히 수평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같은 공동체의 한 사람인데 단지 책임을 원장을 맡는다는 인식이다. 우리나라는 어떤 영향 때문인지 모르지만 관료적이고 굽신대고 수평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전통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가정의 가장들도 예전처럼 하면 안 되고 수동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여줘야 이제는 부인에게 인정받는다. 사회적으로도 어떤 분이 본보기가 될지 모르지만 확 판을 바꾸는 수평적인 리더십이 나오도록 기도를 해야 할 것 같다.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든 변혁이 이뤄지도록 해서 정치판부터 바뀌어야 우리 각자에게 희망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에 드는 사람만 잘해주거나 권력 있는 사람에게 굽신대지 않고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대하는 수평적인 리더십은 우리 모두가 연구·실천해야 하는 덕목 같다.”

교류하던 사형수 형 집행에 크게 울어





▎이해인 수녀는 인터뷰집 [이해인의 말]에서 코로나 시기 스스로를 반성하는 ‘골방의 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려진 것처럼 수녀는 80년대부터 사형수들 면담을 다녔다. 그중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진룸살롱 관련자들도 있다. 교류가 있었던 11명의 사형수 가운데 지금까지 7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무기수 신창원의 근황이 우리에게 간간이 알려진 것도 수녀와의 만남의 이야기를 통해서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가운데 누가 가장 인상 깊었느냐고 묻자 수녀는 사형수들 이야기를 꺼냈다.

“20, 30대의 사형수 형제님들하고 러브레터라도 주고받듯 굉장한 편지를 주고받으며 다들 무섭다고 하는 이 사람들 안에도 어떤 순정이 있구나, 예수님이 잘나고 교만한 의인보다 죄 많아 겸손한 죄인들을 왜 더 챙겼는지를 이해하게 됐다. 그런 사람들이 죽어 장례식을 다녀와서는 내 생애 울 수 있는 눈물을 다 흘렸던 것 같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소유물들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어쨌든 내 삶을 정리해야 하니까 수녀원에 둬도 되는 것들은 두지만 내가 다녔던 김천 성의여고 안에 있는 내 이름을 딴 문학관에 대부분의 물건을 보낸다. 수녀원 안에 개인 공간인 해인글방 창고에 40, 50년 동안 모아둔 사람들이 보내온 편지가 수십만 통이다. 어떤 영혼의 메아리, 외침이다. 편지를 보냈던 사람 중에 죽은 사람들도 있고, 소녀 미혼모가 글방에 두고 간 아이를 10년 넘게 아이가 없던 부부가 입양하도록 소개한 적도 있다. 그렇게 사랑의 심부름 역할, 심부름 천사의 역할을 시를 통해서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보람이라면 보람이고 기쁨이고 그렇다.”

여전히 기억력이 뛰어나다는 대목이 책이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머릿속의 서랍 정리를 잘하면 된다. 가령 손님이 온다면 그분에 대해 공부하고, 방문하는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대접을 할까, 무슨 선물을 할까, 딱딱 규모 있게 정리를 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허투루 낭비되지 않게 말이다. 이렇게 모든 만남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의미를 찾는 연습을 하다 보면 기억력도 좋아진다. 남들이 보면 그냥 하는 것 같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다 계산하는 거고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머릿속에 정리가 돼 있는 거다. 손님에게 겨울에는 동백꽃 한 송이를 따서 주고 가을에는 코스모스 한 송이를 책상에다 딱 놓는다. 계절에 따라서 사람들을 어떻게 기쁘게 할까, 그런 궁리를 하다 보니 삶이 탄력 있어진다. 우울증에 빠질 일이 없다.”

세상 사람들에게 응원이 되는 한마디를 하신다면.

“[사계절의 기도]라는 내 기도시집에 실린 ‘우리를 흔들어 깨우소서’라는 작품 가운데 몇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책갈피를 만들었다. ‘나 아닌 그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해주길 바라고 미루는/ 사랑과 평화의 밭을 일구는 일/ 비록 힘들더라도/ 나의 몫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참됨과 선함과/ 아름다움의 집을/ 내가 먼저 짓기 시작하여/ 더 많은 이웃을/ 불러 모으게 하소서”. 이런 문장이다. 자꾸 남의 탓 하지 말고 내가 아니면 누가 하나, 지금 아니면 언제 하나, 어려운 시기일수록 능동적으로 솔선수범하며 살자는 거다.”

새해 마음먹은 결심이 있나.

“환대다. 내가 좋아하는 격언 중에 이런 게 있다. ‘타인을 냉대하지 말라. 그가 천사일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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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봉 문화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 1993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신문사에서 10년 가까이 문학담당 기자로 일하며 본격적으로 문학과 인연을 맺었다. 상식의 눈에는 괴짜인 문인들, 그들이 생산한 영롱한 것들을 초롱초롱한 독자들에게 중개하는 일, 제도로서 문학의 생로병사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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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굴05
2023-06-15 00:30:06

이해인 수녀님 존경합니다. 늘 울림과 사랑을 전해주시는 선한 영향력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프지 않으시기를요...

추천14
비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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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로당소탕
2023-06-12 14:38:02

좌파 매국집단 천주교 정의사칭 사기단에 대하여 한 마디 말도 못하는 이해인 수녀님, 왜 당신은 수녀직을 계속하고 있습니까 ?80년도에 당신의 수필집 1,2권을 읽고 10권을 사서 아는 친구와 지인들에게 나눠준 기억이 있습니다. 불의를 보고 입을 꾹 닫는 당신도 이제는 위선자로 느껴집니다. 이제 그만 세상에 나오지 마세요 . 추해집니다.

추천10
비추천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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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까마귀572
2023-06-13 13:43:22

그걸 詩라고 쓰다니? 치매걸렸나? 수녀면 뭐든지 다 이해해야 하나?

추천7
비추천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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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6

알라딘: [전자책] 노년에 대하여

알라딘: [전자책] 노년에 대하여
[eBook] 노년에 대하여 
윌 듀런트 (지은이),김승욱 (옮긴이)민음사2018-12-13 
원제 : Fallen Leaves: Last Words on Life, Love, War, and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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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정가
10,360원

8.7 100자평(0)리뷰(3)

종이책 페이지수 : 264쪽
책소개
<철학 이야기>와 <문명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역사가”로 꼽히는 윌 듀런트의 마지막 원고이자 가장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듀런트 사후에 소재를 알 수 없어 거의 사라질 뻔했다가 30여 년이 지나 극적으로 발견된 원고들이다. 스물두 편의 짤막한 글은 삶과 죽음, 청춘과 노년, 신과 도덕, 전쟁과 정치, 예술과 교육 등 인생의 여러 단계를 통과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20여 가지의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그중 격변의 시대를 살아내고 마침내 “무덤에 한 발을 들여놓은” 듀런트 만년의 아쉬움과 홀가분함을 살릴 수 있도록 ‘노년에 대하여’를 제목으로 삼았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사람을 위해 대가가 남긴 정제된 지혜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다.


목차


서문
들어가며

1 ─ 우리 인생의 시작
2 ─ 청춘에 대하여
3 ─ 중년에 대하여
4 ─ 노년에 대하여
5 ─ 죽음에 대하여
6 ─ 우리의 영혼
7 ─ 우리의 신
8 ─ 종교에 대하여
9 ─ 재림에 대하여
10 ─ 종교와 도덕에 대하여
11 ─ 도덕에 대하여
12 ─ 인종에 대하여
13 ─ 여성에 대하여
14 ─ 성에 대하여
15 ─ 전쟁에 대하여
16 ─ 베트남에 대하여
17 ─ 정치에 대하여더보기



책속에서


첫문장
우리가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우리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능적이고 유례없는 자아의 연장.



인생은 눈에 보이지 않는 원천에서 시작하여 무한히 치밀하게 발전해 나가는 강, 말하는 것은 고사하고 생각하기에도 벅찰 만큼 복잡한 “수많은 색깔의 유리 돔”과 같다. (……) 그러니 인간의 존재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애써 보자. 우리가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세상에 내던져지는 순간부터, 우리가 묶여 있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아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그리고 인생의 여러 단계, 그러니까 유년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를 통과하면서 형이상학, 윤리학, 정치학, 종교, 예술의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마주 바라보고 함께 걸으며 지적인 세계를 한 바퀴 돌아보자. 그러다 보면 우리의 복잡한 삶이 지닌 가치와 의미, 그리고 진실이라는 총체적인 시야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른다. ―들어가며 접기
우리가 죽음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이 개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種)의 일시적인 도구이며, 생명이라는 몸속의 세포일 뿐이다. 생명이 젊고 강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는 죽어서 떨어져 나간다. 만약 우리가 영원히 산다면 성장이 억제되고, 청춘은 지상에서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 죽음이란 멋 내기와 똑같이 쓸데없는 잡동사니를 제거하는 과정, 불필요한 것을 잘라 내는 과정이다.
우리는 나이를 먹어 가는 몸에서 자신의 일부를 떼어 낸 뒤, 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늙은 몸이 죽기 전에 결코 수그러들지 않는 사랑을 통해 이 새로운 형태의 자신에게 생기를 전해 준다. (……) 개인은 실패할지라도 생명은 성공한다. 개인은 어리석을지라도, 생명은 자신의 피와 씨앗 속에 몇 세대에 걸친 지혜를 품고 있다. 개인은 죽을지라도 생명은 지치지도 풀이 죽지도 않고 계속 이어지며 궁금해하고 갈망하고 계획하고 노력하고 높은 곳에 오르고, 또 갈망한다. ―5장 ‘죽음에 대하여’ 접기
전쟁에 종지부를 찍자고 인류의 양심에 모호하게 호소하는 방식은 역사를 통틀어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양심은 경찰관 앞에서 생겨난다. 현명한 사람은 평화를 사랑하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것이다.
전쟁 문제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통 크고 너그러운 감정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원인과 분쟁을 연구하고 참을... 더보기
우리는 좁은 원 안을 빙빙 돌며 살아간다. 그 원을 에워싸고 있는 것은 생물학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며, 그 너머에는 우연한 사고와 계산 불가능한 운명의 영역이 넓게 펼쳐져 있다. 교육은 절제의 기술뿐만 아니라 한계도, 그리고 그 한계를 우아하게 받아들이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그 한계 안에서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평생을 살아도 닳지 않을 만큼 아주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가능성들을 탐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기능이 되어야 한다. ―21장 ‘교육에 대하여’ 접기
과거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미 일어난 일은 대개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는 돌돌 말아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시킨 과거일 뿐이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과거다. 저 멀리 이미 잊힌 세대에까지 이어진 유전적인 뿌리,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모든 환경 요소,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사람들, 지금까지 읽은 모든 책,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일이 우리의 기억, 몸, 품성, 영혼에 쌓여 있다. 도시, 나라, 종족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그들의 과거이므로, 과거를 모르고서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 죽는 것은 현재이지 과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이토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이 순간은 우리와 눈과 손가락을 스치고 사라져, 우리가 과거라고 부르는 삶의 받침대 겸 기반 속으로 영원히 들어간다. 살아 있는 것은 과거뿐이다. ―22장 ‘역사의 통찰’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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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윌 듀런트 (William J. Durant)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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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문명사학자이자 철학자.
미국 매사추세츠의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나 세인트 피터스 칼리지에서 수학했다. 성직자가 되고자 신학대학원에 들어갔으나 내면에서 커져 가는 사회주의의 꿈을 신앙과 조화시킬 수 없음을 깨닫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뉴욕에서 가장 진보적인 자유주의 교육을 실시하던 페레르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생물학과 철학을 공부해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실한 신학도에서 급진적인 사회주의자로, 후에 다시 자유주의자로 전향하기까지 거침없는 사상의 진폭을 거치는 동안 언제나 듀런트... 더보기

최근작 :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위대한 사상들>,<노년에 대하여> … 총 144종 (모두보기)

김승욱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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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사랑하는 습관』, 『고양이에 대하여』, 루크 라인하트의 『침략자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프랭크 허버트의 『듄』, 콜슨 화이트헤드의 『니클의 소년들』, 존 르 카레의 『완벽한 스파이』, 에이모토울스의 『우아한 연인』,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올리퍼 푀치의 『사형집행인의 딸』(시리즈),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 주제 사라마구의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 『도플갱어』, 패트릭 매케이브의 『푸줏간 소년』,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등 다수의 문학작품이 있다. 이외에도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 『관계우선의 법칙』,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나보코프 문학 강의』, 『신 없는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옮겨 국내에 소개했다. 접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퓰리처상 수상 작가, 20세기 최고의 역사가 윌 듀런트
삶의 여정에서 영원히 마주하게 될 인간의 조건에 답하다

『문명 이야기』, 『철학 이야기』로
1만 년 문명사를 꿰뚫은 위대한 역사가
윌 듀런트가 들려주는 인생의 정수

듀런트는 누구보다 지식과 교양을 사랑하고 인류 문명과 사상을 연구하는 데 일생을 바쳤지만 결코 상아탑 속의 학자는 아니었다. 그의 눈은 학교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있었다. 모두를 위한 책을 썼고 노동회관에 모인 사람들에게 강연했다. 출간 후 5년간 계속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킨 철학 입문서 『철학 이야기』나, 1만 년 인류 문명사를 11권 1만 페이지로 풀어낸 대작 『문명 이야기』 모두 삶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소화하고 연구한 지식을 대중과 나누고자 한 노력이었다.
철학, 종교, 예술, 문명에 대한 폭넓은 학식과 그것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는 능력을 겸비한 듀런트에게 인생의 조언을 구하려는 독자들의 반응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노년에 대하여』 도입부에서 듀런트는 학자로 살아오는 동안 독자들로부터 수많은 편지를 받았으며 그 덕분에 인간의 삶과 운명에 관해 숙고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인생은 근본적으로 수수께끼”이며 “생각하기에도 벅찰 만큼 복잡한” 것이라고 유보의 말을 달면서도, 역사서를 쓰면서는 다소간 삼켜야 했던 개인적인 견해를 이 책에서 편안하고 솔직하게 전달한다.


우아한 문장에 담긴 깊은 통찰
인간과 문명에 대한 믿음이 돋보이는
노학자의 사려 깊은 지혜

『노년에 대하여』를 통해 듀런트는 유연하고도 균형 잡힌 사색의 결을 보여 준다. 청춘의 성급함을 경계하면서도 그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가 만들어 내는 변화를 간과하지 않으며, 노년에 깨닫는 지혜를 칭송하면서 이때가 육체와 정신이 쇠퇴하는 시기임을 잊지 않고 지적한다. 그 자신은 신학도의 길을 저버렸지만 종교의 미덕을 부정하지 않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장점과 단점을 아울러 본다. 또한 위인들의 영욕과 문명의 흥망성쇠를 수없이 지켜본 역사가로서 날카로운 현실주의자의 시선을 보여 주지만, 그럼에도 인류 문명에 대한 낙관주의를 거두지 않는다. 그 바탕에는 그의 삶을 이끈 원동력이기도 했던 지식과 교육에 대한 믿음이 자리한다.

문명의 유산을 활기찬 사람들에게 쏟아붓는 것이 교육의 기능이자 고귀한 운명이다. 그러면 이 땅의 선물들이 예전보다 더 지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후손들은 더 널리 퍼질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의 부는 더 훌륭해진 예의와 도덕, 더 심오해진 문학과 더 건강해진 예술로 꽃을 피울 것이다. 교육의 기회와 물질적 가능성이라는 기반이 그 어느 때보다 널찍하게 마련되어 있으니, 우리가 인류의 유산에 지혜와 아름다움을 추가할 수 있는 사회와 문명을 건설하게 되리라는 점을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21장 ‘교육에 대하여’

그 밖에도 듀런트는 실로 다양한 물음에 답한다.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의 긴장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성과 과학이 종교를 무너뜨린 후에 신앙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전쟁은 인간의 본성상 피할 수 없는 일일까? 예술의 목적은 무엇일까?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교육 방법이 최선일까? 인생, 사랑, 행복의 궁극적 의미는 무엇일까? 시간이 흘러도 인생의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고민의 모습은 비슷하기에, 우리는 듀런트의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오랜 성찰에서 우러나오는 현명한 조언에 어느새 밑줄을 긋게 될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우아하게 늙어가기’를 화두로 잡고 있는 탓에 <노년에 대하여>라는 제목만 보고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펼치기 전에 보니 <Fallen Leaves>라는 원제목을 번역하면서 <노년에 대하여>라는 제목을 붙인 듯합니다. 키케로의 동명의 책에서 따온 것인지 아니면 원제목에 우리말 제목의 의미가 담겨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원고는 1981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30여년이 지난 다음에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쓸 때의 계획은 ‘다양한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이슈들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내놓은 뒤 거기서 가지를 뻗어 현대(20세기) 문학과 철학을 훑어보자는 것(11쪽)’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이유에서 <노년에 대하여>라는 우리말 제목을 붙였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 책의 초고는 1967년부터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엮은이는 그의 초고를 ‘우리 인생의 시작’으로 시작하여, ‘청춘, 중년, 노년, 죽음 등에 대하여’의 순서로 잇고, ‘우리의 영혼, 우리의 신’을 거쳐 다시 ‘종교, 재림, 종교와 도덕, 도덕, 인종, 여성, 성, 전쟁, 베트남, 정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예술, 과학, 교육 등에 대하여’로 연결되며, 역사의 통찰로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문명사학과 철학을 전공한 저자의 사유의 방향이 읽히는 대목입니다. 내용을 고려하면 우리말 제목이 더욱 이해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탄생에서 출발하여 청춘, 중년, 노년을 거쳐 죽음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죽음 이후의 세계에 관하여 영혼과 신, 그리고 종교로 사유를 이어갑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헛되더라도 인간의 존재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애써보자’라는 취지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세상에 내던져진 순간부터, 우리가 묶여 있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아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그리고 인생의 여러 단계, 그러니까 유년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를 통과하면서 형이상학, 윤리학, 정치학, 종교, 예술의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마주 바라보고 함께 걸으며 지적인 세계를 한 바퀴 돌아보자(21쪽)’라고 권유합니다.



죽음을 맞이하면서 카이사르처럼 ‘Jam satis vixi(이미 충분히 살았다)’라고 외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자손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 줄 의무가 있다’(63쪽)라는 대목은 깊이 새겨둘 이유가 충분합니다. 특히 기득권을 지키려 추한 모습을 보이는 노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기독교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현상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공감되는 바가 있습니다. ‘교회의 이상이 버림받은 것은 그 이상이 스스로 자기를 버렸기 때문이다. 교회는 예수의 비길 데 없는 윤리 위에, 사도 바울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했지만 그리스도 본인은 잘 모르는 엄청난 교리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를 덧씌웠다. (…) 고위 성직자들은 모든 공격에서 안전한 무오류의 권위를 얻으려는 욕망에 휘둘려 그 윤리를 잊어버리고 말았다.(95쪽)’



다만 여성에 관한 그의 생각은 요즈음에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어머니는 생명에 의미가 있는지 의심을 품지 않는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사명을 다하고 있으며 그 사명이 자신을 풍족하게 채워 주고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점점 늘어가는 가족을 한자리에 모으고 말없이 자부심과 행복을 느낀다. 그들이 바로 자신의 몸과 영혼이 낳은 열매이기 때문이다.(130쪽)’



요즈음 우리사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저출산과 관련한 해법도 읽을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엇을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나라면 부모 노릇을 권리가 아닌 특권으로 만들겠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자식을 낳기에 접합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시험을 치르지도 않은 채 무작정 아이를 낳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이런 시험을 통과한 부모들에게 정부는 합법적인 결혼생활에서 첫째와 둘째를 낳은 뒤 18년 동안 연금이나 면세혜택을 주어야 한다.(254쪽)’라고 답했습니다. 아이를 낳은 부부에게 세금이나 연금 등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일정 연령부터 결혼을 하지 않는 남녀에게는 독신세를 물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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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2019-04-20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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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노년에 대하여

언젠가는 제대로 글을 써서 책을 펴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다. 글쓰기에 대한 훈련이나 교육을 받은적은 없지만 가끔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고 이렇게 블로그에 끄적이며 막연하게 꿈에 대한 끈을 잡아본다. 어떤 주제를 다뤄볼까 생각해 놓은것도 있는데 몇 몇 소재중에 노년의 삶에 대해 써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실용적으로 연금에 대한 부분, 그리고 종교와 사후생, 조금 더 나아가면 어떻게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죽음을 맞이할까에 대해 생각해봤던바를 글로 옮겨보고 싶다. 쉬운일은 아니겠지만 차근 차근 준비한다면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작가님들이 쓰는 훌륭한 글이 아니고 개인적인 에세이 형태나 아님 실용서적이겠지만 그것만 해도 어딘가 싶다.


사내교육과정에 독서교육 과정이 있다. 연간 3회 정도 운영되고 하나의 테마를 정해 두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 비슷하게 과제을 제출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제법 다양한 커리큘럼이 운영되는지라 고를때 마다 살짝 고민이 된다. 이번 과정에는 노년의 삶에 대한 과정이 처음으로 개설되어서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


그중 첫번때로 읽은 책은 윌 듀런트의 [노년에 대하여]였다. 최고의 역사가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윌 듀런트가 삶의 마지막 자락에서 인생에 대해 진솔하게 기술했다. 그의 마지막 책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에세이인데 사후 거의 30년이 지나 발견된 일종의 유작이다. 독실한 신학도에서 급진적인 사회주의자로, 후에 다시 자유주의자로 전향하기까지 다양한 사상의 궤[적을 거친 그가 죽음을 맞두고 후학들에게 일종의 충고가 담긴 글이 가슴에 따뜻하게 전달된다.


삶과 죽음, 인생, 청춘, 성, 노년, 예술 그리고 정치가 교육까지 22편의 짤막한 에세이가 노대가의 지혜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글이 어렵지 않아 쉽게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아무튼 두고 두고 곰씹어가며 읽을만한 좋은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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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티 2019-05-1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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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노년에 대하여

미국 문명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 듀런트가 삶의 여러 주제에 대한 견해를 가볍게 써 모은 책이다. 이 형태의 책으로 묶인 것은 사후 그의 원고가 발견됨으로서 가능했다. 그는 신학도, 사회주의자, 자유주의자를 거친 생각의 폭이 매우 넓었던 철학자이다. 때문에 그의 견해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거나 이상하다거나 편향되었다기 보다 공감되고 당연시되고 하는 편안한 느낌이 많다. 아마도, 그의 폭 넓었던 철학적 경험이 주는 편안함.. 이었던 것 같다. 마치 모든 것을 겪어본 사람이 편안히 들려주는.. 조언 같았던 느낌. 때문에, 의외로 글들이 매우 쉽게, 편안하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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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Reader 2019-02-2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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